김진애, <이 집은 누구인가>, 샘터, 2006, 12000원
조안 해리스, <블랙베리 와인>, 문학동네, 2006, 11000원, <오렌지 다섯 조각>, 문학동네, 2004, 11000원


조안 해리스의 음식 3부작 시리즈가 초콜릿, 블랙베리 와인, 오렌지 다섯 조각 순서라고 생각했는데 오렌지 쪽이 먼저였군요. 아놔.......................;


이 집은 누구인가는 건축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건축이야기라기보다는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건축이야기고, 중심되는 것은 집에 대한 기억, 집의 모습, 집의 형태 등 다양한 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뭐, 사람이 가장 처음으로 접하는 건축물은 집 아닐까요. 병원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요즘 애들은 집이 아니라 병원에서 태어나잖아요. (저도 물론 병원 출신입니다;)
언젠가 내 집을 지어보겠다고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서 내 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아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느낌의 책입니다. 그러고 보니 집 짓기와 관련해서는 이전에 한 번 소개한 강화도에 내 집짓는 이야기와, 행복한 집인가 그 비슷한 제목의 4권 시리즈가 있습니다. 내 집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아보시려면 한 번 읽어보세요. 하지만 전 집 지을 땅도 없기 때문에...(먼산)


음식 3부작은 쿠켄 10월호에 책 속 음식 이야기가 실려서 엉뚱하게 옆구리를 찔렸습니다. 조안 해리스의 초콜릿을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 앞에 썼듯이 순서를 헷갈려서 오렌지가 마지막 권인줄 알고 그쪽을 나중에 읽었습니다. 블랙베리를 나중에 읽었더라면 평가가 더 올라갔을텐데요.
제 취향에는 초콜릿>=블랙베리>>오렌지입니다. 오렌지 다섯 조각은 배경도 그렇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도 취향에서 벗어납니다. 배경은 독일군에게 점령 당했을 때의 프랑스 작은 시골마을이고 과부의 막내딸이 훨씬 나이를 먹은 뒤에 옛 일을 회상하며 그 일이 다시 수면에 떠오르는 것에 대해 번민하고 고민하고 싸우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초콜릿에서도 옛날 일과 지금 일이 번갈아 등장하며 소설이 전개되는데 블랙베리나 오렌지나 그런 면이 더 강조됩니다. 특히 오렌지의 절정에서는 폭탄이 터지는 것과도 같은 사건이 터지니까 훨씬 강렬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역시 좋아할 수 없는 것은 배경 때문입니다. 전 이런 배경에는 굉장히 약하거든요. 요즘 그렇지 않아도 일제치하와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읽으면서 난감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은 음 ... 이야기 하고 싶지 않군요. 훗.-_-

블랙베리는 또 다르게 굉장히 취향이었습니다. 도입부는 피터 메일의 <호텔 파스티스>가 떠오르는데 블랙베리는 그쪽하고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뭐, 오히려 피터 메일이 그 주인공이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던걸요.
그러니까 젊었을 적에 쓴 소설 하나가 히트작이 되는 바람에 엄청나게 뜬 소설가는 지금 매너리즘 비슷한 것에 빠져 있습니다. 동거인에게 치이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아주 충동적으로, 프랑스의 어느 시골집에 대한 부동산 안내 광고전단을 보다가 홀린 듯이 전화를 걸어 당장 계약을 하고 프랑스로 날아갑니다. 그는 거의 다 버려진 집이었던 그곳에 들어가 마을 사람들과 조금씩 섞여가며, 마을의 작은 비밀과도 만나고, 무뚝뚝한 이웃집을 기웃거리며 자신의 밭을 가꿉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사입니다. 소설가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시골집이었다면, 그 기억을 되살리게 하는 것은 집 주변의 밭을 가꾸고 정원을 다듬고 과일나무를 정돈하는 일들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뮤즈도 돌아와서 열심히 소설도 씁니다. 뭐, 제가 홀린 것도 이 농사일 때문이었지 말입니다. 흑흑, 저도 조그만 땅뙈기 하나 있어서 호박 심고 키워보고 싶어요. 허브도 화분이 아니라 밭에다 심어보고 싶고, 고구마나 감자 수확도 해보고 싶다고요. 아우우우우우~
앞서의 소설에서처럼 여기서도 마을의 비밀과 본인의 비밀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단, 이 마을은 저도예전에 살짝 들렀던 곳입니다. 읽다보면 어딘지 아실겁니다.


리뷰 올리는 것을 잊은 모 책은 바로 이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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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초콜릿 - 블랙베리 와인 - 오렌지 다섯 조각 순이 맞습니다. 출간 순서가 99년, 00년, 01년이군요.
         

무츠즈카 아키라, <렌즈와 악마 1 마신각성>, 대원씨아이, 2008, 6000원
하세쿠라 이스나, <늑대와 향신료 2>, 학산문화사, 2007, 5900원
카미나가 마나부, <심령탐정 야쿠모 3>, 피뢰침, 2007, 9천원

이 외에도 몇 권 더 있지만 그건 아래쪽에 짧게 적습니다.


렌즈와 악마. 생협 번개 때 빌려온 책입니다. 소재를 말하는 쪽이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기 편할테니 적어보면 성장소설, 마왕, 마신, 전투, 대전 쯤일까요. 무난하게 읽었지만 끌리는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군요. 내용 전개는 꽤 빠른 편입니다. 벌써 배경 수수께끼의 내용이 상당히 풀렸고요. 질질 끄는 내용이 아니라 괜찮았습니다. 마신을 소환해서 싸우는 것이 주 내용인만큼 이런 쪽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을겁니다. 하지만 여자 등장인물이 많은 편이라 제 입맛에는 조금 안 맞았습니다.-ㅂ-;


늑대와 향신료는 도서관에 1권이 없어서 2권만 갖다 보고는 그 음식 묘사에 넋이 빠졌는데 그 뒤로 나오는 내용이 제 입맛하고는 동 떨어져 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사건에 잘 휘말리는 것도 그렇고, 연애모드로 들어가는 것은 영 취향이 아니더란 말입니다. 게다가 연상연하 커플이라지만 액면가는 남자쪽이 훨씬 더 나가니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근처쯤은 됩니다. 늑대 하는 짓은 귀엽지만 뭐...;
사건에 휘말린다고는 하지만, 기본은 연애물이고 소재는 행상입니다. 보면서 대항해시대 3편이 떠오르기도 했지요. 대항해시대 2는 해보지 않아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3편에서는 보물을 찾아다가 팔아먹는 것으로 주로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무역은 하지 않았지만, 규모가 작을뿐 이쪽도 무역과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상업, 무역 쪽에 관심을 두고 읽어도 괜찮을 책입니다. 집중하려 할 때마다 사건이 터지고 연애가 얽혀서 문제지만 말입니다.
늑대와 향신료에 마음이 동했던 것은 다른 것보다 <마녀와 향신료>의 원작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흠흠흠)


심령탐정 야쿠모도 1-2권이 도서관에 없어서 3권만 먼저 보았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이 많더군요. 1-2권은 안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여기서도 주인공의 누군가가 흑막이라는 것이 마음에 안듭니다. 그리고 연애 전선이 형성되는 것도 그렇고 지나치게 성격이 강조된 등장인물들이 이야기 몰입을 막습니다. 책 편집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런 책은 그냥 문고판 사이즈에 종이도 그정도를 쓰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책을 일부러 두껍게 만들어서 책값을 올렸나 싶기도 하더군요.
진짜 표지를 봤다면 책을 빌리지도 않았을텐데 도서관에서 표지를 벗겨 놓아서 다행이었습니다. 하하;



덧붙여서 적는 책 두 권. 한 권은 <레이첼의 커피>입니다. 커피가 소재중 하나였다는 것 외에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자기 계발서입니다. 주제는 베푼만큼 돌아온다일까요.
다른 한 권은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입니다. 티이타님이라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던데.. 로맨스 소설의 기본 공식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뒷부분인데, 보면서 아주 옛날 옛적에 읽었던 조강지처 클럽이 떠올랐습니다. 여자들의 모임이 주가 된다는 점, 각자 문제점을 하나 이상씩 끌어 안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해결 방법 등이 닮아서 그랬나봅니다. 읽고 나면 조금 허탈해지는 감이 있지만 그냥 무난합니다.
책이 꽤 두꺼운데다 페이지가 빽빽하게 편집되어 있어 읽는 시간이 꽤 소요되니 주의하시길. 디자인이나 편집 등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표지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블랙베리 와인>. 이 책은 <오렌지 다섯조각>까지 다 읽은 다음에 글 쓰겠습니다.

..
라고 적고 보니 한 권 또 안 적었군요. 으헉...;

         

미야베 미유키, <괴이>, 북스피어, 2008, 1만원
아사다 지로,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북하우스, 2008, 11000원
오노 후유미, <녹색의 집>, 조은세상, 2005, 7500원


녹색의 집부터. 워낙 옛날 책이고 작가 활동 초창기에 쓴 소설인가봅니다. 이쪽의 일러스트는 하츠 아키코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는데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책을 반납해서 지금 확인할 수는 없고요.
내용이야 그럭저럭 읽을만 하고 이정도 공포는 악령이 깃든 집보다는 훨씬 얌전하니까 괜찮습니다. 그래도 일본 평균 수준(?)은 됩니다. 공포물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읽지 마세요. 게다가 무엇보다 저 표지가 공포입니다. 책 편집은 내용에만 집중해 읽어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구시대 무협소설이나 로맨스, 틴즈문고를 읽는 느낌입니다. 흑흑; 문고판으로 다른 출판사에서 발행해주었으면 하지만 어떨런지는 모르겠네요.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이나 괴이는 느낌이 닮았습니다. 슬프고~는 이전에 나온 사고루기담과 같은 타입입니다. 기담집으로 거의 연관이 없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 음, 이 이야기를 적으면 소설 읽는 맛이 떨어질테니 살짝 피하겠습니다.
괴이보다는 슬프고~쪽이 가슴에 가라앉습니다. 애잔하다고 해야할까요. 처음에는 제목을 왜 저렇게 지었나 약간의 불만을 가지고 읽었는데, 읽다보니 제목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납득할 수 있었지요. 등 뒤가 오싹해지는 이야기는 질색이라 생각하신다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뭐랄까, 대놓고 무섭다기보다는 무서운 감정이 스며들어오는 느낌입니다. 아주 무섭지는 않지만 읽고 나면 스산한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 고로 기이한 이야기, 괴담류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괴이는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책도 같은 시리즈로 나왔지만 읽으면서도 연장선에 놓인 이야기를 보는 듯했습니다. 아아. 물론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공통된 등장인물이 있고 추리소설인 혼조 후카가와랑 다르게, 괴이는 비슷한 공간적 시간적 배경을 두고 단편으로 끊어지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사환이나 하녀 등의 아랫사람들이 중심이 된 이야기입니다. 고백체의 소설도 있고 1인칭 시점도, 3인칭 시점도 있어 다양하게 골라 맛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단 이것도 제목대로(원제는 あやし. 슬프고~의 원제도 あやし うらめし あなかなし입니다) 괴이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소름돋는 이야기는 질색이라는 분들은 피해가세요. 혼조~는 추리소설이라 괴이한 이야기도 다 정체가 밝혀지지만 이 책에서는 괴이한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샤바케와 비교하며 읽는 것도 꽤 재미있겠네요.
(사고 싶지만 꽂을 곳이 없어서...ㅠ_ㅠ)


저렇게 적고도 아직 더 올릴 책이 남아 있습니다. 나머지는 내일마저 적지요.;

1. 달러 잔돈으로 500달러가 나왔다니 산술 계산을 해봐야겠습니다.
1달러가 동전으로 있나요? 50센트는 있을테지만 1달러도 있는지는 모릅니다. 아미리국을 가본적이 있어야 말이죠. 하여간 50센트 동전을 기준으로 따집니다.

50센트 동전만으로 500달러를 만든다면 동전 1천개가 필요합니다. 센트 동전 크기는 5백원짜리보다는 작을거라 생각하고 1백원짜리 크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ㅅ'

집에 동전을 모아놓는 통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5백원짜리만 모아 놓는 곳, 하나는 나머지 잔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서울우유 빨간뚜껑 플라스틱통과 매일 비타우유 파란뚜껑 플라스틱 통입니다. 나머지 잔돈은 가끔 간식 사먹을 때 털어쓰고 있고 5백원짜리는 고이 모아두고 있습니다. 만 1년 넘게 모았다고 기억하는데 2년 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하여간 그 동안 일상 생활하면서 받은 모든 5백원짜리는 다 그 통에 들어가 있습니다. 일부러 5백원짜리를 모으려고 애썼던 것도 있으니 지금 80% 가량을 채웠습니다.
지난 여름에 얼마나 모았나 확인차 열어서 세어보니 대략 10만원 나옵니다. 동전 갯수로는 200개 가량이란 이야기입니다. 5백원짜리 200개를 모으면 서울우유 1리터 통 하나 정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좀 많이 양보해서 250개를 모으면 1리터 된다고 가정해봅니다. 그럼 500원짜리 1천개면 통 5개, 부피로는 5리터. 1리터 통 하나 드는 것만해도 팔이 뻐근하고, 유사시에 강도나 도둑에게 던질 경우 정당방위가 인정될까 두려울 정도의 무게입니다.
50센트는 그보다는 작겠지요. 하지만 백원짜리 동전과 5백원짜리 동전의 부피비를 적당히 2배로 잡는다 치면, 그리고 앞서 말한대로 백원 동전과 50센트 동전의 크기가 비슷하거나 같다고 보면 50센트 1천개는 5리터가 나옵니다.

