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목이 잠겨 있으니 괜히 마음도 가라앉습니다. 이럴 때는 발랄발랄한 것을 봐야 제맛이니 자기 전 베갯머리독서 전에 에미야 씨네 집밥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보고 나면 분명 내일 저녁에 레토르트 튀김우동 사들고 갈 것 같지만, 그건 내일의 제게 맡기겠습니다!



아, 사진은 치세와 엘리야스 티타월. 오늘 아침에도 느꼈지만 티타월이나 식탁매트는 색이 진한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얼룩지기 쉽고, 매번 삶아야 하니까요. ... 게으른 이의 말로.




레진 사태는 점입가경입니다. 물론 가는 佳가 아니라 假입니다. 사건 하나가 올라오면 화르륵 불타올라서 폭발했다가 사그라들기를 반복하는데. 하하하하. 어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게 최종 정점은 아닐 것 같고요. 뛰는 레진 위에 나는 레진이 있더군요. 만화 연재하던 작가 둘의 작품을 일방적으로 연재 중단, 플랫폼에서 내리겠다고 통보하고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장 넣었답니다.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려면 SBS를 해야할 것인데, SBS는 대기업이고 언론사니 쥐고 흔들 수 있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태도인가봅니다. 허허허허.

계속 웃음만 나옵니다.


그러나 레진의 의도대로라고 할지, 슬슬 피로가 오기 시작하고. 정확히는 타임라인 따라가기도 버거운 거죠. 잠시 모바일게임과 트위터를 멀리하고 쉬러 가야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꺼내 놓는 책이 행복이 가득한 집 이번 호, 시그리드 2권, 세컨드 런 2권.



농사펀드에 이것저것 질러보고 싶은 것이 많아서-젤라또라든지, 킹스베리라든지!-고민됩니다. 고민 말고 그냥 지를까 싶다가도 그러면 내일의 나에게 미루는 것이 되어 버리니 고민 안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미 어제의 제가 보낸 카드명세서를 부여잡고 우는 중입니다.;ㅁ;



잡담은 이제 그만. 조용히 읽으러 가겠습니다. 일단 이번 주말에 탈탈 털어 2월 상순의 프리젠테이션 발표 자료를 정리하고 나면 괜찮을 거예요, 아마도.



지난 주말. G네 집에 가서 레몬케이크를 만들었다가 요괴라면을 받아왔습니다. 빨강물약, 하얀물약, 파랑물약-이 아니라 빨강봉지, 하얀봉지, 파랑봉지가 있었고 이 중 파랑봉지인 봉골레는 과감히 패스. 크림크림맛이라는 하양봉지와 국물떡볶이맛이라는 빨강봉지만 챙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하양봉지를 뜯었습니다. 저녁에 만두를 먹었더니 아침 입맛이 없어서 크림을 선택했다면 이상한가요. 하지만 감기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맵지 않은 쪽이 더 끌렸습니다.





봉투를 여니 크림크림맛 요괴스프가 두 봉 있습니다. 아... 저 요괴 참 귀여워라.






만드는 과정사진은 없고 완성사진만 올립니다.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고, 500ml의 물을 끓여서 거기에 스프와 면을 한 번에 넣고 끓이면 됩니다. 크림크림 스프는 언뜻 보기에 파마산치즈가루 같습니다. 크래프트사의 녹색병 말입니다. 향도 살짝 그런 향이 나고요. 그리고 끓여 놓고 보니 거뭇한 것은 후추, 빨간 것은 고추라, 맛은 그리 느끼하지 않습니다. 매콤한 맛이 돌아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오오.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느끼하지 않은 해물육수계 크림스프에 매운맛을 더한 것 같은 맛입니다. 느끼한 걸로 해장하는 걸 좋아하신다면 추천합니다.


다 먹고 나니 국물이 넉넉히 남았는데 밥 말고 싶었으나 냉장고엔 밥이 없었고.;ㅠ; 다음에는 밥까지 준비해놓고 도전해볼까 합니다. 크흑...;ㅠ;

한 줄 감상: 아일랜드에 대해 가진 꿈과 환상을 모아 자아낸 것 같은 소설. 그러나 올이 몇 줄 튕겼다.



장르문학 외의 소설은 드물게 봅니다. 가끔 찾아보는 건 소재가 제 취향인 경우인데, 이 책이 그랬습니다. 새책으로 알라딘 메인에 떠 있던데다 알라딘 사은품 대상이라, 이걸 끼워서 책을 살까 고민하며 내용을 훑어보니 은근히 취향인데다 도서관에 들어와 있더군요. 그리하여 일단 도서관에서 보고 구입 여부를 결정하자면서 빌려왔습니다.


지난 주말, 미친듯이 책을 읽어제끼면서 이 책을 꺼내 읽었습니다. 주말 동안 읽은 책이 『타르틴북 No.3』, 『타샤의 식탁』, 『퍼펙트 이디어츠 외전』 (전자책), 『그 겨울의 일주일』, 『별의 계승자』, 『레무리안』(전자책), 『최초의 온기』(전자책)의 7권입니다. 물론 전자책 3종은 권보다는 종에 가깝지만, 그리고 『레무리안』은 매우 길고 『퍼펙트 이디어츠 외전』은 아주 짧으며 『최초의 온기』도 아주 긴편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셋을 합하면 그럭저럭 책 세 권은 될 겁니다. 아니, 그럭저럭은 넘겠네요.



감상 쓰기를 가장 먼저 읽은 책이 아니라 이 책을 고른 것은 감상 쓰기 편한 순서로 집어 들어 그렇습니다.

원제인 a week in winter는 겨울의 어느 날, 호텔에 모인 사람들이 보낸 일주일을 의미합니다. 책 소개글에도 그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그보다 훨씬 더 앞을 다룹니다.

장의 제목은 각 장의 중심인물 이름이고, 첫 번째 장의 제목인 치키는 호텔의 주인이 된 인물입니다. 즉, 이야기의 시작은 어떻게 호텔이 생겼는가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 설명이 치키의 삶을 다루면서 흔하지만 또 흔하지 않은 치키의 이야기는 옛날이라 가능한 겁니다. 지금은 불가능한 트릭입니다. 왜 그런지는 보면 아실테고요. 치키는 고향을 떠난 뒤에도 가끔 돌아왔고, 그래서 가깝게 지냈던 시디 자매의 저택을 호텔로 개조하겠다는 크나큰 계획을 세웁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일단락 되고 그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리거와 올라, 위니, 존, 헨리와 니콜라, 안데르스, 월 부부, 넬 하우, 프리다는 치키의 이야기를 뒤이어 엮는 사람들입니다. 리거는 얼결에 호텔에 들어와 일하고, 올라는 원래 참여할 생각이 없었으나 도시에서 학을 떼고 고향으로 돌아와 치키의 일을 돕게 됩니다. 그리고 위니부터 프리다까지는 이 호텔의 개업 손님들입니다. 아일랜드의 호텔은 다 이런가 싶을 정도의 멋진 서비스입니다. 실제 존재한다면 머물러보고 싶을 정도로요. 가격이 얼마가 되었든, 이런 호텔이라면 가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호텔은 호텔이라, 막무가내 손님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손님들이 앞서 설명한 '튕긴 올'입니다. 잔잔하고 담담하며, 어떻게 보면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일이 술술 풀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에 손님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되길 바랬나봅니다. 어딘가 문제를 하나씩 가진 손님들이지만 호텔에 와서 지내는 동안 일이 잘 풀려서 뿌듯한 마음으로 읽는 사람 역시 일이 풀리는 것 같다는 마음을 얻길 바랬지만 딱 두 팀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읽는 동안 예의바른척 하지만 속물인 여행객을 마주하는 것 같은 느낌과, 반창고로 대강 덮어 두었던 깊은 상처에 과산화수소 한 통을 들이 붓는 것 같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읽다보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리고 불륜이나 미혼모, 미성년자 임신도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자는 그렇다 쳐도 미혼모나 미성년자 임신은 아일랜드의 실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톨릭 국가다보니 피임은 장려하지 않을 거거든요. 그러니 임신중절은 아예 생각도 못하고, 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2012년 기사가 오늘 타임라인에 흘러들어왔던데, 유산으로 추정되는 하혈이 있어 수술을 요구했음에도 병원에서 수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산모가 사망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태아 살해는 성인 살해보다 더 독한 벌인가보군요.(먼산)



그러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그 뒤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치키의 모습이나 리거의 모습, 그리고 올라의 이야기와 의사들의 이야기는 읽다보면 따뜻한 난롯가에서 소근거리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사다 지로의 『프리즌 호텔』과도 닮아 있습니다.


달달한 이야기 때문에 구입할까 하다가도 몇몇 걸리는 부분 때문에 고민은 됩니다. 그러나 추천하는데는 거리낌 없습니다. 읽으세요.



메이브 빈치. 『그 겨울의 일주일』,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 2018, 14000원.


슈니첼 중에서 가장 이름이 어려운 것은 파프리카를 넣은 토마토소스의 슈니첼입니다. 그러니까 이것.





오랜만에 약속 장소가 서울역 베이커스테이블이 되었는데, 매번 와서 느끼는 거지만 여기는 딱 음식을 먹으러 오는 곳입니다. 뭔가 진득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먹고, 술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즐기는 곳 말입니다. 테이블도 식기를 간신히 올려 놓을 정도로 좁습니다. 음식을 조금씩 주문해 금방 금방 비워내고 접시를 바꿔야 하는, 그런 음식점이지요. 한 곳에 앉아 느긋하게 먹으며 떠드는 것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조명 때문에 더더욱 붉어보이는 소스. 살짝 매콤한 맛이 돕니다. 파프리카나 피망류, 그리고 양파가 들어있습니다. 예전에 처음 먹었을 때는 간간하더니 이번에는 그정도까지 짠맛은 아닙니다. 그 사이 제가 짠맛에 익숙해져서 그럴지도 모르고요. 감자튀김도 맛있으니 케찹이나 머스터드 말고, 이 소스에 찍어 먹으면 좋습니다. 아침도 안 먹고 느지막히 먹는 점심이라 흥에 겨워 먹다보니 순식간에 한 접시를 다 비웁니다. 다 먹고 나니 예거슈니첼이 먹고 싶어지는게, 다음에는 예거슈니첼 먹으러 와야겠습니다. 윽, 그러면 감자튀김은 못 먹는데.=ㅠ=




모임 2차였던 스타벅스에서는 여행 선물 교환식을 가장한 생협 모임이 있었습니다. 아니, 가장한 것이 아니라 원래 2차 목적이 그거였긴 하지만. 아직 사진을 덜 찍은(옮긴) 것이 있어서 그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른 글로 올리겠습니다. 사진 덜 찍은 것은 아마도 이번 주 쯤 찍어 올리지 않을까요...?

부제는 '칼 푀르스터의 정원을 가꾼 마리안네의 정원일기'입니다. 마리안네 푀르스터는 칼 푀르스터의 딸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원사로 경력을 쌓고 만년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집이자 아버지의 정원으로 돌아와 사망할 때까지 정원을 돌보았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칼 푀르스터는 포츠님에 정원을 두었고, 통일 이후에는 그 정원을 복원하고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대강대강 설명하는 건 책의 중심은 정원을 둘러싼 역사가 아니라 그 속의 식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안네는 봄부터 겨울까지의 시기를 차례로 다루며, 초봄과 초여름, 한여름을 넣어 일곱 계절의 정원 식생을 이야기합니다. 정원에는 나무도 많지만 숙근초=여러해살이풀이 주력이며, 상당수는 아버지인 칼 푀르스터가 개량한 종들입니다. 칼 푀르스터가 육종한 풀의 이름은 사람의 이름이 아닌 다른 단어에서 주로 따왔다고 합니다. 사람의 이름을 붙인 것은 몇 안되고,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건 지양했다더군요. 그렇게 정원에 남은 풀도 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 새로 나온 종이나, 그 옛날의 정원에 있던 풀들을 옮겨 심었던 것 등도 있어 그 자세한 이야기를 철철이 풀어 놓습니다. 봄에 피는 꽃, 초봄을 알리는 꽃부터 시작해 겨울의 정원모습까지 1년의 일곱 계절을 모두 돌면 정원 가꾸기가 절대 만만하지 않다는 걸 깨닫습니다...OTL

그렇습니다.

숙근초를 심으면 제초제를 쓸 수 없으니 정원 풍광을 망치는 풀들은 계속 뽑고 뽑고 또 뽑아 치워야 합니다. 작은 땅뙈기 하나 잡초 못 뽑아서 끙끙대는 저와는 굉장히 다릅니다. 해마다 올해는 꾸준하게 잡초를 뽑겠다 생각하지만 그것도 쉽진 않네요.


책 판형 때문에 더 크게 보면 더 아름다울 정원 사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것만으로도 여러해살이풀이 가득한 정원의 풍광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에 없는 풀이 많아 번역할 때 일대일대응이 안되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요. 뭐라해도 직접 가서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리안네 푀르스터. 『내 아버지의 정원에서 보낸 일곱 계절』, 고정희 옮김. 나무도시, 2013, 15000원.




맥주로 시작하는 잡담.

4개 9900원 하는 수입맥주를 보고는 혹해서 이것저것 집어 들었지만 제 입맛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결론만 얻고 말았습니다. 흑맥주를 좋아한다고 여러 번 말한 적이 있는데, 가벼운 맛보다는 진한 맛을 선호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싼 맛에 구색 맞춘다며 집어든 세 맥주는 취향이 아니었고. 다음부터는 그냥 코젤만 열심히 마시겠습니다. 이게 제일 좋아요.


사진은 안 찍었지만 지난 주말에는 평창도 마셔봤습니다. 충북에 있는 맥주 브루어리에서 제조했다는데, 살짝 끝맛에서 알싸한 허브향 같은 것이 감도는 것이 괜찮더군요. G는 탄산이 강하다며 투덜댔지만 굵은 탄산이 아니라 아주 가는 탄산입니다. 라거보다는 IPA계통..? 하지만 백화점에서 사온 거였던 터라, 자주 마실 것 같진 않습니다. 입수 난이도가 다른 맥주에 비해 높습니다. 일단 집 앞 마트에서는 본 적이 없으니까요.



잘 짜인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대체적으로 주인공이 고행길을 가는 이야기는 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후반부만 보고 내려놓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고생을 알면서도 앞 이야기를 손대는 것과 아닌 것이 있지만 양쪽의 차이를 저도 모르겠습니다. OTL 아마도 작가에 대한 믿음이 양쪽을 가르지 않나 싶군요. 아니면 그 책을 잡을 때의 정신 상태라거나?

