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의 사진인가 잠시 고민했습니다. 라일락을 찍은 가장 확실한 기억은 4월 생협 소풍 때였으니까요. 하지만 라일락 옆에 있는 건물을 보고는 깨달았습니다. 아하하. 이거 종각 교보문고 옆이로군요!



라일락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할 즈음, 아버지와 출근길에 라일락 이야기를 조금 했습니다. 라일락이 수수꽃다리라고는 하지만, 한국전쟁 때 들어온 미군 병사가 수수꽃다리를 미국에 들고 가 개량한 것이 미쓰김라일락이다라는 내용이었지요. 확실히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산 속에서 보는 라일락은 쉽게 보는 조경용 라일락보다 꽃이 잘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어렸을 때 보았던 라일락도 사진에 찍힌 라일락보다는 꽃 크기가 작은 것 같은걸요. 거기도 워낙 시골이고 하다보니 그냥 산에서 캐다 심지 않았나 합니다.

올해는 라일락의 향이 그리 진하지 않았습니다. 남산 아랫자락의 아카시아 향은 굉장히 진했지만 거기에서 말고는 아카시아 향을 맡지도 못했네요. 감사원 쪽에 한 번 올라갔다 올걸 그랬나. 봄은 따뜻한 바람도 좋지만 진한 향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로 조금 아쉽습니다.

홍대 카페 거리에는 꽃집도 꽤 있습니다. 그 중 한 군데는 어쩌다보니 주인(이랄지 직원이랄지;)언니님과 아는 사이가 되어 지나갈 때마다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버이날 꽃을 거기에 사러 가면서 취향의 화분이 은근히 많다는 걸 발견했지요. 제가 좋아하는 화분은 꽃보다 잎이 많은 것, 기르기 쉬운 것, 특수 목적(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은 어렵지만 쉽게 말하면 기르기 쉽거나, 먹을 수 있거나, 벌레를 쫓는 용도로 쓰거나 하는 겁니다. 공기정화는 웬만한 풀들이라면 다 지원하는 것일테니 신경쓰지 않고요.

다음 로드뷰로 보니 바로 보이는군요.'ㅂ'

하여간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사러 갔을 때는 작은 꽃다발로 만들어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아 들고 갔습니다. 작년에는 오아시스에 꽂은 카네이션을 했는데 길거리에서 파는 카네이션이 거의 그렇듯이 큰 코사지와 비슷한 느낌이었지요. 올해 꽃은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흰 카네이션을 여러 모로 물들여서 만든 작은 꽃다발이라 상당히 예뻤습니다.>ㅆ<
이날 카네이션을 사면서 함께 충동구매한 것이 스칸딥서스입니다. 햇빛을 못봐도 잘 자라는 풀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수경재배로 해도 잘 큰다고 추천한 것이 이겁니다. 자라는 분위기는 담쟁이와 비슷해서 덩글을 뻗는데 잎 모양이나 줄기, 전체적인 생김새는 전혀 다릅니다. 나중에 잘 크면 사진 찍어 올려보지요.


그 다음 주에는 스승의 날 선물을 배달하기 위해 들렀습니다. 가는 김에, 혹시 벌레 쫓는 풀이 있으면 구입할까 했지요. 듣기로는 레몬그라스가 벌레 쫓는 효과가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생각한 레몬그라스는 동남아시아에서 자주 먹는 파초 같은 길다란 풀입니다. 이건 화초로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더군요. 몇 번 시도하다가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 그러다가 검색하는 과정에서 다시 알게 된게 제가 알고 있는 레몬그라스가 아니라 비슷한 이름의 다른 풀이 방충 효과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만 알고 갔는데, 꽃집에서 추천한 벌레 쫓는 풀은 또 다른 종류였습니다. 제목에도 적었지만 레몬 제라늄이라고요. 허브라는데 잎만 봐서는 왠지 당근 같습니다. 언뜻 보아서는 당근 잎사귀 같거든요.



뒤쪽에 보이는 바구니가 개인적으로 배달을 부탁받은 카네이션이고 앞쪽에 보이는 것이 레몬 제라늄입니다. 지금은 화분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손으로 마구 비벼 만지면 향이 확 올라오는데 어디선가 한 번쯤 맡아 본 것 같은 향입니다. 세제향이나 비누향과도 비슷하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모기잡는 스프레이입니다. 하하.;

당연히 공간의 크기에 따라 화분 몇 개를 놓아야 한다라는 것이 있겠지만 저는 제 옆에만 안 오면 된다 싶어서 하나만 샀습니다. 저 크기에 6천원이예요. 잘 키워보고 다른 번식 방법이 있으면 도전해볼까 합니다. 씨앗으로 키우는 것은 엊그제 연꽃 발아에 실패한 다음엔 의기소침해져서 한동안 피하려고 하고요.



