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긴 하지만 슬프게도, 전 예술 쪽은 좀 둔합니다. 아니, 예술쪽이 둔하다는 것보다는 관심을 덜 둔다는 말이 맞겠지요. 들어보면 아는 노래라는 것까지는 알지만 그게 무슨 음악인지는 모릅니다.-ㅂ-; 어렸을 때 클래식을 들으려고 한 적도 있었지만 음악을 들으면 피곤합니다.(...)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들으면 대개는 책에 몰두해서 음악이 안 들리거나, 귀가 피로해지면서 양쪽 다 놓게 되더군요.
하지만 이 책은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같이 들어 있는 CD를 틀어 놓거나, 미리 들어보고 나서 읽는 것이 훨씬 생생할겁니다. 소설 읽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들리는 것 같지만 이미 들어본 음악이라면 더 확실하고 깨끗하게(?) 들릴테니까요.

기본은 추리소설이되, 내용은 음악성장소설입니다. 빙고님이 이전에 감상글에서 적었듯이 추리요소는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아니, 있긴 한데, 읽으면서 대강은 파악이 됩니다. 누가 저지른 일인지 말입니다. 하지만 그게 '왜'냐는 대답을 보고 나니 하나 중요한 걸 놓쳤더군요.OTL 그게 바로 반전입니다. 전 그건 미처 예상 못했던 터라. 읽고 나서 빙고님 감상글 다시 보고는 허허허 웃었습니다. 행복한 결말은 아니되, 그렇다고 아주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이정도면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지만... 솔직히 읽고 나서 만 하루를 무력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그 반전을 읽은 것이 출근 지하철 안에서였고, 반전이 폭로되는 그 장면에서 정확하게 절단 신공을 당했거든요.

내용에 대해서는 일단 접어둡니다. 이것도 뭐,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성장소설이라고 한 것은 위와 같은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이 상당히 상세하고 섬세하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감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화상을 입어서 피부이식을 하면 저렇게 간단히 끝날리가 없거든요. 제가 피부이식을 받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증세로 추정되는 사람을 하나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분은 아마 화상을 입어서 피부이식을 받은 것 같더군요. 성격은 아주 좋았습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하지만 그 분의 속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물어보기도 어려웠거든요. 솔직히 저 역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걸 억누르기 위해 꽤 애썼습니다.(먼산) 하여간 그 분은 종종 병원에 가서 색소침착을 레이저로 치료하더군요. 레이저를 쏘아서 검게 된 부분의 색을 죽이는 것 같았습니다. 점 빼는 것과 비슷하게 말입니다. 그렇게 치료하는데 오래 걸리는데 ... 음... 빙고님 감상에도 등장하지만 피부이식이 그렇게 한 번에, 쉽게 되는 것이었나요.;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 말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성형을 한다 한들 얼굴을 몽창 다 바꾸는 것이었을텐데 그것도 단번에 했다는게 이상합니다. 그런 부분을 빼고 음악만 본다면 꽤 재미있게 잘 썼더군요.


다른 무엇보다 탐정역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G는 막판에 탐정(역)이 한 말 때문에 정이 뚝 떨어졌다네요. 관계없다라는 의미로 한 말이 방관자로 들릴 수도 있지만 방관자를 넘어서 방조자로 들리기도 합니다. G는 오히려 어머니쪽에 감정 이입이 되었다 하니..(먼산) 하여간 탐정의 외모나 성격만 두고 본다면 파일로 밴스, 엘러리 퀸 타입입니다. 아무래도 후자에 가깝겠군요.



이 뒤로도 두 권 정도 원서로 더 나와 있는 모양인데 한국에 이 작가의 책은 이것 하나만 들어와 있습니다. 아쉽네요. 하지만 그 뒤에도 이런 식으로 전개가 된다면 읽을 용기가 안 납니다. 은근히 상처 받았나봐요..T-T;



나카야마 시치리. 『안녕, 드뷔시』, 권영주 옮김. 북에이드, 2010, 13000원

그리고 그 다음이 『안녕, 드뷔시』입니다. 이건 조금 전 출근하며 끝낸 책이니 조금 감상을 묵혀야합니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직전에 딱 그 반전을 봐서 어안이 벙벙했더란..; 출근하고는 마지막 몇 장을 마저 읽었는데, 참...(먼산)


『우리집에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도서관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망설이다가 집었습니다. 온다 리쿠 소설 중에서는 마음에 들어 집에 남겨 놓은 것이 한 손에 꼽을 정도기 때문에 이것도 고민했거든요. 들여놓지 않았지만 마음에 든 책은 『네크로폴리스』랑 『밤의 피크닉』입니다. 『1001초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요한의 이야기, 『빛의 제국』에 나오는 마지막 단편도 마음에 들었지요. 하지만 그 외에는 구입해서 읽고 나서도 방출했습니다.
이 책은 그 방출한 책들보다 한 수 위입니다. 그러니까 공포 소설이예요. 분위기 자체만 따지자면 『초콜릿 코스모스』에 잠시 등장하는 어느 연극신이 떠오릅니다. 온다 리쿠의 소설은 분위기 타입이 꽤 넓은데 이건 미스터리보다는 심리, 공포,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만합니다. 저는 불호에 가깝습니다.
사실 꽃샘추위 중의 이 봄날에 이런 책을 읽으면, 게다가 그것도 평일 저녁에 읽고 있노라면 등줄기가 오소소소소소 한 것이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요. 읽고 나서 역자 후기를 보니 공감이 절로 됩니다.;
자주 오시는 분 중 이런 쪽 취향은 어느 분이더라. 유라님? 아니면 아이쭈님?


『어나더』는 사전에 작가를 모르고 보았다면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을 겁니다. 한줄로 이 감상평을 요약하면...

'오노 후유미가 쓴 줄 알았다.'
-ㅁ-;

아야츠지 유키토의 책은 『십각관』부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뒤에도 『**관』시리즈는 거의 골라서 다 봤습니다. 다만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에서는 그 결말(살인 동기)에 당황해서 한동안 손을 안댔습니다. 그 뒤에 다시 본 것이 『어나더』지요. 이건 유라님의 애니메이션 감상을 보고는 마음이 동해서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가, 도서관에서 눈에 띄길래 집어왔습니다. 번역자는 현정수씨. 역자 때문에 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G도 이 책을 알고 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애니플러스에서 방영하는 애니를 먼저 본 모양입니다. 저도 일요일 밤에 자러 들어가기 전 잠시 보았는데 소설과는 이야기 전개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기본은 공포소설입니다. 부조리한 공포? 여튼 옛날 옛적에 있었던 어느 사건을 계기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주인공 사카키바라 코이치는 아버지의 직장 관계로 외가인 요미야마시에 전학을 옵니다. 잠시간의 전학이지만 새학기를 맞이해야하는 딱 그 시기에 기흉으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집니다. 이미 그 전에도 기흉으로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재발했답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보니 세심한 학생인가보네요.-ㅁ-;
하여간 퇴원하고 나니 새학기 첫 달은 이미 가고, 5월 초는 골든위크고. 그래서 5월 골든위크가 끝나고 등교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병원에서 마주쳤던 신경쓰이는™ 여학생을 만나 말을 건네게 됩니다. 그 이후는 아래는 접어놓고 보지요.


1인칭 시점이라 앞부분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려 할 때마다 방해가 들어가는 걸 보니 좀 답답하긴 합니다. 이 이야기를 꼭 들어야하는데 야는 여기서 왜 피하는 건가 싶거든요.-_-; 소설이었으니 그나마 빨리 넘어갔지 애니메이션에서는 2-3회 정도는 계속 그 '하면 안되는 짓'이 계속 등장했겠지요. 보는 사람은 속이 탔겠지만..

막판에 모든 일들이 풀릴 때, 그 중심에 '그게' 있다는 점은 마음에 안듭니다. 이미 상황 설정부터가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해결도 그렇다니 맥이 빠지네요. 하지만 반전부분은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던 부분이라 꽤 놀랐습니다. 제가 의심하고 있던 건 다른 사람이었거든요. 게다가 코이치의 반응이 예상 외여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정신적으로도 굉장히 타격을 입을 것 같은데 전혀 아니었거든요. 허허허;


분위기가 닮은 소설을 찾으라면 오노 후유미의 『17세의 봄』. 그런 분위기라 더 오노 후유미 책 같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십각관』이나 『키리고에』 같은 치밀하게 짜여진 추리소설보다는 느슨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책 두께가 그리 두껍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이 좋았습니다. 시간적 배경을 생각하면 조금 더 늦게 보아도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여름 휴가용 책으로도 괜찮습니다.>ㅅ<

하지만 성이 사카키바라라고 하니 어느 집안이 생각나지 말입니다?



온다 리쿠. 『우리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박수지 옮김. 노블마인, 2011, 11000원.
아야츠지 유키토. 『어나더(Another)』, 현정수 옮김. 한스미디어, 2011, 15800원.




