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책들은 묶어서 올리고 이 둘은 따로 떼어 씁니다.
아무래도 쓸 말이 조금 다른터라..^^;


「의뢰인은 죽었다」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입니다. 누구나면 「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감상 링크)과 「네탓이야」(감상 링크),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감상 링크)의 작가입니다. 적고 보니 나온 책은 다 봤군요.; 취향에 100% 일치하지는 않는데도 이렇게까지 보게 되는 것은 책 읽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읽는 속도가 빠르니 결국에는 입맛에 딱 맞지 않아도 아쉬운대로 찾아보게 되니 말입니다.

출간 순서는 미스터리한 일상> 네탓이야> 사건 수첩> 의뢰인 순입니다.

「의뢰인은 죽었다」는 「네 탓이야」에 이어지는 연작 소설입니다. 단편 모음이라고 해야하나요. 다른 책도 다 연작 소설이긴 한데 이 두 권은 주인공이 히무라 아키라로 같습니다. 직업은 흥신소에서 일하는 탐정. 상당한 트러블 메이커로 일에 잘 휘말리며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오지랍이 넓습니다.-ㅁ- 일에 잘 휘말리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하고요.

대체적으로 읽고 나면 입맛이 씁니다. '그래, 세상은 이런거지'라는 문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자네 참 안됐구만'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니, 나이로 치면 히무라 아키라가 저보다 연상이겠지만 그래도 「네 탓이야」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만 폭폭 나옵니다. 「의뢰인은 죽었다」는 일부 판타지라고 해야하나, 조금 요상한 이야기가 섞여 있는데 맨 마지막 부분을 보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무리수를 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이야기가 아무리 이상하게 꼬이고 심령적인 상황으로 흘러도 이 작가는 항상 막판에 뒤집거든요. 그렇다 보니 다음 권에서 알아서 해결하겠지 싶은 생각도 듭니다. ... 그러길 바라고 있습니다.(먼산)

「의뢰인」에서의 패턴은 대개 의뢰가 들어온다, 내키지 않지만 억지로 떠맡는다, 휘말린다, 해결한다 혹은 미스터리가 밝혀진다, 뒤통수를 맞는다의 순서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뒤통수를 맞게 되니 나중에는 통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뒤통수를 맞고 나면 머리가 얼얼해서 기분나쁜 것은 같지만요.
가볍게 보기에는 이야기가 무겁지만 심심풀이로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조금 삶은 달걀 풍이기도 하지요.



명탐정 홈즈걸의 두 번째 이야기, 사라진 원고지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1권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2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짧은 연휴기간 동안(2박 3일이었나, 3박 4일인가 그렇습니다;) 사건 관계자들을 만나며 현재의 미스터리와 과거의 미스터리를 동시에 풀어나가는 것이 꽤 괜찮았습니다. 책에 푹 빠져 있었지만 그게 홈즈보다는 왓슨쪽의 시각으로 보고 있어어 힌트를 거의 안 주고 줄창 달려나가는 누구씨에게 불만이 쌓이더군요. 하여간 그렇게 깔끔하게 풀리다니 과연 추리소설이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슷한 사건이 벌어졌을 경우 현실세계에서는 풀어나가기 어려울테니 말입니다.

서점에 유령이 나타나서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는 구조요청을 받고 주인공 두 사람은 나고야까지 내려갑니다. 구조요청을 한 사람이 이전에 교코(왓슨?)과 함께 세후도에서 근무를 했고, 지금은 고향에 내려가 그 곳의 유서깊은 서점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령이 나타난 곳도 그 서점-마루우도입니다. 문제는 그 유령의 정체인데, 시내에서는 그 유령이 옛날 옛적, 자신의 스승을 죽이고 체포되어 징역을 살다가 2년 만에 사망한 어느 청년이라는 소문이 도는 겁니다. 내키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끌려간 꼴이 된 교코는 다에와 함께 옛 사건의 관계자를 만나러 다닙니다.



이야기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나고야의 이곳 저곳을 함께 돌아다니는 느낌이라, 나고야 여행을 다녀오고서 보면 느낌이 더 각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나고야를 돌아다니는 장면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게 아쉽네요.T^T
하지만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뒷 부분입니다. 사건의 이면에 얽혀 있는, 청년의 과거 말입니다. 와아. 그런 이야기를 담다니, 입맛이 씁쓸하더군요. 물론 그정도의 사건을 만들어야 청년의 행동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오지만 그래도 그런 트릭을 써야했나요.T-T 으흐흐흑. 잘생기고 능력도 있고 괜찮은 청년인데 참 아깝지 않습니까.

... 이런, 소설 속에 지나치게 빠져들었군요.

의뢰인을 먼저 보고 홈즈걸 2를 그 다음에 본 것이 다행입니다. 의뢰인을 먼저 보았다면 기분이 가라앉았을텐데 홈즈걸을 아낀다고 나중에 본 것이 오히려 좋았네요. 다음 권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와카타케 나나미. 「의뢰인은 죽었다」, 권영주. 북폴리오, 2009. 1만원
오사키 고즈에. 「명탐정 홈즈걸의 사라진 원고지」, 서혜영. 다산책방, 2009. 1만원


덧붙임.
적다보니 홈즈걸의 역자 이름이 익숙합니다.; 혹시나란 생각에 찾아보니 밤은 짧아의 역자입니다. 아하하하하하; 게다가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도쿄 밴드 왜건도 이 분이 번역했군요. 기억할 번역자 이름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앞으로는 서혜영씨가 번역한 책도 취향에 맞는 책이라고 안심하고 집어들겁니다.

사실 번역제목보다는 원제가 더 마음에 듭니다. 하기야 팔리는 걸 염두에 둔다면 원제보다는 번역 제목이 더 친숙할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요. 명탐점 홈즈걸이라니까 저는 오히려 반감이 들어서 손을 안 댔거든요.; 원제는 이 책의 세 번째 편 제목을 딴 '배달 빨간두건'입니다.

서가를 배회하다가 눈에 들어와 1-2권을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책을 집어든 이유는 「명탐점 홈즈걸의 책장」이라는 제목 때문이 아니라 그 위의 총서명-세후도 서점 사건 메모 때문이었습니다. 서점 사건이라니,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한 소소하고도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실제로 읽으면서도 그랬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실제 있을법한 미스터리들이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사소한 이야기인 것은 아닙니다. 살인은 아니지만 범죄도 등장하고, CSI..가 아니라 FBI 실종수사대가 출동해야할 것 같은 사건도 나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든 해결하는 사람은 평범한 서점 직원입니다.

앞서는 작은 서점이라고 했는데 세후도는 그리 작은 서점은 아닙니다. 뒤에 나오는 것을 보니 6층짜리 역 건물에 입점한, 100평330평방미터의 중형 서점입니다. 지역에는 하나쯤 있을법한 서점이지요. 책 뒷부분에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가진 간담회가 정리되어 있는데 그걸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서점에서 있었던 일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과의 교차, 실제의 서점생활까지. 일상생활 밀착형 미스테리라는 걸 그 간담회가 또 제대로 보여줍니다.




여기까지는 설렁설렁 책 소개기.
그리고 지금부터는 책 지름신을 소환합니다.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


이 책의 추천 대상은 제 블로그에 들러주시는 대부분의 분들입니다.
일단 티이타님과 아이쭈님. 두 분다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키릴님과 듀시스님도 가볍게 보실 수 있고요.
첫비행님은 취향에 잘 맞을 거라 생각하고, 가장 이 책이 취향일거라 생각하는 것은 마스터님입니다. 특히 두 번째 편. 제가 봤을 때는 그 편이 마스터님 취향 직격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 이거 너무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긴 하네요.^^; 하지만 이 단편집이 상당히 마스터님 취향이라고 생각하니 아예 다음 모임 때 들고 나가겠습니다. 맛보고 결정하시와요.

이 책에 대한 호감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은 네 번째 이야기인 '여섯 번째 메시지'에서 「다얀의 스케치 교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마이너한(제멋대로 기준이지만;) 책이 이런 곳에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한 권 더 확인해보긴 해야하는데 역시 같은 편에 등장하는 「하늘 여행」은 이전에 고토 세이의 얼그레이씨~이야기에서 잠깐 등장한 그 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은 글 쓰고 나서 보충하겠습니다.

물론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아아. 보면서 가슴에 확 꽂혀서...ㅠ_ㅠ
히카루 겐지가 달리 히카루 겐지겠냐는 결론으로 마무리 짓는데 보면서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마무리가 대박이예요. 정말 부전자전이라면 그 뒷 이야기도 정말 무서울(?)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음 편은 장편이라는데 그래서 지금 손 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한 편 한 편 읽어나가면서 가슴이 벅차 올라(...) 남은 책장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서 한 편 읽고 쉬고, 한 편 읽고 또 잠시 쉬고 하며 보았거든요. 장편은 도중에 중지곧하기 어려우니 조금만 더 아꼈다가 보렵니다. 3편을 서둘러 수배해야겠네요.



마음에 드는 책들이 거의 그랬듯이 이 책도 이후에 리뷰가 조금씩 더 올라갈겁니다.^ㅠ^

호로로로로로록~ (커피 마시는 소리)


참으로 오랜만에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잠시 짬을 내가며 읽고 있는 것이 엊그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 1권입니다. 연작 단편이라고 해야하나요. 소설책은 맞는데 하타케나카 메구미 시리즈나 가토 미아키의 클럽 인디고 시리즈처럼 장편으로 죽 이어지지 않고 단락단락 끊어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 소설은 이런  식의 책이 많군요. 한 권을 통째로 읽기에는 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부담스러울 때 집어들면 딱입니다.

하여간 배경은 세후도(成風堂: 세이후도일지 세후도일지 헷갈리는군요;..)라는 서점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서점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마술은 속삭인다」에 등장하는 로렐보다는 작아서 일겁니다.; 로렐의 이미지는 기노쿠니야고, 세후도는 점원이 적다는 걸 보면 그보다 훨씬 작은 것 같군요.

하여간 지금 읽어 내려간 두 편이 취향에 딱이라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후후후 ///
2권까지 다 읽고 나면 제대로 된 리뷰 올리겠습니다.
원래 감상 쓰고 싶었던 책은 따로 있지만 그건 따로 쓰겠습니다. 여기에도 잠깐 언급되긴 하겠지요.'ㅂ'


그런 고로 간단 감상부터.
「접시에 뉴욕을 담다」. 2003년에서 2006년까지 뉴욕에 머물면서 CIA(요리학교)를 다니고, 여러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각각의 레스토랑 리뷰를 모아 놓은 글입니다. 중간중간 요리학교 다니는 동안의 짤막한 이야기도 담겨 있고요.
하지만 대체적으로 개인적인 경험담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전문가가 맛본 것은 맞지만 경험이 개인적이라는 느낌입니다. 본인도 각각의 레스토랑 체험담에 그렇게 적었고요. 이전에 몇 번 읽었던 '블로그에 올린 글 출판집'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는 스페인을 다녀온 뒤 스페인 요리집도 잠깐 열었던 사람이 쓴 스페인 짤막 체류기 + 요리책 정도입니다. 생각보다 얇고, 엽서집을 보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거 추천하기에는 조금 난감..; 스페인 요리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정확한 분량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한식 만들 때도 그렇지만 정량화 하는 것이 어려워서 그렇다고 합니다. 손맛이랄까, 그런 쪽을 강조한 셈이지요. 스페인 짤막 체류기라고 적긴 했는데 글쓴이의 개인적인 생활담에 가깝기 때문에 여행기라고 하기 보다는 수필에 가깝습니다. 그냥 가볍게 볼만은 한데 크게 기대는 하지 마세요.'ㅂ'
요리법은 한국에서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대강대강요리를 잘하시는 분이라면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오선 여행」은 책 다 챙겨서 나가다가 눈에 스쳐 지나가던 책이 걸려서 집어 들었습니다. 영국 여행기? 아니면 과학사? 어느 쪽으로 분류할지 고민되지만 도서관에서는 과학사, 혹은 과학수필로 집어 넣었군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경도의 기준입니다. 그리고 그 자오선을 중심으로 해서 영국에서 일어난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일어난 장소들이 여럿 있답니다. 그래서 그 자오선을 따라 영국 남부에서부터 죽 올라가 여러 과학적인 발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읽은지가 좀 되어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그리고 사실 읽다가 졸았습니다-그 발견들은 과학 분야를 가리지 않습니다. 지질학, 물리학, 화학, 그리고 기타 등등.; 기억에 남는 인물 중에는 화석 발견의 대가(?)인 메리도 있습니다. 성은 지금 잊었는데 이전에 동서문화사의 에이브 시리즈에 관련 책이 있어 꽤 재미있게 보았던 이야기입니다. 정규교육과정을 제대로 밟지 못하고 해안가에서 주변 관광객들에게 작은 화석을 파는 것으로 생활을 이어나가던 한 소녀가, 악어의 선조인가 하는 그 대단한 화석을 발견하여 굉장히 유명해졌다는 내용입니다. 실제 있었던 일이고 그 당시로서는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학자들에게는 큰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야 여자이기도 했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으니까요.'ㅅ' 그래도 그 이야기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그 부분은 기억에 꽤 남습니다.


「아임 어 스튜던트」는 신간 소개를 보고 홀랑 반해서 도서관에 신청해 보았습니다. 암에 걸렸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한 남자가, 다시 신입생이 되어 공부를 해보겠다고 하여 대학에 입학하고 잠시간 신입생들과 함께 학창생활을 만끽합니다. 내용만 보면 별것 아니지만 여기에 그 남자의 신상을 밝히면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니까 로저 마틴씨는 대학 총장입니다. 폐암으로 죽다 살아난 뒤 안식년을 내고는 그 시간을 오롯이 신입생 생활에 투자한 것이지요. 재입학한 학교가 조금 독특한 곳이라, 고전에 대한 강독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거기에 조정(배젓기 운동;)을 포함한 예체능 활동이 필수인 곳입니다. 모 대학교의 재단으로 들어간 어느 기업에서 주장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지요. 하하하. (그 기업이 어떤 비난=뒷말을 듣고 있는지 알고는 음...; 싶었습니다;;)
 하여간 오랜만에 고전을 다시 읽고 예순의 나이에 조정경기에 참여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며 즐겁게 보내는데, 말은 그렇지만 그 내용은 좌충우돌, 이런 저런 실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걸 감안하면서 보셔야 합니다. 신입생들과 진한 우정을 쌓는다고 책 소개에는 나와 있지만 글쎄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아폴로의 눈」은 서가를 어슬렁거리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G. K. 체스터튼의 G. K.가 길버트 키스라는 것은 이 때 처음 인식했습니다. 핫핫핫.; 집에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전집이 있지만 몇 년 전에 예술제본으로 만들고 나서는 거의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거기에도 아마 G. K.가 어떤 이름의 이니셜인지 나와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읽은 기억이 없군요.
 표제작인 아폴로의 눈은 브라운 신부 전집에 실려 있습니다. 하지만 맨 앞에 실린 '벼랑 위의 세 기병'은 본 적이 없습니다. 실려 있는 다섯 개의 단편 중에 그 하나만 브라운 신부 전집에 없고 나머지는 다 실려 있습니다. '벼랑 위의 세 기병'은 아마 한국에 소개되는 것이 처음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 책이 절판이라, 보실 분들은 도서관에서 빌리는 수 밖에 없겠네요. 교보에서 검색하다보니 「목요일이었던 남자」라는 책도 나와 있는데 볼까 말까 고민됩니다. 브라운 신부도 그렇지만 체스터튼의 추리소설은 조금 무거워서 손대기 망설여지는군요.



김은희. 「접시에 뉴욕을 담다」, 그루비주얼, 2007. 14000원
길버트 키스 체스터튼. 「아폴로의 눈」, 바벨의도서관. 2009. 9500원 (그러나 절판;)
정세영. 「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 이숲. 2009. 9500원
쳇 레이모. 「자오선 여행」, 사이언스북스. 2008. 13000원
로저 마틴. 「아임 어 스튜던트」, 웅진지식하우스, 2010. 12000원


여기까지가 4월 16일에 썼던 글이라 먼저 올립니다. 그 뒤에도 읽은 책이 더 읽지만 그건 다음 글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S에게 보내는 글입니다.'ㅂ'

지난 주말에 S가 빌려간 책들인데 이 중 몇 권은 읽었다 하여 집에 남았습니다. 총 대출 권 수는 열 여덟 권. 어떤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좋은지 따져보다보니 커피 맛에 비유해서 설명하면 재미있겠더라고요. 그리하여 한 번 적어봅니다.

순서는 처음에 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그리고 S에게 건네는 말이므로 존대는 하지 않습니다.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 상,중,하」.
최근 이벤트에 당첨되어 얻은 책인데 리뷰 올리기도 전에 먼저 대출되어 사진이 찍혔네. 마쓰모토 세이초가 원래 사회파라던가, 하여간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소재로 추리소설을 쓰는 사람이고, 여기에 실린 것 중에는 소설이 아닌 것도 있어. 논픽션도 같이 있으니 읽을 때 헷갈리지 말 것. 하기야 미미여사가 대표 편집을 맡았기 때문에 그 설명만 봐도 대강 알 수 있겠지만.

커피 맛으로 따지자면 꽤 스모키해. 연기맛, 훈연맛이 강하고 어떤 것은 목을 강하게 자극하는데다 끝맛도 안 좋아. 책이 어렵기 때문에 한 번에 다 보는(마시는) 것은 힘들테고 중간중간 다른 책들과 섞어보되, 가능한 빨리 보는 것이 좋아. 스모키 하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맨 마지막으로 보면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거든. 거기에 커피 맛이 세서..-_-;

참고로 미미여사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장녀라는 평가를 받는 다는 듯. 그래서인지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이나 쓰는 방식이 조금 닮았다는 생각. 하지만 마쓰모토 세이초는 정말로 '현실적'이야.


미야베 미유키, 「화차」, 「인질카논」,「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
「화차」는 위의 시리즈 영향을 상당히 받지 않았나 싶긴 하네. 소재 쓰는 법으로 보면 「이유」가 더 닮았을지도. 이쪽은 글 쓰는 방식 때문에 다르긴 하지만. 하여간 화차는 끝 맛이 '향이 나려다 만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전체적으로 스모키 하면서도 나름 맛이 둥글둥글하다고 생각해. 상대적으로 마시기 편하다고 해야겠지.
「인질카논」는 설탕과 크림을 듬뿍 넣은 커피. 하지만 교토의 이노다 커피처럼 고급 분위기는 아니고, 만든 사람은 장인인데 왠지 기대에 못 미치는 커피맛이라는 느낌. 그래도 무난하게 마시기는 좋아. 내용이 달달하거나 부드럽진 않지만. 참, 단편집이야.
「오늘밤은 잠들 수 없어」는 첫비행님이 추천해주셔서 기대하고 봤는데 솔직히 기대에 못 미쳤...;
만든 사람은 장인인데 뭔가 지나치게 평범해. 하지만 그냥 무난무난하니까 기대는 너무 하지 말고 청소년 대상 가벼운 추리소설 본다고 생각하면 될 듯.


츠지무라 미즈키, 「밤과 노는 아이들 상-하」, 「얼음고래」
츠지무라 미즈키는 추천하기가 굉장히 난감함.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였나. 이걸 포함해서 위의 두 권까지 다 손안의책에서 냈어. 작년인가에 재고 처분할 때 구입한 책인데, 「얼음고래」는 자주 들여다보지만 「밤과 노는 아이들」은 결국 구입한 뒤에 다시 못봤음. 이 작가의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맛(소재) 자체가 호불호가 갈릴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야. 살인사건이 소재고 분위기가 암울...; 상대적으로 읽기 편한 것이 「얼음고래」. 이쪽은 은근 내 취향이라 맛이 깔끔하게 딱 떨어진다는 느낌이야. 추리를 해야할 부분이 있기도 하고 카드의 패를 하나씩 뽑아가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얼음고래」는 진하고 쓰지만 앞 뒤가 달달한 맛이라 나는 좋았지. 그래서 책 읽을 때는  「밤과 노는 아이들」 먼저, 「얼음고래」는 나중에.


오노 나츠메, 「GENTE 1-3」
이건 만화니까 언제 봐도 상관없어.(웃음)


아리스가와 아리스, 「46번째 밀실」
이건 중간중간 번갈아 볼 때 보거나, 아니면 맨 뒤에 보거나.
개인적으로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가벼운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이고, 단편쪽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46번째 밀실」과 「절규성 살인사건」도 그랬음. 「절규성 살인사건」쪽이 더 볼만해.


온다 리쿠, 「목요조곡」, 「코끼리와 귀울음」
온다 리쿠는 온다 리쿠. 「코끼리와 귀울음」은 이미 본 것 같은데, 「목요조곡」은 내가 좋아하는 온다 리쿠 책 중 하나임. 어, 딱히 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 그런 것은 아니...... ㄴ게 아니라 맞고.; 둘다 편하게 마실 수 있긴 한데 온다 리쿠 책은 잡미가 많다고 해야하나. 뒷맛이 깔끔하지 않아. 「목요조곡」은 상대적으로 뒷맛도 나쁘지 않지만 그게 사족으로 읽힐 수도 있지.


「너를 위한 이야기」
이건 그냥 가볍게 보면 돼. 커피믹스.-ㅠ-


교고쿠 나쓰히코, 「항설백물어」
커피우유쯤? (웃음)
커피우유라고 하면 작가에게 미안하긴 한데 정말 그런 느낌이야. 편하고 무난하게 볼만한. 아, 대신 소재에 거부감을 느낄 사람들이 있을지도 몰라.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했으니 커피보다는 말차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뒷맛도 나쁘지 않아.'ㅂ' 「광골의 꿈」 쪽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


밴 다인, 「파일로 밴스의 정의」
정통 추리소설이니 정통 커피맛.-ㅠ- 이 책만 분위기가 확 다르니까 다른 책들과 섞어보는데는 무리가 없을거야. 엘러리 퀸보다 더 현학적(어려운 말 하기 좋아하는;)이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파일로 밴스가 주인공임. 두 편이 실려 있는데 앞쪽이 훨씬 이야기가 길어. 그리고 내 입맛에는 뒤쪽보다는 앞쪽 이야기가 더 입에 맞았지.



대강 이렇습니다. 내용이 무거운 책부터 먼저 보는 게 낫지 않을까.'ㅂ'
다음에는 음양사랑 샤바케가 대기중. 그 사이에 다른 책을 더 사지는 않을것같네. 최근에는 소설보다 여행, 제과제빵 쪽 관련 일본 책을 더 많이 사니까.; 거기에 추리소설은 여름이 제철이라 그 때 주로 나오니 말야.
추리소설은 미리 내용을 알면 재미가 떨어지겠지요. 사전에 힌트라든지, 그런 걸 받아도 책 읽는 맛이 떨어진다 생각하시면 이 글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나전미궁을 다 읽고 나서 감상문을 썼는데, 그 뒤에 이어지는 몇 가지 이야기를 짤막하게 다룹니다. 그러니 책을 다 보고 보시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겁니다.


감상문을 다 쓰고 집안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떠오르는 이런 저런 잡다한 생각들.



















바이올렛과 릴리는 일란성 쌍둥이라고 읽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다시 이야기를 찾아보기가 번거롭군요. 릴리는 일란성이든 아니든 관계없다고 버럭 화를 내던가요. 하여간 둘이 일란성이라면 마지막에 DNA 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할거라고 봅니다. 이란성이라면 확인이 어렵겠지만 일란성이라면 남은 시신의 DNA를 판별하여 DNA가 동일하면 그렇고, 다르면 아니다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란성이었다는 이야기인가요.