어머나~. 대용량 저금통을 가지고 있으신게로군요.'ㅅ'
처음에 잔돈모으기를 시작한 건 대형 생수병에 500원짜리만 담으면 4천만원이 된다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들어서 시도해본건데, 4천만원이 아니라 40만원이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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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야기는 집에 있는 외화 동전 모으기 운동에 대한 짧은 생각입니다. 해당 발언을 제대로 접하지 못해서 제가 알고 있는 수준-잔돈 모으면 500달러-에서만 계산했습니다. 잔돈이 아니라 지폐까지 포함한다면 .... ..... 근데 500달러 밖에 없진 않을텐데요? 외화 보유는 1만 달러까지 가능하지 않나요.


2. 오늘의 아침 염장.

"배를 꿀에 잰 것도 맛있어. 그리고 흔하지는 않지만 복숭아를 잰 것도 있지. 그 중에서도 가장 고급스러운 건 그거야. 복숭아를 얇게 저며서 통 속에 차곡차곡 쌓는데, 사이사이에 무화과랑 아몬드를 끼워가면서 한 통 가득히 채운 다음, 그 위에 꿀을 듬뿍 흘려 넣고 마지막으로 생강을 조금 넣어서 재지. 그런 상태로 두 달쯤 놔뒀다가 먹는 거야.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교회가 금지를 논의할 만큼 단 것이…. 어이, 침 나왔어."

하세쿠라 이스나, <늑대와 향신료 2>, 학산문화사, 30쪽

아침 출근길에 읽다가 이 부분이 나온 순간 읽고는 그대로 덮었습니다. 맨 마지막 문장이 제게 던지는 것 같아서....


3. 몸을 쓰는 일에 종사(?)하시는 아버지. 일감이 없다고 어제부터 출근 안하십니다. 사장이 그 전날 저녁에 폭탄 선언을 한 모양이군요.(먼산)
하지만 울릉도 가겠다, 한라산 올라가겠다 하시는 걸 보니 나름 휴가 기분이신가봅니다? 게다가 마침 단풍철..;;
못난 자식은 "부모님 여행가실 때 얼마나 챙겨드려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4. 금식 중이라 그런지, 아니면 때가 되어서 그런지 눈 앞에 간식들이 아른거립니다. 간식이라기보다는 본식이지만...
베니건스의 몬테크리스토랄지, 아웃백의 오지치즈후라이랄지, 명동교자의 칼국수와 만두랄지, 아직 못 먹어본 미진의 메밀국수까지. 적어놓고 보니 의외로 빵 종류가 없는데 요즘에는 빵보다는 기름지고 짠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 해도 지금 제 입맛은 보통 수준보다는 심심한 쪽이라 보통 수준의 짠 것도 잘 못 먹습니다.(먼산) 오지치즈후라이를 먹었을 때의 반응이 저도 궁금하지만 먹을 일은 없겠지요. 차라리 아이번의 칠리 감자를 먹을지언정 말입니다.


5. 어제 모니터가 도착했습니다. 19인치 모니터를 거실에 놓고 17인치-예전에 쓰던 것은 방에 돌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념으로 885에서 옮기지 못했던 사진을 다 옮겼습니다. 이번 주말에도 사진 꽤 찍을 것 같으니 가능하면 이번주 중으로 다 올리겠습니다. 하하하하;
                             

아마기 슈스케, <강각의 레기오스 1>, 대원씨아이, 2008, 6천원
타니 미즈에, <백작과 요정 1>, 학산문화사, 2007, 5900원
코다 가쿠토, <Missing 1>, 시드노벨, 2008, 5900원
다나카 로미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1>, 서울문화사, 2008, 6천원
오노 후유미, <17세의 봄>, 조은세상, 2005, 7500원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죽고 싶은 광대>, 학산문화사, 2008, 5900원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굶주리고 목마른 유령>, 학산문화사, 2008, 5900원


순서대로 따지면 대출, 구입, 대출, 구입, 대출, 대출, 대출입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저리 섞였군요. 신기할세....;

강각의 레기오스와 미싱은 생협 번개 때 빌린 책입니다. 백작과 요정과 인류는 쇠퇴했습니다는 지난 일요일에 구입했고, 17세의 봄은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왔습니다.


이 17세의 봄은 작가 후기의 표지 이야기를 보고 금방 알았습니다. 읽으면서도 그게 아닌가 싶었는데, 2년 전엔가 신주쿠 기노쿠니야 포레스트점 2층의 모 코너에 갔다가 눈에 휙 들어온 책이 한 권 있었습니다. 작가는 오노 후유미인데 삽화가 하츠 아키코씨더군요. 오노 후유미보다는 하츠 아키코가 더 끌려서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손을 뗐는데 그러길 잘했습니다. 불행한 결말은 아니지만 공포물이니까요. 그래도 악몽이 깃든 집보다는 덜 무섭습니다.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아서, 차라리 라이트노벨처럼 문고판으로 나왔다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그도 그런게, 표지는 십이국기보다 더 괴악하고, 편집이나 표지 디자인이나 다 책에 손을 대고 싶지 않게 만듭니다. 십이국기도 그렇고 오노 후유미씨 책은 일반 사양(신국판)보다는 문고판이 낫다고 보거든요. 어쨌건 소설 내용과 작가 때문에는 추천할만하지만 구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작가를 정말 좋아해서 사서 읽고 싶다면 말리지 않지만, 그러기에도 책 만듦새가 마음에 안듭니다. 그러니 제가 십이국기를 원서로 샀죠.;
내용은 혈통에 얽힌 이야기인데, 옛날 이야기구나~ 싶습니다. 필터링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음?)


미싱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책에서 뭘 말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어요. 게다가 지나치게 잘난 고등학생들에게 반감이 들기도 했고요.

학교 배경이라면 차라리 '문학소녀'쪽이 낫습니다. 전개나 구성이나 제 취향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4권까지 나와 있는데 2권까지 읽고는 구입해서 뒷 권을 볼까, 도서관에서 빌려다 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라이트 노벨은 사는 것이 문제라기 보다는 사고 난 뒤에 보관하기가 더 복잡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서가는 입추의 여지도 없습니다. 이제 어디다 쌓아야 하는지가 고민입니다. 바닥에 더 쌓아 두었다가는 어머니의 시선이 두렵고요. 박스에 담아 올리려 해도 이제 올릴 곳이 없는 상황인데..
'문학소녀'는 뭔가 사정이 있는 남자주인공 코노하와 독특한 취향을 가진 여자주인공 토오코의 조합입니다.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코노하지만 휘말리게 만드는 것은 항상 토오코입니다. 시점은 코노하를 중심으로 움직이니 굳이 따지자면 코노하쪽이 왓슨이군요. 사건의 정리를 하는 것이 토오코라는 점도 왓슨역으로 무게를 잡는 이유입니다.
뭐, 내용이야 평이하지만 '문학소녀'가 주인공인만큼 여러 소설이나 책이 언급됩니다. 보고 있자면 저도 먹고 싶어지는걸요. 구입여부를 망설이는 것도 꽤 마음에 들었다는 반증이고요. 일러스트에 반했다는 것은 부차적인 이유이고요. .. 정말 부차적인지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는 이글루스 도서밸리에서 관련 글이 몇 번 올라오길래 호기심이 생겨 집어 들었습니다. 책 뒷면의 요정에다가 표지 일러스트에 걸려들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흠흠.
이야기의 설정도, 요정 일러스트도 굉장히 귀엽습니다. 도입부라서 아직 어떤 이야기로 넘어갈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아쉽고요. 2권이, 이 시리즈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최악일지, 무난할지, 재미있다일지는 두고 봐야겠지요. 추천 보류입니다.'ㅅ'


강각의 레기오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에 역으로 호기심이 생겼는데 1권을 끌고 나가는 글 타입은 전형적인 용자물입니다. 좌절한 남자주인공, 새로운 환경, 수 많은 여자들(...), 활기를 얻고, 갱생(?)하여 활약. 2권 예고를 보면 지상(지극히 상식적인) 전개로 갈 모양인데 그럼에도 궁금한 것이 사람 심리죠. 전투장면이나 돌아가는 분위기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2권은 현재 번역중이라는데 빨리 다음권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추천. 첫비행님 취향이 아닐까 생각이..?


백작과 요정. 애니메이션 프리뷰만 봤는데 딱 1권 앞부분이더군요. 이 일러스트가 움직이는 것을 본 셈이니 흐뭇한 마음으로 책을 봤습니다. 무난합니다. 로맨스가 주가 된 요정이야기로군요. 그렇다고 해서 요정이야기가 아주 허술하게 다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한 이야기에 담겨 있으니 거기에 맞춰 요정들도 등장합니다. 요정 일러스트가 많지 않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요. 일러스트는 상당수가 백작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워낙 잘생겼으니 (여성) 독자를 유혹하려면 가장 적절한 방법입니다. 음.
저는 취향에 맞아서 다음 책도 사볼 생각이지만 다른 분들께 사서 보라고 추천하기는 망설여집니다. 취향에 따라 느낌이 갈릴 수 있으니까요. 할리퀸이나 기타 로맨스와 닮았으니 그쪽을 좋아하시고 요정이나 영국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겠지요.



(와아, 끝! 이제는 아사다 지로 책 한 권만 남았군요.ㅠ_ㅠ)

피터가 말하길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을 집으세요
23쪽을 펴세요.
다섯 번째 문장을 찾으세요.
이 지시사항들과 함께, 그 문장을 당신의 블로그에 올리세요.




현재 베링해의 평균 수심은 불과 40미터.

호시노 미치오,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청어람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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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은...


         

요코미조 세이지, <이누가미 일족>, 시공사, 2008, 11000원
아키타 요시노부, <마술사 오펜 1>, 대원씨아이, 2002, 5500원
매트 리들리, <The Red Queen = 붉은 여왕>, 김영사, 2006, 24000원


마술사 오펜부터.
오펜은 출간 당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은데다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애니메이션 쪽에서 먼저 음악을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애니 제목, 오프닝과 엔딩 음악, 소설 순으로 안 겁니다. 순서가 바뀌었지요. 제목만 알고 있다가 도서관에 오펜시리즈가 있길래 집어들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취향이 아닙니다. 1권과 3권만 읽고는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는 고이 밀어 넣었습니다.
사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은 이번에 오펜 소설이 연재중이란 이야기를 살짝 들었기 때문이지만..'ㅂ';
오펜이라는 캐릭터는 나쁘지 않지만 옆의 민폐 캐릭터들을 볼 때마다 화가 나는 것은 어찌 할 수 없더군요.


붉은 여왕은 이번이 두 번째로 읽는 겁니다. 이 책은 개정판이라고 알고 있는데, 예전에 매트 리들리의 게놈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는 붉은 여왕도 호기심이 생겨서 예전 판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떡제본의 신국판 사이즈 책이었는데 지금은 책이 훨씬 두꺼워졌습니다. 판형은 조금 작아졌고요. 종이가 가벼워서 무게는 생각보다 가볍지만 그래도 원체 두꺼운데다 부피가 있어서 들고 다니며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읽을만 했지요.
지금 다시 읽으니 제 생각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상당히 많아서 뒷부분은 날려가며 읽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읽다보니 Alice가 다시 읽고 싶어지던걸요.


이누가미 일족. 이전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꽤 죽어나갑니다. 김전일이 그렇게 할아버지 이름을 부르짖으면서 도 왜 계속 사람이 죽게 놔두나 싶었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할아버지를 빼 닮은 겁니다. 할아버지도 웬만큼 죽어나가야 사건 해결이 가능하더군요. 옛날 소설이다보니 정형화된 캐릭터가 나온다거나 상황도 신파에 가깝게 흐른다거나 하는데, 제목 때문에 목천이 주연을 맡은 모 드라마가 생각나더군요. 물론 줄거리는 상당히 다릅니다.;;
어쨌건 미인과 돈은 분쟁의 씨앗이라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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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짧으니 책 두 권 더 넣지요.

타니 미즈에, <백작과 요정 8>, 학산문화사, 2008, 5900원
시노하라 미키(MIKI SHINOHARA), <영국요이담 Special>, 대원씨아이, 2008, 6천원


둘다 중간권만 덜렁 구입했습니다. 백작과 요정 8은 단편집, 영국요이담 Special은 외전입니다. 다른 이야기들은 전체 흐름에 따라 움직이겠지만 이 두 권은 외전이자 단편이라 따로 움직일 것 같아서 사전 조사차 읽었습니다.

