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니는 동안은 살만한게 없다고 투덜대다가, 간사이 공항에서 드디어 제몫으로 두 가지를 구입합니다. 사진의 카스테라와 커피도구입니다.

 

왼쪽은 상자 상단에도 있듯이 KIX, 간사이 국제공항 한정판 카스테라입니다. 나가사키 카스테라를 간사이 공항 한정판으로 만드나 싶기도 하지만 뭐... 그럴 수도 있지요. 그걸 가타카나도 아니고 히라가나로 상자 아랫단에 흘려 쓴 것도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저 카스테라 이름이 아주 패기 넘치지요. 이름이 黑船, 쿠로후네입니다. 뭐냐면 일본이 강제로 항구를 개방하게 한 미국의 그 검은 배 말입니다. 그걸 나가사키 카스테라 이름으로 붙였네요. 뭔가 역사적 사실을 따지기 시작하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자기 디스=자학 같기도 하고. 미묘하군요.

M님 왈, 그건 관동지역 이벤트라 신경 안 쓰는 건지도 모른다고.... 그렇군요. 그러면 이 과자는 간토와 킨키와 규슈의 혼종, 혹은 협업, 혹은 키메라겠군요.

 

오른쪽의 커피도구는 커피 필터와 스탠드, 컵 세트입니다. 심지어 아리타야키입니다. 그쪽 도자기가 좀 유명하잖아요. 사실 썩 취향은 아니었지만 이 커피도구에 홀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차를 우릴 때도 쓸 수 있다고 홍보하더라고요. 소개하는 직원이 직접 차를 내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니, 차는 우리는 거지 내리는 건 아닌데 왜..? 근데 그게 또 왜 멋져 보이는 거지? 반쯤은 직원의 홍보에 홀려서 샀습니다. 살까 말까 고민할 때마다 하나씩 마케팅 포인트를 짚어주는데 그대로 홀렸습니다.

 

 

 

 

차를 무슨 커피 도구에 올려 쓰냐고 하시겠지만, 아리타야키로 만든 도자기 필터입니다. 엡, 돌 필더로도 보이는, 그 검은색의 현무암 아니고 다공질의 구멍 뻥뻥 뚫린 깔대기에 커피 내려 먹는 그거 맞습니다. 지지난 도쿄 여행 때 긴자의 핸즈에서도 여러 종류를 본 적 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컵까지 세트로 해서 파는 걸 보고는 홀렸습니다. 컵은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줘도 됩니다.(...) 제게 필요한 건 저 스탠드 뿐이지만, 그래서 커피 필터와 컵은 딸려 오는 셈이지만, 제몫으로 충동 구매 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가격은 1만엔. 출국장에서의 구매다보니 면세혜택을 받아서 딱 1만엔입니다.

 

 

세트 이름이 39인 것도 구매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39가 뭔지,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그거 미쿠라고 읽잖아요.

 

 

 

 

카스테라는 가만히 있고 옆에서 커피도구만 사부작사부작 달라집니다.

 

구매 당시에 계산대에서 상자를 개봉하고 물건을 일일이 확인합니다. 파손된 부위가 없고, 문제 없는 물품을 가져가는 거라고 고객에게 확인시키는 거죠. 이건 USJ에서 G가 팝콘통 구매할 때 시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답니다. 나중에 들었지만 구매하는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통 하나하나가 문제 없이 작동하고 흠집나거나 문제 있는 부분이 전혀 없음을 확인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구매줄이 줄어드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리지요.

 

 

 

 

태공이 근엄한 얼굴로 시승식을 합니다. 집에 들어오는 컵 종류는 모두 태공이 앉아보니까요. 크기 비교로도 적절합니다.

 

아래의 컵은 이중컵입니다. 도자기 커피필터만 구매하면 6천엔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 커피 스탠드가 갖고 싶었던 터라, 컵도 같이 구매한 겁니다. 구매하고 조립해보니, 컵뿐만 아니라 스탠드 아래의 받침대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도자기 이중컵이라니 재미있지만, 저것도 까슬까슬한 촉감이라 제 취향은 아닙니다. 저는 무광보다는 유광자기를 더 좋아하거든요. 까슬까슬한 건 손에 잡는 맛이 없습니다. 매끈하게, 손에 착 감기는 도자기를 더 좋아하니까요. 거기에 손잡이가 없으니 더더욱.

 

 

 

그래도 이중컵이니까 차가운 음료를 담아도 물기가 맺히지 않는 건 좋습니다.

 

뒷배경이 잡히지 않게 찍으려다가 실패한 사진이로군요. 잔 바닥에도 39 ARITA, Made in Japan이라고 적었습니다. 아. 저 글씨체가 마음에 드네요. 예쁘다. 미쿠컵.

 

 

카스테라 개봉 사진은 그보다 더 뒤에 찍었습니다.

 

 

 

카스테라 이름이 QUOLOFUNE라니. 음. 으으으으음.

 

 

맛은 무난합니다. 가격이 1100엔이었을 거고요. 역시 세금은 붙지 않음. 그러나 평소 먹는 것이 후쿠사야나 분메이도의 가장 작은 카스테라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카스테라는 큽니다. 혼자 즐기기에는 크기가 크죠. 그러니 보통은 분메이도의 작은 카스테라를 사와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거든요.

역덕의 아이템으로는 재미있지만 혼자 즐기기에는 재미없는 카스테라였습니다.'ㅠ'

 

 

아. 커피 내린 후기를 빼먹으면 안되죠. 어떤 면에서는 플란넬(융) 필터보다 도자기(돌) 필터가 훨씬 직관적인 맛을 냅니다. 취향이 종이 필터쪽이지만 이쪽도 굉장히 강렬한 맛이더라고요. 오늘 막 도착한 커피를 써서 내리면 어떤 맛을 낼까 궁금하기도 하더랍니다. 과연...?

올리다가 빼먹은 사진, 마지막 날의 사진 등등을 모아서 올려봅니다. 여행 때 구입한 구입한 커피 도구의 사진은 따로 올라갑니다.'ㅂ' 지난 주말에 커피 내리면서 사진 찍어뒀거든요.

 

 

 

여행 갈 때의 사진입니다. 돌아올 때의 식사는 뭐였더라. 닭고기 찜에 으깬감자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확실하지는 않고요.

 

지난 번 여행 때부터 슬슬 대나무 커트러리와 종이포장이 등장합니다. 대한항공의 스테인리스 식기 관리가 번거로웠던 모양이지요. 스테인리스 식기의 재사용 쪽이 더 환경에 좋지 않을까도 생각해보지만 세척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이나 물 관리도 만만치 않긴 할 겁니다.

음료는 콜라를 골랐습니다.

 

 

 

 

신오사카의 숙소를 나올 때 보았던 포스터. 포스터 디자인이 인상적이라 찍어뒀습니다. 가타카나 イ와 호텔( ホテル )의 가타카나를 섞어서 좋은 호텔(いい ホテル)이라는 점을 광고하는, 이 호텔 체인의 광고입니다. 두 번째 호텔은 첫 번째 호텔과는 달리 투숙객이 필요한 물품을 프론트에서 골라 가져가게 되어 있더라고요. 첫 번째 호텔은 고급 호텔이라 그런지 객실 숙박 인원 수만큼 다 비치했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에 객실 손잡이에 '청소하지 마시오'를 걸어뒀는데도 들어와서 정리한데다, 여행 중에 사용하려고 한국에서 미리 챙겨간 일회용 크림이랑 치약 등을 다 치웠습니다. 보통 물품만 교체하고 나머지는 정리하지 않는데 희한하더라고요.

 

하지만 첫 번째 호텔을 체크아웃할 때 직원을 만나지 않고 나갔기 때문에 따로 물어보는 걸 잊었습니다.

 

 

 

왼쪽의 드립백은 제 몫이었고, 아이스 커피와 이탈리안 로스트 비아는 어머니 선물용입니다. 어머니가 간편하게 커피마실 때는 스타벅스 커피가 제일 편하다고 하셔서 여행 갈 때마다 매번 챙겨갑니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었고요, 그 뒤에 두 팩을 더 구매했습니다. 내용물만 빼서 어머니께 갖다 드렸지요.

 

왼쪽의 라이트 노트 블렌드 드립백은 그냥 무난합니다. 무난해서 더 할 말이 없는 수준. 도쿄 블렌드가 쓴맛을 넘어 탄맛을 보여주는 경지(..)라고 하면 이쪽은 무난하기에, 선물로는 오히려 이쪽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살짝 신맛이 돌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셨는데 기억이 휘발되었고요. 하하;

 

 

 

둘째 날 늦은 오후,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L이 신나게 놀고 G가 붙어 있었을 때, 저는 호텔 1층에서 편의점 쇼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맨 앞에 뒤집힌 건 그 전날에도 먹었던 동글동글 아이스크림 망고맛입니다. 사진 색감이 이상하게 나왔군요. 저거 붉은 색이긴 하지만 훨씬 밝은 색이었을 건데. 거기에 가르보에서 무슨 캐릭터 콜라보로 스티커를 준다길래 궁금해서 사왔고, 다스 메론맛 초콜릿, 메이지 불가리아, 딸기 우유 초콜릿 기타 등등과 혼합 과일 컵, 자른 수박을 챙겨뒀습니다.

과일은 안 먹었는데, 먹어본 G랑  L이 모두 다 맛있다고 하더군요. 특히 수박은 G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라 일부러 챙겼습니다.

 

 

메인 요리는 쉑쉑 버거였고, 맛있습니다.'ㅠ' 이거 사진은 따로 찍은게 없어서 전체 사진을 적당히 자르고 가려서 올려봅니다.

 

케찹이랑 겨자는 담아올 수 있게 되어 있나보더라고요. 주문과 받아오기 모두 G가 맡은 터라 짐작할 따름입니다. 저기 보이는 갓 튀긴 감자가 진짜 맛있습니다. 쓰으으으읍. 앞서도 적었지만, 한국의 쉑쉑은 SPC지만 일본은 아니잖아요. 그러니 한국에서 못 먹는 쉑쉑을 여기서 먹습니다.

 

 

 

 

첫날 편의점에서 보고 충동구매했다가 둘째 날 저녁에 마셨던 음료입니다. 레몬사와인데, 표시를 보니 논 알콜이군요. 0.00이면 아예 무알콜 맞을 겁니다. 한국이랑 표기가 같다면 그럴 거예요.

하지만 이거 주류 취급하긴 하던데 말입니다. 레몬사와를 마셔보지 않아서 비교는 못하지만, 이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저는 탄산을 크게 가리지 않지만 G는 일본의 탄산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고요. 탄산이 잘고 오래간다던가요. 탄산음료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양쪽의 비교가 안되지만, 이 음료는 단맛이 전혀 없이 레몬의 신맛이 살아 있는 데다, 묘하게 알콜 느낌을 주는 뒷맛이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기름진 음식 먹을 때 술 대신 곁들이면 좋겠더라고요. 한국에는 안 들어오려나. 지금 '요와나이 레몬도(よわない檸檬堂)'로 검색해보니 무알콜 츄하이라고 나오는군요. 탄산수와는 달리 과즙의 맛이 강하며 탄산도 강렬하고 단맛이 없습니다. 탄산수와도 탄산음료와도 달라요.'ㅠ'

 

 

 

 

셋째 날. G에게 편의점 가서 불가리아 사다달라고 부탁했더니 이렇게 찍어서 고르라고 하더군요. 제일 자주 먹는 건 블루베리입니다. 아니면 믹스베리맛. 여행갈 때마다 챙겨먹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단맛 요거트 사먹는 일이 드물죠. 아니, 아예 요거트를 먹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여행의 정례 행사라고 해도 틀리진 않네요.