잠깐 여기서 다른 이야기 하나더. 이전에 읽었던 모 만화(마술사)에서는 일란성 남녀 쌍둥이가 나오는데 말입니다. 이건 아니지 않나요.; 아, 하기야 난자가 수정전에 충격을 받아 분할을 해서 각각에 X, Y 염색체 정자가 수정을 한다면 일란성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흐음. 이렇게 하면 유전자가 상당히 일치하니 닮은 꼴이 나올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ㅅ'
(유전학을 은근 좋아해서..)


그리고 설거지하다가 막판에 떠오른 이야기. 앵미궁의 저주를 내리고 사라진 은사자. 하지만 왜 다들 XX에만 집착하냔 말입니까.


맏이는 어디갔나요?



으아아아아악. -_-;
저걸 떠올리고나서는 경악했습니다. 정말 맏이는 어디있어요?
이 책보다 더 읽었지만 그에 대한 리뷰는 따로 쓰겠습니다. 그쪽은 요리책이랑 여행가이드북이거든요.'ㅂ'


「지도는 지구보다 크다」는 책상머리 앞에서 할 수 있는 세계여행=지도에 낙서하기에서 태어난 책입니다. 중간중간 글쓴이들의 실제 체험담이 섞여 있지만 상식과 여행담과 후기와 상상이 뒤섞이니 재미있는 글이 나오는군요. 요즘 제가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책상 머리 앞에서 도쿄여행 짜기'이다보니 더 공감이 되었나봅니다. 지도 한 장 가져다 놓고 여기는 이래서 유명해, 저기는 저래서 유명해라며 여행 이야기를 풀어 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말솜씨에 상대방이 넘어간다면 성공! 그래서 저도 이 책에 같이 낚였습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여행가고 싶다기 보다는 여행기에 등장한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그건 이 여행짜기의 중심이 책의 작가나 주인공이나 영화 속 주연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인디아나 존스, 쥘 베른, 어니스트 헤밍웨이, 이소룡 등. 구구절절 설명해도 사실 맛을 잘 못 느낄터이니 아예 가장 깊게 인상에 남은 챕터를 들어보지요.

'빅토리아 시대 괴물들의 서식지'.
오프닝은 바이런입니다. 빅토리아 시대 괴물들의 서식지라는 이야기에 바이런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 짝꿍 셸리와 함께 메리 고드윈(메리 셸리*)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엄마'지요. 사실 메리 고드윈에게 얽힌 비화에 대해서는 작년인가 재작년쯤에 나온 만화 「메리 고드윈」을 참고하시길. 아니면 살림지식총서의 프랑켄슈타인에도 잘 나와 있습니다. 하여간 스위스의 별장에서 놀고 있던 바이런이 같이 놀고 있던 친구들(퍼시 셸리, 셸리의 애인인 고드윈 포함)에게 무서운 괴물 이야기를 써보자고 했더랍니다. 유명한 시인이 둘이나 있음에도 거기에서 탄생한 걸작 '괴물'은 주변인에 의해 만들어졌지요. 메리 고드윈이 쓴 프랑켄슈타인, 바이런의 주치의인 존 폴리도리가 쓴 뱀파이어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뱀파이어가 여기서 등장했다는 건 처음 알았답니다.-ㅁ-; 그러고 보니 책세상에서 나온 「뱀파이어 걸작선」에 이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루드벤 경 이야기가 그건가요?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하여간 보고 있자니 괴물들이 등장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째로 다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일 먼저 찾아보고 싶은 것은 「판타스마고리아나」. 모 소설에 등장하는 이 단어가 원래 있는 단어인 줄은 몰랐습니다. 독일 전승 모음집이라는데 한국에 출간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역시 찾아봐야죠.


다른 한 편은 '오리엔트 특급으로 유럽을 꿰뚫다'.
이건 애거서 크리스티 헌정편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어흑. 간만에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을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거기에 오마쥬인 「나폴리 특급 살인」도 말입니다. 「오리엔트~」는 집에 없지만 「나폴리~」는 집에 있으니 간만에 꺼내봐야겠네요.

사실 손이 안가서 미뤄두고 있던 책인데 말입니다, 두고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이 두 사람이 같이 쓴 책인  「여행자의 로망백서」때문에 여행의 로망을 키워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책과 영화와 여행에 대한 로망을 쌓고 있습니다. 여행가고 싶은 분들보다는 책 사고 싶은, 책 보고 싶은 분들에게 쥐약이니 조심하세요.



나전미궁.
구입하기는 한참 전에 해놓고, 들어 있는 봉투를 침대 머리맡의 쇼핑백에 던져 넣고 까맣게 잊고 있던 덕에 뒤늦게야 꺼내보았습니다. 하하하. 그리고는 좀더 두고 읽을까 하다가 마스터님의 리뷰에 옆구리를 퍽퍽 찔려 내키지 않는 마음 가짐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흠. 명불허전.
처음에는 억지로 읽어 넣는 느낌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문어씨가 있어서 말입니다. 저는 문어씨같은 타입의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면 문어에게 '자네 고생이 많았네'라고 어깨를 두들겨 주고 싶군요. 뽑기 옆에서 지낼려면 어쩔 수 없이 저래야겠다 싶더군요. 허허허.
다른 작품에 비해 여자가 많이 등장하나 싶었는데 의외로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이 없었습니다. 할머니 3인조 정도가 마음에 들었달까. 젊은 여자들은 상대하기 버겁습니다. 특히 문어라든지, 꽃밭이라든지. 거기에 추위까지 휘몰아치면 와아아아.; 여성진을 두고 보면 차라리 나이팅게일과 루주가 나아요.


좀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은 내용 정리가 되지 않아 그런 것이고, 바티스타 후 1년 반에 나이팅게일이 떨어졌다고 하니 아마 장군님은 북쪽에 계실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누구씨랑 조우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싶고요. 근데 그 장면 상상만 해도 무서운걸요. 거기서 둘이 맞붙으면 그야말로 용호상박. 하지만 호랑이한테는 하야부사(송골매)가 달려 있잖아요? 거기에 백년묵은 너구리에 화식조가 합세한다면, 그리고 드디어 제대로 학교 다니겠다고 설파한-어떻게 보면 은 사자의 정신적 아들래미가 되는 뽑기가 합류하면 쉽지 않겠지요. 게다가 누구씨는 반동인물인 관계로 절대 이 스토리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음하하하.;;;;;;

자세한 줄거리는 쓰지 않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보면서 파악하시는게 좋지만 앞부분이 안 읽힌다고 도중에 던지지는 마세요. 이 책은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힘들게 힘들게 올라가지만 어느 순간 페달이 쉽게 밟히고 그 다음에는 어어어어 하는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언덕을 내려옵니다. 이런. 언덕을 다 내려와서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누가 뒤통수를 때리고 달아납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말입니다.


뒷권이 훨씬 더 기대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너럴 루주의 전설은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손에 넣어야겠네요. 교보에 들어와 있을지, 아니면 주문 가능할지 확인해야겠습니다. 후후후.



박사, 이명석,「지도는 지구보다 크다」, 궁리, 2009
가이도 다케루, 「나전미궁」, 권일영, 예담, 2010


* 책에서는 메리 셸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당시는 처녀적 성인 메리 고드윈이 맞습니다. 아직 결혼전이었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메리 고드윈」이라는 한국만화를 보시면 아실겁니다. 퍼시 셸리는 그 당시 유부남으로 아내와 이혼하려 했지만 아내가 거부했지요. 그래서 둘이서 스위스로 갔다고 알고 있습니다.-ㅁ-;
메리 고드윈의 삶은 참 ....(먼산)



---
2010. 3. 24.
덧붙임.
「바티스타」의 오프닝은 2월 4일. 「제너럴」의 오프닝은 12월 14일입니다. 「나이팅게일」과 「제너럴」은 병행구조이므로 같이 간다고 봐도 되고, 「나이팅게일」은 크리스마스 공연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됩니다. 이것 역시 같다고 보면 되지요. 그러므로 「바티스타」후 1년 반에 이어지는 「나전미궁」은, 위의 사건들이 일어난 이듬해 6월이 배경입니다. '제너럴'과 '매'는 둘이 손잡고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자시고 계실듯...-ㅁ-;

(다방커피 + 브라우니. 다방커피보다는 블랙이 낫군요.)



추리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시리즈 두 번째 권인데, 첫 번째 권은 다 읽지 않고 앞만 읽다가 범인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이번에는 부탁을 받아 구해온 거라 호기심이 생겨 다시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도입부까지 보고는 엔딩을 확인했는데 어머나.-ㅁ-; 피해자, 가해자, 피의자를 다 맞췄군요. 어허허. 이야기가 어찌 흘러갈지도 뻔히 보입니다.



그래도 일단은 봐야...-ㅅ-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를 키릴님께 받아 한 권 한 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네 권을 받아서 G 먼저 보라 하고 저는 G가 다 읽으면 그 뒤에 받아 보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G가 소화하는 속도가 빠르군요. 권이 그리 얇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꽤 읽기 쉬운 책이라는 겁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졸업 - 설월화 살인 게임」은 상대적으로 무난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를 읽고 난 뒤에 그렇듯이 입맛이 씁니다. 뭐, 제가 읽은 히가시노의 책은 몇 권 안됩니다. 그 유명한 「용의자 X의 살인」도 읽지 않았고 「예지몽」, 「탐정 갈릴레이」가 다인가 ... 싶군요.; 블로그 검색하면 되겠지만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으니 이정도로 봐도 무난할 듯합니다.-_-;
「졸업」은 맛보기로, 그냥 가가가 형사가 되기 훨씬 전, 대학 때 어땠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친했던 친구들 사이가 어그러지고 무너지고 결국엔 가루가 되어버리는 것이 낱낱이 보여지기 때문에, 그리고 굉장히 추한 이야기도 등장하기 때문에 읽고 나서는 다시 읽을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치고는 다음권을 기다리긴 했습니다만..;

「잠자는 숲」은 제목이 왜 그런가 지금 생각하니 대강 알겠군요. 싹둑 잘랐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이번 권은 굉장히 달달하다고 G가 슬쩍 알려줘서 읽었는데 이게 뭐가 답니까. 안 달아요. 이정도는 보통의 무난한 추리소설이라고요. ... 하지만 이것은 제가 졸업과 잠자는 숲을 읽기 전에 모 로맨스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설탕을 듬뿍 넣은 쿠키를 먹은 뒤에 가능한 단맛을 줄이려고 애쓴 떡을 한 조각 집어 먹으면 전혀 달다는 생각이 안 들겠지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하여간 이 책도 다 읽고 나서 지금 돌아보니 마음에 안드는 장면이 여럿 있었지만 무난하게 볼만한 소설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세 번째의 「악의」. 이건 제가 읽은 올해 최악의 소설의 끝자리 정도는 차지할만 합니다. 이전에 가위남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가위남은 분노의 대상이 살인자이지만 악의는 제 자신입니다.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이것은 반전 내용을 밝히지 않으면 쓸 수 없기 때문에 살짝 가려둡니다.-_-;


하여간 그 때문에 이 책은 한 번 더, 다시 읽어야 한다는 건 압니다. 다른 시선에서 책을 바라봐야하는데 읽을 생각이 손톱만큼도 안납니다. 그래도 가가형사의 말대로 쾌유를 빕니다. 당신은 꼭 그래야 하니까요.



그나저나 다음권인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아직 G에겐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저는 앞서 읽은 듀시스님께 결말부분을 살짝 얻어들었습니다. 읽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다음권을 보려면 읽어야겠지요? ;ㅅ;


히가시노 게이고, 「졸업」, 「잠자는 숲」,「악의」, 양윤옥 옮김, 2009, 현대문학


덧붙임.
첫비행님이 저 「잠자는 숲」을 읽어보셨던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안 읽어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발레리나가 사람을 죽이면서 시작되는, 발레가 소재가 되는 이야기라 괜찮습니다. 거기에 덧붙이자면 요즘 「스바루」의 2부가 책으로 나오는 모양이더라고요.-ㅂ-
모종의 이유*로 조금 복잡한 감정에 잠기다가 안되겠다 싶어 방금 읽은 따끈따끈한 책 감상을 올립니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신간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다가, 도서관에 반납된 책을 보고는 잽싸게 채왔습니다. 저 아래 있는 매처럼 눈을 번뜩이며 있다가 먹이를 낚아 채온 기분이군요.
그 글에는 안 적었다고 기억하는데, 에노시마 거주조인 매입니다. 하야부사가 매 맞지요?;;
(그러고 보면 「Sky High」에선 멸종위기 운운하던데 거기는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ㄱ- 갸들이 사는 곳이 쇼난이었다면 쉽게 봤을겁니다.)

감상을 쓰고는 싶은데 쓰기가 모호합니다. 다른 추리소설도 내용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이게 혹시 내용을 폭로하는 것이라든지 아니면 트릭을 발설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고민하게 되는데 이 책은 더욱 그렇습니다. 구조가 닮은 소설이 하나 있는데 그걸 여기서 소개하면 바로 트릭이 드러납니다. 그냥, 제가 찍었던 어떤 인물이 범인이 아니었다라는 것 정도만 밝히고 넘어가지요.
이번에는 그래도 긴다이치가 제대로 활동합니다. 죽은 사람은 여럿 있지만 지금까지 봤던 것중에서 이렇게 속 시원히 사건을 해결한 것이 거의 없었지요. 역시 하지메는 할아버지의 손자 맞습니다. 공놀이 하는 악마든 피리부는 악마든 제대로 방어한 적이 드물지 않습니까. 실수를 해서 흔적을 남긴다거나 그 때까지 안 나오던 실마리가 나와야지만 사건을 해결해주는걸요. 그러고 보니 이번 편에서도 어떤 의미로는 실패했군요.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세요. 책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코미조 세이시, 「밤 산책」, 정명원 옮김, 시공사, 2009, 11000원



* 그러니까 심정상으로는, 제가 터뜨리기 망설였던 폭탄을 다른 분에게 넘겨서 대신 터뜨렸다가 집중사격 받는 듯한 느낌...;;;; 크흑, 죄송합니다.;ㅂ;

해가 끝나고 해가 시작된지도 어언 열흘. 그간 읽은 책들의 목록은 엄청났지만 블로그에 글을 올릴 심적 여유가 없었더랍니다. 모종의 이유 때문인데 ... 그런 것인데... (생략)

어쨌건 더이상 미뤄두었다가는 도저히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분량이 늘어나겠다 싶어서 날잡고 신나게 써봅니다. 다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위주로 쓰는 것이라 전부는 아니겠지요. 다른 곳에서 빌린 책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니 말입니다.


라고 까지 쓰고 이전에 읽은 책들을 모아 쓴 것이 언제적 일인지 살펴보니 12월 5일. 웃음도 안나옵니다. 도대체 몇 권에 대한 리뷰를 몰아 써야 하는 겁니까! ;ㅁ;


근데 생각해보니 그 때가 한창 바빴을 때고, 그 즈음으로 열흘 가량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으니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네요. 하여간 정리해봅니다. 언제나처럼 책 목록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만 정리하는데도 왜 이리 많은지 말입니다. 이러다가 서계는 일기가 아니라 월지가 되겠습니다. 그래도 써야지 덜 잊을 것이고, 재미없는 책에 대한 기록도 남길 수 있으니 꾸준히 써야지요.

목록중에는 안 보고 넘긴 책도 몇 있습니다. 제목만으로는 별 문제 없어보이는 「드라마 인 도쿄」. G에게 먼저 보라고 넘겼는데, 보다 말고 재미없다고 제게 넘기더군요. 그래서 저도 안 봤습니다. 간단히 내용을 들으니 글 쓴 사람이 프로젝트를 짜서 출판사를 섭외해 비용협찬을 받아 쓴 책인가봅니다. 하기야 황소자리에서는 「카페 도쿄」 등 지역별 간단한 여행안내서를 쓰고 있으니 그 일환이라고 봐도 되지만, 그런 식으로 쓴 책 치고 마음에 드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유럽 치즈 기행은 제가 구입한 여행 관련 책 중 최악으로 꼽히며-이쪽은 무작정 가서 쓴 기록이고 출판사 지원은 없다고 기억합니다-UGUF의 도쿄생활도 출판사 믿고 책 샀다가 분노했던 책 중 하나입니다. 「도쿄 만담」은 그보다는 조금 낫지만 저는 재미 없어서 도중에 손을 놨습니다. 꽃보다 남자 드라마판과 관련해 에비스 시계탑을 찾았다든지, 홍차왕자의 분위기에 맞춰 지유가오카의 이야기를 쓴다든지 하는데, 저는 별 재미가 없더라고요. 하도 여행 관련 책을 많이 봐서 식상해진건지도 모릅니다.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지만 확신은 안 섭니다. 그러니 일본여행을 자주 다녀오셨다면 위의 두 책은 가볍게 보고 넘기거나 아니면 손대지 않는 쪽을 추천합니다.

반대로 제목만 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분위기의 책도 있습니다. 「일본의 작은 마을」. 책을 대강 넘겼을 때는 그저 그런 책이 아닌가 싶었지만 내용을 직접보면 확 다릅니다. 이전에 올린 적 있는 「47빛깔의 일본」과 닮은 책입니다. 도쿄나 규슈 등은 이미 가보아서 다른 지역을 가보고 싶다거나, 조금 독특한 작은 마을을 가보고 싶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냥 넘겨보아도 꽤 좋고요. 사실 대강 훑어봤을 때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가마쿠라에 대한 소개가 있어 집어 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가마쿠라보다 다른 지역이 더 마음에 들더군요. 일본 각지의 작은 마을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고, 마을의 특징적인 부분이라든지 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간략히 나와 있습니다. 이런 책은 오히려 여행 초심자보다는 자주 다닌 사람들에게 괜찮겠지요. 가보고 싶은 마을이 여럿 생겨서 곤란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로 인해 여행 지름신이 강림한 상태에서는 가능한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든 항공권 끊어서 달려갈지도 모르니까요.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꽤 오래 기다린 책입니다. 예약이 꽉 차 있어서 한참을 기다려 받아본 책인데 그렇게 기다려서 받아본 보람이 있습니다. 핀란드 교육이 뜨기 시작할 때쯤 나왔던가요. 하여간 핀란드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디자인 교육, 건축 디자인, 소품 및 인테리어 디자인등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핀란드 문화, 사회생활, 사회구조 등에 대해서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역시 부작용이 있습니다. 핀란드의 여러 그릇제품이 눈에 들어와 지름신이 강림할 가능성이 높으며, 핀란드를 포함한 북구 유럽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항공권을 결제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역시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살짝 덧붙이자면, 이딸라 타이카에 대한 지름신이 살짝 가신 시점에서 저 책을 보았더니 이딸라 컵에 대한 지름신이 다시 오셔서 지금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딸라 타이카는 한국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요.T-T 구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라, 환율이 수직상승한 뒤에는 아예 가격을 보지도 못했습니다. 부엉이 데미타스잔 세트.;ㅂ;

하지만 무엇보다 여행 관련해서 무서운 책이 한 권 있으니, 김영모씨의 「스위트 로드」입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40일간 오키나와를 제외하고 규슈부터 훗카이도까지 올라가며 빵집을 순례한 기록인데, 일본 현지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것을 이렇게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실제로 각 지역 제과협회장을 만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모양입니다. 이모저모 살펴보니 아마 일본어는 하시지 않나 싶네요. 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기념식 등에 참석했다거나, 다른 제과장들과 대화할 때도 언어적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걸 보면 일본어가 능숙하거나 통역이 뛰어났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하여간 유명하거나 특이한 빵집이나 과자집에 대해 모아 놓은 여행 안내서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 책을 여행가기 전에 보면 한 곳이라도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니 문제죠. 도쿄 주변지역보다는 다른 지역의 빵집이 더 근사해보이거든요. 다른 곳은 몰라도 훗카이도의 빵집은 꼭 가고 싶더랍니다.
빵집 안내서라 앞으로 어떻게 변동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구입을 조금 망설이고 있지만 구입해도 돈이 아깝지 않을거란 생각입니다. 거기에 각 빵집을 안내하면서 홈페이지를 같이 넣은 것도 좋았고요. 정보 접근하기가 좋더라고요.

「런던 미각」은 런던을 주변으로 한 지역에 대한 맛집 순례기 정도로 보면 됩니다. 호수지방도 다루고 있으니 그냥 가볍게, 런던 여행 가기 전에 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현재 가장 로망도(?)가 높은 여행 지역이 런던이라, 가볍게 읽었습니다. 글 전체적인 분위기나 사진 분위기나 나쁘지 않더군요.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확실하진 않은데, 클로티드 크림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가 있어 고개를 갸웃했더랍니다.-ㅂ-;


그럼 이번엔 먹는 쪽 이야기.
이동진의 「아이러브 커피 앤 카페」는 가볍게 볼만한 책이지만 걸리는 부분이 여럿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커피지식과 맞지 않는 곳이 있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더군요. 한 권으로 읽는 카페 운영서를 표방하고 있지만 카페 운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텐데요. 그냥 커피 + 카페 입문서로 가볍게 보고 다른 책으로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커피나 홍차나, 제과도 그렇고 제빵도 그렇고 가능한 많은 책을 보고 비교하는 쪽이 좋더군요. 한 권에서 얻은 지식으로는 정확한 앎을 얻기가 어렵더랍니다. 그러는 저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은 못합니다.; 봐도 봐도 모르겠더라고요,

「더치오븐 퍼펙트북」은 지름신 소환책입니다. 보실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마도 아이쭈님이나 첫비행님이 보시면 십중팔구 지름신이 오실테니 꼭 카드와 지갑과 통장잔고에 대한 단속을 하고 보세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더치오븐을 써서 여러 음식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더치오븐은 간단히 말하면 실외용 무쇠솥입니다. 실외 캠핑할 때 쉽게 쓸 수 있는 뚜껑달린 무쇠 냄비지요. 이걸 더치오븐이라 부르는 것은 뚜껑도 굉장히 무거운데다 불 속에 넣을 수 있어서 오븐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랍니다. 실외에서 쓰는 것에는 냄비 아랫부분에 작은 다리가 달려 있고, 실내에서는 그런 것 없이 냄비처럼 맨들한 것도 있습니다. 슬로우쿠킹이라 부르는 푹 끓이기 + 굽기가 가능해서 쓰기 좋지만, 무쇠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방심하면 녹슬거든요.
더치오븐 외에 스킬렛(무쇠로 된 작은 프라이팬) 등도 안내하고 있고, 관리법이나 기타 등등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팬으로는 만족하지 못해서 르크루제 같은 법랑 무쇠냄비를 쓰다가 이것도 성에 안차면 그 다음이 그냥 무쇠팬이라던데. 그러니 아이쭈님과 첫비행님은 꼭 주의하면서 보세요. 보고 지르시면 글로 써주시길 부탁드립...(퍽!)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은 채식을 중심으로 한 음식과 채소가 듬뿍 들어간 음식을 안내합니다. 그런고로 첫비행님이 좋아하실만한 책이라고 봅니다.  「Easy Breakfast & brunch」의 번역서인 「유럽 브런치 스타일」을 보고 나서, 이 책을 낸 출판사에서 어떤 책을 냈나 검색하다가 걸린 책입니다. 수프를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한 채식 식단이 나오더군요. 저야 콩이 들어간 수프가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네스트로네라든지는 완전 채식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지요. 책 편집은 앞서 소개한 「유럽 브런치 스타일」과 유사합니다.
「Easy Breakfast & brunch」는 「유럽 브런치 스타일」의 원서입니다. 원서는 어떨까 싶어서 빌렸는데 번역서를 본지 오래되어 홀랑 잊었습니다. 다시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생각보다 쉽게 읽히네요. 후후후~.