영국요이담은 이 책이 처음으로 읽는 건 아닙니다. 예전에 파후에 실린 광고를 보고는 삽화가에 낚여서 원서로 1권만 사다보았던 겁니다. 그 때는 아직 메이퀸이니 뭐니 라이트 노벨이 많이 나와 있지 않아서 번역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NT 노벨만 있었거든요. 번역되어 나올 줄 알았으면 안 샀죠. 가격도 번역본이 저렴하고 말입니다.
하여간 읽어보고는 뒤통수를 여러 대 얻어 맞고 만신창이가 되어서 뒷권은 보지 않았습니다. Special은 1권보다 앞의 이야기고 표지만 봐서는 분위기가 굉장히 밝아서 안심하고 구입했는데 다행입니다. 정말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책도 혹시 그럴까 싶었는데 작가 후기에, 이 외전이 전체 분위기와는 동떨어져있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런 고로 다른 책들은 볼 생각을 접었습니다.
영국요이담은 소재는 요정이고 주제는 남자 기숙학교생활이지만 느낌은 호러입니다. 유령도 등장하고 피튀기는 이야기도 등장하고 대체적으로 암울한 이야기입니다. 결말이 해피엔딩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일단 괜찮게 끝나기는 하지만 이게 행복한 결말인지는 확신이 안 서는 타입입니다. 공포물을 좋아하고 요정이야기도 좋아하고 새드엔딩도 관계없다면 읽으셔도 좋습니다. 단, 스페셜편은 굉장히 반짝반짝 합니다.'ㅂ'

백작과 요정도 같은 요정물이지만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이건 소재가 요정이고 주제는 연애입니다. 페어리 닥터와 고용주인 백작의 관계가 참 .... 로맨스물 답습니다. 페어리 닥터는 둔하고, 백작은 바람둥이입니다. 백작은 이 여자, 저 여자, 마음에 드는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바람둥이지만 하도 바람둥이라 페어리 닥터에게 구애할 때마다 퇴짜를 맞습니다. 진심으로 대한다고 한들 다른 여자에게 대하는 것과의 차이를 둔한 리디아가 느낄 수 있을리 없지요. 맨날 뒤에서는 이렇게 좋아하는데라고 웅얼웅얼하지만 기본적으로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니 리디아가 진심으로 받아 들일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 리디아는 또 백작에게 마음이 기울고 있으면서도 저런 바람둥이한테 마음이 가서는 안돼라며 다잡고 있지요. 그래도 8권까지 오는 동안 꽤 진전이 있었던 모양이니 엔딩까지는 결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 몇 권에서 완결날지는 감도 안옵니다.
요정이야기는 여럿 나오지만 연애에 시선이 팔리다보니 상대적으로 빈약합니다. 시이나의 정령일기(이쪽은 만화지만)와 비교하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하네요. 장편은 또 어떨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이건 영국요이담보다는 짧으니-영국요이담은 본편만 16권 출간;-구입 시도는 해볼만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다 구입했다능~"이란 인증샷이 안 올라오길 바라고 있지만...;

고종희, <바로크 정원 이야기: 유럽 정원에 담겨 있는 공간의 비밀>, 나무도시, 2008, 14000원
문무경, 김성곤, <유럽 디자인 여행>, 안그라픽스, 2008, 20000원
김효선, <김효선의 나홀로 기차여행: 북미대륙 편>, 바람구두, 2008, 14800원
데이비드 맥컬레이, <이슬람 사원>, 소년한길, 2005, 15000원
 
꼬박꼬박 쓴다고 썼는데 이렇게 많이 밀려 있었을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책 읽고 나서 바로바로 리뷰를 쓰는 것이 아니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군요.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약간의 시간이 지나야 거리를 두고 책을 볼 수 있는 만큼 하루 이틀 뒤로 미루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렇게 미루다가 리뷰 쓰는 것을 잊으면 안되지만 말입니다.


시간차가 꽤 있습니다.
특히 유럽 디자인 여행은 읽은지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추석 전에 읽지 않았나 싶은데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워낙 책을 많이 바꿔가며 읽다보니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군요. 게다가 한 번에 쓰려고 하니까 기운 빠집니다.; 가장 간단히 쓸 수 있는 책부터 소개를 하지요.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이슬람 사원은 이전에 마스터가 한 번 언급했지요. 성당 세우는 것을 펜화로 그린 책이라고 말입니다. 소년한길에서 2005년에 출간한 데이비드 맥컬레이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 중에서 이슬람 사원이 가장 나중에 나온 건지, 도서관에 신청할 때는 이 책이 없었는데, 엊그제 도서관에서 보고는 뒤늦게 읽었습니다.
데이비드 맥컬레이는 기계(기구?)의 해부도 그림을 자주 그린 작가입니다. 기계의 구조나 지역(예를 들면 지하철역 같은)의 단면도 같은 것을 세밀하게 잘 그리더군요. 그런 고로 기계나 공구의 작동 원리 관련 애들 책을 찾다보면 데이비드 맥컬레이 책이 많이 걸립니다.
이슬람 사원과 같은 시리즈로는 고딕 성당, 도시(로마의 도시), 성(중세 성벽), 피라미드 등이 있습니다. 마스터가 보신건 이 중 고딕 성당이 아닐까 합니다. 성당 짓는 모습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꽤 상세합니다. 어느 구조에서는 목재를 어떤 식으로 잘라 어떻게 끼워맞추고 그리하여 하중이 어떻게 분산된다는 식으로 설명이 되었는데 애들책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성인들이 읽어야할 책이지요. 건축학도들에게는 유용한 책일겁니다.
이슬람 사원에서는 어느 파샤가 자신의 재산을 기부해 이슬람 사원을 짓는 이야기가 나와 있습니다. 이걸 고딕성당과도 비교하며 읽으면 꽤 재미있을텐데요, 만드는 방식이 상당히 다릅니다. 건축 양식이나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자금 모금의 문제입니다. 성당은 기부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100년 가까이 걸리지만, 책 속에서는 자금 모금에 걸리는 시간을 없애고(..)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일반인들의 모금으로 건립되는군요. 하지만 이슬람 사원은 다릅니다. 파샤가 혼자서 재산을 기부해 건물을 세우고, 그 담당 건축가는 배당된 예산 안에서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사전에 계획을 세웁니다. 물론 건축물들은 대부분 예산을 초과하긴 하지만 일단 성당과는 꽤 다른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사원은 그 주변에 교육기관과 자선단체 기능도 하는 식당이 함께 세워집니다. 서비스 차원이랄까요. 이쪽이 오히려 로마시대 부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나홀로 기차여행은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 기차여행기입니다. 아이들도 다 키웠고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머니들은 자리에 주저앉기 쉽지요. 하지만 지은이는 다릅니다. 혼자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는군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내버려 두고 혼자서 북미 대륙 기차 여행을 합니다. 치환한 느낌은 JR 패스를 끊어서 신나게 일본 열도 일주를 하는 것 정도? 철도에 아주 관심이 많은 분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일반인들보다는 좀더 자세히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 철덕(...)부분은 배제했는지도 모릅니다.
기차여행을 혼자 하면서 기차 안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꽤 깊이 남습니다.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이 생각보다 쓸쓸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군요. 혼자 다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사람과 함께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의 여행기이니 철도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세요.


유럽 디자인 여행은 책 내용을 부제가 가장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In search of design DNA - 디자인 학교 + 디자인 뮤지엄 + 디자인 일상.
문무경과 김성곤 두 사람이 각자 혹은 함께 혹은 다른 사람들과 유럽의 디자인을 보며 쓴 책입니다. 여행서라고는 하지만 안내서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기차여행~에서처럼 일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디자인 학교와 디자인 박물관, 그리고 디자인에 강세를 보이는 여러 유럽 기업과 상점 등의 일상 생활 속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개는 각각의 건물이랄까, **학교, **박물관, 상점 등을 나눠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 안내서라고 한 겁니다. 디자인을 주제로 한 유럽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가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내용입니다. 거기에 유럽으로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읽어야겠지요.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그냥 사진을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니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ㅂ'
부제에서 말하는 것처럼 진짜 유럽에는 design DNA가 따로 있나봅니다.


바로크 정원은 앞서 올린 독일 정원의 다음 이야기입니다. 시대별로 정원의 종류에 따라 책을 한 권씩 써나갈 모양입니다. 2008년 6월에 나온 책인데 다음에 낼 책이 궁금합니다.
정원 양식에 따라 나온 첫 번째 책이 바로크 정원인 것은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독일의 정원은 바로크 정원보다는 풍경정원이 많았다고 기억하는데, 시대상 풍경정원은 바로크 정원보다 후대의 것이랍니다. 그래서 앞서 시대의 바로크 정원을 택한 것 같은데, 이탈리아 쪽의 르네상스 정원은 바로크 정원보다도 앞의 것이겠지요. 순서대로 쓰지 않은 것은 작가가 내키는 대로 쓰기 때문일까요. 하하하;
정원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소개된 정원들이 궁에 딸린 정원이기 때문에 읽다보면 유럽 왕실 뒷 이야기도 은근히 많습니다. 루이 14세의 탄생 비화라든지 영국 왕실 계보와 하노버 왕조 이야기도 있고요. 하지만 이름의 표기가 통일되지 않은 것은 불만입니다. 찰스 1세는 사형, 그 아들인 찰스 2세는 동생에게 왕위를 물려주지만 동생인 제임스 2세는 딸과 사위에게 쫓겨나지요. 그 딸인 오라녜(오렌지. 아니 어륀지?)공 빌렘에게 시집간 메리를 마리아라고 적어서 헷갈리기도 했고, 빌렘을 그대로 적은 것도 그렇고요. 아무래도 이런 경우에는 영국식 표기에 맞춰 메리 2세, 윌리엄 3세라고 적어주지 말입니다. 그런 이름 표기가 읽는 도중에 좀 걸렸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은 바로크 정원 양식의 대표적인 정원이랍니다. 읽고 있자면 궁전 내부 따위는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정원이다! 정원에 텐트를 치든 침낭을 가져가든 상관없이 몇 박 며칠을 머무르면서라도 정원은 반드시 구경해야한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베르사유보다 더 힘이 들어갔다는(?) 보 르 비콩트도 꼭 가보고 싶고요. 앞서 책을 보면 유럽 디자인 여행을 가고 싶지만 이 책을 보면 유럽 정원 여행을 가고 싶어집니다. 그러니 여행 충동질에 약하신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저자의 주 활동지역이 독일이다보니 독일의 바로크 정원 두 군데도 등장을 했는데요, 하나가 소피 왕비의 헤렌하우젠, 다른 하나가 프리드리히 3세의 상수시랍니다. 헤렌하우젠은 읽으면서도 홀딱 반해서 다음에 꼭 갈 생각이고.. 프리드리히 3세의 경우 왕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무서웠습니다. 프로이센의 성립 과정도 재미있게 소개되었지만 그 탈주극이 워낙 뇌리에 깊게 박혔다니까요. 상수시는 다른 건 다 무시했다고 하지만 일단 포도밭이 궁금해서라도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이렌 도르니에, <DO-2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행기>, 오픈하우스, 2008, 32000원
고종희, <고종희의 독일 정원 이야기: 정원박람회가 만든 녹색도시를 가다>, 나무도시, 2006, 16000원


<DO-24>는 첫비행님을, <독일정원 이야기>는 티이타님을 겨냥하고 올리는 포스팅입니다. 음훗훗훗훗~


<DO-24>는 교보문고 화제의 신간을 검색하다가 고른 책입니다. 책 가격이 상당하니 당연히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았습니다. 다른 건 다 빼고 비행기에 대한 이야기라길래 꽤 흥미가 생겼습니다.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잡지 몇 권이 서가에 꽂혀 있었습니다. 아마 버리려는 잡지들을 아깝다고 그냥 들고 오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잡지 제목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항공관련 잡지였을거란 생각만 들고요. 어차피 대부분은 읽어봐야 모르지만 그 잡지에서 확실하게 기억나는 것은 딱 하나, 수기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였습니다. 자전적 이야기, 그러니 수기 맞지요. 누구였나면 어느 소련 조종사였습니다. 80-90년대 쯤이었을거라 생각하는데, 아직 냉전이 지속되고 있던 당시에 어느 소련 조종사가 미그 29기(맞나요;)를 몰고 일본으로 날아옵니다. 일본은 비상사태가 벌어지고 난리가 나는데, 그 조종사의 목적은 미국으로의 망명이었습니다. 부모님과 아내와 아들을 다 뒤에 남겨 놓고 조종사만 홀랑 비행기 끌고 일본으로 날라버린 거죠.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하여간 망명하기 전까지의 이야기와 그 뒤에 미국에 건너가 생활하면서 겪은 여러 문화 사회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게 비행기와 관련된 호기심을 북돋아주었고요.

그러다보니 <DO-24>의 줄거리를 보고서도 홀딱 반해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ㅂ-;
DO-24는 독일산 수상비행기인데, 박물관에 들어가 있다가 비행기 제작자의 손자인 이렌 도르니에가 소유권을 주장해서 비행기를 박물관에서 빼옵니다. 그걸 천신만고 끝에 필리핀으로 옮겨서 라티나란 애칭을 붙여주고는 수리해서 하늘을 납니다. 그것도 그냥 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일주합니다. 한 번에 일주한 것은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나눠가면서 여러 나라의 상공을 돕니다. 원래 수상비행기다보니 뉴욕 허드슨 강에 착륙한다든지, DO-24의 전신인 DO-X가 내려앉았던 독일의 어느 호수에 착륙한다든지..
보고 있자면 불사조의 부활을 떠올리게 됩니다. 정말로 박물관에 들어가 있을 고철 비행기를, 어렸을 적에 한 번 타보았던, 제작자의 손자가 빼내와서 직접 수리를 하고 이전에 DO-24와 관련해 중요한 장소들을 다시 방문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이렌 도르니에 자신이 상당한 재력가라서 입니다. 할아버지도 사업적 재능이 상당했던 모양이지만 손자도 필리핀의 씨에어를 운영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필리핀으로 비행기를 가져가서 수리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료먹는 하마 수준인 라티나의 연료를 계속적으로 공급해가며 비행한 것이 가능했던 것도 재력이 있으니까 가능했지요. 후원자들도 있었다지만 일단 비행기 수리하는데만 200만 유로가 들었다던가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책을 읽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앞부분은 DO-24의 개발과 관련해, 저자의 할아버지인 클라우데 도르니에의 이야기가 있고 그 뒤에는 라티나의 발견과 수리, 그리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행사를 벌이는 라티나의 모습이 있습니다. 사진은 상당히 여러 사람들이 찍었는데 하나하나가 작품입니다. 특히 자유의 여신상 옆을 나는 비행기 사진이라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9.11테러 이후라 쉽지 않았을텐데 용케도 이리저리 허가를 얻어 가능했던 모양입니다. 물론 그 허가 받는 과정을 이모저모 살펴보면 이렌 도르니에가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책에 소개된 이야기만 봐도 천년 묵은 너구리쯤 됩니다. 그런 부분도 생각하면서 읽으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책 후반에 실린 라티나의 사진들도 꼭 챙겨보시길.

참, 그리고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태그에도 있지만 꿈은 이루어진다입니다.


