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G가 선물이라면서 제게 작은 비닐봉투를 하나 내밀었습니다. (사진 가운데)
비닐봉투라고는 썼지만 액세서리를 담아두는 정도의 작은 지퍼백으로, 그 안에는 티슈로 돌돌 말아 놓은 뭔가가 있었습니다. G의 친구가 선물이라면서, 많이 못줘 미안하다고 건넸다더군요.

정체가 뭐였냐면 말입니다,



마리아주 프레르의 마르코폴로 티백이었지요.+ㅠ+

여행다녀오면서 다른 선물은 못챙겨왔다고 미안하다며 건넸다는데 그 마음씀씀이가 참 흐뭇했습니다. 후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G의 가까운 친구로 더 많이 기억하는데, 못본지도 오래되었군요. 여튼 저 선물은 제가 넙죽 받아 들었습니다.

마침 마리아쥬 프레르의 홍차가 땡기던 때였거든요. 다음에 여행 가면 한 통 사올까 했는데 선물로 들어오다니 이게 왠 횡재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홍차신과 자제신의 합작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만세!)




티백이지만 우리는 건 포트에 넣어 우렸습니다.
우리기 전부터 달큰한 향이 나는데 전 이 향을 이렇게 부릅니다.

"풍선껌 향."

마르코 폴로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듯 오리엔탈-동양의 분위기를 내는 그런 향을 조합했다 하는데 제 코에는 풍선껌처럼 달달한 향으로만 느껴집니다. 모 소설 주인공이 이야기하듯 서양에서의 오리엔탈 이미지는 이런 건가요. 제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가만, 웨딩 임페리얼의 향은 어땠더라.....)

한 모금 마시면 역시 그 달큰한 향이 입 안에 따라 들어옵니다. 향도 호불호가 조금 갈리겠지만 맛도 그렇지요. 설탕의 달달한 향과는 또 다른, 어떻게 보면 난초향 같은 향을 즐기며 홀짝 홀짝 잘 마셨습니다. 단, 한 잔까지가 한계입니다. 아주 가끔 마시고 싶어지는 차이지만 한 번 마시면 그걸로 충분하고 한동안은 생각나질 않지요.

H 덕분에 간만에 마르코 폴로를 마셔보았습니다. 후후후///

지난 주말에 갑자기 땡겨서 해먹은 비스코티. 오랜만에 만들다보니 수분 조절이 안되어 질기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먹는 것은 저뿐이니 식감이 질겨도 저는 그냥 다 먹습니다.-ㅁ-;



일요일 아침에 밀크티를 홀짝이며 여유롭게 글을 끄적이긴 하는데, 이 다음에 있을 작업이 조금 험난합니다. 거실에 있는 책장 세 개에서 안 보는 책을 다 꺼낼겁니다. 이건 배송비 받기도 민망한 책이 많으니 그냥 북오프에 가거나, 근처 아름다운 가게에 갖다 주거나 하겠지요. 혹시 괜찮은 책이 있으면 앞서 말했던 박스™에 포함시키고요.


아침에 홍차 한 캔을 뜯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소비속도로는 내년 여름까지 홍차가 못 버틸 것 같네요. 이 핑계대고 겨울에 또 홍차 사러 갈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지난번에 200g짜리 트와이닝 얼그레이 뜯으면서 '그래도 아직 한 파운드 넘게 있으니 괜찮아'라고 했는데 그게 푹푹 줄어듭니다. 원인은 아침마다 업무 전에 마시는 홍차 한 포트입니다. 거기에 찻숟갈로 2개 정도의 홍차가 들어가는데(5g?) 한 달에 20일 일한다치면 그게 벌써 100g이잖아요. 거기에 주말마다 밀크티 마시고, 평일에도 시간되면 밀크티 싸가는데 여기에도 3-5g 정도의 홍차가 들어갑니다. 밀크티를 날마다 싸가면 홍차는 퍽퍽 줄어들테고, 겨울을 무사히 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리되면 중간에 아침 홍차는 그만둬야 할지도 모릅니다.
(대신 아침 커피로 돌변하겠지..-ㅁ-)

뭐, 이렇게 홍차양 따지는 것자체가 여행 핑계를 만들려는 것이라는게 빤히 보일 따름이고..;ㅂ;
그러니 소저는 이만 책 고르러 갑니다.;
앞서 폴에서도 썼지만 지난 주말에는 최근 몇 주간 못 먹은 디저트가 한 번에 몰려 왔습니다. 그 가장 큰 것이 바로 티앙팡.; S랑 K랑 가서 디저트를 먹는데, 오래간만에 오는 것이고 또 언제 올지 모르겠다 싶어 거의 모든 종류의 디저트를 시켰습니다.
(미안, S. 자네 간 뒤에도 더 시켰다네.-ㅁ-)

하지만 정작 시켜놓고 먹다 보니 이거 조만간 또 오겠다 싶은 생각이..'ㅂ'

위치는 이렇습니다.


(끄응. 확대해서 보니 옛날 티앙팡 자리로 뜨네요. 옛날 티앙팡 자리에는 현재 레인트리라는 이름의 아시아풍(?) 좌식 카페가 있습니다. 여기도 괜찮아요. 티앙팡은 옛날 자리 맞은편, 찜닭집 위 아래에 있습니다.)

건물 지하층은 티앙팡 오후의 홍차이고 2층은 디저트 종류가 더 많은 티앙팡 오나페(맞게 기억하나 모르겠네요;..)입니다. 다음에 가면 철자도 알아 오겠습니다.




시작은 가볍게 우유푸딩.(4천원) 우왕! >ㅠ<
사람의 가학적인 본능을 마구마구 자극하는 자태입니다. 동영상으로 찍으려다 말았는데, 살짝 두들기면 찰랑찰랑 흔들리는 것이 참 귀엽지요. 위에 올라간 것은 팥인가 했는데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머가 올라간건지 여쭤본다는게 잊었군요.-ㅁ-




S랑 K는 차이를 시켰고 저는 크림티를 시켰습니다. 크림티는 아삼인 것 같던데 차이보다 뒤에 나왔습니다.'ㅂ' 차이는 스칸돌렛(아마도) 1인용 포트에 나오더군요. 그리고 저 잔..-ㅁ- 못보던 잔이다 싶어 바닥을 들어보니 노리다케입니다. 아하하.
(아무래도 요즘 제 눈에 꽂히는 잔들이 거의 노리다케다보니..-_- 조만간 노리다케의 숲을 가야겠네요.)




그리고 스콘! 스콘!
크림티는 밀크티 한 포트랑 스콘 세트입니다. 1만원. 밀크티라고 하지만 로열 밀크티가 아니라 영국식 밀크티, 다시 말해 차 한 포트와 우유가 따로 나오는 겁니다.



이렇게 말이죠.

스콘 접시에 올라간 유리그릇 하나는 버터, 다른 하나는 직접 만든 블루베리(아마도) 잼입니다. 직접 만드셨을 것 같은데 저게 블루베리가 맞는지는 확신이 없네요. 과일 자체에 단맛이 강한 것을 보면 블루베리 맞지 않나 싶지만..;


여튼 스콘에 홍차는 진리입니다.+ㅠ+




가능한 디저트가 뭐가 있는지 확인하느라 직접 가서 주문했는데요, 그 중 호박 수플레(5500원)라는 것이 있어 시켜봤습니다.
수플레라기보다는 푸딩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데, 이름은 뭐든 간에 진짜 맛있습니다.;ㅠ; 재료 수급 문제로 몇달만 나올 거라 하는데 그 동안 주마다 가서 먹어도 질리지 않겠더라고요. 재료가 밤호박인데 진짜로 달고 사르르 녹고(그야 퓨레니까..;..)  거기에 밤 맛도 많이 납니다. 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제철은 아직 멀었지요. 추석이 지나고 몇 주 되어야 그나마 가격이 내려가니..;ㅅ; 추석 때는 가격이 비쌉니다.

위에 올라간 것은 크림. 거기에 아몬드를 다져 뿌렸습니다. 홍차에도 굉장히 잘 어울리는 메뉴더라고요. 집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지만 저렇게 맛있는 호박을 구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치즈케이크.(5천원) 구운 치즈케이크이지만 완전히 구웠다기보다는 수분을 날렸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이건 홍차도 좋지만 커피와도 잘 맞겠지요.-ㅠ- 야금 야금 먹다보니 어느 새 접시는 텅 비었고, 콜레스테롤 조절을 해야한다는 생각은 이미 머리 밖으로 튀어 나간지 오래고..;

(최근 식이조절은 체중 조절보다는 콜레스테롤 조절의 의미가 큽니다.-_-)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초콜릿 쿠키(4천원)입니다. 덩어리 초콜릿이 듬뿍 들어가고 호두도 듬뿍. 뜨거울 때 먹어도 맛있지만 살짝 식었을 때는 파삭하고 부서지는 사브레의 느낌이 좋더라고요. 아우!





보면서 염장당하신다는 분들, 저도 쓰면서 염장당하고 있습니다. 어흑.