그럼 이제 소설만 남았네요. 「인형, 탐정이 되다」는 인형사 사콘을 떠올리게 하는 얼개입니다. '나'는 유치원 교사이고 우연한 기회에 어느 인형사를 알게됩니다. 그리고 같이 사건에 얽혀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거죠. 가볍게 보는 일본추리소설입니다. 4편의 연작 단편이 있는데 주인공인 인형사 본인에게도 조금 문제가 있어서 그거도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됩니다. 그러니까 사콘처럼 둘이 어떻게 만났는가, 어떻게 그런 관계가 형성되었는가는 이번 권에는 아직 없습니다. 뒷권이 나왔으니 조금씩 이야기가 진행되겠지요.

당근케이크는 두말하면 잔소리죠. 지난번에 원서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을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음훗훗. 하지만 당근케이크보다는 그 다음에 나올 크림퍼프가 더 기대가 되네요. 이게 크림퍼프로 나올지, 슈크림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플럼푸딩은 최신간입니다. 역시 검색하다가 잡히길래 잽싸게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았습니다. 지금 검색해도 이보다 최신간은 없네요. 이번 배경은 크리스마스인데, 사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폭탄을 장치하고 맨 마지막에 불이 붙는 것을 보았다는 느낌이예요.OTL 그러니까 다른 권들과는 달리, 뒤에 여운을 남겨두었더랍니다. 이런 이야기는 질색인데! 그 폭탄이 어떻게 폭발할지 걱정되는걸요. 이에 따라 N과 M과 ...(이하 생략)
적다보니 이전에 만났던 로드인가 하는 녀석은 이니셜이 설마 L?
플럼푸딩은 원래 영국푸딩이고, 플럼이 들어가지도 않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푸딩과도 거리가 멀지만 한나가 만든 플럼푸딩은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푸딩입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닐 것 같네요. 푸딩은 뭐니뭐니해도 캐러멜 소스의 커스터드 푸딩이 제일 좋습니다.-ㅠ- 거기에 플럼푸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유키 카오리의 영향이 큽니다. 


대강 적긴 했는데 책의 공주는 노래한다나 제가 개인적으로 구입한 책에 대한 리뷰, 만화책 리뷰는 다 빠져 있습니다. 집에 가서 다시 검토하고는 맞춰 써야겠지요.
그래도 간신히 다 쓰긴 했습니다.;

조앤 플루크, 「당근케이크 살인사건」.해문출판사, 2009, 11000원
「Plum Pudding Murder」. 2009
아비코 타케마루, 「인형, 탐정이 되다」.최고은, 북홀릭, 2009, 10000원
조수현, 「드라마 인 도쿄」. 황소자리, 2009, 14000원
정숙영, 「도쿄만담」. 중앙북스, 2009, 13000원
서순정, 「일본의 작은 마을」. 살림, 2009, 12000원
장미성, 「런던 미각」.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13800원
안애경, 「핀란드 디자인 산책」. 나무수, 2009, 15000원
김영모, 「스위트 로드」. 기린출판사, 2009, 17000원
이동진, 「I love coffee & cafe 아이러브커피 앤 카페」. 동아일보사, 2008, 12000원
헤르만 헤르츠버거, 「건축수업」. 효형출판, 2009, 18000원
나카야마 지카코, 「더치오븐 퍼펙트북」. 진선북스, 2009, 15000원
테사 브렘리, 「유럽 그린푸드 스타일」. 이끼북스, 2008, 16000원
Blake, Susannah, 「Easy Breakfast & brunch」. 2007
재미있겠다 싶어 골라 놓은 책이 폭탄인 경우 참 난감합니다. 그리고 폭탄이 심지가 길어서 앞부분만 봐서는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엊그제 골라온 책도 그런 폭탄이었거든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 그 책을 읽다가 진도가 잘 안나간다 싶어서 결말부를 확인했는데, 거기서 폭탄임을 확인했습니다. 허허허.

추리소설인 그 책 자체는 그리 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라 트라비아타 살인사건. 엊그제 아리아 전 권을 막 다 읽어낸 참이라 베네치아가 배경인 이 책에 끌렸는지도 모릅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들이 배로 이동해 온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말입니다. 하지만 읽어나가다보니 생각보다는 재미없다 싶어서 결말부를 확인하려고 보았는데 그 사건의 실마리가 폭탄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소재가 등장하더군요. 하하하. 개인 블로그라 일기장과 비슷하지만 여기는 열려 있으니 차마 욕을 쓸 수는 없고, 인면수심-그렇게 비교하기엔 獸라는 단어가 지나치게 고상하긴 합니다-이란 단어만 날립니다. 그래서 사건의 동기에는 참으로 공감이 갔습니다. 가장 확실한 복수를 했더군요. 그것도 처절한.
일단 베네치아 배경의 추리소설이고 글 자체는 괜찮지만 결말을 알아버린 이상 손 대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에겐 일단 추천 날립니다.; 이건 개인적인 견해일뿐이니까요.(먼산)
지금 다음 권을 빌려다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줄리아 퀸의 브리저튼가 시리즈도 열심히 빌려다 보았습니다. 인기 있는 책인지 도서관에 시리즈가 다 있는 것 같긴한데 대출되어 나가 있어서 순서대로 읽지는 못합니다. 그저 서가 있는 대로 보는 거죠. 공작의 여인 다음으로 본 것이 <프란체스카의 이중 생활>인데, 이건 번역 제목이 잘못 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중 생활이라기보다는 두 번째 생활 정도가 맞지 않나 싶어요. F로 시작하는 이름을 보면 아시겠지만 여덟 형제 중 여섯 번째이고 세 번째 딸입니다. 프란체스카는 평범한 속도로 결혼을 했지만 바로 위의 언니인 엘로이즈는 서른이 다 되어 결혼을 합니다. 그 이야기는 <사랑은 편지를 타고>에 나옵니다. 이 쪽도 제목이 조금 미묘한 게 읽다보면 사랑이 편지를 타고 간 것이 아니라 호감이 왔다갔다 하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충동구매...가 아니라 충동동거(?)를 하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쪽도 무난하지만 아주 재미있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버드나무 껍질 이야기가 나온 걸 보고 키니네가 언제 만들어 졌는지 궁금해졌지만요.
이번에 빌린 관련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히아신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입니다. 막내딸 히아신스가 주인공입니다. 바로 위의 오라버니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결혼 대상이 아니지만 비슷한 나이의 히아신스는 대상이지요. 워낙 위의 오라버니들과 언니들이 결혼을 잘해서 집안이 대단한지라 막내 히아신스도 그런 점에서는 꽤 좋은 결혼상대이지만 딱 하나 안 좋은 것이 있습니다. 입. 브리저튼가의 인물들은 입담이 대단한데 그 막내도 그 점에서는 전형적인 브리저튼 사람입니다. <프란체스카~>가 막내동생에게 휘둘리는(?) 것을 보고 대강 짐작은 했는데 확실히 무서운 아이로 자라났더군요.(이 부분은 예의 그 톤으로 읽어주시면 됩니다) 게다가 결혼 상대가 앞 편에서 꾸준히 나온 무서운 할머니와 관계가 있는 인물이라 말입니다. 양쪽의 밀고 당기기가 꽤 재미있습니다. 단 맨 마지막은 맥이 좀 빠져서..-ㅁ-;

<윌리엄 던포드, 1816>은 뒷면의 내용을 보고 호기심에 집어 들었는데 다른 시리즈가 앞에 있더군요. 빌려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이쪽도 그냥 그냥 무난하게 볼만합니다.

<레이디 소피아의 연인>은 리사 클레이퍼스의 책입니다. 몰락한 귀족가문 아가씨-직업은 하녀-와 잘나가는 집안이지만 공직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남자와의 연애물. 근데 이쯤되면 로맨스 소설도 슬슬 패턴이 보이는게,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첫눈에 반하더군요. 사랑고백할 때 보면 하는 말이 그겁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반했어. 아하하. 밀고 당기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그런 점에서는 처음부터 잘난 무협지 주인공을 보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건 재미있게 보았으니 괜찮습니다.


로맨스는 이제 적당히 읽고 다른 책을 봐야하는데 영 손이 안가네요. 하기야 요즘 로맨스 말고 보고 있는 것은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라...OTL



돈나 레온, <라 트라비아타 살인사건>, 휴먼앤북스, 2007, 10000원
줄리아 퀸, <프란체스카의 이중 생활>, <사랑은 편지를 타고>, <히아신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윌리엄 던포드, 1816>, 신영미디어, 2004, 9500원(앞의 두 권), 2006, 1만원(히아신스) 2005, 9500원, 9천원(윌리엄)
리사 클레이파스, <레이디 소피아의 연인>, 큰나무, 2004, 9500원

(꿀단지가 아니라 잼단지. 어머니가 아는 분께 사오신 잼인데 설탕이 많이 들어간데다 너무 되직합니다. 복분자 주스를 넣고 다시 끓일까 고민중입니다. 일단 조금 만들어 보고 나서...)


제목이 저런 것은 읽은 책의 절반 정도가 로맨스이기 때문입니다. 하하하. 일단 이 이야기는 뒤로 미루고 다른 책들부터 감상을 써보죠.

야마오 산세이의 책은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꽤 재미있게 보아서, 도서관에 다른 수필도 있는 것을 보고는 한 번에 빌려다 보았습니다. 이 작가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무난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연으로 회귀하는 삶, 인위적이지 않은 삶을 주장하고 있지요. 이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 수는 없을뿐더러 저는 인간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자연에 대한 원죄를 짓고 산다고 보기 때문입니다.'ㅅ' 발버둥 쳐서 자연에 피해를 끼치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인간은 점점 더 편한 것을 찾아갑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그 편한 속성에 빠져 자연에 대한 배려는 저 멀리 가버리겠지요. 인간이 원래 그런 종자(..)일진대 말입니다. 그리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더 큰 부분은 따로 있지만 그건 패스~. 블로그에서 이야기할만한 생각이 아니라서 말입니다. 아니, 애초에 오프에서도 대화 불가능한 거라..-ㅁ-;
하여간 자연속의 삶을 동경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세요. 하지만 야마오 산세이처럼 사는 것은 아마도 굉장히 힘들겁니다.
(그러고 보니 자연에 영향을 가장 덜 주는 것 중 하나가 산아제한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분은 아홉 자식을 두었습니다.;)

오시이 마모루의 블러드~는 이런 저런 말이 많길래 빌려다 보았는데 앞부분 읽다가 안 맞아서 결말만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한 것. R모 집안이 조금 문제가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일본 만화, 소설 등에서 꽤 많이 비난 받는군요. 악의 군주집안이라는 이미지가 확 들어와 박혔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 떠올리는 것은 칸타렐라 작가가 이전에 쓴 소프트(하드?) BL 만화에서 이미지인데, 여기서도 대놓고 악의 근원이라 말합니다. 아까 티이타님 댓글에 창룡전 관련 답글 쓰면서도 생각했지만 그 쪽은 돈 많이 벌어서 그런건지 이미지가 참으로 안 좋아요. 뒤로 나쁜 짓 꽤 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렇게 악의 축이 되면 할 말이..-ㅁ-;
중간을 통채로 들어내고 읽은 셈이지만 두 번 손 댈 생각은 없습니다. 뭐, 딱히, 전모씨가 주연맡은 영화가 흥행실패해서 그런 것은 아니예요. 그저 표지와 영화 포스터 사진의 갭..(중략)

다질링 살인사건도 제목보고 낚였다가 실패한 책입니다. 분위기나 내용이나 배경이나 충분히 제가 좋아할만한 내용인데 앞부분 읽다가 때려치우고 결말만 확인한 다음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미국 어느 주(조지아였나 필라델피아였나, 그 근방)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홍차를 전문으로 하는 찻집 여주인과 그 마을에 얽힌 사건에 대한 추리소설입니다. 하지만 소프트 추리소설이고 기본은 코지 미스테리-레이크 에덴과 비슷합니다. 홍차도 많이 나오고 티푸드도 있는데다 분위기나 배경도 괜찮은데 재미가 없어서 말입니다. 번역 문제인지 아니면 책 자체가 재미없는지는 제대로 읽지 않았으니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가벼운 추리소설이 취향이시라면 한 번 보셔도 좋지만 재미없을 경우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도 길고양이 관련 책이라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봤습니다. 하지만 역시 취향에 안 맞습니다. 요즘 책 관련 글을 도통 쓰지 않은 것도 이렇게 입맛에 안 맞는 책을 하도 많이 빌려다 봐서 그런 겁니다. 이전보다 권 수가 줄기도 했지만 일단은 그렇지요.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 책을 만들었으니 일단 느낌은 작은 탐닉 시리즈로 나온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와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많이 다릅니다. 길고양이~는 서로 다른 지역에서 만난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지만 고양이는 고마웠~은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의 길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찰이 계속되다보니 발랄하고 좋은 이야기만 있진 않습니다. 사진은 좋지만 그래서 무겁게 볼 수 밖에 없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볍게 볼 생각이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실수였지요.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보실만 하지만 밝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길고양이인만큼 사진에 찍힌 고양이들에게 깨끗하고 윤기가 흐르는 털을 기대하지는 마세요. 다들 귀여운 고양이지만 꾀죄죄한 것은 감출 수 없지요.


스테파니 로렌스의 키스 3부작(이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책)은 수룡님의 감상글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보게 되었습니다. 추천하셨던 것은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인 천사의 키스였는데, 그 책을 찾으러 갔더니 도서관에 이 작가의 책 세 권이 다 있지 뭡니까. 로맨스 소설이 풍부한 모 도서관을 예찬해야겠군요. 후후후. 수룡님이 이후에 추천하신 책들을 적어서 도서관에서 체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빌려왔습니다. 로맨스 소설은 은근 두껍고 무겁기 때문에 한 번에 3권을 빌리면 무협지 5권 정도의 무게는 가뿐히 나갑니다. 그래서 조금씩 빌려다 보고 있지요.

스테파니 로렌스의 책 이야기부터 해야겠네요.
제가 맨 처음으로 로맨스 소설을 읽은 것은 고등학교 때입니다. 그 때 집 근처에 처음으로 책 대여점이 생기면서부터 로맨스 소설을 빌려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서관에서 로맨스 소설을 빌렸던 기억은 없습니다. 도서관에 로맨스 소설이 없었을거란 생각은 안하는데-남궁세가 같은 무협지도 있었으니 로맨스도 있었을겁니다-이상하게도 빌린 기억이 없습니다. 민망해서 그랬을까 추측은 하지만 확실하진 않지요.
맨 처음으로 보았던 로맨스 소설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기억하진 못합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맨하튼인가, 그런 이름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서로 맺어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맨하튼(혹은 탄)이 책 제목일 수도 있겠군요.
(*이후 추가. 어쩌면 가슴에 핀 붉은 장미일지도 모릅니다. 그 당시 한창 선전 날리던 로맨스라 말이죠.))
고등학교 때 야자시간을 이용해 온갖 무협지와 로맨스를 독파했는데, 판타지 소설은 그 때 출간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니 할리퀸과 로맨스, 무협지로 스트레스 풀이를 했다는거죠.
그 이후에 거의 로맨스 소설은 손을 안 댔는데 레이크 에덴의 딜로어씨가 리전시(레전시) 로맨스에 푹 빠져 있는터라 궁금하기도 했고, 마침 수룡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스테파니 로렌스의 책이 리전시 로맨스였던 겁니다. 그걸 보고 나니 19세기 영국이 부족해라고 광분을 하게 되어 비슷한 책들을 추천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수룡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스테파니 로렌스의 시리즈 세 권을 재미순으로 나열하면 천사>타락>악마 순입니다. 그리고 에로도는 타락>천사>악마. 그런 고로 천사의 키스에 대한 느낌이 제일 좋습니다. 주인공들이 서로 밀고 당기는 모습도 재미있지만 19세기 초반의 무도회, 그리고 결혼시장(사교계)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거든요. 그리고 여주인공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악마의 키스는 남자를 휘어잡는 여자는 맞긴한데, 스스로 서 있다는(자립) 분위기가 덜합니다. 타락의 키스 주인공은 애초에 상류계층이 아니었고요. 귀족집안 딸래미이면서도 장녀로서 아들노릇을 하는 것이 꽤 멋져보입니다. 게다가 제 취향을 직격한 포인트는 두 사람이 소꿉친구였다는 겁니다. 빨강머리 앤 이후로 소꿉친구끼리 결혼한다는 건 제 로망 중 하나입니다. 훗.
(그러나 전 소꿉친구가 없습니다. 그런 고로 로망은 어디까지나 로망. 그러니 안될거야........)
시리즈 세 권 모두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추리요소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어차피 주인공들은 결혼할 거라 생각하고 그 밀고 당기는 과정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거기에 추리요소가 들어갔다면 재미는 배가 되죠.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천사의 키스는 구입하고 싶은 생각도 조금...////

<내 사랑 캐롤라인>은 제목은 참 그렇지만 내용은 일반 로맨스의 분위기와 많이 다릅니다. 여주인공(캐롤라인)은 수학적, 식물학적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천재수준입니다. 남자로 태어났다면 아마 수학나 육종업계에 한 획을 그었을텐데 불행히도 여자입니다. 본인도 그것이 불행이라 생각하고요. 이 시대만 해도 여자들이 대학 수업 듣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고 강의실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습니다. 복도에서 강의를 듣는 정도만 허락되었지요. 그 때문에 실패를 맛보았던 캐롤라인은 미국으로의 유학을 꿈꾸지만 그 눈 앞에서 좌절됩니다.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된거죠. 그리고 다른 로맨스 소설과 마찬가지로 남편과의 실랑이가 계속됩니다. 단, 그걸 다 뛰어 넘고 나면 마지막 에필로그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허허허허허허허허. 반전을 보고는 기암했습니다. 읽으면서 상황이 뭔가 이상한데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몇 있었는데 그 반전부에서 다 밝혀집니다.
육종, 식물학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아직 멘델의 유전법칙은 발표되지 않을 시기-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봐도 재미있습니다. 후반부의 전개만 놓고 보면 천사의 키스보다 더 재미있었고요.>ㅆ< 밀고 당기는 부분이 조금 약해서 천사의 키스가 조금 더 마음에 들긴 했지만 말입니다.

공작의 여인은 보는 내내 표정관리가 안되던 작품입니다. 브리저튼가 시리즈 중 첫 번째 이야기라고 해서, 먼저 추천하신 다른 책보다 이 책을 먼저 보았습니다.(다른 책은 이번 주말에 볼 생각입니다)
브리저튼 가에는 애가 여덟인데 나이가 다 고만고만하고 현재 시점에서 막내는 열 살입니다. 시리즈가 있다는 것은 각각의 형제들이 다 로맨스 소설 주인공이란 이야기지요.(웃음) 여기서는 주인공이 장녀이자 넷째인 다프네인데, 집안 특성상 이름만 들어도 몇 번째 아이인지 다들 압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부모님이 애들 이름을 알파벳 순으로 붙였더군요. 장남은 앤서니, 둘째는 베네딕트, 셋째는 콜린, 넷째는 다프네, 그리고 그 아래 애들도 이름이 알파벳 순입니다. 막내가 히아신스. 여자아이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히아신스 성별은 여기서 빼고 논하죠.;
다프네는 넷째지만 위의 셋이 남자고 다 미혼이기 때문에 사교계에 데뷔하고 나서도 주변의 가드가 장난 아닙니다. 어쨌건 그 가드를 뚫고(?) 다프네를 채간 남정네와 오라버니들의 다툼도 재미있는데다 주인공들의 밀고 당기는 초반부도 굉장히 웃깁니다. 보는 내내 피실피실 웃고 있어서 지하철에서 읽기 조금 민망했습니다. 반전이나 그런 분위기는 없고 주인공들이 어떻게 관계를 극복해서 자리를 잡는가가 주요 내용입니다. 유쾌하게 볼만한 로맨스입니다. 다른 시리즈도 한 권씩 차례로 독파할까 고민되네요.