<고종희의 독일정원 이야기>는 이글루스 도서 밸리를 헤매다가 리뷰를 보고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습니다. 왜 이 책을 진작 못 봤을까 아쉽기도 하더군요.
한국은 건축분야에 있어 조경이 많이 약하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장기간에 걸쳐 조경을 진행한다기보다는 단기간-시장의 임기 등을 고려하여 짧은 시간-에 완성하는 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몇 십년을 바라보며 조경을 한다면 저렇게 나무를 빽빽하게 심을 수 없지요. 나중에 솎아내는 것을 생각하고 하는지도 모르지만 그러기엔 또 덜 빽빽하단 말입니다?
(서울시의 나무-특히 가로수 관련해서는 이런 저런 불만이 많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혜화로타리에서 성대입구쪽으로 가는 방면의 가로수를 다 뽑았는지 궁금해서 말입니다. 은행나무가 지저분해서 일부러 치운걸까요? 그렇게 나무 키우기도 쉽지 않은데, 지금 포석 깔아 놓은 것 보면 나무 심을 자리는 아예 없습니다. 어차피 다시 심는다면 또 포석 들어내겠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독일정원~>은 독일에서 조경을 공부하고 꽤 오래 눌러 앉아 있던 글쓴이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사무실을 연 뒤에 독일정원과 관련해, 독일의 정원박람회 이야기를 다루며 쓴 책입니다. 독일은 각 도시에서 돌아가면서 정원박람회를 연다고 합니다.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처럼,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하고 준비하는데, 정원이다보니 유치해서 열기까지 보통 10년은 걸린답니다. 나무가 자리잡는 것을 생각하고 설계, 준비하는 것을 생각하면 10년도 짧긴 하지요.
이런 박람회를 통해 독일의 각 도시들은 도시를 재정비합니다. 놀고 있던 땅을 정리하고 건물이나 도로 등을 단장하고. 도시 전체를 보아가며 단장을 하는 겁니다. 보통 한국-특히 서울에서의 도시 재정비는 아파트 건축을 위한 도시 재개발이지만 독일에서의 재정비는 정원과 녹지를 연계한 살만한 공간을 만드는데 중점을 둡니다. 그런 내용이 많길래 서울시의 용산재개발 관련 부서에다가 이 책을 택배로 보내고 싶었습니다. 부서에 전달되지 않고 도중에 사라질 것 같아 시도 하지는 못했습니다.
단기적인 개발만 생각하면 이런 정원과 공원 가꾸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10년만 지나도 효과는 확실하지요. 그러니 풍문여고 맞은편의 대지를 구입해서 공원으로 가꿔주시면 안될까요.-_- 기무사터는 그 위쪽이고 아래쪽은 옜날 미국대사관 직원 사택자리로 현재 삼성이 가지고 있답니다. 면적은 좁지만, 용산이랑 여기랑 합해서 정원박람회를 하면 서울시 홍보도 될겁니다. 한국에서는 그런 류의 정원박람회는 거의 없었지 않았나 싶은데, 독일의 예를 보면-독일이 좀 정원에 관심이 많기도 하지만-1년 내내 정원박람회를 여러 그 기간동안 방문한 인원이 최소 3백만은 되는 모양입니다. 서울에서 열면? 서울시민들이 다 한 번씩은 가볼테니 1천만은 가뿐하지 않을까요.-ㅅ-;
일본정원이나 중국정원의 틀은 외국에 익숙하지만, 한국정원에 대한 이미지는 외국인들에게는 약할테고, 기껏해야 창경궁 후원 정도의 이미지만 갖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서울 시내에 대규모로 한국정원을 만든다면 관광홍보효과도 상당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도 재개발, 건축이라고요. 기왕 하는 김에 한국 토종 식물들에 대한 종자 홍보도 같이 하면 좋지 않습니까.


엉뚱한 곳으로 이야기가 흘렀지만 정원과 관련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녹색 손가락이 없어 아쉽지만 언젠가는 녹색 손가락을 만들 수 있겠지요. 그 때까지는 화분들을 잘 관리하며 실력을 갈고 닦아 두어야겠습니다.
책 이야기가 들어가니까 분류는 書.

10월부터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중 몇 가지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백작과 요정, 망량의 상자 두 가지입니다. 이런 저런 애니메이션들이 많던데 관심을 갖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흑집사는 캐릭터만 마음에 들기 때문에 넘어가고요. 아, 성우진도 꽤 빵빵한 걸요.


망량의 상자 처음 캐릭터 설정을 봤을 때는 CLAMP라서 놀랐고, 캐릭터 이미지가 많이 달라서 또 놀랐습니다. 분명 이 얼굴들이 비슷한 나이대가 되어야 하는데 미묘하던걸요. 세키구치, 에노키즈, 추젠지가 동갑이라고 알고 있는데 추젠지의 나이가 훨씬 연상으로 보입니다. 세키구치는 ...으으으으으으으음; 생각보다 안 소심해서 낙심했습니다. 추젠지는 생각보다 무뚝뚝한 얼굴이고 추정 나이는 20대 후반. 다시 세키구치는 20대 중반 정도, 에노키즈는 20대 초반 으로 보입니다. 서양인형 같긴 한데, 보크스의 구체관절인형에 비유하자면 레이즈너 계통의 얼굴이 되어야 할 녀석이 토우야 얼굴이 되었달까요. 고양이계 총수라고 하면 알아 들으실듯.
원작하고 꽤 많이 다르기 때문에 기대는 하지 않는게 낫겠습니다.

백작과 요정은 원작을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간 북새통에 갈 때마다 이걸 사봐 말아, 사봐 말아를 되풀이합니다. 주제가 요정이라 망설여지고, 비슷한 소재의 요정물인 영국요이담 시리즈에 손을 댔다가 화들짝 놀란적도 있고요. 영국요이담은 지금 스페셜 편만 사다 볼까 또 망설이고 있습니다. 백작과 요정은 연애소설 본다는 느낌으로 봐도 괜찮을텐데, 일단 낚인 것은 표지 일러스트의 백작님이 취향의 색-금발머리에 녹색 혹은 파랑눈이라 그럽니다. 취향이 확실하다는 것은 이런 때 문제입니다.


다나카 메카 신작도 이번에 나올 모양이니 잘 챙겨둬야겠습니다. 이전에 연재되는 것만 보았던 <키스보다 빨리>군요. 이게 몇 권 완결이더라..?


미야베 미유키, <외딴집 상-하>, 북스피어, 2007, 각 권 12000


오늘 시작해서 오늘 다 읽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업무시간 중 독서라는 이야기; )


줄거리를 듣고 생각했던 것과 실제 내용이 달라 꽤 당황했습니다. 이미지는 보통의 죄수와 어벙버리한 꼬마 아이간의 인간적인 교류정도였는데 스케일이 확 크군요. 거기에 주변 분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약간의 내용폭로를 당한 셈이었지만 그것도 제가 생각한 최악의 수는 피했습니다. 하기야 미미여사가 그렇게까지 잔혹하게 갈리는 없지요. ... 모방범에서 누구가 죽고 크게 그런 장치로 쓰일 때는 속으로 분개했지만 말입니다.

초기에 나오는 것이니 이정도는 이야기해도 되겠지요?
초기 교육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태어난 뒤의 가정 교육 말입니다. 아무리 후천적인 교육이 있다 한 들, 초기에 자극이 없으면 나중에 개발되기는 힘든 모양입니다. 하기야 늑대소녀나 늑대소년의 예를 봐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모 소설에서처럼 늑대소년이나 늑대소녀가 연구자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일반인 수준으로 지능이 개발되는 것은 지나친 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아이들이 나포(?)되면 대체적으로 행동학자나 생태학자들에게 붙들려가서 연구소의 연구 대상이 되어 그렇게 길러지지는 않겠지만, 그런 아이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는 사례를 듣지는 못했습니다. 혹시 알고 계시다면 가르쳐주세요.;ㅅ;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좀 가혹해서 말입니다. 흑흑;

여론과 음모와 흑막의 삼중주를 들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평화롭습니다. 그리고 미미여사를 믿으세요.+ㅅ+


아, 역자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김소연씨입니다!
교고쿠도 시리즈랑 음양사, 샤바케에 외딴집까지 모두 시대물인셈입니다. 교고쿠도는 근대물에 가깝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시대물이지요. 이번 책도 굉장히 편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점의 처리에 꽤 고심하신 모양입니다. 아마도 요미가타(한자 위에 읽는 법을 쓴 작은 히라가나) 때문에 그리 하신 듯합니다. 방점에 유의하시면서 그 변화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본편에서는 아마 한자가 다 바뀌어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서로 읽을 때는 한자난무에 모르는 단어 난무로 꽤 고생하지 않을까 싶은걸요.

박유하, <카페 드 파리>, 황소자리, 2008, 12000원
아놀드 베넷, <차 한잔으로 시작하는 아침의 여유>, 경성라인, 2004, 8000원


차 한잔~부터.
<차 한잔으로 시작하는 아침의 여유>는 사실 아놀드 베넷의 책이라고 하기가 망설여집니다. 장운갑 편역으로 표지에 소개되어 있듯, 상당히 수정이 많이 되었더군요. 한국 실정에 맞춰 바꾸기도 많이 했고요. 제목에 끌려서 보긴 했는데 중간 쯤 보다가 후루룩 넘기고는 덮었습니다. 서가를 훑어 보다 고른 책인데 실수했군요.-ㅂ-;

카페 드 파리는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을 보고 혹시 싶었는데 역시였습니다. 황소자리에서 나온 <카페 도쿄>와 같은 라인의 책입니다. <카페 도쿄>에 이어 <카페 오사카 교토>가 나오고, 그 다음에 <카페 드 파리>가 나온 모양입니다.
저자가 다 다른만큼 이 책도 도쿄분위기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카페 오사카 도쿄>는 봤다가 괜히 칸사이 여행에 낚일까 싶어서 일부러 피하고 있는데 어떤지 궁금해지더군요. 하여간 카페 드 파리는 지은이가 파리에 사는 동안 여러 친구들에게 추천받기도 하고 돌아다니다 들어가기도 한 소소한 카페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읽고 있자면 짐을 싸들고 카페를 찾으러 나가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가보고 싶은 카페들도 여럿 있었지만, 진짜 파리에 가게 되면 직접 발품을 팔며 취향의 카페를 찾아보고 싶습니다.'ㅂ'



최근에는 붉은 여왕을 읽느라 다른 책의 진도가 안나가는군요. <외딴집>은 G에게 먼저 읽으라고 건네준터라 아직 손도 못대고 말입니다. 일단 붉은 여왕을 끝내고 일본문화와 상인정신을 보고 난 다음에 다른 책을 볼 수 있겠네요.
        


랜디 포시, <마지막 강의>, 살림, 2008, 12000원
다카노 가즈아키, <유령 인명구조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 9800
김남희, <유럽의 걷고 싶은 길>, 미래인, 2008, 13800원


커다란 네부타는 가장 뒤에 온다. <내추럴>에서 나온 아오모리의 속담이라던가요. 주역 혹은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속담입니다. 죽음의 미로에서 폐하가 항상 나중에 등장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으하하;

책 리뷰를 쓸 때도 가장 인상이 깊은 것이 뒤로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다시 말해 인상이 가벼운 것은 앞으로 나옵니다.
이 세 권 중에서 가장 뒤로 밀리는 것은 <유럽이 걷고 싶은 길>입니다.
김남희씨의 책은 추천은 많이하지만 정작 저는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투덜투덜 불평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봅니다. 이번 책에서도 걷는 동안 생긴 이런 저런 사건들이 불평에 가깝게 등장합니다. 진짜 걸어보고 싶은 마을도 많았지만 읽다보면 그런 불평이 튀어나와 읽는 사람을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사건이 발생할까, 어떤 일이 생길까라고요. 특히 저랑 상성이 안 맞는 이유는 저자가 길치라는 점입니다. 자주 헤매다보니 읽는 가 속이 답답합니다. 그런 고로 상대적으로 평가가 낮습니다.
그래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자그마한 골목길, 산책길에 대한 글이기도 하고 사진들도 쏠쏠하니 볼만합니다. 대리만족으로는 괜찮겠네요.

<유령 인명구조대>는 추천강도가 꽤 높습니다. 하지만 닥추나 강추는 아닌 것은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아 인상이 깊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 조울증을 가지고 있거나 자살할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면 좋습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자살한 네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지막 멤버가 모였을 때 신이 나타나서 이들에게, 천국에 가고 싶으면 자살자 100명을 살려봐라며 장비를 주고는 도로 내려보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들이 입고 있는 것은 구조대들이 입는 주황색 옷. 거기에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장비와 통신 장비들이 있습니다. 그 때부터 50일 동안 이 네 유령들은 자살 결심자인 적신호들을 찾아서 열심히 돕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살 결심자(혹은 예비 자살자?)들에 대한 섬세한 묘사입니다. 주변 상황이나,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내몰린 상황, 그리고 그에 대한 처방까지 굉장히 묘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죽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유령들의 응원도 인상적입니다. 처음에야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설득하고 움직이지만 하다보면 그렇게만 하진 않습니다. 일본인 답달까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다만 걸리는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일단 전개가 약간 작위적입니다. G는 그렇게까지 감동은 못받았다는데, 지나치게 묘사가 길다는 것-안에서 다루고 있는 케이스가 긴 것, 짧은 것 합하면 거의 100명에 가깝습니다. 유령들의 목표인 100명을 거의 다 보여주는 셈입니다. .. 세지 않아서 확신은 못하지만 실제 100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과 작위적이고 어디서 많이 본(익숙한) 결말부분이 책에 확 몰입하는데 방해를 합니다. 그리고 편집문제로 인해 처음에 책을 보기가 싫다는 점도 걸리고요. 글자가 지나치게 작은데다 빽빽해서 처음 몇 페이지 넘어가는게 힘듭니다. 도서관에서도 책을 여러 번 보았는데 이제야 집어든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한 번에 손이 가는 책은 아닌거죠. 대신 한 번 손에 들어 읽기 시작하면 분량이 꽤 많은데도 속도는 잘 나갑니다.