토요일 오후에 티앙팡에 앉아 있는 동안 모든 테이블이 다 여자였다는 것도 재미있더군요. 여대 앞이라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요.'ㅂ' 다음에 가면 창가쪽으로 자리잡고 모든 디저트를 제패하며 느긋하게 놀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려면 식이조절을 제대로 더 해야겠지요.;
제목은 거창하지만 어디까지나 제가 대강 두드려 보고 적는, 추측성 글입니다.'ㅂ'

도쿄에 갈 때면 거의 빼먹지 않고 들리는 곳이 바로 미쓰코시의 포트넘 앤 메이슨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식료품점인데 상당히 고급이지요. 영국 왕실에도 납품하는 곳이라는데, 영국 왕실이 거래하는 상점이 한 둘이 아니라 꽤 여럿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인거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홍차는 트와이닝 얼그레이이고, 그 다음이 포트넘 앤 메이슨의 얼그레이 클래식입니다. 그리고 차이를 만들어 마실 때 가장 제 입에 맞게 만들 수 있다 생각하는 것이 포트넘 앤 메이슨의 로열 블렌드. 어, 가격을 생각하면 차이 만들어 마실 때 넣기 참으로 아깝지만 제가 맛있게 마실 수 있으면 그걸로 된거죠.-ㅠ-


한국에서는 포트넘 앤 메이슨의 홍차를 구하기가 힘든데다, 수입업체를 통해 들어오는 다른 홍차들의 가격을 생각해보아도 절대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ㅁ-; 뭐, 추산컨데 일본에서 구할 수 있는 가격의 14-15배 이상이 될걸요. 물론 가장 싸게 구할 수 있는 가격을 떠올린다면 그 몇 배가 될지는 감도 안잡힙니다. 트와이닝 얼그레이는 우에노에 있는 카와치야에서 사오는데, 여기서는 200g 틴이 680엔입니다. 이것도 영국에서 사는 가격에 비하면 비싸겠지만 그래도 제가 구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가장 싼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100g에 17000원 정도 생각하면 얼추 맞을겁니다.-ㅅ-;


잡다한 이야기는 이정도로.

이 글은 포트넘 앤 메이슨 홈페이지에서 직접 물건을 주문해 한국에서 받는 것이 일본에서 구하는 것보다 저렴할까라는 작은 의문이 든데서 시작됩니다. 그리하여 직접 찾아봅니다.

포트넘 앤 메이슨 홈페이지에 갑니다.(http://www.fortnumandmason.com/)

여기 들어가 하단 왼쪽을 보면 배송 정책을 볼 수 있는 링크가 있습니다. 거길 보면 배송 가능 지역을 총 4구역으로 나누어 그에 따라 배송료를 다르게 매긴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아시아 쪽은 4구역. 가장 비쌉니다. 햄퍼(링크)나 선물용으로 만든 포장세트는 4구역 배송료가 125파운드. 달러가 아니라 파운드입니다.-_-;

그럼 다른 물품은?
수량에 따라 배송비가 달라집니다. 5개까지는 50파운드, 10개까지는 75파운드, 15개까지는 120파운드. 그 이상 구입할 때는 5개마다 15파운드씩 올라갑니다. 그 표 아래에 총 21개의 물품을 구입해 싱가포르로 배송받을 때의 예시가 나와 있더군요. 4구역이니까 120파운드에, 6개가 더 많으니 30파운드(5+1)가 추가됩니다. 자아. 그럼 얼마나 구입해야 배송료가 싸게 나오는가 생각해보지요.

5개 구입하면 개당 배송료가 10파운드, 10개 구입하면 7.5파운드, 15개 구입하면 8파운드입니다. 20개 구입하면? 6.75파운드. 그 이후로 5개씩 증가할 때마다 개당 배송료 1.5파운드씩 늘어납니다. 구입하려면 10개 구입을 하거나, 아예 20개 이상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로군요.-ㅅ-;

그렇다면 10개 구입해서 배송받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그 전에 일본 포트넘 앤 메이슨 홈페이지를 찾아가보지요.(http://www.fortnumandmason.co.jp/)
홈페이지는 여기이지만 쇼핑몰은 다릅니다. 미쓰코시 홈페이지 내에 포트넘 앤 메이슨 쇼핑몰이 따로 있습니다.(링크) 가격도 나와 있으니 영국쪽과 가격 비교하기가 좋지요.'ㅅ'
(참고로, 영국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도 엔화 가격과 달러 가격을 볼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의 가격 표시 옆에 달러와 엔 표시에 마우스를 가져가면 나오는군요.)

로열 블렌드 250g틴이 파운드로는 7.75, 엔으로는 2940입니다. 파운드 쪽에다가는 배송료 7.5파운드를 더해서 생각해봅시다. 15.25파운드는 현재환율(18.37)로는 28024원, 2940엔은 현재 환율(13.85)로는 40735원.
(참고로, 야후쪽에서 직접 파운드를 엔으로 바꾸니 15.25파운드는 2029엔.'ㅂ')

12000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건 아주 자동적으로 '상쇄'가 됩니다. 관세.-ㅁ-;
관세 비율이 얼마인지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우편으로라도 15만원 이상(배송비 포함) 구입을 해서 받는 것은 10%-20%의 관세가 붙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배송비를 75파운드로 잡는다 해도 가뿐히 넘지요. 게다가 홍차는 자국 산업 보호 대상이라 40%가 붙고요.(녹차는 500%) 생산이 안되는데도 그런건 고급 소비재로 파악해서 그러나 싶기도 하네요. 그런고로 그 당시의 파운드 환율에다 40%의 추가금이 발생합니다. 쉽게 생각해 로열 블렌드 250g 틴만 10개 구입해서 75파운드의 배송료를 물고 구입한다치면, 77.5 + 75 = 152.5파운드 = 280244원, 여기에 40% 추가하면 392341원.(먼산)

일본으로 배송을 받는다면 조금 달라질까요. 하지만 일본내의 홍차 관세가 얼마인지 모르고, 만약 세관에 걸릴 경우의 복잡 다단한 과정을 생각한다면 포기하는 것이 낫겠지요.-_-; 그냥 세관 걸리니 뭐하니 하는 고민을 하지 말고 편하게 일본에서 사오는 것이 편합니다. 하하하.


그렇다면 홍차가 아닐때는 어떨까요.
써나이젤빈티지 마말레드(340g)를 놓고 생각해봅니다. 엔화 가격은 1575엔. 파운드화 가격은 3.5파운드. 이 경우는 아마 15만원 초과분에 대하여 20%의 세금을 물면 될겁니다. 10개(!) 구입한다 가정하면 75 + 35 = 110파운드. 202143원에 20% 세금 생각하면 242571원.... 어느 쪽이건 그냥 일본에서 사오는게 싸군요.; 



그런데 이렇게 계산하고 보니 일본에서는 자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포트넘 앤 메이슨 홈에서 직접 구입하는 것이 싸군요. 이게 최근의 엔화 강세 때문인지, 아니면 관세 때문에 가격차이가 생기는지는 모르겠습니다.'ㅅ'
지난번 글과 이어집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티앙팡의 스콘)


그날은 오후 내내 티앙팡에 앉아 있었는데 스콘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까 다른 디저트가 솔솔 떠오르는군요.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맛있게 만들어졌다는 단호박 타르트와 쿠키를 주문했습니다. 타르트는 금방 나왔지만 쿠키는 역시 굽는데 시간이 걸리는군요.



건방진 포즈로 앉아 있는 태공.
메뉴판 설명을 보면 단호박은 일반품종이 아니라 독특한 품종인 모양입니다. 농가의 계약재배로 가져오는 모양이더군요. 자세한 설명은 잊었습니다.-ㅁ-;
하지만 그냥 봐도 색이 진한 노랑으로 굉장히 곱습니다. 녹색은 전혀 섞여 있지 않고 개나리색처럼 순수하게 진한 노랑. 와아.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갑니다.-ㅠ-



위쪽은 크림타입입니다. 달달한 단호박을 껍질벗기고 잘 쪄서 체에 거른다음 거기에 생크림을 섞은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입에 닿는 감촉이 굉장히 부드럽고 차갑습니다. 차를 다 마시고 더 주문하지 않아서 그냥 먹는데도 술술 넘어가는군요.
타르트 반죽은 상당히 얇은데 꽤 달콤합니다. 그래햄(인지 그라함인지) 쿠키를 부순 것 같은 반죽은 아니고 따로 타르트 반죽을 굽되, 얇게 하고 조금 부드럽게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하기야 티앙팡의 가냘픈 포크를 생각하면 단단한 타르트반죽은 안되겠지요.-ㅠ- 어쨌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쪽은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한 겁니다. 실제 색과 가깝지만 어둡게 찍혔내요. 많이 구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아닙니다.
쿠키 한 접시를 주문했더니 견과류가 들어간 초콜릿 쿠키 4개와 아몬드쿠키가 나옵니다. 아몬드 쿠키는 마카롱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프랑스에서 부르는 마카롱도 지역별로 만드는 법이 천차만별이라, 저렇게 아몬드 가루만 넣어 만든 쿠키도 마카롱이라 부르는 모양입니다.(출처: 「이야기가 있는 프랑스 과자」)

저는 초콜릿쿠키보다는 아몬드가루로 만든 쿠키가 더 좋았습니다.-ㅠ- 갓 구워내서 따끈따끈한데다 한 입 베어물면 살짝 쫀득하게 느껴지면서도 그 달달한 맛이....-ㅠ- 결국 못참고는 엊그제 방산시장에 가서 아몬드 가루를 사왔습니다. 만드는 법은 가지고 있지만 저런 맛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요. 이번 주말 전에 도전할 생각인데 제대로 나올까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하여간 스콘도 좋지만 쿠키쪽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유푸딩은 집에서도 더 해먹을 것이고, 이번에는 요거트도 조금 섞어서 만들어볼까 합니다. 새콤한 맛이 더해지겠지요. 한천으로 굳히는 거라 산미는 그닥 영향이 없을거라 생각하고요. 젤라틴은 산에 약해서 잘 굳지 않는다는 말이 얼핏 생각나서 말입니다.; (아니, 거꾸로였나.-_-)
팥도 집에 잔뜩 있다 하시니 왕창 삶았다가 팥빙수도 해먹어야겠습니다. 한 번 맛있는 간식을 접하니 손이 근질근질하군요. 후후후~.



