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털어도 털어도 사진은 또 나옵니다. 지금 디카에도 미처 정리하지 못한 음식 사진들이 몇 있거든요. 훗훗.

어느 날 아침, 우유거품기를 두들겨 만들어낸 카페라떼. 라떼 아트를 시도해 볼까 했는데 크레마가 약해서 어렵더군요. 그러다 보니 조금 기괴한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비알레띠 브리카로 만들면 크레마가 나오긴 하는데 금방 꺼집니다. 제대로 사용 못하는 사람의 문제인지, 내릴 때마다 줄줄 새는 주전자의 문제인지가 미지수. 자금을 모아서 2인용으로 다시 장만할까라는 망상도 들긴 합니다. 하하; 이번에는 투명창 말고 일반으로 사야죠.-ㅂ- 4인용은 친구집 놀러 갈 때 쓰기, 2인용은 혼자 마실 때 쓰기.
4인용으로 한 번 내려두면 길게는 일주일까지도 마시게 되니 말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크림은?
괴식이라고 할만한 물건입니다. 집에서 만든 팥앙금에 거품낸 우유를 부었습니다. 팥을 찍으려고 바닥을 긁었지만 사진을 찍는 사이에 팥이 도로 가라 앉아서 실패한 흔적이 왼쪽에 보이는 거무스레한 겁니다.
맛은 그냥 저냥. 거품이 너무 잘 일어서 우유쪽의 부피감이 컸지요. 그냥 요거트를 만들어 섞을 걸 그랬나.

여름이었던가요? 하여간 식협생협 번개 때 삼청동 카페 연에서 먹었던 감자전. 감자를 갈아 살짝 소금간을 하고는 (아마 가루류를 좀 섞고; ) 팬에 넉넉하게 기름을 두르고 부쳐낸 겁니다. 맛있었어요.-ㅠ-

역시 같은날 먹었던 케이크입니다. Strwberry on the short cake by 홍성사에서 사온 케이크들.
치즈케이크가 좋아요! >ㅁ<

겉보기엔 진정한 괴식!
실체는 신세계 지하 베키아앤누보에서 산 독일쪽 호밀빵을 잘라서 오븐 토스터에 굽고 그 위에 크림치즈를 발라 달걀프라이를 얹은 겁니다.

이렇게 보니 그나마 낫군요.
언젠가의 도시락이었습니다.-ㅂ-


다른 곳보다 베키아앤누보는 곡물빵을 종류별로 섭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삼백금지는 깨지긴 했지만 그래도 지키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요. 100% 통밀로 만든 빵은 워낙 찾기가 어려워서 그냥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하는데 가끔 백화점 식품매장 갔다가는 이런 류의 발효빵에 홀려서 말입니다. 집에서는 발효빵을 못만드니 비스킷류나 와플이 한계거든요.
스티키나 베키아나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부피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주로 베키아를 노립니다. 마감세일시간에 가면 가격도 더 내려가고요.(20% 할인) 생각난 김에 오늘도 다녀올까요~.
메이플 홍차뿐만 아니라 포숑 애플티도 괴식이 되었습니다. 두 번 제조를 해서 한 번은 메이플 홍차, 한 번은 애플티를 썼기 때문입니다. 음하하.;

초콜릿을 준비합니다. 어떤 괴식이 탄생할지도 알 수 없거니와 너무 많이 넣으면 쇼콜라 쇼가 됩니다. 초코 우유에 가까운 맛을 내는 것이 목적이니 양은 적당히 넣었습니다.

한 켠에서는 메이플 홍차로 밀크티를 끓입니다. 하지만 차이에 가깝게, 물은 아주 적게 넣고 우유도 조금만 넣습니다. 이유는 다음에.

초콜릿 위에 준비된 밀크티를 조금만 넣습니다. 그리고 마구 휘젓지요. 밀크티를 진하게 끓여 조금만 준비한 것은 여기에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우유를 부어 음료를 조금 식히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단계도 가기 전, 밀크티를 조금 부어 초콜릿과 섞는 과정에서부터 삐끗합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안 녹습니다. 정확히는 덩어리가 졌습니다. 왜 그런가 머리를 굴리다가 깨달았습니다. 밀크티에는 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리 끓여서 수분을 날렸다 한들 초콜릿에 물이 들어간 것과 같은 효과가 난겁니다. 초콜릿 녹일 때 물이 들어가면 매끈하게 안되고 엉기죠. 하.하.하.

아무리 휘저어도 마찬가지. 일단 남은 밀크티를 다 부었습니다.

그리고 찬 우유를 넣어보니 .... 윗부분에 엉긴 초콜릿이 둥둥 떠 있군요. 이리하여 1차 도전은 실패했습니다.


2차 도전은 그 다음날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밀크티가 아니라 차이를 끓입니다. 우유를 냄비에 담고 살짝 데워진 상태에서 포숑 애플티를 넣습니다. 애플티는 제가 가지고 있는 홍차 중에서 가장 잎이 잘기 때문에 차이를 끓였을 때 가장 잘 우러납니다. CTC로 된 나이트 브리지도 이정도까지 색이 나지는 않습니다.

이날의 주 목적은 홍차핫초콜릿이 아니라 차이 자체였기 때문에 실험용으로 작은 컵을, 그 옆에는 본 컵을 두었습니다. 컵 바닥에 깔린 것은 흑설탕.

잎을 조금만 넣었음에도 색이 진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별도로 찬우유를 준비하지 않고 그냥 차이로 끓였습니다.