<마지막 강의>는 기대하지 않고 읽었다가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맞은(날린?) 기분으로 끝낸 책입니다.
책을 읽을 때, 베스트셀러는 감상이나 별점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생각해서-시크릿이 그랬습니다- 책을 읽을 때 기대치를 아주 낮게 잡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제 편견을 한 방에 날렸습니다. 그래서 홈런을 맞았다고 썼지만 맞았음에도 다 읽고 난 느낌은 또 만루홈런을 날린 기분입니다. 기대하지 않고 봐서 그럴까요? 아닙니다. 기대하고 봐도 이 책은 충분히 그런 기대에 부응할만하다고 봅니다.
전체적인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꿈은★이루어진다'가 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저자 본인의 경험담을 토대로 하고 있다보니 상당히 설득력을 가집니다. 백만장자 누가 어땠다더라가 아니라 내가 이렇게 해서 저렇게 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실화니까요. 그리고 보고 있짜면 충분히 나도 해낼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꿈은 크게, 그리고 못 이룰 것 같다고 지레짐작으로 자포자기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와 함께 발맞추어 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다 이루어져 있는 겁니다.
본인이 사서 읽기도 좋지만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어도 좋다고 봅니다. G는 '선물로 주는 것은 좋은데 <7막 7장> 같은 효과가 날 수도 있어'라는군요. 괜찮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기적을 이루지는 못했고 이미지를 망칠 일은 없으니까요.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제너럴 루주~>와는 다른 방향에서, "닥추"입니다.-ㅁ-
1.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우유가 다 떨어졌습니다. 아놔. 지난 주에 멸균우유 1리터짜리 한 팩 갖다 놓으면서 다음주 끝날 때까지는 버티겠지 했는데 오늘로 뚝. 그것도 방금 카페 모카 해 마시면서 끝났습니다. 흑흑흑.
어쨌건 카페 모카와 아메리카노(로 주장. 베트남 핀으로 내린 거니 정확히 그건 아니죠)를 마시면서 또 카페인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2. 요즘 우유 마시는 것을 보면 식객 몇 권인지에서 본 타락죽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거 보고서 만들고 싶다고 했거든요. 우유 마시는 걸 절제하지 않으면 하루 1리터는 가뿐히 마실 수 있을 정도인데 ... 음, 다음에는 무지방이나 저지방 우유로 갖다 놓아야겠습니다. 입맛 순화가 목적이기도 하고..

식객 드라마는 내용이 엉뚱하게 돌고 있다는 것을 보고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캐스팅은 괜찮지 않았나 싶고요. 하지만 연애가 주가 된다면 그건 이상합니다. 음식점의 총 요리장 지위와 연애가 주라. 식객의 맛은 풍부한 요리지식과 그걸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니 드라마가 내키지 않았던 겁니다. 영화는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쪽은 원작자(허영만씨)의 입김도 상당했다고 알고 있거든요.

식객을 보다보면 맛의 달인이 겹쳐집니다. 하지만 플롯과 전개 구조는 빌려왔을지 몰라도 이야기 풀어내는 모습은 식객이 낫다고 봅니다. 그리고 완전히 해피엔딩을 고집하지는 않는다는 점, 아버지의 바다처럼 기존 이야기를 고집하지만은 않는다는 점도 말입니다. 온전히 음식에 대한 허영만씨의 이야기이지, 성찬과 진수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겁니다.'ㅅ' 음식 만화를 좋아하신다면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풍부한 우리 음식, 우리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으니까요.

덧붙여 허영만씨가 <행복한 만찬>을 읽어보셔도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리뷰 올렸던 공선옥씨의 맛 이야기지요. 개인적으로는 식객보다는 이쪽이 더 좋았습니다. 저는 시각보다는 상상해서 구성하는 쪽이 훨씬 좋거든요. 그래서 영화나 애니메이션보다는 소설을 선호합니다. <행복한 만찬>도 맛깔나고 구성진 글맛이 식객보다 좋습니다. <행복한 만찬>을 읽는 동안에는 이것 먹고 싶다 생각한 적이 자주 있었는데 <식객>은 아니었다는 것도 묘하죠? 그리고 술도가쪽 이야기는 <허시명의 주당천리>가 더 취향이었습니다.
    

앨리스 설탕, <나는 팝업북에 탐닉한다>, 갤리온, 2008, 8800원
가이도 다케루, <제너럴 루주의 개선>, 예담, 2008, 10000원


어제 다 읽은 나는 팝업북에 탐닉한다 리뷰를 적으려다가 문득 제너럴 루주의 개선 리뷰를 썼던가 싶은 겁니다. 뒤져보니 안 썼더군요. 읽고서 마음에 들어 광분하며 봐놓고는 이런 바보짓을 하다니. 도서 입수 경로가 달라서 까맣게 잊었나봅니다. 흑흑;

팝업북은 제게 있어 손댈 수 없는 영역의 물건입니다. 책은 좋아하지만 팝업북은 글이 주가 아니라 그림이 주가 되지요. 그림책도 좋아하지만 입체적인 영역의 팝업북은 취향이 아니랄까요. 상상하는 재미가 떨어져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뭐, 현실적인 이유를 몇 가지 대자면 가격이 비싼편이다, 책 판형이 일정하지 않아서 수납하기 어렵다 정도일겁니다. 예전에 마쟈님이 보여주신 위니 더 푸 팝업북을 보고도 홀랑 넘어갈뻔 했으니까요.

다른 작은탐닉 시리즈가 실명을 달고 나왔지만 이 책은 앨리스설탕이라는 닉으로 나왔습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부부의 공동필명입니다. 잡화점이라고 함은 두 사람의 취향에 맞는 온갖 물건을 팔다보니 어느 물건을 판다고 딱 잘라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팝업북도 가게에서 파는 상품 중 하나고요. 저는 수집은 하지만 그걸 판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기 때문에 가게를 여는 것은 무리입니다. 소유에 대한 개념이 확실해서 말입니다. 요즘은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져서 필요가 적다 싶으면 버리지만 예전에는 온갖 잡동사니를 다 모아 끌어 안고 있었으니까요.
이 책은 여러 종류의 팝업북을 다루면서 팝업북의 역사에 대한 개론적인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팝업북에 관심을 가지고 간단한 역사라도 알면서 수집하고 싶다는 분들, 팝업북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재미로 읽기에도 좋은 책이고요. 작은탐닉이라는 시리즈 주제에도 딱 맞아 떨어집니다.
그러나 지름신이 두려우신 분들은 건드리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덧붙여.
캔디캔디의 팝업북도 실려 있습니다.; 저는 만화판으로만 기억하고 이게 원작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소설판이 원작, 만화는 그 다음이랍니다. 문제는 원작 소설이 어떤 내용인가라는 점인데, 한창 캔디캔디가 인기를 끌 무렵에 한국에서 여러 판본의 캔디캔디가 나와서 말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 중에는 4권으로 완결나고, 속 캔디캔디인가..까지 나온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총 5권인셈이지요. 이 버전에서는 캔디와 테리가 결혼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데, 거기까지 가는 이야기가 아침드라마수준입니다. 지금도 대강의 얼개를 기억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살짝 가르쳐주세요.


제너럴 루주.
험한 표현으로 쓰면 "닥추"입니다. 닥치고, 추천합니다.(먼산)
일본에서는 아직 뒷 권이 나오지 않았고 나선미궁이라는 외전편만 나왔다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작가에게 뒷권을 달라고 메일이라도 보낼까 싶은 정도입니다.
이전 작품인 나이팅게일의 침묵을 보면서 다구치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번 편에서 그 수수께끼의 상당수가 풀렸습니다.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다구치 외에 다른 사람의 시점도 많이 들어와 있고, 주인공이 다구치임에는 분명하지만 드디어 간호사들 사이에 떠도는 다구치에 대한 소문들도 등장해서 어떤 인물인가에 대해 궁금증이 가셨습니다. 물론, 1-2편을 읽었다면 간호사들이나 병원 내의 소문이 진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말입니다. 외부에서는 다구치를 이런 식으로 보고 있구나라고 이해했습니다. 갭이 좀 크다라는 정도만 밝히지요.
그렇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다구치가 아닙니다. 제너럴 루주라는 별명을 가진 구명구급센터의 하야미 부장이 주인공입니다. 나이팅게일의 침묵에서도 잠깐잠깐 등장을 하지만 반하지 않을 수 없달까요. 일반적인 시선에서 보자면 "나쁜 남자"계통입니다. 독선적이고, 독단에 카리스마가 있고 제멋대로입니다. 하지만 부장으로서 행동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능력있는 의사입니다. 의료적인 부분도, 행정적인 부분도, 그리고 환자만이 자신을 심판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부분에서도 그렇고요. 그렇게 멋진 남자인데..... 엔딩까지 보고 나면 (독자는) 다구치에게 역으로 반하게 됩니다. 이유는 직접 찾아보세요.

원래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한 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책의 분량이 늘어나자 편집부에서는 한 소설을 두 권으로 내는 것은 하지 말자고 했고 작가인 가이도 다케루는 이 소설을 반으로 나눕니다. 그리하여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제너럴 루주의 개선으로 따로 나온겁니다. 그래서 제너럴 루주의 개선을 읽을 때면 중간 중간 이야기가 비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이팅게일을 먼저 읽어서인지 그 갭이 꽤 크게 느껴집니다. 가능하면 옆에 나이팅게일의 침묵을 가져다 놓고 비교하며 읽거나, 나이팅게일의 침묵을 읽은 직후에 제너럴 루주의 개선을 읽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개를 동시에 읽어나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겠군요.

그나저나 두 권을 다 보고 났더니 다구치가 그 연말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알만 합니다. 허허;


교고쿠 나쓰히코, <백기도연대: 풍>, 솔, 2008, 14500원

교고쿠도 시리즈의 스핀오프라 할 수 있는 백기도연대, 그 두 번째 책입니다. 스핀오프라고 하기는 조금 이상하지요. 외전이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에노키즈 레이지로가 주 등장인물이니 교고쿠도 시리즈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최종 해결을 하는 것은 언제나 교고쿠도입니다. 교고쿠도에게 그렇게 매몰찬 대접-"에노키즈와 가까이 하지 말라니까요!"-을 받으면서도 항상 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주인공인 모토지로이고, 사건을 확대하는 것은 에노키즈이며, 함께 함정(?)을 파서 해결을 하는 것은 교고쿠도. 항상 뭐라뭐라 해도 에노키즈의 뒤치닥거리를 해주는 교고쿠도는, 남에게 뭐라할 처지가 아니라니까요.

중편 세 편이 들어 있는데 드디어 모토지로의 이름이 나옵니다. 에노키즈가 지금까지 부른 이름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알겠군요. 허허허. 읽는 내내 모토지로의 본 이름이 뭔지 궁금했는데 말입니다.



백기도연대 외에도 빌려 본 책이 더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나의 소소한 일상>은 읽다가 던졌고, <Present>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지만 하나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고, 다이라 아즈코의 <멋진 하루>도 두 편인가 읽고는 던졌고요.

노나카 야스지로의 <씽크 이노베이션>과 <1위의 패러다임>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아버지가 원하셔서 빌려온 책이라 저는 대강 훑어 보는 수준으로 보았는데, 그렇게 보지 않았다면 차근차근 재미있게 읽었을 겁니다. 일본 여러 기업의 상품 중에서 좌절, 혹은 실패, 혹은 만년 2위의 아픔을 딛고 대박 상품이 된 물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캐논의 IXY나 산토리의 이에몬(녹차음료) 등이 기억에 남지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스튜디오 지브리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두고 지브리의 제작 형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제작 환경에서 어떻게 그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정확한 콘티나 시놉시스 없이 대강의 얼개만 가지고, 어떻게 보면 막무가내로 제작을 하는겁니다. 그럼에도 수작을 뽑을 수 있는 것은 제작팀 전체가 함께 즐기며 움직이기 때문이겠지요. 그와 관련해 지브리가 한국에 하청을 주지 않는 이유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왜 한국에 하청을 주지 않는가에 대한 답이 아니라, 저렇게 제작팀 전체가 하나가 되어서 움직이고, 전체 팀을 다 직원으로 고용해서 움직이다보니, 한 팀이 아닌 외부의 하청에 대해서는 극히 꺼린다 합니다. 애초에 스튜디오 지브리를 세운 것 자체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직원으로 고용하기 위해서 였다는군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주장이었다고 하니..
마케팅이나 기업혁신쪽 책이지만 그냥 발명(?)과 관련된 이야기 본다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겁니다.^^;
        


이기중, <북유럽 백야 여행>, 즐거운 상상, 2008, 14800원
서태구, <47빛깔의 일본>, 푸른나무, 2008, 15000원
신이현, <에펠탑 없는 파리: 프랑스 파리 뒷골목 이야기>,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 13000원
요시다 슈이치 외, <비밀>, 행복한책읽기, 2006, 8000원


신이현의 에펠탑 없는 파리가 가장 재미있었고 나머지는 고만고만합니다.'ㅂ'


<비밀>은 오늘 아침 출근길에 다 읽었습니다. 원제목의 부제부분이 이 책의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군요. 나와 상대방에 대한 12가지 이야기. 그러니까 한 상황을 두고 서로 다른 두 입장을 보여준다는 것이 이 책의 "소재"입니다. 아마도 각 소설가에게 이런 이런 내용의 엽편(葉)을 써달라 하고 연재한 다음 그걸로 소설을 낸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의 서로 다른 이야기라기보다는 A라는 상황에서의 주인공과 그에 이어지는 상황에서의 주인공을 따로 둔 이야기가 많군요. 이런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첫 번째 이야기에서의 상황처럼 한 사건에서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소설들일까 싶었거든요.
2006년에 나온 단편모음집인데 익숙한 이름들이 많아서 혼자 실실댔습니다. 다른 것보다 첫 번째 단편의 작가가 아리스가와 아리스인 것이 독특하군요. 훗훗훗.
가격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냥, 지하철에서 오며가며 읽을 책 없을 때 아주 가볍게 읽을 내용으로 집어서 한 번 읽고 말 정도의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아주 가벼우니 그런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취향의 내용이 없었던 이유도 있고요.