쓰고 나서 덧붙임.
오노 후유미를 언급한 특별한 이유가 있지요. 이 경우는 婦唱夫隨.;
최근 읽은 책 세 권 리뷰를 왕창 쓸까 하다가, 완독한 것 따로, 읽다 만 것 따로 올리기로 헀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책 세 권을 읽은게 지난 주 후반부부터 오늘 아침까지라는 겁니다. 허허허;


한국소설은 원래 손을 대지 않습니다. 손을 댄다 한들 주로 판타지나 로맨스일뿐입니다. 흔히 말하는 장르소설쪽의 마이너계만 읽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손에 잡았습니다. 물론 원래대로라면 손대지 않았을텐데, 이 책은 아는 분께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유정씨는 전작의 반응을 보고는 괜찮은 작가구나, 혹은 글을 잘 쓰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역시 한국소설이라 손 안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책상 정리 하는 김에 G에게 넘겼습니다. 아는 분께 받은 소설이라 하면서요. 이미 그 때 전 결말 몇 장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의 흡입력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있었습니다.-_-;

그리고 오늘 아침. 방문 앞에 이 책이 놓여 있는데 G의 평가는 아주 가혹했습니다. 절대 집에 두지 말라고, 읽지 말라 하더군요. 하지만 하지 말라 하면 더 읽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닙니까. 출근길에 조금 손을 댔습니다. 약 30분 남짓 앞부분 조금과 뒷 부분 많이를 보았습니다. 허. 왜 G가 읽지 말라 했는지 알겠더군요.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입니다. 시작부터가 그렇군요. 그리고 그 안에 또 다른 소설이 등장합니다. 그 소설은 주인공인 나(서원)의 7년 전 기억을 끄집어 냅니다.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 본 것은 아니고 앞부분과 뒷부분만 보고, 액자소설은 끝부분만 확인했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습니다.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심하게 감정 이입이 되어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그것만 놓고 보자면 겹쳐지는 소설이 하나 있는데 말입니다. 음, 사실 전체적인 구조를 봤을 때는 닮아 있네요. 물론 전혀 다른 내용이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전혀 다릅니다.
(아이쭈님이라면 아실라나..-ㅁ-;)

앞부분을 스륵 넘겨보며 눈에 들어오는 부분을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절박하게 몰린 주인공의 심정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오는 바람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네요. 그러니까 묘사나 설명, 글발이 너무 좋아서 사람이 몰입하는지라, 읽는 사람 역시 따라서 피폐해지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라고 까지 쓰고, 당장에 치우라고 버럭 화를 낸 G에게 물었습니다. 왜 그랬냐 했더니 함정이 있었네요. 제가 본 것이 앞부분 중에서도 주인공의 회상이 들어간, 조금 뒷부분이었는데 그 앞에 토할 것 같은 묘사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더랍니다. 일요일 밤시간에, "일본 작가들도 그렇게 쓸까 싶은" 부분을 읽어야했던 G에게 위로를...;;; 그 부분 내용을 대강 들으니 이해가 되네요. 왜 맨 마지막에 그 썩을놈의자식이 그런 짓을 했는지 말입니다. 하하하하.

하여간 대강 읽은 것만으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하지만 저는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었지요.; 추천 대상은 막심 샤탕의 '악의 시리즈'라든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책을 재미있게 보신 분. 근데 제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으신가요..?;


정유정. 『7년의 밤』. 은행나무, 2011, 13000원



덧붙이자면, 한국에서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아직 이런 책이 나오긴 어렵지 않나, 생각했거든요.+ㅅ+


원서 부제목도 간촐하지요? 천년왕국의 조사. 이번 이야기는 상당히 두껍습니다. 1권과 4권을 같이 놓고 비교하지는 않았는데 두께도 상당히 비슷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성이 다르고 분위기도 다릅니다. 무섭기로 말하자면 이번 권이 더 무섭습니다. 여러 의미로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1권은 첫 번째 이야기라 그런지 액션도 등장하고 이런 저런 궁리도 등장하고 히라가의 활약도 높습니다. 2권은 로베르토의 비중이 높고, 3권도 로베르토의 비중이 높지요. 4권은 로베르토보다는 히라가의 비중이 조금 더 높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를 풀어내거든요. 물론 로베르토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중심 축이 주로 히라가입니다. 문서조사보다는 과학조사가 중심이 되면 히라가의 활약이, 문서조사가 중심이 되면 로베르토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ㅁ-/

이하는 내용이 상당히 들어 있는 관계로, 앞으로 보실 분들은 피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제발 부탁인데 이거 번역 내주면 안되겠니.;ㅁ; (하지만 이런 종류의 소설을 번역할 때 어떤 번역자가 잘 어울릴까 곰곰이 생각하면... 으음;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는게 문제;;; 번역 장벽이 꽤 높습니다.)




5권은 직접 사와서 보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책상 위에 다른 책들도 가득한지라-시오노 나나미 두 권, 온다 리쿠가 참여한 책이 한 권, 토레스 시바모토가 삽화를 그린 소설이 한 권-있는 책부터 보고 그 다음에 볼래요. 그리고 이 핑계를 대고 조만간 일본에 가야죠. 근데 갈 시간이 없어! 연휴에는 항공권이 비싸단 말입니다! ;ㅂ; 그렇다고 연휴 아닌 때 휴가 내면 제 업무가 없다 한들 눈치 보여서 안됩니다.(엉엉엉)
여튼 5권은 그 다음의 별미로 남겨두고 언제 먹을까(?) 즐겁게 기다릴래요. 4권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아주아주 오랜 만에 음양사가 나왔습니다.(상권 교보 링크) 유메마쿠라 바쿠의 음양사. 일본어 실력이 아주 좋진 않아서 읽는데 100%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번역서가 있는 경우엔 웬만하면 번역서를 봅니다. 물론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찾는 책이나 블루레이, DVD, 만화는 소수 취향의 물건이 많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소수 구매층만 있는 이쪽 취미바닥에서는 가능한 사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음, 그러니까, "돈 벌고 있고 구입할 능력이 되는 이상 이런 건 가능하면 구입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는 겁니다. 끄응.;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데 왜 돈을 쓰냐고 할 수도 있고, 네가 구입하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는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의 구입을 할 뿐입니다.(먼산)

그래서 한 번 보고 바로 방출할 것을 알더라도 손안의책이나 북스피어에서 나온 책은 의무감을 가지고(!) 구입합니다. 시공사에 대해서는 그런 부채감(?)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저 두 출판사의 책은 제 취향의 범위 안이면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구입하려고 합니다. 『음양사』도 그렇고, 『미야베 월드 제2막』도 그렇고, 시공사의 엘러리 퀸 시리즈나 북스피어의 밴 다인 시리즈도 그렇습니다. 으으. 근데 밴 다인 시리즈 다음권 언제쯤 나오나요.;ㅁ;

본론으로 돌아가.;;;


음양사 번역 자체는 그 전에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글루스 김소연님의 이글루를 링크해 놓고 계속 들여다보는데, 음양사 번역은 작년인지 재작년에 끝났다고 본 것 같습니다. 책이 밀린 것 같네요. 책 띠지에도 아예 6년 만에 나오는 음양사라고 했으니 그만큼 오래 기다렸습니다. 바로 직전 편이 『음양사 별전- 나마나리 아가씨』였던가요. 그 뒤에 이 책이 나왔으니까요. 이게 여덟 번째 책입니다.

이번 책은 외형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 6년 사이에 물가가 올랐으니 어쩔 수 없었을테지만 이번에는 하드커버가 아니라 다른 책들과의 일체감이 떨어집니다. 대신 아예 판형을 바꿨더군요. 살짝 와이드 판형입니다. 책 높이를 직접 비교해보지는 않았는데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네요.(이 부분은 나중에 확인해서 추가하겠습니다.)
가로가 길어져서 정사각은 아니지만 그에 가까운 직사각형이라, 하드커버에 오히려 가로가 좁은 느낌이었던 앞서의 책들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런 판형도 괜찮네요. 잡고 보기엔 무난합니다. 다만 표지 종이(커버)가 좀 얇은 종이인가 싶은게, 손에 땀이 날 때 쥐고 있었더니 표지 종이가 우그러 들었습니다. 하하;; 가로가 길어졌다는 것 외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전 책들과 닮았습니다. 생각난 김에 나중에 집에 있는 유일한 원서-혹 떼는 세이메이랑 다캬야샤 아가씨, 이전의 번역서를 같이 놓고 사진 찍어 보겠습니다.

사진 정보 추가.


대강 찍어본 사진입니다.
맨 아래가 이번에 나온 다키야샤 아가씨 상-하권, 그 위가 일곱 번째 번역서인 『음양사 별전-나마나리 아가씨』, 맨 위가 원서인 『혹떼기 세이메이』. 새로 나온 책이 제일 크고 예전 것은 다른 책보다 세로로 길다는 느낌이 들며, 원서는 정사각은 아니지만 가로로 긴 느낌입니다.'ㅂ'


작가 후기에도 나와 있지만 오랜만의 장편입니다. 직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나마나리 아가씨도 장편이었지만 이건 그보다도 더 깁니다. 권당 1만 2천원인데 두 권으로 나뉘어 있어 투덜거렸더니만, 내용 자체가 많더군요. 원서는 분권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이정도면 나눌만 합니다...?;
장편이 쓰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나봅니다. 글 전체적인 분위기가 조금 덜컹거립니다. 사건이 단락단락 끊어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1-6권까지에서처럼 단편 단편 이야기가 완결되고 그게 얽히고 섥혀 전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중요 등장인물 누구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부터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중반부쯤 등장하는데, 그 존재가 상당히 중요한 트릭이기 때문에 추리소설로 놓고 보자면 친절하지 않은, 작가는 다 알고 있지만 독자에게 전부 패를 보여주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하기야 원래 그렇죠. 세이메이도 자기는 다 알고 있으면서 알려 달라고 하면 안 가르쳐 주잖아요. 그것도 자기만 알고 있는 이런 저런 사실들을 조합해서 그린 그림이니, 세이메이의 머릿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독자나, 히로마사나 알려주지 않는다고 툴툴 대도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바티칸 기적 조사관』에 뒤이어 봐서 그런지 읽는 사람을 위한 실마리가 제대로 놓여 있지 않은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게 『음양사』의 맛이니까요. 여기서 제일 무서운 건 도만, 그 다음이 야스노리, 그 다음이 세이메이라고 생각하는 바... 최종 결과에서는 역시 세이메이가 하는 대로 대체적으로 흘러가는군요.

그나저나, 그 당시 그 나이면 노처녀 소리 들을만 한데,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이런 부분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는 건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이니 그렇지 않다고 해도 불평할 수는 없겠지요. 그냥 다들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유메마쿠라 바쿠. 『음양사- 다키야샤 아가씨 상-하』, 김소연 옮김. 손안의책, 2012, 각 1만 2천원.