상당히 길어졌지만 이 정도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지요. 이제 슬슬 자료 찾으러 가야합니다. 하하하...;

E. T. A 호프만, <스퀴데리 양>, 열림원, 열림원, 2006, 9000원
야마오 산세이, <어제를 향해 걷다>, 조화로운삶, 2006, 9800원
<더 바랄 게 없는 삶>,  달팽이, 2003, 9000원
오시이 마모루,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황상훈, 황금가지, 2008, 9000원
로라 차일즈, <다질링 살인사건>, 파피에, 2008, 9800원
이용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북폴리오, 2009, 13000원
스테파니 로렌스, <악마의 키스>, <천사의 키스>, <타락의 키스>, 신영미디어, 2003, 9000원, 9000원, 9500원
아델 애쉬워드, <내 사랑 캐롤라인>, 신영미디어, 2004, 9000원
줄리아 퀸, <공작의 여인>, 신영미디어, 2001, 8500원
8월은 생각보다 읽은 책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7월에 왕창 읽고는 8월에 물렸나 싶기도 한데, 다른 것보다 읽어야 하는데 읽지 못하는 책이 한 권 있어 거기에 발목을 잡힌 느낌입니다. 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심리적인 압박이 상당해서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피플 오브 더 북>이라고, 분명 제가 좋아할 타입의 책임에도 손이 안갑니다. 그래서 그 사이 그냥 보던 책만 계속 돌려 보고 있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이전에 빌린 목록을 뒤져 보니 이정도가 전부입니다. 거기에 지금 읽고 있는 모래선혈이 이달의 독서 목록에 추가될 것이고요. 아하하. 사실 지금 눈물 날 정도로 머리 아픈 건이 몇 가지 저를 쥐어 짜고 있어서 마음의 여유가 전혀 안생깁니다. 그 건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공의 경계는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갑자기 보고 싶어져서 두 권을 빌렸습니다. 빌린 시점을 보니 헛소리꾼 시리즈를 보고 있다가 보고 싶어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 책을 빌릴 때 빌렸거든요. 간만에 처음부터 다시 보았는데 분명 맨 처음 보았을 때는 이런 장면이 있었다고 기억했는데 이번에 볼 때는 그런 장면은 나오지도 않더군요.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미키야가 말한 '두 눈 뜨고 못다닌다'라는 그 대화장면을 본 기억이 있었거든요. 착각인듯...;
보고 있자니 기모노 입은 시키의 피규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지를 걸 그랬나 조금 후회하게 됩니다. 그래도 괜찮아요.-ㅁ-; 지르면 분명 어딘가에 처박아 두고 있을겁니다. 다행히 이번에 나오는 넨도로이드 시키는 취향이 아닙니다. 시키는 뭐니뭐니해도 몸매가 좋아야... (...) 고양이는 조금 탐이 나더군요.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선, 두 번째 책에는 단편 소설만 실려 있습니다. 쓸쓸한 여자, 불쾌한 남자로 나누어 이야기를 실었는데 제 입맛에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쫓기거나 어딘가에 몰려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읽고 나면 가슴이 무거워집니다. 결국 절반 정도 읽고는 두 손을 들었습니다. 굉장히 현실적이지만 그래서 더 읽지 못했다는 것이 맞을겁니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는 이렇구나란걸 뼈저리게 느낀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문학소녀의 졸업논문 주제가 모리 오가이였다 했지요. 제가 모리 오가이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이 마쓰모토 세이초의 걸작 단편선 상권에서였습니다. 거기에 모리 오가이가 소재인 단편이 하나 실렸습니다. 그래서 모리 오가이가 누구인지 대강이나마 알고 있었던 것이지, 안 봤더라면 그게 누구야라고 했을겁니다. 간발의 차라고 해야겠지요.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선을 본 것이 올해 초, 문학소녀는 올 여름에 보았으니 말입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읽다보니 이제 슬슬 물립니다. 할로 저택의 비극, 살인은 쉽다, 슬픈 사이프러스, 밀물을 타고, N 또는 M, 푸아로 사건집까지 여섯 권 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은 것은 절반입니다. 푸아로 사건집은 예전에도 읽었기 때문에 트릭을 거의 기억하고 있어서 몇 군데만 뽑아 보았고, 슬픈 사이프러스는 앞과 뒤만 보았습니다.
이번에 읽은 이야기는 로맨스가 중심인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가 반감되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내가 읽는 것이 추리소설인지 로맨스 소설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아마 이번을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는 한 동안 쉬겠지요. 그러다 2-3개월 뒤에 다시 손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빠의 여름방학은 사카키 쓰카사의 신작입니다. 먼저 본 <신데렐라 티쓰>에서 잠시 소개가 되었길래 언제쯤 나올까 생각하다 홀랑 까먹고, 도서관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고는 빌려왔습니다. 신데렐라 티쓰나 끊어지지 않는 실은 생활 추리형이라고 하면 이쪽은 그보다는 로드무비에 가깝지 않을까 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호스트 생활을 하고 있는 무뚝뚝남 야마토는 어느 날 아들을 만납니다. 한창 업무(접객) 중이었는데 왠 초등학교 꼬맹이가 와서 아빠라고 하는군요. 절대 아니다라고 했지만 꼬맹이의 엄마 이름을 듣고는 K.O. 당합니다.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말에 결국 여름방학 동안 같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여름 방학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초보 아빠와 그보다 더 어른스러운 초등학생의 동거일기가 시작되었다 끝을 맺습니다.
표지가 박스인 것은 모종의 이유로 야마토가 소설 초반에 전직을 하기 때문입니다. 호스트에서 택배 배달원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이야기도 택배배달을 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마을 내의 소소한 사건들을 소재로 해서 돌아갑니다. 중심은 역시 아빠와 아들 이야기죠.
잔잔한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끊어지지~나 신데렐라~와 마찬가지로 아빠의 여름방학도 1인칭 주인공 시점입니다. 작가가 특별히 좋아하는 시점인지도 모르죠.^^;

마경의 기사는 갑자기 옛날 옛적에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 읽어볼까 싶어서 도전했지만 말입니다. 그 표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름 몸매 좋은 언니와 여자처럼 보일 정도로 예쁜 외모의 남자주인공이 있음에도 그 얼굴을 그렇게 밖에 못 그리나 싶더군요. 표지를 그린 사람에게도 흑역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랜만에 본 이야기고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었지만 그래도 특별히 걸리는 곳 없이 무난하게 읽었습니다. 다만 디켈이 디네즈가 되고, 제레뮤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있었을 심정적인 변화가 크게 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그 부분을 바꿔 생각하면 이거 BL인데 말입니다.;;; 제레뮤의 얼굴이 여자같다는 것이 혹시 포인트였을까요.ㄱ-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이번에 본 책들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책입니다.
무르무르가 나올 때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평부터 보고 나서 구입 여부를 결정하자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평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읽고 난 사람들이 단 권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하기도 해서 한참 손을 안 댔더랍니다. 하지만 막상 빌려 놓고 나서 한참만에 손을 댔더니 읽고 읽고 또 읽게 됩니다. 무르무르, 모래 선혈, 먼 곳의 바다 모두 괜찮았으니 올해의 노블레스 클럽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ㅠ-
어떤 이야기인지 대강이나마 적어보자면, 신화에 따르면 창조주는 처음 달을 하나 만들고 거기에 따라 조그마한 달들을 여럿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서로의 교류가 없도록 하였으나, 다른 달들의 간청이 있어 때마다 서로의 달을 오갈 수 있게 하였다 합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은 그런 조그마한 달들과는 달리 아예 알려지지도 않은 어둠의 달, 일곱 번째 달입니다.
어둠 속의 달이다보니 환경은 척박합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 고든은 아들을 하나 얻고 스포러라 이름 짓습니다. 그리고 스포러를 데리고 '사냥터'를 떠돌다 무리에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사냥터에서 다양한 자원을 얻고 채취하고 모아서 암컷을 얻어 스포러의 자식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지만-고든과 스포러가 속한 무르무르족은 일생에 한 번 밖에 짝짓기를 할 수 없습니다-원래 목적대로 가긴 하더라도 이리저리 돌아가게 되지 않습니까. 이 이야기도 어떻게 보면 스포러가 암컷을 얻으려다 무리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게 되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지적했다시피 이야기는 더 나갈 수 있는 부분에서 끝을 맺습니다. 뒷 이야기가 6-7권 정도 더 나올법한테 일단은 한 권으로 마무리를 지었더군요. 채집, 수렵, 그리고 주인공의 성장을 좋아한다면 굉장히 재미있게 볼만합니다. 어, 솔직히 말하면 마비노기와도 크게 다를바가 없네요. 아하하. 채집해서 스킬을 올리고 수렵해서 경험치를 쌓으며 그걸 돈으로 바꿔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그러면서도 메인 스트림이 있어 그걸 따라가게 되니까 말입니다.

상당히 취향에 맞았지만 뒷 이야기의 여지를 많이 남겼던데다 마지막에 먼치킨이 하나 만들어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다음 이야기가 언제쯤 나올지 기대되네요.>ㅅ<




나스 기노코, <공의 경계 상-하>, 권남희, 학산문화사, 2005, 각 12000원
마쓰모토 세이초,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선 중>, 이규원, 북스피어, 2009, 14000원
애거서 크리스티, <할로 저택의 비극>, <살인은 쉽다>, <슬픈 사이프러스>, <밀물을 타고>, <N 또는 M>, <푸아로 사건집>, 황금가지, 2007-2008, 9000원
사카키 쓰카사, <아빠의 여름방학>, 인단비, 노블마인, 2009, 1만원
유민수, <마경의 기사 1-4>, 너와나미디어, 1999, 각 7500원
탁목조,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로크미디어, 2009, 12000원
해가 뜹니다.



어, 틀렸다.
Sun rise가 아니라 sunny side up이로군요. 순간 헷갈렸습니다.'ㅂ'


지난 주에 이대 후문의 북카페 북포럼에서 있었던 문화살롱에 다녀왔습니다. 강사는 권일영씨, 주제는 하라 료를 중심으로 한 일본 하드보일드 이야기였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취침시간을 넘긴 것은 뼈아프지만요. 흑..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에 대해서는 이전에 리뷰를 올린 적이 있으니 넘어가고, 올 여름에 새로 출간된 내가 죽인 소녀는 당일에야 읽었습니다. 꽤 재미있게 보았지요. 그리고 밤은~보다는 내가 죽인 소녀의 유머도가 더 높습니다. 단 결말부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트릭이라 해야할지, 아니면 사건의 실체라고 해야할지 모호한 그 부분이 이전에 어디에선가 보았던 것과 닮았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반전의 의미가 굉장히 약했습니다. 오히려 이야기들이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니시고리와 사와자키의 밀고 당기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거든요. 일본 소설,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키릴님, 첫비행님께 추천. 티이타님은 아마도 다른 책들이 밀려서 읽기 힘드실..(음?;)

제게 하드보일드의 이미지는 역시 험프리 보가트입니다. 중절모를 눌러쓰고 흔히 후카시라고 하는 것 비슷하게 분위기를 잡고 우수에 찬 눈빛.... 어, 잘못된 이미지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고치기가 쉽지 않군요.

--

그 사이에 책을 안 읽은 것은 아닌데 상당히 부실합니다.-ㅁ-; 애거서 크리스티는 슬슬 물렸고, 거기에 마경의 기사는 리뷰 쓸만한 책은 아니라 생각하고. 갑자기 필이 와서 마경의 기사를 빌려다 보았는데 가볍게 볼만한 옛날 판타니라는 느낌입니다. 거기에 지금 다시 보니 BL 요소도 있긴 한데 그 부분에 대한 심리 묘사가 거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지금 망설이는 것은 S에게 SKT를 빌려 볼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점인데, 2부가 11월에 출간된다 하니 또 보고 싶은 생각이 조금 드는군요.
뭐, 그걸 다 뛰어 넘어서 9월부터 12월까지의 하드 트레이닝을 이겨 낼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_-;

다른 책에 대한 리뷰는 나중에 한 번에 올리겠습니다.


하라 료, <내가 죽인 소녀>, 권일영, 비채, 2009, 12000원
드디어 사진 정리를 했습니다. 위키의 하드디스크에 옮긴것은 월요일이었는데 계속 미루다보니 어제 정리를 마쳤습니다. 정리라고 해봤자 사진 백업해두고 크기줄이고 포토샵 작업해서 저장하고, 중복 사진 지우는 것이 전부죠. 잠깐이면 할 수 있는 작업이긴 한데, 데스크탑이 아니라 노트북을 가지고 하다보니 미루게 되더랍니다. 어제는 일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정리를 했지요.

그리하여 첫 번째 글은 북스피어에서 나온 파일로 밴스의 정의에 대한 겁니다. 거기에 최근 읽은 몇몇 추리소설에 대한 감상도 들어갑니다.

이글루스 도서밸리에는 종종 신간 정보가 올라옵니다. 그래서 파일로 밴스 시리즈가 나왔다는 것을 알고는 냉큼 달려가 도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바로 도착한 책. 책을 받아보고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제가 최근에 보았던 책 중에서 가장 취향의 표지입니다.


저작권법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일단 올려봅니다.
책 판형은 기본 판형입니다. 신국판? 그것보다는 작을겁니다.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책이 생각보다 두꺼워서 놀라고 하드커버라서 놀라고, 손에 잡고 다른 책과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작아서 놀랍니다. 책등을 둥글리지 않고 판지제본 형식으로 만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책장에 꽂았을 때 상당히 폼이 납니다.
게다가 책등 쪽의 저 무늬는 가까이에서 보면 꽤 웃깁니다. 뱀가죽같은 느낌인데 잡아보면 종이거든요.



뒷표지. 뒤표지는 앞표지보다 뱀가죽무늬쪽이 넓습니다. 붉은색은 완전한 빨강이 아니라 다홍색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보니 다른 책들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시리즈의 묘미는 다음 책이 무슨색으로 나올까지요. 표지가 어떤 색일지 가장 행복하게 기다렸던 것이 바로 용의 기사단(원제 ドラゴン騎士團)이었습니다. 꽂아놓고 보면 책 등이 굉장히 화려합니다. 그게 책 모으는 재미이기도 했지요.
그 외엔 행복한 책읽기 시리즈도 좋았습니다. 몇 권 모으지 않았지만 꽂아 놓으면 색이 화려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북하우스에서 나온 브라운 신부 시리즈도 다섯 권이 제각각 다른 색이었고 한 번에 꽂아 놓으면 또 잘어울렸지요.



책등. 역시 깔끔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로 보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ㅅ+

게다가 무엇보다 감동한 것은 이 책의 제책 방식. 으허허허! 실제본입니다, 만세!
다만 책 자체가 굉장히 멋지게 잘 나와서 손대기가 망설여지더군요. 단, 그 생각은 24시간을 못갔습니다. 버스에서 책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책이 조금 불안정해졌습니다. 흔들흔들거린다고 할까요. 그리하여 지금 손대고 있는 책만 끝나면 너는 분해에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협박(?)중입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책이 네 권짜리고 풀로 붙여야 하기 때문에 언제 끝날지 감이 안잡힌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ㅁ-;



하지만 저를 포복절도하게 만든 것은 저겁니다. 책 사이에 끼어 있던 광고지. 아니 광고지가 아니라 북스피어 소식지입니다. 제목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라는데서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앞에는 미야베 미유키를 비롯해 북스피어에서 내고 있는 책 작가들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S.S. 밴 다인, 마쓰모토 세이초입니다. 여담이지만 G는 미야베 미유키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직원들이 게임 못하게 뜯어 말린다는데, 그런 이 아줌마(죄송합니다;)가 게임을 한단 말야?'
게임 중독에는 나이가 없죠.-ㅂ-;



뒷면에는 다른 책들에 대한 소식과 함께 북스피어의 편집부, 북스피어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아는 이름들이 많아서 재미있더군요. 그리고 상당수가 왠지 이글루스에서 본 이름 같...?



자, 여기부터는 감상입니다.'ㅂ'


파일로 밴스 시리즈는 총 12권입니다. 이 중 한국에 출간된 것이 7종인가 그럴겁니다. 다시 말해 북스피어에서 책을 낸다면 이 7종은 겹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고요. 해문에서 나온 3종은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동서 미스테리 북스(DMB)쪽은 라이센스 체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번역도 엉망이지만 읽을 수 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덤볐더랬지요. 하여간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책을 내더라도 겹칠 수 밖에 없는데다 밴슨 살인사건은 이미 황금가지에서 한 차례 냈습니다. 밀리언셀러 시리즈로 말입니다. 기억에 의하면 밴슨 살인사건이 파일로 밴스 시리즈의 첫 사건이었을겁니다. 그러니 북스피어에서는 고민이었을겁니다. 순서대로 하자니 중복 출간도 걸리고, 첫 작품인 밴슨은 이미 정식으로 나왔고. 그래서 순서를 가리지 않고 이미 나왔던 책과 나온 적이 없는 책을 묶어 한 권으로 낸 것이 아닐까 합니다.
파일로 밴스의 정의에 실린 이야기는 '스카라베 살인사건'과 '겨울 살인사건'입니다. 스카라베~는 DMB에서 딱정벌레 살인사건이란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읽진 않았으니 새롭게 읽는 기분이었지만 범인을 알고 있다는 것은 재미가 꽤 떨어지는군요. 그래도 번역이나 분위기나 약간의 위화감이 있을 뿐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위화감의 정체는 다른 번역으로 먼저 읽었다-그래서 말투가 조금 달라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엘러리 퀸이 결혼한 뒤, 유일하게 남아 있는 30대 독신 엄친아를 다시 보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후후후. 30대라고 정확하게 찍은 것은 독신 엄친아는 그 외에도 은근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운 신부님.(...)

하지만 99쪽에 있는 오타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큰따옴표가 하나 더 들어갔습니다. 2쇄를 찍게 된다면 수정해주시길...


파일로 밴스와 비슷한 시기에 주문해서 먼저 도착하고 먼저 본 책이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입니다. 이 책은 제목을 쓸 때마다 헷갈립니다.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악마의 피리 뭐시기 등등. 긴다이치 코스케의 다른 시리즈는 이런 문장 제목이 아니었으니까요. 악마의 공놀이 노래와도 헷갈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만큼은 지금까지 보았던 다른 시리즈보다 가장 강렬하게 남습니다. 문제는 그겁니다. 왜 강렬하게 남는가라는 점. 제가 가장 싫어하는 코드가 들어 있어서 그렇습니다.-_- 이 책이 나온 시점을 생각해보던 G가 '일본 사람들은 이런 코드를 옛날부터 좋아하는 구나'라고 했으니. 유구한 소재(떡밥)인가 싶습니다. 범인을 잡는 과정이나 몰아가는 과정이 재미있긴 한데 그 이유가 밝혀지는 시점에서는 고개를 돌려버리고 싶습니다. 알고 나서 다시보니 정말 입에서 불을 뿜을 지경입니다. 그런 고로 이 책도 다음 처분대상에 들어갈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만은 하나, 하지메의 원조가 코스케라는 것을 납득할만한 상황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건들은 나중에라도 한 번 찾아보고 싶어지더군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시공사에서 계속 내주고 있고 번역자도 같아서 위화감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기야 100% 없다고 하긴 또 그렇네요. 워낙 옛날 작품이니 시대의 간극은 느껴집니다. 이건 지금 보고 있는 마쓰모토 세이초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주문한 소설이 <항설백물어>입니다. 이건 작가 이름을 보고 대강의 내용을 확인한 다음 무조건 구입이란 결론을 내려 책이 나온 걸 안지 24시간 안에 주문했습니다. 역시 여름은 추리소설과 괴기소설의 계절이지요. 여름에 도서구입 금액이 높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좋아하는 책이 많이 나와서 그런거죠.
이 책은 생협분들-특히 키릴님의 취향에 잘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샤바케나 혼조 후카가와와 닮은 꼴입니다. 우부메의 여름보다는 이게 뒤에 나왔겠지만 교고쿠도 시리즈의 골격(기본 구조)는 이어받았으면서도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로 만들었습니다. G가 제 책상 위에 쌓여 있던 책 중에서 어떤 것을 먼저 보냐며 투덜거렸는데 그 때도 이 책을 먼저 추천했습니다. 파일로 밴스보다는 이쪽이 훨씬 가볍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연작 단편집이기 때문에 각각의 이야기는 따로 또 같이 움직입니다. 맨 처음 이야기만 먼저 본다면 그 외의 이야기들은 어떤 순서로 봐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이 책이 재미있다고 여긴 것은 통쾌하기 때문입니다. CSI보다 NCIS를 좋아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ㅂ- 양쪽 모두 보신 분은 대강 짐작하시겠지요.
번역도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 없었습니다. 이름이 조금 낯설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군요. 하기야 비채에서 나온 시리즈도 번역이 크게 문제된 책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S. S. 밴 다인, <파일로 밴스의 정의>, 김상훈, 북스피어, 2009, 16500원
요코미조 세이시, <악마가 피리를 분다>, 정명원, 시공사, 2009, 11000원
교고쿠 나쓰히코, <항설백물어>, 금정, 비채, 2009, 14000원



덧붙임. 태그 넣다보니 반 다인과 교고쿠 나츠히코로 들어가 있네요. 태그 수정하러 가야겠습니다.ㅠ_ㅠ

어제의 사진입니다.-ㅁ-
지금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고, 지금은 제 앞에 hoo~컵이 아니라 스타벅스 그란데 머그가 놓여 있다는 것이 다릅니다. 그리고 지금은 낚시 중. 이샤크의 밥을 위해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휴가 중 마비노기 ㄹ군 10살 50렙 타이틀 따기 프로젝트는 오늘 오전 달성했습니다.>ㅅ<
설마 했는데 이리도 빨리 끝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처음 준비하면서 생각했을 때는 어려울거라 생각하고 시간도 넉넉히 잡았는데 실제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이전보다 레벨이 오른 것도 있지만 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뗏목 한 번 탈 때마다 얻는 경험치가 5만 전후였습니다. 거기에 탐렙도 5천 이상은 획득합니다. 탐렙 25를 찍은 이후에는 모두 아이템과 돈으로 바꿔 받았지만 말입니다.
50렙 찍으면서 최고실크 2뭉하고 약간, 최고가 3장, 골드 허브도 2뭉 정도, 마나 허브는 5뭉 이상, 포이즌 허브는 1뭉, 해독초도 5뭉 정도는 받았을 겁니다. 다 다른 계정으로 보내서 정확한 수는 아닙니다. 아, 최고옷감도 받았지요. 돈은 대략 30-40만 정도인듯. 이 역시 정확하진 않습니다.; 대신 마나 포션을 상당히 썼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소모가 훨씬 적었습니다. 준비한 마나 포션의 60% 정도가 남았습니다. 아니... 70%.;

이제 10주간은 열심히 이샤크 키우고, 마스터 따기에 도전하거나 1랭 찍기에 도전하거나 해야겠네요.'ㅂ'




어제와 오늘 도착한 책입니다. 아마 내일이나 오늘 오후 쯤에 한 권이 더 도착할겁니다. 먼 곳의 바다는 이미 다 읽었고 몇 번이고 반추하고 있습니다. 먼저 산 모래선혈은 아직 손이 가질 않아 놔두고 있는데 말입니다.;
맨 아래 깔린 것은 일본 여행 계획짜기 놀이를 위한 도쿄 카페 시간 2010. 휴가 기간은 방콕이지만 방콕에서라도 도쿄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묘미지요. 훗. 가끔은 G에게 위문품을 전하러 나갈지도 모릅니다.

아, 이 글이 書 분류에 들어가 있는 것은 리뷰 때문입니다. 잊고서 안 쓰고 있던 리뷰 두 개를 몰아 쓰려고요.

하나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지난 토요일에 조조로 보러 다녀왔습니다. 대학로에서 봤는데 거의 만석이더군요. 상황을 보아하건데 애니메이션이라 보러 온 사람이 반, 코난이 좋아서 보러온 사람이 반 정도입니다. 그리고 후자는 연령대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투니버스에서 계속 해주고 있으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그걸 보고 보러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건... 내용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귀가 안 맞든 어쨌든 재미있게 보았으니 그걸로 좋지요. 하지만 이번 편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한 줄로 요약하면 '도쿄타워 보러 오셈. 데헷~☆'쯤 됩니다.-ㅁ-; 도쿄에 그렇게 자주 갔으면서도 밤에 약하기 때문에 야경 보러 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도쿄타워에 올라가고 싶더라고요. 어, 도쿄 타워에서 맑은 날에 정말 은하수와 북두칠성이 보일까란 의문은 제쳐두고, 하여간 괜히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더라니까요. -ㅁ-;

그외의 짤막 감상들.

- 이번 편에서도 누님 파워는 건재합니다.
- 가장 뜨거운 장면을 연출한 커플은 미소녀 커플(..)이 아니라 고딩-초딩 커플이었습니다.
- 검은 조직의 조직원은 다 암호명이 술이름인데 찾아보면 막걸리도 있을까요.(...) 찾아보면 스카치도 있을 것 같고. 앱상트라든지?
- 애거서 박사님과 같은 수준의 썰렁 추리를 구사하는 사람이 또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이 경우는 조금 다른가요.


그리고 이어 적는 책 리뷰. 먼 곳의 바다입니다. 어제 도착해서 찾아왔는데, 엊저녁에 별 생각 없이 앞부분만 본다고 휙 훑어보다가 그대로 낚였습니다. 읽고 있던 블루 트레인은 옆에 밀어두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마비노기는 목표했던 46렙-아니, 47이었나-달성 후 접었고요.

이야기 흡입력은 상당히 좋지만 이야기를 다 보고 나서 다시 봐야 이해가 가는 부분이 조금 있습니다. 그리고 사족이라고 해야하나, 군더더기로 여겨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없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이요. 그리고 몇몇 등장인물은 지나치게 판타지 소설적입니다. 어, 그러니까 누구 오라버니 말이죠.
그래도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섬이 그 섬이었어?'라는 겁니다. 가장 아쉬워 했던 부분에 대한 것인데,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접습니다.


약간은 로맨스 소설같은 분위기도 나고, 공포물 같기도 하지만 근본은 미스터리를 가미한 판타지 소설입니다. 그리고 결말도 제 취향인지라.. 후훗.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고 재미있게 보았지만 앞서 말한 튀는 등장인물 하나 때문에 추천이 망설여지네요. 갸들 둘만 없었다면 추천도가 더 올라갔을텐데, 거기에 주인공의 스펙도 그렇다보니 왠지 BL분위기가 나서 말입니다. 흑. 그런 스펙은 그쪽 동인소설에서 자주봐서 엉뚱하게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묘한 분위기가 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주가 되는 것은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미스터리 요소들이니까요.