사진을 찍은 곳은 이번에 새로 생긴 스타벅스 홍대 갤러리점입니다. 갤러리고 뭐고, 예전 커피빈 자리(273번 정류장 앞)에 카페 네스카페가 생긴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생긴 스타벅스이니 거참...;
자리도 넓고 편해서 종종 다니게 될겁니다. 이날 선물용 머그를 구입하면서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시켰는데 맛도 괜찮았고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한 달간은 확실히 맛이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그걸 믿고 갔던 거죠. 아니, 솔직히 말하면 머그를 사면 음료를 공짜로 준다니까 기왕 살 것 비싼 음료 시켜 먹으러 가자 싶어서 갔던 거랍니다. 하하.; 펠로우님이 가르쳐 주신 드립 카페는 여기 길 건너 지하가 아닐까 싶네요.

위에 놓인 머스킷티어 루주는 도서전 모임 때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삽화가의 취향을 십분 반영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9권 사서 결말을 확인했으니 앞권도 사야하나 싶지만 이거 은근히 망설여지네요. 1권부터 차근차근 독파해나갈까...;

씨앗으로 싹을 틔워서 키우는 걸 올해도 시도하고 있는데 성과는 좋지 않습니다. 성격이 급해서 잘 크나 안 크나 계속 들여다보고 만지작 거리다보니 식물들이 시달려서 죽고 맙니다. 성장을 멈추기도 하고, 씨앗에서 곰팡이가 피어나는 경우도 있고요. 흑.


어느 홈페이지에서 보았던 대로 두꺼운 씨앗들의 껍질을 다 벗기거나 깨서 물에 담가 두었습니다. 계속 물을 갈아주었는데, 완전히 싹이 틀 때를 기다려 심었어야 했지만 그걸 못참고 그냥 심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 이게 아니다 싶어서 도로 '씻어' 물에 담가두었지요. 못난 주인 때문에 씨앗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싹이 났는데 결국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물을 날마다 갈아주었는데, 주말에는 갈아주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여 집까지 들고 가는 과정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충격을 받아 쇼크사(..)한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다시 씨앗을 살지, 아니면 내년을 기약할지 고민이지만 엊그제 화분 둘을 더 들였기 때문에 일단 다른 씨앗들을 무사히 틔우면 그 다음에 해보려 합니다. 아마 몇 년 더 걸리겠지요.

분무기를 마련해 있는 화분에도 충분히 물을 뿌려주어야겠습니다. 물뿌리개도 마련해야하는데 딱 마음에 드는 것이 없네요. 정원용은 너무 큰데 어디서 적당한 걸 만들 순 없으려나..'ㅁ'

사포로 거의 안갈리는걸요.; 이거 뭘로 해치워야 하나..?



눈이 펑펑 쏟아진 어느날.
아침에 출근할 때까지는 비였는데 출근하는 도중에 갑자기 눈으로 바뀌어서 당황했습니다. 그것도 걷다보니 이거 만만한 눈발이 아니라 폭설 수준인겁니다. 어허허; 지난 겨울에도 이렇게 눈 펑펑 쏟아지는 것 몇 번 못봤습니다. 게다가 눈이 얼마나 쏟아지는지, 날이 따뜻한데다 비도 와서 내린 눈이 족족 녹을거라 생각했는데 아스팔트 위도 눈이 녹다 말아서 얼음알갱이 수준이되고 나무 위나 화단에는 아예 쌓이더랍니다. 지금 보이는 장면은 대략 20-30분 정도 눈이 내린 뒤의 모습입니다. 눈 때문에 수선화가 고개를 확 숙였군요.-ㅁ-

수선화는 노랑도 좋지만 흰색 꽃받침이 정통파(?)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백과사전의 수선화는 다 흰꽃받침이라 그런 것도 있긴 하지요. 하하;



티스토리 달력 사진 응모용입니다.