『레무리안』은 1권부터 시작해 다 읽었고,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는 2권만 들고 나와서 후반부를 열심히 다 읽었습니다. 『우리의 평온한 인생을 위하여』는 끝부분만 읽었다가 읽을 책이 부족했던 그 며칠 뒤에 앞부터 다 확인했습니다. 정주행의 가장 큰 이유는 『As a soldier, like a monster』의 연재분까지를 다 읽다보니 이게 겹치는 세계관인 것 같아 궁금한 김에 달렸습니다. 연재작이 굉장히 제 취향이었거든요.


아침 8시부터 쓰기 시작한 글이 12시가 다 되도록 완성 안되었군요. 이 글의 목적은 맥주가 아니라 지난 주말에 다 읽어서 이제 리뷰 써야 하는 목록을 뽑으려는 것이었으므로 적어봅니다.

『타르틴 북 No.3』, 『타샤의 식탁』, 『퍼펙트 이디어츠 외전』, 『별의 계승자』, 『그 겨울의 일주일』, 『레무리안』, 『최초의 온기』. 이 책 중 몇이나 오늘 저녁에 리뷰를 쓸 수 있을까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일단 종이책은 리뷰 가능성이 더 높고.=ㅁ=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슬펐습니다. 미니멀라이프책은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잘 골라서, 취향에 맞게 아름다운 삶을 살자는 것이 주 내용인 책을 보면서, 이런 생활을 하려면 무조건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돈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 말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취향이 있어야 좋아하는 것을 고를 안목이 생긴다고요. 하지만 그 안목도 당연히 돈이 필요합니다.


트위터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것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보고 겪어야 합니다. 살림이나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해서 써보고, 이 물건은 나와 잘 맞는다, 이 물건은 자와 맞지 않는다를 스스로 알고 판단합니다. 어떤 물건은 때에 따라 몇 년 더 지나서 맞을 수도 있고, 어떤 물건은 쓰다가 안 맞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걸 확인하려면 물건을 다양하게 사서 쓸 수 있는 재정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재정적 여유가 있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시험할 시간이 없어 타성적으로 물건을 구입할 것이며, 시간적 여유가 있다한들 물건을 구입할 자금이 없으면 다양하게 써볼 수 없겠지요. 결국 안목도 그걸 향유할 수 있는 자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안목이 있어도, 지금의 내가 돈이 없으면 좋아하는 것은 천천히 구해갈 수밖에 없습니다. 자금적 여유가 있다면 좋아하는 것도 다양하게 갖출 수 있고,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겠지요.


저자는 아주 작은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에서 남편과 같이 삽니다. 집이 고베라 주말 등에는 오카야마까지 널리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고 즐깁니다. 고베 다보니 디저트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기도 하고, 그런 생활을 즐기기도 합니다. 점심시간이 두 시간이나 된다는 것을 보면 직장도 꽤 괜찮고 집에서도 가까운 모양입니다. 도시락을 쌀 심적 여유도 있고, 집에 와서 간단하게 밥을 챙겨먹을 여유도 있습니다. 직장이 있고, 가족이 있고, 집이 있고, 재정적 여유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 보이는 것들이 일상이 아니라 특별한 날의 일일 수도 있지만 계절을 느끼고 삶을 챙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여유 있는 부유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생각을 한 뒤에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자체는 무척 좋습니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물건들을 소개하고 그렇게 보내는 자신의 비법도 함께 씁니다. 정갈하게 놓인 가구들이나 식기 등을 보면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 이것이 쇼케이스에 놓인 남의 삶 엿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픕니다. 예전에는 이런 삶도 즐길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런 삶을 누리는 것 자체가 ‘나는 가난하게 사는데 당신은!’이라는 질시의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십이국기에서 봉왕이 말했듯, ‘나만 배부르게 먹으면 배부르지 않아요.’. 여유롭지는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도 함께 그런 여유를 누릴 수 있어야 마음 놓고 이런 삶을 즐길 수 있는 겁니다.


책을 읽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슬펐습니다.



오쿠나카 나오미.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아가기』, 박선형, 진선북스. 2017, 10800원.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책에서 소개한 브랜드도 궁금한 생각이 들어 책 사둘까 싶긴 하더군요. 

부제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편지에서 찾아보는 오래 전 베이킹’입니다. 제목들 대로 이 책은 제인 오스틴의 여러 작품을 소개하며 그 책에 실리고 편지에 언급된 빵과 디저트를 다룹니다. 음식 전반이 아니라 티타임의 과자들이 많네요. 그래서 제목에도 ‘차 한 잔’이 언급된 걸 겁니다.


하드커버에 책이 얇기도 해서 읽는데는 시간이 많이 안 걸립니다. 소개된 레시피들은 현대식으로 재현한 레시피와, 18세기의 레시피 둘 다입니다. 맨 뒤의 참고서적에도 나오지만 18세기의 요리책들을 참고하고 그 레시피가 현대에는 어떻게 나오는지 혹은 옛 레시피를 재해석한 것을 실었으니, 따라할 때는 현대식 레시피를 주로 보게될 겁니다. 무엇보다 옛날 것은 재료도 그렇고 만드는 법도 아주 간략해서 따라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니, 현대 레시피도 친절한 레시피는 아닙니다. 보통 일본 베이킹책은 굉장히 친절하고 사진이 많지만 영미권에서 들어온 책은 글이 대부분이고 설명도 짧습니다. 이 책도 베이킹을 많이 해본 사람이 시도할 수 있는 책이고, 책의 설명을 볼 때 성공확률은 장담 못합니다.



책에 실린 과자들 중 기억에 남은 것만 골라 적어봅니다.


플럼케이크는 다른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었지만 그 때마다 당연히 플럼은 자두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보니 다르네요. 자두뿐만 아니라 말린 과일을 플럼이라 부른답니다. 그래서인지 커런트와 건포도가 도합 340g 들어간답니다.


파운드케이크는 없지만 스펀지케이크는 있었습니다. 설명을 읽어보니 제인 오스틴의 편지에서 최초로 스펀지케이크가 언급되었고 이 케이크는 파운드케이크로도 불린답니다. 요리법을 기억하기 쉽도록 모든 재료를 1파운드씩 넣었기 때문에 파운드케이크라 부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게 스펀지케이크와 같다는 건 몰랐습니다. 지금 말하는 스펀지케이크는 파운드케이크보다는 제누아즈에 가깝지 않던가 싶군요. 이 책에서 참고한 레시피는 설탕을 반만 넣는답니다. 요즘에는 파운드케이크 만들 때 비율이 꽤 많이 달라졌지요.


민스파이는 쇼크였습니다. 민스파이의 민스가 고기 다진 것을 의미한다는 건 알았지만 실제 레시피에 소혀가 들어가는 줄은 몰랐씁니다. 소혀를 다져 넣은 걸 넣는군요. 최근의 레시피들은 쇠기름을 넣거나, 아예 고기류를 안 넣거나 해서 생각을 못했습니다. 흑흑흑.


초콜릿차는 Chocolate to drinke라고 아래 있으니 차라리 마시는 초콜릿이라거나 핫초코라고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었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형. 옛 레시피를 보고 생각이 바뀌어 초콜릿차도 맞다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1806년에 나온 레시피에는 초콜릿을 알뜰하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초콜릿을 잘게 잘라 끓인 물에 넣어 녹이며, 이걸 우유에 한 두 숟가락 섞어 아침 저녁 시간에 끼니로 먹으라고 했으니, 이거라면 초콜릿차에 가깝습니다. 이 당시의 초콜릿 가공은 지금처럼 섬세하진 않았을 것이니, 아마 카카오열매를 갈아 놓은 덩어리에 가깝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건 초콜릿의 역사를 찾아봐야겠네요.

현대식 레시피의 재료는 다크초콜릿(코코아가루 70%)와 우유나 하프앤하프입니다. 원서가 어떨지는 몰라도 다크초콜릿 뒤의 괄호에 적힌 것은 원래 카카오매스 70%나 카카오 70%가 아닐까 합니다.



하여간 당시 영국의 티타임 디저트를 약간이나마 레시피로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지금의 레시피와 그 당시의 레시피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요.


빅토리아 시대는 그보다 훨씬 더 뒤의 것이지만 그 때의 레시피를 재현한 영상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잉글리시 헤리타지 시리즈 중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드는 법입니다.:)

https://youtu.be/eLFvA_ozB54



펜 보글러. 『제인 오스틴과 차 한 잔』, 하정희, 생각의 집. 2017, 12000원.


원제는 本を守ろうとする猫の話입니다. 직역하자면 ‘책을 지키려고 하는 고양이 이야기’이니 번역제목도 잘 지었습니다. 일단 제목에 책이 들어가고 고양이가 있는데다 표지도 예뻐서 집어 들었지요. 그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알라딘 사은품 제공 대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하하. 지금 확인하니 원서도 표지가 같습니다.


지난번에 구입한 전자책들은 그제 『우평인』을 포함해서 다 읽었던 데다, 아침 출근길에 잠시 잠시 꺼내 읽으려면 아이패드보다는 종이책이 낫다는 생각에 『마법사의 신부』 7권과 이 책을 놓고 고민하다가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다행히 패딩 주머니에 들어가더군요. 안심하고 출근했습니다.

(덧붙여, 7권은 엊저녁 읽었고, 읽고 나서는 결말부의 절단신공 때문에 안 들고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의 시작은 할아버지의 부고입니다. 작은 책방을 운영하던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나자, 린타로는 혼자 놓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모님도 안계신 린타로를 대신해 고모가 장례를 치루고 각종 일처리를 다 했다는 겁니다. 얼굴도 처음봤다는 것을 보면 3촌이 아니라 5촌이거나 그 이상일 수 있겠지만 자세한 정보는 없습니다.

린타로는 유일한 가족을 잃은 뒤에는 학교도 가지 않고 멀거니 책방을 지키며, 찾아오는 사람만 맞이하는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그리고 그런 책방에 얼룩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얼룩무늬가 있어 얼룩이라고 부르면 된다는 갈색 무늬의 고양이는 린타로를 2대라고 부르며 미궁에 가서 책을 해치는 이를 막고 책을 구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아마존의 책 소개를 확인하니..



줄거리는 적어 놓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작은 책방이라 그런지 밤바담의 『고양이는 아홉번을 산다』나 김모래의 『당신의 서정적인 연애를 위하여』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뒤의 두 책이 BL소설인건 일단 넘어가고, 내용을 조금 더 풀어 설명하면 책방을 배경으로 하고 고등학생이 등장하며 고양이가 요정처럼 나타나 책을 구하라는 퀘스트를 주고, 각각의 미궁을 격파하면서 주인공의 상처도 치유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문제도 그런 이야기라 발생합니다.

각 미궁에서 책을 구하면서 린타로는 책과 관련한 여러 교훈을 깨닫고 그걸로 미궁의 최종 보스들을 설득합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지극히 정론적인 이야기지만 그래서 지극히 클리셰적입니다. 넵. 클리셰. 읽는 내내, “책은 이래서 좋아요, 책은 이렇게 읽으면 안돼요, 책을 소중히 다뤄주세요.”라는 내용의 공익광고를 읽는 기분이 듭니다. 지나치게 교훈적며 거기에 학생인 주인공인 소설답게 인기많고 사교성 매우 좋지만 책을 사랑하는 멋진 선배와, 오지랖넓고 발랄하고 직선적인 성격의 반장이 등장합니다. 후자는 여자고 당연히 로맨스 있습니다. 차라리 후자도 남자였다면, 그게 아니라 주인공이 여자였다면 그런 클리셰가 조금 깨지면서 균형이 잡혔을지도 모르지만 슬프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거기에 친척 고모는 또한 발랄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며 일도 잘합니다. 사근사근한 성격이라 아이가 그어 놓은 선을 신경쓰지 않고 들어와 살뜰하게 챙겨주고, 아이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그런 모습이 동화 속에 등장하는 요정 대모 같습니다.



책을 읽는데 걸린 시간은 기껏해야 40분. 얇지 않은 책임에도 읽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책을 이야기하고 책방을 이야기하는데는 오히려 『당신의 서정적인 연애를 위하여』나 『소설처럼』이 훨씬 더 낫습니다. 고전을 이야기 하고 거기서 파생된 동류 의식을 다루고싶다면 차라리 『고슴도치를 위하여』가 낫습니다. 교훈적으로 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설교를 듣다보니 차라리 이런 책들이 한 번 더 읽는 것이 시간이 덜 아까웠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잘 맞는 책일지 모르지만 제게는 참 안 맞는 책이었습니다. 일단 앞서 적어 놓은 여러 키워드를 참고하고 읽어보세요.



나쓰카와 소스케.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이선희 옮김. 아르테, 2018, 14000원.


그래도 책은 참 예쁩니다. 겉표지를 벗기면 나오는, 소프트하드커버의 책표지도 멋지고 가름끈조차도 책과 잘 어울리는 진한 노랑입니다. 책은 참 예쁜데 저랑 안 맞으니 어쩔 수 없군요.



TRPG는 이름만 들어보았습니다. 애초에 RPG도 이름만 들었고요. 어느 쪽이건 해본 적이 없으며, 같이 할 사람이 없습니다. 아니, 누군가와 모여 같이 게임 한다는 것은 솔플을 선호하는 제게는 굉장히 번거로운 일입니다. 마비노기 할 때도 파티플 퀘스트가 나오면 끙끙댔는데!

그렇지만 초여명에서 제작한 마법의 가을은 두루말이 형태의 게임판이 멋지기도 해서 그대로 홀렸습니다. 거금을 투자해 질렀습니다.


펀딩은 여름쯤 했던 걸로 기억하지만 제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올해가 되어서야 받았습니다.






상자 라벨을 뜯고서야 사진을 안 찍었다는 걸 떠올리고는 뒤늦게 찍어봅니다.






완충재로 포장한 상자가 하나 나오네요. 오오오, 범선!






상자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멋집니다. 상자도 아예 비닐래핑이 되어 있는데......






뒷면은 이렇습니다.

..

그리고 속은 아직 모릅니다. 왜냐? 이 상태로 창고 보관중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생협 모임 때 들고 나간다 하고는 까맣게 잊어서 그냥 두었습니다. 다음 모임 때 들고 가면 그 때 개봉할까 싶지 않은데. 으으음. 기왕이면 미리 찍어 가는 것이 좋....지만 어떨라나요.