<47빛깔의 일본>은 일본의 1도 1도 2부 47현을 모두 여행다녀온 다음 각 지역에 대한 짤막한 소개, 감상, 사진을 모아 낸 책입니다. 일본 지방에 대한 안내서 정도로 생각하고 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일본에 그렇게 많은 지방이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보니 귀에 익은 지명이 많군요. 각각의 이미지를 비교해 읽어도 좋겠지요.

<북유럽 백야여행>도 47~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쪽이 사진이 더 많다는 것 정도가 차이점일까요? 이 책은 아예 북유럽 여행을 가기 전 가볍게 볼만한 여행참고서적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47~은 여행준비서적쯤 되고요. 소개된 곳이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발트 3국, 러시아입니다. 생각해보니 아이슬란드가 빠져 있군요. 이쪽도 북유럽이 아닐까 싶은데 말입니다.
다른 건 다 빼고, <카모메 식당>을 보신 분이라면 핀란드 편은 꼭 보시길 바랍니다. 이런 책에서 카모메 식당 이야기가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ㅁ^


<에펠탑 없는 파리>는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책이었지요. 파리 여행기 혹은 체류기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파리의 여러 지역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를 곁들여 낸 책인데 사진도 괜찮지만 그보다는 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런 류의 책은 사진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데 이 책은 글의 묵직함이 더 남았습니다. 글도 많고 빽빽하지만 읽고 나면 흐뭇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쉬운 이야기만 담고 있는 책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파리 시민들에 대한(지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스리슬쩍 넘어가듯 보여주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판형도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요.
G가 지금 조금씩 읽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 작가가 <알자스> 작가라는 걸 몰랐답니다. 나중에 알고서 놀랐다네요. 글 느낌이 확 다르다더군요. 저야 대강 알고 보고도 글 느낌이 다르다 싶었는데 모르고 읽었다면 그 충격(?)도 꽤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알자스에서는 조금 툴툴대면서도 귀엽다고 하면 여기서는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소설은 입맛에 안 맞는 경우가 훨씬 더 많으니 전작을 찾아보지는 않을겁니다.;

글이 담담해서인지 여행을 부추기는 책은 아닙니다. 그냥 느긋하게 옆에 달큰한 밀크티 한 잔 가져다 놓고 홀짝이며 조금씩 읽어나가면 맛있을 책입니다. 저도 한 번에 죽 읽어나간 것이 조금 아깝더라고요.


펠 바르, 마이 슈발, <웃는 경관>, 동서문화사, 2003, 6800원
아리아나 프랭클린, <죽음의 미로>, 웅진지식출판사, 2008, 13800원


생각해보니 나머지 책은 한 번에 몰아서 써도 됩니다. 아주 인상깊게 남아 있는 것은 없는데다 절반 이상이 여행기니까요. 마음에 드는 책만 콕 집어서 길게 쓰고 나머지는 간단 감상으로 써야지요.


웃는 경관은 조금 황당한 경로로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G랑 같이 놀려고 G네 회사 근처의 스타벅스에 들어갔다가, 자유 열람으로 비치된 책 중에 웃는 경관이 있어서 집어 읽었던 겁니다. 뒷면의 내용 소개를 보면 뭔가 아니다 싶어서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엔딩 부분만 확인하고 다시 처음부터 읽었습니다. 호오. 상당히 괜찮습니다. 배경이 옛날이고-베트남전에 대한 반대시위가 열리고 있습니다-북구 쪽이라 멀긴하지만 전체적인 짜임새가 괜찮습니다. 여기서도 오래된 격언 하나가 떠오르는군요. 강력한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가려둡니다: 나무는 숲에 숨기는 것이 제격이죠.
추리소설이지만 탐정물이 아니라 경찰물입니다. 주인공들이 다 경찰이라 사건 조서를 들여다보면서 수사를 합니다. 경찰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대신 내용에 약간 수위가 있는-야한쪽으로;-책이니 애들에게 권하기는 미묘하군요. 신경쓰지 않는다면 내용 전개상 크게 문제되지 않긴 하지만 말입니다.'ㅅ'


죽음의 미로는 예전에도 썼던 죽음을 연구하는 여인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감상평? 필요 없습니다. 여섯 글자면 족합니다.

헨리 전하 만세! ;ㅁ;

지난번에도 폐하 멋져요를 연발했지만 이번에는 더합니다. 흑흑. 게다가 책 마지막의 그 문장! 가장 마지막 문장! 대박입니다. 사모하지 않을 수 없어요.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는지, 말년이 어땠는지는 접어두고서라도 하여간 멋집니다.
이번에도 캐드펠이 오버랩됩니다. 수녀원장님이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뭐, 한국에서 그런 학설을 펼쳤다가는 온 기독교-천주교가 아니라-의 공세를 받겠지만 말입니다.

잠깐 딴 이야기를 하자면, 며칠 전 이글루스에서 휙 떴던 예수님과 부처님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정식발매가 될 거라고는 다들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절대 정식발매가 될리 없는 책이지요. 그게 나오면 그 어떤 출판사건 간에 매장 당할 각오를 해야하는겁니다. 개인적으로 보고 싶어서 교보에 별도 주문을 넣을 예정이지만 참... 한국이 경직된 사회라는 것은 이런 부분에서 느낍니다. 그렇다고 일본이 유연한 것도 아니죠. 각 사회마다 터부가 있다면 종교는 한국의 터부이고 일본에서는 일왕일겁니다. 여자도 일왕을 할 수 있다는 헌법 개정안을 만들기 직전, 왕실 내부와 극우파들이 짜서(라고 생각합니다) 아들을 낳은 것을 보고는 기겁했지요. 그걸 두고 펑펑 울면서 인터뷰를 한 어느 할아버지도 참 그렇고 말입니다.
(써놓고 보니 정말 딴 소리;)


그러고 보면 헨리 전하가 부르는 엘리의 별명도 무진장 웃깁니다. 증명샷이라도 찍어 올릴까 싶은 정도인걸요. 음, 기억나면 조만간 사다가 찍어 올리겠습니다.
    

HATSU AKIKO, <문을 여는 바람>, 서울문화사, 2008, 4000원
TONO, <모래 속의 꿈 1-2>, 서울문화사, 2008, 3800원

도서관에 반납할 책을 챙기다보니 리뷰를 안 쓴 책이 생각보다 많습니다.lllOTL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내로는 마무리 지어야겠다 싶으니 오늘은 책 리뷰만 잔뜩 올라가겠군요. 흑흑;;


문을 여는 바람은 영국시리즈 마지막 권입니다. 코넬리어스 에번딘이 주인공인 영국시리즈 말입니다. 4권이 완결이라는 걸 알고는 G가 1권부터 찾아보다가 그러더군요. 빌헬름의 원 주인 이야기는 어디갔냐고요. 분명 읽은 기억이 있는데, 집에 하츠 아키코 시리즈가 완전 컬렉션이 된 것이 아니니 구입 안한 책들에 실린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던걸요. 아닙니다. 집에 있었습니다. 절판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하여간 그 전에 나온 하츠아키코 단편집에 실려 있더군요. 영국 시리즈로 나온 것이 아니라 헷갈린겁니다.'ㅂ'
무난한 마무리로 끝났고 이제 빌헬름의 모습은 더이상 보기 힘들겠군요. 작가가 '빌헬름이 등장하는 단편 두 편이 남아 있다'고는 했지만 그게 언제 나올지 압니까. 흑흑흑.. 만화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녀석이었는데 말입니다. 원래 장모종보다는 단모종(특히 코숏)을 선호하지만 빌헬름만큼은 상전으로 모시더라도 좋으니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최근에 읽은 비글 관련글을 보고는 뜨끔했지만...;
(스누피를 보고 비글견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었는데, 비글은 악마라는 내용의 글을 보고는 고이 마음을 접었다는 이야깁니다. 예전에 TV에도 출연한 웅자라는 개가 비글이라는 걸 보고는 순식간에 납득했지요.)

모래 속의 꿈은 1권이 현재 품절입니다. 타이밍을 놓쳐서 구입을 못하다가 2권이 나와서 어쩔까 망설였습니다. 일단 2권만이라도 사둬야겠다 싶어 북새통에 갔다가, 주인아저씨를 붙들고 1권이 완전 품절이냐 했더니 고개를 갸웃거리시다가 래핑이 뜯어져서 반품처리하려던 거라면서 보여주시더군요. 상관없다고 잽싸게 한 권 챙겼습니다. 덕분에 1-2권 한 번에 구해서 보았지요.
작가 본인이 간만에 취향의 책을 냈다고 하는만큼, 저도 좋았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취향이라는 거죠.^^; 짤막짤막하게 사막의 오아시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할까요? 더스크 스토리의 분위기와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칼바니아하고는 다르죠. 최근의 칼바니아는 결혼과 견제와 권력이라는 좀 어두운 이야기가 중심이지 않습니까. 가볍게 볼 수 있지만 가벼운 내용만은 아니라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이제 몇 권 더 쓰면 되더라아...;;
     

CHIKA OGAKI, <랜드리올 1-9>, 학산문화사, 2005-2007, 3500-3800원
MORIMO RAGAWA, <Just Go Go(저스트 고고) 28>, 대원씨아이, 2008, 4000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책을 읽지 않은 것이 아니라 리뷰를 안 썼을뿐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지난 주말에 산 책까지 포함해 이것저것 목록에 올리니 글 3개 분량. 게다가 목록에 안 올린 책도 또 있군요. 이런..;

가장 오래전에 읽은 책부터 이야기를 쓰자 싶어서 올린 것이 랜드리올과 저스트 고고입니다.

어느 날 G가 말했습니다.

"집에 저스트 고고 몇 권이나 있지?"

그러더니 가장 최신간인 28권을 구입하고는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아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집에 없는 나머지 책들을 채워 구입하겠다고 합니다. 집에 있는 것이 1-8권, 10권 대 몇 권, 28권. 처음에 구입한 것은 딱 15권까지이고 그것만 먼저 몇 주 전 주말에 채워 구입했습니다. G의 용돈으로는 거기까지가 허용범위였거든요. 하여간 그 주말은 저나 G나 둘다 저스트 고고에 푹 빠져서 읽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며칠 뒤, 이번엔 제가 말했습니다.

"나머지는 내가 살게."

낚인 겁니다.(퍼덕퍼덕) G는 훌륭히 물주를 낚았고 저는 16권부터 27권까지를 구입했습니다. 들고오는 것이 만만치 않았지만 읽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 주 일요일에,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 전권을 읽어 내려갔으니까요. 모 테니스 만화처럼 드래곤볼의 상황이 일어나거나 하진 않고, 평범한 수준에서 테니스를 하는,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데만 보면 이건 명랑 스포츠 물이란게 실감 납니다. 하지만 사세코가 그렇게 잘났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테니스의 벽 앞에서 무너지는 장면이나, 그런 사세코가 애를 먹는 상대들에 대한 이야기나 다 지나치게 현실적이지요.;ㅂ; 그럼에도 양쪽이 균형을 잃거나 하지 않고 굉장히 충실하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완결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테니스 경기 장면이 꽤 길다 싶었는데 전체를 한 번에 다 읽어보니 그렇지도 않습니다. 1권부터 28권까지가 딱 이데가 고등학교 입학해서부터 3학년 전국대회까지입니다. 아직 전국대회는 끝나지 않았고 한 두 권 안에 전국대회가 종료될겁니다. 그러고 나면 전체 이야기도 마무리되겠지요. 권수가 꽤 길지만 정작 읽어보면 (모 책처럼;) 경기가 늘어져 균형이 무너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스포츠 만화는 지겨운 감이 있어 웬만하면 손대지 않지만 저스트 고고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의 정신적 성장까지도 충실하게 다루고 있어서 좋습니다. 전 권 구입하고도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는 소장용 만화책인거지요. 단, 저스트 고고를 책장에 넣기 위해 소장 목록에서 빠질 수 밖에 없었던 모 책을 생각하면 조금 아쉽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만화책도 저희 집에서는 적자생존이니까요. 소장할 가치가 떨어지면 퇴출인겁니다.;


랜드리올은 마쟈님께 빌려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4권부터, 그 다음에 1-3권을 추가로 빌려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습니다. 3권까지의 이야기와 4권 이후의 이야기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DX가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후의 이야기가 더 취향이기도 하고요. 일단 소재는 판타지 + 왕위 계승 + 영웅 + 학교물인데 배를 잡고 웃지 않을 수 없는 그 전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완결나면 전권 소장할 가능성이 높고요. 왜 이 판타지가 뜨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재미있고 유머가 가득한 만화가 말이죠. 그림의 문제일까요. 한 번 읽으면 손을 놓을 수 없는데 말입니다.
일단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중에서는 첫비행님이 가장 취향에 맞는다 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협분들은 거의 한 번씩 다 읽으셨을테니까요.(S도 재미있게 보겠지만 취향 100%는 아닐지도?)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책을 통해 보니 5권이 나온 시점에서 작가가 1/3쯤 진행되었다고 했으니 아마 15권 전후 해서 끝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슬슬 10권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 언제쯤 나올까요.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ㅁ+

G에게 어제 이즈미 교카 관련 포스팅을 건네주었더니 보고는 저녁 때 퇴근하면서 책을 빌려왔습니다.; 어제 시간이 없어서 다 훑어 보지는 못하고 마지막의 두 권만 훑어 봤습니다.