위 아랫 사진에는 당연히 시간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차는 단 하루. 하룻만에 코니는 껍질을 벗어 던졌습니다.
마스터님이 장난 삼아 붙인 별명인 코니. 태그를 보면 아시겠지만 커피싹입니다. 처리하지 않은 커피를 심어서 어렵게 틔워낸 싹입니다. 싹 틔우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코니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coffee라는 철자를 CO + 2Fe로 장난 남아 분해하면서 마스터님이 코(CO)니라고 부른데서 연유합니다. 후훗. 지금 잘 크고 있습니다. 조만간 분갈이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요. 내년 봄쯤에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이번 주말에 정신이 들면(..) 코니의 최근 모습도 찍어 올리겠습니다.
엊그제 또 잎 두 개가 올라왔습니다.>ㅅ<
아침부터 푹푹 찌더니 소나기가 내리고, 그 소나기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주룩주룩주룩


그런 고로 상큼한 심신정화용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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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이라는 단어보다 풀색이라는 단어가 좋습니다. 이전에 이글루스에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 어느 기관에서 발행한 간행물에 있던 칼럼에 등장한 단어입니다. 초록, 녹색 모두 한자 단어입니다. 빨강, 파랑, 검정, 흰색은 다 한글인데 녹색이란 단어는 왜 한자어일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아이가 자기 어머니와 대화하면서 그랬답니다. 풀색이라고요. 녹색보다 풀색의 스펙트럼이 훨씬 넓습니다. 스펙트럼, 범위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포함하는 의미라고 해야할까요. 초봄에 올라오는 연한 이파리의 색도 풀색, 한 여름 짙은 나뭇잎 색도 풀색. 그 중간의 어느 색도 다 풀색입니다.'ㅅ'

하늘색도 좋지만 풀색도 참 좋습니다.
한달쯤 전부터였을까요. 창경궁 주변을 걸어다니면서 나무들이나 풀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누렇게 변하는가 싶더니 이내 곧 상태가 악화됩니다. 일부는 푸릇푸릇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병에 걸렸다기 보다는 약품을 뿌린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지는 알 수 없습니다. 풀뿐만 아니라 나무들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창경궁 주변의 나무와, 출퇴근 길에 보는 나무들도 잎끝이 누렇게 말라갑니다. 병에 걸린 것이 분명해보이지만 어떤 병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최근 늘어나고 있다는 붉은 매미의 유충이 수액을 빨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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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옆의 화단. 꽃은 피었지만 잎은 다 죽었습니다. 창경궁에서 창덕궁쪽으로 넘어가다가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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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도 상태가 이상합니다.
요즘은 한창 나무들이 푸르러야하는데 잎이 아직 연둣빛을 띄고 있습니다. 진한 녹색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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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도 벗겨집니다. 이건 요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일주일을 넘지는 않은 것 같군요. 나무껍질이 벗겨져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누군가 일부러 벗긴 것은 아니고, 나무가 옷을 벗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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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껍질이 벗겨지지 않아서 그래도 건강..해 보이지만, 나무 위쪽은 맨들맨들합니다.


작년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이 쯤에 나무껍질이 벗겨졌는지, 이게 정상적인 나무의 성장과정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제 산책겸 나갔다가 빨간매미의 유충도 굉장히 많이 보아서 말입니다. 방재를 하거나 영양제를 추가로 주거나, 아니면 매미유충의 천적을 빨리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한창인 나무들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은 싫습니다.
대부분의 꽃은 이미 다 지고 지금은 층층나무랑 아까시가 피고 있지만, 역시 향은 예년만 못합니다. 그정도로 환경이 안 좋아진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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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잊었습니다. 모란, 작약, 목단이 헷갈려서 말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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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보다는 이렇게 화려한 꽃이 좋아요. 그리고 장미는 좀 많이 까다롭잖아요. 거기에 꽃도 작고, 벌레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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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보다는 큰 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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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노란 꽃이 잔잔하게 많이 피어있던데 역시 꽃 이름을 모릅니다. 나무나 꽃 공부하는 작은 학교 있으면 다니고 싶은걸요. 꽃 이름이나 나무 이름을 너무 몰라서 말입니다.

오동나무도 요즘 한창 꽃이 피어있던데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봉황은 오동나무에만 앉는다던데 나중에 제 정원을 갖게 되면 꼭 한 그루 심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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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창경궁 옆을 걷다가 뭔가 붉은 것이 눈에 들어와 사진기를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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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뱀딸기로군요! 딸기 꽃도 못봤는데 딸기를 보다니 신기합니다. 그것도 차로 바로 옆이잖아요. 나중에 기회되면 살짝 찾아보세요. 어쩌면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따갔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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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꽃.
선물로 들어왔다는 꽃인데 이름을 모르겠습니다.'ㅂ' 잎부분도 마음에 들고 연보라색 꽃도 예쁜데 도무지 이름을 모르겠어요. 아시는 분 있으시면 가르쳐 주세요~.
블루베리도 꽃 준비를 하고 있고-꽃봉오리 몇 개는 남겼습니다-, 녹차는 벌써 새싹이 자랐습니다. 맛없겠군요.(응?)

