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건이든, 가장 좋은 제품은 구하는 사람의 마음과 조건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키보드가 있다 한들 그 키보드가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구입하지 않느니만 못한-그러니까 구입하지 않는 것이 훨씬 나은 상황이니까요. 고급의 뛰어난 능력을 가진 키보드도 그럴 겁니다.
넵. 지금 키보드를 찾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고 시간적 여유는 조금 있습니다. 오늘 키보드 이야기를 듣고 B님이 조언을 주시더군요.
"3년 넘게 쓰셨다면 바꾸실 때가?"
분명 그 블루투스 키보드를 언제 샀는지 블로그에 적어뒀을테니, 찾아봅니다.
어우. 글 올린 날이 2014년 4월 22일. 만으로도 6년을 넘겼습니다. 아마 글 올린 즈음이나 그 일주일 전부터 썼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아니, 그 때는 더 부지런했으니 진짜 도착한 그 즉시 글을 썼을라나요. 어느 쪽이건 키보드가 부리는 여러 말썽들이 노후화일 가능성은 높습니다. 요즘 겪는 여러 문제 중에는 XR과 블루투스 페어링이 잘 되지 않고, 인식이 늦고 등등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키보드 자체도 낡았습니다. 6년 넘겼으면 그럴만도 하지요. 교체해도 마음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흠흠.
그래서 여러 블루투스 키보드들을 살펴보는데, 마음에 드는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키보드도 제가 원하는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도 아니고, 관상용이니까요. 그래서 조건을 한 번 정리해봅니다.
1.작고 가벼운 제품
지금 들고 다니는 키보드는 어디든 밖에 들고 나가 아이패드에 연결해 문서 작성하기 쉽습니다. 작고, 또 가볍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아이패드 거치대 역할을 하는 키보드 케이스도 있고요. 하지만 무게를 두고 비교하면 대부분의 키보드는 탈락합니다.
2.블루투스 키보드
이거야 당연한 이야기고요. 그리고 XR과 아이패드 에어 둘다에 연결해서 즉시 기기를 바꿔 연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USB-C 충전
상당수의 블루투스 키보드는 AAA나 AA 건전지를 사용합니다. 물론 밖에 들고 나가 사용할 때는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전지를 쓰는 쪽이 간편하지만, 무게가 늘어납니다. 그리고 건전지 교체형이 부피도 대체적으로 큽니다. 아무래도 1과 2를 만족하면 USB-C 충전도 거의 만족할 겁니다. ...아마도.
그러함에도 찾기가 어렵네요. 가격도 10만원 전후에서 찾고 있으니 저렴한 제품만 찾는 건 아닌데 찾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찾는 곳이 펀샵하고 컴퓨존 정도라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거기에서 넓혀 찾기 시작하면 또 한도 끝도 없고요. 게다가 옛 기억 때문에 로지텍제품은 슬쩍 피하고 있어 더합니다. 로지텍을 피하면 1번에서 매우 곤란한 일이 벌어지더군요.
1번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쪽도 고려중입니다.
키크론 K6 68키.
www.funshop.co.kr/goods/detail/85149?t=c
가격은 높지만 일단 작고, 타건감이 좋답니다. 두께가 좀 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무난하게 쓰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부피가 있어서 들고 다니기에 불편하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탭텍의 키보드는 준수하지만 가격이 높습니다. 그래서 망설이는 중.
www.funshop.co.kr/goods/detail/74965?t=c
그래도 위의 세 조건은 만족합니다. 크기가 작고, 충전형이고, 수납 가방도 따로 있고. 유선도 지원한답니다.
두껍지만 기계식키보드인 이쪽도 조금은 끌리는군요. 가격도 많이 낮습니다. 하지만 두께와 무게가 발목을 잡습니다.
www.funshop.co.kr/goods/detail/58789?t=c
예전에 고민하던 페나는 아예 이번 고민에서 빠졌습니다. 1번의 두께와 무게와 크기, 3번의 충전에서 막혔거든요. 요즘도 카카오메이커스에서 빨강 버전을 판매하고 있는데 볼 때마다 아쉽습니다. 하지만 배터리까지 들어가면 무게가 만만치 않을거예요. 지금은 무조건, 무조건! 작고 가벼운 제품이 좋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도 이런 저런 키보드 살펴보다가 고민만 쌓아 놓습니다. 끄응. 마우스도 하나 장만할 생각인데 마음에 드는 제품 찾는 일도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