 

 

 

간사이 공항에서. G가 여행 선물로 뭘 뿌릴까 고민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이 스티커를 보고는 좋겠다면서 몇 장 집어 왔습니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고, 노트북 등에 붙이는 용도로 선물한다고 하더군요. 귀여운 고양이가 매우 많습니다. 저는 스티커 안 붙이는 성격이라 패스. 하지만 주먹밥이나 유령은 참 귀엽다...

 

 

 

 

여기도 간사이공항입니다. 출국심사장 오른편에 있는 가게에 재미있는 그릇이 많다면서 사진 찍어 보내더라고요. 과연. 고양이 머그가 여기 있습니다. 고양이 발자국을 투각한 머그였어요. 하. 집에 머그가 많지 않았다면 하나쯤 장만해도 좋았을 텐데. 하지만 저는 여기서 다른 것을 삽니다. 간사이공항에서 구입한 커피도구를 여기서 샀지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따로 적어보고요.

 

 

 

뻗은 저와 아이패드와 놀던 L을 NPC처럼 두고 여기저기 구경 다니던 G가 재미있는 옷이 많다면서 찍어 보냅니다. 하지만 곧 집에 셔츠가 잔뜩 쌓여 있으니 안 사는 것이 좋다고 애써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렸다나요. 이미 자네는 피크민 티셔츠를 산 몸이라고. 그 외에도 안 뜯은 셔츠가 더 있지 않니? 일단 나는 있다.....OTL

 

 

 

 

한바탕 돌고 나서 잠시 커피를 마시며 탑승을 기다립니다. SAKURA라는 이름으로, 출국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여기서도 야마자키 위스키를 파는 모양이지만, 술은 사양입니다. 빵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L에게 미리 먹일 간식으로 몇 개 집어 듭니다. 크림 트위스트라는 빵, 마이센의 히레샌드, 카페라떼 아이스, 따뜻한 커피. 그렇습니다. 날이 더워도 전 웬만하면 따뜻한 커피를 마십니다.

 

 

 

 

마이센이 왜 이런 곳에 있나 생각하지만, 뭐, 그렇게 따지면 야마자키 위스키를 왜 간사이공항에 두나요. 잘 팔리면 뭐든 좋은 겁니다.

얇게 소스를 바른데다 간이 적절한 돈가스는 정말 맛있습니다. 크림 트위스트도 맛있었고요. 쓰읍. 적절하게 쫀득하고 적절하게 부드러운 절묘한 균형감이 좋았습니다. 뒷면의 라벨을 보니 오사카에서 생산한 빵이던데, 사진은 안 찍었군요. 위의 영수증을 확인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공항 자리세와 기타 등등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먹을 것이 없는 인천공항보다는 좋아요. 거긴 SPC를 피하면 롯데라, 먹을 것이 없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귀국할 때.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여행의 최종 목적이 되었던 티켓입니다. 그리고 이 티켓은 다음 여행의 중요한 준비물이기도 하고요. 이 티켓이 없어도 여행은 갈 수 있지만, 있는 쪽이 마음 편합니다. 어차피 입장권은 여행 당일에 뽑아도 되니까요. 그러니 앞서 준비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리 준비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자. 이제 커피 도구까지만 하면 정말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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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센터를 이야기한 건 G였습니다. 천 구입을 포기하고 쉬겠다는 제 말에, 그럼 번화가를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지요. 여행 선물을 백화점에서 구매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결론적으로 잘했지요. 간사이공항에서 여행 선물을 구입하는 건 같은 일정으로 간사이 여행을 간 Ki님의 경험담을 봐도 그리 적절하지 않습니다. 간사이공항이 리모델링하면서 동선을 아주 희한하게 만들었거든요. 쇼핑하기 나쁩니다. 그렇다보니 공항에서는 마지막의 마지막 구매만 남겨두고, 가능하면 미리 구매해서 캐리어에 정리해두는 쪽이 좋습니다.

 

공원앞호텔의 체크아웃 시각은 12시입니다. 보통의 호텔 체크아웃은 10시에서 11시 정도지요. 12시면 매우 늦습니다. 느긋하게 움직여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안하잖아요? 11시에 준비해서 나갔습니다.

 

체크아웃은 다른 것도 필요 없고, 키만 반납함에 넣어두면 됩니다. 그러고 나가면서 사진 찍겠다고 벼르던 모형을 촬영합니다.

 

 

The Park Front Hotel at Univeral Studio Japan(ザ パーク フロント ホテル アット ユニバーサル・スタジオ・ジャパン) 크리스탈(추정) 모형

 

호텔 모형이 참 예쁩니다. 이야아. 이거 비쌀 텐데, 라는 감상이 먼저 튀어나오지만, 로비에 이런 걸 두니 멋지죠. 물론 로비에는 유니버설 로고인 동그란 지구와 유니버설 고리가 있는 모형도 있습니다. L은 그 모형을 두고 사진을 찍었고요.

 

건축 모형은 좋지만 그런 상징 모형은 취향이 아닙니다. 그러니 건축 모형 사진만 올립니다.

 

 

 

이 다음부터의 동선이 조금 많이 꼬였습니다.

 

여행을 준비할 때, 두 번째 숙소는 신오사카에 잡았습니다. 우메다나 난바 같은 번화가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낮은편이라 생각했고, 번화가에서는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것이 또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신오사카의 숙소를 고릅니다. 앞서 숙소 소개할 때 적었지만 비용도 생각하며 고른 숙소였고요.

 

그렇다보니 오사카의 교통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골랐던 겁니다. USJ에서 신오사카역으로 가려면 니시쿠조에서 한 번 환승하여 오사카역으로 가고, 거기서 걸어서 우메다 역으로 이동해 미도스지선을 탑승합니다. 그렇다보니 어차피 볼일이 있었던 우메다 역에서 보관함에 밀어 넣고 이동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한 거죠.

 

실수였습니다. 움직이는 날이 토요일이라는 걸 잊고 있었거든요.

오사카역, 우메다역에서 발견된 모든 보관함은 빈 곳이 없었습니다. 캐리어가 3개 있었던 터라 모두 넣어야 함에도, 넣는 건 둘째치고 하나라도 남아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와아아. 12시의 오사카-우메다 역은 그렇구나.OTL

 

결국 이리저리 헤매다가 체념하고는 신오사카로 이동합니다. 신오사카의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다시 나오기로 한 거죠. 이 때가 12시 30분쯤. 호텔에 짐을 맡기고 나온 것이 13시 넘어서였습니다. 오사카역에서 미도스지선 우메다역까지 이동하는 거리도 짧지는 않았고 계단도 몇 개 있었습니다. 이동하면서 동선을 그렇게 잡았다고 후회했지요. 그래도 숙소는 나쁘지 않았지만 동선 짜기는 실패였습니다.

 

 

찍어 놓은 사진이 없지만 숙소 외부나 내부 모두 멋지더군요. 제대로 감상하거나 즐길 시간이 없었다는게 아쉬울 따름이고. 다시 신오사카역으로 들어가 미도스지선을 타고 우메다로 이동합니다. 이번의 목표는 닌텐도 센터입니다.

 

 

닌텐도 오사카를 찾아간 이유는 하나입니다. 화분. 화분이 갖고 싶었어요.'ㅂ'

피크민 블룸을 켜고 닌텐도 오사카를 찾아가면 이런게 보입니다.

 

 

피크민 블룸으로 본 닌텐도 오사카의 꽃.

 

꽃 정보를 확인하면 저렇습니다. 방문객은 하루에 한 번, 금모종을 얻을 수 있다고. 이 모종을 심으면 금색 딱지를 달고 있는 피크민을 얻을 수 있답니다. 피크민 유저들이 신나게 꽃 안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두 번째, 세 번째 사진입니다. 유저 중에 바위 피크민 코스튬을 입고 있는 사람이 있군요. 입으면 저렇게 보이는구나... 그렇구나...

 

다이마루 백화점에 근접하면 화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메다를 방문하는 피크민 유저들은 받는 걸 잊지 맙시다.

 

 

https://maps.app.goo.gl/UnHtK1kXtwk8ta5V8

 

Nintendo OSAKA · 일본 〒530-0001 Osaka, Kita Ward, Umeda, 3 Chome−1−1 大丸梅田店 13F

★★★★☆ · 취미용품점

www.google.com

 

다이마루 우메다점 13층에 닌텐도 오사카가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갔는데, 문이 열리는 순간 분위기가 아주 익숙하더군요. 백화점 이벤트장 같은 분위기인데 거기의 분위기가 음, 으으으으음. 아주 익숙하네요.

 

USJ와는 같지만 또 다른 상품들이 있습니다. 여기는 마리오뿐만 아니라 닌텐도의 게임 관련 상품들이 모두 모여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켓몬스터죠. 상품이 다 모여 있습니다. 트레이딩 카드 게임장도 있을 정도예요. 포켓몬은 발을 들이지 않았다보니 반쯤은 시큰둥하게 넘어가지만, 피크민 블룸은 다릅니다. 이건 다른 곳에서 못봤는데?

 

 

 

 

 

 

시계와 티셔츠, 거기에 인형들. 열쇠고리 인형과 뱃지. 뱃지는 G가 보고는 벌레 같다(...)고 표현했지만, 인형도 그렇고 사진이 더 예쁩니다. 실물보다 사진이 잘 나온 것 같기도.

하지만 저 티셔츠는 참 멋지더라고요. 구입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옆에서 G는 집어 들었습니다.

 

마네킹이 들고 있는 건 열쇠고리용의 작은 것이고, 아래에 쌓인 피크민들은 그보다 큽니다. 성인 손바닥 정도 크기의 피크민도 있고요. 거기에 한국에서는 만나지 못한 피크민도 여럿입니다. 사진의 하늘색 피크민인 얼음 피크민은 못만나봤는데,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마음을 내려 놓고는 포기했습니다. G만 몇 가지 여기서 구입했고요. 그래 놓고는 아쉽다며 다음 여행을 기약하는게 접니다. 하하하....

 

G는 여기서 동물의 숲 상품들을 만나고는 정신을 못차리더라고요. 결국 피크민 티셔츠에 더해, 나뭇잎 모양의 캐러비너를 하나 구입합니다. 캐러비너라고 멋대로 부르지만 상품명에는 열쇠고리라고 되어 있었을 겁니다.

 

닌텐도 매장을 빠져나와서는 일단 밥을 챙겨먹으러 나갑니다. 아까 물품 보관함 찾으러 돌아다닐 때 봐둔 오사카역 지하 식당가가 있습니다. 이름이 뭐더라.

 

 

오사카역 지하의 구르메거리였나. 하여간 그 비슷한 이름의 음식점 모인 공간에서 로만테이(ステーキ&グリル ロマン亭)를 보고는 고기 먹으러 가자고 함께 갑니다. 물론 청개구리 L은 여기서 유부초밥을 시켰고요. 그냥 유부초밥이 아니고, 유부초밥에 들어가는 밥 위에 불고기를 얹어 포만감을 더했더라고요. 이미 신오사카까지 다녀오면서 더위를 먹은 건지 입맛은 별로 없었지만 일단 뱃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지금 위치 확인하면서 보니 여기 구글 평점이 5점 만점에 4점이네요. 이정도면 준수합니다.

 

https://maps.app.goo.gl/YBQLzXfGD77Zg3Ju7

 

ステーキ&グリル ロマン亭 · 일본 〒530-0018 Osaka, Kita Ward, Komatsubaracho, 2−4 地下2階 Osaka Fukoku Seim

★★★★☆ · 스테이크 전문점

www.google.com

 

 

 

숙소에 들렀다 오면서 기력을 다 뺀데다, 닌텐도 센터에서 계산대 줄을 늘어서서 기다렸더니 피곤하군요. 밥 먹었으니 이제는 카페를 가자고, 갈만한 카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맵니다. 그러나.OTL

잊지맙시다, 여기는 오사카 번화가. 그리고 이날은 토요일.

