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쿠다 미쓰요, <그녀의 메뉴첩>, 해냄출판사, 2007, 10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왕국 1-3>, 민음사, 2008, 8500원


그녀의 메뉴첩은 휙휙 서가를 둘러보다가 집은 책이고 왕국은 다른 경로로 본 책입니다.'ㅅ'


그녀의 메뉴첩은 연작 단편소설집입니다. 단편소설이라지만 한 편 한 편이 굉장히 짧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타입인데라고 생각했더니 무라카미 류가 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책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의 메뉴첩에서는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음식이, 그 바로 뒤에 소개 되어 있다는 겁니다. 대강 훑어 본 바로는 꽤 충실한 조리법입니다. 사진도 있고 분량이나 만드는 법이나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주인공은 100% 다 여자로 처음 이야기에서 잠깐 등장하는 사람이 그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인 식으로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순환 고리이니 끝까지 보시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옵니다.
음식들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집밥이나 일품, 단품 음식이라서 한 번쯤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책을 옆에 가져다 두고 하나씩 만들어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치라시 초밥이었습니다.-ㅠ-


요시모토 바나나의 왕국은 하도 선전을 요란하게 해서 관심이 떨어졌다가, 그래도 요시모토 바나나인데라는 생각에 집어들었습니다. 3권까지 다 읽고 나서 이게 완결된 책이 맞나 싶어 일단 e-hon에서 검색해보고는 안심했습니다. 하지만 4권이 나올 수도 있는 여지는 분명 있습니다. 이 시리즈 자체가 2002년부터 2005년에 걸쳐 나온 만큼 지금 다시 4권이 나온다 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다만 그런 에쿠니 가오리 같은(...) 일은 안하겠지요. ... 아마도.;
암리타 이후의 장편이라 했는데 장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암리타는 두껍게 한 권으로 나왔지만 왕국은 1-3권으로 나뉘어 나왔지요. 하지만 합권으로 낸다 한들 크게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키친에서 키친과 만월을 함께 실은 것과 같은 느낌으로 보면 됩니다. 약간의 시간적 간격은 있지만 1-3권은 오히려 그런 간격이 좁은 편입니다. 합본으로 내도 되는 것을 단 권으로 낸 것은 일본에서 출판한 순서를 따랐다기 보다는 책값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_- 3권을 묶는다 한들 분량이 많지 않으니 2만원은 넘길 수 없겠지만(게다가 소설이니), 각 권으로 내면 권 당 8500원씩 받을 수 있습니다. 이보다 두꺼운 키친이 8천원임을 생각하면 미묘하죠. 최근 일본 소설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저 두께에 저 가격이라는 것은 머리가 아파옵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구입 의사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 더 머리가(지갑이;) 아픈겁니다.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 한 번 읽고는 치워두었는데 이번의 왕국은 예전 작품이라 그런지 옛날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도마뱀이나 키친 쯤의 분위기랄까요. 그리고 조연들 때문에 에쿠니 가오리를 떠올리는 것도 있긴 있습니다.
주인공도, 배경도 같지만 각 권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한 권 한 권 읽는 것도 좋을테고, 아니면 한 번에 다 읽은 다음 좋아하는 편만 골라서 다시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비슷한 느낌의 소설은 암리타, 키친, 도마뱀. 거기에 하나 더 한다면 반짝반짝 빛나는 정도..?


덧붙이자면 K는 가능한 이 책을 피했으면 함.; 이 책까지 보고 나면 짐싸들고 몰타로 날아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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