쿠키와 맛있는 타르트가 생각나니 올 여름은 종종 티앙팡에 가야겠습니다.>ㅅ<
비오고 축축한 날이니 차가운 음료보다는 따뜻한 음료에 대한 리뷰를 올리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서 오랜만에 다녀온 티앙팡 이야기를 올립니다.'ㅂ'


이대보다는 홍대주변에서 노는 일이 많다보니 이대 티앙팡도 갈 일이 없었습니다. 따져보니 1년도 넘게 가질 않았더군요. 오랜만에 지하로 내려가 티타임을 즐겼습니다.



익숙한 찻잔. 체코의 양파꽃 세트입니다.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시켰는데 간식으로 작은 과자가 나오는군요. 아마도 타르트를 만들고 남은 반죽을 구운 것 같습니다. 홍차를 홀짝이는 도중, 입이 심심하지 않게 과자를 먹습니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 뒤에 나올 스콘이지요.




커다란 접시에 나온 스콘. 거기에 귤로 만든 마말레드와 버터가 함께 나옵니다. 버터는 냉장고에서 나왔는지 차갑지만 스콘 위에 바르면 사르르 녹습니다. 그대로 입에 넣으면 차가운 버터와 따끈한 스콘이 동시에 .... -ㅠ-
귤 마말레드도 맛있습니다. 제 입에는 약간 단듯하지만 마말레드를 발라먹는 기쁨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스콘은 색도 그렇고, 우리밀을 썼거나 통밀을 쓴 것 같습니다. 사진상으로도 갈색이 많이 돌지만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폭신합니다. 살짝 촉촉한 느낌도 드는군요. 무엇보다 제 입안에 떫은 맛이 안 남습니다. 우왕~ >ㅠ<
(하지만 취향으로 치자면 티캐디쪽이 좋습니다. 잼과 버터는 티앙팡이 더 좋지만.;)



갓 구운 따끈한 스콘에 버터를 바르고 거기에 마말레드를 발라 한 입 덥석!







주말에 스콘 굽는다 굽는다 하고는 아직까지도 하지 않고 미루기만 하네요. 지난 토요일에 비와서 날씨 쌀쌀해질 때 만들걸 그랬습니다. 지금 사진 보니 아쉽네요.
집카페의 신메뉴를 올릴까 스콘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티 캐디의 스콘이 갑자기 확 땡겨서 올려봅니다.

이날은 G랑 G의 친구 M이랑 같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G도 그렇지만 M도 제 후배이지요. 대학전공도 비슷하고 해서 종종 제가 진로 상담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취미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가끔 G랑 M이랑 만날 때 저도 끼어들곤 하지요. 이날은 목표가 신촌 북오프였던지라, 이대쪽에서 걸어 내려오다가 어디 카페에 들어가자고 의기 투합해 티 캐디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음료는 한 잔씩 시키고 제가 스콘 두 접시를 냈지요.


토요일 오후였는데 역시 느긋한 분위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옆 테이블이 조금 시끄러웠거든요.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다보니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카페인데 목소리까지 커지면, 소리가 울리면서 티 캐디 특유의 분위기가 확 달아납니다. 어쩔 수 없는거지요.'ㅂ'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음료를 시키는데 '오늘'부터 메뉴가 바뀌었다며 메뉴판을 가져다 주십니다. 셋이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어떤 음료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G는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얼그레이 아이스 .... 뭐를, M은 아이스밀크티를 시킵니다. 그러고 보니 G는 티 캐디 말고 클로리스는 자주 왔다갔다는군요. 친구들의 아지트라나 뭐라나. 그래도 티 캐디는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시킨 것은 웨지우드의 스트로베리. 트와이닝의 얼그레이는 없더군요. 게다가 티 캐디의 홍차는 이전에 마셨던 기억을 떠올리면 제 입에는 안 맞았던지라 향 홍차로 시켰습니다. 그러고 보니 티 캐디의 홍차는 제가 집에 가지고 있는 홍차와 겹치는 것이 없습니다. 그것도 나름 재미있고.;
(트와이닝 얼, F&M은 아예 없다고 기억하고 해로즈도 없습니다. 루피시아는 기억이 안나네요.)



티캐디의 찻잔은 참 우아해서 홍차 마시는 맛이 납니다. 집에서 마실 때는 이런 찻잔이 번거롭기만한데 나올 때는 아기자기하거나 우아하거나 근사한 찻잔을 기대하게 되지요.
왼쪽의 마들렌과 머랭은 괜찮았습니다.



G가 좋아해마지 않던 유리컵입니다. 커다란 것이 좋다나요. 하지만 이건 M이 시킨 것이고 G의 음료는 다릅니다.



크림이 듬뿍. 그리고 그 아래에 살며시 보이는 것은 얼그레이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스크림보다는 살짝 소르베에 가까운 식감이지만 그래도 맛있더라고요.+ㅠ+

간식은 음료 한 잔당 하나씩 딸려 나옵니다.



홍차는 주문하면 포트가 두 개 나오는데, 가져와서는 큰 포트의 우려진 홍차를 작은 포트로 옮겨 따릅니다. 본인이 우려가며 마시는 것이 아니라 우려줍니다. 저는 그쪽이 편합니다. 진하게 우린 마지막 잔의 홍차에 우유를 섞어서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는 것도 좋지만 이 때는 밀크티보다는 스트레이트가 마시고 싶었습니다.-ㅠ-

스트로베리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다른 홍차를 시킬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두 개의 같은 사진. ISO만 살짝 바꾼겁니다. 아래쪽이 실제 색이긴 한데 붉게 나오는 것도 좋아요.



스콘을 주문하면(아마 3500원이었을겁니다) 두 개의 커다란 스콘과 딸기잼, 크림이 나옵니다. 크림은 생크림이 아니라 조금 더 뻑뻑한 것이, 직접 만든 클로티드 크림이나 버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 색은 이쪽.



스콘이 부풀다 못해 옆으로 기우뚱 쓰러집니다. 후후후.



스콘을 갈라 크림과 잼을 듬뿍!


마지막으로 먹었을 때, 제 입에 스콘이 떫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네요. 떫은 맛도 없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들부들하고 말입니다. 으흐흐흐흐흐. 지금 생각만해도 퇴근하자마자 당장 신촌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확 드는군요. 하지만 오늘은 무리입니다. 내일이나 모레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티캐디와 티앙팡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을뿐이고.


아쉬운 것은 딸기잼입니다. 직접 만든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딸기잼만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직접 만든 잼을 들고 가서 곁들여 먹고 싶다는 .... 상상을 하다보니까 냉장고에 아리스팜의 카시스잼이 있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군요. 티캐디 가지말고 그냥 집에서 홀랑 만들어 볼까요. 근데 제대로 된 스콘이 나올라나.;

사진은 반쯤 마시다 찍어서 저 모양인데, 보통은 다시 찍거나 할텐데도 그냥 무시하고 찍었던 것은 이날의 차이가 정말 맛있어서 였습니다. 이거야 말로 내 입맛에 딱 맞는 차이랄까요.


집에서 우유 넣은 홍차를 끓여 마실 때는 냄비를 이용합니다. 출근해서는 불을 쓸 수 없으니 홍차를 우려 데운 우유와 섞는 밀크티를 마시지만 집에서는 불을 마음껏 쓸 수 있으니 연하게 마시고 싶을 때는 로열 밀크티를, 진하게 마시고 싶을 때는 차이를 만듭니다. 농도는 밀크티 < 로열 밀크티 < 차이 순입니다.
다만 차이는 이제껏 딱 이거다 싶은 레시피를 못 찾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만들었던 차이가 별로 입에 안 맞았던 이유도 알았습니다. 아주 간단하군요. 용량의 문제입니다.


보통 인도/네팔 음식 전문점에 가면 나오는 차이는 굉장히 작은 잔에 나옵니다. 데미타세보다야 크겠지만 200㎖까지도 안될겁니다. 근데 집에서 만들어 마실 때는 컵이 크니까 거기에 반만 담아도 그걸 훨씬 뛰어넘지요.
이날은 조금만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얀컵을 꺼냈는데 이게 종이컵 용량보다 조금 더 큰 정도입니다. 그러니 우유를 평소보다 더 끓였고 차도 당연히 진해졌고요. 거기에 마스코바도 흑설탕을 넣었습니다. 차는 F&M의 로열블렌드를 썼고요. 찻숟가락으로 차는 듬뿍 한 숟갈, 설탕은 깎아서 한 숟갈. 우유를 끓여서 수분을 날리다가 차와 설탕을 한 번에 넣고 졸이듯이 계속 끓입니다. 중간 중간 불에서 내려 볶는 느낌으로 팬을 흔들고요. 이정도면 되겠다 싶을 때 걸러 담으면 됩니다.
정확한 레시피라는 게 없으니 만들면서 본인 입맛에 맞는 정도를 찾아야겠지요.