하여간 개봉사진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겁니다. 하하하.;ㅂ;


tmi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쓰이는 정황을 보면 이거 truly mention it인가요? ..라고 적고 검색해보니 too much information. 하하하하. 그렇습니다. 목록을 보니 확실히 TMI가 맞네요. 제가 자주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하하하하.


트위터에 이게 올라오길래 아침에 한 번 작성해 보려 합니다.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걸어 출근하는데 엘사 누님이 어제는 그냥 마사지, 오늘은 경락마사지를 해주신 덕에 온몸이 뻐근합니다.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손 풀어 보죠. 아래는 전체 목록입니다.



1.애인유무

있습니다. 꽤 오래된 애인이고요. 다만 매번 바뀌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가요. 이름은 冊이고 종종 本이나 書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2.시력

좋지 않습니다. 1월 중에 병원 간다고 해놓고는 까맣게 잊었네요. 잊지말고 예약해야지.


3.나이

공개하지 않은지 꽤 되었습니다. 공개할 필요가 있나요. 그리고 아는 분들은 이미 다 아십니다. 대부분 오프라인에서 뵌 분들이지요. 최근에는 나이 계산하기 싫어서 그 분들의 나이까지 뭉뚱그려 제 나이 ±α로 생각합니다. 그쪽이 계산이 상대적으로 쉽고요. 하하하.


4.짝사랑썰

사랑은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은 많았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고요. 가장 최근에 좋아하던 사람은 세 살 위의 선배였는데 모종의 사건으로 마음을 칼 같이 잘라내고 가까이 하면 안되는 사람으로 분류했니다. 그 사람이 그럴 줄은 몰랐습니다.


5.좋아하는 간식

그 때 그 때 다릅니다. 단짠을 고루 좋아하는데, 그 때문에 체중관리가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에 빠져 있는 것은 편의점에서 발견한 감자과자인데, 한 팩에 1천원으로 그리 비싸지 않다며 날마다 사먹는 통에 문제가 큽니다. 이번주는 일본 여행에서 사온 간식들을 하나 둘 끝내고 있고요.

싼 것과 비싼 것을 가리지 않지만 그것도 그 때 그 때 다릅니다. 조금 무게 잡고 먹고 싶으면 멀리 가서 먹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대체적으로 크림이나 무스보다는 씹는 맛이 있는 과자를 더 선호합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스트레스성 턱운동(...) 관련해서. 한창 스트레스 받았던 그 때 날마다 센베를 사다 먹는 통에 한창 고생했습니다. 무게 달아 파는 그 달달한 센베는 그대로 살이 되더라고요. 하하하하.;ㅂ;


6.좋아하는 장소

혼자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면 좋습니다. 하지만 기왕이면 작업실? 노트북 작업하면서 노래 틀어 놓을 수 있고 마음대로 차를 마실 수 있으니 그렇습니다. 카페보다는 집카페를 선호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제 멋대로 행동할 수 있으니까요.


7.요즘 듣는 곡

최근 몇 주간의 노동요는, 이 아니라 노동라디오는 Radio Swiss Jaza(http://www.radioswissjazz.ch/en)입니다. 굉장히 다양한 재즈를 돌려가며 들을 수 있어 좋습니다. 랜덤재생에 가깝군요.


8.배우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보다는 해보고 싶은 것에 가깝습니다. 누비 바느질이라든지, 조각잇기를 조금 더 본격적으로 손 대서 커튼을 만든다든지. 그러기 위해서는 바느질 자체도 그렇지만 디자인 연습도 더 해야합니다. 그리고 책 만드는 것도 더 깊게 들어가고 싶고요. 목공도 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꼼꼼한 성격이 되어야 합니다만.


9.친해지고 싶은 트친

이런 건 넘어가죠.


10.가보고 싶은 곳

적다보니 이거 todo 리스트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영국. 정확히는 런던의 V&AM, 그리고 교외에 있는 레드하우스.

일본. 료칸에서 한 번 묵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도쿄에 있는 통조림전용호텔도. 홋카이도 여행도 다시 하고 싶고요.

최근에 모 소설 읽으면서 하와이도 다시 가고 싶어집니다.


11.최애와 만나면 할 일

얼굴 감상.


12.요즘 고민

G4.(빠드드득)


13.가장 싫어하는 일

약속 어기는 것.


14.가장 싫어하는 사람

세상에서 그 흔적이 지워졌으면 하는 사람이 있지만 누구인지는 말 안하렵니다.


15.관심 있는 이슈

책, 책 책.


16.좋아하는 일

느긋하게 하는 업무. 읽거나 쓰기. 가끔은 바느질.


17.손사진

앞서 찍어 올린 것이 몇 있으니 그것으로 갈음합니다.


18.건들면 예민해지는 것

노동과 그에 따른 임금. 자율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재능기부라는 형태로 포장하는 것을 볼 때 가장 분노합니다.


19.발 사이즈

신체 관련 정보는 내놓고 싶지 않군요.


20.인생 최대 몸무게

정상 제충에서 20% 더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21.생일

겨울.


22.양말사진

그냥 검정 양말입니다.


23.좋아하는 글귀나 가사

어, 일석이조와 역지사지. 가사는 없습니다. 원체 노래를 안 들어요.


24.버릇

단어를 두 번 반복하는 말 버릇이 있습니다.


25.최애 자랑 한마디

얼굴이 보구입니다.


26.하와이를 같이 가고 싶은 사람

G와 L? 그러면 G가 엄청나게 고생할 겁니다.


27.좋아하는 영화

쇼생크 탈출. 마지막의 약 30분만. 전 1부는 절대 못봅니다. 뒷부분만 좋아해요. 앤디가 탈출한 그 다음날의 이야기부터 끝까지.


28.가장 최근 끝까지 본 드라마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게 언제적일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굉장히 오래전이네요.


29.쌍커풀 유무

저도 모릅니다.(응?)


30.설렜던 일

이제 명절 보너스가 곧 나온다!

그리고 여행 가기 전날에도 굉장히 설렜지요.




손풀기 끝. 이제 업무로 돌아갑니다.'ㅂ'

Ursula K Le Guin, 1929-2018. Rest in peace.


새해 벽두는 아니지만, 하여간 아직은 1월이니까 벽두라고 우겨봅니다.

아침 트위터 타임라인을 달리던 도중,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트윗을 발견. 무슨 일인가했는데, 곧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https://twitter.com/ursulaleguin/status/955934907192266753


1월 23일 오후 2시 넘어 올라온 트윗. 그러니 사망일은 22일이군요. 그리고 관련 기사들이 올라옵니다.



NYT 기사.(기사링크)



향년 88세.;ㅅ;



위의 기사를 인용한 황금가지 계정.(트윗링크)



황금가지에서 어스시 시리즈가 전체 다 나왔습니다. 번역 끝까지 해주신데 대하여 무한한 감사를.



CNN의 기사(링크)




김지은(@myaldo) 씨의 트윗. 트윗 타래 중 이 부분에 매우 공감을 했습니다.




더불어 트윗타래에 전미도서상 수상(2014) 당시 했던 한국어 자막 인터뷰가 있어 링크합니다.(트윗링크) 영상 직 링크는 이쪽.(유튜브 링크)



decomma(@de_comma) 님이 올려주신 트윗타래(링크)에는 미국 도서상(전미도서상)의 소감 전문을 번역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번역문 링크)





그리고 가디언도 기사를 냈습니다.(기사 링크)






뉴요커는 2016년의 기사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기사 링크)




스티븐 킹의 트윗(링크)은 간결하게 추모하고 있음이. 올라온 시각을 보니 르귄의 계정에 부고 소식이 뜬지 얼마 되지 않아 올린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NYT의 기사에도 여러 작가들의 관련 트윗이 있었습니다. 닐 게이먼도 있었던 듯.




그리고 브릿G(@britg_editor) 계정에 올라온 트윗.(링크)




지금 이런 저런 트윗과 기사들을 보며 사진 백업을 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모아 놓으면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것이니 저장하면 좋지만, 일이 손에 안 잡히네요.;ㅅ;




180125 아침, 추가.


시공사에서도 올렸습니다.(트윗링크)



『어둠의 왼손』과 서부해안 연대기 모두 시공사에서 출간되었지요. 진짜로, SF에 대해서는 시공사에게 뭐라 할 말 없.... 추리소설도 그렇습니다. 하하하.;ㅂ;

그렇습니다. 드디어 마무리!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니 이정도 길이로 끝나는 거죠. 게다가 여행 사진도 덜 찍었으니까. 그래도 1년 전의 여행보다는 사진을 더 찍었을 겁니다. 그 때는 여행기가 더 짧게 끝났지요.






뜬금없이 나온 점심 밥상. 그렇습니다. L은 두 끼를 먹었지만 저나 G는 점심 대신 스타벅스 음료를 마셨습니다. 하기야 L도 과일로 먹은 것이니 제대로 밥을 먹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후쿠오카 공항이 하도 복잡해서 점심이고 뭐고 챙겨 먹을 생각은 못했습니다. 공항 국제선에 도착한 것이 오후 1시. G는 내내 사고 싶었다던 장바구니가 있는지 확인하러 가겠다고 잠시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 저는 L을 안고 짐을 지켰습니다. 사실상 G가 L 두고 쇼핑한 것은 이날 아침의 편의점 다녀왔을 때와 이 때뿐이로군요. 아니, 후쿠오카 공항 출국장에서도 잠시 면세점 확인한다고 보러 갔지만 그거 포함해도 몇 안되고. 역시 1보호자는 마음 놓고 다니기 어렵습니다. 그나마도 L이 어리니 이게 가능하지, 몇 개월 더 지나면 다른 사람과 있으려고 할까요.


줄 서서 기다리는 사이에 뒤쪽에 서 있는 꼬마를 봅니다. 양손에 하나씩 상어 인형을 들고 있었는데 L보다는 꽤 의젓해보이더군요. 몇 살이냐 물으니 다섯 살. 의젓할만도 합니다. 그러니 그 2차보호자=할머니의 말씀.

"아이고, 애가 어려서 데리고 다닐만하겠네."

네?

"얘는 이제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바닥에 드러누워서 떼를 쓰기 때문에…….(하략)"

어허허허헉. 그나마 안겨 있을 때는 낫다는 말씀인가요.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하면 더 말을 잘 듣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것도 경우에 따라 다르군요. 불행한 집도 제각기 다 다른 이유가 있듯이 영아건, 유아건 상관없이 나름의 고충은 다 있는 법입니다. 좋은 가르침 감사합니다.(먼산)




이번에도 사전 지정좌석에서 자리가 변경되었습니다. 29G와 29H로 이전보다 한 줄 밀려서 배정받았다 생각했는데 타보니 마찬가지로 맨 앞좌석이더군요.



하여간 2시 전에는 짐을 부치고 심사장에 들어갑니다. 생각보다 쉽게 짐검사를 통과하고 출국수속을 나가려는 때 면세 영수증을 제출하는 책상이 보입니다. 잊으면 안되죠.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쇼핑 중의 세금 환급은 모두 제가 받았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G의 개인적인 쇼핑을 제외한 모든 건에 대해서는 제가 총무를 맡았기 때문이고. 그러니 여행 수첩도 더 꼼꼼하게 기록할 수밖에 없었지요. 정산은 다녀오자마자 구글드라이브로 문서 공유해놓고 끝냈..... (아냐, 아직 엔화 안 받았어!)

본론으로 돌아가. 세금 환급 받을 때 여권에 영수증을 붙여 주는데, 그 영수증은 짐검사 통과하고 출국심사대에 도장 찍으러 가기 전에 제출합니다. 데스크에 여권을 내밀면 영수증을 알아서 떼더군요.



면세영수증 처리까지 끝냈으니 정말로 한숨을 돌리고 잠시 쇼핑할 곳 둘러보다가 발견한 곳이 저깁니다. 공항 식당의 가격이나 맛은 기대하면 안되지만 그럭저럭, 한국에서 먹는 맛과 비슷한 정도의 맛입니다. 오믈렛 햄버그, 오믈렛 돈가스를 주문했고 가격은 각각 1450엔. 그러니까 가격은 생각하면 안된다니까요.

중요한 것은 이걸 L도 같이 먹었다는 것. 맛이 진해서 못먹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뜨거워서 투덜댔을뿐 주는 대로 다 받아 먹더랍니다. 치킨라이스라서 뱉어낼까 걱정했던 것이 기우였군요.-ㅁ-


면세점에서는 개인적으로 먹을 과자를 몇 더 샀습니다. 나가사키 카스테라는 면세점에서 볼 때마다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결국 구입. 면세 적용해서 1100엔입니다. 거기에 선물과자대회(오미야게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버터 케이크도 한 상자 구입했고요. 그 시식기는 다음에..



자아. 그리고 여기서 대한항공 탑승을 기다립니다. 인천공항하고 같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후쿠오카 공항에서의 탑승은 달랐습니다. 이게 공항 차이인지, 아니면 사무장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후쿠오카 공항에서 인천공항 오는 항공기 탑승할 때는, 유아의 일행 모두가 우선 탑승 대상자였습니다. 탑승 순서는 몸이 불편한 승객과 그 보호자, 유아를 동반한 승객, 비지니스 클래스 승객, 모닝캄 순입니다. G가 L을 안고 있었음에도 짐을 들고 있던 저 역시 같이 갈 수 있었네요. 덕분에 일찍 탑승했습니다.

그러니 우선탑승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L의 기내식이 먼저 나옵니다. 주스와 거버와 물. 이번에도 이건 고이 챙겼습니다. L은 장난감으로 인식하더군요.






어른들의 기내식은 이쪽. 이번에도 제쪽 테이블에 놓습니다. 이 때 L은 어린이 장난감으로 나온 조립식 타요버스에 빠져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빵이 나올까 싶어서 밥을 먹였는데 이러면 나눠 먹을 수 있겠군요.





G의 삼각김밥은 김을 아예 떼어버리고 쌀밥 부분만 떼어 L에게 줍니다. 잘 받아 먹네요.