 

 

카페에는 대기줄이 한창이고. 그리하여 조금 기다리다가 포기하고는 숙소로 귀환하기를 선택합니다. 대신 저녁 거리는 미리 채집(구매)하고 갑니다. 여기는 오사카 번화가니까 지하 식품매장에도 뭔가가 많겠지요. 그리하여 빙글빙글 돌면서 L에게는 뭐가 먹고 싶은지 재차 확인하고, 주먹밥과 도시락과 경단 등등을 구입합니다.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발견한 과자집. 저 다섯 점 세트에 1350엔입니다. 하지만 경단이 굉장히 맛있더라고요. 제일 입맛에 맞는 건 간장소스 경단이지만 삼색경단과 쑥경단도 맛있습니다. 팥경단도 나쁘지 않지만 배부를 때 먹으니 입에 달더군요. 저 완두인지 풋콩인지를 올린 마지막 경단은 살짝 풋내가 납니다. 그 풋내가 앙금 본연의 맛이라고 생각하면 뭐..'ㅠ' 그러고 보니 다이마루 백화점에 즌다 매장도 있었어요. 센다이가 원조인 그 즌다. G에게 먹겠냐고 물어보니, 풋콩은 싫답니다. .. 하기야 콩 좋아하는 건 저죠.

 

 

이것저것 사들고 다시 숙소로 향합니다. 미도스지역 4번 출구로 나가서 내일 아침 일찍 캐리어 끌고 지나갈 에스컬레이터 경로를 재확인하는 건 그 다음 일이고. 일단 G와는 여행 마지막날인 일요일 아침의 공항 이동수단을 하루카로 하자고 합의본 상태입니다. 원래 하루카를 타고 공항 가려고 했던 것도 있고, 다른 경로는 한 번 이상의 환승이 필요합니다. 이래저래 확인해보니 시간 넉넉하게 가더라도 하루카를 타고 이동하는 쪽이 편하더라고요. 신오사카로 숙소 잡은 이유이기도 했고요.

 

그러면 하루카 표를 사야죠. 아침에 사면 정신 없을 것이 분명하니 미리 사둡니다. 숙소로 향하기 전, 신오사카의 초록창구를 발견하고는 G와 L을 불러 세워놓고 뛰어 들어갑니다. 몇 시에 나갈지는 일요일 아침의 L이 결정하는 거라 일단 지정석 없이, 자유석으로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표 여섯 장을 쥐고 나옵니다.

 

 

 

지나가는 길에 신오사카 역 안의 미스도 발견!

아까 카페 못갔으니 여기 갈까라고 물어보고는 잽싸게 들어갑니다. 저나 G는 아이스커피를, L은 멜론소다를 들고 갑니다. 거기에 도넛은 세 개.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그 세 가지 맛입니다. 엔젤크림, 폰데링, 올드패션. 엔젤크림을 왜 먹는냐 하면, 웃지요. 하하하하하하하. 도쿄바빌론이 사람 다 버렸어요.-_-

 

 

이 뒤의 사진이 하나 더 있지만 그건 나중에 못올린 사진들 한 번에 올리면서 함께 넣겠습니다. 자. 이렇게 여행 3일차의 일정도 마무리되는군요.

 

 


우당탕탕 오사카 여행기
실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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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은 닌텐도 월드에서 나왔다로 끝났지만, 막판에 올리지 않은 사진이 몇 장 있습니다. 같은 닌텐도지만 마리오가 아닙니다. 피크민 블룸의 피크민들이 닌텐도 월드에 숨어 있더라고요. 마리오 카트 놀이기구 근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망원경으로 보면 더 자세히 보일 겁니다.

 

 

아이폰의 줌으로 당겼더니 미묘한 사진이 되었군요. 가까이 다가가서 찍어 봤습니다. 빨강 파랑 노랑 피크민이 여럿 모여 있습니다.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있었습니다. 확인한 것만 두 곳.

 

다른 곳에 더 있나 찾아볼만도 했지만 체력이 달립니다. G가 팝콘통 사오는 동안 서서 기다렸더니 만사 귀찮더군요. 저는 팝콘 가게 근처의 파라솔 아래 그늘을 차지하고는 장승이 되었고, L은 저를 토템폴 삼아서 마리오 시계를 차고는 여기저기 코인을 얻으러 다녔습니다. 가만히 서서 이리저리 둘러보면 키 작은 L이 닿을 수 있는 물음표 상자들이 보이더라고요. 어떤 건 힘껏 손을 뻗거나 폴짝 뛰어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시계의 윗부분이 코인 상자에 닿도록 치는데, 센서가 달려 있는 시계다보니 그럴 필요 없이 마리오처럼 주먹 쥔 손 윗부분으로 쳐도 인식 된답니다. G가 가르쳐줬지요.

 

 

 

계단 아래 쪽에는 키노피오가 있습니다. 키노피오라고 부르면 다가와서 같이 사진을 찍는데, 키 크기로 봐서는 성인이 쭈그려 앉은 것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안에 있는 사람 괜찮은건가요. 이런 더운 날에는 정말 극한 아르바이트다.

 

하여간 계단 아래쪽 공간에도 뭔가 많더군요. 이쪽의 매장은 넓기도 하거니와 사람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마리오카트 출구와 연결된 상점은 사람이 많아서 정신 없거든요. 지난 사진에 올렸던 물음표 상자 과자를 선물용으로 하나 샀지요.

 

 

 

그리고 사진 없는 해리 포터. 이쪽은 2시 20분까지라, 설렁설렁 움직였습니다. 미리 해리 포터 상품 파는 곳을 가서 둘러보았고요. 해리 포터 포비든 저니의 출구에 있는 상점은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지만 상품 종류는 한 번에 다 모아서 볼 수 있게 했더라고요. 하지만 사진은 안 찍었지.-ㅁ-a

그 안 찍은 사진은 아래에서 폭발합니다. 그게, 피곤하고 체력이 떨어지고 사람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사진 찍는다는 생각도 안 듭니다. 게다가 사람이 많으니 찍고 싶은 생각도 별로 들지 않더라고요.

 

해리 포터 입장은 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일찌감치 들어가서 빙글빙글 돌고 포비든 저니를 탑승했습니다.

사전에 포비든 저니를 탑승했던 사람들이 말하더군요. 어지러우니 조심하라고. 몇몇 놀이기구에는 이런 어지럼증 관련한 경고 문구가 있습니다. 포비든 저니는 그게 조금 더 심한 편이었고요. 미니언즈의 멀미는 시각적으로 온다면 포비든 저니는 실제로 옵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실내 놀이기구인데 이게 호그와트 성 안에 있는 거라 규모가 크다는 겁니다. 올라갔다가 떨어지고 휙 돌리고를 반복합니다. 게다가 옆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릅니다. 아놔, 저 용이 나한테 입김 불었어!(...)

 

어쩐지. 입장할 때 가보니 코팅된 용지를 하나씩 주고는 떨어질 수 있는 물건은 모두 물품보관함에 집어 넣으라고 하더라고요. 그 물품 보관함은 입장하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들이 뒤섞어 정신 없는데, 손에 코팅 종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입장하는 사람들입니다. 백팩이랑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모두 밀어 넣고, 목에 걸고 다녔던 핸드폰도 아예 가방에 밀어 넣어 두고 나오니 손목에는 목욕탕 들어가는 것처럼 스프링줄이 달린 보관함 열쇠가 걸려 있게 되더군요. 그리고 다시 탑승을 하는데, 놀이기구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4명이 나란히, 지하철 타는 느낌으로, 지나가는 의자를 잡고 앉아 탑승합니다. 바를 당겨서 고정하고는 마음의 준비를 하자 숨겨진 여행이 시작됩니다. 이리저리 위 아래로 날아 올랐다가 떨어져 내렸다가를 반복하며 해리와 불사조 기사단의 꽁무니를 따라가지요. 하. 멀미 난다. 이미 멀미가 납니다. 게다가 가는 도중에 지하를 가다보니 커다랗고 무서운 용(의 조각)이 움직이면서 증기를 뿜습니다. 용의 입김이 그거였어요.

 

게다가 지하로 잠입해서 쫓다보니 무서운 게 나오는 터라........

 

그렇습니다. 저는 포비든 저니가 무섭다며 도중에 눈을 감고 만 것입니다. 울렁울렁 거림을 참고 있다가 눈을 떠보니 모든 게 해결되었다며 덤블도어를 포함한 역대 호그와트 교장들이 나와서 기립박수를 치고, 호그와트 학생들이 환호합니다. 음 그렇구나. 끝났구나. 속이 울렁거리고 정신이 없다. 하.

 

 

놀이기구 안 좋아하면 놀이기구 예약 없이 그냥 입장권만 들고 가도 괜찮습니다. USJ는 그러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놀이기구 즐기지 않으면 꼭 탈 필요 없습니다.

 

 

버터맥주는 오전에 잠시 왔다 갔을 때부터 고민을 했습니다. 단맛이라길래 고민했는데, G가 먹고 싶다네요. 그것도 기왕이면, 주석잔 말고 플라스틱 컵으로 사고 싶답니다. 음, 그러세요. 캐리어 공간은 충분하니 이정도는 문제 없지요.

 

버터맥주 사진은 G가 찍었으니 제게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맛은 버터스카치캔디 맛이 나는 거품을 올린 탄산음료입니다. 탄산음료이지만 사이다나 콜라 계통이 아닌건, 탄산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인가봅니다. 청량음료계통이 아니더라고요. 종종 진저에일맛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생강맛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탄산수에 가깝게 그리 달지 않은 맛이지만, 위의 커품이 버터스카치 혹은 캐러멜 맛이라 달게 느껴집니다. 아래는 맥주맛 탄산수, 위는 버터캔디(토피)맛 크림.

 

 

자아. 예정했던 두 개의 놀이기구를 모두 탑승했습니다. G와 L은 16시로 예정된 닌텐도 월드 정리권으로 더 돌아보겠답니다. 오후 3시 즈음이니 그 때까지는 해리 포터 월드에서 지팡이를 휘두르겠다나요. 그래서 숙소에 가져갈 짐을 넘겨 받고는 숙소로 향합니다. 다만 길을 좀 잃어서 출구로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되었습니다. 열심히 피크민 꽃을 심고 있던 터라 문제는 없어요. 숙소 도착하니 15시 30분.

 

 

 

숙소에 짐을 내려 놓고는 스타벅스로 나갑니다. 전날 체크인하고 나서 편의점 갈 때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 시간은 어중간하다보니 사람이 없을 것 같더라고요.

 

 

 

어머니가 부탁했던 스타벅스 비아는 두 종류 챙겨서 쟁여뒀던 터입니다. 마실 것만 주문하면 됩니다. 스타벅스의 무료 와이파이로 로오히를 돌리며, 이번 신작 음료인 바나나 브륄레 프라푸치노와 오늘의 커피를 주문합니다. 바나나 브륄레는 tall 사이즈로만 가능하답니다.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 다음날 아침에도 주문해서 들고 왔더니만, G의 입맛에는 아니랍니다. 아래 깔려 있는 바나나 퓨레의 신맛이 취향이 아니라네요. 아래 캐러멜 토피 조각과 바나나 퓨레가 있고 위는 바나나 프라푸치노입니다. 아몬드 밀크라는 점도 주문 당시부터 받을 때까지 내내 강조하더라고요. 아예 주문 영수증과 함께 "이 음료에는 우유가 아니라 식물성 제품이 들어감을 설명했습니다"라는 내용의 종이를 쥐어주더군요.