덕분에 시간 날 때마다 차이를 만들어 마셨는데 말입니다.-ㅠ- 로열 블렌드도 좋지만 우바도 괜찮더라고요. 하여간 잎이 작으면 다 괜찮습니다. 맛있는 찻잎으로 만드는게 더 맛있지만요.



(이미 F&M의 클래식 얼그레이를 마시고 트와이닝 얼그레이를 마셨다가 살짝 좌절을...-_-; F&M은 가끔만 마셔야겠습니다. 자주 마시면 입맛 버릴(상승할)거예요.)
일본 여행 마지막 글을 포함해 지금 비공개로 돌려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이 20개 가까이 됩니다. 그러니 그 중에서 어느 글을 먼저 쓸까라고 고민하는 것도 큰 문제(?)지요. 이럴 때는 빨리 써야 하는 글을 먼저 쓰게 됩니다.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야, 그 중에서 가장 쓰고 싶은 글을 고르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빨리 써야 하는 글이 있었으니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습니다. 군밤은 날이 따뜻해지면 들어가니까 그 전에 빨리 올려야 하거든요.




혜화동 로터리, 롯데리아 앞에는 군밤장수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몇 년째 보고 있는데 가끔 생각나면 사다 먹습니다. 그 쪽 앞을 지나는 일이 그리 많진 않거든요. 엊그제도 그 앞을 지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군밤 한 봉지를 샀습니다. 3천원. 봉지를 건네주시면서 할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밤이 쫄깃쫄깃 찹쌀떡 같다고 말입니다. 웃으시며 하시는 말에-솔직히 말하면 그 할아버지는 조금 무뚝뚝하십니다;- 반신 반의하며 받아 들었습니다.

...

어. 정말 그래요.; 정말 포실포실하고 겉은 쫄깃한 것이 떡먹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줍니다.;ㅂ; 가끔 사먹긴 했지만 이런 군밤은 이 때 처음 만났지요.
그래도 대체적으로 여기 군밤은 맛있습니다. 장작불을 때서 굽는 거라, 군고구마도 먹어보진 않았지만 맛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고구마야 집에 잔뜩 있으니 밖에서 사먹는 일이 없거든요. 하여간 맛있게 먹은 며칠 뒤에 날잡고 닐기리와 궁합을 맞췄습니다. 왜냐하면 이전에 맛있게 마셨던 닐기리에서 살짝 군밤향이 나는 것이, 군밤과 같이 마시면 맛있겠다 싶었던 겁니다.



그 군밤향 때문에 이번 여행 때도 닐기리를 사왔습니다. 이번 여행 때는 홍차를 150g만 사왔으니 지름신의 공격을 잘 막았지요. 그래도 지금 집에 있는 홍차는 1kg에 근접할겁니다. 이미 유통기한은 무시하고 있고요. 핫핫핫. 저만 마시니까 제 입에 맞으면 됩니다. 뭐, 얼그레이로 로열밀크티 끓여마시는 입맛인걸요.
(보통 얼그레이는 향이 강해서 로열 밀크티로는 잘 안 마시는 걸로 압니다.; 아마도.. 말입니다.)



다얀컵은 용량이 120ml 정도 됩니다. 종이컵보다 조금 큰 정도인데 홍차나 차이를 조금만 담아 마시기에 딱 좋더군요. 그래서 요즘에는 일반 밀크티는 부엉이 컵에, 커피나 홍차는 이 컵에 마십니다. 카페인 조절을 위한 방법인거죠. 컵이 크면 카페인 섭취도 많이 하게 될테니까요.

군밤 한 봉지를 털어 담았더니 옷칠 그릇에 알맞게 들어갑니다. 닐기리는 그냥 저냥 마실만하게 내려졌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것이 꽤 괜찮습니다. 다음에는 우유를 조금 넣어볼까요. 하기야 지금 차이는 로열블렌드를 넣어 끓이는 만행-찻잎을 보고 있자면 차이로 끓이는 것이 참 미안합니다;-을 저지르고 있으니 어찌 먹든 맛있게 마실 수 있을 겁니다.
홍차를 홀짝이며 군밤을 먹고 있자니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건강한 간식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밤이기도 해서 아주 행복한 티타임이 됩니다. 이러면서 올레이드 숲에서 열심히 장작을 패고 있었다는 뒷 이야기가...(먼산)


한 번 군밤에 반해 놓으니 이틀 걸러 사흘 걸러 꼬박꼬박 사다 먹습니다. 오늘 봄비에 가까운 비도 내리고 하니 군밤할아버지가 통을 치울날도 머지 않았다 싶습니다. 이번주에도 한 두 번은 더 사다먹겠지요.-ㅠ-
언제 사온 건지 기억도 안나는 포트넘 앤드 메이슨-제멋대로 약칭 F&M의 로열 블렌드가 있었습니다. 아마 저 아래 어딘가, 여행 기록을 찾아보면 나올텐데 말입니다. 언젠가 홍차를 kg 단위로 사왔던 때의 구입품일겁니다. 하지만 트와이닝 얼그레이만 줄창 입에 달고 다니다보니 포트넘 앤 메이슨은 뜯을 일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루피시아의 홍차들은 밀봉포장이 아니란 이유로 일찌감치 뜯어 마시다보니 또 뒤로 밀렸지요. ... 그럼에도 해로즈의 홍차 두 통은 이미 상미기한도 지났습니다. 2008년까지였어요.;ㅂ;

그러다 못 마시지 싶어, 2010년 2월까지 였던 로열 블렌드는 최근 모임 때 들고가 나눴습니다. 그날은 인도에서 공수된 아삼도 있었지요. 얼그레이 티백도 있었고요.-ㅠ-
나눌만큼 나누고 저도 약간 남겨서 들고 왔습니다. 블렌드란 이름대로 몇 가지 홍차를 섞어 만든 것인데, 니혼바치의 미츠코시 백화점 본점 F&M 티룸에서 마셨던 것도 로열 블렌드였습니다. 구입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마셨는지, 아니면 구입한 뒤에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마셨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처음 마셨을 때 진하지만 부드러운 홍차라 느꼈을겁니다. 밀크티로 마시면 좋겠다 싶기도 했지요.



집에서는 홍차 마시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출근한 다음 세팅을 하고 홍차 한 잔을 마십니다. 3분 20초를 조금 넘겼는데 수색이 상당히 진합니다. 아삼베이스인가요. 통을 찾아보니 아삼과 실론이 섞였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 7세를 위한 블렌드라는군요.

처음 마실 때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낫다 생각해서 그리 내려보았는데 진하고 조금 무겁지만 마시기 어려운 차가 아닙니다. 덩어리가 크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차입니다. 하지만 차를 연하게 마시는 저는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버거워 그 다음부터는 무조건 밀크티로 마십니다.
진하다보니 우유를 듬뿍 넣은 밀크티로 마시면 굉장히 맛있습니다. 평소에는 트와이닝 얼그레이로 밀크티를 만드는데, 그러면 우유맛이 강하고 차 맛은 약합니다. 로열 블렌드는 진한 차다보니 우유가 듬뿍 들어간다 한들 제 맛을 잃지는 않습니다.(물론 제 기준에서 그런 겁니다. 제가 만드는 밀크티는 홍차보다 우유가 더 많습니다.-ㅁ- 이쯤되면 밀크티가 아니라 홍차 우유죠.) 차통에도 찬 우유랑 곁들이면 맛있다고 하더니만 허언이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다음 여행 때도 한 통 사다놓고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아흑; 홍차 쇼핑은 자제하자고 했음에도 그게 쉽지 않네요.;

살짝 흔들리는 바람에 이전 사진 정리할 때 올라가지 못한 찻잔 사진입니다. 시음용 티였다고 기억하는데 이게 뭐였더라...;


유통기한이 2008년인 홍차가 두 통 집에 있습니다. 아니, 유통기한인 그런지 상미(常味)기한이 그런지는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여간 날짜가 그렇게 박혀 있는 해로즈 홍차가 집에 두 통 있습니다. 분량은 200g. 100g 통이 두 갠겁니다. 하나는 아삼, 하나는 실론이지요.
아주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홍차붐이 일어 날마다 홍차만 마시고 있습니다. 가볍게 우려 한 모금 마시고 마는 경우도 있고 하니 하루 홍차 소비량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마신다 한들, 집에 있는 홍차 기한이 넘어가기 전에 마실려면 한참 걸리니까요. 그러니까 200g 캔이 두 개, 간소한 포장의 해로즈가 200g, 125g 틴이라고 기억하는 포트넘앤메이슨이 하나. 포트넘앤메이슨의 로열블렌드는 이번 생협 모임 때 나누고는 조금 남은 것을 들고 와서는 역시 사길 잘했다고 자화자찬중입니다. 맛있네요.

어쨌건 기한이 지난 것이라 다른 분들께 드리긴 그렇고, 그러니 저 혼자 홀랑홀랑 마시고 있습니다. 오늘도 홍차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까먹을 정도로.-ㅂ-; 워낙 대충 마시니 준비하는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안 걸립니다. 그래도 커피보다 품이 많이 간다는 건 사실이지요.