이제 슬슬 책 읽으러 갑니다. 그 전에 점심부터 챙겨 먹어야겠네요.-ㅠ-


(짤방은 홍대 카페 골목의 B+C- 옆 사진. 새로 카페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추가 정보는 오프에서만.)

씨네21에서 제공하는 독서 피서용 목록을 봤다가 피봤습니다. 피본 대상은 제가 아니라 제 지갑입니다. 아니, 카드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통장일지도요. 취향의 책들만 골라 목록으로 만들어 놓으니 눈물이 눈 앞을 가리면서 내 카드를 구해줘라고 절규하게 됩니다.

이 작은 책자의 제목은 '이 책에, 마음을 놓다 - 출판사 편집자들이 추천하는 33가지 독서 피서)입니다. 714호 별책이니 이번 주 발행분인가보네요.

책 목록 자체는 그리 신기할 것도 없습니다. 신간 검색하면서 한 두 번은 보았던 책인데 이게 맛깔나는 책 소개글과 함께하면 지름도가 200% 상승하는 겁니다. 우와.-ㅁ- 그리하여 지금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목록에 넣어야 하나, 아니면 사다 봐야하나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8월로 구입을 미루어둔 도서들이 잔뜩 있거든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 DVD와 클래지콰이 신작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시험 삼아 그래도 발행된지 시간이 경과한 그레이브야드 북을 검색했더니 역시 예약자가 잔뜩 밀려 있습니다. 이건 인기가 사그러든 다음에 봐야겠네요. 기담수집가도 재미있어 보이고, 내가 죽인 소녀는 전작을 읽고 워낙 건조한 책이라 읽기가 망설여지지만 반전 때문에라도 궁금합니다.
그리하여 지금 한 권 한 권 목록을 살펴보며 이번 휴가 때 읽을 책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도서관 갈 때는 가방 좀 가볍게 돌아오자고 했는데 절대 안되겠네요. 흑흑...

꽤 오랫동안 안 적었다 했는데 그래도 그간 읽은 책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간단히 적을 수 있는 책부터 리뷰를 하고 애거서 크리스티나 니시오 이신은 뒤로 미루지요.

카페 책은 <모든 카페의 요일>입니다. 커피에 카페에 대한 책이라 두근두근하며 읽었는데 기대한 만큼 괜찮았다 싶습니다. 카페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커피나 다른 음료, 인테리어, 분위기, 위치 등등-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가 많은데 말입니다, 제가 재미를 느낀 부분은 그런 이야기에 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글쓴이의 거주지와 활동 영역이 저와 상당히 겹치기 때문에 여기에 등장한 대부분의 카페를 알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혜화에서 성북동쪽으로 달려 어디를 들어갔다가 어디를 잠깐 거쳐 산울림 소극장 앞의 카페에 들어갔다고 하면 그 코스가 제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재생되는 겁니다. 그리고 홍대 앞도 자주 다니다보니 언급된 카페들이 어떤 분위기인지, 어디 있는지, 평이 어땠는지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고요. 가장 큰 수확이라 하면 강릉의 테라로사인데 민박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홀랑 혼자서 여행가는 것을 꿈꿨더랍니다. 어머니의 반응이 별로 안 좋아서 눈물을 머금고 미뤘습니다.
커피와 카페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볼만한 책입니다. 서울 여행책으로 삼아도 재미있겠더군요.
덧붙이자면, <나의 핫 드링크 노트>, <오늘의 행복 레시피>를 낸 나비장책이 효형출판이더군요. 나비장책에서 나온 음식 관련 책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래서 망하면 안되는데 싶었더니 그래도 중견 출판사였습니다. 다행입니다.ㅠ_ㅠ

슬로라이프 책이라 언급한 것은 출간된지 시간이 지난 책인데, <여기에 사는 즐거움>입니다. 도서관의 일본 소설 서가를 들여다보다가 엉뚱하게 꽂혀 있는 책이 한 권 있어 빼들었더니 이 책이었습니다. 잘못 꽂힌 책이니까 일단 서가 옆에 놔두려고 했는데 대강 훑어보니 재미있어 보여 집어 들었습니다.
이 책의 글들은 일본 '아웃도어'지에 96년 즈음해서 연재된 글이랍니다. 그걸 모아서 책을 만들었고 저자는 2001년에 암으로 사망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글이지만 그 몇 년 뒤에 유행한 슬로라이프와 닿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방향은 조금 다르군요. 풀뿌리 문화운동이랄까, 주변에서 신(가미)를 찾아 그에 감동하고 모든 것에 만족하는 작은 삶을 사는 것이니까요. 저는 아웃도어 라이프, 산에서 작고 소박하게 사는 생활로 보았습니다. 오키나와보다는 규슈가 가깝긴 하지만 기후는 아열대니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다른 것보다 새해맞이 떡치기는 상상만 해도 좋습니다. 어렸을 적에 시골에서 보았던 절구통이 떠오르더군요. 절구통에 떡을 치면 밥알도 살짝 살짝 씹히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지금이야 그런 분위기도 맛보기 힘들죠.'ㅅ'
그러고 보니 이 책 번역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마구노리아. 목련이야기를 하면서 마구노리아가 등장하면 그걸 적당히 매그놀리아로 바꿔주면 안됩니까.OTL 일본어 발음 그대로 적으시면 안되죠.

애거서 크리스티는 지난번에 리뷰 올린 책과 뒤죽박죽이 되어 저도 헷갈립니다. <다섯 마리 아기 돼지>, <예고 살인>, <시태퍼드 미스터리>, <뮤스가의 살인>, <테이블 위의 카드>, <골프장 살인사건>. 아마 여기까지가 그간 읽은 애거서 크리스티 같네요. 근데 지금 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기억이 안나! 하도 많이 봐서 저도 헷갈립니다.
예고 살인은 미스마플이 등장하는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가장 재미 없었던 것이 골프장 살인사건. 오늘 아침에 막 다 읽은 책인데 로맨스 분위기가 너무 나는데다 영국인과 프랑스인이 서로 으르렁대는 모습이 보기 안 좋았습니다.(..) 다섯 마리 아기 돼지는 열세가지 수수께끼의 어느 트릭을 떠올렸고 테이블 위의 카드도 그런 점에서는 닮아 있습니다. 뮤스가의 살인은 단편집. 상대적으로 이미지가 엷게 남아 있네요. 어쨌건 저는 헤이스팅스의 비중이 적은 것을 선호하나봅니다. 이 순박한 아저씨의 비중이 높아지면 이야기가 산으로 갑니다.; 더 꼬이더라고요.

니시오 이신은 다 읽고 나서 그 간의 평을 확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책이 사이코 로지컬과 모든 것의 래디컬인데, 사이코 로지컬은 다 보고 나서도 트릭이 헷갈려서 다시 봤더랍니다. 그리고 트릭을 다 안 상태에서 주요 장면을 다시 보았더니 이렇게 골 때릴 수가. 어허허. 맨 첫 번째 권인 잘린 머리 사이클, 사이코 로지컬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그 다음이 목조르는 로맨티스트, 목매다는 하이스쿨. 맨 마지막의 두 시리즈는 별로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특히 모든 것의 래디컬은 사족에 가깝지 않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요. 물론 제가 경사났네 경사났어~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건 좀 심합니다. 이런 엔딩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그냥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만으로도 족한데 그게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맨 마지막 두 이야기는 특이능력이 중심이 되어 있지, 트릭이나 추리 요소는 굉장히 약합니다. 그 간의 평이 다 맞습니다. 아하하......
그래도 앞 권이 재미있으니까요. 그리고 토모는 언제나 좋아요.>ㅆ<

그 간 읽었던 책 중에는 문학소녀 앞권도 있습니다. 한 권 두 권 읽고 있는 참인데 일러스트에 실수가 보입니다. 연어와 하얀 머플러와 곰이야긴데, 컬러 삽화에는 건장한 남자가 흰 머플러를 두르고 손에 창(작살)을 든 채 옆구리에 연어 한 마리를 끼고 있습니다. 곰은 그 뒤를 따르고요. 하지만 소설 상에서는 곰이 연어를 입에 물고 있어야 합니다. 엔딩에서도 그리 나오지요.-ㅁ- 내용 전달과정에서의 실수라고 봅니다. 그런 일이 종종 있는지라 모 BL 소설은 삽화에  Love & Heart를 Love & Hate로 적었습니다. 발음을 생각하면 헷갈릴만하죠.
하여간 화집은 조만간 구입할 예정입니다. 8월 넘어가야 지르죠. 그 전까지 부지런히 구매 목록을 작성해야겠네요.


이명석, <모든 요일의 카페>, 효형출판>, 2009, 13000원
야마오 산세이, <여기에 사는 즐거움>, 이반 옮김, 도솔, 2002, 8500원
애거서 크리스티, <다섯 마리 아기 돼지>, <예고 살인>, <시태퍼드 미스터리>, <뮤스가의 살인>, <테이블 위의 카드>, <골프장 살인사건>, 2003-2007, 9천원
니시오 이신, <사이코 로지컬 상-하>, <모든 것의 래디컬 상중하>,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08-2009, 각 9500원, 11000원
여름에는 추리소설이 제격입니다. 하지만 추리소설도 나름이지요. 입맛에 맞는 것만 좋아하지, 괴기나 호러가 들어가 있다거나 잔혹 엽기코드가 들어 있으면 못봅니다. 특히 엽기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유행한 것처럼 의외성이나 유쾌한 반전 등을 주제로 했다면 괜찮지만 엽기 잔혹 호러라면 절대 안 봅니다. 테스 게리첸의 외과의사 시리즈, 막심 샤탕의 악의 3부작, 그외 노블마인에서 나온 링컨 라임 시리즈나 퍼트리샤 콘웰 책은 몇 권 보다가 최근에는 손을 안대고 있습니다. 보고 있자면 제 영혼을 갉아 먹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고풍스러운 표현이니 조금 바꿔 쓴다면 제 마음을 좀 먹는 책이란 겁니다.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더군요. CSI 라스베가스 편의 엽기 살인마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바꿔쓰고 150% 정도 잔혹도를 올리면 저런 책이 나옵니다. 물론 책에 따라 잔혹도의 뻥튀기 여부는 다릅니다. 가장 심한 것이 막심 샤탕이고 나머지는 테스 게리첸>퍼트리샤 콘웰=링컨 라임 시리즈정도 되겠네요. 이런 책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먼산)


최근에 읽은 추리소설은 거의 가 다 가볍습니다. 저런 책을 떠올리다가 애거서 크리스티를 돌아보면 참으로 밝고 경쾌하게 느껴집니다. 어렸을 적-초등학교 때-기암성의 표지가 무섭다고 책을 박스에 담아 놓고도 무서워서 가위 눌렸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지금에야 뭐, 피 뚝뚝 흘리며 지옥으로 끌고 가겠다는 살인마가 아니라면 괜찮습니다. 요약하면 미친놈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이 아니라면 그럭저럭 괜찮다니까요.


슈가와 미나토의 <도시전설 세피아>를 다 보고 나서 감상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컴퓨터를 붙들었는데 생각해보니 그 간 책을 또 많이 읽었더랍니다. 어제 반납한 책도 꽤 되었으니까요. 그 중 한 권은 리뷰를 따로 쓰기로 하고 나머지만 몰아 올립니다.

<열세가지 수수께끼>, <침니스의 비밀>, <세븐 다이얼스 미스터리>, <서재의 시체>는 모두 애거서 크리스티입니다. 열세가지 수수께끼는 그저 마플 여사님이 보고 싶어 빌렸는데 뒤적거리다보니 서재의 시체도 마플여사 책이더랍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읽었는데 서재의 시체는 보면서 얼추 트릭이 보였습니다. 엘러리 퀸의 모 소설과 분위기가 닮았더군요. 아니, 분위기가 아니라 구조라 해야 맞겠네요. 하여간 넷 다 모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열세가지 수수께끼는 마플 여사가 본격적으로 추리실력을 발휘하는 이야기고, 침니스의 비밀과 세븐 다이얼스 미스터리는 서로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앞쪽은 연애소설이고(..) 뒤쪽은 하드보일드가 되려다가 만 것 같은 느낌의 첩보물입니다. 읽다보면 역시 애거서란 생각과 함께 짝짓기의 화살표를 들고 흉악한 웃음을 짓고 있는 할머님이 떠오르게 될겁니다. 이번에도 또 왕창 애거서를 빌려왔는데 이러다가 올 여름에는 애거서 크리스티만 읽게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목매다는 하이스쿨>과 <카니발 매지컬>은 헛소리꾼 시리즈의 중간쯤 됩니다. 목매다는~은 앞서 본 목조르는 이야기와 바로 이어지는데 카니발 매지컬은 그 다음 다음 이야기였습니다. 사이에 <사이코 로지컬>이 있더군요. 두 권 짜리인데 책이 일부만 있어서 안 빌렸더니 사이가 떴습니다. 지금까지 읽은 것이 4권이고 앞으로 다섯 권이 남았으니 절반쯤 왔나봅니다. 하지만 책 권 수는 그렇다 해도 시리즈는 두 개만 남았으니까요. 사이코 로지컬은 평이 나쁘지 않은데 마지막인 모든 것의 래디컬은 평이 안 좋습니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읽어야겠군요.
목매다는 하이스쿨은 니시오 이신의 마구 죽이기 필살기가 발휘되었다 하여 원성을 샀는데 저는 그냥 그랬습니다. 저는 주인공과 그 커플에만 관심이 있으니까 그 둘만 살아남으면 됩니다.(...) 그런 고로 그 외의 등장인물은 웬만해선 사라져도 관계 없다는 겁니다. 아하하.

그런 의미에서 문학소녀 8권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걱정됩니다. 6권 맨 뒤의 에필로그만 다시 보았는데 묘한 분위기던걸요. 거참. 지금 검색하니 8권 나왔던데 오늘이라도 당장 책 사러 달려가고 싶은 걸 참고 있습니다. 내일 가서 사야지요. 오늘은 무조건 집에서 쉬는 날입니다. 삐~랑 이어지면 화낼겁니다.;ㅂ; 그렇게 되면 7-8권 합해 마스터님께 넘기겠습니다.(응?)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상 적는 책이 <도시전설 세피아>입니다. 제목이 참 뭣하죠. 슈가와 미나토는 이전에 꽃밥이란 책이 나오키 상을 탔다 해서 도서관에서 관심깊게 보았지만 정작 빌려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수은충이란 책이 나와서 빌려 볼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옆에 있는 책과 함께 집어 오게 되었으니, 그 옆에 있던 책이 도시전설 세피아였습니다. 단편집인데 대강 넘겨 보는 사이에 그럭저럭 괜찮다 싶어서 빌렸습니다.
하지만 취향을 꽤 탈만한 이야기네요. 분위기는 도쿄기담집(무라카미 하루키)이나 환상루기담(아사다 지로), 아시야 가의 전설(쓰하라 야스미)와 유사합니다. 그리고 도시 괴담이라는 점에서는 코끼리와 귀울음(온다 리쿠)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맥은 같이 하지만 완성도에서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작 단편인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쪽은 단편들이 다 떨어져 있거든요. 앞의 두 편은 해설(이시다 이라;)에 의하면 문학지 발표작이랍니다. 분위기가 조금 가볍다 싶었는데 그렇더군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어제의 공원은 꽤 느낌이 좋았습니다. 아니, 그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괴담이지만 그 풀어내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시야가의 전설처럼 약간의 장광설을 포함해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조금은 혐오스런 분위기로 가서 마무리 짓는 것이 아니라, 이쪽은 아예 단편 하나 하나가 완결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완전한 끝맺음에 여운은 조금 남지만 완결된 공간 안에서 만족스러운 여운을 맛보는 겁니다. 먹는 것에 비유하자면 맛있게 커피 한 잔을 마시고는 혀 끝에 남는 향기로움을 만끽하는 것 같은 거죠. 단편에 따라서는 마지막에 혀끝에 와닿는 맛이 의외인 경우도 있습니다.
괴담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기 망설여지네요. 하지만 글 자체의 느낌은 꽤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편인 월석이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해주었기 때문에 감상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맨 마지막 문장가지고 한 마디 더.'ㅅ'
란포상 수상 작가의 단편 모음인 *색의 수수께끼 시리즈는 단편 단편의 느낌은 꽤 좋습니다. 마음에 드는 단편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집 서가에서 방출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책을 읽었을 때의 뒷맛이 썼습니다. 대개 맨 앞에 놓인 것은 시대물이고 중간에는 제 취향에 잘 맞는 단편이 들어가 있었지만 맨 뒤에는 꺼림칙한 이야기가 들어 있어 마무리가 나빴습니다. 그런 고로 방출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책을 보면서도 '다나에'는 조금 아쉽지만 나머지는 아쉬울 것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단편 한 편 때문에 들고 있기에는 집안 서가가 포화상태입니다.



오늘 대강 거실에 있는 책을 뽑았습니다. 오래된 책들이 많아서 뽑아 내면서도 대부분은 폐지 처분되겠다 싶었습니다. 전체 목록 올리고 나서 안 나가는 것은 대학로의 구세군 카페에 기증해야지요.



애거서 크리스티, <열세가지 수수께끼>, <침니스의 비밀>, <세븐 다이얼스 미스터리>, <서재의 시체>, 황금가지, 2003-2007, 9천원
니시오 이신, <목매다는 하이스쿨>, <카니발 매지컬>, 현정수,  학산문화사, 2007-2008, 9500원, 13000원
슈가와 미나토, <도시전설 세피아>, 이규원, 노블마인, 2007, 1만원

(시즈루와 끝없는 밀실들, 대역백작의 모험, 매미소리 그칠적에. 어. 아래 깔린 두 권 리뷰를 잊었네요. 여기에 덧붙여 쓰겠습니다.)


교보문고 회원 검증 시스템이 6개월 간 20만원으로 바뀌었는데 아무래도 한 달에 몰아사는 것보다는 달마다 조금씩 사는 것이 낫겠더군요. 6월에 온다 리쿠를 구입한 다음 호시탐탐 다음 주문할 책을 노리고 있는데 시간이 안갑니다. 그래도 조만간 7월로 달이 바뀌니 바로 질러야지요.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와 얼음나무 숲을 구입할 예정입니다. 꿈을 걷다는 아직도 구입 여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고는 싶은데 이무기 이야기가 마음에 걸립니다. 바리데기 분위기인데 언 해피잖아!라고 불평하고 있으니...;

B에게.
어제 귀가 늦었... 이 아니라 까맣게 잊고 있었음.; 종이와 책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 올릴겁니다. 단, 문제는 집에 있는 종이로 만들 수 있는게 A5(크래프트지), B6(콩코르지)뿐이란 것. 아하하.;ㅁ; 혹시 다른 크기를 원하시면 추가 제작해드립니다. 아무래도 샘플 들고 나가서 따로 봐야겠다.-ㅁ-; 천 샘플은 내가 집에서 재고 확인하고 사진 찍어 올릴게. 어차피 같은 천으로 만든 수첩들이 있으니 그걸 들고 나가도 되고.

그리고 만월님께.
조만간 크래프트지 노트 제작기 올라갑니다. 으하하.;ㅁ; 너무 늦어서 죄송해용.;;


자아. 그럼 대역백작과 매미소리 이야기를 해볼까요.

대역백작의 모험은 지극히 평범한 소재를 지극히 평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예상되는 이야기 전개에 예상되는 인물들이지만 꽤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단,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 것인가가 난제네요. 게다가 일러스트로 보아서는 저 얼굴로 남자라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해야겠지요. 허허허. 간단한 내용 소개는 흰 글씨로 써 넣을테니 내용 폭로는 당해도 관계없다는 분만 보세요.
어떤 나라(이름을 잊었습니다)의 빵집 3대손인 아가씨는 외조부모님과 어머니와 함께 평범하게 살고 있습니다. 빵집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빵 만드는 실력은 참 대단합니다. 이도 안 들어갈 물건을 만들어내곤 하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잘생긴 청년 하나가 나타나더니 아가씨를 납치해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는 왠 푼수 같은 30대 아저씨가 펑펑 울며 하는 말, '내가 니 애비다.' 알고 보니 자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었다던 아버지는 멀쩡하게 옆 나라에 살아 있고 게다가, 자기만 그걸 몰랐답니다. 쌍둥이 오빠가 옆 나라 잘사는 집에 입양 가서 잘 살고 있는 건 알았지만 입양 갔다는 집이 진짜 집-아버지네인줄은 몰랐던 겁니다. 거기에 아버지의 정체가 옆 나라 공작님=국왕의 이복동생이라네요. 납치 당한 것은 쌍둥이 오빠가 '저 (예비) 황태자비님께 홀랑 반해서 함께 가출합니다'라고 해놓고 사라져서랍니다. 오빠가 그렇게 사라졌으니 돌아올 때까지 대역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아버지가 공작이라 오빠는 백작 작위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역백작. 참고로 그 잘생긴 청년은 오빠의 학교 동창에다 심복 부하쯤 되는 청년인데 .. (이하 생략)
뻔한 이야기지만 꽤나 괜찮다는 것은 등장하는 인물들 중 재미있는 존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막무가내적인 성격에 가까운 주인공, 주인공 앞에서는 푼수인 30대 아저씨, 주인공 놀려 먹기에 심취한 주변 인물들, 그리고 모든 악의 대마왕인 그 청년과, 그 청년의 심복입니다. 그러고 보니 악의 대마왕의 사촌도 만만치 않은 성격이군요. 그 삽화를 보고 뒤집어 졌으니... 으하하하;
마음에 들어한 이유 하나 더. 표지에서 보이는 저 청년이 좋습니다.-ㅁ-

매미소리는 오래간만에 만나는 요시다 아키미의 신작입니다. 프렌치 키스였나, 퍼스트 키스였나, 하여간 그 연작 만화의 뒷 이야기(혹은 앞 이야기?)를 살짝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앞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G는 뒷 이야기로 봤더군요. 하지만 뒷 이야기로 보면 토모가 너무 회춘했어요. 전작에서는 능글맞은 아저씨 분위기였으니까 여기서의 상큼발랄한 모습은 적응이 안되는겁니다.
밝은 이야기를 모아 놓은 것은 좋지만 보고 나면 가마쿠라에 가고 싶어진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아예 가마쿠라 전체 지도가 실려 있더군요. 그래도 거긴 너무 멉니다. 다녀오려면 하루를 통째로 바쳐야하는데 그러기엔 체력도 안되고 시간도 안되고.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요. 아마도.;

짤막 감상 및 잡담입니다.-ㅁ-
마지막으로 책 리뷰를 쓴 것이 15일. 이것도 이주만이네요.
읽으면서 바로바로 써야지 해놓고는 홀랑 잊었으니, 책 리뷰는 다른 글감에 묻힌 겁니다. 하하.