나눠 담습니다. 핫초콜릿 쪽이 먼저니 작은 컵에 차이를 조금 붓습니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마구 휘저으면? 오오. 이번에는 제대로 나옵니다. 전에 만든 것처럼 초콜릿이 분리되는 현상은 없고 그대로 매끈하게, 녹은 초콜릿이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차이를 더 부어 핫초콜릿을 완성합니다. 남은 차이는 옆의 컵에 담습니다.

그리고 시식.

..
으으음; 초콜릿의 맛이 강해서 홍차맛이 죽습니다. 차이를 마시면 애플티 향이 나지만 초콜릿을 마시면 그런건 없고. 좀 진하게 됐나 봅니다. 초콜릿도 75%라 쌉싸름한 맛이 강한 것도 있고요. ... 그러고 보니 설탕을 빼먹었네요. 마시는 데는 전혀 지장 없으니 패스.
심심하면 한 번쯤은 더 만들 수 있지만 상용할 맛은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역시 괴식 답다니까요.

자, 다음엔 무슨 괴식에 도전을 해볼까~.
몇 년 전 친구에게서 홍차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며칠 전도 아니고 몇 달 전도 아니고 몇 년 전. 엊그제 보지 않았다면 그 밀봉 상태로 다시 몇 년이 흘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하하;

케이스가 참 귀엽지요? 저런 나무 박스를 열면 은색 팩으로 밀봉된 홍차가 나옵니다. 용량은 추측컨대 25g 가량. 미티틴과 비슷한 정도로 들었으니 말입니다. 별 생각 없이 팩을 뜯는 순간 확 풍기는 메이플 시럽 향. 그 달달함에 순간 휘청할 정도입니다.

색은 일반적인 홍차입니다. 베이스가 실론라 색도 붉은색입니다. 향도 메이플 향이 상당하고요. 향 홍차는 달콤한 것보다 얼 그레이 등의 과일향을 더 많이 마시니 스트레이트 맛은 취향이 아닙니다. 이런 홍차는 당연히 밀크티로 만들어 마시는 거죠. 밀크티로 만들면 설탕이나 꿀 등을 넣지 않아도 달콤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달달한 것이 좋아요. 혹시 메이플 시럽에다 홍차를 담갔다가 다시 말린 것이 아닌가라는 망상을 할 정도입니다.

자, 그럼 괴식이란 무엇인가.
지난번에 만들어둔 삶은 팥이 냉장고에 들어 있습니다.

컵에 담습니다.

밀크티를 끓입니다. 물을 끓이고 홍차를 넣고 잠시 두었다가 우유를 붓고 끓입니다.

스트레이너를 컵 위에 올립니다. 슬슬 괴식의 면모가 보이죠?

밀크티를 컵 가득 따릅니다.

밀크티는 홀짝 홀짝 마시고, 바닥에 남은 팥은 숟가락으로 떠 먹습니다.

밀크티랑 섞어 먹는 겁니다.




그러나 역시 괴식.
다른 것보다 휘휘 저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저으니 팥의 녹말이 차와 섞여서 텁텁한 맛을 냅니다. 그냥 젓지 않고 마신 다음 나중에 떠먹을 걸 그랬군요. 그리하여 등장한 2탄은 사진 정리해서 주 중에 올리겠습니다.-ㅅ-;

이게 괴식 시리즈 1이란 것은 메이플 홍차를 이용한 괴식이 하나 더 있었다는 것. 그것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역시 여름은 괴식의 계절이예요.(...)
지난 토요일에 만든다 해놓고는 깜빡 잊어서 일요일 아침에 만들게 된 것이 있었으니, 팥입니다. 그냥 팥이 아니라 팥빙수나 에스프레소 젠자이 등에 넣어 먹는 팥 말이죠. 통조림 팥은 지나치게 달아서-라기보다는 비용문제상;-집에서 만드는 쪽이 좋더군요.

그러나 일요일 아침의 팥은 실패였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맨 마지막에 설탕을 너무 많이 넣었거든요. 팥 60g(240ml컵으로 반 컵 하고 조금 더)에 설탕 3큰술을 넣었더니 시판하는 팥과 거의 같은 달기가 나왔습니다. 두 큰술만 넣을걸 그랬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지요. 달다고 생각하면서도 일요일 동안 다 먹었으니 그참.;;

지나치게 달게 만들어졌다고 투덜거리며 컵에 팥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위에 얹은 것이 말차 우유 얼린 것입니다. 말차 한 작은술에 우유 250ml 가량을 넣었는데 우유가 너무 많았습니다. 아니...; 이정도라면 아름다운 차박물관에서 쓴 말차는 도대체 얼마나 투여한겁니까? 그 정도 크기의 빙수라면 빙수 하나당 말차 한 큰술로도 부족할겁니다! 우유 때문에 색이 희석된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정도의 색을 내려면 엄청나다고요! ;ㅂ;

엷은 녹색의 우유. 500ml 용량의 페트병에 넣고 냉동고에 넣어서 처음엔 1시간 가까이 넣어둔 다음 흔들고 다음에는 30분 간격으로 꺼내 흔들어줍니다. 그러면 거품이 섞인 상당히 부드러운 얼음이 되어 나옵니다. 긁는 번거로움도 없이 그냥 흔들기만 하면 됩니다.

날이 덥다 보니 금방 녹더군요. 휘젓는 사이에 꽤 녹기도 했지만 컵도 냉동고에 넣어둘걸 그랬다고 살짝 후회했습니다. 다음에 만들어 먹을 때는 컵도 차갑게 만드는 걸 잊지 말아아죠.