 

우유가 아니라 아몬드밀크라면 비건음료인 셈이군요. ..비건이 맞나?;

 

 

이 때가 금요일, 평일 16시입니다. 놀이기구 탑승을 대기중인 G가 말하는군요. 쿠파는 135분이라고. 익스프레스권으로도 85분이라고. 와아아아.... 요시 아일랜드는 90분 대기였는데, L이 타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줄을 선 모양이더군요. 덕분에 저는 느긋하게 스타벅스를 즐기는게 아니라 그 사이 블로그에 글을 적어 임시 저장을 해두고 숙소에 돌아와 씻었습니다. 돌봄에서 잠시 해방되었으니 다른 준비를 해야겠지요. 나올 때 이야기 하면 마중나가서 저녁 거리를 사겠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17시쯤 나왔습니다.

 

그리고 쉑쉑 버거 건너편. 위의 스타벅스 지도를 확인하시면 거기에도 상점가가 있는 게 보입니다.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의 USJ 상점들입니다. 여기도 내부와 비슷하게 여러 상품을 팝니다. 사람은 안쪽보다 적습니다. 다만 모든 상품이 공유되는 건 아닐 거예요. 이 때 상점을 들어간건, 나오면서 몇 번 마주친 쿠키몬스터 인형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품에 쏙 안기는 인형을 안고 있는 걸 보았는데, 굉장히 털이 부드러워 보이더군요. 나중에 보이면 사야겠다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정작 쿠키몬스터 대형 인형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이런 상품을 감상했지요.

 

 

해리 포터 기숙사별 교복. 이건 교복이죠. 망토와 목도리와 티셔츠와. 뭔가 이거 아이비리그에서 입을 것 같은 분위기지만.

 

 

 

카드와 카드지갑을 통째로 분실한 터라 잠시 이런 것에도 눈이 갔습니다. 특히 맨 아래에 보이는 망토와 목도리에는 잠시 홀렸습니다. 제가 넨도로이드 인형놀이를 하고 있었다면 아마도 눈이 돌아갔을 겁니다. 다행이네요. 제 취향은 그쪽이 아니라서요.OTL 아니, 불행한건가.

 

 

이런 쿠키세트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알지요. 이런 쿠키는 반짓고리도 안 쓰는 지금에서는 그냥 보관용 무언가라는 걸. 쿠키도 맛있지 않을 걸 압니다. 이런 상품들 한 두 번 사보나요. 맛없지는 않지만 먹고 나면 음, 이런 맛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그런 맛이라는 걸.

 

 

 

 

 

 

키노피오 쿠키를 포함해서 상품들 사진을 찍어서 보내 놓고는 쿠키몬스터 인형을 안에서 찾아봐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사이에 편의점을 들려서 이것 저것 사둡니다. 저녁을 뭘로 먹을지 G와 열심히 의논을 했거든요. 저 매장 옆에 있던 호라이 만두는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편의점에서 돈베 컵라면 두 종류와 우유, 아이스크림 등의 간식거리와 과일을 미리 사뒀습니다. 나올 때 쯤이면 분명 지쳤을 테니, 미리미리 챙겨두고 쟁여두고 해야지요. 그리고 잊지 않고 정수기에서 물도 받아놓아서 도착하면 바로 물 끓일 수 있게 준비도 해둡니다.

 

 

 

 

쿠키몬스터는 그 전에 있었던 모양이고, 지금은 기념품 상점만 남은 모양입니다. 아직 안에 있었던 G가 가서 찍어 보내줬지요.

 

 

 

결론만 말하자면, 제가 봤던 크기의 쿠키몬스터 인형은 판매되는 상품이 아니랍니다. 안에서 하는 사격이었나, 그런 류의 게임 상품이라는 군요. 어쩐지 안고 다니는게 커플 중 여성이거나 그렇더라. 게다가 안고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거든요. 음. 이건 나중에 L이 USJ 가게 되면 그쪽 편으로 부탁해볼까 합니다. 그 인형 참 크고 부드러워 보였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판매 상품은 그 정도는 아니었고요.

 

이 때의 카톡 대화를 보고 있노라니,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에 등장했던 자사호 에피소드의 동자가 떠오릅니다. 그 차 아냐 다른 차! 원래 차 줘!를 외치던 그 자사호 정령. 딱 그 인형에 꽂힌 터라, 어쩔 수 없지요. 저기 보이는 쿠키몬스터 제일 큰 사이즈는 9천엔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게임도 매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니까요. 하하하하.;ㅂ; 하.;ㅂ;

 

 

16시 입장하고 돌아다니다가 90분 대기해서 놀이기구까지 타고 온 G와 L은 19시에 나왔습니다. 나오기 직전에 L이 키노피오 물통을 사고 싶다고 하여 매장에 들렀고, 계산대 줄이 길어서 한참을 기다렸답니다. 그 사이에 매장은 문을 닫았고, 아슬아슬하게 계산까지는 성공한 모양입니다.

 

 

 

어제 글에도 올라간 사진은 이 때의 흔적입니다. 뭐 먹을 것이 더 없나 둘러보다가 드럭스토어를 발견해서 몇 가지 물건을 더 챙겼고요. 사진 오른쪽 맨 하단의 유자향 오일은 그 흔적입니다. 키노피오 쿠키나, 키노피오 물통이나, 요시 머리띠는 모두 L의 물건이고요. 아마 별 모양 팝콘 통은 ... G의 몫?;

 

 

이렇게 정신 없이 돌아다니던 USJ의 하루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여러 작품을 좋아한다면 여기는 하루로 부족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나 G처럼 애매하게 걸쳐 있다면야, 하루로도 충분하지요. L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아니라 닌텐도를 더 좋아했지만요.

 

이날 오후의 시간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 13:30 닌텐도 월드 퇴장
  • 13:50 해리 포터 월드 상품점 돌기
  • 14:20 해리포터와 포비든 저니 입장
  • 14:50 놀이기구 체험 종료
  • 15:30 USJ 퇴장(K)
  • 16:00 닌텐도 월드 재 입장(G, L)
  • 19:10 USJ 퇴장(G,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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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하 USJ) 코앞이고, 미리 익스프레스 패스를 포함한 고급형-_- 패스를 끊어두었던지라 느긋하게 들어가기로 첫날 합의를 봤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USJ에 일찍 줄서서 들어가는 건 여러 놀이기구(어트랙션)를 조금이라도 빨리 타기 위한 것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가장 인기가 좋아서 '정리권'이라 부르는 선착순 입장권을 배부하는 닌텐도 월드를 들어가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고급 패스에 닌텐도 월드가 포함되어 있으니 정리권은 두 번째 방문을 위한 오후 시간대로 잡기로 합니다.

 

호텔 출발, USJ 입구로 가는 중

 

 

아침식사를 챙겨먹고 양치를 하고 짐을 챙겨서 USJ 정문에 들어간 때가 8시를 조금 넘긴 시간. 9시는 안되었을 때입니다. 익스프레스권의 첫 시간대가 11시 20분이라 여기저기 둘러보며 뭘 탈까 고민하기로 합니다.

 

입장은 어렵지 않습니다. 먼저 줄을 서서 짐검사를 받고, 물통 여부를 확인받고, 가방 무게를 확인받고 입장줄에 섭니다. 입장은 준비한 입장권의 QR코드를 사용합니다. 미리 출력해가는 사람들이 있다더니, 이 QR 때문이었나보네요. USJ 돌아다니다보니 익숙해져서 그 다음은 괜찮았지만, 이 때는 조금 헤맸습니다.

 

 

9시 전에 입장했고, 익스프레스권 첫 사용 시간은 11시 20분이고. 그래서 일단은 해리 포터의 마을로 찾아갑니다. 위치를 대강 파악해두기 위함이었는데, 이래저래 돌아다니면서 L이 사고 싶어하는 지팡이를 미리 구매하려는 생각도 있었지요. 해리 포터 놀이기구는 오후 2시 넘어서였습니다. 그래도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 보려면 미리 구입은 해야지요. USJ 오면서 구입할 두 가지는 미리 정했으니, 하나는 반응형 마법지팡이(인터렉티브 지팡이)이고 다른 하나는 닌텐도 시계팔찌입니다. 닌텐도 시계도 반응형이지요. 코인을 모으려면 저 시계가 필요합니다. USJ 어플리케이션을 미리 설치하고 거기에 시계를 등록해두면 코인이 얼마나 쌓였는지 알 수 있더라고요. 저는 해보지 않아서 더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

 

 

입구에서 스누피 랜드를 거쳐 해리 포터네 마을로 갑니다. 저는 불의 잔까지만 읽고 그 뒤는 던졌지만, G와 L은 USJ를 위해 영화 전편을 다 보았답니다. 오기 직전에 영화 보느라 힘들었다고 투덜대더라고요. 영화 편 수도 많으니, 조금씩 봐뒀다고 해도 뒷편 보는게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입구 가기 전의 스톤헨지 비슷한 모양도, 숲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 자동차 모형이 있는 곳도, 거기를 또 지나 아랫마을 들어서는 입구에서도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예 코스프레하고 오는 사람도 많고요.

 

 

 

 

최고 기온 29도이던 날, 쨍한 햇살 아래 눈 덮인 마을 풍경. 물론 진짜 눈은 아니고 지붕 위에 눈 모양으로 발라둔 겁니다. 그게 참 눈 쌓인 풍경 다우니, 멋지더라고요. 양쪽에 늘어선 가게는 거의 대부분이 상점입니다. 원작에 나온 가게들이 하나씩 있어서 어디서는 옷을 팔고, 어디서는 지팡이를 팝니다. 지팡이 파는 곳이 올리밴더 상점이었나요? 거기는 주요 인물들의 지팡이뿐만 아니라 설정에 등장하는 여러 종류의 나무로 만든 지팡이도 팝니다.

 

사진을 안 찍었는데.... 매번 생각하지만 남는 건 사진 뿐입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 기억이 휘발되는 문제가 생기죠. 게다가 저런 땡볕에서는 사진 찍을 생각도 안납니다.

 

주요 인물의 지팡이는 썩 사고 싶은 마음이 안 듭니다. 각 등장인물을 좋아한다면 구입할만 하지만, 관심없다면 딱히 사고 싶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나무 품종별 지팡이는 꽤 그럴싸합니다. 만약에 구입한다면 스네이프 교수의 지팡이를 고르려 했지만, 미리 알아본 모양도 그렇고 실제 보아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아 내려 뒀거든요. 어차피 쓸 것도 아니고 집에 모셔두기만 할거라. 근데 또 엘더라든지 오크라든지의 지팡이는 원작 설정의 목재별 특징을 잘 살려 만들었습니다.

 

그러며 고민하다가 차라리 한국에서 나무 공방에 지팡이를 수주하고 말지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면서 접어뒀습니다. 집에 저거랑 비슷한 지팡이가 있다는 것도 떠올랐고요. 그 지팡이의 정체가 뭐냐하면. (지휘봉)

 

 

 

 

호그와트를 본 제 심정은 앞서 올린 적 있지요. 아. 레고 사고 싶다......

 

USJ에 와서 레고를 사고 싶다는 마음을 매우 피력했고, 다시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레고 사야하나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아마도 저 성은 손에 넣을 수 없지만 레고 제품이라면 얻을 수 있다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잠시 둘러보고 L은 지팡이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어떤 지팡이를 사려나 했더니 주인공인 해리 포터의 지팡이를 고르더군요. 그렇지. 스네이프 같은 이를 좋아하는 것은 사도지.(...) 저야 2차 창작을 보고 스네이프에게 홀랑 넘어갔으니, 원작만 본 L이 해리를 좋아하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합니다. 원래 주인공이 가장 멋지잖아요. 해리 포터는 어린이를 위한 판타지소설이었으니, 그 눈높이에 맞게 주인공이 제일 멋지고요.