카도노 코헤이, <시즈루와 끝없는 밀실들>, 김수현, 학산문화사, 2009, 5900원
에도가와 란포,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 기괴환상>, 두드림, 2008, 13500원
애거서 크리스티, <맥긴티 부인의 죽음>, <부부탐정>, <패딩턴발 4시 50분>, 황금가지, 2008, 9000원
온다 리쿠,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박수지, 노블마인, 2008, 10000원
가와후치 게이이치, <내과의사 고로와 유령 고로>, 한성례, 바이북스, 2007, 9000원
타무라 히로시, <홈리스 중학생>, 양수현, 씨네21, 2008, 9800원
니시오 이신, <잘린머리 사이클>, <목조르는 로맨티스트>, 현정수, 학산문화사, 2006, 11000원
쓰하라 야스미, <아시야가의 전설>, 권영주, 비채, 2009, 10000원
다나카 로미오, <인류는 쇠퇴했습니다 3-4>, 곽형준, 2009, 6000원
미야베 미유키, <퍼펙트 블루>, 김해용, 황매, 2009, 11000원


어, 책이 많네요. 밀려서 그런 것이니 어쩐답니까. 흑.(목록 체크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많을 거라 생각 안했는데.)


재미없었던 책부터 먼저 체크합니다. <홈리스 중학생>은 소설쪽에 꽂혀 있어서 집어들었는데 실화입니다. 그러니 수필이나 르포르타주로 분류 변경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뭔가 맥이 빠진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가족 해산을 외치면서 순식간에 홈리스가 된 어느 중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점차 자리를 잡고 요시모토 흥업에 들어가 만담(?) 콤비를 이뤄 꽤 유명해진 개그맨이라는데 저는 모릅니다.; 그야 일본 연예계에서는 쟈니즈나 가수 쪽에만 관심을 두고 있거든요.-ㅁ-; 그럭저럭 볼만은 하지만 미묘합니다.

보다가 접은 책이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입니다. 2권은 안나오고 1, 3권만 나와 있는데 1권은 챙겨 보았습니다. 이전에 리뷰 올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는 1권만 했을 겁니다. 3권은 나온 줄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확인하고는 빌려다보았는데 보다가 포기했습니다. 제가 감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에도가와 란포의 이름 유래처럼, 에드거 앨런 포의 감성을 일본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만 한 가득하니 읽다가 도저히 못 읽겠다 싶어 던졌습니다. 포의 이야기가 심리와 공포가 중점이라면 에도가와는 일본적으로 한 번 걸러서 그런지 제게는 혐오에 가까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아시야가의 전설도 읽다보면 포의 영향이 물씬 풍깁니다. 이쪽도 마찬가지로 혐오 또는 기피할만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지만 그래도 조금 낫습니다. 비위가 약한 분이라면 안 보시는 것이 낫겠지만 제게는 에도가와 보다 쓰하라 쪽이 나았습니다. 아마도 주인공인 나와 '백작'의 관계가 참으로 마음에 와닿는 것이, 흐뭇함을 불러 일으켜서 기피하는 마음을 눌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게다가 단락 단락 끊어지는 각각의 이야기들 앞에는 일본의 전통적인 전설이나 설화에 대한 재 해석이 덧붙여집니다. 표제작인 아시야 가의 전설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는데다 맨 마지막의 역자 후기를 보면 제목에 또 다른 의미가 더해지는군요. 몰랐습니다. 하하.
그런 고로 제게는 아시야 가의 전설 >>>>>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3 입니다.


내과의사 고로와 유령 고로는 그냥 따뜻한 이야기. 업무 만능주의에 일만을 생각하며 달리던 레지던트 고로가 우연히 유령을 만나 조금씩 감화를 받고 그의 부탁을 들어주다가 성격이 확 바뀐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그냥 무난하게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입니다.
 
시즈루와 끝없는 밀실들. 3권은 안 살 겁니다. 표지나 내용이나 다 백합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안락의자 탐정과 조사원의 이미지는 잘 잡았는데 그 해결책-풀이가 일반적인 상식과는 동떨어진 것이 많았습니다. 그나마 이번 권은 1권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은데 그래도 입맛엔 잘 맞지 않네요.

애거서 크리스티는 진리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릴 책이 마땅치 않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는 그분. 다시 말하면 요 며칠 사이엔 읽을 책이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보석 같은 책을 여럿 찾았으니 이제는 괜찮겠지요.
맥긴티 부인의 죽음은 애거서 크리스티 다운 이야기입니다. 포와로가 등장하고요.
부부탐정은 연작 단편 모음인데 그 당시 유명한 추리소설 이야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알아 들을 수 있는 것이 몇 없어서 아쉽습니다. 번역이 들어오지 않은 것도 상당하니까요. 그나마 알아챈 것은 어렸을 때 읽은 명탐정 추리 트릭이나 범죄 트릭 같은 해적판 모음에서 이름만 들었던 탐정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보다는 뒷부분이 더 재미있습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먼저 문제를 풀려고 벌이는 신경전도 괜찮고요.
패딩턴발~은 미스 마플이 보고 싶어서 예전에 읽었던 것을 다시 빌렸습니다. 아니, 뭐, 거기에서 중요한 역할은 아니고 어떤 꼬맹이가 꽤 제 취향이어서 마음을 울렸다고는 말 못합니다. 그 색의 조합이...;; 루시가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는 빤히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루시 같은 타입도 좋습니다. 집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멋진 누님이 집을 돌봐주신다면 좋지요. 하지만 이 분은 가격이 비싸고 한 번에 2주 남짓 밖에 고용할 수 없으니 오래 고용하려면 결혼하는 수 밖에 없는데 성별의 장벽을 뛰어넘기는 어렵습니다. 아쉽네요. 메이드 엠마, 가정부 와타누키, 집사 알프레드에 가정부 루시까지 두면 완벽할텐데.

나뭇잎 사이로는 연극 같은 분위기도 줍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방에서 밤새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데, 그 동안의 여러 미스테리가 파해됩니다. 그리고 싸늘하게 식지요. 제 취향은 둘째치고서라도 온다 리쿠다운 소재에 온다 리쿠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덧붙여 온다 리쿠는 이런 대결신에서는 남자보다는 여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더 쿨한 이미지로군요. 하기야 온다 리쿠의 소설 책 중에서 남자들이 강한 이미지로 남은 것은 세키네 가 사람들을 빼면 네크로만...이 아니라 네크로폴리스의 준, 네버랜드의 학생들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여자만 남아요.

미미여사의 퍼펙트 블루는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은 번역입니다. 이름을 자주 들어본 역자이기도 하고 이전에 다른 번역도 읽어보긴 했는데 이번에는 초반에서부터 확 열이 치솟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이 짧은 책 감상을 쓰려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 목록을 뽑아 쓰고 있는데, 그 사이에 읽은 책 중에서 번역 때문에 저를 화나게 만든 책 한 권이 떠오르질 않는 겁니다. 그래도 이름을 들어본 역자였고 남자였는데 번역이 취향에 안 맞아서 버럭 화나게 만든 그 책이, 분명 일본 소설일텐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는 없더군요. 교보에서 구입한 책 목록을 뒤지다가 뒤늦게 퍼펙트 블루도 읽었다는 걸 떠올린 겁니다. 책 내용보다 번역이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는 거네요.
지금 책이 옆에 없어서 정확한 번역투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일 걸렸던 것은 '짱'과 '상'이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저는 번역 소설에서 ~짱이나 ~상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몇몇 예외는 있지만 특히 미미여사의 책에서라면 더욱 보고 싶지 않았던 거죠. 뒤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니시오 이신의 소설에서는 이짱이나 이군이라는 호칭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건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전체 소설의 분위기, 대체할 수 있는 호칭이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 번역 문제를 빼놓는다면 퍼펙트 블루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소재가 야구입니다. 그러니 민메이레이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네요. 가볍게 볼 수 있는 추리소설이고요. 소재가 야구이지만 야구 이야기가 많이 나오진 않는다는 것이 조금 걸리긴 합니다.
레이냥. 보고 싶다면 이야기 하시게. 다음에 볼 때 책 들고 가도 되니까.

인류 쇠퇴는 1권보다는 2권이, 3권이, 4권이 더 재미있습니다. 이야기가 어디까지 튈 수 있는가,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쥘 베른과도 유사한 상상력은 판타지 요소를 가미하면 어떻게 되는가를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특히 4권 띠지에 있는 닭들의 질주는, 띠지만 보고 소름돋는 이야기로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살신성계는 열심히 본받아야 할 이야기였습니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피실피실 웃게 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때는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니시오 이신.
이글루스 밸리에서 자주 보이지만 취향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고 해서 손대는 것을 망설였던 책입니다. 책이 굉장히 화려한데다, 표지를 벗긴 속표지도 화려해서 손이 잘 안갔습니다. 도서관에서 본지는 꽤 오래되었지요.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한 권 들고 오고, 그리고 또 한 권을 빌려 온 다음엔 전권을 다 빌려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은근히 괜찮네요.
근데 이리 저리 살펴보면 주인공에 대한 비난이 많습니다.-ㅁ-; 최강의 헛소리꾼에 심지어는 미군마짱의 주인공보다 상태가 심각하다고 하는걸요. 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무념무상의 이상한 애 정도인데..; 제가 그냥 가볍게 읽고 넘어가서 그런걸까요. 아직까지는 재미있게 읽었으니 한 번에 몰아본다 한 들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시간이 문제지요.



안 적은 책은 없겠지요?
다음 리뷰는 애거서 크리스티와 르귄 여사의 대결입니다.(음?)

나루미 쇼 외, <흑색의 수수께끼>, 황금가지, 2008, 9500원
하지은, <얼음나무 숲>, 로크미디어, 2008, 1만원
가노 도모코, <무지개 집의 앨리스>, <나선 계단의 앨리스>, 손안의책, 2008, 각 8500원
쇼지 유키야, <하트비트>, 현정수, 한스미디어, 2008, 1만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바다 건너 히치하이크>, <베네치아의 연인>, <아름다운 나의 사람들>, 강혜연, 시공사, 2008, 각 1만원
문상현, <루커리 정원의 여행자>, 시공사, 2009, 13000원
오카다 데쓰, <국수와 빵의 문화사>, 이윤정, 뿌리와이파리, 2006, 14000원
오쿠보 히로코, <에도의 패스트푸드>, 이언숙, 청어람미디어, 2004, 12000원
조앤 플루크, <Cream puff murder>(원서)
시구사와 케이이치, <키노의 여행 12>, 김진수, 대원씨아이, 2009, 6천원
애거서 크리스티, <맥긴티 부인의 죽음>, 황금가지 2008, 9천원


회색으로 체크한 것은 이전에 리뷰를 올린 책입니다. 얼음나무 숲은 짧게 올렸지만 그래도 나중에 2009년도 결산 시에 중복될까봐 회색으로 넣었습니다.

제목을 보면 대강 아시겠지만 얼음나무의 숲을 제외하면 저 세 권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번에도 리뷰는 간단하게 적고 넘어갑니다.



루커리 정원의 여행자는 글맛이 지독하게 떨어집니다. 박훈규의 오버그라운드 여행기가 슬쩍 떠오르는데 양쪽의 방향이 다르기도 하지만 제게 필요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워킹홀리데이와 비슷한 '영국 농장에서 일하면서 여행하기'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분이라면 정보를 얻기에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앞 부분 조금 읽다가 말았씁니다.

흑색의 수수께끼는 읽은지 벌써 몇 주 되어서-도서관 대출 목록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가 이 책을 읽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내용이 가물가물합니다. 다른 색 시리즈보다 책이 얇지만 꽤 강렬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뒷맛이 안 좋은 이야기도 있어서 아마 뇌리에서 빨리 지웠을겁니다? 아.-ㅅ- 뇌리에서 왜 지웠나 했더니 그 단편이 지독하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군요. 흠흠.

Cream puff murder는 조앤 플루크의 쿠키단지 시리즈 최근 책입니다. 교보에서 검색해보니 페이퍼북도 책 한 권에 3만원이 넘어가는군요. 어머나...; 번역본의 레시피 번역을 확인하려고 찾아보았는데 보고 있자니 레시피가 별 다를게 없어보입니다. 직역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더군요.

무지개 집, 나선계단~은 예전에도 읽었지요. 생활 속의 추리소설이라고 해야할까요. 꽤 잔잔한 추리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아리사가 마음에 들어서 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한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요. 간만에 보니 이전의 추리 내용을 거의 잊어버려서 새 책을 읽는 기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하하;

맥긴티 부인은 도서관에서 빌릴 책이 없어 손을 댔는데 간만에 보니 애거서 크리스티도 좋군요. 하지만 전 포와로보다 마플이 좋습니다. 마플 여사가 등장하는 시리즈만 뽑아서 다시 찾아볼까요.

바다 건너 히치하이크, 베네치아의 연인, 아름다운 나의 사람들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책입니다. 그래서 낚였습니다. 낚였다고 말하는 것은 생각만큼 책이 재미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책에는 해당 지역-미국, 이탈리아, 파리-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글은 잘썼다 싶지만 주인공인 카티가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하하. 이 책은 카티의 연애담으로 세 권을 묶어서 한 책으로 만들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로맨스라고 광고를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 로맨스 분위기는 두 번째인 베네치아의 연인만 나지만 각 권 모두 커플이 있으니까요. 아주 가볍게 훌훌 넘어가는 책이고, 짧지만 지역색을 잘 살리고 있으니 한 번쯤 보셔도 무난합니다.

에도의 패스트푸드와 국수와 빵의 문화사는 일본 음식 자료가 필요해 빌렸습니다. 원래는 에도의 패스트푸드를 빌리러 갔는데 도서관 서가에 국수와 빵도 꽂혀 있어서 덥석 집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자료는 국수와 빵의 문화사가 훨씬 내용이 풍부합니다. 밀가루를 사용한 일본 음식의 유래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적어둔데다 세계 각지의 국수, 빵, 과자에 대해서도 표로 만들어 간단히 설명을 적었습니다. 특히 세계의 과자나 빵을 적은 표를 보고는 감탄했습니다. 보통 이런 번역본을 보면 가타카나 때문에 엉뚱한 명칭을 적기 일쑤인데 이 책은 눈에 걸리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매끄럽습니다. 일본 문화와 빵, 밀가루, 국수 등 음식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키노의 여행 12권.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역시 키노의 여행 답습니다.
만..........
평화주의자 관련 글은 묘하게 걸립니다. 어, 일본에서 나온 이야기라 더 걸린 걸까요. 키노의 세계에서는 당연한 반응이라 보지만 시선을 올려 일본의 입장에서 쓴 글이라고 보면 미묘합니다. 이 때문에 평이 갈릴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하트비트. 이전부터 도서관에 있는 것은 보았지만 손이 안가다가 읽을 책이 없길래 빌렸습니다. 쇼지 유키야는 이전에 극찬에 가까운 평을 올렸던 도쿄밴드왜건과 쉬러브즈미의 작가입니다. 이 뒷 권이 나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아직 나올 기미는 안 보이네요. 재미있는데 왜그럴까. 하여간 같은 작가라 책 뒷면의 줄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일단 빌렸습니다.
책은 서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옵니다. 각각의 인물들이 하는 이야기가 겹치는 것은 중반 이후. 그리고 당연히 중반 이후부터 전개가 빨라집니다. 마지막에 나온 결론은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데, 마지막까지 다 읽고 나서 앞부터 다시 보면 몇몇 대사들이 다르게 보입니다. 우와. 노리고 있었구나 싶던걸요. 그리고 애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결말도 마지막 대사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입니다. 그런 점에서 도쿄밴드왜건과도 같은 선 위에 서 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들었지요. 하드 커버였다면 당장에 뜯었을지도 모릅니다.



맨 마지막 문장을 썼더니 또 예고 하나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ㅂ-; 전시회 안내 나갑니다.

세노 갓파, <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김이경 옮김, 서해문집, 2008, 12900원
고솜이, <수요일의 커피 하우스>, 돌풍, 2008, 9000원
시마다 소지,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한희선 옮김, 시공사, 2009, 12000원
올리버 색스, <엉클 텅스텐>, 바다출판사, 2004, 11800원, <화성의 인류학자>, 2005,  바다출판사, 13800원
차유진, <청춘남미>, For Book, 2009, 13000원
김훈태, <교토, 그렇게 시작된 편지>, 북노마드, 2008, 13000원
비키 아처, <마이 프렌치 라이프>, 북노마드, 2007, 13800원
비키 마이런, <듀이>, 갤리온, 2009, 11000원
조앤 플루크, <퍼지 컵케이크 살인사건>, <블루베리 머핀 살인사건>, <설탕 쿠키 살인사건>, <레몬머랭 파이 살인사건>, <복숭아 파이 살인사건>, 해문, 2006-2008, 10000-11000원


이번에도 많이 밀렸습니다. 책이 많은 이유는 조앤 플루크의 코지 미스터리(30대 미혼 여성이 주인공인 가벼운 추리소설이랍니다; 칙릿과 같은 종류의 장르 구분인가요..)를 대량으로 빌려 읽어 그렇습니다. 뭐, 그 사이에 읽은 책이 더 있긴 하지만 어떤 책이었는지 잊은 관계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까 합니다.-ㅁ-;;


조앤 플루크의 추리소설 시리즈는 갓 나왔을 때 첫 번째 책인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을 보고는 완전히 손을 놓았습니다. 첫 번째 책이 2006년에 나왔는데 그 사이 꾸준히 나온 모양이군요. 주변에 제 책 취향과 꽤 많이 겹치는 분이 가장 최근 시리즈 두 권을 찾아 보시기에 저도 궁금해서 다시 빌렸습니다. 재미 없으면 책 속에 있는 레시피 찾아보는 셈치고 그냥 빌린 거죠. 그런데 이 책이 은근히 중독이더랍니다. 처음에 제목이 마음에 드는-정확히는 제목에 나오는 디저트가 마음에 드는-두 권을 골라 빌려보았는데 그 다음에 도서관에 가서 나머지 시리즈를 네 권 더 빌려왔습니다. 첫 책은 기억이 나지도 않지만 다시 보고 싶은 생각도 없고, 딱히 보지 않아도 이야기는 연결되니까 그냥 중간 권만 보고 있는 셈입니다.
기본 패턴은 살인 사건 발생, 주인공의 자체 조사, 사건 해결로 넘어갑니다. 이 작은 마을에 왜이리 사건이 많이 터지나 싶긴하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세인트 미드도 바람 잘 날 없는 마을이었지만 이런 강력사건이 많이 발생하진 않았습니다. 미스 마플의 일생 동안 발생한 건 수와 몇 년 사이에 레이크 에덴에 발생한 사건을 비교하면 엄청난걸요.
이 책이 중독적이라고 한 것은 쿠키에 대해서도 해당됩니다. 다이어트 할 때는 절대 봐선 안되는 책으로, 보고 있는 동안 코 끝에서 버터와 설탕냄새가 떠나질 않습니다. 요요현상에 지대한 공을 세우는 책이므로 보실 땐 주의가 필요합니다. 덧붙이자면 보고 나면 꼭 제과점에 가게 됩니다. 하하하..

<마이 프렌치 라이프>는 최근에 나온 칼라 컬슨의 책을 검색하다가 나와서 빌려보게된 책입니다. 이전에 칼라 컬슨의 <이탈리안 조이>를 보고 꽤 마음에 들어서 그 뒤에 나온 책 두 권도 빌려 보았는데, 재미 없습니다. 사진은 많지만 마음을 잡아끄는 사진은 아니고 글도 미지근합니다. 그냥 모 유명 잡지들을 넘겨보는 느낌이더라고요.

<교토, 그렇게 시작된 편지>는 한 달간 휴가를 내고 교토에서 정주자로 살다 온 이야기입니다. 스타벅스에 갔다가 비치된 책을 보고 관심이 생겨서 도서관에서 찾아보았는데 역시 미적지근합니다. 사진이나 책 편집, 디자인 등은 굉장히 멋지지만 글이나 내용이 못따라갑니다. 사실 책을 보고는 김연수의 <여행할 권리> 수준의 글을 기대했거든요. 밀고 당기는 글 맛이 있는 글이 떠올랐던 겁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실망감이 한층 더 했습니다.
보고 있자면 괜히 짐을 싸들고 여행을 가고 싶어지니 주의가 필요한 책입니다. 글에 실망해서 그런 생각이 미처 들지 않았다는게 이런 때는 다행이네요.

<듀이>는 도서관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에게도 추천하지만 그보다는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의 필독서로 꼽아도 될 정도입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려면 이정도의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사서가 되는 방법이 어떠한지를 살짝 보여주고 있고 미국의 도서관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잘 보여주고 있기에 유학이나 타국의 공공도서관 현황을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러고 보니 앞서 소개한 조앤 플루크의 추리소설에서도 도서관은 단순한 책 창고가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체입니다. 한국하고는 방향이 상당히 다르지만 그렇게 된 것은 국가(혹은 국민) 색의 차이가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의 지역 공동체 구심점은 왠지 노인정이나 반상회란 느낌이라...

<수요일의 커피 하우스>는 한국 소설입니다. 제목에 홀려 빌린 책인데 그만큼 재미있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홍대를 자주 놀러가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볼만한 이야기지만 뭔가 남는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보고나면 훌훌 내용이 날아가는 그런 책이네요. 주인공과 친구의 관계는 꽤 인상 깊었지만 저는 중심 이야기를 카페 운영쪽에 두고 보았던데다 주인공의 대학생활이 제 생활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어서 공감이 안 갔던겁니다. 제게 자체휴강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거든요. 이렇게 대학 생활하면 학점이 어떨까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엊그제 본 백귀야행도 미묘. 어... 일본의 대학생활은 이렇게 무섭습니까?;)

<청춘남미>는 차유진씨가 이전에 낸 요리책을 굉장히 좋아해서 그 다음에 또 나온다길래 빌려본 겁니다만 미묘합니다. 요리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는 걸 기대했는데 기대한 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 볼만한 남미 여행기이고 먹는 이야기도 다른 책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엉뚱하지만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기억하는 것은 책 후반부에 나오는 국제협력단 봉사 이야기입니다. 언젠가 가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던 터라 실제 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부럽기도 하고 해보고 싶기도 하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복잡미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더군요.
남미여행기는 거의 찾아보지 않아서 비교 대상이 없지만 제가 읽은 보통의 여행기와 비교하면 잘 쓴 책에 속합니다.  블로그 여행기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왔던 때보다는 훨씬 나은거죠.