말차가 적게 들어가서인지 맛도 쓴맛이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섞어먹다 보니 팥이 덜 달았으면 맛이 없었겠다는 결론에 도달하더군요.OTL 우유에 단맛을 가미하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팥은 덜 달게, 우유에는 꿀을 적당히 섞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모양은 괴식...?;


이 파스타도 괴식.
집에 있던 페투치니를 삶고, 전날 저녁으로 먹은 들깨 수제비를 소스(...)로 해서 만들었습니다. 수제비가 간간하지 않았다면 치즈도 갈아넣었을 건데요, 추가로 면을 넣어도 그리 싱겁지는 않을 것 같아서 패스.
역시 제 입맛에는 푹 삶은 면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



광화문의 맛있는 파스타가 떠오르는군요.;ㅂ;
정윤정님의 싸이월드 클럽을 날마다 들락날락하고 있는데, 어느 날 눈에 들어온 쉽게 만드는 까르보나라 레시피가 있었습니다. 어렵지 않아보이더군요.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재료였습니다. 필요한 것은 베이컨, 파마산 치즈 3큰술, 달걀 2개, 파스타 2인분이랍니다.

그리하여 일요일 아침, 동생을 두들겨 깨워 백화점에 파스타를 사러 다녀왔습니다. 스파게티가 아니라 링귀니나 페투치니가 먹고 싶더군요.

파마산 치즈는 롯데 본점에 사러갔더니 두 종류가 있었습니다. 가격 차이가 상당하더군요. 왜 그런가 물어봤더니 이 쪽(싼 쪽)이 18개월 숙성, 비싼 쪽이 24개월 숙성이랍니다. 이쪽은 9천원짜리입니다. 하지만 그 뒤 코스트코에 갔더니 똑같은 걸 두 개 묶어서 12500원에 팔더군요.(먼산) 괜찮습니다. 어차피 파마산 치즈를 자주 먹을 일은 없을거예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상당히 속 쓰렸습니다. 하하.

강판은 원래 야채강판이지만 갈아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구입했습니다. 폴리엠에서 세일기간 할인을 받아서 2300원 정도 주고 샀지요. 제이미가 파마산 치즈 가는 것을 볼 때마다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치즈갈기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음훗훗~

물론 이게 3큰술이 안될 것이란 생각에 열심히 또 갈아 넣었습니다. 생각보다 굵게 나오진 않더군요.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자, 그 뒤의 과정은 없습니다.;
파스타를 삶는 동안 달걀과 파마산 치즈가루와 후추를 잘 섞어줍니다. 그리고 베이컨은 기름없이 팬에 굽습니다. 집에 베이컨이 없으니 그 직전에 만든 닭고기 햄이 등장합니다. 응? 이렇게 되면 오야코파스타인가요?

적당히 썰어서 팬에 던져 넣습니다. 파스타는 팔팔 끓고 있고~
베이컨이 들어간 팬에 파스타 삶은 물을 한 국자 정도 붓고 자작하게 끓이라는군요. 그리고 거기에 삶아진 파스타 투하, 그리고 준비한 달걀+치즈+후추를 넣고 달걀이 응고되지 않게 재빨리 휘젓습니다. 물이 자작하게 있어야 파스타가 제대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파스타 삶을 물을 넉넉하게 따로 준비해야 할겁니다.


그리고 결과물.
태그에 괴식이 들어가 있는 이유는 사진을 보시면 알겁니다.

푸르딩딩한 유리그릇에 담긴 괴식 파스타.

그렇습니다. 제대로 휘젓는 것에 실패해 달걀이 응고되고 만겁니다! ;ㅂ;


그래도 재료는 괜찮았으니 먹을만은 하더군요.-ㅠ- 다음에는 엉기지 않게 잘 휘저어서 만들어 보겠습니다. 멋진 완성샷은 언제쯤 찍을 수 있을까요.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 그래서 한국어로 풀어 쓸 생각도 못하고 영어로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커피젤리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이상하게 방향이 흘러가더군요.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에스프레소. 밥공기에 들어 있는 것은 판젤라틴 불린 것, 그리고 예전에 타마고야에서 푸딩 사오면서 받은 세 개의 달걀모양 케이스였습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를 그대로 쓰다보니 양이 부족해서 그냥 물새포트를 써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자아. 다 섞었더니 이런 괴상한 모습이 나옵니다. 본격적인 괴식 분위기가 나지요?
하지만 맛은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에스프레소가 많이 들어가서 나중에 우유를 포트 턱 밑까지 부었는데도 강한 맛이 났지만 팥과 우유와 연유와 에스프레소가 섞인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비율 조정이 잘 되었다면 맛있었을 건데요, 조금 아쉽습니다. 그리고 딱히 젤리일 필요는 없더군요. 그냥 "미관상" 에스프레소 젤리 위에 우유가 살짝 깔리게 붓고 그 위에 팥을 올리면 그림되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만드는 도중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은 홀랑 까먹었던 겁니다. 으하하하; 완성 사진도 처음 아이디어에서는 한참 떨어져 있으니까요.
맛을 생각하면 에스프레소 젤리가 아니라 카페라떼 젤리 위에 올리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젤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팥소 위에다 차갑게 한-혹은 얼린-우유를 붓고 에스프레소를 조금씩 넣어가며 취향에 따라 맞춰 먹는 것도 좋을겁니다. 이건 mama's cafe에 나온 에스프레소 젠자이지요. 예전에 한 번 만들었다가 실패했었습니다. 그 때는 팥에다 설탕을 넣지 않았었고 에스프레소도 왕창 부어버리는 바람에 먹을 수 없는 물건이 나왔거든요.