 

의외로 이 지팡이를 써서 마법을 시도하는, 그러니까 장치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까다롭습니다. 성인은 곧잘 성공하지만 아이들이나 성인이나 실패하는 확률이 훨씬 높더라고요. 나중에 G가 알려줬지만, 지팡이 상자 안에 있는 안내지도에 적힌대로 지팡이를 휘두르되, 지팡이 끝만 휘적거릴 것이 아니라 지팡이 전체가 그 선을 그려내야 한다더라고요. 그걸 아는 사람은 단번에 성공하지만 아이들은 대개 끝만 써서 휘적거리다가 마니까 반응이 안온답니다.

 

마법 쓰는 장소마다 안내 직원이 한 명씩 붙어서 줄을 세우고는 예비 마법사가 정확히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여러 번 도와줍니다. 특히 마을 초입에 있는 특급기차 앞의 직원은 일대일 지도를 해서 될 때까지 붙잡아둔답니다. 거기 줄이 그렇게 긴 이유가 그래서라고요.

 

 

지팡이를 샀으니 이제 다른 곳을 둘러볼까요. 그러다가 앱을 본 G가 미니언즈를 말합니다. 거기 어트랙션이 20분 대기래요. 그걸 보고는 다음 놀이기구 기다리는 시간 동안에 뭐라도 하나 타는게 좋다는 마음에 서둘러 움직입니다. 아마 다들 같은 생각을 했나보지요. 줄 선 직후에 미니언즈 놀이기구의 줄이 마구 길어지더니만, 줄 서 있는 사이에 대기 시간이 50분으로 늘어납니다. 그 때 인기 있는 놀이기구는 이미 대기시간 90분이었고요.

 

놀이기구 줄 서기도 정신 없습니다. 어트랙션 밖의 줄은 보이는 줄이지요. 하지만 건물 안에는 보이지 않는 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놀이기구는 체험 시간이 짧지만, 그 짧은 시간에 강렬한 체험을 안깁니다.-_- 돌이켜 보면 시간은 짧았지만, 건물 안에서의 대기 시간도 상당히 길었고, 대기를 한 다음에 놀이기구의 주의점과 사전 안내 영상을 보는 시간도 짧지 않고, 몇 번의 대기를 거쳐서 탑승을 합니다.

미니언즈가 첫 놀이기구 체험이었고, 적당한 체험이었습니다.

 

미니언즈 놀이기구 내용은 그렇습니다. 놀이기구를 탑승하는 승객들은 미니언즈가 되기 위한 시험을 봅니다. 그리고 이번 시험은 어깨 넓고 악당 같이 생긴 구루가 아니라, 구루의 세 딸이 주관합니다. 구루와 만난 기념일 선물을 주기 위해 내내 선물을 들고 있던 막내, 그리고 다른 둘의 주관으로 체험을 하는데, 2D+ 체험관이더라고요. 탑승한 놀이기구가 마구 움직여서 화면 앞에 보이는 기구를 탄 것 같은 착시효과를 냅니다. 그 뒤에 탄 닌텐도의 마리오카트도 그랬고요. 뭐, 재미있게 탔지만 살짝 어지러웠습니다. 영화관도, 놀이기구도 적성에 안 맞아서 그래요.

 

 

루이스(즈?) N 피자팔러

 

모자이크 하면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서도. 뭐. 개인정보는 소중하니까요.

 

 

놀이기구를 나와서 잠시 한숨을 돌립니다. 어디 카페에 들어갈까 하며 들어가봤는데, 매장마다 판매하는 음식의 종류가 다릅니다. 한정적이예요. 한 곳 들어갔다가 커피도 없고 음식류만 두 종 있어서 도로 나왔습니다. 아침을 양껏 먹은데다 배가 고프지도 않다보니 커피만 더 마시고 싶었는데. 마침 근처에 있는 매장에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팔더라고요. G가 보고는 배스킨라빈스인데 괜찮냐고 묻더라고요. 일본의 배스킨라빈스는 SPC가 아니라 괜찮아.

 

G는 아이스플로트를 골라 메론소다 위에 바닐라 아이스를 얹었습니다. L은 딸기 바나나 컵을 주문했고요. 저는 아이스커피 한 잔. 세 잔을 주문해 놓고는 잠시 쉽니다. 위의 사진을 찍은 때가 10시 45분. 9시 전에 입장해서, 해리 포터 월드에 입장해서 들여다 보고, 해리 포터 지팡이를 사고 잠시 마법지팡이를 휘둘러 보고, 미니언즈 놀이기구에서 대기하고 탑승하고, 나와서 음료 보충을 하고 있을 때의 시각입니다.

 

 

 

예약한 익스프레스권이 11시 50분부터 12시 20분까지의 마리오카트 탑승권이라, 혹시 그 시간 전에 닌텐도월드 입장이 가능할까 싶어서 가보았더니 안되더군요. 11시 50분부터 입장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기다려야죠. 마리오월드에서 가장 가까운 쥬라기월드에는 길가의 벤치가 여럿 있어서, 그 중 하나에 나란히 앉아 잠시 쉽니다. 여기는 개조심도 사슴조심도 야생동물 주의도 아닌 공룡 주의입니다. 트위터에서 자주 나온 말이지만, 공룡은 인간을 해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요.

 

 

 

 

닌텐도월드까지 걸어가는 길도 짧지는 않습니다. 양산과 자외선 차단 팔토시가 필요한 이유이지요. 양산은 돌아다니는 내내 잘 썼습니다. 그럼에도 여행 다녀온 직후에는 "탔네?" 소리를 들었습니다.

 

정리권 혹은 익스프레스 패스 QR코드를 보여주면 직원이 확인하고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그리고 가는 도중에 닌텐도 시계 팔찌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총 8종이었다고 기억하고요. 마리오, 루이지, 피치, 키노피오, 요시. 그리고 몇 종 더 있지요. 먼저 L이 고르고, G가 골랐습니다. 저는 패스. 저 팔찌 가격이 개당 4900엔입니다.

카드 결제도 가능하니 바로 구입하고 그자리에서 착용합니다. 그리고 팔찌를 USJ 어플리케이션에 등록하지요. 자, 이제 닌텐도 월드를 즐길 준비가 되었습니다.

 

 

마리오 독버섯 스테인드글라스 형 스탠드(왼쪽), 버섯 폭탄 제조법 디자인화(오른쪽)

 

 

안쪽은 그야말로 마리오입니다. 바로 놀이기구를 탑승하러 들어가보니 익스프레스권을 들고 있는 사람의 줄은 아예 다릅니다. 구입한 사람이 생각보다 없었거나, 일찍 왔거나. 그래서 빨리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롯데월드 등의 매직패스는 질색하면서 이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음.. 으으으음. 양심의 가책이 들지만서도. 저 길고 긴 일반 줄을 생각하면 이번 한 번만이니까!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역지사지가 안되는 내로남불이지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x-

 

마리오카트는 별도의 장비를 제공합니다. 머리에 쓰는 썬캡을 주고요, 그걸 쓴 뒤 카트 차량에 달린 글라스를 모자에 장착하면 앞에 VR 비슷한 영상이 보입니다. 눈 앞의 지시대로 카트의 손잡이를 돌리고, 코인을 획득합니다. G와 L은 미리 팔찌를 등록했으니 코인이 적립되지만, 저는 그냥 재미로 보는 정도입니다. 카트에는 4명이 탑승하기 때문에 세 명의 일행과, 혼자 탑승한 한 명이 함께 탔습니다. 어차피 점수는 개별 적립인 모양이더라고요. 꽤 흥미진진하게 탑승했습니다. 재미있다는 이유를 알만하고, 아이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였습니다.

 

 

 

만. 해리 포터 포비든 저니는 그렇지 않습니다.OTL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 닌텐도월드 이야기까지 하고 포비든 저니와 USJ 상품은 그 다음 글로 넘기지요.

 

 

 

그래서 이 글을 마감하기 전에. 닌텐도 월드의 재미는 역시 상품입니다.

 

놀이기구를 탑승하고 나면 관련 상품들이 잔뜩 있는 상점으로 나옵니다. 이건 코엑스 아쿠아리움도 그렇지 않던가요. 마지막으로 간 놀이공원이 아마도 거기라 떠오른 모양입니다.

 

 

 

이날 오후, 숙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아래의 편의점 과자들은 빼놓고, 키노피오 과자, 요시 머리띠, 별모양 팝콘통, 그 옆의 물음표 캔 등등은 모두 닌텐도 월드에서 구입했습니다. 저 별모양 팝콘통은 저녁이 되어서야 진가를 발휘하더군요. 위의 절반이 발광체입니다. LED인지, 은은한 노란색이 나는 통이더라고요. 해질녘에 USJ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저 통을 하나씩 둘러메고 있고, 거기서 빛이 반짝반짝 나는 것이 예쁘더라고요. 하지만 예쁘기만 하지 쓸모는 생각하지 못할 물건....

 

 

저 팝콘 판매대는 닌텐도 마리오카트 입구 근처에 있습니다. 팝콘 맛은 캐러멜 피치와 머시룸크림의 두 종류입니다. 무슨 맛인지는 묻지맙시다... 이 팝콘을 구매하기 위해 마리오카트 대기줄 못지 않은 길고 긴 줄을 서야 했는데, 저와 L은 아예 줄 밖에 나와서 그늘을 찾아 서 있고, G는 그 줄에서 팝콘통을 사기 위해 기다렸습니다. 11시 50분 넘어서, 12시쯤 들어간 마리오 카트는 체험하고 나오니 12시 반을 넘겼지요. 익스프레스권의 사용 제한 시간이 30분인건 실제 탑승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30분을 넘기기 때문일 겁니다. 그 시간 안에 두 번은 못 타더라고요. 애초에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는 터라 그것도 불가능하지만요. 그래서 팝콘 줄을 12시 45분부터 섰는데, 구매한 시간은 13시 10분을 넘깁니다. 팝콘을 보고, 망원경으로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그리고 다시 매장에 내려왔다가 해리 포터 마을로 갑니다.

 

 

여기까지의 시간선을 차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08:15 입장 (입장 시 닌텐도 정리권 시간 12:00. 나중에 16:00으로 받음)
  • 09:55 ~ 10:22 미니언즈 놀이기구
  • 10:36 루이스 N 피자 팔러
  • 11:47 닌텐도 월드 티켓 확인, 입장. 시계 구입
  • 11:52 ~12:29 마리오 카트
  • ~ 13:30 상점 투어, 닌텐도 월드 일단 퇴장

 

 

그 다음 이야기는 그 다음 시간에. 하. 길었다아아아아...


우당탕탕 오사카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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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우당탕탕 오사카, 숙소 두 곳: 재방문의사 있지만.. https://esendial.tistory.com/9903

3.우당탕탕 오사카, USJ 닌텐도 월드_240613 https://esendial.tistory.com/9904

 

제목이 왜 저려냐면, 숙소 두 곳 모두 재방문 의사가 있지만 오사카 여행을 갈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언제 방문할지는 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숙소는 참 괜찮았습니다.

 

 

앞서도 적었지만 이번 여행의 숙소는 G가 골랐습니다. 여러 후보군을 두고 이중에서 G가 선택했지요. 대신 그 후보군은 제가 뽑았습니다. 두 번째 숙소가 신오사카였던 건 번화가라서 정신 없고 숙박비 높은 우메다와 난바 지역을 빼고 거기서 조금 멀리 있는 곳으로 골라서입니다. 돌아보니 텐노지여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오사카를 고른 또 다른 이유는 공항특급 하루카였던 터라 하루카 정류장인 텐노지도 괜찮거든요. 하지만 조금 더 익숙한 신오사카를 골랐고 생각보다 아주 조용한 곳이라 놀랐습니다. .. 이번 숙소 주변이 한갓진 곳이라 그렇지, 반대쪽은 번화하더라고요. 조금 더 돌아볼 걸 그랬나.