이래놓고 다음 여행 때 또 왕창 지를까 걱정입니다. 니혼바시는 갈 예정이 없었는데 요즘 티캐디 갔다가, 포트넘앤메이슨 홍차 뜯었다가 하다 보니 또 가고 싶어지더군요. 아하하.

아래 쪽의 은색 뚜껑은 잼. 거기에 삶은 밤과 파리바게트의 슈크림과 빵. 음료는 밀크티에 덴마크 요구르트 음료.
하루치 식량이었답니다~.-ㅂ-

이래 놓고 어쩌면 저녁 때 뭔가 다른 걸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식생활이 하도 비슷하다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말이죠.



티캐디는 어제 한 번 더 방문을 했습니다. 아마 몇 달 동안은 갈 일이 없겠다 싶더군요. 신촌, 이대는 갈 일이 거의 없는데다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바빠지는 시기거든요. 스트레스 풀기를 먹는 것이 아니라 읽기로 해결하기로 한 것도 이유입니다. 홍대야 꼬박꼬박 갈 일이 있으니 종종 리뷰는 올라오겠지만서도...'ㅅ'
어제 홍차 나누기를 해서 집에서 소비해야할 홍차가 늘어난 것도 문제입니다. 2010년 4월까지 마셔야 하는 포트넘 앤 메이슨 로열 블렌드를 뜯기도 했고, 인도에서 날아온 아삼을 나눠 받기도 했고, 트와이닝 얼그레이는 아직 400g 넘게 가지고 있고 말입니다. 어, 2008년까지 마셔야 했던 해로즈 아삼이랑 실론도 남아 있어요. 그리고 2009년 2월까지 마셔야 했던 포트넘 앤 메이슨 얼그레이는 조만간 뜯어야 합니다. 하하하하하.

커피는 한동안 멈추고 이제 홍차를 마셔야죠. 위가 잘 버텨줘야 할텐데 말입니다.;
(제 위는 커피보다 홍차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ㅂ-;..)

티 캐디 위치는 앞서 올린 글을 참조하세요.(링크)



(사진은 차가 막 나왔을 때의 테이블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 찻잔이 다르지요. 앞서 말했듯이 테이블마다 조금씩 다르답니다.)

토요일에 K와 함께 가고는 주중에 다시 S와 K와 약속을 잡아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퇴근 시간 때문에 티세트는 7시로 잡았지요. S가 그보다 늦게 오는 바람에 기다렸지만 말입니다. 퇴근 시간하고 신촌까지 오는 시간 생각하면 7시까지는 확실히 무리기인 했지요. 하하;



먼저 도착한 저랑 K는 차를 주문했습니다. 저는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폴로, K는 다질리언이었나, 하여간 국내에 들어오는 상품 중 마살라 차이라는 이름의 차가 있어 시켰습니다. K는 인도식 차이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 독특한 향신료 냄새가 난다며 좋아하더군요. 맡아보니 과연...; 이걸로 차이를 끓이면 딱이겠다 싶었습니다. 루피시아에서도 차이 전용 향신료를 판다고 알고 있는데 이걸 쓰면 또 비슷한 향이겠지요. 아마 마살라나 기타 향신료를 조합해 만들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위타드에서도 아예 차이용 차를 파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차를 시키고도 시간이 남아, S가 도착하기 전에 홀랑 티세트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지요. 하지만 제게는 은근히 큰 부분이라..OTL



아랫단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샌드위치입니다. 이전에는 사각, 이번엔 삼각이군요.


가장 많이 바뀐 것이 둘째단입니다. 스콘이 확 바뀌었지요. 지난번에는 작고 겉이 단단해보이는 스콘이었는데 이번엔 흔히 스콘이라 하면 떠올리는 그 모습으로 나옵니다. 크기야 당연히 커졌고요.



맨 윗단에는 쿠키도 함께 올라갔습니다. 지난번에는 쿠키가 빠져서 따로 나왔지요.

자아. 그럼 뭐가 문제냐면 말입니다. 스콘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먹었던 스콘은 약간 단단한 듯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크기도 작고 조금 얇은 편이지만, 떫은 맛도 나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저건 보통의 스콘 맛. 아주 기본 스콘맛인데 제 입에서는 떫은 맛이 납니다. 재료 상의 문제일 거라 추측하는데 그건 대개 제 입만 그러니 다른 분들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제가 스콘을 좋아함에도 밖에서 스콘은 거의 먹지 않는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스콘을 먹으면 항상 입 안이 꺼끌꺼끌하면서 얇게 막을 친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이 스콘도 그런 느낌이 들어 슬펐습니다. 게다가 홍차와 함께 먹으면 제겐 그 효과가 배가되니..(먼산)

티세트는 아마 계속 수정되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가게가 열린지도, 티세트가 시작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차를 다 마시고도 한창 수다를 떨고 있다보니 시음해보시라며 차가 한 잔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저나 K나 S나 다 찻잔에 먼저 반했습니다. 차를 내오신 직원분도 시음용 찻잔 중에서는 이걸 제일 좋아한다 하시더군요. 원근감이 적용되어 찻잔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잘 안보이지만, 에스프레소 잔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큰 정도 같습니다. 종이컵 용량(120㎖)보다도 작지 않나 싶더군요. 손잡이도 잡기가 쉽지 않아 양손으로 들고 마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계산하고 나올 때 티백을 주시더군요.>ㅅ< 해로게이트와 웨지우드입니다. 이건 G에게 살짝 뇌물(?)로 바칠 생각입니다.



리뷰가 짧은 것은 내일도 갈 예정이라 그렇습니다. 으허허허헛; 하지만 이번에 다녀오면 또 언제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ㅠ_ㅠ

미리 말씀드리자면 일요일 아침에 올라가는 이 글은 홍차와 간식과 애프터눈 티세트와 온갖 염장이 될만한 사진들이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사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ㅁ-;

그러니까 모든 일의 시작은 이글루스 절세마녀님의 글을 읽으면서였습니다. 신촌에 클로리스라는 카페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최근에는 홍찻집에 간 일이 없습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군요. 그리하여 뭔가 있어보이는 찻집 사진과 캔 여럿을 직접 열어보고 차를 고를 수 있다는 점에 홀딱 반해서 친구들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슬프게도 S는 선약이 있어서 K와 약속을 잡았습니다. 토요일 2시쯤 찻집에서 만나기로 했지요.




근데 1시 반쯤 K에게 문자가 옵니다.; 티캐디 앞에는 공지가 없는데 자매점인 클로리스는 2시 오픈이라 되어 있다나요. 저는 한창 가고 있던 중이라 덜 기다렸지만 K는 조금 기다렸습니다. 오픈시간을 미처 확인못했으니 그건 제 불찰이죠. 흑.
가는 길은 찾기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촌역 3번출구에서 나와 연대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다보면, 현대백화점 새 건물이 있는 그 앞의 복잡한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직전에 파리바게트가 있고요. 파리바게트와 에뛰드하우스 사이의 골목으로 죽 걸어들어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쪽에 Tea Caddy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워낙 튀는 외관이라 알아보지 못할리는 없습니다. 마음 놓고 걸어가시면 됩니다.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K를 만나니, 2시가 되기 조금 전, 절세마녀님이 언급하신 그 티마스터(혹은 직원)이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답니다. 그리고 열심히 오픈 준비를 하시는군요. 앞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잠깐 바깥 쪽으로 나오셨을 때 들어가도 되냐 물어서 들어갔습니다.



카페 클로리스도 가보지 않았고 오랜만에 홍차전문점에 오는 것인데 들어가면서 보니 상당히 취향입니다. 각 테이블마다 개인접시, 찻잔받침, 찻잔, 설탕통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마다 찻잔이 다 다릅니다. 하나로 통일하지 않고 이것 저것 모아 쓰는 것 같군요. 



 가장 안쪽에는 약간 단이 높게 되어 있으며 차통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이쪽에 있는 차들 중 기억나는 브랜드는 포트넘앤메이슨, 포숑, 마리아쥬 프레르, 에디아르.)



사진이 흔들렸찌만 대강은 알아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홍차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저도 눈에 익은 브랜드가 상당히 많습니다. 굉장히 다양하게 갖춰두었군요. 직수입 홍차는 1만원, 국내 수입차는 8천원이랍니다. 물론 한 잔 가격이 아니라 한 포트 가격입니다.
(여기 있는 브랜드 중 기억나는 것은 아마드, 아크바, 트와이닝, 딜마, 루피시아, 다질리언, 웨지우드, 해로게이트, 웨스트오브 인디아였나.... 여기가 국내 수입차일겁니다.)

저는 아예 가기 전에 어떤 차를 마실지 결정을 했습니다. 닐기리가 간만에 마시고 싶어지더군요. K는 다질리언의 애플티를 골랐습니다.
고르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있는가 물었더니 차를 마시면 마들렌과 머랭쿠키가 함께 나온답니다. 혹시 더 시킬 수 있는 티푸드가 없냐고 다시 물으니 오늘부터 애프터눈 티세트를 시작하는데 아직 준비중이랍니다. 준비중이라도 좋다고, 기다려도 상관없다고 하여 그 자리에서 애프터눈 티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어, 그러니까 저희가 이날 첫 손님이었으니 애프터눈 티세트도 저희가 처음으로 시켜 먹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좌석수는 적지 않습니다. 20석은 넘지 않을까 싶네요.
저랑 K는 햇살이 잘 드는 곳이 사진 찍기 좋을거라 생각해서 천창이 있는 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단이 높게 되어 있어 구석진 느낌도 들고 이 때는 햇살도 잘 들어와 니콘이라 해도 붉게 보이는 것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를 잡자 준비된 찻잔을 정리하고 티스푼과 잼나이프를 놓습니다. 스트레이너도 미리 가져다 주시는 군요.