다음에 비율을 맞추는데 성공하면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혼자 집을 보는 동안의 끼니는 대강대강, 적당히 ... 가 아니라 제가 먹고 싶은 걸로 먹기 때문에 음식을 만들게 되면 평소보다 괴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G가 있다면 G의 입맛도 고려하겠지만 없다면 혼자서, 머릿 속에 떠오른 대로의 음식을 만들게 되니 사정 고려할 필요가 없지요.
주말에 집이 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카레가 떠올랐습니다. 최근에는 집에서 일본 카레만 만들어 먹었으니 오뚜기 카레는 먹은지 꽤 오래되었지요. G는 일본쪽 카레가 더 맛있다고 집에서는 오뚜기 카레를 써서 만들 생각을 안하니 어쩝니까. 혼자 있을 때 해먹는 수 밖에요.
하지만 집에 있는 재료들을 떠올려 보니 양파 밖에 없습니다. 당근은 자주 쓰는 재료가 아니니 냉장고 채소칸에 없고, 감자도 없던 걸로 기억하고, 양파는 확실히 있습니다. 그리하여 도전하게 된 양파 카레.

먼저 커다란 양파를 두 개 준비합니다.


그리하여 최종 세팅.
카페라떼, 삶은 달걀 두 개가 들어간 양파카레, 그리고 수요일에 사두었던 모닝바게트.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양파를 오래 볶아서 생긴 단맛 때문에 카레 단맛 외에도 은은하게 단맛이 감돌더군요. 게다가 달걀이 같이 들어가니 간도 괜찮습니다. 양파 카레를 바게트 위에 올려 먹으니 그것도 맛있더군요.

...
하지만 말입니다.; 카레를 먹으면서 입맛의 업그레이드를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맛있다고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오뚜기 카레 특유의 걸죽함과 혀를 자극하는 묘한 맛(후추일까요;)과 양파 단맛 외에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단맛이 거슬리더군요. 아마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오뚜기 카레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흑흑; 이리되면 카레가 먹고 싶을 때는 무진장 비싼 S&B를 사다가 먹어야 하는 걸까요.

혀가 좀 민감해졌다고 느끼는 것은 카페라떼를 마실 때도 느낍니다. 집에서 모카포트로 만든 에스프레소에 찬 우유를 듬뿍 넣어 만들어 마시는데 우유의 단맛이 느껴지더군요. 시럽 하나 안 넣었는데도 말입니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대체적으로 집에서 만든 카페라떼(무가당)에서는 단맛이, 집에서 만든 밀크티나 차이(살짝 가당)에서는 짠맛이 느껴집니다. 미각이 괴이하게 변한 것인지 예민해진 것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뭐, 집에서든 밖에서든 맛있게 마실 수만 있으면 되는거죠. ... 물론 이리되면 집 밖에서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긴 합니다.

아침에도 밀크티 한 잔을 만들어 마셨는데 이젠 카페라떼가 땡깁니다. 오늘도 어제 못지 않게 열심히 걸어다닐테니 그걸 믿고 카페인 섭취를 하러 가야겠습니다.-ㅠ-


덧붙임. 나중에 기회가 되면 S&B로 양파카레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괴식이 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요리는 언제나 그런 가능성을 내포하지 않습니까. 음하하하~
아무도 없는 금요일 저녁은 괴식제조시간이 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내일 아침 점심을 모두 제 손으로 해결해야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대개는 "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탄생하곤 합니다. 지금 대강 만들어 놓고 팽개친 카레도 그렇고 한참 끓이고 있는 무언가도 그렇고요.
카레는 제가 제일 편하게 만드는 메뉴입니다. 좋아하기도 하지만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서 재료만 수급되면 2시간 정도에 완성하곤 합니다. 시간이 긴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야채를 넣은 상태에서 꽤 오래 끓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30분 이상 끓이고 나서 카레 가루를 넣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제일 큰 것은 카레 가루를 넣으면 바닥이 눌어서 계속 저어야 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야채국물을 많이 내기 위해서 입니다. 고기는 집에 있거나 혹은 돈이 있을 때만(...) 넣는 품목이니 대개는 양파와 감자와 당근 정도로 끝나고 맙니다. 하하하;

지금 만든 카레가 저만 먹을 수 있는 카레인 이유는 내일 포스팅 하도록 하죠. 동생이 보았다면 괴식 반열에 올렸을 음식입니다. 확실히 괴식이기도 하죠.;

자아. 그럼 끓고 있는 냄비를 확인해야겠습니다.
GS25에 놀러(?) 갔다가 발견한 스니커즈 다크. 드디어 스니커즈 계에도 카카오 렙업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단 눈 앞에 신기한게 보이는데다 스니커즈는 자주 먹는 편이니-초코바는 최근엔 스니커즈만 거의 먹었지요. 아틀라스나 자유시간 쪽은 먹고 나면 턱이 아파서..-이번에도 도전해보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덥석.

G의 LGT 카드로 할인을 받아 샀는데 정가는 1천원입니다. 속 알맹이는 보통의 스니커즈보다 조금 더 색이 진한 정도입니다. 그리고 시식하고는 곧바로 후회합니다. 이거, 괴식의 일종이라니까요. 먹을만은 하지만 저 돈 주고 저런 이상한 것을 먹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맛이.... 쓰지만 답니다.-_-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가 없어요. 차라리 달면 달았지, 쓰지만 달다라는 이상한 상황은 뭐랍니까. 게다가 가격도 비싸고 말이죠.

그냥 기본이 제일 낫군요.



간단한 근황보고.
출장은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예상했던대로의 업무라... 그래도 나름대로의 자극도 받고 업무 문제에 대한 고민은 저 혼자만 한 것이 아니라는 데서 안심했습니다. 같은 바닥 분들은 거의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리하여 내년이나 후년부터는 노동 강도(!)를 높여 볼 생각입니다. 스트레스형 인간이라 그런지 스트레스원이 없으면 알아서 제조(우울모드)를 하더군요. 알아서 제조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외부 스트레스가 낫지 않을까란 판단에 말입니다. 하하;
하여간 요 이틀간의 행사 때문에 지난 주말부터 위의 균형이 또 무너졌습니다. 핫핫핫.
※ 주의 : 이 글은 괴식 포스트이니 이런 계통에 약하시다는 분은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20120926 수정
젠사이가 아니라 젠자이(ぜんざい)였습니다.T-T 모두 수정합니다.