음료는 둘 다 콜라를 주문합니다. 커피가 마시고 싶었지만 그런 건 참아야지요.(먼산)



그리고 L은 항공기 안에서 내내 신나게 놀았습니다. 출국장에서 내내 자더니 출국 수속할 때쯤 깼던가. 짐부치려고 기다리는 내내 폭면하고는 비행기 안에서는 깨서 놀았습니다. 그리고는 입국 수속 밟고, 짐 찾고, 와이파이모뎀 반납하는 사이에도 신나게 놀고는 리무진버스 안에서도 제멋대로 놀겠다며 화를 내는 통에 G가 많이 고생했습니다. 올 때는 택시 말고 버스 타자고 주장했는데 그렇게 노는 L을 달래느라 G가 고생 많이 했지요. 하하하.;ㅂ;



집에 들어오자마자 씻고, 그러고 나서는 짐 정리를 시작합니다. 캐리어에는 제 짐과 부탁받은 짐, G의 짐이 뒤섞여 있어서, G가 집으로 넘어가려면 정리를 해야 합니다.




G의 무인양품 짐을 모두 빼낸 뒤에 남은 것은 제 몫. 여행 선물로 사온 것이 상당수 차지하지만 그래도 적지는 않습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책 두 권은 마루젠에서 구입한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태공 옆에 있는 것은 선물로 돌릴 나무 블럭, 그 뒤의 CD는 부탁받은 것들이고요. 나무 주걱은 제 몫. 그 위의 무지 쿠키는 이번에 시범삼아 사온 겁니다. 그리고 하카다 토오리몬도 선물용이고요. 호로요이 복숭아와 흰색은 제 몫입니다. 그리고 넨도로이드 워스파이트는 제 것, 그 옆의 무지 드립커피는 선물용, 그 옆에 보이는 버터케이크도 선물용, 그 위의 나가사키 카스테라는 제 몫으로 오늘 점심이었고, 그 아래 깔린 것은 시발비용으로 처리한 겁니다. 가장 멀리 보이는 상자는 아버지 것이네요.'ㅂ'



과자류는 사진 찍어 놓은 것이 있어 여행 관련 이야기는 한동안 더 이어질 겁니다.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게 여행기를 마무리합니다. 음핫핫!

아차. 앞서 호텔 예약할 때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L은 호텔 예약할 때 영아로 체크하고 예약했습니다. 몇 세였더라. 호텔마다 차이가 있을 걸로 보지만 항공기와는 영유아 나이가 다릅니다. 영아는 숙박요금에서 빠집니다. 그래서 트윈룸 예약하며 영아 1인을 추가하고 모포와 식사 불필요로 체크했지요. 호텔 예약할 때 안내문을 확인하고 예약하시면 될 겁니다.

아기라서 조식권은 별도로 구입할 필요 없고, 그냥 들어가서 먹으면 됩니다. 자리를 안내 받고 앉자 아기 ㅡ의자를 가져다 주고, 아기용 세라믹 그릇과 포크, 숟가락도 주는 군요. 오오오. 좋다.=ㅁ=!





(가장 멀리 보이는 그릇이 흰밥 담은 L의 세라믹 그릇)


무릇 조식은 충실해야합니다. 아침을 잘 먹어야 하루를 움직일 힘이 납니다. 이렇게 말하는 주제에 주말에는 커피로 아침을 대신하곤 합니다만, 대신 끼니 자체를 적게 먹으니까요. 하여간 여행 오면 반드시 조식은 챙겨먹습니다.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을 했다 해도 전날 이것 저것 사다가 아침은 충실하게 챙겨 먹습니다. 그래야 움직일 힘이 나니까요.



G와 L과 함께 식사하러 내려온 것은 8시쯤. L의 기상이 늦어 준비하는대로 내려온다는 게 그랬습니다. 아기 의자에 앉은 L에게는 맨 처음 빵을 쥐어 줍니다. 식빵의 하얀 속살만 뜯어 주면 덥석 받아 먹으니 그것부터 주고요. 과일을 둘러보니 사과는 없고 자몽과 파인애플, 오렌지만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일단 빵부터라며 챙겨왔고, G가 빵과 물을 챙기는 사이 저는 먼저 음식을 담아옵니다. 먼저 먹는 쪽이 이기는 겁...이 아니라, 먼저 제가 먹고 교대해야 G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G도 제가 먹는 사이 안 먹는 건 아닙니다. 주스를 갖다 준다든지, 제가 받아온 오믈렛을 먹는다든지, 해시 포테이토를 집어 먹는다든지, 제가 가져온 접시에서 이것저것 먹습니다. 물론 L이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다음에야 본인의 몫을 챙기러 갔지만요.



컵에 담긴 것은 콘 수프입니다. 집에서 옥수수통조림으로 만들어 볼까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맛이 괜찮았습니다. 블렌더만 있으면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호두빵을 찍어 먹으면 맛있더군요. 저는 밥보다 빵 파라 먹는 것도 다 그쪽입니다. 호두빵과 호박빵 옆에 보이는 덩어리는 베리가 들어간 빵푸딩입니다. 위에는 메이플시럽을 뿌렸지요.





이날의 오믈렛은 송로버섯오믈렛이었습니다. G는 저 향이 질색이라며 투덜거리더군요. 그래서 L에게는 오믈렛 대신 달걀말이와 스크램블에그를 주었습니다. 어느 쪽이건 먹는 것보다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하더군요.






디저트도 좋습니다. 가짓수보다는 하나하나에 신경쓴 맛입니다. 쿠키도 맛있고 비스코티도 딱 이탈리아맛이란 느낌입니다. 한국맛과 이탈리아맛은 그 달기에서 갈린다고 생각합니다만... 몇 번 사 먹었던 파랑 봉지의 이탈리아 출신 비스코티와 닮은 맛입니다. 크렘브륄레는 위의 캐러멜 설탕층도 그렇지만 아래의 크림이, 푸딩보다 더 진하고 크리미한 맛입니다. 크림을 듬뿍 넣어서 만든 그런 맛.=ㅠ= 타르트야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위장의 한계가 있어 이 것밖에 먹지 못한 것을 한탄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잔뜩 먹었으니 만족하고 객실로 올라갑니다.



잠시 L을 보고 있는 사이 G는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에 다녀옵니다. 제대로 쇼핑할 시간도 없었으니 구경할 겸, 이것저것 사올 겸 나간 겁니다. 잠시 뒤에는 특이한 과자들을 초콜릿 중심으로 잔뜩 들고 왔더군요. 여행 선물로 팀에 뿌릴 거랍니다.




.. 그리고 사이의 카메라 사진이 없습니다.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기도 했고, 손에 들고 있는 아이패드로 찍긴 했지만 수가 많지는 않네요.


0800 아침 식사

0900 식사 종료, 객실로

1000 체크아웃

1015~ 하카다역 쇼핑


식사 종료 후에는 짐 정리를 했습니다.





호텔로 받은 아버지의 주문품인데,






캐리어에 딱 맞게 들어갑니다. 캐리어 정리 상태는 그 뒤에도 찍은 것이 없지만 하여간 알차게 꽉꽉 눌러 담았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도 다시 한 번 정리했지요. 하카다역에서 도큐핸즈와 AMU PLAZA를 돌아다니며 구입한 물건들을 밀어 넣는 것이 목표였고 결국 다 넣어서 24.1kg을 찍었습니다. 용량 오버지만 일단 둘이라... 만약 책을 넣지 않았다면 23.*에서 마무리 되었을 겁니다. 책 두 권의 무게가 상당했거든요.



다시 쇼핑 이야기로 돌아와서. 하카다역에는 AMU PLAZA, 도큐핸즈, 한큐가 있습니다. 도큐핸즈와 한큐는 같은 건물을 공유하는 형태로 있어서 언뜻 신주쿠의 도큐핸즈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스누피 스토어와 디즈니 스토어를 들렀다가 꼭대기의 마루젠에서 책을 두 권 구입합니다. 그 사이 G와 L은 포켓몬스토어 위치를 확인하고요. L을 데리고 서점에 오면 책을 뽑겠다고 투정(...)할 것이 분명해서 아예 밖에서 기다린 겁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두 권을 구입하고는 포켓몬스토어까지 갔다가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해 허탕 치고 돌아서는 찰나, G가 MIKI HOUSE라는 브랜드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에는 꽤 비싸게 수입되는 모양이더군요. 구글님께 물어보니. 헙. 한큐 6층에 매장이 있습니다.

이런 패턴은 여행 내내 반복되었습니다. G가 관심을 가질만한 가게들을 안내하고, G는 그 중 선택하고. 또 가고 싶은 가게를 이야기 하면 검색해서 위치를 확인하고. 하카다역의 무지에는 아기 라인이 없다는 것도 이런 식으로 확인합니다.

매장에 들어가면 신어봐도 되냐, 사이즈가 더 큰 것이 없냐 등등의 이야기를 묻는 것도 제 짧은 일본어로 더듬더듬. 하하하. 덕분에 가이드 역할은 실컷 했습니다. 뭐, 원래 G랑 같이 여행 가면 그렇습니다. 대신 제가 꼭 가고 싶은 곳을 한 두 곳 끼워 넣지요. 이번 여행은 L을 데리고 다니는 것에 집중해서 상대적으로 제 몫이 줄어들었지만.'ㅂ'



무지에서도 G의 옷을 잔뜩 샀지만 MIKI HOUSE에서도 여럿 구입했습니다. 무지는 실용적이고 편한데다 자주 빨아 입어도 별 문제가 없고 가격이 저렴해 부담이 덜합니다.




이 사진에서 L이 입고 있는 것도 무지의 튜닉입니다. 한국에서는 얼마였는지 잊었지만 무지에서는 재질에 따라 500엔~1천엔 초반 정도입니다. 한 해 입히고 정리하기 괜찮은 가격이지요.

트위터에도 올렸지만 쇼핑을 다 끝내고는 잠시 쉬자고 합의하고는 스타벅스에 들어왔습니다. L에게 과일을 줄 시간이기도 했지요. 과일 작은 팩 하나 사들고 12시쯤 올라왔습니다. 둘 다 카페인 보급하며 뻗고는 저는 잠시 여행 수첩 정리를. 이런 때는 주로 G가 아기를 전담합니다. 결국 1차 보호자가 아기를 보는데 더 신경쓰게 되고, 보조자는 그야말로 보조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위로해봅니다. 하하.;ㅂ;



여행 일정을 정리하면서 보니 항공기 출발시각이 15시 지나서라, 더 시간을 보낼 필요 없이 바로 공항으로 출발하면 됩니다. 쇼핑을 다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것만 손꼽았던 G도, 저도 둘 다 한숨 돌리고 짐을 정리해 공항으로 출발합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호텔이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재작년 여행 때 여기서 먹은 타르트에 홀딱 반해서 G를 끌고 왔으니까요. 기본 여행 계획은 제가 짰던 고로 숙소도 여기로 못 박아 놓고 움직였습니다.

하카다 역에서 꽤 걷긴 하지만 그건 목적지를 모를 때의 일이고, 알면 생각보다는 가깝습니다.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다만 예약할 때 실수를 했습니다. 미리 예약을 했다면 괜찮았을 건데 시기를 놓쳐서 엉뚱한 플랜을 골랐지 뭡니까. 원래 하려던 것은 아기를 위해서 트윈 침대 두 개를 붙여 놓는 것인데, 이건 그냥 유아 동반 플랜으로 골랐더니 침대 사이에 작은 탁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방은 넓었지만 L이 떨어질까봐 G가 노심초사 하면서 불편하게 잤지요. 붙어 있었다면 L을 벽쪽에, G가 가운데, 제가 가장자리에 누워 잤을 건데... 아기를 동반할 때는 관련 설명을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하여간 이번 후쿠오카 여행 숙소도 하얏트 리젠시 후쿠오카(ハイアット リージェンシー 福岡)였습니다. 이전에는 코너룸이었고 이번에는 옆의 빌딩과 마주한 방이었습니다. 암막 커튼을 열면 바로 옆 빌딩이 보이더군요.



텐진에서 하카다로 건너오며 가장 걱정한 것은 L이 먹을 음식이었습니다. 백화점이든 푸드코트든 음식을 포장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있어야 L이 먹을 것도 있을 건데 싶어 걱정하며 왔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하카다 역에는 한큐 백화점이 붙어 있다는 것을요. 지하철에서 나와 일단 올라와서 이리저리 돌다 보니 백화점 식품매장 입구가 보여 바로 들어갔습니다. 가서 몇 바퀴 돌고는 L이랑 나눠 먹을 도시락 두 개(1960엔), 수프스톡의 크림감자수프(457엔)와 비프스튜(486엔), 샐러드(613엔), 과일(149엔) 등을 구입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찍은 사진은 없군요.=ㅁ=



그리고 그 때도, 지금도 생각하는 것이지만. 여행 다닐 때는 이거 사야겠다, 내일 와서 사야지!라는 것은 없습니다. 눈에 보일 때, 끌릴 때 바로 사세요. 그 다음날 여기를 다시 지나간다는 보장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신기한 과자라면 이 때 사고, 사고 싶은 거라면 바로 구입해야 합니다. 쇼핑하다보면 예상보다 많이 걸어서 체력이 떨어질 것이니 꼭 보일 때 사세요.






현관 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들어가서 짐을 놓고 돌아 나와서 찍은 사진. 2인용 소파와 1인용 의자, 거기에 화장대 의자 등이 있어서 앉을 자리는 많습니다. L이 신나게 놀았지요.






테이블에는 먹을 것을 내려 놓았습니다. 입맛이 그다지 돌지 않아서 저는 도시락 대신 샐러드와 수프만 챙겼습니다. 어차피 편의점 다녀올거잖아요.-ㅠ-






하얏트 리젠시 후쿠오카의 재미있는 점은 바입니다. 여기서 물 끓이고 차 준비하고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포트와 잔이 준비되어 있고요. 물론 위의 술 등은 추가 비용이 드니 손대지 마시길.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것은 탁자에 놓인 웰컴 생수뿐입니다. 냉장고의 술도 마찬가지로 추가 비용을 뭅니다.





차는 센차와 호지차 두 종입니다. 찻잔은 손잡이 없고 뚜껑 있는 쪽. 찻잔받침이 있어 쓰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바 아래쪽을 열면 작은 냉장고가 있습니다. 냉동칸이 없으니 냉동제품은 보관할 수 없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사온 즉시 먹어야 한다는 거죠.






채소를 듬뿍 넣은 감자 샐러드 200g이 오늘의 저녁. G는 L이 다양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반찬 많은 도시락을 골랐지만 정작 L은 반찬을 가지고 노는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반찬보다는 밥을 더 즐겨 먹더군요. 달걀말이도 달달한데다 국물맛이 강한게 마음에 안 들던지 거부했습니다. 이모저모 다양한 입맛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먼산) 집에서 슴슴하게 먹여 그런지 강렬한 맛이 싫었나보네요.