집게가 달려 있길래 각설탕인가 했더니 앵무새 설탕입니다.
진짜 앵무새 설탕이 아니라 포장에 앵무새가 그려진 유기농인지 비정제인지 하여간 조금 비싼 설탕이죠. 뻬르쉐 혹은 알라뻬르쉐라 부를겁니다.



그리고 홍차보다 간식이 먼저 나왔습니다. 머랭쿠키 두 개와 마들렌. 만져보니 마들렌은 아직 따뜻하군요.



찻잔은 뜨거운 물로 데우는 중입니다.



잠시 뒤 차가 나왔습니다. 포트가 두 개 나오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큰 포트에는 차가 담겨 있고 작은 포트에는 뜨거운 물이 있습니다. 이대 티앙팡(오후의 홍차)은 차를 우려서 다른 포트에 담아 나오는데 여기는 포트에 찻잎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첫잔을 마시고 점점 차가 우러나서 맛이 진해지면 작은 포트에 담긴 뜨거운 물을 부어 연하게 하는 거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진한 차에 우유를 넣어 밀크티로 마시고 싶으면 말해 달라고, 스팀우유를 준다고 하시더군요.



예쁜 찻잔에 따라 마시는 홍차는 언제건 기분을 고양시킵니다. 후후후후. 하지만 집에서는 그러기엔 너무 번거롭지요. 밖에 나가서는 이렇게 대접(?)받고 싶고 분위기 내고 싶지만 집에서는 그냥 적당히 밀크티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용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네요.



조금씩 따라 마시다보니 세 번째로 따랐을 때쯤에는 차가 굉장히 진합니다. 그야, 잔 가득 따르지 않고 6할 정도만 따랐더니 시간이 한참 지났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우유를 부탁했습니다.



근데 차가 워낙 진하다보니 우유를 넣어도 그 진한 맛이 잘 가려지지 않는군요. 그렇다고 우유를 더 부으면 이것은 밀크티가 아니라 그냥 홍차맛 우유. 아하하;


애프터눈 티세트가 나오는데는 1시간쯤 걸린다고 하시더니 3시 넘었을 때, 너무 늦게 내와서 미안하다 하시며 다른 차를 한 포트 서비스로 주시겠답니다. 당연히 저는 트와이닝 얼그레이. K는 아까 차 고를 때 코 끝에 계속 향이 맴돌았다는 웨지우드 파인 스트로베리를 주문합니다.

애프터눈 티세트 사진은 너무 많아서 접습니다.




다시 받은 트와이닝 얼그레이에,



스콘을 반으로 가르고 치즈와 잼을 발라 먹습니다. 홍차와 스콘의 조합은 역시 좋습니다. 게다가 지금 생각하니 이 스콘은 먹고 난 뒤에도 입이 텁텁하지 않습니다. 스콘 먹었을 때는 십중팔구는 입안이 텁텁해지는 느낌이 들어 피했는데 티 캐디의 스콘은 괜찮군요.



나중에 계산서를 받아들고 심히 당황했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적은 금액이 찍혀 있더군요. 나온 시각이 6시쯤인데 그 동안 먹고 마신 것을 생각하면 3만원이 나와서는 안되는데 싶었습니다. 영수증을 확인하니 애프터눈 티가 12000원.
(...)

다음에 꼭 다시 오겠습니다.;;


그리고 살짝 덧붙이자면; 오픈은 10월 3일이었답니다. 근데 그 때는 추석연휴 아니었나요?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모저모 알고 찾아왔다 하니까 신기해하십니다. 그리하여 모 블로그에 티 캐디 소개하는 글이 올라와서 찾아왔다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지금 소개하는 글 날리고 있는 셈이지 북적북적해지는 건 시간 문제일지도 모르겠네요. 호젓한 분위기를 흐리는 것 같지만 그래도 널리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일단 써놓고 봅니다.-ㅁ-;


덧붙임 하나 더.
군데 군데 콘센트가 있고 와이브로도 잡힙니다.(웃음) 어제 마침 위키를 들고 가서 혹시 와이브로가 잡히는가 켜보았는데 잡히더군요.>ㅅ<

역시 몇 주 전 주말의 일입니다. 부모님이 나가고 안계시는 틈을 타서 잽싸게 제작한 호두 메이플 비스코티입니다. 분량은 제멋대로지만 호두 한 줌을 밀어 넣는다는게 은근 양이 많았고, 설탕을 하나도 넣지 않고 메이플 시럽만 썼던 것이 또 은근 괜찮아서 근래 만든 비스코티 중 최고의 질을 자랑했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이걸 홀랑 다 먹고 나중에 다시 재현하려고 했을 때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괜찮아요. 비율은 알고 있으니 다시 그걸 계량화 하는 일만 남아 있을 뿐.



네트워크 조직 모델이 뭐냐 물으시면 웃지요. 으하하하하;


비스코티를 어디에 담을까 고민했는데 접시에 담는 것은 쿠키나 케이크가 잘 어울리니 기왕이면 그릇이나 컵에 담아보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비스코티 색에 잘 어울리는 그릇이 떠오르지 않아 잠시 고민하다가 요즘 서랍안에서 잠자고 있던 옻칠 그릇이 떠올라서 꺼냈습니다. 진한 밤색과 비스코티색의 조화가 좋더군요. 그리하야 토요일 저녁에 구운 비스코티를 일요일 아침에 밀크티와 함께 간식으로 후다닥 먹었다는 이야깁니다.
아니, 간식이 아닙니다. 식사였지요.'ㅂ'


어제 쓴 글의 주인공은 연꽃 씨앗입니다. 태그 보고 눈치채셨을 듯? 연꽃 씨앗 싹 틔우는 법을 찾았더니 사포로 껍질을 갈라고 했는데 껍질을 갈다가 포기했습니다. 거의 방탄껍질 수준이라 사포로 갈면 사포가 갈립니다.; 결국 깎다가 포기하고 펜치로 껍질에 금을 냈습니다. 네 개의 씨앗 중에서 둘은 몸통이 갈라지고 둘은 끝부분만 갈라졌는데 몸통이 갈라진 것은 물에 담근지 24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속에서 푸른 싹이 보입니다.
하여간 그 단단한 껍질을 생각하면 그게 3천년이나 땅속에 묻혀 있다가 싹을 틔웠다 한들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어쨌건 잘 키워야지요. 오늘 카메라 들고 와서 사진 좀 찍으려 했는데 또 까맣게 잊고 안들고 왔습니다. 내일은 집에서 뻗을-그러나 읽어야할 보고서와 작성해야하는 PPT가 있지요-예정이니 사진은 이번 주 중으로만 찍게 될겁니다. 기왕이면 관찰일기를 써보고 싶었는데 그건 무리군요.


편도선이 붓는 기미가 보입니다. 어머나.-_-a


지금 먹을 것의 관심사는 옥션에서 파는-그리고 지난주 원어위크이기도 했던 뻥튀기입니다. 아무래도 오늘 집에 가는길에 하나 사들고 가야겠네요.'ㅂ'; 다른 관심사는 요 몇 주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견과류 사랑. 하지만 견과류는 환율이 지나치게 올라서 가격이 오른 덕분에 옥션에서도 가격이 상당합니다. 역시 고민하고 있고요. 게다가 견과류는 한 번 봉지를 뜯으면 다 없어질 때까지 손이 멈추지 않는다는 단점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슬슬 업무로 돌아가야겠네요. 오늘의 목표 달성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빵집에서 빵을 구입할 때 제일 망설이는 것이 못난이라고 종종 불리는 빵입니다. 흔히 재활용빵이라고들 생각하지요. 기본은 브레드푸딩(빵푸딩)이라 생각하는데, 푸딩은 아니고 약간 걸죽한 빵 반죽에 딱딱해진 빵을 작게 잘라 넣고 달게 조린 콩(콩배기)이나 팥, 파인애플 등의 과일 등을 썰어 넣어 뭉쳐 구운 겁니다.


어느 날의 티타임. 사진에서 맨 왼쪽 위로 보이는 것이 그 못난이빵입니다. 저는 저 빵을 상당히 좋아하거든요.-ㅂ-;
크루통처럼 약간 단단하게, 혹은 질기게 씹히는 것도 좋고 콩도 좋고 과일도 좋고 파운드 케이크 같은 부드러운 질감도 좋습니다.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한 것도 좋고요. 그러니 빵집에 가면 저 빵의 유혹을 받고는 구입할지 말지 진지하게 고민하곤 하는데 말입니다, 저게 재활용빵이라 불리는 걸 생각하면 구입하기가 또 망설여집니다. 그러니 한참을 고민고민 하다가 두 번에 한 번 꼴로 구입하는 거죠.