지난 주말에 찍은 사진이니 지금쯤 피었을지도 모르지만 확인을 못했습니다. 연속적인 늦은 귀가로 인해 블루베리를 잘 돌보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 그렇게 말은 하지만 평소 돌보고 있던 것은 어머니셨으니 패스. 하하하; 이제 3년째가 되어가니 슬슬 덩굴이 되어가는 기미가 보입니다. 아버지가 친구분들과 함께 만드신 별장 근처에 잘 심어두고 싶은데 말입니다, 갈 시간이 안나는군요. 4월은 시험이 있으니 5월 쯤에 잡아볼까요.

차싹은 많이 자랐습니다. 이 때 따면 맛 없다고요.

이렇게 작은 것도 좀.....

언제쯤 따야 맛있을까요?


그래도 차나무 전체 잎을 다 덖어야 한 번 분량 나올까 말까라니 정원이 딸린 집을 사기 전까지는 덖을 생각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래도 엷은 녹색이 참 맛있어 보인다니까요.
(글쓰다 한 번 또 날려서 의욕 상실.OTL)

블루베리 래빗아이 Tiefble씨입니다. 같은 날 데리고 온 다른 녀석은 작년에 사망했습니다. 제 손가락이 녹색이 아님을 새삼 깨달은 사건이었지요. 좋아하는 것과 잘 키운다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하하하하하.
지금 생각하면 다른 녀석은 만생종입니다. 대추나무 두 번 팔아먹듯을 참고하시면 아시겠지만 잎 피는 것도 늦었고 꽃도 안 달렸거든요. 티프(제멋대로 애칭)는 3월도 되기 전에 벌써 꽃망울들이 달렸습니다. 작년에는 멋 모르고 꽃을 봤지만 블루베리들은 너무 어렸을 때부터 꽃을 보면 생육에 좋지 않다고 하여 올해는 열심히 땄습니다. 어차피 화분 세 개는 있어야 수정이 가능하니 다른 조생종 블루베리가 들어올 때까지는 못보는 것이 확실합니다. 어쩔 수 없지요.

꽃망울은 이렇게 가지 중간에 달린게 많습니다.

이쪽은 끝.

이것은 중간.

이것도 중간.

한편 코니의 근황은...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봄이 되어서 그런지 새싹이 잘 올라오는군요. 올해는 뿌리부분에 흙을 북돋워줄 생각입니다.

언젠가는 블루베리와 커피를 안주로차를 마셔야지요. 이것도 10년 계획에 포함시켜야겠습니다. 후훗.
유즈님의 코멘트를 보고서야 블루베리 사진을 안찍은지 굉장히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게 얼마만의 사진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현재 살아 남아 있는 것은 화분 하나 입니다. 다른 쪽은 물을 많이 줘서 그런지 말라 죽더군요.ㅠ_ㅠ
집에 가져다 놓은지 4개월 남짓? 6월 쯤에 데리고 들어왔을텐데 그 동안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블루베리도 베리류라는 것을 깨닫고는 하지요. 덩굴처럼 가지들이 아래로 자랍니다.;


화분을 갈아줘야 하나 고민은 하고 있는데 집 베란다도 화분이 가득이라 큰 화분으로 갈아주면 너무 북적북적해서 조만간 땅에 심을 예정입니다. 훗카이도에서도 잘 자란다니까 그 말만 믿고 좀 춥더라도 얼어죽지 않겠지 싶어서 도전해보려고요. 심을 곳은 강원도 인제입니다. 부모님과 부모님 친구분들이 공동으로 만든 별장에 블루베리를 심으라고 아버지 옆구리를 찔러두었거든요. 다른 블루베리 묘목도 몇 그루 더 구입해다가 심어보렵니다. 잘하면 내년에 블루베리 꽃을 또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잘 자란다면야 몇 년 후엔 열매도 맺을 것이고, 나중에 꺾꽂이로 개체를 불려서 다시 집 화분으로 옮기는 방법도 있고요.

지금은 그저 잘 자라주기만을 바랄 따름입니다. 죽지만 말아라! (...)

CO+2Fe의 코니군입니다. 정말 오랜만이로군요.