그러니까 시작은 굉장히 단순했습니다. mama's cafe 2에 실린 여러 손님 접대용 음식들 중에 에스프레소 젠자이를 보고는 해보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젠자이라 하면 일본식 단팥죽입니다. 우리나라의 팥죽이 대개 팥 국물을 짜내 거기에 불린 쌀을 넣고 끓인 팥'죽'이라면 젠자이는 팥 알갱이가 그대로 살아 있는, 한국의 단팥죽 타입입니다. 굉장히 달다고 들었지만 한 번도 먹어보질 못해 어떤 맛있지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저 비* 단팥죽보다 더 달겠거니라고 추측할 따름이지요.

이번 음식이 괴식이 된 이유도 정확한 젠자이 레시피 없이 막무가내로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집 어딘가에 젠자이 레시피가 있음에도 별 생각 없이(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팥부터 삶고 보았습니다.

일단 세팅된 모습입니다.
팥은 푹 삶아두고 거기에 꿀 한 숟갈을 섞었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브리카 4인용을 이용해 내린 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를 조금 부어보았습니다. 부족한 듯하군요. 더 붓습니다.

왓! 괴식 완성!
보기만 해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무시무시해보입니다. 보이기도 그렇지만 결국 한 숟갈 간신히 먹고 두 숟갈째를 도전하다가 그 외의 나머지는 모두 폐기처분해야했습니다. 물론 에스프레소는 그날의 일용할 카페인이 되어 주었고 남은 팥들은 냉장고에 고이 들어가 다음 괴식을 위해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젠자이 레시피를 찾아서 다시 도전해야지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늘의 교훈. 음식을 만들 때는 정확한 레시피를 확인합시다.-ㅁ-
그런게 있다는게 아닙니다. 그저 어쩌다 만들어진 괴식일 따름이지요.OTL

아침에 간식이 너무도 먹고 싶은데 밀가루도 안돼, 설탕도 안돼라니까 남은 것은 흰 우유 밖에 없습니다. 찬 우유보다는 따끈한 것이 더 좋으니(우유 비린내에는 강한 편입니다) 일단 500ml 우유팩을 샀습니다. 전기주전자가 작아서 500ml 팩은 들어가지 않지만-업무시간중의 흰 우유는 항상 팩채 주전자에 넣어 중탕으로 데웁니다-엊그제 받아 마신 오렌지 주스 병이 있으니 씻어서 거기에 데우면 될거라는 생각이 있었지요.

주스병의 라벨을 다 떼어네고 잘 헹군 뒤에 맡아보니 그래도 오렌지 향이 납니다. 시간이 있었다면 물을 담아 둔채 내버려 두어서 향을 조금이라도 뺐을텐데 간식이 너무도 고프니 그냥 무시하고 우유를 붓습니다. 그리고 팔팔 끓인 물에 넣어서 중탕. 끓기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뚜껑을 열고 계속 끓이는 쪽이 데우는 속도는 빠르지만 대신 유리병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번에 쓰던 커피병(쟈뎅이었나, 프렌치 카페였나)은 끓이는 도중에 병 아랫부분이 깨져나가서 우유도 못 먹고 병도 버려야 했던 일이 있습니다. 열선이 외부 노출되어 있는 타입이라 그런가봅니다. 물리넥스는 디자인은 좋아도 그런 점에선 테팔보다는 한 수 아래군요. 열선이 나와 있는 것은 물때 문제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쨌건 중간중간 병을 흔들어서 우유 거품을 만들어주고, 다시 물을 끓여서 투하했다가 흔들어주고를 반복하면 이런 상태가 됩니다.

사진은 코코아로 지난번에 해 마셨던 겁니다. 요령은 동일하고, 코코아는 뜨거운 물에 녹여 둔 다음 메이플 시럽을 조금 첨가하고 거기에 위의 방식으로 데운 우유를 붓습니다. 거품 입자가 거칠긴 하지만 이정도로도 만족이지요.


그러나 이번엔 조금 괴이한 것이 나왔습니다.
조금이 아니라 많이 괴이할지도 모릅니다. 향이, 오렌 향이 납니다.(먼산) 향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데웠더니 우유에 오렌지향이 배었나봅니다. 비린내는 나지 않지만 그 오묘한 향이라니. 그래도 어쩝니까. 간식은 고픈걸요.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금방 한 잔을 다 비웁니다.


지금 옆에 포도주스 병이 하나 더 있는데 실험을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포도향 나는 우유라. 오렌지향보다는 나을까요?

몇 달째 미루고 있던 티라미수 만들기.
드디어 티라미수 베이스로 쓰려고 비스코티 제작을 시도하게 되었고, 일사천리로 티라미수까지 제작을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괴식에 가까운 물건이 될 가능성이 있어 티라미수의 사진은 찍지 않았으며 남아 있는 사진은 치즈케이크 뿐이로군요. 그러나 이 또한 괴이한 물건이었으니...

일단 겉 모습은 정상적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란 키워드로 검색해서 찾은 레시피 중에서 그나마 제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을 골라 친구 B네 집에서 제작했습니다. 그 집에는 웬만한 제과제빵 용구가 다 갖춰져 있어서 힘들게 거품기를 휘저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컨벡션 오븐도 있고, 믹서기도 있고, 레몬즙도 있고, 다양한 크기의 볼에 케이크 틀도 다 있습니다.
대신 저는 심부름을 약간 해주었지요.

