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간 읽었던 책 세 권을 모아 정리합니다.( ")

1. 정원의 역사
저자가 자크 브누아 메샹이니 프랑스 쪽 중세 역사를 다루나라고 생각하며 들고 왔는데 아니었습니다. 중세 정원이 아니라-그리 착각햇던 것은 똑같은 자크 모 씨의 영향 때문-정원에 대한 전반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각 국가별로 챕터를 달리해서 쓰고 있더군요.
중국, 일본의 정원은 있지만 한국의 정원은 당연히 없습니다. 하기야 우리나라의 정원에 대한 역사서는 한국 내에서도 드물지 않습니까. 소쇄원 정도야 이야기가 좀 있을진 몰라도 체계적으로 한국의 정원사와 그 특징에 대해 쓴 책은 못봤습니다. 그저 잡지 등에서 특집 기사 정도로 다루긴 하더군요.
알함브라 궁의 정원에 대해 다룬 것도 나쁘진 않았지만 취향엔 맞지 않아서 보는 내내 졸았습니다. 결국엔 속성 독파.;;;

2.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
제목이 재미있지요?
가크란은 이 책을 빌려달라 부탁하면서 "초콜릿칩 쿠키가 살해당해 다른 쿠키들이 그 범인을 찾는 책"이라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시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초콜릿칩 쿠키가 발견되자 그 쿠키를 만든 미스 한나가 직접 팔을 걷고 범인 수색에 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간중간에 쿠키 레시피가 들어가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_-
나중에 쿠키 레시피만 따로 모아 정리하다 보니 번역이 개판이로군요. 레시피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나봅니다. 재료만 나오고 분량이 나오지 않았다던지, 분명 티스푼인데 스푼이라고만 써두어서 분량을 착각하기에 딱 좋게 되어 있다든지 말입니다. 레시피 자체도 직역한 흔적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거기서 200점 감점되었지요.
레시피가 대체적으로 버터, 설탕이 듬뿍 들어갔다는 것도 미묘.........;

3.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대박입니다.
내용도 독특하고 구성도 재미있고요. 하지만 처음에는 조금 지루하기도 해서(역사책이 땡기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역사책이 읽고 싶어질 때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건데 아쉽습니다.) 약간 건너 뛰어가며 봤지요. 하지만 맨 뒤의 루이 15세부터는 완전히 이야기에 몰입해가며 읽었습니다.

구성이 독특하다고 하는 것은 각 챕터의 시작이 그림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 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그림을 골라 거기에 들어간 소품과 상황 설정을 체크해 하나하나 생활상을 풀어나갑니다. 저자가 앤틱 오브제 관련일을 하고 있다보니 그 시대의 가구와 생활상, 제작법에 대한 아주 상세한 설명도 나와 있습니다. 단순히 가구나 소품 이야기만 다룬 것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제작된 이유,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자세히 소개했군요.
특히 루이 14세, 15세를 거쳐 마담 퐁파두르와 루이 16세 이야기까지는 흥미 진진했습니다. 루이 13세의 사망 후 찬밥신세였다는 루이 14세, 소심하고 유약한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던 루이 15세나 16세가 의외로 똑똑했다는(...) 것도 신선했고요.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토록 지탄을 받았던 것이 적국의 공주였기 때문이며 그렇게 노출된 왕가의 삶을 견딜 수 없어서라는 것도 수긍할만 합니다.(다른역사서에서는 뭐라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몰입해가며 읽다보니 마지막 챕터, 혁명 동안에 얼마나 많은 예술품이 사라져 갔는지, 프랑스 왕실의 보물들이 어디로 어떻게 팔려 나가고 부서졌는지는 가슴이 아파서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사보나롤라 때도 그랬지만 혁명이란 것은 지나치게 과격하면 "폭행"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과유블급. 뭐든 지나치면 독이되지요.


앤틱 가구나 오브제와 관련된 책이 더 있는지 찾아서 읽어보렵니다.+_+
(이러다 앤틱 뷰로에 반하면 난감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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