앞에 보이는 생도너츠도 가끔 구입하지만 역시 기름기가 장난 아닌걸요.T-T



한동안 쿠키류는 안녕. 슬슬 새로운 점심 식사를 떠올려보아야 하는데 찾기가 어렵습니다. 정 안되면 핫플레이트를 사서 팬케이크를 구워 먹는거죠.(..)

먹는 주제가 많으니 분류는 음식으로 합니다.


화이트 데이 때 또 한 번 나올 거라 하더니 고디바가 백화점 매장에 떴습니다. 오늘 아침 롯데백화점 화이트 데이 상품 전단지에 실렸더군요. 하트 상자에 담긴 모양인데 10개 27000원. 아아. 이 때는 그 짤방을 넣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공포에 질린 여자가 벽에 기대면서 "히익~"하고 비명을 지르는 그 사진 말입니다. 27000원이면 레오니다스에서 무게로 달아사는 초콜릿은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환율이 지갑의 적이로군요. 훗.

환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제 잔여 포인트 6만점 남은 것으로 책을 살까하고 여기저기 뒤적거리다가 충격과 공포를 맛 보았습니다. 예전에 구입했던 다얀 콜렉션들이 제가 구입한 것의 배 가격인겁니다. 딱히 사고 싶은 책이 없어서 원서를 뒤지고 있었던 것인데 이케다 아키코의 책들이 여럿 있어서 기뻐했다가 순식간에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예전에 샀던 가격을 기억하고 있으니 도저히 이 가격에는 못 사겠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책도 아니고 환율이 언젠가 떨어지면 구입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니...(훌쩍)

오늘 아침에 온 상품 안내 메일 중에 티하우스의 홍차 할인 판매 건이 있었습니다. 아크바의 250g 홍차캔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7월까지) 할인 판매한다는군요. 통당 1만원. 밀크티로 만들어 마시면 딱일텐데 집에 쌓인 홍차가 그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요즘에는 홍차보다 커피를 마시고 있거든요. 다만 이번 주는 커피 카페인이 몸에 남아서 사람을 휘두르는 느낌이라 슬슬 손을 떼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뜯어놓은 커피가 있으니 그것까진 다 마셔야하나 싶군요. 일단 나가서 마시는 음료는 다 커피를 빼야하고, 그러면 비용은 증가하고. 그걸 피하려면 스팀우유를 2500원 주고 마셔야하고.-ㅁ-; 하하하하하하하. 아, 물론 밀크티나 핫초콜릿 계통은 아직 괜찮지만 카페라떼보다 가격이 비쌉니다.



결혼 이야기는 또 왜 나오냐면...........; 어제 퇴근해서 어머니랑 이야기를 하다가 어머니가 결혼정보회사에 상담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넋이 나갔기 때문입니다. 넋은 나갔지만 혼백은 살아 있으니.. 가 아니라, 그래도 정신은 있었고요, 그래서 굉장히 어이 없었답니다.
결혼정보회사는 상대방의 외적정보를 가져다 놓고 맞춰보는 것인데 저는 상대방의 외적 정보보다 내적 정보를 문제 삼기 때문에 그렇지요. 외적 정보가 중요하지 않다가 아니라, 외적 정보를 맞춰 만나보면 내적 정보의 문제 때문에 고개를 젓게 되거든요. 이를테면 학벌, 출신 지역, 직업, 간단한 가족 사항은 외적 정보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산다, 따로 공부하는 것이 있다, 이직 계획이 있다, 취미가 없다, 친구들이 많다, 성격이 지나치게 사교적이다, 성격이 지나치게 우유부단하다 등의 정보는 내적 정보입니다.
뭐, 제가 결혼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인간관계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서인데 어떻게 해도 이건 결혼을 하면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란 말입니다. 제가 결혼회피하는 이유도 감안하지 않고-이야기 해도 이해 못하시고 무시하시더군요.'ㅅ'-결혼 정보회사에 넣어봤자 돈낭비란 말이니다. ... 그만큼 부모님이 절박하다는 상황이겠지만 전 싫다고요. 저도 결혼 문제에 있어선 절박합니다.;

끄응. 적다보니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 들어가서 심도있는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_-a


결혼정보회사에서는 20대와 30대의 등급이 상당히 차이 난다 하던데 서른과 서른 하나가 또 다르다고 하네요.'ㅅ' 어차피 제겐 상관 없는 일이지만요.

일본여행 다녀오면서 가방이 가장 무거웠던 때는 17kg까지 나갔다고 기억합니다. 집에 있는 캐리어는 달랑 두 개고 하나는 크기가 조금 작은 기내용 하드케이스 캐리어, 하나는 기내용 캐리어는 맞지만 조금 더 큰 천가방 캐리어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작은 쪽을 들고 갔습니다. 그리고 역시 호텔에서 테트리스*하고 이틀째에도 카페(시애틀 베스트;)에서 테트리스 하느라 고생했습니다.


아주 당당하게 앉아 있는 望.
쇼핑품목이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이쪽은 '제 몫'이고 G가 구입해온 것은 여기 없습니다.


부탁받았던 책들과 제가 사온 책입니다. 아래 두 권이 제가 사온 책입니다. 맨 아래가 TONO, 그 위가 성스런 형님 2권.


앞의 길죽한 것은 스타벅스 벤티 텀블러입니다. 벤티 텀블러는 디자인을 지금까지 딱 하나만 봤습니다. G가 가지고 있는 검은색의 기본 라인으로만 나오더군요. 그리고 일본내 스타벅스에서도 파는 곳을 많이 못봤습니다. 티이타님 댓글에도 대답했지만 그 많은 스타벅스들을 훑어보는-혹시 다른 텀블러나 다른 머그가 있나 싶어서;-동안 딱 두 곳에서만 봤습니다. 한 군데는 벤티 텀블러를 구입한 신주쿠 쪽 스타벅스, 다른 한 곳은 오차노미즈에서 진보초로 걸어가는 도중에 만난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 뒤로 보이는 것 중 빨강 포장은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릴겁니다.'ㅂ'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국기 그려진 스티커가 붙은 것은 커피입니다. 앞의 두 종은 모카, 뒤쪽은 토라자입니다. 앞 왼쪽이 모카 하라, 그러니 그 옆은 모카 마타리겠네요. 토라자는 인도네시아 커피입니다. 모카 두 종은 공방에 들고간 선물이었고 토라자는 이전에 마셔본 카페 뮤제오의 토라자와 비교해보고 싶어서 구입했습니다. 각각 100g이고 진공 포장을 해주더군요. 모카는 갈아서, 토라자는 원두 그대로 샀습니다. 구입처는 Lumine..인가, 신주쿠 역 지하 미로 중 와타시노헤야가 있는 지하 2층 쇼핑몰의 기린(KIRIN)커피입니다. 와타시노헤야 옆 에스컬레이터 뒤쪽에 있었습니다. 커피 향이 나니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종류가 꽤 다양하더군요. 홍차도 몇 종 팝니다.

태공망 왼쪽으로 보이는 박스는 스타벅스에서 구입한 커피 서버입니다. 2천엔. 환율이 낮았을 때라면 덥석 집었겠지만 이번엔 .. (이하 생략)
그 위엔 아마드 바닐라티 티백이고요, 태공망이 앉아 있는 것은 트와이닝 레이디 그레이입니다. 아마드 바닐라는 부탁받은 것이고 레이디 그레이는 내일 생협 모임 때 들고 나갈겁니다. 그리고 태공망 뒤로 보이는 얼그레이 230g 네 캔의 압박. 다 제가 마실겁니다.(먼산) 그 옆의 레이디 그레이와 웨지우드 퓨어 다즐링은 부탁받은 겁니다. 일본 내 홍차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역시 리만브라더스의 삽질이 한국 수입제품의 가격을 확 띄워 놓았군요. 원화 가치 하락이라니 저 둘을 어찌한답니까.


필름은 필카를 들고 갔기 때문에 나온 것이고, 이쪽은 다 간식입니다. 오른쪽의 두 박스 중 하나는 아마 내일 사진 찍을테니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후쿠사야의 화과자고요. 왼쪽의 박스는 위부터 부탁받은 반달(한게츠) 두 통, 그 아래는 도쿄 여행 선물로 나간 모미지(단풍잎 모양의 닌교야키. 지방 특산품인듯), 맥주 안주로 딱이었던 짭짤한 센베입니다.



그리고 고디바 리큐르. 맨 위의 사진에서 책 오른편으로 하얀 완충제에 둘둘 말려 있었습니다. 도큐핸즈에서 525엔에 구입한 미니어처입니다. 하지만 내용물은 고디바의 초콜릿 리큐르 맞습니다. 지난번 여행 때부터 보고는 궁금했던 것이라 사왔습니다. 엊그제 K와 B네 집들이 가서 초콜릿 아이스크림 만들 때 처음 따서 써봤는데요 생각보다 술 맛은 안나던걸요. 우유랑 섞어 먹어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을겁니다. 뚜껑을 열면 술향이 확 나긴 합니다.


맨 위는 우키요에 엽서입니다. 이건 따로 글 올릴겁니다.
그리고 그 아래 두 권은 깜박하고 사진을 못 찍고 공방에 갖다 놓은 두 권입니다. 이번 여행의 결정체, 정수입니다. 이 둘도 사진을 찍고 난 뒤로 이야기를 미루지요.