 

 

첫 번째 숙소부터 봅니다.

 

 

 

구글지도에 저장한 이번 여행 장소입니다. 하지만 미리 찍어뒀던 커피집은커녕, 원래 계획했던 중간에 장바구니 모양의 노랑과 파랑으로 찍어둔 사카이스지혼마치도 안갔습니다. 맨 왼쪽의 유니버설 시티 쪽, 강 건너 위쪽의 신오사카만 다닌 셈이지요. 정말 거기만 갔냐면, 아닙니다. 셋째 날에는 우메다에 갔다가 사람에게 치여서 얌전히 돌아왔습니다.

 

 

첫 번재 숙소는 맨 왼쪽, 놀이공원 바로 옆에 있는 더 파크 프론트 호텔 앳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ザパークフロントホテルアットユニバーサル・スタジオ・ジャパン, The Park Front Hotel at Universal Studio Japan)입니다. 이름이 참 길지요. 이름이 익숙치 않아서 더 프론트, 유니버설 앞, 등등의 여러 다른 이름으로 줄여 불렀습니다.

 

 

https://maps.app.goo.gl/Th38k1Y4xXvAr2XK9

 

ザパークフロントホテルアットユニバーサル・スタジオ・ジャパン · 6-chōme-2 Shimaya, Konohana Ward,

건축물

www.google.com

 

공원앞호텔은 관련 정보 찾으시면 사진 엄청 많이 나올 겁니다. 숙소의 창문 방향이 길 쪽이라 USJ 전경이 내려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다른 방향의 숙소는 아예 USJ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방향이거나, 반대쪽의 바다를 볼 수 있거나 합니다. 어차피 숙소의 창 밖 풍경은 크게 관심이 없어서 신경은 안 썼지요. 대신 내려다보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가는가는 자주 확인했습니다. 사람들 지나가는 모습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더라고요.

 

 

현관을 들어가면 짧은 복도가 있고, 사진 바로 오른편에 화장실이 있습니다. 욕실과 화장실, 파우더룸의 세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요. 입구 들어서면 바로 화장실이 있고, 거기 지나면 안쪽-사진상으로 민트색 캐리어가 막고 있는 공간에 다과용품과 냉장고, 금고가 있는 가구가 있고 그 맞은편에 옷장, 그 안쪽에 세면대 공간과 완전히 분리된 욕실이 있습니다. 욕실 욕조가 깊고 밖에서도 물을 쓸 수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니 샤워시설이 따로 있는 목욕탕 생각이 나더라고요.

 

침대가 놓인 공간도 충분히 넓어서 걱정했습니다. 아니.. 두 번째 숙소는 매우 좁은데... 이렇게 여기가 좋으면 두 번째 숙소 가서 힘들거잖아.

 

 

 

첫날, 느지막히 체크인하고는 들어가 짐만 던져 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엑스트라 베드는 창가쪽이었고, 그건 L이 썼습니다. 바로 옆의 침대랑 붙어 있다보니 L이랑 G랑 같이 쓰게 되더라고요. 가운데 침대에 놓인 봉투는 사전에 숙소로 받은 택배입니다. 아예 홈페이지의 자주묻는질문란(FAQ)에 "택배를 사전에 받을 수 있다. 대신 택배의 받는 사람 이름에 예약자 이름의 가타카나 명과, 숙박일을 명시해달라."고 해뒀더라고요. 체크인할 때 택배가 도착했다고 알려주고, 미리 객실에 놓아두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일찍 들어갔다면 체크인하면서 같이 받았을 것 같은데, 늦게 들어간 터라 미리 객실 잡고 넣어둔 건가 싶었습니다.

 

하여간 숙소 가보고는 감탄했습니다. 예약할 때도 방 넓다고 생각했지만, 들어가보니 진짜 넓더라고요. 게다가 소파도 따로 있습니다. 창가 쪽 소파는 L이 내내 굴러다녔고, TV 옆 소파는 제가 붙어 있었습니다. TV 옆에 콘센트와 USB 충전단자가 있어서, 거기에 아이패드 매달고 있었거든요.

 

 

 

바나 카운터처럼 보이는 저 장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위에 온갖 잡동사니를 늘어 놓았고요. 가구 상단에 콘센트가 있어서 물 끓이기도 좋았습니다. 거기에 층마다 코인세탁기와 정수기, 제빙기가 있는 코너가 따로 있어서, 둘째 날 USJ 들어가기 전에 미리 얼음 챙겨뒀다가 텀블러에 잔뜩 담아서 들고 갔습니다.

 

 

 

조식 사진은 먹은 사진만 있어서 이정도로  넘어갑니다. 1층 식당이 하와이안 레스토랑을 표방하더니 실제도 미국식 조식이 많습니다. 포케를 내놓은 조식 뷔페는 처음 보았네요. 별 생각 없이 들고 왔다가, 참기름을 아주 뒤범벅 해놓은 터라 먹으면서 당황했습니다. 아보카도와 연어를 깍둑 썰어서 참기름과 간장 넣고 비볐으니 맛없을리가요. 대체적으로 맛있게 조리한 음식이라기보다는 가볍게 조리하고 제공하는 음식들이 많았습니다.

팬케이크는 기계로 데운건지, 만든건지 기계에서 하나씩 튀어 나오고, 프렌치토스트는 오래 재웠다가 구운, 촉촉한 타입이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튀김이 바나나와 파인애플이었으니 확실히 미국식이지요. 거기에 버거도 햄버거가 아니라 파인애플튀김을 사이에 넣은 하와이안버거. 음. 으으으음.

 

하지만 고기감자조림은 맛있습니다. 낫토도 있고, 생선구이도 있고, 일본식 조식도 충분합니다.

 

 

숙소 인근에는 스타벅스도 있습니다. 유니버설 시티 역에서 내려서 USJ 쪽으로 걸어 나오면 바로 스타벅스가 있고요. 그 옆에 로손이 있습니다. 이쪽 로손은 저녁 시간대에 매우 붐비니 줄 서는 시간도 깁니다. 그러니 아이스크림 구입할 때는 직전에는 시간 안배를 잘 해야 합니다.

 

 

 

첫날 체크인 하고서는 이런 걸 잔뜩 샀고요. 맨 왼쪽에 보이는 아이스열매는 폴라포에서 얼음을 빼고 과일액만 동그랗게 얼린 맛입니다. 망고맛도 나중에 사먹어봤는데, 망고아이스바를 구체로 얼린 맛이고요.

의외로 저 크렘브륄레 아이스크림이 맛있었습니다. 화이트초코와 캐러멜의 조합이니 맛있죠.

 

편의점을 가자고 주장한 건 접니다. 로손에 볼일이 있었지요. 이번 여행의 중요 임무였던 전시회 티켓 구입이요. 훗. 무사히 잘 해결했습니다.

 

 

숙소 1층에 있는 또다른 매장으로는 쉑쉑버거, 또 다른 로손이 있습니다. 양쪽 로손에서 판매하는 간식이 조금 차이가 나니, 비교해서 보는 쪽이 좋습니다.

 

 

쓰다보니 빼먹을 뻔 했네요. 공항에서의 이동방법 말입니다.

구글지도에서 검색하면 간사이국제공항에서 공원앞호텔까지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리무진버스입니다. 그래서 리무진버스를 예약했다가, 막차가 17시 10분이어서 놓쳤다고 앞서 적었지요. 거기서 다시 검색해서 찾은 방법은 간사이공항선입니다.

 

 

글 작성하는 지금 시간 기준으로는 이렇게 나오지요. 간사이공항선이 사철인지 JR인지 헷갈려서 한바탕 난리쳤는데, 모를 때는 역무원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진작 그럴걸 그랬어요. 아니면 공항 안내창구에 물어보거나. 하여간 JR 개찰구로 들어가서 탑승하면 됩니다. 안내상으로는 총 4종의 열차를 타는 걸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열차에 계속 탑승."이라고 나옵니다. 이름만 바뀌는 거지, 한 열차로 계속 니시쿠조역까지 가면 됩니다. 구글지도에 도착 시간이 대략 나와 있으니, 공항선에서 따로 앉았지만 마음 편히 갈 수 있었습니다.

 

니시쿠조선에서 내린 다음에는 어떤 열차를 타야하는지 우왕좌왕하고 있었거든요. 여기서도 역무원에게 물어서 안내를 받았습니다. 건너건너 플랫폼으로 가라는데, 가운데 플랫폼에 아예 양쪽 문을 다 열고 있는 열차가 있어서 그대로 통과해 저쪽편 플랫폼으로 넘어가 탑승했습니다. 그리고 두 정거장 가서 하차, 거기서 아주 조금만 더 가니 바로 숙소.

찾아가기 어렵지 않습니다. 거기에 우메다역까지도 한 번에 갑니다.'ㅂ' 숙박비가 매우 높아서 그렇지 아니었다면 내내 머물고 싶었지요. 양쪽 숙소의 하루 숙박비는 1.5배 가량 차이납니다.

 

 

두 번째 숙소인 호텔 앤룸스오사카(ホテル・アンドルームス新大阪, Hotel AndRooms Shin-Osaka)는 호텔의 디자인이 재미있습니다.

 

이쪽이 호텔 공식 홈페이지고요.

https://www.hotel-androoms.com/aso/?utm_source=google&utm_medium=gbp&utm_campaign=gbp_aso

 

【公式】ホテル・アンドルームス新大阪

出発空港 ■■主要空港■■ 羽田・成田 大阪全て 羽田 成田国際 中部国際 伊丹 関西国際 福岡 新千歳 那覇 ■■北海道■■ 札幌丘珠 旭川 帯広 釧路 函館 稚内 中標津 女満別 紋別 利尻 奥尻

www.hotel-androoms.com

 

 

 

https://maps.app.goo.gl/HMM7oAWiXjYKJDab9

 

호텔 앤룸스 신오사카 · 1 Chome-4-28 Nishimiyahara, Yodogawa Ward, Osaka, 532-0004 일본

★★★★☆ · 호텔

www.google.com

 

 

나중에 알았지만 신오사카역은 동쪽이 번화가인 모양입니다. 하루카를 탑승하는 승강장이 동쪽이라 마지막날 가봤는데, 그쪽은 사람이 많더라고요. 신오사카의 사철인 미도스지선 쪽은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아서 조용한 역이라 생각했더니만, 나중에 귀국할 때 사람 많은 걸 보고 놀랐습니다. 돌아다닐 여유가 없었으니 문제죠. 음...

 

 

방 사진은 없습니다.OTL

지금 찾아보고 사진 안 찍은 걸 깨달았지만, 공간이 너무 좁아서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캐리어 우겨 넣느라 바빴거든요.

 

대신 자란에 올라온 호텔 사진 중 가장 비슷한 사진을 들고 와봅니다.

 

딱 이랬습니다. 발치에 캐리어 하나 들어가면 더 발 들일 수도 없는 공간이요.

 

하지만 다른 사진들을 보면, 혼자 가거나 트윈룸이라면 노닥거리기 좋은 호텔입니다. 디자인적으로도 재미있는 공간이고요. 아이를 데리고 머물기에는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재방문 의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대신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근처 다른 호텔 1층에 있습니다. 바로 아래 있거나 하지 않아서요. 신오사카 역에 있는 이시이슈퍼마켓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조금 떨어진 편의점으로 가야합니다. 불편한 점이라면 그정도.

 

2층에 대욕장이 있지만 넘어갔습니다. 목욕탕 때문인지 방에는 옷 등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가 세 개 놓여 있더라고요. 방안에서 물건 정리할 때 유용하게 썼습니다. 캐리어를 펼쳐 놓을 수 없으니 그게 필요하더라고요. 사이의 저 공간에는 G의 캐리어를 펼쳐 놓은터라 제 캐리어는 입구를 거의 막듯이 세워뒀습니다. 그러니 필요한 물품은 발치의 바구니에 넣어뒀지요.