덧붙임.
『음양사』 신간이 들어오면서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시아출판사 판이 밀렸다는 건 조금 슬프지만.;ㅅ; 대신 좋은 분께 선물로 드렸으니 괜찮을 겁니다. 재미있게 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옛날 책이라 마음에 걸렸지만 이번에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뜨는 분위기라 켕기는 건 덜했습니다. 하하하;
『음양사 다키야샤 아가씨』랑 『바티칸 기적조사관 4』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내용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담고 있지만 마음에 걸리는 분들은 피하세요!







음양사 신간, 『다키야샤 아가씨(타키야차히메)』 상-하권을 읽다가 그 전날 다 읽은 『기적조사관 4』랑 일맥상통한다라는 부분이 있어서 발췌. 저작권 문제의 소지가 있으니 삭제될 수도 있습니다.(으으, 심히 찔린다;)


 


그리고 기적조사관에서 등장하는 대화. 앞서 적은 대화도 흐뭇하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문과 함께 올립니다.



여기까지 올려놓고; 본격적인 두 책의 리뷰는 다음에 쓰겠습니다. 오늘 내일은 정신없이 지나갈테고, 오늘 밤에 정신이 있으면 리뷰 천천히 올려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내일 출장가는 것 관련 서류는 왜 안 오는거야.OTL



0. 일단은, 다 읽고 나서 고양된 기분으로 쓰는 것도 나름 좋겠다 싶어서.


1. 이 책도 단번에 못읽고 나눠 가며 읽었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감정은 다릅니다.-ㅁ-/ 기억하고 있는 감정이 꽤 달라요. 여튼.


2. 이하는 내용 폭로인 관계로 일단 접어두고. 내용폭로는 아니지만... 이 작가는 결론을 소설 맨 마지막 페이지에 적는 버릇이 있습니다.(...) 물론 진짜 믿으시면 골룸.; 2권이었나, 천사 운운한 것도 그랬지만 4권도 만만치 않습니다. 읽고 있노라면 .....(먼산)


 

3. 책은 두꺼웠지만 속도는 빨랐습니다. 예이~. 이제 마음 놓고 다음 책을 볼 수 있어요./// 그나저나 볼 때마다 수도원에 대한, 수도원의 책에 대한, 수도원의 비밀 서재에 대한 로망은 깊어져갑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4. 역시 외국어 습득 능력은 애정도에 따라 달라지는군요.; 그러고 보니 집 어드메에 클학탐 소설이 있었던 것 같은데, 방출했나, 아닌가. 일단 찾아봐야겠군요. 일본어 습득 정도를 다시 파악하기 위해 읽어볼렵니다.
원제는 かまいたち입니다. 미야베 미유키가 쓴 서문에 나오는 대로 아주 오래전, 미야베 미유키가 데뷔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썼던 중편과 단편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얇지만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책 소개에도 나왔듯이 『흔들리는 바위』랑 『미인』에 등장했던 아가씨, 오하쓰가 등장함에도 꽤 괜찮더라고요. '함에도'라고 표현하는 건 앞의 두 권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미인』은 그럭저럭 볼만했지만 『흔들리는 바위』는 취향에 안 맞았지요. 이전 리뷰에도 적었을 겁니다.;;

이 이야기들이 마음에 드는 건 깔끔하게 딱 떨어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미인』이나 『흔들리는 바위』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데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읽고 나면 달콤한 잔상이 있습니다. 뒷맛이 쓴 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오하쓰가 등장하는 것은 쌉쌀하고, 그 외의 다른 두 편은 로맨스 섞인 것과, 『우리 이웃의 범죄』와 비슷한 느낌의 것입니다. 앞서도 썼지만 미야베 월드임에도 오히려 애거서 크리스티나 『한시치』가 떠오르네요. 초기작이라 그런지도 모릅니다.
오하쓰가 등장하는 이야기 두 편은 앞서 출간된 오하쓰 시리즈보다 앞서 썼고, 그 이야기들의 원형이라고 합니다. 등장인물 하나가 들어가고 하나가 빠졌는데, 빠진 인물이 워낙 매력적이라 좀 아쉽습니다. 하기야 이 사람이 들어가 있으면 이야기가 너무 쉽게 풀릴겁니다. 말하자면 행동력 있는 토마.....와 비슷한 느낌이라.ㄱ-; 머리도 좋고 인맥도 좋고 얼굴도 잘 생겼고 몸도 잘쓰고. 그러니 이런 캐릭터가 등장하면 소설의 밸런스가 확 무너질겁니다. 아마 이 사람을 뺀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대신 들어간 인물의 역할을 보면 더 그렇습니다.


이번 책을 한 줄로 표현하면 난하고 가볍게 읽을만한 시대물 모음쯤 됩니다.
앞서의 다른 이야기들보다 얇기도 하고 부담없이 볼 수 있다는게 좋군요.+ㅅ+
(다만 가격은 자비심이 없다는게..T-T)


미야베 미유키. 『말하는 검』, 최고은 옮김. 북스피어, 2011, 11000원

0. 잡담 모음입니다.


1. 어제 쓰려고 했다가 못 쓴 건 약밥=약식 이야기입니다. 초록불님의 글(링크)을 읽고 생각났는데 약밥은 대보름 음식이더군요.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어머니가 약밥을 만드신 게 이 때쯤인 것 같네요. 최근 몇 년간 안 만드신 건 집안 식구들이 모두 체중조절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그렇습니다.ㄱ- 다들 간식을 좋아하다보니 약밥을 만들면 순식간에 없어지지요. 물론 먹는 건 저랑 어머니랑 아버지. G는 약식을 즐겨 먹지 않습니다. 안에 잣이니 건포도니 들어가는 걸 질색해서 그럴거예요. 뭐, 떡을 즐겨먹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거문고 갑을 쏴라라는 설화가 약식의 기원을 설명한 이야기란 건 기억하고 있었는데, 전 약밥하면 이 설화말고 다른 전래동화가 떠오릅니다. 검색하면 어딘가에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그냥 기억나는 대로 적습니다.

전래동화에서 종종 등장하듯, 달이 휘영청 밝은 어느 날에 왕은 잠행을 나갑니다. 평복으로 갈아 입고 뒤에 신하 하나 대동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산길에 들어섰는데. 헤매다보니 저 멀리에 불빛이 보이는데 그 안에 한 선비가 홀로 앉아 책을 읽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처럼 묵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낭독하며 해석하며, 그렇게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선비가 혼잣말을 하는데, 책을 읽어도 배가 고픈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던가요, 아니면 책을 읽으니 배고픔이 가시는구나라고 했던가요.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왕은 신하를 시켜 약밥을 들고 오게 합니다. 그리고 선비 방 앞에 그릇에다가 은덩이를 넣고 그 위를 약밥으로 덮어 밥과 은전을 함께 내립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마찬가지로 달이 둥글게 뜬 날, 뒤에 신하들을 대동하고 있던 왕이 문득 그 때의 일을 기억해내고 그런 일이 있었다, 그 선비가 잘 있나 궁금하다라고 합니다. 그러자 왕 아래 앉아 있던 신하 중 한 사람이 나와, 제가 그 때 그 사람입니다. 그 때의 은 덩어리와 그릇은 아직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대강 저런 이야기였는데 지금도 그림이 기억에 남습니다. 음, 한국 삽화가가 그렸을까요. 다른 여러 삽화에서도 본 '대강 대강 그린 크레파스 + 유화계 그림이었는데 그림 느낌이 쓸쓸해서 썩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 때 읽었던 전래동화의 삽화에서는 조금은 어둡고 조금은 쓸쓸한 느낌이 잘 전해지더군요.
전 약밥하면 항상 이 전래동화가 떠오릅니다.-ㅠ-
(그래도 괜찮아요. 오늘 아침은 오곡찰밥이어서 약밥 염장은 당하지 않습니다. 하하하하)


2. 그리고 쓰려다가 까맣게 잊어버린 글감은 아마 그리스로마 신화였나봅니다.
옛날 옛적의 잡지 『파티』에서 연재하던 만화 중에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작가의 사정 때문인지 막판에는 조금 급전개로 마무리 짓고 끝냈는데 2권 완결이었습니다. 책 분량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급하게 마무리 지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스 신화의 각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풀어내어 2-3회 분량으로 맞췄습니다. 이야기도 잘 끌어냈고 캐릭터가 미형인데다 그림이 상당히 예뻐 기억합니다. 화자는 에로스였지요. 에로스가 그리스 신화의 각 이야기를 설명하면서 중간중간 난입해 화살을 날립니다. 에로스가 굉장히 귀여운 꼬마였기 때문에 또 홀딱 반해 있었지요. 가장 잘생긴 청년이 하데스였다는 것이 웃지 못할 이야기인데, 제우스랑 하데스를 같이 놓고 보면 제우스가 팍삭 늙어보입니다. 하기야 그리스 신화에서의 제우스는 머리 북실북실하고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기른 이미지지요. 한데 여기서는 흑발머리 휘날리는 미청년입니다. 그래야 페르세포네와 짝이 되는 거죠.(...) 잡지 연재분은 다 가지고 있는데 만화 단행본은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림은 잘 그리지만 색 입히는 것은 잘 못하시는지, 표지 그림이 컬러 스크린톤을 붙인 거였거든요. 으음.; 구입할 생각이 안 들어 놔뒀는데 구입했더라도 아마 나중에 방출했을 거라 생각합니다.(먼산)
그러고 보니 그림이 예쁜 걸로는 『비비 아이리스』도 있었지. 『바람의 마드리갈』은 수 많은 떡밥만 남겨 놓고 1부 마무리하고는 2부가 나오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흑흑. 그래도 『여왕의 기사』가 완결난 건 또 어딥니까.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지요. 막판의 의미심장한 신은 ...(먼산2)