마지막 ... 이쪽도 사진을 별도로 찍어야 하는 고로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와치필드 제품이라는 정도만 살짝 밝힙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올릴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먹는 이야기만 남아 있으니 공복에 보시면 심각하게 정신적 타격을 입으실 수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핫핫핫~



*테트리스: 물건이나 책등을 끼워넣기 위해 다른 물건을 이동시켜 틈을 만드는 작업.

어느 날, 엄친딸을 두신 어머니 친구분이 선물로 주셨다는 월병이 저희집 식탁 위까지 올라왔습다. 식탁 위에 못 보던 과자가 있는데 자세히 보니 월병이더군요. G는 견과류도 싫어하고 앙금도 싫어하고 말린 과일도 싫어하니 월병에 손을 댈리가 없지요.-ㅂ-; 그래서 제가 낼름했습니다.

월병이니 기왕이면 중국차가 좋겠다 싶었지만 집에 중국차는 없습니다. 대신 랍상소총이 있지요. 강렬한 훈연향 때문에 아주 가끔만 마시는 차입니다. 나눠서 작은 병에 담아 둔 것이 있었는데 지금쯤이면 향도 꽤 날아갔을테니 괜찮겠다 싶어서 꺼내 보았습니다.


준비 완료. 유리병에 랍상 소총이 담겨 있고 옆에는 월병이, 그리고 차도 다 준비했습니다.



차를 조로록 따르고,


월병을 뜯습니다. 백과라고 새겨져 있군요. 백가지 과일-아마 많은 과일을 뜻하나 봅니다. 보통 월병은 중국에서 추석 전후에 먹는 것이니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는 것일테고, 그래서 저런 글자가 들어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린 과일이 들어가 있겠지 싶었는데 百果가 아니라 白果입니다. 속에는 견과류가 섞인 하얀 앙금이 꽉 차있습니다. 진한 향의 홍차와 잘 어울리는군요.


그리하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몸이 부어 있는 것-이라 쓰고 요요라고 읽는다-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왠지 운동을 팍팍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어제는 걸었습니다. 이대부터 남대문을 거쳐, 대학로까지 걸었지요. 중간에 다른 곳으로 많이 샜지만 6시쯤 끝냈고 시작한 것이 4시쯤이었으니 두 시간 가량 걸은 셈입니다. 생각보다는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라면 한 쪽 어깨에 책 여덟 권을 메고 있었다는 것. 책을 짊어지고 다녀서 집에 들어와서 보니 왼쪽 어깨가 조금 쓸려 있었습니다.

그냥 걷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모저모 구경도 쏠쏠했습니다. 조퇴를 달고 일찍 나가 돌아다닌 거라 시간적 여유도 있었습니다. 원래 목적은 도서관에서 예약한 책을 찾아오는 것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책도, 저 책도 집어 들어서 총 여덟 권이나 빌린 겁니다. 그것도 딱 한 권을 제외하고는 모든 장르가 추리소설입니다. 1권은 없었지만 신간이니까 2권도 보였을 때 집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 잽싸게 들고 온 <가모우 저택 사건 2>,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 4권-<시계관 살인사건>, <암흑관 살인사건 1-3>, 예약한 책인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외딴섬 퍼즐>, <에도가와 란포 단편선집 1>, 거기에 서가에 있길래 잽싸게 집어온 <부엉이와 밤의 왕>. 그래도 추리소설들이라 책이 생각보다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부피는 크지만 과학이나 사회서적을 생각하면 훨씬 가볍습니다.

남대문에 가려고 한 것은 레이디 핑거를 오프 매장에서 구할 수 있는가 확인하러 간 셈인데요, 결국 찾지는 못하고 나무 스푼 하나(1천원)만 샀습니다. 그리고 위타드 홍차를 꽤 괜찮은 가격에 구할 수 있고 컵이나 기타 다구도 굉장히 취향인 집도 하나 찾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뒤쪽에 다시 언급합니다.;

남대문에서 한국은행쪽으로 빠져서 롯데 앞으로 걸어가는 것이 가장 짧은 코스이지만 을지로와 종로에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지하도로 가야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빙글 돌아 시청 바로 옆쪽, 광화문 우체국 근처로 나오는 길로 갔습니다.
시청 광장에는 잔디보호용으로 뭔가 설치했는데, 보고 있자니 <풀 위의 생명들>에서 잔디 비용으로 언급한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꾸준히 잔디도 잘라줘야 하고 농약도 치고, 물도 엄청나게 많이 먹지요. 차라리 "서울 시내에서의 생태계 구성"이라는 주제하에, 아무 풀이건 잡초건 다 자랄 수 있게 두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기는 안 좋을지 몰라도 생태 공원 조성이라는 말을 걸면 좋지 않습니까. 하하하; 일단 물값도 농약값도 관리비도 덜 들건데요. 다른 비용이 더 들지 어떨지는 저도 모릅니다만;;

걷다가 알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했나봅니다. 어제도 혼자 있는 시간 동안 괜히 훌쩍거리고 있었는데 걷는 동안은 그런 생각을 안해도 되고 그저 움직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돌아다니면서 혼자 생각하고 이모저모 다른 생각 떠올릴 수 있으니 정리하는 데는 조금 도움이 되었나봅니다. 더웠지만 바람은 시원한 편이라 걷기에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서울역에서 서대문 근처 어딘가의 빌딩 숲에 호젓한 분위기의 커피 체인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업무중이라 호젓한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하는데 빌딩 숲 사이에 있어 그늘도 졌고 조용하기도 합니다. 언제 근처 탐방을 나가볼까 합니다. 주말에는 사람이 더 없지 않을까요?


자아. 위타드 이야기.-ㅅ-;
집에 있는 홍차도 처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들어온 차가 하나 있었으니, 위타드의 블루베리 요거트입니다. 홍차가 아니라 과일차입니다. 어제 남대문 대도종합상가를 갔다가 발견했지요. 그 가게가 굉장히 취향의 컵도 많아서 언제 한 번 더 다녀오려고 생각중인데요, 블루베리 요거트도 있길래 가격을 물었더니 한 봉에 15000원이랍니다. 현재 나와 있는 것은 유통기한이 지나서 한 봉에 1만원으로 판다고 하시는군요. 오오. 싸다.;ㅂ; 삼베리 한 봉지를 일본에서 1400엔 가량에 구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트와이닝 얼그레이도 취급한다 하는데 이쪽은 양이 꽤 많으니 더 사면 안됩니다. 지금 손댈 것은 블루베리 요거트랑 컵 종류. 지금의 자금 상황으로는 무리이긴 하지만서도..;

어쨌건 자금 사정 생각하고 머리를 쥐어 짜야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듀시스님께 선물로 받은 아마드의 바닐라티 티백입니다. 금색의 화려한 색조에 밀봉 포장, 게다가 바닐라 빈이 잔뜩 열린 그림은 사람을 충동질합니다. 그러니까 저 만큼의 바닐라 빈이면 얼마어치냐, 라는 겁니다. 보통 통통한 바닐라빈은 하나에 500엔 가량이고 라쿠텐에서 검색한 바로는 3개에 500엔 짜리도 있습니다. 그럼 저건 얼마 어치일까요?

엉뚱한 소리는 적당히 하고 본론으로 돌아갑니다.
바닐라티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보다는 밀크티로 마시는 것이 제격입니다. 그래서 집에서 무지방 우유를 싸와서 전자렌지에 돌렸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합니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우유가 홀랑 끓어 넘쳐서 바닥에 깔릴 정도- 100ml도 안되는 분량만 남았습니다. 흑.

옆에 있는 미니 포트는 마탐정로키라그나로크의 티포원 세트입니다. 언제 한 번 올렸을건데, 쓰기는 굉장히 불편합니다. 뚜껑에 구멍이 없어서 차를 따를 때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귀여운데다 크기가 작아 가벼우니 그냥 저냥 쓸만은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티백을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 붓고 5분 남짓 기다렸다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유에 따라봅니다. 색이 굉장히 진하죠. 물도 적게 넣었고 시간도 길게 잡아서 그렇습니다.

왕! >ㅁ<
아마드는 굉장히 오랜만에 마셔보는데 이거 정말 좋습니다! 진한 향에 달큰하기까지 하니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물론 맛과 향의 괴리가 있긴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여기에 바닐라 설탕을 넣거나 하면 향이 더 진해지겠지요? 다음에 구할 기회가 있다면 왕창 구해보고 싶습니다. 훗훗.

듀시스님 덕분에 사고 싶은 차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하하^^; 이 기세를 몰아 아마드 캬라멜티도 구해볼까요.
이번 여행의 목표는 오직 하나, 홍차였습니다. 그리고 그 성공담은 이 사진 한 장으로 대변됩니다.

기내 반입용 트렁크에 한가득 들어찬 홍차들. 빨간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은 어머니가 부탁하신 에스티 로더 파우더입니다. 물론 이것은 반쪽이고, 저 뚜껑쪽에도 뭔가가 가득합니다.
그럼 트렁크에 가득 채워 온 물건들을 풀어 봅시다.



홍차 빼고도 이만큼.

앞으로 1년 동안은 일본에 갈 계획이 전혀 없으니 가능하면 이걸로 버텼으면 하는데 말입니다. 아, 고디바는 인천공항 매장이 문을 닫아서 못 구했습니다. 하네다 쪽은 매장이 작았고 지유가오카의 고디바에는 커피만 있었고요.(훌쩍) 고디바 얼그레이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를 기대하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