 

 

 

앤룸스신오사카의 재방문 의사는 조식에 있습니다. 1층에 소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고, 21시부터 23시까지는 숙박객 대상으로 소바 무료 제공을 한다는 안내문도 보았지만 소화력이 떨어진터라 가보진 못했습니다. 아침에 조식 먹으러 가서는 눈이 휙 돌아갔고요.

 

투숙객이 직접 일본식 아침식사를 조합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반찬과 단품, 된장국 등등을 자신이 원하는 만큼 그릇에 담아올 수 있습니다. 독특한 방식의 뷔페식이더라고요. 사진 오른쪽의 국그릇에는 비프카레를 담았는데, 진하고 맛있습니다. 위장 상태만 아니면 잔뜩 갖다 먹었을텐데 아쉬웠지요. 뚜껑 덮인 것은 달걀찜. 자완무시입니다. 부들부들 호로록 넘어가는게 맛있더라고요.

6시 30분, 조식 시작 시각에 맞춰 갔더니만 그 때 막 튀김을 하고 있고요. 아침이라 기름진 것을 먹지 못한게 아쉽지만, 먹어보고 나니 소바 레스토랑도 한 번 가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정도로 맛있고 재미있는 조식이었지요. 호텔식이 이렇게도 나올 수 있구나 싶었고요.

차도 직접 블렌딩한 제품이 나와 있고, 커피와 주스류도 여럿 있고. 달걀말이에 일식 기본찬이라면 떠오르는 여러 반찬이 함께 놓였습니다. 튀긴두부조림도 좋았고요. 쓰읍...... 나온 음식들이 모두 정갈하게 맛있습니다.

 

 

호텔 앤룸스신오사카는 가족여행보다는 친구와의 여행, 여럿보다는 싱글이나 트윈으로 가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아니면 아예 2인실을 잡아서 쓰거나요. 어쨌든 이번에 고른 숙소 모두 좋았습니다. 재방문 의사는 있지만, 지역을 다시 방문할 가능성이 낮으니 다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음... 으으으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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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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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우당탕탕 오사카, 숙소 두 곳: 재방문의사 있지만.. (이 글)

오사카 여행 중의 이야기는 지난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짤막하게 풀었습니다. 짧았나, 아닌가. 저도 헷갈리지만서도. 여행 가 있는 동안의 이야기는 그렇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엉망진창 우당탕탕이지만 일단 오늘은 기억할 내용부터 차분히 풀어내보지요. 이미 마음은 도쿄에 가있지만요. 왜냐면, 클램프전 티켓을 무사히 수령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다음 일정이 확정되었고, 이번에는 제 몸 하나만 달랑 가는 터라 마음도 편합니다. .. 아마도? 그래도 G와 L이 있는 쪽이 재미는 있습니다.

 

 

오사카 여행을 계획한 건 2월 말에서 3월 초였습니다. 6월에 징검다리 연휴가 있는 걸 보았고, L의 학교네 일정이 어찌될지 확인한 건 그 뒤라서요. 그날에 재량휴업일이 잡힌 걸 보고는 잽싸게 항공권 예약을 합니다. 그리고 항공권 예약을 하면서 둘이 합의했지요. 이번 여행은 무조건, 중심 일정을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하 USJ)으로 둔다고요.

그 때문에 일정은 전체적으로 느긋했고, 그 외에는 다른 일정을 전혀 잡지 않았습니다. L 위주의 일정이라 미안했던 G가, 다음날에는 다른 일정을 잡으라고 하여 추가했지만, 결론만 말하면 USJ 외에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 정말로요. 정말로 3박 4일의 일정 동안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오사카에서 다른 볼 것이 있었다면 일정을 조금 더 바짝 당겼을 건데 그런 거 없습니다. 저나 G나 이번 여행의 결론으로, "오사카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닌텐도 센터 외에는 볼 것이 없다."를 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닌텐도 센터는 도쿄에서도 접근 가능하니까요. 이전에 G가 시부야 갔을 때 얻어온 적 있으니까요.

오사카 여행의 문제는 취향의 문제일거예요. 밖에서 밥 먹기보다는 집이나 숙소 같은 공간에서 밥 먹는 걸 좋아하는 L의 성향이나, 소화력이 점점 떨어지는 저나 G의 문제 때문에 식도락은 무리고. 그렇다고 뭔가 재미있게 쇼핑할 수 있는 물건도 없으며, 고베처럼 빵이 맛있다거나, 거리가 멋있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교토처럼 걸어다니고 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니 다음 여행의 참여자를 고려해서 고베와 교토만 잡은 것도 틀린 건 아닙니다. 그저 취향의 문제일 뿐이라고요. 토요일에 돌아다니다가 사람에 치여서 조용히 숙소로 돌아온 기억이 아련합니다. 하...

 

여행 첫날, 로우로우 백팩과 로우로우 기내용 캐리어

 

 

가면서도, 그리고 돌아와서도 G랑 "여행이 우당탕탕 우왕좌왕이다."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럴만도 했지요. 시작부터 사고를 쳤거든요. 실수담을 이것저것 모아봅니다.

 

 

1.출국편은 오후였습니다. 오후 항공기라, 아침 일찍 나갈필요 없이 느긋하게 가면 된다고 생각했지요. 그건 좋았지만, 숙소에 들어가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오후 항공기를 타지 않는 이유는 숙소에 늦게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직접 겪기 전까지는 늦게 들어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지 않아 좋았지만, 집에서 이미 오전 10시에 출발했고 숙소 도착한 시각은 20시였습니다. 차라리 일찍 출발했다면? 숙소에 들어가 뒹굴고 있지 않았을까요. 음. 하지만 늦게 항공기 예약을 했던 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앞 항공기는 좌석이 없더라고요.

 

2.출발하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저 사진 찍으면서 뭔가 빠졌다 했더니, 태공을 안 들고 왔더라고요. 거기에 따로 챙겨뒀던 교통IC카드(스이카)도 두고 왔습니다. 여행 두 주 전부터 필요한 물건을 따로 모아두었음에도, 빼먹고 출발한 겁니다. 처음부터 아예 캐리어에 넣어두는게 낫나도 생각했지만, 작년부터 당일치기 여행을 가는 일이 생기는 터라 캐리어에 넣어두면 안챙기고 갈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조금 더 빠릿하게 챙겨야지요.

 

3.출국심사 과정에서 카드지갑을 분실했습니다. 신분증은 따로 가방에 넣어두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카드지갑에 꽂아두었던 오래된 포토카드와 신용카드가 문제였습니다. 신용카드는 바로 분실신고 넣었고, 재발급 처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분의 카드가 없어서 G의 카드를 열심히 긁었습니다. 마일리지든 포인트든 잘 쌓였을 겁니다. 아마도. 그리고 연휴를 거친 사이 재발급 처리가 잘 되어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분실 뒷처리 때문에 신용카드 자동 결제를 걸어두었던 많은 사이트에 들어가 일일이 카드 재등록 작업을 했지만요. 애플 앱스토어, 구독, 알라딘, 통신비, 인터넷의 등록을 마쳤고요. 또 뭐 빼먹은 건 없겠지요?

포토카드는 적당한 걸 쓸 거고, 중요한 건 카드지갑이네요. 이번에는 어떤 카드지갑을 쓸지 고민중입니다. 여행간 김에 하나 사올까 했지만 해리 포터 카드지갑은 너무 못생겼더라고요.

 

4.도착하고서 깨달았습니다. 미리 끊어온 USJ행 리무진. 17시 10분이 막차였습니다. 그 시간에는 아직 항공기가 활주로에 있었지요. 미리 끊어온 티켓은 고이 마음 속에 묻어두고, USJ까지 가는데 사철과 JR 중에서 어떤 쪽이 나은가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 JR로 탑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철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우당탕탕 대소동이 있었으며, JR 공항선을 타고 몇 번 환승하여 20시 되기 조금 전에야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잘한 것과 잘했는지 아닌지 헷갈리는 것도 몇 가지 있습니다.

 

5.G의 강력한 요구로 예약했던 USJ공원앞호텔(더 파크 프론트 호텔 앳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ザ パーク フロント ホテル アット ユニバーサル・スタジオ・ジャパン)은 매우 좋았습니다. 아주 많이. 매우. 이건 숙소 이야기를 다루면서 다시 하겠습니다. 두 번째 숙소였던 앤룸스신오사카(ホテル・アンドルームス新大阪)는 어른 둘이 오거나, 혼자 올 때 좋은 숙소고 아이 데리고 오기에는 미묘했습니다. 트리플룸이 매우 좁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고요. 트윈룸이면 넉넉했을 공간에 침대를 하나 더 넣으니 공간이 비좁게 느껴지더랍니다.

 

6.셋째 날 일정에서 천 사는 걸 제외했습니다. 사카이스지혼마치에 가겠다고 처음부터 했다가 둘째 날 돌아다니던 도중 포기를 선언했고요. 그래도 그 덕에 셋째 날은 매우 여유로웠습니다. 아무것도 못했지만 뭐... 뭐.............. 그러려니 생각합니다. 아니, 차라리 천을 사러 갔다면 조금 나았을까요. 오사카는 사람도 많고 정신없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만 남았거든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내 해리 포터 구역 입구

 

7.USJ도 따로 다룰 겁니다. 이렇게 되면 숙소 이야기와, USJ 이야기를 담은 글이 하나씩 올라가겠네요. 그리고 구매담까지 올리면 끝. 음... 이번 여행은 3박 4일이었지만 사진도 많이 찍지 않았고 정리한 것도 없었으니 그 정도면 끝나겠네요. 하하하;ㅂ;

 

 

 

 

이번 여행도 G와 공동경비다보니 이래저래 경비 상황이 꼬였습니다. 하지만 절대 제가 이익보지 않았다는 점은 확언할 수 있습니다. 여행 통장에 경비를 제가 더 넣었거든요. 이제 남은 건 G에게서 경비 내용을 탈탈 털어서 스프레드시트 작업을 하고 나누는 것뿐.

 

첫날 일정에 적었는지 까먹었지만, 이번 여행은 카드지갑 분실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아. 적은 기억이 있네요. 돌아오는 길에 유실물 보관소에 가서 확인했지만 들어온 것이 없었답니다. 카드도, 카드지갑도요. 그렇게 떠나보내네요.

 

그러니 이제 새로운 포토카드를 뽑을 목록을 정할 차례고........

 

 

돌아오는 길, 공항에서 충동구매 한 건을 벌여 놓고는 이거 잘하는 짓인가 잠시 생각하다가, 어차피 한 번쯤 사보고 싶었던 거, 이번에 충동구매 하면 어때! 라면서 자기 위안을 하는 중입니다. 그 소개는 다음에 하지요. 하여간 그거 정리하고 있다가 문득,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걸 꺼내 찍었습니다. 귀국편 탑승 전이었지요. 로손에서 챙겨온 3900엔짜리 티켓. 무사히 클램프전(CLAMP展) 입장권을 구매해왔습니다. 훗. 이제 출국해서 굿즈만 잘 챙겨오면 되겠네요.

 

 

몸이 삐걱삐걱 비명을 지르고 있으니 스트레칭 좀 하고 자야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라면서 아버지의 참고정보서비스 요청을 그럭저럭 잘 챙겨드림.-_- 하... 아버지... 논문 찾기 전에 미리 말씀해주세요....)

(이러다가 아이패드 에어 신작을 PDF용이라며 아버지께 사다드릴지도 모릅...)