3. 카드 명세서를 보다 알았는데 &d카드의 '커피전문점 포인트리 20% 적립' 대상에서 스타벅스가 제외되었습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 이라고 쓰고 보니 확실하네요. 1월 23일에 스타벅스에서 결제를 두 번했습니다. 한 번은 오전에 1만원, 한 번은 오후에 5만원. 그랬는데 오전에 결제한 것은 2천원 포인트리가 들어갔지만, 오후에 한 것은 포인트리가 899원입니다. 원래는 오후에 결제한 것도 1만원 포인트리가 붙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이게 월 10만원 포인트리를 초과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이 달에 붙은 포인트리는 그보다 훨씬 적으니까요. 덕분에 언제부터 포인트리 20% 추가 적립에서 스타벅스가 제외되었는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어제 명세서 보고 확인하고는 KB카드 홈페이지에서 &d카드 항목 들어가 커피전문점을 검색했더니 스타벅스는 쏙 빠져 있습니다. 마스터님이 문의 넣었다니까 답변이 어떻게 나올지 확인하면 되겠네요.-ㅅ-;


4. 슬슬 커피 내리러 갑니다. 으. 오늘 아침 밀크티는 우유가 많았는지 조금 부대끼는군요. 커피로 달래야지.
일본소설을 골라볼 때 번역자가 이 사람이다 싶으면 앞 뒤 가리지 않고 집어드는데, 현정수씨의 번역도 그 비슷한 레벨입니다. 비슷하다고 표현한 건 이 분이 번역한 책 중에는 제 취향이 아닌 것도 있어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른 건 둘째치고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꾼 시리즈와 이야기(物語) 시리즈를 번역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칭송을...;

본론으로 돌아가 『가짜 이야기(偉物語=にせものがたり)』는 이야기 순서상 『괴물 이야기』의 뒤에 들어갑니다. 현재 한국에 나온 책은 『괴물 이야기』, 『상처 이야기』, 『가짜 이야기』의 세 종입니다. 원래는 『가짜 이야기』로 끝내려고 했다가 그 뒤에 2부를 썼다 했고 다시 3부로 완결을 내겠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3부 써놓고 말이 또 바뀔지도 모르지요. 2부가 『고양이 이야기』라는데, 이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짜 이야기』 하권이 엊그제 나왔으니 『고양이 이야기』는 나오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단 간단히 내용 및 시간 순서대로 정리를 해봅니다. 이하 내용은 내용 소개를 포함하고 있어 일단 접어둡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저는 『괴물 이야기』는 재미있게 보았지만 『상처 이야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드한 묘사가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야기에 그리 공감하지 못했거든요. 『괴물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는 주인공 커플에 대해 꽤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랬는데 『상처 이야기』를 보니 그 커플이 완전한 것이 아니었더랍니다. 라라는 이전에 연이 닿았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괴물 이야기』에서 왜 그런 이야기들이 언급되나 했더니 이전에 그 두 사람이 연이 닿아 있었는데, 중간에 하라가 낚아 챈 겁니다. 으음.; 로맨스는 주인공이 서로 마음 맞아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을 선호하는 제 취향에는 안 맞았지요. 『괴물 이야기』에서 괜찮다 생각했던 로맨스의 구조가 그 뒤에 나온 '전편' 때문에 망가진 셈이니까요. 그래서 한 번 다 읽고 나서 『상처 이야기』는 방출했습니다.

『가짜 이야기』는 이보다 한 술 더 뜹니다. 『괴물 이야기』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던 라라의 바람기가 『가짜 이야기』에서 폭발합니다. 성추행범. 바람둥이. 눈 앞에 있는 모든 여자는 후려야 제맛이라고 생각하는 썩은 놈. 그렇게 보입니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하 미연시)도 아닌데 거의 그 수준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괴물 이야기』에서 제대로 등장하는 남자는 둘뿐이고 나머지는 다 여자라서 성비가 안 맞는다 했는데, 그나마 한 쪽과 제대로 커플이 되어 방심했는데 『가짜 이야기』는 제대로 할렘입니다. 그것도 여자가 셋이나 추가됩니다. 『괴물 이야기』에서는 범주에 넣지도 않았던 인물까지 넣었더군요.
전 할렘물 질색입니다. 게다가 범죄 영역까지 넘나듭니다. 그것도 두 건이나. 또 어떤 인물은 대놓고 유혹하는데 주인공은 그에 대해 세세하게 관찰하고 있으면서도 쟤가 왜 저러는지 모릅니다. 그러는 걸 보며 육두문자가 턱끝까지 올라오더군요.

이야기 전개가 지나치게 느린 것도 제게는 단점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이 만담도 아니고, 말꼬리 잡기에 심취해 이야기를 진행시키지 않습니다. 사실 『가짜 이야기』의 내용 자체는 『괴물 이야기』의 한 편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 이야기가 두 권으로 나누어, 『괴물 이야기』와 맞먹을 정도로 두꺼워진건 주인공이 미연시에서처럼 모든 여주인공에 대한 플래그를 박고 또 말꼬리잡기 대화로 심히 늘어진채 가기 때문입니다. 만약 『괴물 이야기』의 한 편 정도로 다 쳐내고 쓴다면 그보다는 훨씬 짧아질 겁니다. 아마 『칼 이야기』 한 권 분량 정도..?
쓰다 보니 진짜 그렇네요. 이거 주인공 데리고 게임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마을 안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해야 메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그리고 최종 흑막이 등장하고 비밀(반전)이 등장한다.

센조가하라에 대한 것도 불만입니다. 이에 대한 불만은 내용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따로 적지 않습니다. 전 히타기의 츤데레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목이나 카피나 기타 등등을 봐선 『가짜 이야기』의 주인공은 파이어 시스터즈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괴물 이야기』의 연장선입니다. 하기야 연장선으로 본다면 표지가 파이어 시스터즈가 되는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네요. 그래도 파이어 시스터즈의 등장 비중이 너무 적고 아라라기의 등장이 너무 많으며 『괴물 이야기』의 등장인물도 너무 자주 나오니 기대했던 것과는 딴판이더군요. 기대를 많이 했던 것이 오히려 독이었나봅니다.


이 책은 방출 예정입니다. 아마 다음번에 S 만나면 도로시 세이어즈의 책과 함께 넘길 것 같군요. 언제 만나나..-ㅁ-/


니시오 이신. 『가짜 이야기 상-하』,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2012, 각 권 12000원



덧붙임.
말은 이리 해놓고, 어차피 『칼 이야기』나오면 살거면서.OTL
그러고 보니 『칼 이야기』는 리뷰 적다가 임시 저장하고는 까맣게 잊은 것 같은데?;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드디어 바티칸 기적조사관 3권(아마존 링크)을 다 읽었습니다. 1편의 감상은 따로 적지 않았는데 대강은 여기(링크)에 적어 두었고. 1-2권의 합동 감상은 여기(링크) 적었습니다.




제목을 적다보니 闇の黄金을 어둠의 황금으로 할지, 어두운 황금으로 할지 고민되네요. 끄응; 한국어 실력을 더 키워야겠습니다. 실제로는 더 적합한 단어가 있을텐데 말입니다. 어둠의 황금이라 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이번 권을 읽고서는 아예 시리즈 전체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음 일본여행 때 맞춰 구입할 생각인데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라나 싶네요. 안되면 아마존에서 미리 주문해서 받아야겠지요. 뭐, 그 쪽이 편할 것 가기도 한데, 사전 주문을 하면 카드로 긁어야하고 직접 사면 엔화로 사니까요.
잠시 딴 소리 하자면 엔화가 조~금 내려가는 것 같아서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쉬게 될지 어떨지 아직은 알 수 없으니 조금 더 두고 봐야지요. 제 마지노는 1450이거든요. 아직 거기까지 닿지는 않았습니다.

3편의 배경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입니다. 아주 작은 산골마을인데, 그 안의 오래된 성당에서 기적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뿔피리 소리가 들리고 그에 맞춰 유서깊은 예수상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다 무지개가 나타납니다. 이런 복합적인 현상을 두고 마을 사람들과 신부들이 기적으로 인정해달라며 청원을 해옵니다. 여기에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당첨되어 둘이 다시 파트너를 이뤄 내려갑니다. 내려간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산골마을이고 내려오는 전승을 보았을 때는 알프스쪽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다가 보인다니까 .... 도대체 위치가 어디인거야?; 가장 가까운 경찰서 이야기가 있었으니 찾아보면 대강 나오겠지요.

이하는 내용 폭로니까 볼 예정이신 분은 본편을 읽은 후에 열어보세요.




그리고 3권에 등장하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쿠비키리라고 읽어낼 수 있었던 공은 니시오 이신에게 돌립니다.(...)



아마존에서 책 검색하다보니 벌써 5권이 나왔네요. 근데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성체 남발을 안 할 수 없군요. 벌써 내용 소개 보고 낚였습니다. 표지보고 설마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군요. 으학! 여행가면 나온 부분까지 왕창! 사올겁니다.+ㅁ+
북스피어에서 나온 에스프레소 노벨라 1권, 『위대한 탐정소설』을 이제야 다 읽었습니다. 정확히는 한 5장 정도는 그냥 넘어갔네요. 마지막 챕터였는데, 그 전 장의 맨 아랫단에 '추리소설 스포일러가 있다'는 경고문이 있어서 건너뛰고 보았습니다. 그 부분은 아마 각 추리소설들의 트릭을 언급하면서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하지 않았나 싶군요.

이 책을 소개받은 것은 초록불님의 이글루에서였습니다. 거기서 보고서는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있다가, 12월에서야 주문하고는 이제야 다 보았습니다. 원서랑 번역서가 동시에 있으면 번역서는 금방 보니 원서를 먼저 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밀리고 밀려 어제 다 읽었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2권 다 보고 나서 이어 읽었지요.