수프스톡의 두 수프도 간간합니다. 담백한 빵과 함께 먹는 것을 권장해서 그런지, 오른쪽의 비프스튜는 맛이 굉장히 진합니다. 속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그런 맛이고요. 오른쪽의 크림감자수프도 맛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에는 잠시 편의점에 다녀옵니다. 부탁받은 물건과 제 물건을 포함해 세 상자가 숙소 옆 패밀리마트에 있었거든요. 편의점수령으로 지정하면 호텔에 부탁할 필요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저야 사정이 있어 호텔로 배송받은 것도 두 종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직 사진을 못찍은 물건, 하나는 아버지의 요청으로 구입한 전동공구. 전동공구는 부피가 커서 편의점배송이 안됩니다. 하지만 정작 받은 상자를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맨 왼쪽 하단이 아버지의 전동공구. 오른쪽 바닥이 제가 주문하고 아직 사진 덜 찍은 물건. 그 위가 넨도로이드와 CD 주문으로 편의점배송 지정한 상자. 태공이 깔고 누운 것은 부탁받은 물건, 봉투도 부탁받은 CD.

보고 있오라면 아시겠지만 편의점배송으로 받은 넨도로이드와 CD 조합이 가장 부피가 컸습니다.(먼산)



최종 짐 정리 작업은 아이패드로 찍어 화질이 좋지는 않지만 다다음 글 쯤 올라올 겁니다. 자. 이제 여행글도 이제 몇 안남았습니다.




덧붙임.

제 여행기를 본 G는 음식점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걸 결벽증이라 표현한 것을 정정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놀기를 좋아하는 L이니 음식점에 가면 L도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몸부림과 비명(...)을 듣는 다른 사람들도 괴로울 것이고요. 그러니 오히려 푸드코트처럼 열린 공간에서, 시끌벅적한 분위기라면 L도 데리고 간답니다.

요약하면 L의 불편과 다른 이용자들의 불편을 고려하여 조용한 음식점에는 가지 않는 것이지, 결벽증은 아니라는 것이군요.'ㅂ'

아차. 텀블벅과 펀샵도 있습니다. 생각난 김에 이쪽부터 쓰지요.



필기도구는 그렇게 가리는 편이 아닙니다. 라고 하면 거짓말. 사실은 필기도구 편식도 상당히 심합니다. 좋아하는 필기구를 꼽으면 연필, 볼펜, 만년필을 고릅니다. 펜이나 사인펜 종류는 질색하고 안 씁니다. 각각의 필기구도 편식이 심한게, 연필은 HB 내외로 연한 연필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부드럽게 슥슥 쓸 수 있는 것을 좋아하며 짧은 연필보다는 긴 연필이 좋습니다.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스태들러입니다. 편하게 쓰기 참 좋고요. 연필을 쓸 때는 연필깎기를 절대 쓰지 않으며 반드시 칼로 나무 부분만 갈아냅니다. 따라서 연필이 통째로 흑연인 것은 쓰지 않습니다. 반드시 나무와 흑연의 조합이어야 합니다. 이건 예전에 지호에서 출간했던 『연필』의 영향이 큽니다.

볼펜도 편식이 심합니다. 반드시 굵은심이어야 하며 꼭 부드러울 필요는 없고 약간은 뻑뻑한 쪽도 괜찮습니다. 보통은 0.8에서 1mm의 심을 씁니다. 모나미는 볼펜 찌꺼기가 심해서 거의 쓰지 않으며, 주로 VIC이나 스태들러를 씁니다. 다만 스태들러는 몇 번 사봤다가 매번 분실하는 통에 최근에는 훨씬 저렴한 VIC을 삽니다.

만년필은 아버지가 예전에 퇴직 선물로 받은 워터맨만 씁니다. 프랑스제로 기억하는데 왜 이름이 Waterman인지 모를 만년필. 여기에 잉크는 검정 외의 다양한 색을 섞어 쓰며, 최근에는 녹색 잉크를 넣어 씁니다.


왜 이 길고 긴 이야기를 썼냐면, 펀샵과 텀블벅에서 낚인 것이 만년필과 그 잉크 조합이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펀샵, 트위스비 다이아몬드 580 알루미늄 로즈 만년필(링크)

왼쪽: 텀블벅, 한국의 색을 담은 잉크, '므른'(링크)


만년필은 10만원, 잉크는 50ml 기준으로 2만원입니다. 텀블벅 펀딩 후 어디서 판매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구하기 쉽지 않아 보여서요. 펄이 들어간 잉크는 만년필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낮, 새벽, 밤 잉크 중 낮 잉크만 들여다 보았습니다. 위 사진이 낮 잉크이며 이 중 은색과 청현색에 홀렸습니다. 둘 다 구입하면 4만.

만년필은 저 잉크를 보고 끙끙대던 찰나 펀샵 메일에서 보고 홀렸습니다. 므른 낮잉크를 저기에 담아 쓰면 참 예쁘겠다는 생각에! 도전해볼까도 생각중이지만 저 고민 좀 더 하고요. 통장 잔고가 없는 것은 아니나 최근 며칠 간 미친듯이 알라딘을 달린 덕에 카드 명세서가 두렵습니다.






농사펀드: 20년 경력의 농부를 믿고 드셔보셔요, 설향 딸기 (링크)


사진이 열심히 일합니다. 사진 한 장으로 그 모든 설명을 대신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L에게 요즘 딸기를 주는지라 집에도 딸기 수요가 있습니다. 얼마나 사다 놓고 먹을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을... 가격은 비싸지만 유기농이니 시도할만 합니다.'ㅠ'

펀딩이 8일 남았으니 그 사이에 주문할 예정입니다. 남으면 홀랑 가져다가 딸기 티라미수를 만들 것인가 생각해봐야겠네요.





농사펀드: 소박하고 담백한 겨울의 맛, 호구빵(링크)


이것도 사진 한 장이면 설명이 다 되리라 봅니다. 마감까지 8일 남았네요. 영동호두와 국내산 팥을 썼다고 하고 소박하고 담백하다는 말에 홀렸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그리 달지 않아 보여 더욱 그렇고요. 이것도 가격은 조금 높지만 재료비를 생각하면 납득됩니다. 국산 호두 참 비싸요. 요즘은 인건비 문제로 생산도 잘 안되고.




알라딘은 최근 열심히 사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도 한 번 적었지만 『검을 든 꽃』을 포함한 책 꾸러미를 지른 뒤, 이게 배송이 늦어진다는 말에 두 건을 더 결제했습니다. 전자책 한 뭉치, 종이책 한 뭉치. 그래놓고는 오늘도 종이책과 전자책 섞어서 한 뭉치를 더 결제. 하하하하. 그리하여 타이포 머그는 오즈를 제외하고 다 수집했으며 오늘은 G의 요청으로 밀크 글래스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책들이 도착하면 차근차근 사진 찍어 올리겠습니다. 신나게 주문했으니 이제 한동안은 얌전히 지켜봐야.=ㅁ=

텐진으로 이동한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무인양품, 무지(MUJI). L의 옷이나 장난감 쇼핑을 하겠다며 벼르던 G는 가장 큰 무지가 있다는 텐진을 목적지로 삼았습니다. 이번 여행의 기획 자체는 프롤로그에서도 설명했던 것처럼 24개월 미만의 아기와 함께 해외여행을 잘 다닐 수 있다는 가설의 검증이었고, 그 와중에 G가 가고 싶은 곳만 추가하면 맞춰서 일정을 준비했습니다. 저야 1년에 한 번 이상은 일본에 가고, 이번에 부족한 여행 분은 다음에 채우면 되기 때문에 개인 일정은 거의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1년 전의 후쿠오카 여행 때 방문했던 Cafe 비블리오테크의 딸기 디저트를 함께 먹어보고 싶었지만 G가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L을 데리고 음식점에 가는 건 못할 일이니 혼자서 다녀오라고요. 저야 나중에 또 방문할 기회가 있으니 일정 자체를 취소하긴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스타벅스를 제외한 음식점 방문은 귀국길의 공항 음식점뿐이었던 것은 이 때문입니다. G가 L을 데리고 공공장소에 가는 것을 극히 꺼렸기 때문이었지요. 일종의 결벽증이라고 볼 수 있는데, L을 데리고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더군요. 음. 결벽증 맞긴 합니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음식점 방문은 포기하고 텐진 역에서 바로 무인양품으로 향했습니다.


역에서 2번 출구 방향으로 나가는 도중 코인로커를 발견하고 600엔이라는 거금을 들여 캐리어를 밀어 넣습니다. 코트 등은 이미 캐리어 안에 밀어 넣어 두었던 터라 손은 가볍습니다. 아기를 데리고 함께 다닐 때면 가능한 코인 로커를 이용하세요. 짐을 이고지고 하면 병 납니다.



이날은 반쯤 넋이 나가 있던 저보다 G가 길을 더 잘 찾았습니다. 아이패드의 큰 화면으로 보니 지도 확인하기도 용이했지만. 그 덕에 헤매지 않고 바로 무지를 향해 방향을 잡았습니다. 가는 도중에 빵집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더 가다보니 스타벅스가 있어 잠시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항공기 착륙 전에 잠들었던 L은 이 때도 G의 품에서 늘어진 떡이 되어 있었습니다.





G의 요청은 오른쪽의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 일본은 차가운 음료도 short 사이즈 주문이 가능합니다. 저는 뭘 마실까 고민하다가 이번 신작 음료인 핑크레이디티라떼를 주문합니다. 거기에 말차 푸딩까지 추가하니 주문할까 고민했던 말차 파운드케이크의 시식이 함께 나왔네요.


아기띠를 벗고 늘어진 떡=L을 안고 있던 G는 L이 쇄골 부위를 누르는 덕에 음료가 안 내려간다고 투덜대더군요. 잽싸게 푸딩을 먹고 음료도 마시고, 그러고는 교대합니다. 다시 베이비시터의 역할 담당. 그 사이 G는 한숨 돌리고 오랜만에 마셔보는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들이킵니다. 이건 원래 있던 음료고 최근에 나온 신작 음료인 프루티가 아닙니다.-ㅠ-;

제가 주문한 핑크레이디는 의외로 재미있는 맛이 납니다. 물론 다음에도 사마실 거냐 묻는다면 조금 고민하겠지만 여튼 괴식의 범위는 아닙니다. 딸기 우유 맛이 돌기도 하는데, 차맛보다는 새콤한 과일향 같은 것이 먼저 다가옵니다. 새콤한 베리류의 과일향이 강조된 딸기우유인데 데운우유다라고 생각하면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딸기우유보다는 덜 답니다. 커피 카페인이 싫다면 이것도 좋겠네요.






말차푸딩이야 푸딩맛입니다.






바닥에 말차 시럽이 있어서 함께 먹으면 더 좋습니다. 당분이 부족했던 터라 순식간에 동냈습니다.



잠시 한숨 돌리면서 G는 이런 저런 스타벅스 상품을 구경하러 갔고, 저는 여행수첩을 정리했고요. 물론 시간 날 때마다 트위터...(하략)

당분 섭취로 기력이 돌아온 걸 확인한 뒤에는 다시 무인양품으로 향합니다. 스타벅스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거기까지는 금방이었고. 거기서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하하하.;ㅂ;




대신 후쿠오카 길거리의 사진 한 장을 추가합니다. 봄이더군요. 오키나와는 벚꽃이 피었다는데 후쿠오카도 이미 수선이 피었습니다. 한국은 아직 봄이 멀고도 멀지만 남녘은 벌써 봄이네요.




후쿠오카에도 무인양품 매장이 여럿 있습니다. 특히 숙소가 있는 하카다에도 AMU PLAZA 매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카다 매장은 아기용품이 없습니다. Baby 관련 물품 취급하는 곳은 무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G가 첫 날 몇몇 물품 못 산 것을 후회하고는 다시 갈까 고민하더니, 하카다 매장 가서 더 구입하겠다고 하다가 발길을 돌렸던 것도 그겁니다. 그러니 물건은 보일 때 사세요.OTL


무인양품에서 주로 구입한 것은 L의 옷, L이 쓸 나무 숟가락과 젓가락, 포크. 그리고 쌓기 놀이를 할 수 있는 나무토막입니다.


삼각형과 원, 나무토막이 들어 있고 일본생산 제품입니다. 가격은 3900엔. 한국에서는 얼마인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G가 사려던 것은 아래의 두 소꿉놀이 장난감입니다.





블럭이나 자동차는 있으니 이쪽을 사오고 싶어했는데 품절이라더군요. 이것은 다음에 제가 여행 갈 일 생기면 사오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에 무지 갔을 때도 이건 없지 않았나 싶은데. 옷은 한국 무지에도 들어오지만 이런 놀이도구는 안 들어오나 싶네요.

어, 솔직히 제가 갖고 놀고 싶더랍니다. 이것 말고도 아래와 같은 세트도 있는데..




이쪽은 사줄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아마 나무 그릇이 이미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여간 이 장난감 세트들은 모두 2990엔입니다.




4층에서 아기 옷과 장난감을 신나게 담아 들고 내려오고, 2층에서는 주방용품 몇과 여행 선물로 돌릴 커피 드립세트를 들고 옵니다. 마살라차이 믹스도 있었는데 개별팩이 아니라 아예 믹스더군요. 이번 여행에는 안 샀지만 다음 여행 때는 한 번 도전해볼까 싶기도..'ㅂ'



이렇게 신나게 쇼핑을 하는 도중에 L이 깹니다. 다행히 얌전히 있었던 덕에 무사히 결제를 마치고는 나와서 간식으로 먹일 빵을 사러 갑니다. 그 식빵 다섯 장은 다음날까지 L의 일용할 간식이 됩니다. 맛있더라고요.-ㅠ-



자아. 이제는 텐진 역으로 돌아가 캐리어를 찾고는 하카다 역으로 돌아갑니다. 시간은 대략 4시. 체크인은 18시로 잡아서 시간은 넉넉하지만 L이 먹을 걸 덜 먹었던 터라 저녁 거리를 사들고 먹여야 합니다. 낮잠을 실컷 잤으니 배고플 때가 되기도 했고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 하카다 역의 음식 쇼핑과 숙소 이야기를 묶어 올리겠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후쿠오카 공항 입국장까지의 여정입니다. 그 이후의 사진은 그리 많지 않네요.