화분에 떨어져 있는 것이 코니 이파리들은 아닌 것 같고. 그 옆에 찍힌 트라비아타씨가 떨군게 아닌가합니다. 벌써 이 꼬맹이가 한 살이 되었군요. 작년에 워낙 안 커서 언제 크나 했는데 올 여름에 쑥쑥 잘 컸답니다. 역시 꼬맹이들이 크는 것은 하루가 다르다니까요.
(물론 집에 있는 또다른 꼬맹이들은 예외입니다.( ");;;)

늘신한 저 자태!
5년은 커야 빨간 열매가 달린다 하니 아직은 멀었습니다. 게다가 혼자 크는 것이라 흰꽃만 보고 말 가능성도 있군요. 코니와 차이씨를 섞어서 수분하면 아무일도 안 일어날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연수 도중 잠시 짬을 내어 연꽃 구경을 다녀왔습니다. 논을 개간해 몽창 연못으로 만들었다길래 어느 정도 규모인가 궁금했는데 무지무지 크군요. 8월 초라 연꽃이 상당히 졌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많은 연꽃을 볼 수있었습니다. 논(?)마다 심어둔 연꽃이 조금씩 달라서 어느 논에는 수련이, 어느 논에는 백련이, 어느 논에는 홍련이 있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홍련논이군요.

이렇게 봉오리가 있는 것도 있었지만 절반 이상이 이미 꽃이 져서 연밥만 남아 있었습니다. 아쉽기는 했지만 아직 꽃이 남아 있는 논둑 사이로 다니자 거기서 풍겨나오는 달큰한 향!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군요. 아카시아 향보다 더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이었습니다. 연향은 코를 들이대고 맡아야 난다라고 생각했는데 모여 있으니 바람만 솔솔 불어도 향이 제게로 다가왔습니다. 멋진 경험이었지요.



그러나, 연꽃 구경의 문제점이 여기서 드러납니다.
대개 연못 주변에는 나무가 없는지라-가끔 버들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많지 않습니다-땡볕 아래서 구경을 해야합니다. 아무리 양산을 쓴다 해도 더위에 비틀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다음에 온다면 7월 말, 연꽃이 한창일 때 오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더위 때문에라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연꽃들이 거의 안쪽에만 남아 있어서 접사 사진을 많이 못 남긴게 아쉽군요. 그래도 가슴에 많이 남겼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연꽃 2도 나갈 터이니 기대를...(펵!)


초등학교 때는 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어냐 물으면 글라디올러스라 답했습니다. 그 전에는 물망초였는데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그 설화가 마음에 들어 그랬던 것이었고, 글라디올러스는 그 당시 유행하던 "고독껌"이라는 껌종이에 적힌 날짜별 꽃점에서 제 생일에 해당되는 꽃이 글라디올러스여서 그랬습니다. 사진으로는 봤지만 실물은 그 뒤로도 몇 년 간 볼 일이 없었습니다.(시골생활만 했으니.....)

고등학교 때는 어떤 꽃을 좋아했는지 기억에 없지만 아마 벚꽃이 아닐까 합니다. X와 도쿄바빌론의 영향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벛꽃무덤의 세이시로씨!!! ;ㅁ;)

그러다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좋아하는 꽃이 바뀌었습니다.
1학년 1학기 때였나, 주무숙의 애련설을 배우면서 글에 홀딱 반해 연꽃으로 대대적으로 전향을 했던 겁니다. 관련글도 몇 편 써보고 하면서 연꽃 사랑은 날로 높아졌으나, 서울에서는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드뭅니다. 가끔 여름에 중앙선을 타고 강원도 갈 때면 양평 근처에서 연꽃을 멀리서나마 볼 수 있긴 합니다. 그 외엔 시골 어딘가를 놀러가서 보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연수원 기숙사에 연꽃이 있습니다. 연못은 없지만 사발모양의 커다란 수조에다가 연꽃을 키우고 있군요. 그것도 홍련과 백련 모두 있습니다. 으흐흐흐흐흐~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났더니 역시 백련보다는 홍련이 예쁩니다. 홍련도 밑에 살짝 흰색이 올라오면서 끝부분이 진한 분홍색인 쪽이 예뻐보이는군요. 양쪽을 한 수조에 심었는지 어떤 수조에서는 백련과 홍련이 동시에 보이기도 합니다.

연꽃이 한창 피던 것은 7월말까지고 지금은 다 져서 연밥만 남았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한 뿌리 얻어가고 싶지만 키울 곳이 없는지라 참아야겠지요.