이 책의 저자는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입니다. 그냥 이름만 들어서는 누군지 잘 모르시겠지만, S. S. 밴다인이라고 하시면 아실 분들이 많겠지요. 파일로(필로?) 밴스를 만들어 낸 작가입니다. 추리소설에 대한 글인데도 S. S. 밴다인이 아니라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인 것은 책을 읽다보면 그 배경이 대강 나오는군요.
원래 라이트는 예술 관련 글을 쓰던 작가였습니다. 전업 평론가로 활동하던 도중, 건강이 나빠져 의사의 지시아래 책도 읽지 못하고 2년 동안 요양을 해야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읽을 수 있었던 책은 오직 미스터리 소설이었다는군요. 그 동안 소설을 읽으면서 불만 있었던 부분을 생각하여 습작 소설을 썼고, 이걸 유명 편집자였던 친구에게 가져갑니다. 이게 첫 소설인 『벤슨살인사건』이었다는군요. 하지만 추리소설을 쓰는 것을 알면 자신의 이름에 누가될까 싶어 따로 필명을만듭니다. 이 책은 밴다인으로 활동한 이후에, 라이트의 이름으로 낸 글입니다. 그 때문에 읽다보면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 있지요.

이 책은 책 뒷면의 소개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추리 소설 약사(略史)입니다.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탐정 소설을 간략하게 정의하고 추리(탐정)소설의 태동기부터 시작해서 여러 작가들의 이름을 다 언급합니다. 그래도 추리소설 꽤 많이 보았고, 어렸을 때 축약본으로 소개된 여러 탐정들 이름도 많이 안다 생각했는데 새발의 피였군요. 우와. 제가 못 읽어본 소설들이 마구 쏟아집니다. 하지만 한국에 번역된 소설은 수가 상당히 적지요. 영미권 추리소설이라 해도 번역되지 않은 것이 많으니 독일이나 기타지역의 책은 더 안 보입니다. 일본추리소설은 아예 언급이 안 되어 있고요.
1927년에 같은 이름의 앤솔로지에 실린 글이라는데, 시기가 시기다보니 제가 알고 있는 작가 중에서도 언급이 안된 작가가 많습니다. 랜달 개릿도 등장하지 않고 엘러리 퀸도 안 나옵니다. 영국의 추리소설이 최고라고 추켜세우고 있는데 엘러리 퀸은 더 뒤에 등장하지요. 말타의 매도 이 글이 나온 것보다 더 뒤랍니다.'ㅂ'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러 작가의 탐정들이 비웃음(?) 당하는 걸 보면 그리 기분이 좋지 않긴 한데, 그래도 읽고 있노라면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 잔뜩 나옵니다. 하지만 갈증만 나고 그걸 풀 수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그래서 갈증나게 만드는 책이라고 언급한 겁니다.

20세기 초반까지의 추리소설 개략을 보고 싶으실 때 추천합니다. 게다가 책가격이 싸요! 3800원이니까요. 부담없이 사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이런 책이 좀 더 나왔으면 하는데 또, 취향에 따라보는 것만 챙겨보니 어떻게 독촉(?)은 하기 어렵네요.


윌러드 헌팅턴 라이트. 『위대한 탐정 소설』. 북스피어, 2011, 3800원

바티칸 기적조사관 두 번째 책을 다 읽고 신나게 리뷰 쓰려고 보니, 1권 리뷰를 안 올렸더라고요? 당황해서 후다닥 1-2권 리뷰를 함께 올려봅니다.




사진은 1권(링크), 2권(링크) 모두 아마존에서 들고 왔습니다.

두 권 모두 빙고님께 빌려 보았습니다.
이제 3권 볼 차례인데 아직은 시간이 걸리겠네요. 그리고 아마존에서 검색하다보니 만화책도 한 권 있습니다. 다만, 소설의 표지는 트리니티 블러드의 삽화가인 토레스가 담당했는데 만화쪽은 다른 사람입니다. 표지를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그 갭이 은근히 큽니다.; 소설 표지 이미지를 보고 움직이고 있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저런 모습이 아닌데 싶어서 말입니다.


기본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티칸의 여러 기관 중에는 각지에서 카톨릭(천주교)와 관련한 기적들을 조사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신부이자 연구자로써 그런 기적들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러 다닙니다. 1권의 앞부분에는 프롤로그로 이들이 조사하게 되는 사건과 관련이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이 제게는 진입장벽으로 다가오더군요. 그 부분을 지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일하는 기관의 건물을 설명하는 장면은 참으로 멋집니다. 진짜 제가 그 안쪽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더군요. 읽고 나면 로마 여행에 대한 지름신이 소환되어 통장을 털게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양-정확히는 일본계 신부인 히라가, 이탈리아인인 로베르토는 나이차이는 나지만 사이좋은 친구입니다. 물론 BL 요소가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런 상상을 일으키고 싶지 않더군요. 신부라는 직업 때문만은 아니고, 의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친구인 두 사람을 오해(...)하고 싶지 않다는 순수한 감정에서 입니다. 딱히 BL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이 두 사람은 이렇게 남아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미궁시리즈의 쿄와 잇페를 보면서 드는 생각과 비슷하군요.;

각권의 내용은 발설하면 재미가 반감되니 일단 접어두기로 하고, 1권의 배경은 남학생 기숙학교로 제목이 '黒の学院(검은 학원)', 2권의 배경은 열대에 가까운 아프리카의 나라로 제목은 'サタンの裁き(사탄의 심판)'입니다. 아래 접어 놓은 곳은 아주 내용 작정하고 쓸 예정이니 읽으실 분은 보지 마시어요.-ㅁ-;




그리하여 결론은?
재미있긴 하나, 이건 아마 한국에 번역되어 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오더라도 만만치 않을듯. 이건 번역할 때 천주교 성경 두고 일일이 비교하면서 번역해야할 부분이 여럿 있거든요. 신자가 아닌 저는 기도문은 폴짝 건너뛰고 읽었는데 읽으면서도 좀 아쉽더랍니다. 제가 배경지식이 더 있었다면 마음껏 보았을텐데요. 사제와 신부와 수사에 대한 차이라든지, 수녀님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그리고 그 후폭풍으로 천주교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ㅅ-; 세례 받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교리공부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공부해보고 싶더군요. 다만 개신교는 여전히 반사. 전 개신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덧붙여서 표지만 토레스고 내부 삽화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표지의 이미지가 등장인물하고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ㅅ<
음식이 소재인 책은 보이기만 하면 먼저 집어들어 훑어 봅니다. 좋아하는 작가라면 무조건 그런 류의 에세이는 집고 보는데, 얼마전에 온다 리쿠의 책이 한 권 나온 걸 보았습니다. 신간인데다 아일랜드와 영국 여행기에 술 이야기라고 해서 구입해서 볼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에 도서관에 들어왔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엊그제 G가 친구에게 선물받았다면서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를 들고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2012년 첫 책은 온다 리쿠의 『공포의 보수일기』로군요. 일본 무크지 몇 권을 제외하면 그렇습니다.-ㅁ-/

온다 리쿠의 수필은 처음이라 기대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무난하게 본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평이 나왔을텐데 말입니다. 기대가 컸던데다 온다 리쿠의 글맛도 그리 좋지 않더군요. 이런 쪽의 수필은 안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워낙 다양한 책과 다양한 소설과 오래된 소설들이 차례대로 글 속에 스치고 지나가니, 온다 리쿠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셔도 좋을 겁니다. 비교 대상이 된 책은 이케다 아키코의 영국 시골 기행(원서)이었는데 저는 시골 기행쪽이 더 쏠쏠하더군요. 온다 리쿠의 책은 공포로 점철되어 저마저도 그 공포에 물들 것 같더랍니다.;
읽고 나면 상당히 술이 땡긴다는 것도 특징이군요. 음, 책의 편집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점-온다 리쿠의 다른 소설들과 같은 판형으로 나왔는데 그보다는 조금 빡빡하게 만들고 손에 딱 들어올 정도의 작은 페이퍼북-그러니까 이전에 나온 『1001초 살인사건』의 크기로 나왔다면 여행기로 보기도 편하고 가볍게 볼만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 점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책 분량이 그리 많아보이진 않았거든요.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는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온다 리쿠의 책이 술과 기행이 주제라면 이쪽은 일상 생활과 추억 속의 음식이 소재입니다. 단편 단편 짧게 이어지는데 아마도 잡지나 무크 등에 연재되던 칼럼이 아닐까 싶네요. 읽고 있다보면 입맛을 다시며 뭔가 만들어 먹고 싶어지니 배고플 때는 보시지 않는게 좋겠지요. 괴로우실 겁니다.(먼산)
책을 읽으면서 익숙한 문체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습니다. 모든 소설을 본인의 문체로 소화시키는 듯한 그분.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나 둘다 이 분이 다 번역했으니 그냥 저냥 읽습니다. 그래도 몇몇 단어들이나 몇몇 구절은 표기가 걸리는 부분이 있더군요. 케세라세라~.

읽고 나서 깨달았지만 에쿠니 가오리나 온다 리쿠나 둘다 성격이 아주 독특합니다. 온다 리쿠는 비행기 공포증이 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아닌게 아니라 몇 년 전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실물을 보았거든요. 설마하니 그런 공포증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에쿠니 가오리는 본인이 이 수필에서도 여러 차례 이야기 하지만 성격이 아주 독특합니다. 성격도 그렇고 생활 습관도 평범하지 않습니다. 한 단어로 표현하면 怪人.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그래도 있는 걸 보면 기본 성격은 나쁘지 않겠다 싶습니다.; 성격도 안 좋았다면 이런 친구를 옆에 둘리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이름 있는 작가들의 수필과 여행기니 부담 없이 읽을만 합니다. 다만 기대는 하지 마시고 가볍게 보세요.