갈색톤으로 적당히 구워진 치즈케이크의 윗면. 완전히 식기를 기다려서 자르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바닥은 다이제스티브 부순 것과 버터를 섞어 깔아 주었고 그 위에 치즈와 기타 재료를 섞어 170도에서 40분간 구웠습니다. 베이스를 깔고 구운 치즈케이크는 이번이 처음이라 두근두근했습니다. B가 지난번에 만들었던 타입은 베이스 없이 그냥 치즈 반죽만 구웠거든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구색을 갖춰야 하지 않겠습니까?
토요일에 만들고 집에 들고 와서 냉장고에 고이 모셨다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시아의 어머님께서 선물로 주신 고디바 향커피. 감사히 잘 마시고 있습니다.T-T)와 홍차(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준비했습니다. 양쪽 모두 준비한 것은 수면 부족으로 인한 식곤증을 몰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
물론 그것은 표면상의 이유이고 고디바 향커피에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섞어서 커피홍차를 만들어 마시면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가 주된 이유였지요.

그러나 이 케이크가 왜 괴이한 물건이었는가. 괴이한 음료와 같이 먹었기 때문에 괴이했던 것은 아닙니다. 사용한 치즈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였는데 만들면서 설탕을 좀 많이 줄여 넣었습니다. 필요한 설탕의 2/3가량만 사용했지요. 그랬더니만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입안 가득 짠 맛이 퍼집니다. 설탕을 더 넣었어야 했던건가요. 크림치즈에서 올라온 듯한 짠 맛 덕분에 치즈케이크의 맛은 제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식감은 나쁘지 않았지만요.
덕분에 시판하는 치즈케이크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어가는지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달달한 저 티라미수 크림에는 전체 용량에 설탕 40g(4큰술) 정도가 들어가는 셈이니 치즈케이크보다는 조금 더 낫군요.



혹시 설탕 금식은 어찌 된 건가 궁금해하시는 분. 제가 이미 저런 것을 만들고 있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시겠습니까? (...) C'est la vie!


덧 1. 향커피와 얼그레이의 조합은 상당히 무시무시했습니다. 보통 입맛을 가진 사람이라면 향만 맡아도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전 나름대로 맛있게 마셨지요.

덧2. 방금 걸려온 전화에 의하면 코코아+녹차 비스코티를 이용한 티라미수는 실패작이었답니다.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폐기 처분하겠다는 내용이었거든요.( ") B에게 레이디핑거 제조를 부탁해봐야겠습니다.

가끔, 오후가 되면 머리 활동이 둔해지고 손발이 떨 단 것이 땡기는 때가 있습니다. 엊그제도 3시 간식 타임에 단 것이 먹고 싶길래 미리 챙겨두었던 메이플 시럽으로 약간의 장난을 쳤습니다.

일본에 갔을 때 사온 메이플 시럽 40ml짜리입니다. 가격은 기억 나지 않지만 뭐....

뚜껑을 열면 찰랑찰랑할 정도로 시럽이 담겨 있습니다. 생긴 게 우유통같으니 왠지 흰 우유가 들어 있어도 괜찮을 것인데, 달달한 시럽만 한 가득.

중간 정도의 숟가락에다 시럽을 따랐습니다.

흐음. 바닥에 깔리는 정도로군요.

그리고 물을 조금만 부었습니다. 컵 1/4정도? ml로 따지면 40-50정도가 되겠군요.

마십니다.



....lllOTL

메이플 시럽의 당도를 과소평가했습니다. 너무 달군요. 그리하여 머그컵 가득 물을 넣었습니다. 꿀물같은 은은한 맛을 생각했는데 거리가 멉니다. 이건 그냥 설탕물 같은 느낌이예요.
(결국 괴식 카테고리에 들어갑니다.)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생각해서 꺼낸 것이 가크란이 준 다이제스티브 샌드입니다.
케이스 없이 그냥 봉지로 된것만 받아서 어떤 샌드인지 궁금했는데,

봉투를 열어 놓고 보니 치즈 크림 쪽입니다.
앞에 놓인 모나미 볼펜은 사이즈 비교용. 그렇게 크진 않지만 최근의 다이제스티브 크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최근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는게 저것도 너무 달아서 급격한 혈당치 상승으로 인해 쓰러질뻔했거든요.(과장법 일부 포함)

지나친 설탕 섭취는 안 좋지만 그래도 피곤할 때는 좋을겁니다.-ㅅ-;;
※ 글 시작하기 전에 이것은 怪食 제조기임을 미리 밝힙니다.

만월님의 호박양갱호박푸딩 글을 보고는 무진장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고민중이라 했더니 제 글에 친절하게 레시피를 덧글로 달아주셨습니다.ㅠ_ㅠ

그러나 레시피에서는 젤라틴을 넣게 되어 있고 집에 있는 것은 한천이니 친구 말대로 적당히, 젤라틴 2장당 가루한천 1작은술의 비율로 변경하여 3 작은술을 넣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삽질이 시작됩니다.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단호박 반개를 쪄서 껍질을 분리하고 꿀을 섞는다.
2. 달걀과 우유를 섞고 중탕으로 커스터드 크림을 만들어 호박에 섞는다.
3. 냄비에 호박과 크림 섞은 것에 나머지 우유를 다 붓고 불린 젤라틴(여기서는 한천)을 넣고 가장 작은 불로 끓지 않을정도로 유지하고 섞는다.
4. 고루 섞이고 젤라틴이 다 녹으면 불을 끄고 틀에 담습니다

어렵지 않군요. 그렇죠?