패스트트랙으로 빨리 짐검사를 마치고, 출국수속 빨리 끝내고 나와서 한 일은 면세점 짐 찾기였습니다. 역시, 롯데면세점은 엄청나게 줄이 길었습니다. 그러니 다행이었지요. 저희는 신세계에서만 주문했거든요. 생각보다 빨리 일을 해결하고 나왔습니다만 슬슬 G가 지칩니다. 밖에 있을 때는 캐리어 위에 L을 앉혔는데 짐을 부쳤으니 써먹을 수 없지요. 10kg 넘는 꼬마를 내내 안고 있으니 지칠만도 하고. 그래서 면세품 인도장 근처에 있던 안내창구에 가서 물었습니다.


"유모차 빌릴 수 있나요?"


네. 가능하답니다.

대신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와 아닐 때의 이용범위가 다릅니다. 보통은 안내데스크에 유모차를 반납하러 와야 하는데, 휴대폰 번호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이용장부에 적어 놓으면 아예 게이트에 직원이 유모차를 찾으러 온답니다. 그냥 게이트 옆에 유모차를 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G의 연락처를 남기고는 유모차를 빌렸습니다. 출국장 바닥은 판판하고, 유모차 끌고 다니기에 매우 좋습니다. 그리하여 유모차에 면세품을 포함한 짐을 쑤셔 넣고 끌고 다닙니다.






G가 면세점에서 확인할 것이 있다고 돌아보는 사이에 제가 잠시 L을 보고 있고. 그래서 제 일은 툥역interpreter과 짐꾼porter뿐만 아니라 임시 유모babysitter로까지 확대됩니다. 뭐, 원래 그러려고 왔으니까요.


G가 찾던 물건은 인천공항 면세점 중에는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게이트로 향합니다. 이 때까지의 시간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700 출발

0800 인천공항 도착

0815 와이파이 모뎀 수령

0820 체크인 줄 확인

0910 카운터 이동

0925 패스트트랙 통과

0930 면세품 인도장

0950 탑승 게이트로 이동


항공기는 11시 출발이었으니 그럭저럭 괜찮은 시간에 도착한 셈입니다.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면서 스타벅스에서 카페인 보급을 할까 망설이다가 게이트로 향했고 나중에 후회했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 내에서 가격 대비 괜찮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스타벅스뿐.






아침도 안 먹고 나왔다는 G를 위해 요거트와 주스를 구입하고, 저는 던킨의 라떼와 도넛 하나를 주문합니다. 기내식이 나온다는 걸 탑승 후에야 떠올렸지만 결론적으로 먹기를 잘했습니다.

저야 출발하기 전에 간단히 아침을 먹었고 던킨 도넛도 먹고 기내식도 먹었지만 그 다음 끼니는 오후 2시 경에야 먹었습니다. 먹는 걸 신경쓸 상황이 아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아기를 데리고 음식점을 찾아 들어가는 것이 걸렸습니다. 분명 L이 난동(...)을 부릴 것이니 그게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한 겁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 다시 하도록 하지요.


하여간 저 네 품목이 모두 11800원. 으으으음. 차라리 스벅 라떼를 주문하는 것이 만족도는 높았을 거라고 투덜거렸지요.



제가 먼저 간식들을 해치우는 사이 G는 열심히 L에게 과일과 빵을 먹였습니다. L은 일어나자마자 간식을 먹고, 밥까지 챙겨먹었지만 그래도 배고플 테니까요.





문제는 항공편. 이날 미세먼지와 안개가 상당히 심해서 이륙 지연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L이 항공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불안한데 항공기 준비가 늦어져 탑승도 조금 늦어졌고 항공기에 탑승하고서도 30분을 대기했습니다.






유아와 어린이 손님들에게 주는 물건. 활동 패키지는 뽀로로지만 미로찾기나 틀린그림찾기 같은 것이라 사실상 5세 이상 사용가능입니다. 안에 색연필도 있더군요. L은 받고 나서 신나게 휘두르긴 했지만 곧 관심을 끊었습니다.


L을 만나기 전에는 보호자들이 핸드폰으로 영상 보여주는 것을 그리 좋지 않게 봤는데 직접 대해보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옛날 옛적에는 아기 하나에 보호자 여럿이 붙어서 서로 돌아가며 아기를 봐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호자 1인이 담당해야하는 아기가 최소 하나입니다. 많게는 두 셋. 그렇다면 둘을 동시에 잠잠하게 만드는 것은 영상이 최고입니다. 다행히 항공기 영상에도 아이들을 위한 뽀로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미리 뽀로로를 보여준다면 익숙한 영상이라 잠시간은 얌전히 볼 겁니다. 어디까지나 잠시간. 곧 몸을 뒤틀면서 내려 달라고 요구하겠지만요.


평소 집에서라면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관심있는 물건들을 만지고 놀 것인데, 항공기 안에서는 안겨 있거나 좁은 좌석 안에서 놀아야 합니다. 활동적인 아이들에게는 감옥이지요. 그러니 부모는 어떻게든 달래려고 하지만 노력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뽀로로와 미리 준비해간 스티커북, 그리고 과자를 통해 약 70%의 시간은 달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25%는 실패. 나머지 5%는 뭐냐면...... 착륙 10분 전부터 기절해서 자더군요. 다시 말해 25%의 투정은 잠투정이었던 겁니다. 하하하.






좌석 위치가 좋아 하늘은 잘 찍었습니다. 후쿠오카는 이날 비 예보가 있었지만 저녁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 그 다음날 아침까지 오더군요. 다행히 우산 쓸 일은 없었습니다.





뽀로로 패키지 후에 나온 이유식. 기내식을 나눠주기 전에 사전 신청 기내식이 먼저 나옵니다. 그리고 L은 조금 맛보더니 바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그러니 따로 간식이나 먹을 것을 준비해가시길 추천합니다.






후쿠오카 가는 기내식은 연어샌드위치와 토마토 모차렐라 샐러드. G가 L을 붙들고 있는 사이 제 테이블에 기내식 두 개를 받아 놓고 저 먼저 챙겨 먹은 뒤 잽싸게 G의 몫도 준비합니다. 여행 보조자로서의 역할은 이렇게 쌓여만 갑니다.-ㅁ-




입국장에서의 사진은 없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챙기고 옷 정리하고 하느라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었지요. 무엇보다 이 날 한국은 영상 3도였지만 하카다는 영상 17도를 찍었습니다. 코트 등은 모두 손에 들고 내리고 G는 숙면중인 아기를 안고 있었고요. 후쿠오카 국제선 공항은 매우 작아서 짐 찾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코트와 면세품은 모두 캐리어에 밀어 넣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작은 캐리어 두 개와 큰 캐리어 하나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큰 캐리어 하나만 챙겨가길 잘했습니다. 옆에서 보조하려면 한 손은 비어 있어야 하니까요.


목적지가 텐진의 무인양품이었으니 일단 국제선 터미널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도 시간이 꽤 걸리니 감안하시고. 텐진까지도 그렇게 멀지는 않습니다.


1300 후쿠오카 착륙

1330 국내선 터미널행 셔틀 탑승

1400 텐진역 하차


이 정도 시간이 걸렸으니 이동 시간 짤 때 참고하시어요. 어디까지나 대강의 시간입니다.



착륙 전에 잠든 L은 텐진 도착하고서도 한참 뒤까지 내내 자고 있었습니다. 깬 것은 오후 3시쯤. 2시간 정도 잔 건가요.


텐진에서의 일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재미있습니다, 정말로 재미있어요. 빌리기는 작년에 빌렸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바로 장바구니에 책 담아 놓고 결제 시점만 눈치 보는 중입니다. 그도 그런 게 이달치 책 구입비는 『검을 든 꽃』 세트 구입에 홀랑 날아가서 말입니다. 아냐, 조만간 할 겁니다. 이번에 나온 스누피 수프머그에 살짝 홀려서 이리저리 맞춰 재 주문 들어갈 것 같군요.



책의 부제는 '북유럽 스타일로 장작을 패고 쌓고 말리는 법'입니다. 본제만 보면 최근 몇 년 간 한창 유행했던 노르딕이라든지 북유럽 생활 같은 걸 떠올리기 쉽지만 본격적인 나무 책입니다. 오해해서 집어 들었다가는 신나게 장작을 이용한 화력난방 지식을 쌓고 물러나게 될 겁니다.


임업과 관련해 난방을 위한 목재 생산 이야기를 볼 때마다 가장 걸렸던 부분은 장작 소비가 목재생산을 추월하는 문제였습니다. 쉽게 말해, 불 피우는데 들어가는 장작이 한 해 생산되는 나무보다 더 많다면 언젠가는 자원이 다 떨어질 겁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나무를 심고 가꿔야 하는데 땅 부족 문제와 생장 문제가 발목을 잡지요. 한데 이 책을 읽어보면 장작 난방이 의외로 꽤 효율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노르웨이 여러 지역에서도 장작 난방을 많이 하고, 그렇다보니 장작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해결 방법은 크게 1.좋은 장작 난로 및 보일러의 개발, 2.장작용 수종 연구, 3.완전연소를 위한 장작 관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겨울에서 봄 사이에 나무를 베고, 그걸 토막 내 장작으로 만들고 나서는 수분이 일정 퍼센트가 되도록 잘 말려야 합니다. 만약 베고 난 뒤에 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균류가 번식하면서 나무가 마르지 않을 수 있으며, 마르지 않은 나무들은 불완전 연소로 인한 난방 효율 문제, 그을음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러니 나무는 바싹 잘 말려야 하는데, 펼쳐 놓고 말리는 건 공간이 많이 필요하니 보통은 사이에 바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쌓아 말린다는군요. 햇볕보다는 바람이 더 영향을 많이 준답니다. 그러니 적당히 바람이 통하도록 성기게 쌓아서 내내 말리고, 겨울이 오기 전에는 처마 밑의 공간에 둔다든지 장작 창고에 빡빡하게 쌓는다든지 하여 겨울을 대비하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 소설인가에서 겨울을 대비해 잘 말린 좋은 장작을 쌓아 놓은 것을 보고 여주인공이 감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어디였을까요. 몽고메리 소설이었던 것 같긴 한데..?


하여간 이 책은 노르웨이에서 장작으로 적절한 수종, 그리고 각각의 나무가 가지는 연료로서의 특질, 그리고 나무를 베고 관리하고 장작으로 자르고, 거기에 사용되는 전기톱을 포함한 여러 도구들의 이야기까지 다룹니다. 또한 장작을 어떻게 쌓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며, 장작 쌓기를 이용한 예술작품(...)까지도 언급합니다.

재미있습니다. 물론 취향에 맞는 사람의 이야기겠지만 저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노르웨이는 나무를 열심히 심고 잘 관리하다보니 이런 난방용 나무도 모자라지 않게 생산하는 수준에 이르렀더군요. 추운 지방이라 나무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고만 할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나무의 자라는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오히려 연료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니까요. 무게당 열량을 다루는 것 보고도 감탄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제가 쓰는 소설에서의 에너지 방향을 임업활성화를 통한 목재 난방(....)으로 잡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효율적이고, 거기에 마법과 기타 등등의 설정을 덧붙이면 분명 재생가능한 수준으로 나올 겁니다. 흠흠흠.



라르스 뮈팅. 『노르웨이의 나무』, 노승영 옮김. 열린책들, 2017, 15800원.


하드커버에, 책 디자인도 좋습니다. 하기야 열린책들이니까요. 출판사를 믿고 고른 책이었는데 정말로 마음에 듭니다. 훗훗.

후쿠오카로 가는 항공기는 인천공항에서 출발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처음에는 차를 끌고 가 주차하는 걸 염두에 두었는데 막판-그러니까 전날에 G가 마음을 바꿨습니다. 평일 7시에서 8시 전후는 장기주차가 불가능합니다.



이게 글을 쓰는 지금-금요일 오전 8시 44분의 인천공항 주차상황입니다. 단기 주차는 아직 넉넉하지만 장기주차는 만차입니다. 단기 주차는 그날 들어갔다 그날 나오는 차량이고, 장기 주차는 그날 들어갔다 다음날 나오는 차량을 포함해 1일 이상의 주차를 할 때 차를 두는 겁니다. 이걸 보고 있노라니 괜히 사설주차장이 우후죽순 생기는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주차 요금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의 문제더군요.


이러니 차를 끌고 가는 것은 포기. 그렇다면 선택지는 셋입니다.

1.인천공항 리무진버스 : 1인당 11000원 × 2명 = 2.2만원

2.인천공항 철도 : 1인당 5천원 내외 × 2명 = 1만원

3.택시 : 도로 이용료 6600원 포함하여 5.5만원


어머니께 부탁드려서 인천공항에 내려달라 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G가 일찌감치 기각해서 목록에도 못 올랐습니다. 그것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어느 쪽이건 위의 세 선택지는 대중교통 이용입니다.

평소 택시는 이용하지 않는 터라 1번을 밀었지만, G가 강력하게 밀어 붙여 3번으로 갔습니다. 무엇보다 G는 L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깨달았지만 일단 여기서는 접어둡니다.


만약 아기를 데리고 공항에 가실 예정이고, 1번이나 2번을 이용하실 거라면 미리 대중교통 이용 경험을 쌓아두십시오. 그래야 아기 보호자도, 아기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4개월 미만의 아기를 데리고 이용하기에 가장 좋은 것은 자차지만 그게 불가능할 경우는 대중교통 이용 경험과 그 때의 대처 방법에 따라 1번부터 3번까지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여간 저희는 3번이었습니다.


저야 앞자리에 앉아서 뒤쪽의 상황을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G가 그러더군요. L은 평소 카시트도 거부하기 때문에 뒷좌석에 아기 올려 놓고 뒷좌석에서 놀게 할 수 있었다고요. .. 이거 도로교통법 위반일겁니다.(먼산)





공항 가서 제일 먼저 한 것은?

G에게 잠시 기다리라 해놓고는 와이파이 모뎀 찾으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8시 13분인데 이미 대기표가 20을 넘어갔고. 그래도 인력이 많아서 금방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8시 25분 쯤에는 이미 올라갔지요.




자.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아기를 포함해 항공권을 예약할 경우, 아기는 예약자의 아래로 들어갑니다. 1차보호자는 G였지만 항공권 예약을 제가 했기 때문에 L은 제 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있기 때문에 모바일 체크인, 웹체크인이 다 안됩니다.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아기를 데리고 여행할 경우, 예약자의 아래 아기가 들어가며, 아기를 동반하는 이용자는 사전체크인이 불가능합니다. 일반 체크인만 가능합니다. 밑줄 좍좍 긋고 두 번 세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줄 서야 한다는 겁니다. 혼자 다니거나 성인만 있는 여행이라면 체크인 기계에서 슥 처리하고는 짐만 따로 부치면 되는데 그게 안돼!