온다 리쿠. 『공포의 보수일기』, 권영주 옮김. 북폴리오, 2011, 12000원.
에쿠니 가오리. 『부드러운 양상추』, 김난주 옮김. 소담출판사, 2011, 12000원


아마도.;
작년 마지막으로 구입한 책일겁니다. 확실하진 않은데 인터넷에서 주문한 책으로는 가장 마지막이었지요.
북스피어에서 나온 에스프레소 노벨라 시리즈 001권 『위대한 탐정 소설』 . S. S. 밴다인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월러드 헌팅턴 라이트의 책입니다. 몸이 아파 병석에 있을 때 온갖 탐정소설들을 독파하고 나도 쓸 수 있다며 썼다던가요. 아니, G. K. 체스터튼하고도 헷갈리지만 쓰기 시작한 이유는 비슷할겁니다. 그러고 보니 C. S. 루이스도 그랬지요. 친구가 판타지 소설을 쓰고 있다는 말에 나도 할 수 있어! 라면서 쓴게 나니아 연대기라던가. 그 친구가 J. R. R. 톨킨이란건 전혀 웃을 일이 아니지요. 하하하하.; 여튼 3800원 밖에 안하는 책이라 초록불님 이글루에서 추천보고는 덥석 집어들었습니다.

옆에 있는 『料理上手の台所』는 요리선수의 부엌 .. 쯤으로 해석하면 되겠네요. 음식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들의 부엌을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이런 책은 꽤 많이 가지고 있는데도 볼 때마다 손이 가는건 무크지 못지 않게 사람을 홀리기 때문입니다. 하하;

『위대한 탐정소설』은 지금 다른 책에 밀려 있습니다. 책이 얇아서 후딱 읽으면 읽을 수도 있는데, 대강 훌훌 넘기면서 보는 책이 아니라 조금 곰씹어야 할 책이더군요. 이 책 서문에는 북스피어 편집자의 변(辨)이라고 할만한 글이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입맛이 쓴데, 전세계 출판계의 호구가 된 한국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도대체 댄 브라운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그리도 비싸게 사오는 건지. 중간의 에이전시 농간에 대한 언급도 있으니 출판 구조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살짝 읽어보세요.
어떻게 적을까 하다가 만화와 소설로 일단 나누고, 그 안에서 작가로 다시 정렬해보지요.



권교정. 『셜록』1-2. 학산문화사, 2011, 6000원. 
나카무라 아스미코. 『짝사랑 일기 소녀』,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다니구치 지로. 『아버지』, 신준용 옮김. 애니북스, 2005 
도사키 시로, 다니구치 지로. 『K(케이)』, 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0 
라가와 마리모. 『아침이 또 오니까』. 대원씨아이, 2011, 5500원.
라가와 마리모. 『치무아 포트』. 대원씨아이, 2010, 5000원.
리츠 미야코.『군청시네마』1,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리츠 미야코.『순환 백마선 차장 하나부사씨』,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모리 카오루.『신부이야기 3』, 김완 옮김. 대원씨아이, 2011,  6000원. 
무라카미 카츠라. 『요도가와 컨베이어벨트 걸 1』, 한나리 옮김. 미우, 2011 
사하라 미즈. 『버스, 달리다』,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09, 8000원 
아라카와 히로무. 『강철의 연금술사 27』,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200원 
아라카와 히로무.『백성귀족』1. 세미콜론, 2011, 8000원.  
아마노 시노부. 『짝사랑 트라이앵글 1-2』. 학산문화사, 2010, 4200원. 
아베 야로. 『심야식당』5-7, 조은정 옮김. 미우, 2011, 8500원 
아베 야로. 『야마모토 귀 파주는 가게』. 미우, 2010, 8500원.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1-2,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7천원 
야나하라 노조미.『다카스기 가의 도시락』1. AK COMICS, 2011, 5000원. 
오노 나츠메. 『not simple』. 애니북스, 2007, 9500원. 
오다 에이치로. 『원피스 61』, 금정 옮김. 대원씨아이, 2011, 4500원  
이가라시 다이스케. 『영혼』, 김완 옮김. 애니북스, 2008 
카와이 치구사.『101명째 아리스』1-5. 서울문화사, 2009-2011, 4200-4500원. 
카토 모토히로.『Q.E.D.』38. 학산문화사, 2011, 4200원. 
CLAMP. 『XXX홀릭』19, 윤영의 옮김. 서울문화사, 2011, 5천원 
키타 콘노.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1』. 대원씨아이, 2010, 5500원.
타미키 와카키. 『신만이 아는 세계』1. 학산문화사, 2009, 4500원. 
TONO.『칼바니아 이야기』13, 박소현 옮김. 서울문화사, 2011, 4500원. 
토리노 난코. 『토리빵』1-6. 이혁진 옮김. AK COMICS, 각 6500원.  
하츠 아키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13. 시공사, 2011, 4500원.  
波津彬子.『千波万波』. 朝日新聞社, 2010.
하토리 비스코.『오란고교 호스트부』18,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후지와라 키요.『골드러시 21』,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가노 도모코. 『손 안의 작은 새』, 권영주 옮김. 노블마인, 2011, 12000원.
나쓰카와 소스케. 『신의 카르테 1-2』, 채숙향 옮김. 작품, 2011, 각 11900원.
노무라 미즈키. 『문학소녀와 사랑하는 삽화집 3』, 김예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6800원
니시오 이신. 『상처이야기』,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 12000원.
니시오 이신.『칼이야기』1-2. 현정수 옮김, 학산문화사, 2011, 8800원 
로저 젤라즈니. 『앰버 연대기 1-5』. 사람과책, 2010, 각 9800원 
丸久小山園. 『京都 丸久小山園に教わる-老舗の抹茶おやつ-丸久小山園』, 世界文化社, 2011.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윤덕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5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1Q84』1-3, 양윤옥 옮김. 문학동네, 14800-15800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영미 옮김. 비채, 2011, 14800원.
무라카미 하루키. 『약속된 장소에서 - 언더그라운드2』,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0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 그라운드』1,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10.
미나이 다이스케.『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미야베 미유키.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살림, 2011, 12000원. 
미야베 미유키. 『미인』,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1, 14000원 
미야베 미유키. 『하루살이 상-하』,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1, 각 12000원.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온의 서가』1-4,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0-2011. 각 6800원 
박지영. 『비에이로부터』. 수프, 2011, 17000원 
사이토 미나코. 『취미는 독서』, 김성민 옮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6, 12000원 
사쿠라바 카즈키. 『고식 외전 2: 여름에서 멀어지는 열차』, 김현숙 옮김. 대원씨아이, 2008, 7000원 
세노 갓파. 『유럽 낭만 탐닉』. 씨네21, 2011, 14000원 
도로시 L. 세이어즈.『맹독』. 박현주 옮김, 시공사, 2011, 12000원 
시구사와 케이이치. 『키노의 여행 14』,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한희선 옮김, 시공사. 2011, 13000원 
아리카와 히로. 『별책 도서관 전쟁 1-2』. 2010, 11800원.
아리카와 히로. 『키켄』, 윤성원 옮김. 북로드, 2010, 12000원.
아사히나 아스카. 『우울한 해즈빈』, 오유리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 9000원  
오키타 마사시. 『오오카미씨와 성냥팔이는 아니지만 불행한 소녀』. 대원씨아이, 2010, 7000원. 
오키타 마사시. 『오오카미씨와 장화신은 형님고양이』, 김혜성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안녕 시모기타자와』, 김난주 옮김. 민음사, 2011, 12000원 
우미노 아오.『해결사』. 멜론, 2011, 13000원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김양미 옮김.  인디고, 2011. 12800원
이부키 유키. 『49일의 레시피』, 김윤수 옮김. 위즈덤하우스, 2011, 10800원. 
이이지마 나미.『LIFE』3. 시드페이퍼, 2011, 12000원 
이이지마 나미.『이이지마 나미의 따뜻한 식탁』. 페이퍼북, 2011, 12000원. 
津田陽子.『ひとつつまんで京都のおやつ』.マガジンハウス, 2010
테시마 후지노리. 『그림자 집사 마르크의 실수』, 김혜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천원. 
하지은.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이타카, 2010, 9500원 
はたけ中惠 .『うそうそ』. 新潮社. 
황경신. 『위로의 레시피』, 권윤주 그림. 모요사, 2011, 13000원
홍성환. 『안나리사의 가족』. 시드페이퍼, 2011, 13000원
히가시카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현정수 옮김. 21세기 북스, 2011, 12500원
히가시가와 도쿠야.『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500원. 
히가시가와 도쿠야.『저택섬』.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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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6 추가분
아키즈키 소라타. 『빨강머리 백설공주』1-5. 서울문화사, 2009-2011

사자네 케이. 『황혼색의 명영사』1-10.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09-2011
아리카와 히로. 『고래 남친』, 김미령 옮김. 북홀릭, 2011, 12800원.
칸바야시 쵸헤이. 『전투요정 유키카제』1-3, 하성호 옮김. 대원씨아이, 2008.


일단 만화랑 다른 책이랑 도합 100권은 넘겼네요. 다행입니다. 하지만 반반 비율에, 라이트 노벨이라 부르는 심심풀이용 가벼운 소설들이 많다는게 맹점입니다. 으허허. 그리고 적다보니 여기에 적지 않은 원서도 꽤 있고요. 원서들은 상당수가 무크지고 나머지는 에세이 쪽이라 적기도 뭐하네요. 書計로 태그를 잡은 것만 대강 이정도입니다.
라이트 노벨 중에 명영사도 있었고, 하느님의 메모장도 있었고, 빨강머리 백설공주도 있었고, 영국 홍차 이야기도 몇 권 있었고, 레시피북도 꽤 있었습니다. 다음이야기는 내일 또도 분명 2-3권은 더 보았던 것 같은데.ㄱ-

이 중 기억에 남는 것만 꼽아보면,

라가와 마리모. 『아침이 또 오니까』. 대원씨아이, 2011, 5500원.

리츠 미야코.『순환 백마선 차장 하나부사씨』,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사하라 미즈. 『버스, 달리다』,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09, 8000원 

아라카와 히로무.『백성귀족』1. 세미콜론, 2011, 8000원.  