재료를 준비하고,

호박을 으깨 꿀을 섞은 다음,

우유와 달걀을

멍울 없이 잘 풀어준 다음(그러나 여기는 멍울이 모입니다)

커스터드 크림화한다.(사실 살짝 익혀주는거죠)

냄비에 다른 재료를 몽창 넣고 가열한다.



그러나 결과물 사진은 결국 찍지 못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2차 시도의 사진인데, 1차 시도의 경우 우유가 많이 들어가-계량컵이 없어서 적당히 450ml를 계량해 넣었습니다-한천 부족으로 굳지 않았습니다. 달기는 딱 좋았는데 뭐랄까, 걸쭉한 단호박 크림을 먹는 느낌일까요? 걸쭉한 수프같았습니다.

2차 시도에는 우유가 100ml정도 빠졌는데 이번엔 한천이 많아서 양갱 수준으로 굳었습니다. 달기도 덜했고 단호박도 적당히 으깨서인지 식감이 영 아니었습니다. 시식을 부탁한 가크란한테, "푸딩이라면 이보다 훨씬 매끈하고 부드러워야 하는 것 아냐? 이게 푸딩?"이라고 면박을 당했습니다.


그런 고로 이 음식은 괴식으로 판명나 어쩔 수 없이 제가 다 해치워야 했습니다.
같은 레시피인데 어째 만월님의 푸딩 같은 모습은 안나오는 걸까요. 면(부엌)벽수련이라도 해야하나봅니다.

최근 몇달간 꾸준히 사 모으고 있는-언제 처분 대상에 오를지 모르는-원서 중에 Cafe Sweet란 것이 있습니다. 일본의 여러 카페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매달 특집 기사를 싣고 있어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어 독해능력이 그리 좋지 못하니 50%정도만 이해하고 있지만 맛집들을 체크하는데는 충분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찾아가겠다고 체크한 집들이 있는데 일정이 너무 짧아서 포기했습니다.

몇 호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잼들에 대한 기획 기사 중 한 편에 Milk Jam이란게 등장하더군요. 아래는 원문입니다.


일어가 싫다 하시는 분은 여기를.

읽다보니 둘쎄 데 레체라 불리는 음식 같더군요.
처음 둘쎄 데 레체라는 이름을 들은 것은 대사와 함께 하는 만찬에서 였습니다.그 다음에 보았던 것은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대사와 함께 하는 만찬은 각국의 대사들이 자국의 전통 요리 레시피를 묶어 책으로 낸 겁니다. 4만원이라는 고가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도서관에서 봤습니다.) 이 중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 둘쎄 데 레체를 이용한 음식을 내놓았습니다. 같은 둘쎄 데 레체지만 만드는 방법은 다릅니다.

아르헨티나


2시간 가까이 저어야 한다니 난감하군요. 놔두면 늘어 붙을테니 아무리 테플론 냄비에 넣고 젓는다 해도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콜롬비아

만드는 방법은 이쪽이 훨씬 쉽지요? 하지만 우유의 질을 선택할 수 없다는게 단점입니다. 연유를 만드는 우유가 어떤 우유인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럼 이 둘쎄 데 레체란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시노다씨의 책에서 잘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시노다 고코, 세계 6대륙 30개국의 맛을 찾아 떠난 시노다 고코의 요리와 인생 이야기, 이마고, 2003
<Argentina Pampas, 둘쎄 데 레체 - 풍요로운 땅 팜파스를 흐르는 젖과 꿀> 247 p.
(중략)
모든 식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은 갈색의 크림과 같이 생긴 돌체 데 레체로, 우유를 캐러멜 상태로 만든 것이다. 작은 접시에 담겨서 나온 이것을 빵에 바르거나 아이스크림에 뿌려서 먹었다. 디에고 형제는 때대로 그것을 그대로 숟가락으로 떠서 먹었다.
돌체 데 레체로는 우유에 설탕을 섞어 열을 가하여 반죽하면서 만드는 간단한 요리인데, 집집마다 다른 맛이 난다고 한다. 힐더는 아침에 방금 짠 진한 우유로 돌체 데 레체를 만든다. 콧노래를 부르면서 커다란 솥에 우유를 듬뿍 넣고 요리를 하면, 방 안에 달콤한 우유와 캐러멜 냄새가 떠 다닌다.(중략)

우유에 설탕을 넣고 조린다는 레시피이니 아르헨티나 방식이 맞을테고요, 간단하게 만들려면 콜롬비아 방식도 나쁘진 않을겁니다. 문제는 그 우유인데 맛있는 우유-혹은 크림도 걷어내지 않은 그대로의 우유를 쓰는 쪽이 제대로 된 맛을 내는 비결이 아닌가합니다. 물론 그런 우유는 집이 축산업을 하고 있지 않는 한은 구하기 어렵겠지요. 게다가 살균도 미처 되지 않았을테니 찜찜합니다. 신선한 우유는 로러네 집이나 앨먼조네 집에서나 가능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그런 신선한 우유를 얻기가 어렵지요.(훌쩍)

도전해보고 싶은 의욕은 있으나 현실이 가로막습니다.
(그리하여 한 번 더 파산의 길에서 멈춰설 수 있었다는 이야기;)

덧. 이것도 일단은 괴식?

이글루스 밸리를 들락거리다가 24가지 커피 만들기란 글을 보았습니다. (트랙백은 하지 않습니다) 죽 훑어 내려가다가 중간에서 눈이 멈춘 것은? 티 커피부분에서였지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마셔본 적이 있습니다. 자가제로요.;
그 때 궁금했던 것은 딱 하나. 커피와 홍차를 섞으면 카페인 두 배의 물건이 나올 것인데 과연 어떤 효과를 낼까라는 점이었습니다. 효과는 커피 두 잔이나 별 차이가 없었던 걸로 기억하고 위에 대한 부담은 제가 수치화해서 나타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적어도 마시고 나서 위를 붙들고 쓰러지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냥 그냥 마실만하다라는 결론이었나봅니다.