2탄은 내일쯤 사진 정리하면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블루베리.
며칠 전의 사진이고 지금은 이보다 더 많이 자랐습니다. 뒤쪽으로 보이는 두 가지는 아직도 잎이 안 나는 것이 죽은건가 싶긴 하지만 다른 가지에서 열심히 잎을 피우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살아 있으니까요.

블루베리의 인생역전에 대해 아버지께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버지 : 그러니까 서울사람들에게 대추나무를 두 번 팔아 먹는거야.
키르난 : 에?
아버지 : 농사짓는 사람들이 서울사람들에게 가을에 빨갛게 열매 달렸을 때 대추나무를 팔고 나서 봄에 서울사람들이 나무 죽었다고 찾아오면 장작값으로 도로 사는거지.
키르난 : 대추나무도 잎이 늦게나는 거로군요.

고등학교 때 3년 다녔던 통학길에 대추나무가 있었던 기억은 있는데 잎이 늦게 났다는 것은 기억 못하는 것을 보면 관찰력 부족입니다. 저기서 서울사람들이라 하면 어수룩한-농사일을 잘 모르는 도시 사람들에 대한 총칭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은 아버지도 서울 사람이걸요.(지금은 퇴직하신 직장 다니기 전엔 3년간 농사 지으셨답니다. 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의 일이죠)

엊그제 종로 5가에 나갔더니 나무를 사려는 사람들도 길이 북적북적했습니다. 이젠 봄도 아니라 초여름 날씨니 나무 심기엔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달력상으론 아직 봄인걸요.
블루베리들을 큰 화분으로 옮겨 심은지 어언 2주일. 그러나 화분을 옮겨준지도 꽤 되었건만 작년 겨울에 잎을 떨군 녀석은 싹 티울 기미를 전혀 안보입니다.

지난 금요일에 저 화분을 들여다 보고 있다가 아무래도 죽은 것 같다고 판정을 내리고 새로 블루베리 화분 두 개를 더 들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지를 잡아 당겨보니 예전 화분 모양 그대로 쑥 올라오는 것이 뿌리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것 같아서 더 그랬지요.


...


그랬건만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서 화분을 들여다보니 싹이 납니다.lllOTL
(그래, 네가 죽고 싶지 않았던 게로구나.;;;;)


블루베리를 따먹을 그날을 위해 전진! >ㅁ< (실은 죽이지 않는 것이 첫째 목표입니다.)

초점이 제대로 안 맞은 사진을 올리더라도 이해를......; 다시 찍기도 그래서 그냥 올립니다.

작년에 데려온 블루베리가 꽃을 피웠습니다. 하얀색의, 종 같은, 화이트벨이라 부르고 싶은 귀여운 꽃을 피웠더군요. 그리하여 절망했습니다. 같이 가져온 화분 둘 중 하나는 아직 싹도 안 틔우고 있단 말입니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녀석과 잎을 그대로 달고 겨울을 나서 꽃 피우기 직전인 녀석이 둘다 블루베리입니다. 3월도 다 지나가는데 아직까지 뻣뻣한 이 녀석은 언제쯤 싹이 나려는지. 4월은 지나봐야 생사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절망적인 사실 하나 더.
원래 열매를 보기 위해 데려온 녀석들인데 종모양 꽃이라 수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올해는 자가 수분을 하든지 해야할건데 제대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걱정이군요. 작년에 핀 차 꽃도 결국 다 씨 없이 그냥 졌습니다. 차나무 꽃가루를 어디선가 구해와야 한다는 이야기인가요. 보성 차밭에 가서 차 꽃가루를 붓으로 슬쩍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써먹을까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
물론 실행할 자신은 손톱만큼도 없어요.;

블루베리에 꽃봉오리가 맺혔습니다.
발견한 건 2주전인데 슬슬 꽃이 필까 말까한 상황이군요. 그러나..... 올해 열매를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도 그런게 블루베리는 자가수분을 할 경우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해 교차수분을 위해 화분 두 개를 들여 놓았더니만 한쪽이 작년 겨울 잎이 진 그 상태에서 변화가 전혀 없습니다. 조금 느린 녀석인가봅니다.
덕분에 잎을 내내 달고 있던 이쪽만 꽃망울이 맺히고 꽃피기 일보 직전의 모습을 하고 있지요.


꽃이 피면 찍어 올리겠습니다. 슬슬 화분 갈이를 해야할건데 흙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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