올리버 색스의 책은 먼저 <엉클 텅스텐>을 추천받고는 도서관에 다른 책이 더 있나 찾아보다가 <화성의 인류학자>도 같이 빌린 경우입니다. 엉클 텅스텐은 올리버 색스의 어린시절 실험일기로 자서전에 가까운 이야기 일지도 모릅니다. 자서전이라기엔 어린 시절에서 이야기가 끝나는데다, 실험일기와 함께 등장하는 것이 19세기의 과학발전사라서 딱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사고뭉치 올리버의 실험일기와 이를 통해 바라보는 19세기 과학발전사라고 해야할까요. 과학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아저씨 글이 은근 취향이라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화성의 인류학자>는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와 비슷하게 임상 보고서 식으로 쓴 책입니다. 그런 고로 <아내를~>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단, 예전에 나온 책이라 판형이나 편집은 최근에 나온 책만큼 좋진 않습니다. 두께도 있고 해서 손대기 조금 겁나는 책이지요. 저야 받아 들고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세노 갓파의 여행기는 <청춘남미>와 바로 이어 쓸까 하다가 떼어냈습니다. 책 감상을 쓸 때는 가장 괜찮았던 책을 뒤로 미루었으니 이번에도 그래야지요. 이번에 본 여행기 중 가장 멋집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멋집니다. 하하하;
사진은 단 한 장도 들어가지 않았지만 사진 따위는 필요 없다! 내게는 펜이 있을 뿐! 이란 포~~~스를 팍팍 풍기는 책입니다. 이전에 나온 책도 마음에 들어서 집 책장에 잘 모셔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고 있는데 이 책도 참 멋집니다. 역자 후기를 보면 이전에 서해문집에서 <펜 끝으로 훔쳐본 세상>을 내면서 이 책도 같이 준비했는데 출판 계약의 문제로 출간이 아주 늦어진 모양입니다. 인도를 여행하면서 여기저기를 스케치하고, 저자가 겪은 인도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내용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책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글보다 그림이 맛입니다. 그림을 보고 있자면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요. 그림 때문에라도 추천합니다. 하하하...
게다가 최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다보니 <펜 끝으로~>에서 등장한 소품들이 이 책에 등장합니다. 그럼 그 책보다 먼저 나왔나보다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후기를 보니 1984년에 나온 책이랍니다. 20년도 전에 나온 책인데도 시간의 간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무섭습니다. 이만큼 충실한 인도 여행기는 찾아보기도 힘들지도.. 최신 정보가 아님에도 인도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보이니까요. 아니, 최근에 들리는 인도정보가 여기서 그리 크게 변하지 않은 것도 있고 말입니다? 인도에 아주 많은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자주 정보를 찾아보진 않았지만 말입니다.
1984년의 한국과 2009년의 한국은 엄청난 차이가 있을테지만 1984년의 인도 생활 그림과 2009년의 인도 생활 그림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크게 변했을 것 같지 않아서 그렇지요. 무엇보다 여기서 보여주는 것은 관광지 주변, 유적, 시장 생활이라 그런걸까요. 최근에 인도에 다녀온 분이 있다면 꼭 읽어보고 비교 감상을 올려주세요. 친구 K가 인도에 다녀온 것도 한참 되었지만 음... 책을 읽고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마지막은 시마다 소지가 장식(?)합니다.
<기울어진 저택의 살인>. 이건 읽은지 몇 주 된 책입니다. 아까워서 아껴보다가 보는 것이 늦었고, 거기에 리뷰 쓰기까지도 시간이 걸렸으니 그렇습니다. 살인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트릭이 참으로 기기묘묘합니다. 어허허; 시마다 소지의 다른 책들도 비슷하지만 살인 방식이나 처리 방식은 참으로 독창적입니다. 근데 그게 역으로 단점이 될 수 있고요. 너무 독특해서 현실감이 떨어지니까요. <용와정 살인사건>하고 느낌이 꽤 닮아 있지만 역시 다릅니다. 이전 책과 달리 여기서는 미타라이가 많이 등장합니다. 그래도 처음부터 참여하는 파일로 반스나 엘러리보다 비중이 훨씬 적습니다.
함정이 여러 군데 있지만 결말-그 후 이야기에서는 약간 맥이 빠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아이쭈님이랑 티이타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요.+ㅅ+
조선희,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2>, 노블마인, 2009, 13800원
미야베 미유키, <대답은 필요없어>, 한희선 옮김, 북스피어, 2007, 9500원
딘 사이컨, <자바 트레커>, 최성애 옮김, 황소걸음, 2009, 12000원
에이드리언 코난 도일, 존 딕슨 카, <셜록 홈즈 미공개 사건집>, 권일영 옮김, 북스피어, 2008, 11000원
아리스가와 아리스, <절규성 살인사건>, <46번째 밀실>, 최고은 옮김, 북홀릭, 2009, 각 10000원



목록을 보고 제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상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 의미를 담아 지은 제목입니다. 훗훗훗..


가장 최근에 읽은 것이 어제 끝낸 <자바 트레커>이니 이 책부터 씁니다.
책 제목만 봐서는 감이 전혀 잡히지 않겠지만 이 책은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글입니다. 저자인 딘 사이컨은 딘스빈스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전세계의 커피지대를 돌아다니며 품질 좋은 커피들을 직거래로 구합니다. 요구하는 것은 공정무역일 것이라는 점. 회사 단위로 대규모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발로 뛰며 품질을 확인하고 거래를 틉니다. 그리고 협동조합이 판매하는 원두 양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협동조합에 적립금조로 별도로 비용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비용은 협동조합이 새로운 설비를 갖추거나 마을 내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하는 일에 쓰입니다. 말로 하면 그냥 그런 사업 이야기에 자기 자랑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전혀 아닙니다. 자신이 마시는 커피의 맛을 한 순간에 좌우할 만큼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지고 있는 책이더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 중 하나가 케냐 AA입니다. 신맛이 강한 커피보다는 묵직하고 진하고 강한 맛의 커피를 선호하다보니 케냐를 보통 많이 추천 받아 그렇습니다. 케냐 AA가 구하기 쉬운 커피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자바 트레커>를 보다보니 케냐는 제 선호 순위에서 바닥까지 추락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많은 커피를 사 마신다 한들 그 돈은 커피 재배 농민들에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 돈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아는 사람만 압니다. 농민들이 받는 돈은 받아야 하는 돈의 아주 일부일뿐이군요. 그리고 그런 상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 책이 나온 시점에서는 말입니다.
반대로 페루의 커피는 한 번 맛보고 싶은 커피로 단번에 뛰어 올랐습니다. 물론 나리타 미나코의 <내추럴> 때문에 페루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그래서 아름다운 가게에서 나온 페루 커피를 마셔보고 싶었지만 배전 취향의 문제로 손을 대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커피에서 기왕이면 배전 조절도 가능하게 했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전광수 커피집에 가면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페루는 협동조합의 지도 아래 양질의 커피를 생산하며 계속적으로 자신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멋지죠. 그래서 더 마셔보고 싶었습니다.

Peet's의 예도 있어서 딘스빈스(링크)에 들어갔더니 해외배송이 됩니다.OTL 배송비가 어마어마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커피가 상대적으로 싼 편(1파운드에 7.25달러)이라 도전해볼까 합니다. 지금 찾아보니 페루 원두는 강배전으로는 나와 있는게 없군요. 아쉽지만 뭐... (근데 장바구니에 담아 결재 직전까지 해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큽니다;)



<대답은 필요없어>는 화차의 원형이 들어 있는 단편집이라길래 일부러 피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그처럼 뚝 잘려서 끝나면 속이 허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한데 역자 후기를 보니 대체적으로 밝게 끝난다고 하길래 용기(?)를 가지고 붙잡아 읽었습니다. 과연,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초기 단편들이라 지금 읽고 있는 마쓰모토 세이초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하네요.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가 많으니 스텝파더스텝이나 쓸쓸한 사냥꾼과는 다릅니다. 분위기 자체만 놓고 보자면 나는 지갑이다와 닮았습니다. 묵혔다 읽어서 더 재미있었던 건지도 모르지요.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2권이 완결권이라 하던데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있었지만 이는 작가가 직접 개입하여 '덮어둡시다'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OTL 이 이야기를 덮어둔 것은 동인 팬들을 위한 여백인걸까요. 아무리봐도 그렇습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도 빌헬름 하우프의 영향이 많이 보입니다. 게다가 어디서 많이 본 신파극도? 이거야 영원한 무협지(...) 소재이기도 합니다. 아니, 이건 무협지 영향보다는 스타워즈가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지만 2권에서 프리가가 받은 충격이 더 크지 않았을까 싶고요.
엔딩 부분이 꽤 마음에 들어 그부분만 몇 번 다시 읽었습니다. 완결을 보고 나니 마음이 누그러진건지 평점은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글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책 두 권과 <셜록 홈즈 미공개 단편선>을 같이 묶어 쓰는 것은 두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들의 장르는 추리소설이지만 제 기분은 '동인소설'이었으니까요. 하하하.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책은 학생 아리스 시리즈와 작가 아리스 시리즈가 있습니다. 학생 아리스는 시공사에서 두 권이 나왔고 그 외에 나온 다른 책들은 다 작가 아리스입니다. 학생 아리스는 그런 느낌이 덜하지만 작가 아리스는 분위기가 묘합니다. 약간 어벙버리한 추리소설 작가 아리스, 거기에 반 다인이나 엘러리 퀸의 영향을 듬뿍 받은 것이 분명한 히무라는 확실히 좋은 콤비입니다. 다만 필터링을 심하게 하지 않아도 동인소설에 아주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것이 참...;
그런 면을 빼더라도 대체적으로 재미있는 추리소설입니다. 밀도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허술해보이긴 하지만 가볍게 볼만한 이야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이런 재미없는 추리소설도 있냐고 분개하실 수 있습니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이야기인겁니다.

<셜록 홈즈 미공개 단편선>은 감상을 여섯 글자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오피셜 동인지. 셜록 홈즈 본편의 이야기와 맥을 아주 잘 살리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셜록 홈즈 원래 이야기 중에서 그냥 언급만 되고 넘어간 여러 사건들을 상상해 전개했는데 실제 셜록 홈즈 단편과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조금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왓슨의 아내가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늘어 놓는 불평 때문일겁니다. 절친한 두 사람 사이를 질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제 착각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런 분위기에 방점을 찍은 것은 출판사 북스피어입니다. 아놔. 맨 마지막의 장난을 보고는 설마설마 했는데 보고 나서는 미친듯이 굴러 다녔습니다. 마스터님, 꼭 찾아보세요. 저처럼 배를 잡고 방을 데굴데굴 굴러다닐겁니다. 저는 거실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심하게 굴러다닐 수 있었습니다. 맨 뒤의 암호는 아주 쉽게 풀었는데 그 세 단어가, 이 책을 바라보는 출판사의 입장을 아주 잘 말해줍니다. 그러니 책을 보지 않으시더라도 미미여사 파이팅부터 이어진 북스피어의 장난만이라도 꼭 챙겨서 봐주세요. 그 덕분에 북스피어에 대한 애정도가 100 상승했습니다.



이 외에 읽은 책이 몇 권 더 있는데 그쪽은 내일마저 적도록 하겠습니다.-ㅂ-

제목에 올라간 책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점과 선을 넣었다 뺀 것은 할 말이 상대적으로 덜해서였다고 해두지요. 추천할 만한 책으로 올라간 것은 다카페 일기 정도? 나머지 두 권은 제가 특별히 추천하지 않아도 다들 찾아서 보실테니 말입니다.(아마도..)


마쓰모토 세이초, <점과 선>, 강영길 옮김, 동서문화사, 2003, 9800원
쉐리 콘웨이 어필, <엄마가 딸에게 멋진 삶을 위한 지혜와 충고>, 권진욱 옮김, 오늘의책, 2000, 5500원
조선희,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 노블마인, 2008, 13800원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녹색은 위험>, 이진 옮김, 시작, 2009, 11000원
모리 유지, <다카페 일기>,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2009, 15000원


<점과 선>은 미미여사가 책임 편집을 맡았다는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선집의 구입 여부를 확정짓기 전에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서 골라 읽어본겁니다. 동서 미스테리 북스로 꽤 여러 권이 나와 있는데 뒷면을 보고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덜 암울할 것 같은 책으로 골랐습니다. 모래그릇이나 다른 한 권(제목을 잊었습니다)은 분위기가 상당히 어두워 보여서 말입니다. 읽고 나서 알았지만 <점과 선>은 장편이 아닌 중편입니다. 두 개의 소설이 실려 있더군요.
북스피어의 블로그에서 미미여사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장녀라 불린다는 글을 보고는 어떤 타입같다라고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생각한 그대로입니다. 사회적 배경을 뒤에 깔고 있는 심각한 이야기들이 주 내용입니다. 딱히 탐정이라 할 만한 사람이 등장하지도 않고 경찰이나 사건 관계자가 진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 요코야마 히데오도 떠오르는데 분위기가 상당히 다릅니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작은 사건에 대해 조금씩 범위를 좁혀가며 보는 사건 조사형 소설이라고 하면 마쓰모토 세이초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회적 배경이나 관련 이야기들이 함께 움직입니다. 미미여사의 책 중에서는 <화차>, <이름없는 독>, <누군가> 등이 그런 타입이곘지요. <스텝파더스텝>이나 <쓸쓸한 사냥꾼>은 요코야마 히데오씨의 분위기와 더 닮아 있다고 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미미여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범인 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실마리를 따라 쫓아가는 그 전개가 좋습니다. 단번에 읽어내릴 수 있는 소설입니다.


<멋진 삶을 위한 지혜와 충고>는 같은 출판사인지 아닌지 기억은 안나지만 동일 작가(편집자)가 요리책 버전도 냈기 때문에 서가에서 보고는 흥미가 끌려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 훑어 보고 말 책이란 느낌이네요. 삽화도 있고 짧은 이야기(훈수;) 모음집이니 읽는데는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두 번 볼 책은 아닙니다. 레시피는 꽤 재미있었는데 말이죠.'ㅂ'


<마법사와 세탁부 프리가>는 최근 2권이 나오면서 도서밸리에 감상글이 여럿 올라오기에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책이 상당히 두껍지만 종이가 요즘 많이 쓰는 약간 도톰하고 가벼운 것이라 들고 다니며 읽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긴 하지만 읽고 나면 입맛이 껄끄럽습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지만 어디서 너무 많이 보았던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기본 플롯은 하울이며 거기에 츤데레 남자 캐릭터와 출생의 비밀을 가진 둔한 여주인공과 다양한 조연이 섞입니다. 양념으로는 여왕의 기사(김강원), 난쟁이 코, 황새가 된 임금님(둘다 빌헬름 하우프)가 들어갑니다. 작가 서문에 이런 저런 동화의 이야기가 들어간다고 했으니 그냥 저냥 넘어갔지만 참 미묘합니다. 그리고 위의 이야기를 모른다면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여왕의 기사야 제가 집어낸 것이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눈의 여왕이 소재였을지도 모르겠네요.
.. 그러고 보니 G가 소녀마법사파르페를 하고 싶다고 선언한 시점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같은데 원인이 이 책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어디에서 A를 채집해서 B를 만들어 C하는데 사용하는데 왠지 파르페 분위기도 나거든요.
2권도 도서관에 주문했으니 조만간 리뷰가 올라갈 겁니다. 부디 2권은 조금 더 낫기를.


녹색은 위험. 이 책을 왜 도서관에 신청했는지는 잊었습니다. 아마 어떤 추리소설과 연관해서 이 책을 소개해서 그렇지 않았나 싶은데 어제 아침부터 붙잡고 있다가 저녁 때 다 읽었습니다. 엔딩 부분은 애거서 크리스티와 비슷하지만-활동시기도 비슷한가요-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더 쓰다보면 내용폭로가 될 것 같아 넘어갑니다.
탐정역을 경감이 맡다보니 모스 경감 시리즈와도 닮아 있는데요(사실 모스 경감 시리즈는 딱 한 권만 봤습니다;) 커크릴 경감은 업무 중엔 상당히 무섭습니다. 특히 해결해 나가는 부분에서 굉장히 현실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봤더니 은근히 무섭습니다. 이런 경감님께 걸리면 벼랑끝에 내몰린 기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던데요.
집에 가서 다시 읽어보고는 몇 마디 더 덧붙이겠습니다. 그 사이에 아마 올리버 색스 책 한 두 권은 더 읽을테니 리뷰 올릴 때 같이 쓰지요.


다카페 일기는 사진집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사진 에세이.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을 모아 출간한 책(저자 직업이 사진작가)이고 사진마다 아주 짧은 설명이 붙어 있으니 사진 에세이라 부르는 것이 맞겠지요. 지금까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을 여럿 보았지만 그 상당수는 글맛이 부족해서 한 번 보고는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았던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상당히 다릅니다. 사진의 느낌이 좋습니다. 사진을 찍고 설명을 단 것이 블로그 운영자인 모리 유지고 피사체는 딸과 아들, 아내, 또 다른 식구입니다. 즉, 가족입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찍어 사진으로 담은 건데 보고 있자면 배시시 웃게 됩니다.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고 보게 되는 책. 게다가 사진에 달린 설명이 촌철살인에 정확히 핵심을 찌르고 있어서 더 재미있습니다. 뒷부분에는 아내가 쓴 짧은 이야기도 있고요. 기분이 울적하다거나, 사진을 찍고 싶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없다고 투덜대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처음엔 카페라길래 정말 카페 이야긴 줄 알고 봤다가 개인 일기라고 해서 일상 생활의 간단한 이야기인가 했더니 인물 사진이 대부분이라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잡고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마음정화용으로 갖다 놓아도 좋을겁니다.
단, 아이들 이름을 바다, 하늘이라고 번역한 것은 상당히 걸렸습니다. 나중에는 익숙해지기도 하고 원래 어떤 이름이었을지 짐작이 가니까(바다=우미, 하늘=소라) 그냥 봤지만 이 부분은 짚고 넘어가고 싶더군요. 그냥 우미, 소라로 두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요. 애 이름이 유키였다면 눈이라고 했으려나...

 


오늘도 신나게 도서관 서가를 뒤져 책을 찾아오렵니다. 올리버 색스가 지은 책 중 안 읽은 책이 몇 권 있어서 빌려오려고요.

타자기.
이쪽은 타자기의 폰트 때문에 조금 고민중입니다. 그냥 적당히 옥션에서 살까 말까 하고 있고요.'ㅂ'; 회사마다 글씨체가 다른 것은 알겠는데 타자기 기종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 것 같고, 그 때문에 타자기로 친 예시를 보고 구입하고 싶은데 그런 예시를 보여주는 판매자는 거의 없더군요. 나와 있는 것중에서 적당히 고를까 생각 중입니다. 조만간 구입 예정이고..

PS3는 망상의 날개를 펼치다가 발목 잡힌 겁니다.
적의 수수께끼를 비롯한 밀리언셀러 시리즈를 보고 있자니, 붉은 여왕과 백기사가 있으니 남은 것은 흑과 청인가 → 그럼 흑은 왕(black king)이고 청은 우울(blue)하니까 비솝(<흑거미 클럽>에서 나왔듯이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런고로 우울). 그러니 이제 IT기기를 적당히 질러서 이름만 붙이면 됩......(거기까지)
그러다가 물망에 오른 것이 플레이 스테이션입니다. 다만 문제가 뭐냐면 PS2 게임 소프트가 집에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PS3가 PS2와 호환이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요.-ㅁ-; 호환되는 PS3는 발열과 전력소모와 AS 문제로 이미 탈락. 문의를 해봐야 정확하게알겠지만 이런 문제로 PS3은 일단 순위에서 밀리고 있습니다.-ㅁ- 이러다가 PS2부터 지르게 된다면 그저 웃지요.

손안의책에서 재고 할인을 대규모로 한다고 하여 목록을 뽑고 있습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앞 책들은 지르고 싶지만 무서워서 망설이고 있고 그냥 얼음고래만이라도 구입할까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녀석 왠지 히로시하고 닮았구나.; 어쨌건 샤바케 뒷권도 지를 예정이고요. 가격이 엄청나게 싸기 때문에 서가의 압박만 아니면 당장에 구입했을겁니다. 하.하.하.

서가의 압박을 조심해야하는 것은 북스피어탓입니다. S.S. 반다인 시리즈를 낼 예정이라는군요. 완간목표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리즈 첫 번째 권인 벤슨살인사건은 밀리언셀러 시리즈에서 이미 나왔습니다. 저작권 문제가 얽히지 않을까 살짝 걱정됩니다. 그러고 보니 DMB나 해문출판사는 저작권이 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반다인 시리즈가 총 8권. 겹치면 어떻게 할지는 제쳐두고서라도 일단 반다인 시리즈는 다 구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서가 확보를 위해서는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ㅁ-;



어제 생협 모임에서 빌려온 책들이 잔뜩! 보기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이제부터 다시 붙들고 읽어야지요~

박훈규, <박훈규 오버그라운드 여행기>, 한길아트, 2007, 18000원
고솜이, <런치 브레이크 스토리>, 강모림 그림, 돌풍, 2006, 11000원
마이크 게이츠 길, <땡큐! 스타벅스>, 세종서적,2009,  12000원
스티븐 베일리, 테렌스 콘란, <콘란과 베일리의 디자인 & 디자인>, 디자인하우스, 2009, 63000원
제럴드 더럴, <나의 특별한 동물친구들>, 김석희 옮김, 웅진닷컴, 2004, 11000원
다이라 아스코, <오늘의 레시피>, 문학동네, 2008, 9800원
제임스 헤리엇, <수의사 헤리엇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개 이야기>, <수의사 헤리엇의 행복을 전하는 개 이야기>, 김석희 옮김, 웅진닷컴, 2003, 9000원

이게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아래 다시 쓰겠습니다. 한 번에 몰아 쓰려니 힘들군요.

<콘란과 베일리의 디자인 & 디자인>은 사실 여기 쓰면 안됩니다. 책 첫 장을 펼치고는 고이 덮어 그대로 반납했기 때문입니다. 하.하.하. 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가 아주 빽빽하게 있는데, 가격을 보면 아시겠지만 일반 판형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일반 백과사전보다 가로가 조금 더 긴, 정사각에 가까운 모양인데다 두께도 무게도 내용도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나중에 마음이 평안해지면 그 때 읽겠다 싶어서 그냥 두었습니다. 디자인 전공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셔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땡큐! 스타벅스>도 사실 여기에 쓰면 안됩니다. 앞에 1장인가 2장까지 읽다가-스타벅스 취직되는 부분-던졌습니다.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때도 낚였지만 이번에도 처절하게 낚였습니다. 하도 낚이다 못해, 도서관 책을 들고 스타벅스에 가서 공짜 라떼라도 받아 먹으면 기분이 풀릴까 생각했지만 예의가 아니다 싶어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신청해 보길 잘했지요. 은근히 뜬 책이라 보려는 사람은 많을거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재미가 없습니다. 딱딱한 문체도 그렇지만 대강의 정보만 알고 보기 시작했다가 뜨악해서 덮은 경우였습니다. 그러니까 광고회사의 잘나가던 아저씨가 구조조정으로 잘리고, 무일푼에서 어쩌다가 스타벅스에 고용되어 일하게 되어 제 2의 인생을 살았다라는 것이 배경지식이었고, 그 아저씨가 기본 재산도 있을텐데 왜 무일푼일까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습니다. 앞부분을 읽고 알았지요. 내용 폭로가 될 수도 있어서 일단 흰색 글씨로 씁니다. 잘린 다음 혼외정사로 막내가 태어납니다-_- 덕분에 이혼당하면서 전 재산을 다 두고 나옵니다. 하.하.하. 그래서 읽기를 멈췄습니다.