해 마신 것이 목록에 올라오니 또 해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리하여 괴식 도전. 이것이 괴식인 까닭은 홍차든 커피든 제대로 맛을 내지 못하는 제가 만드는 티 커피가 제대로 된 음료일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홍차를 우립니다.
주전자 모양 인퓨저에다 티스푼으로 살짝 뜬 한 작은 술의 홍차를 집어 넣고 뜨거운 물이 담긴 컵에다 집어 넣습니다. 머그컵이 높아서 인퓨저의 끈이 달랑달랑 매달려 있군요.

적당히 우려지면 인퓨저를 빼고 거기에 커피를 넣습니다. 드립커피가 옆에 있었다면 홍차를 진하게 우리고, 진하게 내린 커피를 섞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데 인스턴트 커피만 있으니 어쩔 수 없지요. 그냥 반 스푼 정도의 인스턴트 커피를 넣습니다. 더 넣으면 커피 맛이 너무 진할겁니다.

그리하여 시식.
......
무난하군요. 별다를바 없는 뒷맛이 묘한 커피입니다. 홍차향이 조금 나기도 하고 뒷맛이 커피쪽보다는 홍차쪽에 가깝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만들어 마실 만한 음료는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심심할 때마다 한 번씩 만드는 것은 나쁘진 않지만 그러다가는 쉽게 위가 망가지고 카페인에 절어버리지 않을까란 생각이 문득.^^a
재미있는 맛이지만 찾아마실 정도의 맛은 아닙니다. 심심풀이 땅콩정도?
※ 괴식과 관련된 포스트이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아침, 친하게 지내는 연하남이 올라와서 슈퍼100 복숭아맛을 주고 갔습니다. 돈독하게 지내는 사이이긴 하지만 이런 간식 선물은 주고 받은 적이 없어 기분은 묘하더군요.(저는 답례로 레몬 사탕을 줬습니다.)
그래도 어제 아침을 대강 챙겨먹고 나온터라 간식이 반갑기는 했는데,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슈퍼100은 굉장히 달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먹은게 중학교 때쯤이었을테고 게다가 최근 몇년간은 집에서 만드는 요구르트를 먹었기 때문에 시판 요구르트라면 한 숟갈 떠먹는 순간 혈당치 상승과 함께 달달함에 몸을 떨어야할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단맛에 너무 익숙해지면 다이어트 하는데도 상당한 지장이 있으니까요.

그리하여 떠올린 것이 이것입니다. 모리나라의 무가당 코코아.
아침에 출근하려다 말고 집에서 굴러다니는 코코아를 처리하려는 생각에 무가당과 가당 코코아를 챙겨왔습니다. 모리나가 가당코코아도 제 입맛엔 좀 달기 때문에 무가당 코코아를 섞어서 희석시킬 생각이었는데 그러고도 무가당코코아가 약간 남았습니다. 설탕을 넣어서 처리할까 생각하던 참이니 마침 잘 되었지요.

슈퍼100의 뚜껑을 열고,

무가당 코코아 반 작은술을 넣고 섞습니다.

자, 괴이한 음식 완성!
(제 눈에는 염색약 같아 보이기도 하는군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코코아 가루가 완전히 섞이지 않았지만  의외로 먹을만 했습니다. 슈퍼100의 단맛이 너무도 강해 코코아의 쓴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반 작은술 보다 더 넣는다면 그 때는 코코아의 가루가 입에 남아 껄끄러운 맛이 될겁니다. 이 정도가 적당하네요.
다만 먹다보니 예전에 먹어본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기억 속을 뒤진 결과 어렸을 때 먹었던 코코아계 불량식품들 맛....-┏ 그래도 고급이라는 모리나가 무가당 코코아와, 맛 자체는 별 무리가 없는 슈퍼100의 조화는 결국 불량식품맛으로 끝났습니다.

모처에서 수제 레몬차 공구를 하기에 구입한 것이 작년 가을 쯤. 정확히 언제였다고 기억은 못하지만 친구와 함께 레몬차를 주문하여 받았습니다. 플라스틱 통에 담겨진 레몬차는 겨울 동안 감기가 올 때마다 제 옆에 있으면서 감기로부터 저를 보호해주었습니다.
(쓰고 보니 판타지 소설 같은 것이...-_-)

그 아리따운 레몬차의 자태.
두 통이나 주문했으나 한 통은 겨울 동안 다 먹었고 한 통이 고이 남아 있던 상황입니다. 며칠 전 감기 기운이 좀 있길래 안되겠다 싶어 레몬차를 들고 출근했습니다. 다이어트 중이라 집에서 마시는 것보다는 점심 식사 후 입가심으로 마시는게 낫다 싶었거든요.

레몬도 듬뿍, 레몬시럽도 듬뿍 넣어 맛있게 한 잔 마시려는 순간 뭔가 이상함을 느낍니다.
일단 한 모금.
맛은 전혀 이상 없습니다.
다시 한 모금 마시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깨닫습니다.


"헉, 술냄새다."



재차 확인해보아도 확실한 술냄새입니다. 정확히는 알코올향. 당황해서 레몬차의 뚜껑을 열었습니다. 여기서도 알코올향이 납니다. 실온에 두었더니 멋지게 발효된 것입니다.

아까워서 차마 버리지는 못하고 어떻게 처리를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 이걸로 레몬 스쿼시를 만들어 마시면 맛있을까요? -_-a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