<되돌이 고개>..가 맞는지 저도 지금은 가물가물한데-어제 읽고서도;-하여간 사사야 유우의 창작으로 등장하지 이즈미 교카의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느낌은 확실히 닮아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서도 그렇게 느꼈고요.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그리고 등골 오싹하게 만드는 이야기.


그리하여 오늘 귀가하면 집에 퍼져서 내일의 왕님을 처음부터 훑어 보지 않을까 합니다.^^; 반납 기일만 아니면 천천히 보고 싶은데 어쩔 수 없군요.

       


미카게 에이지,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있다>, <카미스 레이나는 여기에 진다>, 대원씨아이, 2007, 6000원
카몬 나나미, <저주의 혈맥>, 학산문화사, 2008, 6500원


카미스~는 도서관에 책이 있는 것을 보고 주변에 평을 구했지만 미묘한 대답만 돌아와서 망설이다가 집은 책입니다. 요즘에는 마음에 들어서 덥석 집는 책보다는 망설이다 집는 책의 소개가 많군요.
(하지만 이번에 빌려온 다른 책들은 보고 싶어 집은 책이니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ㅅ+)


이 책은 쓴 맛이 강합니다. 입맛이 굉장히 씁니다. 라이트 노벨이지만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소재가 소재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지요. 한참을 읽으면서도 저 카미스 레이나가 뭔가 싶었는데 두 권다 읽은 뒤에는 조금 이해가 갔습니다. 대체적인 느낌은 공의 경계와 닮아 있지만 공의 경계와는 달리 피튀기는 장면은 없습니다. 닮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보면 아시겠지만, 입맛이 쓰기 때문에 추천하기는 그렇습니다. 취향이 굉장히 갈릴만한 책입니다.

가라앉은 이야기, 피폐한 정신(!)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 자기존중감, 삶, 외부에서 보는 나 정도가 키워드일건데 말입니다.


저주의 혈맥은 CLAMP 삽화라는데 낚여서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생협 번개 때 Kiril님께 빌린 책입니다. 내부에도 몇 장의 삽화가 있고(카미스~는 없습니다) 수묵 느낌을 내려고 한 합법드러그 계통의 클램프 그림입니다. CG로 추정됩니다. 다시 살펴보면 알겠지만 보기가 미묘~한 책이라 말입니다.
두께가 상당하기 때문에(435쪽) 6500원에 저 가격이면 납득할만하다며 구입을 옆에서 부추겼으니.. (먼산) 그냥 저냥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통상 대로의 결말에서 조금 비켜났다는 것이 재미있군요. 교고쿠도라든지에서라면 이렇게 결말이 나지 않겠지요? 짐작하듯이 일본 민속학의 전승과 관련한 공포소설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엉뚱하게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아발론의 안개>말입니다.; 정말 뜬금없지만 저는 저주의 혈맥을 읽으면서 아발론의 안개를 떠올렸습니다. 고대 전승이라는 점에서 조금 닮아 있어서일까요. 아니, 그보다는 아발론~에서 등장한 어느 의식과 저주의 혈맥에서 나오는 마츠리가 닮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동물 때문이 아닌가 싶군요. 자세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넘어갑니다.

그나저나, 보통 서 있는 기둥이라 하면 남근신앙을 먼저 떠올리는데 여기에서는 다르군요. 일본에서는 지주를 그런 식으로 보는 것인가 싶습니다. .. 그러고 보면 마법기사 레이어스에서도 柱는 희생양이었지요.
헛; 그렇구나.; 에메로드 공주가 柱가 되어서 기원을 하는, 신녀가 되는 것은 전체를 위한 희생이었던겁니다. 지금와서 다시 생각하니 그것도 나름 심오한 이야기였군요.


이즈미 교카, <외과실>, 생각의나무, 2007, 9800원


가끔 묘하게, 우연히, 특정 이름이나 단어를 계속적으로 만나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이즈미 교카의 이름은 7월 말의 사천여행 때 처음 들었습니다. 카시아파님이 "하츠 아키코는 이즈미 교카의 천수각이야기 때문에 샀다"고 하면서 처음 이름을 들었습니다. 대원에서 나온 하츠 아키코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 하던 도중 나왔고, 그 시리즈는 대체적으로 일본색이 강하면서도 기담이나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였기에 대강 그런 느낌인가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저 천수각 이야기를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연못 옆의 종지기 이야기였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시 떠올려보니 그게 아니라 아름다운 요괴들이 등장하고 매를 부리는 젊은 사무라이(종자)가 등장하는 이야기였나봅니다. 집에는 그 시리즈가 없어서 확인해볼 길이 없군요. 하여간 그 천수각 이야기가 하츠 아키코에 의해 만화로 그려졌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며칠 뒤, 도서관에 갔다가 외과실이라는 책을 발견합니다. 작가가 이즈미 교카. 이전에 이름도 들어봤으니 호기심에 집어 들었다가 내용이 어떨까 싶어 조금 망설였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작가의 연보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으니 외과실이 외과의사(...) 타입의 공포소설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나왔던 해부 관련 공포영화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호기심이 이겨서 책을 빌려 왔습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읽고 나서는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천수각 이야기와도 닮은, 짧지만 강렬한 분위기의 일본색 풍부한 괴담입니다. 생각의나무에서 나온 <<기담문학 고딕총서>>인 이유를 알만합니다.
(그나저나, 생각의 나무에서 이런 시리즈도 내는군요.'ㅂ';)

그 뒤에 이즈미 교카의 이름을 어디서 봤냐 하면, 온다 리쿠의 <호텔 정원에서 생긴일>에서 였습니다. 여주인공의 이미지를 묘사하면서 이즈미 교카의 이름을 잠깐 언급합니다. <초콜릿 코스모스>를 보고, 양쪽의 등장인물이 겹친다는 이야기에 다시 꺼내 들어 읽었는데,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그 이름이 턱 눈에 들어온겁니다. 하하하. 짧은 시간 동안에 이름을 세 번 만났군요.

기이한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읽을만합니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던 것은 <되돌이 고개>입니다. 혹시 <내일의 왕님>이라는 옛날 만화 아시는 분이 있을까요. 생협분들이라면 금방 아실텐데, 그 <내일의 왕님>에서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연극이 <되돌이 고개>였다고 기억합니다. 얼굴만 잘생긴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남자주인공(아마도?)이 선택한 연극입니다. 점점 젊어지는 할머니를 연기하기 위해 꽤 애쓰고, 결국 연기파배우로도 인정받는 내용이었을건데, 그 <되돌이 고개>가 떠올랐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그 연극도 이즈미 교카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느낌이 닮아 있습니다. 이 책도 지금은 절판이라 만화를 찾아볼 수없으니 진짜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외과실> 덕분에 이즈미 교카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했고 덩달아 <내일의 왕님>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왕 생각난 김에 헌책으로라도 구해볼까요.'ㅂ';
(더 덧붙이자면 거의 번역이 안나온 이즈미 교카의 책을 원서로라도 구해볼까 하고 있습니다. 허허;)


조인숙, <90일간의 LONDON STAY>, 중앙M&B, 2008, 12000원
김영주, <뉴욕(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03)>, 안그라픽스, 2008, 12000원


같은 12000원이면 단연 제 취향은 뉴욕. 이쯤되면 뉴욕의 가격이 외려 더 싸게 느껴집니다.'ㅂ' 역시 만족도의 차이지요.

조인숙의 런던스테이는 엄마랑 단둘이서 런던에서 살아보기란 부제가 붙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제 편견에다 그 당시 보았던 이런 저런 책-주로 공지영씨;-때문에 처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싱글맘과 딸래미의 여행기인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딸과의 여행로망을 가진 엄마가 남편의 허락을 얻어서 남편을 3개월간 혼자 놔둔채 딸래미랑 단 둘이서 런던으로 여행을 간거지요. 런던만 가진 않았고 파리도, 프라하도 도중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애 있는 엄마라면 한 번쯤 꿈꾸지 않았을까 싶은 생활이더군요. 애한테도 새로운 환경을 접할 수 있게 한다는 점, 그리고 엄마도 원래 일러스트레이터인만큼 상당한 자극을 받았을것이고, 딸과 함께 보내면서도 또 다른 자극을 받았을 겁니다. 자금을 생각하더라도 엄마와 딸 모두의 윈윈게임, 일석이조인셈입니다. 들여다보면 새가 두 마리가 아니라 열 마리쯤 되어 보이긴 하더군요. 하하;
하지만 뉴욕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 약한 것은 그냥 "딸래미와 재미있게 놀기"정도의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책은 아니었지요. 장기간의 체류기라는 것은 마음에 들었지만 그것에 비해서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사진도 꽤 많지만 딸과의 사진이 더 많고요. 그런 점이 아쉽습니다. 뭐, 책 두께를 보고 좀 당황하기도 했으니까요. 달랑 211쪽입니다.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세 번째는 뉴욕입니다. 기억이 맞다면 이 뉴욕편이 출간된 것을 알고는 앞의 캘리포니아와 토스카나를 찾아보았을건데요(어쩌면 토스카나 출간 때 맞춰 찾아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세 권 중에서는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세 번째쯤 되자 이제는 여행기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아는 곳에 대해 쓰는 책"이었기 때문일겁니다. 20년 전에 뉴욕에서 생활했던 적도 있고 해서 지은이에게 뉴욕은 익숙합니다. 그 사이 몇 번 왔다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뉴욕에서는 차 없이 지하철과 두 다리만으로 움직입니다. 차를 끌고 어떻게 가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조바심내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앞서의 두 책에서 차를 운전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좌충우돌 하더니 이제는 마음 편하게, 정말 머물면서 뉴욕에서의 생활을 즐깁니다. 한 지역에서 70일간 있으면서 느긋하면서도 즐거운 생활을 보내는 것이 눈에 선합니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스노우캣의 뉴욕과는 또다른 느낌이고-스노우캣 인 뉴욕은 사실 카페 가이드;-덕분에 저도 체류여행에 대한 로망이 다시 싹텄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지금 생각한 것으로는 아마, 사회생활 10년차 때쯤 배째라~그러고 가지 않을까 합니다-저도 이런 체류 여행을 꼭 할겁니다.

그러니 어서 여행 적금을...(먼산)
  

미야베 미유키, <용은 잠들다>, 랜덤하우스, 2006, 12800원
히가시노 게이고, <탐정 갈릴레오>, 재인, 2008, 12000원

같이 빌려 읽은 두 권이라 함께 적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부터 먼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함정 제 1탄이라 합니다. 저는 그 책을 대강 훑어 보고는 취향이 아니라고 내려놓았기 때문에 정확한 분위기는 모르지만, 이 책을 읽고 났더니 앞서 나온 책에 대한 호기심이 떨어집니다. 그 책뿐만 아니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도 다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최근 백마정 살인사건을 비롯해 이 작가의 책이 많이 나오고 있던데 안 찾아봐도 된다고 생각하니 어떤 면에서는 다행입니다. 경쟁이 은근히 치열하거든요.
소재도 나쁘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 살인인지 아닌지 알쏭달쏭한 사건을 맡아서 과학적으로 풀어나간다는 줄거리도 괜찮지만 이상하게 맛이 떨어집니다. 어쩌면 내용이 지나치게 짧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고, 12000원이라는 가격에, 책 장정에, 두께에 기대했던 만큼의 내용이 없어서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내용이 많지 않아서라는 결론이군요. 그리고 뭔가 미묘~하게 나사하나가 빠진듯합니다.
탐정이나 탐정 옆의 조수(?) 역할을 하는 두 주인공 모두 괜찮지만 딱 이거다 싶게 끌리지는 않습니다.

간단히 평하면 심심할 때 읽을만한 평범한 이야기 = 범작입니다.


용은 잠들다는 취향이 많이 갈릴 작품입니다. 이 책이 마술은 속삭인다보다 먼저 나온 것 같은데 분위기가 꽤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SF 계통이니 이쪽에 관심이 없다면 손을 떼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信이라는 단어가 바탕에 깔려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저런 복선이 깔려 있기는 하나, 생각보다 쉽게 이야기가 풀린다는 것도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 팬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이야기입니다. 키워드를 적어두고 싶지만 그러면 내용폭로가 될 것이니 가능한 정보를 적게 주기 위해 적당히 마무리 짓습니다.'ㅅ'
단, 이건 언급해야지요. 용은 잠들다란 제목을 보고 시미즈 레이코 책이 먼저 떠오르신 분은 없을까요? 비슷한 내용의 만화가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목만 비슷할 뿐, 시미즈 레이코쪽은 아예 읽지를 않았습니다. 하하하;



다음 리뷰는 랜드리올이랑 저스트 고고가 되겠네요.


온다 리쿠, <초콜릿 코스모스>, 북폴리오, 2008, 12000원

책 내용 소개를 보고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일단 도서관에서 빌려 두었는데, 손이 안가서 놔두다가 시간 난 김에 후루룩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감상평은 접어둡니다. 가능하면 이 책은 사전 정보가 없이 읽는 쪽이 좋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알고 싶다면 1을, 더 자세한 내용 폭로도 상관없다 싶으시면 2까지 읽으세요.





연결되는 것은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이걸 읽고 나니 호텔 정원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텔 정원쪽이 초콜릿~보다 1년 정도 먼저 출간되었다는군요. 읽고 나서 다시 보시면 또 새록새록한 맛이 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내용 폭로에 가까운 언급들.