아마노 시노부. 『짝사랑 트라이앵글 1-2』. 학산문화사, 2010, 4200원. 

아소 미코토. 『골목길 연가』1-2, 최윤정 옮김. 시리얼, 2011, 7천원 

토리노 난코. 『토리빵』1-6. 이혁진 옮김. AK COMICS, 각 6500원.  

하토리 비스코.『오란고교 호스트부』18,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4500원. 



가노 도모코. 『손 안의 작은 새』, 권영주 옮김. 노블마인, 2011, 12000원.

나쓰카와 소스케. 『신의 카르테 1-2』, 채숙향 옮김. 작품, 2011, 각 11900원.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윤덕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5000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영미 옮김. 비채, 2011, 14800원.

무라카미 하루키. 『약속된 장소에서 - 언더그라운드2』, 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0 

무라카미 하루키. 『언더 그라운드』1,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10.

미나이 다이스케.『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미쿠모 가쿠토. 『단탈리온의 서가』1-4, 구자용 옮김. 학산문화사 2010-2011. 각 6800원 

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한희선 옮김, 시공사. 2011, 13000원 

아리카와 히로. 『별책 도서관 전쟁 1-2』. 2010, 11800원.

우미노 아오.『해결사』. 멜론, 2011, 13000원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김양미 옮김.  인디고, 2011. 12800원

津田陽子.『ひとつつまんで京都のおやつ』.マガジンハウス, 2010

히가시카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현정수 옮김. 21세기 북스, 2011, 12500원

 
각각 설명을 달아보지요.

라가와 마리모의 『아침이 또 오니까』. 구입은 하지 않았지만 쌍둥이는 진리입니다.(어?) 리츠 미야코의『순환 백마선 차장 하나부사씨』와 비슷하게 잔잔한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다만 라가와 마리모 책은 잔잔하지만은 않고 속을 후벼파는 이야기도 있으니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하라 미즈의 『버스, 달리다』, 하토리 비스코의『오란고교 호스트부』, 아마노 시노부의 『짝사랑 트라이앵글 1-2』은 로맨스입니다. 분위기가 제각각이라는게 재미있군요. 버스 달리다는 조금 어른스럽고, 짝사랑~은 가볍게 읽을 학원 로맨스. 오란고교는 양쪽의 절충입니다.-ㅁ-
아라카와 히로무의 『백성귀족』이랑 아소 미코토의 『골목길 연가』, 토리노 난코의 『토리빵』은 추천작입니다. 여기에 까맣게 잊고 안 적었던 『빨강머리 백설공주』까지 넣으면 올해 가장 마음에 든 만화책이 ....
(아니, 『에도로 가자』도 있지 않았나? 왜 그건 리뷰를 안 적어서..OTL)

만화를 제외한 분야는 거의 추리소설입니다. 
가노 도모코의 『손 안의 작은 새』, 나쓰카와 소스케의 『신의 카르테 1-2』, 모리 히로시의『모든 것이 F가 된다』,  시마다 소지의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우미노 아오의 『해결사』, 히가시카와 도쿠야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가 올해 추천할만한 추리소설입니다. 취향이 팍팍 드러나는군요.
라이트 노벨 중에서는  아리카와 히로의 『별책 도서관 전쟁』,  미나이 다이스케의『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미쿠모 가쿠토의 『단탈리온의 서가』를 꼽습니다. 여기서도 취향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먼산) 여기에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도 추천하고 싶네요.'ㅂ'
생각외로 무라카미 하루키도 많이 보았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약속된 장소에서 - 언더그라운드2』, 『언더 그라운드』 세 권이 추천작입니다. 

원서중에서는 津田陽子(츠다 요코?)가 쓴 교토 간식 기행,『ひとつつまんで京都のおやつ』랑 앙금책이 추천인데.. 아니, 앙금책도 리뷰를 안 적었나요. 왜 목록에서 빠져있지.;ㅁ;


여튼 이렇게 해서 허술하고 빈데 많은 2011 독서 기록을 대강 마무리합니다.
웃. 2012년 독서 기록은 조금 더 잘 써야겠네요. 블로그에 꼬박꼬박 잘 기록해야지.=ㅁ= 
0. 최근 책은 좀 읽었는데, 리뷰를 제대로 적지 않았더니 그 동안 무슨 책을 읽었는지도 홀랑 잊었습니다. 이런.; 리뷰를 썼는지 아닌지 헷갈리는 책도 있네요.

1. 『M.G.H. 거울 속 낙원』는 다시 읽은 책입니다. 『모든 것이 F가 된다』는 처음 읽은 책입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먼 북소리』도 다시 읽은 책입니다.  그러고보니『1Q84』도 있었군요. 그 사이사이 『단탈리안의 서가』도 몇 번이나 돌려 읽었지요. 그 중간중간에는 무크지도 보았습니다. 무크지쪽은 대부분 조리법만 보고 넘어갔으니 딱히 리뷰쓸 것이 없군요.


2.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을 읽고 났더니 갑자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보고 싶어집니다. 그 리뷰는 앞서 간단히 적었으니 넘어가고, 여기까지 보고 나니 다른 수필집이 또 읽고 싶어집니다. 여행 취소 직전에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았는데, 여행을 취소하고 나서 『먼 북소리』가 땡기는 바람에 들여다 보았더니 이건 내용상 앞서 보았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뒤를 이어 쓴 글이더랍니다. 『먼 북소리』가 마흔 되기 전에 유럽에서 3년 간 살며 『상실의 시대』를 썼을 때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작지만~』은 서른 일곱 즈음의 이야기더군요. 순서상 그렇게 보는게 맞구나 싶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출간일은 아주 차이나지만 말입니다.
여튼 간만에 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무엇보다 결혼공장 이야기가 재미있더군요. 아아. 비용이 너무 들어요..T-T


3. 『모든 것이 F가 된다』. 책 뒤의 후기를 보고는 다른 책도 보고 싶어 뒤져보았는데, 모리 히로시의 다른 책은 좀 묘한 내용의 소설 『조금 이상한 아이 있습니다』만 나와 있고 『모든 것이 F가~』의 시리즈 두 종은 전혀 안나왔습니다. 지금쯤이라면 출간해도 꽤 팔릴 것 같은데 말입니다. 분위기는 아리스가와 아리스 시리즈랑 비슷하고, 트릭 쓰는 방식은 탐정 갈릴레오와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모든 것이 F가~』의 주인공들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았나봅니다. 아, 그리고 시작 부분은 왠지 긴다이치 하지메랑 닮았습니다.ㄱ- 고립된 섬, 갇혀 있는 박사, 기묘한 트릭 말이죠. 하지만 트릭 자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신선하고 신기합니다. 최근에 보았던 어떤 추리소설보다 이 트릭이 마음에 드네요. (아, 하지만 최근에는 추리소설을 별로 안 보았던가..?)
까날님의 리뷰를 보고 골라든 책이었는데 현재는 절판입니다. 같이 추천하신 『M.G.H.』는 첫비행님의 추천으로 아주 재미있게 보았으니, 이 책 역시 첫비행님의 입에 맞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빙고님은 원서로 보시는게 편하실거예요. 번역본 기다리다가는 속 터집니다. 흑흑.


4. 번역본 기다리다가 지친 책이 여럿 있습니다. 『늑대와 향신료』완결권. 15권 나오고 그 뒤에 외전이 나왔다는데, 완결 된지 한참 되었는데도 번역본이 안나옵니다. 일설에는 계약문제가 얽혀 있다고 하더군요. 시마다 소지의 책도 번역본을 기다리는데 이것도 잘 안나옵니다. 최근에 나온 책 한 권은 책 장정을 보는 순간 손이 멈췄습니다. 아무리 시마다 소지의 책이라 해도 이건 집어들 용기가 안나더군요. 차라리 니시오 이신이면 이해하겠지만 아리스가와 아리스나 시마다 소지를 이렇게 책 낸다는게 참...;ㅂ; 직접 보시면 아실겁니다.
『단탈리안의 서가』 뒷 권도 기다리고 있는데 안나옵니다. 5권부터 8권까지만 나오면 되는데 안나옵니다. 번역자의 문제도 아닌 것 같고 말이죠. 이것도 원서로 보아야 하나 싶긴 한데, 북오프에서 구할 수 있으면 그 때 읽어보지요.;


『M.G.H.』만 신년에 읽은 책이니 나머지는 다 작년 독서 목록에 집어 넣어야겠네요. 슬슬 2011 애니메이션이랑 독서 목록을 작성해봐야겠습니다.'ㅂ'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 윤덕주 옮김. 한스미디어, 2005, 15000원

 


아침 잡담을 적으려고 봤더니 따로따로 글을 올려야하는 사진들이 여럿 보여서 말입니다.-ㅁ-; 그쪽부터 먼저 올리고 차근 차근 잡담을 적어보지요.