이럴 줄 알았으면 모뎀 찾으러 가기 전에 G에게 줄 서고 있으라고 할 걸 그랬습니다. 요즘에는 항공사별로 통합 체크인이 이루어져서 뉴욕가는 것이든, 일본 가는 것이든, 홍콩가는 것이든 모두 한 줄에 섭니다. 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하는 것이면 그렇게 되더군요.


대한항공의 경우입니다만, 모닝캄이나 비즈니스급의 이용자와 같은 수순으로 처리되는 라인은 아기와 그 부모만 가능합니다. 즉, 아기와 보호자 1인 및 가이드(...)가 붙는 경우에는 이용할 수 없답니다. 나중에 안내문을 확인하니 성인 1인이 아기 둘 혹은 어린이 둘을 데리고 있는 경우에도 이용 가능하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해당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체크인으로 한참 기다리는 도중에 다른 체크인카운터로 이동했습니다. 그 덕에 기다리는 시각은 대략 30분 정도였습니다. 중간에 다른 카운터로 빠지지 않았다면 10분 정도는 더 소요되었을 겁니다. 그 사이 L은 캐리어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놀고 있었고 보호자와 가이드는 이미 여행 3일차의 체력 소모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일반 체크인을 하라고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좌석 위치입니다. 제가 사전 좌석 배정을 할 때 잡았던 좌석은 맨 뒤였습니다. 중간 좌석 보다는 그래도 돌아다닐 수 있는 맨 뒤 좌석이 낫지 않을까 해서였지요. 그랬는데 체크인할 때 직원이 좌석을 앞쪽으로 바꿔도 되냐고 묻더랍니다. 당연히 좋지요. 그리하여 받은 좌석은 29 G와 29H였습니다. 가보고 알았지만 좌석 가장 앞쪽으로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 앞에는 요람을 고정할 수 있는 좌석이더군요. 29A와 29B에도 L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아기가 있어 요람을 놓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다음으로 중요한 것을 요청합니다. 미리 알아본 G가 이야기하길래, 가능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바로 패스트트랙.

한 장당 소지자 1인 외 3명이 같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은 1번부터 6번까지가 있는데 이 중 1번과 6번은 패스트트랙입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유아 동반의 경우에는 패스트트랙 패스를 요청하여 받을 수 있습니다. 웹 체크인이나 모바일 체크인을 하는 경우에도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일반 체크인을 하라고 하는 이유는 아마도 맨 앞의 좌석 배정과 패스트트랙 패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여간 저걸 들고 6번 출국장을 이용합니다. 패스를 받으면서 안내를 받았는데, 6번 출국장 들어가는 줄 옆에 작은 문이 있습니다. 그 문으로 들어가면 된다더군요. 커다란 캐리어를 부쳤으니 짐검사에 소요되는 약 5분 정도는 대기해달라고 해서 잠시 쉬고 있다가 출국 수속을 밟습니다.


패스트트랙은 확실히 빠르더군요. 노약자 대상이라 천천히 일하지만 줄 서는 수가 다르니 확실히 빠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

아기를 데리고 있는 분은 반드시 일반 출입국수속대로 가셔야 합니다. 중요합니다. 아기는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지문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자동출입국수속을 쓸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자동출입국수속으로, G는 L과 L의 여권을 들고 일반 출입국수속대로 갑니다. 시간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일단 끊고, 출국장에서와 항공기 안에서의 이야기는 다음편에 올리겠습니다.'ㅂ'



걱정마세요. 제목만 영어입니다. 이전에 Ki the Metal Bulter를 쓴 적 있지만 이번에는 interpreter and porter입니다. 통역자 겸 가이드에 짐꾼. 정말로 이번 여행에서는 캐리어를 열심히 끌고 다녔습니다. 다녀온지 아직 24시간도 안되어서 여행 독이 덜 빠졌지만, 그래서 여행기를 쓰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나 싶지만 그래도 열심히 쓰렵니다. 과연 이번 주말 전에 여행기를 다 올릴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롯이 하나였습니다. 아기와 동행하는 여행. 어떻게 보면 저걸 확인하기 위한 실험 자체가 이번 여행의 목적인 겁니다. 실험이니 제대로 해야지요. 실험가설부터 나갑니다.


가설 1. 두 돌 안된 아기는 전담보호자(1보호자)와 보조자가 있다면 국외여행을 다닐 수 있다.


위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 참여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석자 1. 24개월이 아직 지나지 않은 아기, Lily(이하 L)

참석자 2. 전담보호자 G

참석자 3. 보조자 K.

K는 보조자로서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다 맡습니다. 처음에는 통역과 짐꾼만 맡았지만 48시간이 안되는 여행 시간 동안 해본 결과 그보다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것은 여행 보고서에서 차근차근 써나갈 것입니다.


첫날 인천공항에서의 일정과 항공기 탑승까지의 내용은 상당히 길어지므로 하나의 글이 됩니다.

그 뒤에 여행 일정과 숙소에 대한 주의점이 나갈 것이고, 귀국편에서의 경험담도 이어집니다. 굳이 아기의 나이를 24개월로 설정한 것은 항공사에서 유아로 설정한 나이가 24개월이기 때문입니다. 24개월 미만의 아기는 항공권을 일반성인 항공권의 10%만 지불하면 됩니다. 그 이후에는 50%의 어린이 요금을 내야합니다. 따라서 24개월 미만의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며, 저도 그랬던바, 적나라한(-_-)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설 1은 기각되었습니다. 기각자는 참석자 2.

그리고 두 돌이 지난 아기도 나름의 문제가 있더군요. 나중에 자세히 쓰겠지만 얻어 듣기로는 다섯 살, 아마도 36개월이 지난 아기도 여행 데리고 다니기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건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L도 주변에서 '얌전하고' '순하다'는 평을 듣는 아기라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어제 사진 올리는 것을 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트위터는 들어갈 정신이 있었지만.(먼산)


텐진 어드메의 스벅에 들어가 시킨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 말차 커스터드 푸딩, 핑크 레이디 티 라떼. 자세한 여행 이야기는 돌아가면 슬슬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마지막 슈톨렌은 아니고 그 전쯤? 어느 날의 저녁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감기 기운은 아니지만 묘하게 컨디션이 가라앉아 있어 술은 피하지만 이날은 상태가 괜찮아 맥주를 꺼내 들었습니다. 술에 금방 취하고 금방 깨기 때문에 저녁 음주는 꽤 좋아합니다. 하지만 술을 마셔도 문제 없을 상태는 의외로 드문데다 술 마시고 싶은 날이 많지 않으니 두 달에 한 번 정도 마실까 말까 합니다. 그러니 저런 사진도 드물게 올라오지요. 무엇보다 저녁에 뭘 먹으면 잠이 얕게 드는 문제도 있습니다. 체중 관리 문제도 있고.=ㅁ=



오늘도 폭발해서 트위터에 끄적이고 말았습니다. 오늘의 건은 행사 담당 업무의 조율 문제. 무사히 일은 다 마쳤지만 마치고 나니 한참 넋이 나갔습니다. 시쳇말로 현자타임.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라는 깊은 회의감이 몰려오며 허탈감에 빠져 허우적댔습니다. 지금도 그리 상태가 나아진 것은 아니네요. 당장 내일도 큰 건이 하나 있으니.

1년에 한 번 있는 행사에서 업무를 배당받았습니다. 작년도 재작년도 맡은 업무로군요. 그러려니 합니다. 이번에 같이 업무를 맡은 사람은 이 업무가 처음이라 업무 조율을 하러 주중에 갔습니다. 그런데 그 날 출장이 있어서 업무관리자에게 이야기를 해두었다더군요. 그런가 싶어 다른 이야기만 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있다 오늘 아침. 행사 당일이 되어서야 그 세팅 생각이 난 겁니다. 맡은 업무 A를 하려면 기본 세팅이 되어야 하는데 그걸 준비요원들이 했느냐 안했느냐가 걸리더군요.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는 세팅 안 된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담당자에게 갔습니다. 그랬더니 세팅이 문제가 아니라 그 준비물품 자체를 이번에 안 샀답니다. 그럼 업무가 굉장히 단촐해지는데-라고 생각하며 업무관리자에게 하냐 마냐를 물었습니다. 안해도 된다고 단언해 말하길래 다행이라 생각하는 찰나, 30초도 되기 전에 업무관리자가 상관에게 확인합니다. "하는게 나은가요, 아닌가요?" "혹시 세팅 가능해?" "물품을 미리 주문하진 않았기 때문에 다는 아니고 일부라면 가능합니다." "그럼 그만큼만 하지?"

아니, 저기요.OTL

일부만 하거나 전체를 다 하거나 기본 세팅은 같습니다. 품은 거의 같게 드는 겁니다.


그래도 세팅 해야겠다 싶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세팅하고 준비하고, 행사 뒷정리까지 완전히 다 마치고 나니 갑자기 허탈하더랍니다. 생각해보니 두 사람이 하기로 지정된 일을 저 혼자 했습니다. 출장간 사람은 없고, 그 외에 다른 사람 배정은 하지 않았고. 심지어 업무관리자는 제게 "그 사람이 출장가서 없어."라는 기본적인 이야기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설령 그 사람이 출장 가기 전에, 제게 이미 이야기 했다고 했다고 한들 최소한 그 사실을 알고 있음을-두 사람 몫을 한 사람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면 이렇게 허탈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 사람이 가끔 업무 구멍을 낸다는 것은 알았지만 또 당하고 보니 허탈하네요. 게다가 상관님은 왜..!


아침에 출근해서 업무 확인 안 했으면 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말입니다, 제가 맡은 업무인 이상 확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제가 맡은 업무에 포함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 미리 확인했다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지 모르지만 하지 못한 제 불찰이고, 아침에 묻지 않았다면-아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하여간 그렇게 지나가고 나니 참으로 인생 무상 하여라. 하하하.;ㅂ;



이만 얌전히 자러 갑니다. 자기 전에 책 읽고 달래야겠네요.



아직 연초라 이모저모 제목 실험 중입니다. 앞에 날짜를 넣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뒤에 넣는 것이 좋은가...?




집에 있는 몇 안되는 게임 소프트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두 세 개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끝까지 클리어한 건 Flower 하나입니다. 나머지는 끄적대다 말았고, 이건 아예 뜯지도 않았지요. 한정판이라 뭔가 동봉되어 있었다는 건 기억하지만 PS4가 없는 고로 무리입니다. 생각난 김에 블루레이 플레이어 대신 놓아볼까요.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예산 확보가 관건이로군요.(하략)



아차. 아직도 가계부 정리는 못했습니다. 설 연휴 전까지는 끝낼 겁니다. 그래야 명절 보너스를 어떻게 투입해야하는가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겨울의 최대 이벤트는 겨울 초입의 어머니 생신과 겨울 말미의 아버지 생신이니 후자는 지금 자금 마련을 해야합니다. 그거 예산 잡아 놓고 아버지의 새로운 노트북을 맞추는 문제를 고민하죠. LG, 15인치, 총 예산 생각하면 그럭저럭 폭은 좁을 것 같아 걱정은 덜합니다.(먼산)


알라딘 장바구니 비우기는 오늘도 실패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통장 잔고와 카드 결제 사이의 문제 때문인데, 쉽게 풀어 말하면 통장 잔고 중 가용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가계부 정리하면서 다시 잡아서 조만간 잡을 생각입니다. .. 근데 날짜를 보니 이거 1월 두 번째 알라딘 사은품이 나올 때나 최종 결정할 것 같군요. 지금 가장 큰 고민은 1천부 한정이라는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을 사느냐는 것입니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그거 안 사면 『노르웨이의 나무』도 살 수 있으니까요. 이미 전자책 장바구니도 12만원을 돌파했습니다. 하하하.


자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아콰터파나』 12권 마저 보고 정말로 가계부 정리하겠습니다. 정말로요!

지난 주말에 먹은 스타벅스의 커스터드 크림 슈핀 사진은 맨 아래에. 그간 먹은 여러 음식들 사진부터 시간 순서대로 올려봅니다.






풀무원의 튀김우동은 예상보다 괜찮았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을 때 냉장고에서 꺼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맛. 무엇보다 제가 저 튀김을 매우 좋아합니다. 일본 여행 갈 때마다 돈베 컵라면을 사는 것도 저 튀김 때문이거든요. 그 컵라면보다야 비싸지만 질을 생각하면 훨씬 좋습니다.

엊그제 올린 고래사어묵의 어묵우동은 풀무원 우동보다 조금 더 일본 맛입니다. 같이 먹은 것은 아니지만 고래사어묵의 우동이 조금 더 달았습니다. 그러니 취향에 맞춰 구입하시면 됩니다.





이건 또 언제더라. 하여간 2+1 행사가 있을 때 종종 사두는 당분 보충제들. 하지만 최근에는 그나마도 입에 맞는 것들만 찾기 때문에 이렇게 사는 일은 드뭅니다. 주로 아몬드나 땅콩이 들어간 초코바를 구입합니다. 트윅스는 너무 달고, 허쉬초콜릿은 초코바가 아니니 최근에는 안 샀습니다.





이건 언제적 사진인지도 잊은. 아마도 크리스마스 시즌-12월의 모임 때 찍은 사진인가봅니다.

『별이 되다』 뒷 권은 언제쯤 나오려나...'ㅅ'







샌드위치는 BLTE를 제일 좋아합니다. 저 네 가지 재료 중 가장 중요한 건 달걀! 달걀! 달걀!






어느 날의 간식. 보고 있노라니 EF파운드 한 통을 더 쟁여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이거 하나면 끼니 한 번 끝인데. 게다가 당질과 섬유질(말린과일), 비타민(말린과일+견과류), 지방이 골고루 다 들어 있습니다.(...)






거기에 커피와 우유를 곁들이면 카페인과 칼슘보충까지 동시에!(...)






커피의 칼슘 흡수 방해가 걱정된다면 홍차로 바꿔 밀크티를 마시면 됩니다.







아. 이쪽은 슈톨렌. 왼쪽이 베이스테이블이고 오른쪽이 카페 키이로에서 구입한 낭만브레드의 슈톨렌입니다. 이전에 올렸던 낭만브레드의 슈톨렌은 끝부분이라 조각이 작았고, 이건 중간 토막입니다.






