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우치 히데오, <몸이 원하는 밥 조식>, 디자인하우스, 2002, 10000원
마쿠우치 히데오, <초라한 밥상>, 참솔, 2003, 9900원

로버트 L. 월크,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 들려준 이야기>, 해냄출판사, 2003, 9000원

<조식>은 책 관련 정보가 교보에 제대로 없군요. 2002년에 나온 책이고 현재 품절입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빌린 두 책이 묘하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음식을 보고 있었습니다. 양쪽 다 끝까지 읽었지만 어느 쪽을 좋아하는지, 손 들어주기가 미묘한 책들입니다.


조식에서는 영양학적 입장에서, 화학적으로만 칼로리를 계산하고 미네랄과 비타민을 찾아내 그걸 섭취하라는 영양학자와 정부의 조치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일본인의 몸에는 아주 오랫동안 먹어온 쌀이 어울리지 밀가루나 우유 등은 어울리지 않는다. 30가지 음식을 먹으라고 하는 것도 단순히 영양학적인 균형만을 요구한 것이다. 그냥 옛날 사람들이 먹었던 대로 "거친 음식(조식)"을 먹고 편식을 하자라는 겁니다. 어느 정도는 타당성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라고만 말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연구 근거가 빈약하다고 할까요. 논리적 비약이 종종 보이고, 飛약이 아니라 走약하는 부분도 종종 등장합니다. 지나치게 일반화한 부분도 많고요.
최근 이글루스에서 렛츠리뷰 상품으로 나온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에서도 언급하는 듯하지만-관련 글들의 리플만 보고 파악한 것이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우리가 "한국 음식"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음식들 중에서도 역사가 100년을 못넘는 것이 꽤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들이 허공에 붕 뜨는 느낌입니다. 밀가루나 우유도 시간이 지나면 전통 음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요.
초라한 밥상도 조식과 비슷한 느낌인데 이쪽은 읽다가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주장에 대한 근거가 확실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은 점은 과자~와 비슷합니다. 어느 정도 의견은 동의하지만 100% 동의는 하지 않는다는 것도 같습니다. 정확한 연구 결과를 주세요. .. 하기야 그것까지 집어 넣으면 전문서적이 될테니 어려울까요?;


아인슈타인이 요리사에게~는 이전에 올렸던 아인슈타인의 키친 사이어스의 앞 권입니다. 비슷한 내용이지만 겹치지는 않기 때문에 둘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단, 이쪽은 조식에서 비판하는 그 "영양학"적 입장에서 음식물을 바라봅니다. 지나치게 화학적인 입장이라 보면서 중간중간 반감이 들 때가 있지요. 하지만 키친 사이언스와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음식 상식으로 읽으신다면 좋습니다.
그러니까 이쪽에 반감이 든 것은 사람 각자가 다 몸상태가 다르고 소화 능력이 달라서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반응이 다르고 흡수율이 다를 것인데 그것을 지나치게 일반화 했다고 할까요. 특히 설탕은 설탕이지 문제될 것은 없다라든지 어차피 흑설탕의 미량원소도 미미한 수준이니 문제될 것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는 꽤 걸렸습니다. 적어도 저는 밀가루나 설탕을 먹었을 때의 미묘한 반응이 나타나니까요. 이것도 일종의 암시효과일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책이라지만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괜찮습니다.'ㅂ'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