고솜이의 런치 브레이크 스토리는 도서관에서 몇 번 보았다가 볼 생각이 들진 않아서 내버려 두었는데 갑자기 확 땡겨서 빌려왔습니다. 그림이 없었다면 매력이 40%는 감소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드는군요. 음식에 대한 이런 저런 잡다한 이야기인데 잘못하면 여기 있는 이야기가 진짜인줄로 아는 사람이 생길까 걱정됩니다. 그래서인지 책 중간중간에 가상의 이야기다라고 언급했지만 그다지 도움은 안될거라 봅니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읽고 싶을 때 아주 가볍게 볼만한 책입니다. 뒤에 나온 <싱가포르에서 아침을>이 더 낫습니다. 보시려면 이쪽을. 대신 더 낫기 때문에 배고픈 상태에서 본다면 뒷 상황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다이라 아스코의 책은 간단하게. 이 작가 책은 역시 제 입맛에 안 맞습니다.; 음식을 소재로 해서 다양한 상황에서의 연애담을 담은 단편집인데 입맛에 딱 맞진 않습니다. 지금 기억에 남는 두 가지는 양파와 도마뱀 이야기. 도마뱀은 혐오에 가까운지라 기억하고 있고 양파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기억합니다. 아주 뜨악한 단편도 하나 있었으니, 필터링하지 않아도 OK. 아놔. 이런 상황은 만화에서만 봤지 실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는데 뭡니까.OTL

박훈규의 오버그라운드 여행기는 <콘란~>과 같이 읽어도 재미있을겁니다. 영국디자인여행이라는 부제를 붙여도 될만큼 디자인, 설계, 조각 등 미술적 관점에서 영국의 각지를 돌아다니며 여행한 기록입니다. 나왔을 당시부터 책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는데 휘릭 넘기다가 윌리엄 모리스 관련 글을 봐서 앞 뒤 가리지 않고 덥석 빌렸습니다. 감격! 캠스콧 매너에 가는 방법, 레드하우스에 가는 방법이 간단하게 나마 나와 있습니다. 언젠가 꼭 찾아가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만큼 먼저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가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티이타님이나 첫비행님이 보시면 좋아할 책이라 생각하는데요 공공기관의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 있습니다. 보고 있자면 한국의 지자체는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야구 구장 관련된 이야기도 참..(먼산) 영국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디자인에 관심 있고 영국 디자인과 건축, 박물관을 주시하고 있던 분이라면 꼭 챙겨보셔야 합니다.'ㅂ'


나머지 세 권은 몰아서 쓰지요. 검색하면서 알았지만 세 권 보두 역자가 김석희씨입니다. 호오. 그리고 내용도 굉장히 닮아 있고요. <나의 특별한 동물친구들>은 이전에 몇 번 올렸던 생물학자/동물학자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작가의 정체인데요, 형은 영국의 유명한 작가-하지만 전 몰라요;-이고 형의 권유를 받아 쓰게 된 책이 히트를 쳐서 그걸로 동물보호에 나섰다는 특이한 사람입니다. 전 포유류는 상당히 좋아하지만 절지류나 곤충류는 질색이기 때문에 몇몇 이야기에서는 조금 당황했지만 그런 걸 두고서라도 읽기 편하고 재미있습니다. 다른 책도 찾아보고 싶어서 검색했는데 번역된 것은 달랑 이 책 한 권이더군요. 흑;
제임스 헤리엇이야 <아름다운 이야기>나 그 다음 책(제목을 잊었습니다;)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개와 관련된 이야기만 모아 놓은 이 책들은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원래 한 권짜리인 책을 두 권으로 나눠 출간한 것이라는데 개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필독입니다. 유쾌하고 발랄한 개들의 이야기가 모여 있습니다. 우울할 때 읽으면 기분전환으로 딱 좋은 책이고요. 에피소드 별로 끊어져 있기 때문에 나눠 읽기도 좋습니다.
그러니 이 세 권은 추천.-ㅁ- 아마도 첫비행님은 읽는 도중에 낚이셨을 것 같으니..?


자아. 길지만 한 번에 다 나갑니다. 이번엔 추리소설 모음입니다.

클레오 코일, <커피하우스 살인사건>, <카푸치노 살인사건>, 김지숙 옮김, 해문출판사, 2007-2008, 9800원-1만원
아서 코난 도일 외,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정영목 옮김, 도솔, 2002, 17000원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통곡의 순례자(시리즈 5)>, 최고은 옮김, 학산문화사, 2009, 5900원
미야베 미유키, <흔들리는 바위>, 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2008, 12000원
아베 요이치 외, <청색의 수수께끼>,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12000원
도바 료 외, <백색의 수수께끼>,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12000원
나가사카 슈헤이, <적색의 수수께끼>,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12000원


커피하우스 살인사건은 아마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 낚여서 빌려 봤을겁니다. 커피하우스가 먼저, 카푸치노가 그 다음입니다. 뉴욕 중심가에 있는 굉장히 오래된 커피하우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 주 내용입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던 것은 살인사건도 그렇지만 커피 이야기도 많고, 소설 밑바탕이 재미있게 볼만한 로맨스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살인사건 해결은 둘째치고 일단 연애담을 보는 느낌이 강합니다. 다른 것보다 주인공의 일터와 집은 정말로 부럽더라고요.
하지만 추천도는 낮습니다. 다른 부분은 괜찮은데 커피용어만 등장하면 엉뚱한 단어가 튀어나와 집중이 안됩니다. 마끼아또를 뭐라 썼는지 잊었지만 영어 발음식으로 읽었더랍니다. 스팀우유도 그냥 스팀우유라고 하면 되는데 김낸우유라고 썼던가요? 하도 낯선 용어라 머릿속에서 지웠습니다. 아마 티이타님 취향에는 잘 맞을겁니다.'ㅂ'

흔들리는 바위야 미미여사 책이니 두말할 나위 없고, 앞 시리즈인 <괴이>나 <혼조 후카가와~>와는 달리 단편집이 아닙니다. 한 권이 통째로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앞 책보다는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한 것은 독특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주인공이란 것도 그렇지만 괴이의 확장판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이런 거라면 트릭 자체가 안 먹히잖아라는 겁니다. 샤바케에서는 이계 이야기가 섞이지만 기본적으로 사건은 사람들에 의한 것이지만 여긴 평범한 이야기 같았는데 흔들리는 바위는 그 반대입니다. 평범한 이야기 같았는데 엉뚱하게 흘러간다 싶었고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역시 미미여사.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테리 걸작선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마음에 드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특히 한국에는 소개되지 않은 단편들이 많았고-엘러리 퀸이랄지, 도로시 세이어즈랄지-대체적인 흐름이 요즘의 뒷맛 씁쓸한 이야기와는 달라서 더 좋았습니다. 추리소설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선호하거든요. 이야기가 다 풀리고 깨끗하게 정리되는 해피엔딩이 좋다는 겁니다. 뭐, 다른 소설도 행복한 결말인 쪽이 훨씬 좋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했고 그래서 구입 여부에 대해 조금 고민중입니다. 꽂을 곳이 없다는 것이 책 구입할 때의 최대 난제라.;

<*색의 수수께끼> 시리즈는 집에 세 권만 있어서 들고 보게 되었습니다. 앞에도 썼지만 모종의 사건 때 G가 집에 들고온 책 중 셋입니다. 흑색의 수수께끼는 없고 적색, 백색, 청색의 수수께끼가 있습니다. 보고 있자니 <BLUE>, <RED>, <WHITE>가 떠올라서 말이죠. 으하하~ (여기에 덧붙여 떠오른 어느 망상에 대해서는 함구;)
이 책은 교보문고 소개에도 나와 있지만 에도가와 란포 수상작가들의 단편 모음집입니다. 이렇게 늦게 보게 된 것은 책이 워낙 두꺼운데다 이런 류의 단편집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잘못하면 취향에 맞지 않는 소설을 봐서 입맛을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왠걸.; 시리즈가 거의 다 제 취향이었습니다. 위의 세 권은 단편이 5편씩 실려 있는데-단편이라기 보다는 중편에 가까울 정도로 내용이 많습니다-60% 이상의 확률로 괜찮았습니다. 묘하지만 처음의 세 편 정도는 괜찮아서 기분이 고조되면 뒤의 두 편은 또 제 입맛에 살짝 맞지 않아서 이맛살을 찌푸리게 되더군요. 그래도 평균점은 80점 이상입니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께는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문학소녀로군요. 앞으로 3권이 남아 있고 그 중 한 권은 3월에 출간된 모양입니다. 외전이라고 하는데 이 책부터라도 먼저 사볼까 하고 있고요.'ㅅ' 엔딩을 봐야 마음놓고 살텐데 말입니다.
일단 1-4권까지 나왔던 복선 하나는 해결되었습니다. 깔끔하게 해결되었는데 문제는 5권인 이번 이야기의 맨 마지막에서 던져진 소재입니다.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다 궁금하게 여겼을텐데 6권은 넘어가고 7-8권에서 해결될 모양입니다. 원서를 먼저 보신 분들은 엔딩이 깔끔하다 평하고 있으니 언해피는 아닐 것 같고, 제게는 과연 주인공이 누구랑 커플이 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합니다.(먼산) 밀고 있는 커플이 있는데 5권에서도 상당수 복선을 깔았습니다. 거참. 이 녀석도 여자는 많은데-그러고 보니 5권에도 그 이야기가;;-그게 묘하게 거슬리지 않는단 말입니다? 7-8권이 가능한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4권 이후, 5-6권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생각하면 조금 더 기다려야겠네요.

정동주,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세계>, 상상의숲, 2008, 22000원
박재은, <밥시: 글도 맛있는 요리사 박재은의 행복 조리법>, 지안, 2008, 11000원
아카가와 지로, <세자매 탐정단: 유치하고 무서운 연애 살인사건>, 이선희 옮김, 이레, 2005, 8천원
안도 미키에, <해질녘의 매그놀리아>, 현정수 옮김, 문학동네, 2008, 8500원
클레오 코일, <커피하우스 살인사건>, 김지숙 옮김, 해문, 9800원
츠지무라 미즈키, <얼음고래>, 이윤정 옮김, 손안의책, 2008, 12800원
나시키 가호, <늪지가 있는 숲을 지나>, 김현정 옮김, 손안의책, 2008, 12800원



이 책들 말고도 더 있을텐데 도서관 홈페이지 접속이 안되는군요. -ㅁ-; 빌린 책 목록을 봐야 나머지는 기억날 듯합니다.


주말에는 굴러다니느라 글이 없기도 했지만, 간만에 저녁 때 굴러다니며 책을 붙들고 있었던 것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터넷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글에 시달렸더니 글쓰기가 싫더라고요? 요즘은 일기도 잘 안씁니다. 잠시 손이 쉬는 거죠.

<얼음고래>와 <늪지가 있는 숲을 지나>는 앞서 짧게 감상을 썼으니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얼음고래>의 최종 감상은 겐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시지 않겠지만 다 읽고 나면 과연이라고 생각할겁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은 손안의책에서 나온 것으로 다 읽었는데-그 외엔 없습니다;-읽고 난 다음의 독서 행보는 거의 비슷합니다. 끝부분만 다시 살펴보지 앞부분은 볼 생각을 전혀 못합니다. 묘하죠. <얼음고래>도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한 번 다 읽고 나서는 뒷부분만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끝부분이 마음에 드는 작가라고 해야겠지요? 엔딩이 마음에 든 것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 소재가 취향이라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울 생각입니다. 그리고 집안에서 모종의 움직임도 있고 해서요.
<늪지~>는 끝까지 한 번 다 읽었지만 두 번 손대지는 않을겁니다. 재미는 있었는데 저와는 잘 안 맞습니다. 나시키 가호의 책도 <집지기~>로 맨 처음 만나고 나서 <서쪽 마녀~>로 작가 이름을 인식하고는 출판된 것은 찾아 읽고 있는데요 <집지기~>는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고 나서도 몇 번이고 다시 넘겨 보았지만 <서쪽 마녀~>는 아닙니다. <엔젤>은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가 G의 평이 안 좋아서 그대로 반납했고, <늪지~>도 한 번 보고 나자 다시 손댈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내용 구성은 <집지기~>와 닮아 있지만 구성만 닮았고 결말부가 취향이 아닙니다. 읽어보시면 아마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ㅂ';
둘다 일본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하지만 가벼운 일본 소설과는 거리가 있으니 그 점은 감안하시고, <얼음고래>는 청소년 소설의 느낌도 나니 감안하고 읽으세요.

<해질녘의 매그놀리아>는 그야말로 청소년 소설입니다. 그래서 제 입맛에는 그닥 맞지 않았습니다. ... 끝.
이렇게만 넘어가면 또 안 보실 분들이 있겠지요.; 볼만 했지만 취향은 아닙니다.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것은 그거고요. 10대 초반의 어린이들 특유의 파워게임이 그대로 녹아난 소설이라 읽으면서 불편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도 맨 마지막 이야기만은 마음에 들었지요. 그 분위기 때문에 그럴겁니다.

<세자매 탐정단>은 옛날 일본 추리소설 그대로의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취향에 맞지 않았고...; 또 유치하다는 느낌일까요. 최근 얼룩고양이 홈즈의 책도 빌려다 보고 있는데 아카가와 지로의 추리소설은 저랑은 잘 안 맞습니다. 주인공들이 흐느적거리는 면이 그렇군요.-ㅁ-;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세계>는 문양 때문에 빌렸는데 엉뚱하게 찻잔에 불타오르게 만든 무서운 책입니다. 하지만 글의 방향성이 또 맞지 않았습니다. 방향성이라고 하니 거창한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랬다는 겁니다. 다완의 문양을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찻그릇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동다완이란 용어도 새로 만들고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그런 주장에는 알레르기가 나는 제겐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진만큼은 멋지니 다기 사진으로 눈호강하는 겸해서 넘겨보시면 좋습니다. 사서 보기에는 가격이 상당히 걸리지만 책의 전체적인 편집이나 디자인 등이 그럴만한 가격이다 싶네요. .. 그래도 몇 년전에는 이 정도 책이면 15000원 선이었을텐데 물가 상승을 체감하는 순간입니다.

<밥시>는 G의 지적을 듣고서야 알았습니다. 책 지은이가 자기 동생이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던데 이름이 굉장히 낯선겁니다. 글 분위기를 봐서는 굉장히 유명한 것 같은데 이름이 낯설어서 이상하다, 언더 계통인가 했더니 G가 처음 몇 장 읽고는 바로 그럽니다. "싸이 누나네?" lllOTL 그랬구나.; 싸이 본명이 이랬구나 싶더군요.
글 분량을 봐서는 신문 등에 연재하던 칼럼을 묶은 것 같은데 그래서 맛있겠다 싶으면 글이 뚝 잘리는 느낌입니다. 비슷한 책인 <행복한 밥상>에서는 꽤 걸죽한 입담을 풀어 놓았는데 거기에 비한다면 이 책은 글맛이 약합니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걸요. 종류가 다르고 대상이 다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먹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은 하나 더 있습니다. 음... 지나친 여성성의 강조? 그러니까 글쓴이 본인이 저랑 파장이 잘 안 맞는겁니다.-ㅁ-; 읽다보시면 자연스레 호불호가 갈릴 책이 아닐까 합니다.

<커피하우스 살인사건>은 책 검색을 하다 찾은 것 같지요, 아마. 배경이 뉴욕의 커피전문점이다보니 커피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커피 레시피도 나오고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고요. 그래서 상당히 취향이었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번역이 문제입니다. 읽다가 몇몇 부분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책을 부여잡고 있었거든요. 스팀우유라고 하면 (저는;) 잘 알아들을텐데 묘한 단어로 썼습니다. 그리고 대박은 카페 모치아토. 으허허. 마끼아또를 철자 그대로 읽은 모양입니다.;ㅁ;
그런 커피 용어들의 몇몇 번역 오류를 뺀다면 꽤 재미있는 책입니다. 두 번째 책인 <카푸치노 살인사건>도 꽤 재미있겠다 싶은걸요. 그쪽 내용 소개를 조금 읽었기 때문에 내용 폭로가 될 수도 있는 몇몇 이야기는 뺍니다. 대신 읽고 있다보면 부드러운 우유거품을 올린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이 땡긴다는 것-카푸치노든 마끼아또든 카페라떼든-만 이야기하지요. 그래도 전 그냥 넘어갔지만..
맨 뒤에 나오는 호두 치즈케이크는 나중에라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들어가는 설탕과 버터의 양이 무지막지하다는 것만 빼면 먹음직해보입니다.


어제부터 손에 잡고 있는 책은 상당히 두꺼워서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몇몇 단편은 읽어본 적이 있던 거라 쉽게 넘어가는군요. <매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이것도 열심히 읽고 리뷰 올리겠습니다.

다이라 아스코, <오늘의 레시피>, 문학동네, 박미옥 역, 2008, 9800원
기타무라 가오루, <이야기꾼 여자들>, 북하우스, 정유리 역, 2006, 9800원
일본무라카미월드연구회 엮음, <무라카미 하루키 옐로 사전>, 새물결사, 김선영 역, 2000, 8800원
시바타 요시키, <참을 수 없는 월요일>, 바우하우스, 박수현, 2008, 9800원
가토 미아키, <클럽 인디고: 제1회 호스트 선수권 대회>,  갤리온, 김소영 역, 10000원


요즘 책 리뷰를 쓰면서는 일본소설과 추리소설 태그는 빠지지 않고 들어갑니다. 그만큼 책의 편식이 심하다는 이야기겠네요. 사회과학 등의 책은 거의 손도 안대고 있는데 이제 슬슬 도서관에 신청 들어가야겠습니다. 신간 검색 열심히 해서 읽고 싶은 책을 찾아봐야지요.


이야기꾼 여자들은 그 전주에 빌려 보았던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을 읽고 났더니 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책이 기억나서 빌려온 겁니다. 새로 읽은 책이 아니라 되새김질이지요. 그러니까 부잣집의 약간 방탕한 아들래미가 한 명 있어서 집안 사업은 동생에게 맡기고 자기는 그저 크게 사고치지 않고 놀기만 하면 되었단 말입니다. 책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가지가지 이야기들을 모아 보았는데 시력이 떨어지면서 책을 읽는 것이 여의치 않자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들을 찾습니다. 자기가 가진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면 그에 대해 사례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나온 짧은 이야기들의 모음입니다. 분위기는 꽤 독특한데, <코끼리와 귀울음>은 이런 느낌의 확장판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까 이런 기이한 이야기의 발목을 잡아 풀어 쓰면 온다 리쿠의 추리소설이 되고, 그냥 놔두면 이런 환상 소설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 기담집>도 비슷한 느낌일겁니다.
들려주는 이야기다보니 길지 않고 짧게 읽을 수 있다는 점, 공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묘하게 잔상이 남습니다. 신비소설이라고 해도 괜찮겠네요.


오늘의 레시피는 제목과 표지그림에 낚였습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취향에 합치하진 않습니다. 표지가 강모림씨라 맛있게 보인데다 제목도 그래서 재미있겠다 생각했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뒷맛이 쓴 연애소설입니다. 일본소설 다운 연애소설이다라는 것이 제가 받은 감상입니다. 그래도 읽고 있다보면 음식을 만들고 싶어진다는 것이 장점일까요. 아니, 음식조절 중이라면 단점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옐로사전은 새로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을 찾다가 발견해서 빌려 왔습니다. 
전화번호부를 영어로 옐로페이지라고 하는데, 그 비슷하게 어느 학문에 대한 다양한 관련 링크들을 모아둔 홈페이지를 또 옐로페이지라고 합니다. 지금이야 하도 링크가 방대하게 늘어서 그런 것을 제대로 모은다는 것이 쉽진 않겠지요. 관련 대학이나 학과, 연구소, 사전 등의 정보를 모으는 것만으로도 상당할 겁니다. 예를 들어 한문학과의 옐로 페이지에는 한국학 중앙연구소 등의 전문 연구소와 여러 대학의 한문학과 홈페이지, 교수 홈페이지, 자전, 옥편, 한문학사전 등의 홈페이지가 모여 있을 겁니다.(아마도.; 이리 말하는 것은 한문학과에 대한 옐로페이지가 실제 존재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 관련 전공도 예전에는 옐로페이지가 있었으나 지금도 있는지는 모릅니다. 졸업 후에는 찾아볼 일이 많지 않아서..) 그러니 무라카미 하루키 옐로 사전이라고 하면 무라카미 하루키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가 모여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요. 수필은 좋아하기 때문에 번역된 것은 거의 다 찾아 읽었지만 소설은 최근에 나온 몇 권만 읽고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해변의 카프카, 도쿄 기담집 정도만 읽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러다보니 소설에 대한 정보도 궁금해서 한 번 빌려 보았습니다.
교보문고에서 검색했더니  현재는 품절이라는데 차라리 개정판을 내는 것이 낫겠다 싶습니다. 번역이 아주 엉망입니다. 이 책이 나온 2000년이면 그 때까지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은 거의가 다 출판되었을텐데 그런 인용부분도 그렇고, 주인공에 대한 호칭을 비롯해 글 전체가 다 번역체입니다. 읽다보면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일본어 원서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간만에 '내가 해석해도 이것보단 낫겠다' 싶은 책을 만났습니다. 그야말로 직역체. 이에 비하면 델피 외전은 번역을 수준급으로 해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허. 일본어 번역체의 모든 문제점을 그대로 다 안고 있는 책입니다. 차라리 원서로 보세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요약하기 난감한 것은 알고 있지만 종잡을 수 없는 줄거리를 읽고 있자면 책 읽을 생각도 싹 사라집니다;)


클럽 인디고는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훗훗훗. 이번에도 귀여운 호스트들과 사장님들의 좌충우돌 사고기가 이어집니다. 압권은 역시 마담. 아아. 마담은 멋집니다. 그 당당한 포즈, 그 당당한 포스, 그 당당한 엎어치기! 하지만 마담의 애견은 좋아할 수 없습니다.; 제가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 애지중지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음.............; 뒷권도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작년에 읽은 여러 일본 소설 중에서 후속편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도쿄 밴드 왜건>,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입니다. 거기에 <클럽 인디고>도 추가. 아, <나선미궁>도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요. 언제쯤 나올까요. 엔화가 너무 올라 일본 소설 출간도 쉽지 않겠다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5월 도서전에 맞춰 일본소설 신간들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자금을 충분히 마련해야겠습니다. 허허.


자.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가장 재미있는 책을 가장 나중에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주의 대박이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참을 수 없는 월요일>. 내용만 보면 그렇게 끌리지 않는데 주인공의 취미를 보고는 박장대소를 한턱에 쓸 말이 많았습니다. 주인공은 20대의 OL(오피스 레이디)입니다. 공채가 아니라 낙하산으로 입사를 해왔기 때문에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아니, 자격지심인지 아니면 실제 다른 사원들도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ㅂ-
소설의 구조는 <클럽 인디고>와 비슷합니다. 한 편의 이야기에 사건이 터지고 해결되고 하는 것이 다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클럽 인디고>보다는 일상생활밀착형의 사건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감정 이입이 쉽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주인공의 취미 때문입니다. 모형제작. 주택모형이라고 해야하나요. 디오라마에 많이 쓰이는 그런 작은 소품을 제작해서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가장 친한 친구는 코미케에 BL 소설을 내는 것이 취미입니다. 친구는 주인공에게 오타쿠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쪽이 더 오타쿠 같단 말입니다. 하하;
처음에는 낙하산으로 들어온 회사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붕 떠있는 것 같던 주인공이 이런 저런 사건을 통해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부럽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한 이중적인 감정이 교차합니다. 요즘 제 마음이 붕붕 떠서 날아다니고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모형제작은 저도 한 때 손 대볼까 고민하기도 했고요. 정확히는 주인공처럼 일반 모형제작이 아니라 FSS의 미라쥬 나이트였지만... (먼산)

주인공과 친구의 이름을 일부러 적지 않은 것은 독특한 이름 때문입니다. 그 독특한 이름 때문에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외모가 그 상황을 해결하니... 어쨌건 읽는 내내 입가가 풀어져 있었습니다. 시리즈로 더 나왔으면 좋겠지만 끝맺음이 확실해서 뒷 권이 더 나올 것 같지는 않군요.

그러고 보니 그 디오라마. <마신유희>가 살짝 떠올랐습니다. 디오라마라는 단어가 뇌리에 콱 박힌 것은 그 책 때였으니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