마트에 갔다가 CJ에서 나온 레토르트 닭찜을 보고 홀린듯 집어들었습니다. 찬장에 있던 납작당면을 불려 넣었는데, 불린 시간이 짧아서 익히느라 한참 끓였습니다. 맛은 무난하나 딱 CJ같은 맛이더군요. 한 번 경험한 것으로 충분합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달았습니다.






베이커스테이블 슈톨렌의 마지막 흔적. 크흑.;ㅠ; 안녕. 올 12월에 다시 만나자.






그리고 드디어 스타벅스의 커스터드 크림 슈핀. 사진 찍은 순서대로 올리다보니 이게 맨 마지막입니다. 지난 주말에 먹었거든요.


스타벅스에 갔더니 새로 나온 음료나 음식을 시키면 별을 두 개 더 준다는 공지가 있었습니다. 그럼 신작 음료를 마실까 하고 훑었는데 하나 같이 취향에 안 맞을 것 같은 조합이더군요. 그럼 음식을 시키면 되겠다 싶어 확인하니 커스터드 크림 슈핀을 주문하면 카페라떼 제일 작은 사이즈보다도 저렴합니다. 잠시 앉아 있다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고픈 배를 채울 겸 주문합니다.



종이컵에 담겨 있지만 빵 자체도 머핀이나 컵케이크 구울 때 쓰는 주름종이컵에 반죽을 넣어 구운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종이컵은 서빙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39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이긴 하지만 스타벅스 디저트의 전반적인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습니다. 브리오슈 등의 빵 안에 커스터드를 넣은 맛이고, 크림은 살짝 산미가 돕니다. 레몬즙 등을 넣어서 상큼함을 주려한 모양이군요. 저는 커스터드는 달달한 우유맛 나는 걸 선호하다보니 썩 입에 맞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뭐, 이것도 취향차니까요.


한 번은 먹어봤으니 되었지만 다음에는 아마도 다른 디저트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ㅠ';



애초에, 시바라고 읽으려면 Shiwa가 아니라 shiba나 shiva가 맞지만, shiwa라고 적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끄적끄적. wa를 바로 읽으려면 schwa가 더 옳은 표기일지도 모릅니다?



월요일에 일어난 사건을 수요일에 1차로 자극 받고, 목요일에 폭발해서 급격하게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던 것을 취미 덕에 도로 부활해서 잠은 잘 잤는데, 자고 나니 지름신이 찾아와 결국 패배했습니다. 카드는 긁었으니 그 결과는 다음달의 제가 지불하겠지요.


추가 결제 들어가야하는 것이 알라딘 장바구니와 『행복이 가득한 집』 정기구독입니다. 장바구니 쪽은 종이책과 전자책이 골고루 들어 있어 이번 주말 사이에 비울 것이고요. 그 비용 역시 다음 달의 제가 지불할 겁니다. 거기에 넨도로이드 주문건도 진행해야지요. 5월에는 여행 일정이 없으니 얌전히 알라딘 주문으로 갑니다.


식재료 주문도 가야하는데 1월 되면 하겠다고 해놓고는 장바구니만 보며 눈치보다 끝났네요. 농사펀드도 찬찬히 둘러보며, 설 상품 올라오는 것 보고 또 주문 들어갈 겁니다. 아차. 마법의 가을도 도착했으니 내일은 잊지말고 사진 찍고요.



내일은 일정이 있어 다른 일 못하니 밀린 책 마저 보고 작업 좀 해야겠습니다. 역시 힐링은 책이 최고로군요. 오늘 저녁은 『노르웨이의 나무』 마저 읽고 『마물의 환생기록』도 뒷 부분 마저 봐야지.+ㅅ+


지금의 심정.

오늘 엉뚱한 사람-이지만 꼭 관련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사람에게 화풀이를 했지만, 그래서 그 때문에 더 내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도 화를 내지 않을 상황이 아니지.


원치 않는 예산과 업무를 받아서 작년 내내 끙끙대고, 그리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같이 플젝할 사람을 찾아 잡은 것은 좋은데 그 사람이 엊그제 지난년도 업무 성과 발표를 하면서 그 플젝을 썼다. 즉, 그 플젝의 세부 기획과 실행은 그 사람이 했으니 그 이야기를 성과보고회에서 프리젠테이션 한거지. 그러면서 지나가는 사진에서 내가 등장하자, '**업무에 대해 도와달라고 부탁드리자 흔쾌히 허락해주셨다'는 말로 설명하더군. 그나마도 그 언급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서는 더 분노했을 건데 차라리 그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상황 돌아가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만 봐서는 저 사람이 혼자서 다 맡았겠구나라고 생각했겠지요.


행정적 업무-기획안 작성, 결재, 예산 결재, 결제 등의 업무는 제가 맡았습니다. 운영과정에서도 인력 부족하면 제가 들어가서 뛰었고요. 실행 과정에서는 그 사람이 더 고생했지만 그렇다고 제 몫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그렇게 성과 발표하면서 이름 싹 지워 버릴 정도로요. 물론 포커스 맞춘 부분이 다르긴 하지만 그 보고만 본 사람은 업무를 그 사람 혼자 했을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예산 받아 놓고, 원래 하던 업무가 아니라 스트레스 받고, 같이 플젝 할 사람 찾아서 비슷한 업무 맡은 사람들 여기저기 찔렀던 때 생각하면 갑자기 혈압이 오르네요. 하하하하하. 하.....




그 보고회는 이번 주 초에 있었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혈압이 올라서 결국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폭발했습니다. 그 플젝 이야기를 꺼내며 고생했다고 하길래 그 성과는 그 사람이 다 가져간 셈이라고 비꼬아 말하자 '그 사람이 그럴 사람이 아냐, 뭔가 오해가-'라고 말해서 제가 더 화를 낼 수밖에 없었지요. 하하하하하.



오늘 몇 가지 글 쓸 것이 더 있었으나 쓰다가는 위가 뒤집어 질 것 같아서 고이 접습니다. 자기 전에 책으로 좀 힐링하고 가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패키지만 따로 찍은 사진은 없군요. 왜 그랬을까.


이전에 C님이 고래사어묵의 짬뽕탕을 드시기에 호기심이 생겼더랬습니다. 온라인 주문도 고려했지만 배송비와 교통비를 잠시 비교하고는 신세계 본점 갈 일 있을 때 사오면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하여 한참 뒤에 사와 놓고는 내내 먹을 타이밍을 놓치다가 지지난 주말에 뜯었습니다. 아니, 지난 주말이었나.;


패키지를 뜯은 후의 사진입니다. 가운데 있는 하얀 뭉치가 어묵면입니다. 어묵을 면처럼 뽑은 거라더군요. 그리고 왼쪽 하단이 유부주머니, 오른쪽은 어묵입니다.





간식으로 먹기에는 양이 많습니다. 여기에 다른 면을 집어 넣거나, 채소를 추가한다면 충실한 한끼가 되겠더군요. 어묵면을 풀어 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만드는 방법 자체는 매우 간단합니다. 그리고 맛도 괜찮습니다. 제 입맛에는 달고 간간하다보니 일본의 오뎅국물이 떠올랐지만, 여기에 다른 재료 첨가해서 끓여내면 좋겠더라고요. 달갈 삶은 걸 미리 국물에 재웠다가 먹어도 좋겠고. 으으으. 오늘 같이 추운 날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도로 떠오릅니다.



원래는 짬뽕을 사올 생각이었습니다. 한데 가보니 짬뽕과 떡볶이와 우동 버전 세 종류가 있더랍니다. 짬뽕도 좋지만 우동이나 떡볶이도 좋은데 싶어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옆에서 직원분이 잘나가는 순서는 우동 > 떡볶이 > 짬뽕 순이라더군요. 그리하여 우동을 집어 들었더랍니다. 다음에는 떡볶이로 들고 올 생각인데 본점.. 언제 가나..? =ㅠ=

메뉴 이름을 얼버무리는 건 지난 주말에 다녀왔음에도 음식 이름을 홀랑 잊어서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흑흑흑. 하지만 이번에도 참으로 맛있었으니 즐겁게 디저트와 커피까지 다 즐기고 왔습니다. 근데 매번 적으면서도 헷갈린단 말입니다. 녁이냐, 녘이냐.






일행이 조금 늦는다는 연락이 있어서 커피부터 주문합니다. 이게 화이트 .. 뭐더라. 화이트플랫치노? 아냐, 하여간 화이트초콜릿이 들어간 달달한 커피입니다. 위의 우유거품이 쫀득쫀득해서 재미있더군요.






위에 올린 로즈마리는 장식이고, 그 위의 과일은 시큼시큼한 과일들도 아마 장식일겁니다. 시럽의 단맛이 아니라 초콜릿의 단맛이라 진하고 농후하게 다가오는 단맛이 인상적입니다. 단 음료 좋아하신다면 괜찮을 겁니다.






일행이 시킨 커피. 이쪽은 샤케라또. 이번에도 잔이 바뀌었는데 미니장미를 꽂은 것이 재미있습니다. 음식만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담음새를 신경쓰는 것이 좋더군요.+ㅅ+






그리고 이게 관자가 들어간 비트 파스타. 겨울인데 꽃밭을 받았습니다. 여러 채소들이 올라가 샐러드 같기도 하고 꽃다발 같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꽃잎도 몇 장 올라 있었지요.






조명 때문에 색이 조금 희한하게 나왔지만 실제 색은 딱 분홍색입니다. 진분홍. 그러니까 비트색 말입니다. 찍어 놓고 보니 뭔가 붉은 생선의 살 색 비슷하게 나왔지만 아닙니다. 색도 재미있지만 생면이라 식감도 독특하고 맛있습니다. 간은 강한 편이지만 그게 또 쫀득한 면의 씹는 맛과도 잘 어울립니다. 생면이라 느긋하게 먹는 것은 무리고 열심히, 가능한 빨리 먹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메뉴를 보니 이쪽은 해산물토마토파스타였나봅니다. 맛없을 수 없는 메뉴. 아니, 녘의 파스타는 어느 걸 시켜도 재미있거나 맛있거나 둘 중 하나는 최소한 만족합니다. 재미있지만 내 입에는 안 맞았다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그 둘 중 하나라도 만족시키는 가게 찾기 참 어렵죠.






맛있게 다 먹고 그 다음은 티라미수. 사실 티라미수는 제 취향보다 크림이 많은 쪽이라...'ㅠ' 이걸 먹고 나니 티라미수가 만들고 싶어집니다. 이번에 만들 때는 커피를 듬뿍 적시기로 했으니 커피 주문도 해야겠네요. 잊지말고 해야지.






이쪽 커피는 뭐였더라..OTL






제가 시킨 커피는 위에 뿌리는 가루는 뺀 카푸치노였습니다. 선택 가능하다고 해서 빼는 쪽으로 부탁드렸지요.




하여간 이날도 대나무숲에서 그간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다 풀었는데 또 새로운 보따리가 생겼습니다.(먼산) 아마 그 때도 또 녘에서 만나지 않을 지..?

제 자신에게 하는 소리입니다. 그러니 이 문구를 듣고 뜨끔하시는 분들, 저와 함께 파산하시지요.



2018년 첫 사은품인 머그 중에서는 타이포머그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니 1월 첫 구입의 사은품은 타이포머그 중 가장 마음에 든 모비딕을 골랐습니다. 머그 네 개를 모아 놓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골라서 쓰면 좋겠다는 망상이 잠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에 이미 연초부터 책값 폭주는 예고되었습니다. 언제 사느냐가 관건이지마나 1월 중이면 무난히 네 개 다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전자책의 일부만 구입해도 충분히 가격은 맞출 수 있으니까요. 머그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책 한 권을 고르는 것이 문제일뿐.


그 문제는 첫 구입부터 걸렸습니다. 신간 확인을 최근 더디게 한 데다 마음에 들며 이벤트에 해당되는 새 책은 『모방범』 같은 책이라 가격이 상당히 높았지요. 전자책을 중심으로 장바구니를 털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에 눈에 들어온 책이 『라틴어 수업』입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 지난 호에 저자 인터뷰가 실려서 그렇지 않아도 궁금하던 터라 잠시 생각하다가 전자책 3만원에 이 책 한 권으로 조건을 맞췄습니다.




여기서 함정카드 발동. 『라틴어 수업』도 자체 이벤트로 머그 증정행사를 하더랍니다. 500원을 지불하더라도 일단 상품은 받고 보자는 심리는 저장공간의 부족을 불러옵니다.(먼산)






상자에서 탈출한 머그의 모습. 라틴어 수업 머그도 커피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색입니다. 이렇게 머그에 또 홀리는 바람에 머그는 끊임 없이 증식 중. 그러니 설 연휴 지나고 봄이 오면 한바탕 털어서 정리할 생각입니다.






타이포머그가 마음에 들었던 건 용량입니다. 모비딕은 생각대로의 크기에 생각대로의 디자인이었지만 딱 하나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무광코팅 머그더군요. 이 부분이 걸리더랍니다. 커피나 차를 자주 마시다보니 저는 무광보다는 유광, 유약을 두껍게 입힌 머그를 주로 씁니다. 설거지할 때 그런 머그가 훨씬 닦기 좋습니다. 무광머그는 그냥 물로 헹구고 손으로 닦는 것만으로는 안쪽의 음료 얼룩이 안 지워집니다. 홍차물이나 커피물이 들기도 쉽고요.






그것만 빼면 용량도 그렇고 참 좋은 머그라서 더 아쉽습니다.






그리고 그 며칠 뒤. 이번에는 다른 타이포머그와 책이 도착합니다. 이번의 이벤트 적용 도서는 전자책이었기에 보고 싶어 주문한 『은수저 14』권과 함께 도착합니다.






이번에는 셜록. 받아보고는 놀랐습니다. 제가 사진으로 보고 생각한 셜록 머그의 손잡이 색은 회색이 섞인 베이지, 갈색 톤이었는데 분홍이더군요. 오오오! 분홍!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타이포와 이미지가 잘 어울립니다. 이 머그도 당연히 무광. 핑크라 홍차보다는 커피가 어울릴 것 같다는 건 아쉽지만 별 상관은 없지요.-ㅠ-






뒤집어서 한 장 더.






이렇게 놓고 보니 색을 맞췄습니다. 여기에 앨리스 타이포머그까지 놓으면 딱이겠네요. 그러니 다음은 오즈가 아니라 앨리스로.

앨리스까지 주문하고 나면 기왕 구입하는 것, 마저 다 사야 한다면서 오즈의 마법사도 주문할지 모르겠습니다.(한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