지금와서 감상 쓰며 생각하는 거지만 너무 짧아요오오오오오오오..........;ㅂ;
(그러나 508 쪽입니다.OTL)


가쿠다 미쓰요, <그녀의 메뉴첩>, 해냄출판사, 2007, 10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왕국 1-3>, 민음사, 2008, 8500원


그녀의 메뉴첩은 휙휙 서가를 둘러보다가 집은 책이고 왕국은 다른 경로로 본 책입니다.'ㅅ'


그녀의 메뉴첩은 연작 단편소설집입니다. 단편소설이라지만 한 편 한 편이 굉장히 짧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타입인데라고 생각했더니 무라카미 류가 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책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의 메뉴첩에서는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음식이, 그 바로 뒤에 소개 되어 있다는 겁니다. 대강 훑어 본 바로는 꽤 충실한 조리법입니다. 사진도 있고 분량이나 만드는 법이나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주인공은 100% 다 여자로 처음 이야기에서 잠깐 등장하는 사람이 그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인 식으로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순환 고리이니 끝까지 보시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옵니다.
음식들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집밥이나 일품, 단품 음식이라서 한 번쯤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책을 옆에 가져다 두고 하나씩 만들어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치라시 초밥이었습니다.-ㅠ-


요시모토 바나나의 왕국은 하도 선전을 요란하게 해서 관심이 떨어졌다가, 그래도 요시모토 바나나인데라는 생각에 집어들었습니다. 3권까지 다 읽고 나서 이게 완결된 책이 맞나 싶어 일단 e-hon에서 검색해보고는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4권이 나올 수도 있는 여지는 분명 있습니다. 이 시리즈 자체가 2002년부터 2005년에 걸쳐 나온 만큼 지금 다시 4권이 나온다 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그런 에쿠니 가오리 같은(...) 일은 안하겠지요. ... 아마도.;
암리타 이후의 장편이라 했는데 장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암리타는 두껍게 한 권으로 나왔지만 왕국은 1-3권으로 나뉘어 나왔지요. 하지만 합권으로 낸다 한들 크게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키친에서 키친과 만월을 함께 실은 것과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됩니다. 약간의 시간적 간격은 있지만 1-3권은 오히려 그런 간격이 좁은 편입니다. 합본으로 내도 되는 것을 단 권으로 낸 것은 일본에서 출판한 순서를 따랐다기 보다는 책값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_- 3권을 묶는다 한들 분량이 많지 않으니 2만원은 넘길 수 없겠지만(게다가 소설이니), 각 권으로 내면 권 당 8500원씩 받을 수 있습니다. 이보다 두꺼운 키친이 8천원임을 생각하면 미묘하죠. 최근 일본 소설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저 두께에 저 가격이라는 것은 머리가 아파옵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구입 의사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 더 머리가(지갑이;) 아픈겁니다.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한 번 읽고는 치워두었는데 이번의 왕국은 예전 작품이라 그런지 옛날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도마뱀이나 키친 쯤의 분위기랄까요. 그리고 조연들 때문에 에쿠니 가오리를 떠올리는 것도 있긴 있습니다.
주인공도, 배경도 같지만 각 권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한 권 한 권 읽는 것도 좋을테고, 아니면 한 번에 다 읽은 다음 좋아하는 편만 골라서 다시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비슷한 느낌의 소설은 암리타, 키친, 도마뱀. 거기에 하나 더 한다면 반짝반짝 빛나는 정도..?


덧붙이자면 K는 가능한 이 책을 피했으면 함.; 이 책까지 보고 나면 짐싸들고 몰타로 날아갈거야.


미야베 미유키, <가모우 저택 사건 1-2>, 북폴리오, 2008, 각 권 9800원
아리스가와 아리스, <외딴섬 퍼즐>, 시공사, 2008, 11000원
교고쿠 나쓰히코, <백기도연대 우>, 솔, 2007, 13000원

외딴섬 퍼즐은 읽은지 한참 됐는데도 아직 리뷰를 안 올렸군요. 이런....;
책 읽고서 리뷰 쓴다고 하며 계속 미루다가 한 번에 올리니 이리 되었습니다. 오늘 왕창 다 올려야겠는데요.

외딴섬 퍼즐은 이달 초에, 가모우 저택은 며칠 전에, 백기도연대 우는 오늘 읽은 책입니다. 책 읽은 간격은 좀 있지만 셋다 추리소설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한데 모아서 올립니다. 각기 올리는 것보다는 그쪽이 낫지요.

가장 먼저 읽은 외딴섬 퍼즐은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학생 시리즈입니다. 학생 아리스와 소설가 아리스가 등장하는 각각의 시리즈가 있다고 들었는데 시공사에서 전담(?) 번역해서 내는 모양입니다. 학생 아리스는 이전에 월광게임이 나왔고 소설가 아리스 쪽은 아직입니다. 조만간 나올 모양이군요. 이것도 챙겨봐야지요.
일본 추리소설(특히 DMB쪽의;)에서 많이 보이는 피튀기고 잔인한 이야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작가 본인이 엘러리 퀸을 좋아한다 하니 그런 이야기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지요. 월광게임이나 외딴섬 퍼즐이나 둘다 고립된 지역에서의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잔혹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양쪽 모두 범인에게 동정심을 갖게 한다는 점은 비슷하군요. 깔끔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무엇보다 이번 편에서는 에가미가 굉장히 돋보이는데다 책 뒤에 실린 작품 해설에서, 내용 폭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에가미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작품 해설은 읽지 않고 넘어가시는 것이 나중에 나올 소설들을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읽고 좀 후회했습니다.(그보다는 작품 해설하는 사람의 말투가 좀...=_=)


가모우 저택 사건은 간만에 읽은 미미여사 책입니다. 쓸쓸한 사냥꾼 이후 더 이상 구입을 하지 않고 손을 떼고 있었는데 여름을 맞아 한꺼번에 책이 쏟아져 나와서 고민하다가 봤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도서관에서 2권을 보고는 잽싸게 빌려 놓고 1권을 예약하는 바람에 보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하하하하하;
가모우 저택 사건은 읽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1권 앞부분을 보고는 지나치게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을 한 덕에 등에다가 뜨거운 물을 쏟아서 사고를 치고(....) 화가 난 김에 손 안대고 있다가 결말 부분만 먼저 본 다음 다시 호기심이 생겨서 2권을 처음부터 찾아보고, 그리고 다시 1권을 읽었습니다. 도식화하면 1권 앞부분→2권 뒷부분→2권 전체→1권 나머지 부분 순이 됩니다. 그래도 이해하는 데는 문제 없었지요.
SF와 가상역사가 혼재된 이야기이고 실제 존재하는 사건 속에 가상의 이야기를 슬쩍 끼워둔 것입니다. 다루고 있는 소재가 쉽지 않은 것이라 혹시 미미여사의 역사관에 대해 실망하게 될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고 무난무난하게 넘어갔다고 할까요. 중요한 부분은 그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이스터 에그는 못찾았습니다. 알고 계신 분은 살짝 알려주세요.;ㅅ;


백기도연대 우는 굉장히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이 등장인물들이 다른 책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생각하면 더더욱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교고쿠 나츠히코 시리즈입니다. 으하하하하하~
하지만 주인공인 나는 삼류 소설가도 아니고 교고쿠도도 아닙니다. 어쩌다가 에노키즈에게 독니로 콱 물려서 그의 졸개(!)가 된 정비공입니다. 교고쿠도가 날마다 말하듯이 왜 끌려 다니는지 알 수 없이 졸졸졸 사건에 끌려 다니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렇게 말하면 '나'는 주인공이 아니라 관찰자가 되는군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에노키즈. 일단 에노키즈가 사건을 벌이고 교고쿠도가 수습한다는 얼개는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 공히 같습니다. 거기에 얼마나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나가 문제인 거죠. 일단 전작들을 다 읽고 나서 보시는 쪽이 이해하기가 더 쉬울거라 생각합니다. 그 사건들이 책 속에서 종종 언급됩니다. 광골의 꿈까지도 말입니다. 그냥 읽어도 재미있겠지만 재미를 배가시키는 방법인 것이지요. 단, 재미 배가를 위해 심각한 두뇌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이 조금 걸립니다. 우부메, 망량, 광골 모두 맨 정신으로 읽기에는 .... (먼산)

어쨌건 에노키즈란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니 미남 탐정의 팬들은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얘, 이런 사람입니다.ㄱ-

덧붙이자면 장미십자탐정을 볼 때마다 미친듯이 웃어 제끼는 것은 역시 로젠 크로이츠가 자동으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역시, 이들(음양사, 삼류소설가, 형사, 탐정)은 로젠 크로이츠 대원들이었어요.(응?)


마쿠우치 히데오, <몸이 원하는 밥 조식>, 디자인하우스, 2002, 10000원
마쿠우치 히데오, <초라한 밥상>, 참솔, 2003, 9900원

로버트 L. 월크,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 들려준 이야기>, 해냄출판사, 2003, 9000원

<조식>은 책 관련 정보가 교보에 제대로 없군요. 2002년에 나온 책이고 현재 품절입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빌린 두 책이 묘하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음식을 보고 있었습니다. 양쪽 다 끝까지 읽었지만 어느 쪽을 좋아하는지, 손 들어주기가 미묘한 책들입니다.


조식에서는 영양학적 입장에서, 화학적으로만 칼로리를 계산하고 미네랄과 비타민을 찾아내 그걸 섭취하라는 영양학자와 정부의 조치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일본인의 몸에는 아주 오랫동안 먹어온 쌀이 어울리지 밀가루나 우유 등은 어울리지 않는다. 30가지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것도 단순히 영양학적인 균형만을 요구한 것이다. 그냥 옛날 사람들이 먹었던 대로 "거친 음식(조식)"을 먹고 편식을 하자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는 타당성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라고만 말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연구 근거가 빈약하다고 할까요. 논리적 비약이 종종 보이고, 飛약이 아니라 走약하는 부분도 종종 등장합니다. 지나치게 일반화한 부분도 많고요.
최근 이글루스에서 렛츠리뷰 상품으로 나온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에서도 언급하는 듯하지만-관련 글들의 리플만 보고 파악한 것이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우리가 "한국 음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음식들 중에서도 역사가 100년을 못넘는 것이 꽤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들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입니다. 밀가루나 우유도 시간이 지나면 전통 음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초라한 밥상도 조식과 비슷한 느낌인데 이쪽은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주장에 대한 근거가 확실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은 점은 과자~와 비슷합니다. 어느 정도 의견은 동의하지만 100% 동의는 하지 않는다는 것도 같습니다. 정확한 연구 결과를 주세요. .. 하기야 그것까지 집어 넣으면 전문서적이 될테니 어려울까요?;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는 이전에 올렸던 아인슈타인의 키친 사이어스의 앞 권입니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겹치지는 않기 때문에 둘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단, 이쪽은 조식에서 비판하는 그 "영양학"적 입장에서 음식물을 바라봅니다. 지나치게 화학적인 입장이라 보면서 중간중간 반감이 들 때가 있지요. 하지만 키친 사이언스와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음식 상식으로 읽으신다면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쪽에 반감이 든 것은 사람 각자가 다 몸상태가 다르고 소화 능력이 달라서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반응이 다르고 흡수율이 다를 것인데 그것을 지나치게 일반화 했다고 할까요. 특히 설탕은 설탕이지 문제될 것은 없다라든지 어차피 흑설탕의 미량원소도 미미한 수준이니 문제될 것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는 꽤 걸렸습니다. 적어도 저는 밀가루나 설탕을 먹었을 때의 미묘한 반응이 나타나니까요. 이것도 일종의 암시효과일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책이라지만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괜찮습니다.'ㅂ'


로버트 L. 월크, <아인슈타인의 키친 사이언스>, 해냄, 2007, 13000원

원서 제목을 보면 이게 두 번째 책인가 싶습니다. What EInstein told his cook 2가 원제목인걸 보면 말입니다. 한 번에 읽지 않고 두고두고 읽느라 몇 주 걸려 읽은 책인데 그래서 더 맛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제목만 보면 아인슈타인의 이름에 영합(?)한 그저 그런 내용의 책으로 보이는데요, 대강 내용을 훑어 보고는 꽤 마음에 들어서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용은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습니다. 어느 화학자가-아내는 레스토랑 평론가 겸 요리전문기자랍니다-, 독자들의 질문을 받아 먹거리와 재료, 그리고 그 관련된 무한한 분야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연재한 "푸드 101"의 칼럼을 모은 것이로군요. 책 첫머리에 간략히 책의 유래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근사근하게 말을 거는 느낌으로, 독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고 있으니 읽기는 편합니다. 게다가 지면 때문인지 질문과 대답의 길이가 버거울 정도로 길지도 않습니다. 수준도 화학과 가정시간에 배운 것에 대해 홀랑 다 잊은 사람들을 위한 정도입니다. 물론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겁니다. 미오글로빈이랄지, 갈변과 펙틴, 카카오와 코코아, 버터와 식물성 지방 등 말입니다.
연재한 칼럼을 크게 10가지 분야로 나눴습니다. 농장 이야기와 과일이야기, 곡물 이야기, 고기류와 우유 등으로 나뉘어 있지요. 향신료(허브와 스파이스)도 따로 모여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연결된 이야기를 계속 읽게 되어 흥미도는 더욱 상승합니다. 그리고 잠깐 쉬어가는 의미로 재미있는 음식 레시피도 있습니다. 몇 가지는 따로 블로그에 비밀글로 돌려 올려두었지요. 실제 만들지 어떨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초콜릿 샌드위치는 만들어보고 싶군요.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버터를 제외하면 재료들도 다 있고요.

먹는 것을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음식 이야기도 좋아한다면 추천합니다. 셋다 해당되지 않아도 기술가정과 화학시간을 재미있게 보냈다면 또 추천합니다. 거기에 조리된 것과 조리되지 않은 것을 포함한 모든 음식들과 관련된 화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추천합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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