 

 

여행 와서도 피크민 블룸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niversal Studio Japan, 이하 USJ)는 정말 피크민 블룸의 천국과도 같았습니다. 닌텐도 월드에는 피크민도 있더라고요. G가 먼저 발견하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넘어갔을 겁니다. 내부는 행복한 꽃밭에, 촘촘히 깔린 여러 꽃들 덕분에 충분히 정수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기하는 동안은 걷지 못해서 꽃잎 소모가 심하다는 점을 빼면야 뭐. 거기에 여기가 놀이공원이다보니 위치추적 '항상'을 걸어 놓고 머물면 이후에도 충분히 화분을 얻을 수도 있고요. 48시간까지는 아니었음에도 그간 얻은 화분이 충분하여 만족했습니다. 대신 별 넷 만드는 건 그 뒤의 일이다보니 귀국한 뒤에 선물 가져오라고 보내면 빨강이 기준으로 17일이 넘습니다. 분홍이는 보통 2일하고 얼마 정도면 다녀오더라고요.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지만 G가 오사카 우메다에 닌텐도 센터가 있다고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일정 없는 김에 가보자고 겸사 겸사... 갔다가 이게 체력을 갉아먹는 일이 될 줄은 몰랐지요. 하하하하하하.

 

오사카 우메다에 있는 다이마루 백화점에 닌텐도 센터가 있답니다. 거기에 가보자고 간 흔적이 저 사진이고요. 바위 피크민 옷을 입고 다니는 동료(?)가 있더라고요. 여기서 금색 스티커를 붙인 피크민을 하나 얻었고요. 거기서 끊으려 했는데 G가 아예 포켓몬 센터가 위층에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 곳은.... 포켓몬 트레이너들에게는 천국이었습니다. 동물의 숲 팬들에게는 낙원이었고요. 피크민 블룸 유저들에게는 작은 오아시스.

 

 

 

 

뱃지보다는 인형에 눈이 갔고, 인형은 사올까 한참 고민했지만 마음을 접었습니다. 대신 G는 저 수 놓인 티셔츠를 집어 들었고요. 피크민의 인기가 일본에서 훨씬 높다는 걸 다시 한 번 체감했습니다. 한국의 피크민 유저는 한줌보다는 조금 더 많겠지만, 그래도 포켓몬 트레이너에 비하면 얼마 안되겠지요. 하. 저 인형 사올걸 그랬나. 하지만 사오면 안 쓰고 모셔둘 거란 말입니다.;ㅂ;

 

 

혹시라도 공항에서 보인다면 사올지도 모르지만, 가능성은 낮겠지요. 포켓몬도 전부 다 나와 있지 않은데 한줌 피크민 인형이 있을리가 없지요. 하하하하.;ㅂ;

 

 

느엡....

어제의 글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징검다리 연휴에 작고 소중한 연차를 넣어서 오사카에 와 있습니다. 여행은 자주 다녔지만 오사카는 이번이 세 번째 쯤이고, 앞선 여행도 오사카를 제대로 돌아다니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억 자체도 매우 가물가물해요. 이번에도 유니버설 재팬 스튜디오(Universal Studio Japan, 이하 USJ)가 아니었다면 안 갔을 거고, 여기는 순전히 L을 위해서 온 겁니다. 거꾸로 말하면 L이 여기 올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미 L은 닌텐도는 저보다 많이 했고, 그래서 마리오와 루이지와 키노와 요시를 알고, 저도 안 본 해리 포터 영화를 오기 전에 끝까지 달리고..
여기까지 해 온 G에게 감사를. 그 덕에 L은 매우 즐겁게 다녔습니다. 체력 비루한 어른은 일찌감치 나가 떨어졌지만요.
..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놀이공원형 인간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재확인했습니다.

처음부터 달랐지요. 이미 10대 후반의 체험학습 때, 놀이공원 가도 동물원을 들어가거나 탈주해서 다른 곳으로 새는 인간이었으니까요. 놀이기구? 그게 뭔가요? 왜 그런 걸 타나요? 왜 고통을 즐기나요?
이걸 이번에도 느낀게, 머리 위에서 거꾸로 매달린 사람들이 으아아아악! 비명 지르는 걸 들으며 그게 더 재밌다 생각했습니다. 어트랙션이라 부르는 놀이기구 체험형 놀이기구 둘을 타면서 “왜 사서 고생하는 거죠.”라는 생각을 했으니, 심지어 평가가 좋았던 해리 포터 어트랙션은 탑승 도중에 어지러움을 느끼고, 무서운 것이 싫다며 눈을 질끈 감았을 정도이니. 하하하. 볼드모트가 무섭다고 하더니만 저는 눈을 돌렸습니다. 마리오 카트는 그래도 게임 요소가 있었지만, 그 요소가 축적되는 건 시계를 구입한 사람뿐이지요. 저는 안샀으니까요. 그러니 신나게 물음표 상자 때리는 것도 “왜 저래...“에다가, 반응형 마법 지팡이(인터랙티브 완드)를 사용하는 걸 보고서도 그래, 네가 좋다니 뭐 됐다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하고 있었으니... 아. 남의 고통을 즐기는 인간이 되다니 내가 문제가 많은 건가요.

해리 포터 지팡이를 두고 시큰둥 했던 건 최근 2차 창작 읽으면서 호감이 쌓인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지팡이가 썩 예쁘지 않았던 것과, 나무 재료의 지팡이가 더 나았지만 저거면 그냥 특별 주문해서 한국 공방에서 만들어 달라 하는게 더 예쁘게 나오겠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어 그렇습니다. 분명 어딘가에는 있을 겁니다. 해리 포터 지팡이를 직접 디자인해서 만드는 그런 분... 호두나무 기름을 손수 발라 먹여가며 지팡이를 만드는 그런 분이.

헛소리는 그만하고.
일본의 물가를 생각했을 때 해리 포터 상품은 상당히 높은 가격입니다. 옷도 그렇고요. 옷도 기왕이면 네벌... 아니면 그냥 안사고 만다...의 심정이었으므로 모두 다 등 뒤에 내려 놓고 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일정에도 불구하고 돈 안 쓴 여행이 아닐까 싶고요.

그렇게 놀이공원 안 좋아함에도 전체적인 기억은 좋습니다. 희한하지요. 직원들이 적재 적소에 충분히 배치되어 있었고, 어느 매장에 들어가든 눈 닿는 곳에 직원이 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여 조언을 줍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L이 그리핀도르 망토를 사고싶다고 했을 때, ”제일 작은 사이즈도 크기가 맞지 않을거예요. 옷길이는 아슬아슬하게 끌리지 않겠지만 팔 길이가 안 맞을 거고요.“라면서 만류하더군요. 그리고 이 대화는 각각 한국어와 일분어로 이루어졌습니다. ..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저나 G나 L은 한국어로 대화했고, 그걸 옆에서 직원이 듣고는 일본어와 간단한 영어를 섞어서 설명해주더라고요. 그걸 또 다 알아듣겠더란게 포인트.
그리고 모든 직원들은 어린이를 좋아합니다. 어린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눈을 맞춰오고 손을 내밀고 하이파이브를 청합니다. 아이에게 말을 걸고 대화해주고 칭찬을 합니다. 이런 공간이 점점 넓어진다면 애 키우기 참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네요. 하... 직원 교육을 도대체 어떻게 하시는 겁니까. 매뉴얼을 외부 공동체에도 뿌려주세요. 적극적인 외부 유출이 필요합니다.

아차. 제목의 본론을 빼먹었네요.

놀이공원은 원래 좋아하지 않는 터라 해리 포터 체험형 놀이기구도 재미 없었지만, 입장할 때 받은 시각적 충격과, 그 뒤에 보인 호그와트의 전경은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데가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으로 봐서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는 건 또 다르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엉뚱하게도 해리 포터 레고에 도로 관심이 가더랍니다. 상품을 구입하지 않았으니 거꾸로 해리 포터 레고 제품을 사고 싶다는 생각으로 훅 튀었네요. 호그와트랑 입학생 스페셜 패키지(아님) 정도. 집 레고 상자를 정리해보고 방출한 다음에 생각하더라도, 하여간 호그와트 성은 굉장히 땡깁니다. 참 멋지죠.....

는 둘째치고. 제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해리 포터 2차 창작 두 작품 중 하나가 지금 호그와트의 비위생적인 기숙사 시설을 두고 사람의 복장을 뒤집는데 말입니다. 아, 물론 뒤집히는 건 독자의 복장입니다. 기숙사 시설이 지독히 20세기 영국적인 수준임에도, 이사들의 반응이 거의 ”21세기 한국군의 넷키배현역들“의 반응과 같더라고요. 원래 애들은 그렇게 빡빡하게 키워야 튼튼하게 자란다는. 하기야 해리 포터 초반도 아니고, 아직 입학하기 전의 이야기이니 시간적으로 옛날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저 논지를 보면 멱살을 잡아다가 마리아나 해구로 던져 버리고 싶다니까요. 하하하하하.... 그것도 환경오염이겠지만요.

하여간 해리 포터를 보고 있다가 엉뚱하게 레고와 2차 창작으로 눈이 돌아갔다는 감상문입니다. 하. 담주 출근에 무리 안되게 몸 잘 사리면서 다닐거예요...!

 

 

한 달 뒤의 여행 준비는 방금 막 마쳤습니다. 걱정했던 표값 지불을 로손에서 막 마치고 올라온 참이거든요. 하.

 

이번 여행은 반쯤 넋을 놓고 준비하던 터라 태공도 안 들고 오고, 패스카드도 두고 온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충분히 메모해서 정리하고 챙겼다고 생각했는데도 빼먹는 물품이 나오는 건, 집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겠지요. 정리 했다면, 지난 번의 여행 영수증을 모아뒀다면, 빼먹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 아마도.

 

안 챙겨온 건 둘째치고, 출국 과정에서 카드를 분실했습니다. 메인카드이자 유일한 카드, 거기에 카드에 꽂아 놓은 포토카드와 카드 지갑까지 세 가지를 분실한 거죠. 귀국한 날에 한 번 더 확인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카드 재발급은 해뒀습니다. 카드지갑이야, 멀리 떠나 보내고... 포토카드는 새로 다시 출력할 겁니다. 아니면 새 포토카드를 꽂아 두거나요. 거기 꽂아놓은 사진이 약 20년 전에 출력한 아들들(...) 사진이라서요. 음. 그 사진 화질 안 좋은 걸로 기억하는데. 게다가 찾으려면 한참 하드디스크를 뒤져야 하는군요. 뭐, 그거야 문제 안되지.

 

언제부터인가 물건을 잃는 것에 대해 가능한 감정을 강하게 두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잃은 뒤에 상실감을 너무 느끼는 것도 문제고, 그걸로 끙끙 앓다보니 어느 날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비웠더니만, 이번에는 거꾸로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음. 아냐, 잃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할래요.

 

아, 그래서.

1.태공 망각으로 시작한 여행은,

2.카드 분실과

3.리무진버스 시간표 미확인으로 인한 시간 낭비

4.그로 인한 허둥지둥 대소동으로 이어집니다.

 

3이 매우 웃긴데, 리무진 버스가 매번 있을 거라 생각하고 놔뒀다가 도착해서 보니 도착 시간 대는 아예 리무진 버스가 없었다는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버스 비용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다시 전철로 이동해야했지요. 그래도 시간은 더 걸렸고 그럭저럭 무사히 도착했지만.

 

그래도 예상보다는 출국장에서도, 입국장에서도 시간이 덜 걸렸습니다. 대신 오후 비행기를 사람들이 왜 안타는가에 대한 답을 경험적으로 얻었다는 결론이....=ㅁ=

 

내일도 살아 남으면 사진 올리겠습니다. 귀찮다면서 사진도 거의 안 찍게 되네요.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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