달마다 플래티넘 기준을 맞추기 위해 10만원 이상 도서 구입을 하는데, 12월은 둘째 주가 다 지나가도록 책 구입 건이 얼마 없었지요. 그런 내용의 글을 올리고 난 직후, 교보를 들락날락하면서 저런 잡지들을 왕창 구입해왔습니다. 이날은 한꺼번에 세 권을 들고 왔군요. '고양이는 신기해'라는 표제의 『크로와상』, 시판 빵과 커피를 주제로 비교 평가해놓은 어느 잡지 한 권, 표지 사진에 홀딱 반해서 내용을 훑어보고는 세 번 내려 놓았다가 결국 구입한 『천연생활』. 그리고 이 뒤에도 두 권 정도 더 구입했던 걸로 기억합니다.-ㅁ-; 그쪽은 미처 사진을 안 찍어 놓았네요. 고양이 특집은 아직 보지 않았지만 다른 두 권은 꽤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구입한 『남자 식당』이나 그 뒤에 구입한 닭고기 특집의 『레터스 클럽』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몇은 방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서가 포화로 못 견디겠네요. 하하하;

아직 2만 얼마 정도 부족하니 오늘 내일 추가로 책을 더 구입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구입하는 책도 아마 몇몇 분들에게는 옆구리 퍽퍽 찔릴 내용의 책일듯..(빙고님은 광화문 교보에서 보셨지요.;)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좋아하신다거나, 『1Q84』를 좋아하신다거나 하는 분은 살포시 뒤로™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그도 그런 것이 지금 막 3권까지 다 읽고 나서 생각 가는 대로 이모 저모 적어볼 셈이거든요. 그리고 그 상당 내용은 좋지 않은 곳을 스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방금 전, 3권까지 다 보았습니다. 1권은 엊그제, 2권은 오늘 아침, 3권은 방금 전 보았습니다.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분량은 많은편이 아닙니다. 의외로 쉽게 술술 읽히니까요. 가장 읽기 버거웠던 부분은 3권에서, 어떤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씌어진 곳이었는데 거기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습니다. 행간까지 꼼꼼하게 읽어야하는 책은 아니라 술술 넘겨가며 보았고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 특별히 떠오른다고 하는 부분도 없고요.
다만..;
이 책은 판타지 소설입니다.
『해변의 카프카』때도 읽고서 생각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당히 판타지 소설 같은 부분을 적절히, 건조하게, 생물학적(...)으로 버무려 써냅니다. 읽다보면 내 내면을 파고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읽고 나서 그런 부분을 다 건져내고 나면 이건 판타지 소설입니다.
『1Q84』를 다 읽고 나서 느낀 것도 그 비슷했습니다. 이건 Boy meets girl, 아니 Girl meets boy의 판타지풍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일깽입니다. 주인공의 나이 때문에 이고깽은 아니지만-아니, 누구를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고깽과 이일깽이 갈리긴 하지만 여튼 이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건 맞습니다.; 그런 판타지 소설 관점에서 내용 요약을 하자면 대강 이렇습니다.


여튼 이야기 흘러가는게 이런 식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건 저 시대가 1984년이기 때문입니다. 읽다보면 이렇게 허술하게 뒷처리를 했다가는 (현대) 경찰들에게 바로 잡힐텐데 싶은 구석이 여러군데 있었습니다. 저 때는 아직 DNA 검출이니 뭐니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그러니 저런 상황이 가능한거야...; 그리섬 반장님이나 에비나 더키에게 걸리면 얄짤 없어요.-ㅁ-

- 푸른콩의 직업 때문에 그런지 읽는 동안 자세를 바르게 하고 싶어지더군요. 거기에 운동을 하고 싶어진다는 것도 단점일지, 장점일지.
- 증인회라고 나오지만 아마 번역가가 적절히 얼버무린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적으면 항의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도 있기도 하고요.
- 이 책의 출발점은 95년에 사린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라는데, 읽기 시작한 것도 최근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에서 옴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다시 흥미가 생겨서 입니다. 반쯤은 충동구매, 아니 충동 독서였지요.
- 소설 읽을 때 제일 질색하는 소재가 몇 가지 등장하지만 그럭저럭 무난하게 읽고 넘어갔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그정도는 감안하고 봐서 그런걸까요. 소설에서의 성적 묘사를 질색하는 사람이라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그리고 후카. 네 **은 .... 블랙홀이냐.ㄱ-
- 읽고 나면 떡밥 회수가 왠지 덜 된 것 같은데란 미진함을 지울 수 없습니다.;
- 책 한 권의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지만 세 권에, 저 분량의 책을 후루룩 읽게 만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발에는 감탄했습니다. 음, 하지만 읽고 나서 돌아서면 대부분 다 잊을겁니다.
- 이제 두뇌 정화를 위해서 잠시 운동을 나갔다가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읽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이 책 1권을 펼쳐서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센다이 가고 싶다.-ㅠ-"


빙고님은 왜 그런지 단박에 이해하실듯.OTL 
앰버 연대기는 듣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여러 번 책을 보았는데 왜 그런지 몰라도 손이 안 가더군요. 그러다가 읽을 책이 마땅히 없고 이제 슬슬 SF 고전들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던 찰나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주말에 시간이 많으니 읽어보겠다 하고는 두 권을 먼저 빌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부터 읽기 시작해 어제 다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읽었지요. 만약 이걸 시간 넉넉한 주말에 보았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읽고 끝을 봤을 겁니다. 상당히 흡입력이 좋은 소설이네요. 그러니 고전이라는 것이겠지만...

취향에 맞춰 평가하자면, 제 취향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습니다. 재미있게는 보았으나 시작 부분인 1권을 보면서 전형적인 미국소설이라 생각했고 전개도 좀 그렇습니다. 마스터님과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이거 주인공이 너무 잘났어요. 이 집안 사람들 중에 잘 나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지만 주인공은 그 중에서도 유독 잘났습니다. 그야 1인칭 주인공 시점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요.
이 책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점은 사실 함정입니다. 제목에서 말했듯이 결말을 보고는 책을 내려놓고 미친듯이 웃고 싶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있어 그러지 못했는데, 예상 외의 결말이 툭 튀어나오더군요. 아놔.; 그 외에도 중간 중간 2-3번 정도는 뒤통수를 맞습니다. 그런 부분이 또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부분이었겠지요.
그리고 그 반전이 아주 억지는 아니라는 점, 의문이 거의 막판에 가서야 제대로 풀린다는 점이 책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이런 부분은 너무 자세히 리뷰에 적으면 적는 재미가 반감되니 수박 겉핥기로 대강 적어보고..;

다섯 권이나 되지만 생각보다 책이 술술 넘어갑니다. 처음 읽을 때는 미국소설이지만 이건 무협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체적인 줄거리나 짜임새도 그래요. 하지만 막판 반전은 무협지의 클리셰를 무너뜨립니다. 하하하하. 갑자기 어느 가수가 부르는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그 가사를 여기에 적으면 막판 반전이 들킬까 두려워 못 적고...;
그리고 주인공의 여성 편력이나 막판에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적은 점 등은 아쉽습니다.

"나 완전히 새 돘어~"

SF 고전이 아니라 그냥 판타지 소설로 읽어도 괜찮습니다. 음, 초반부는 미국 소설, 중반부는 무협지, 거길 지나면 궁중권력암투소설, 그 다음에는 철학(선(禪))소설. 뒷 권이 있을 법도 한데 그부분은 확인해보지 않았네요. 아마 첫비행님은 보시면 꽤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을지..?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는 이보다 조금 더 궁중 암투나 전략, 전술이 강화된 소설이고 이쪽은 그보다는 가볍게 느껴집니다. 옛날 소설이라 그런지 묘사가 굉장히 자세하다는 것, 그리고 조금은 시점이 왔다갔다 하는 듯합니다. 여튼 재미있게 보았으니 된거죠. 앞으로는 젤라즈니의 다른 소설도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로저 젤라즈니. 『앰버 연대기 1-5』. 사람과책, 2010, 각 9800원.
각권의 제목은 『앰버의 아홉 왕자』, 『아발론의 총』, 『유니콘의 의미』, 『오베론의 손』, 『혼돈의 궁정』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은 다른 분께 선물로 받았습니다. 생일 선물이었는데, 그 당시 읽고 싶은 책이 별로 없었던 지라 뭘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교보 1면을 장식하고 있는(...) 하루키 잡문집이 떠올라 신청했습니다. 보통 이런 때 주문하는 책은 내 돈 주고 사기 아까운 책인데 이 경우는 예외였네요. 이 때 주문하지 않았다면 아마 제가 따로 돈 주고 샀을테니 말입니다.
(선물 주신 분의 멘트가 참 주옥 같았지..-_-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분위기는 기억합니다.)


표지가 이중이라 보는데 불편해서 나중에 커버를 씌웠습니다. 그 부분 빼면 제책은 나쁘지 않습니다. 책 읽으면서 전체적으로 번역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불만인 부분도 있긴 합니다. 역자 주석이 꽤 많았거든요. 지나치게 친절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건 이런 내용으로 주석 달면 안되는데라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읽다보니 주석은 거의 읽지 않고 넘어갔네요. 그리고 오타도 98쪽에서 한 군데 찾았습니다. 이렇게 투덜거려도 워낙 글이 마음에 들어 전체적인 평가는 높습니다.

잡문집은 처음엔 가칭이었다고 합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그대로 가자며 이름이 그대로 붙었다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도 딱 잡문집입니다. 잡다한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지요. 작년에 예루살렘상을 수상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수상소감도 여기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이 수상 소감은 고심해서 쓴 티가 팍팍 나더군요.
이 앞부분까지는 지름신이 오실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그런가 싶은데, 우왓.; 그 바로 뒤에 붙은 음악 관련 글들은 사정없이 옆구리를 찌릅니다. 허벅지를 찌르며 지름신을 참고 있는데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네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학교를 적당히 다니다가 학생 때 결혼을 하고 작은 재즈카페를 열었다는 건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을 읽다보면 이 아저씨의 몸은 조깅(마라톤)과 음악(재즈, 클래식 등등)와 글쓰기(소설)로 구성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젊었을 때, 하루 종일 재즈를 듣고 싶어서 재즈 카페를 열어 운영했다는데 생각보다 장사는 잘 되었다고 합니다. 장사를 접은 것은 스물 아홉 때, 소설을 쓰기 위해서였다니까요. 아쉬워하는 단골도 많았다고 하고요.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이 책 삽화를 그려준 두 사람도 이 재즈 카페에 가본 적이 있다고 하니.. 꽤 유명했나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재즈에 대한 글이 자신의 생활과 연결되어 굉장히 맛깔납니다. 그것도 다 LP판 중심의 이야기라, 듣고 있노라면 미친듯이 음악이 고픕니다. 그것도 LP판을 올려 살짝 튕기며 들리는 그런 음악. 제가 아는 재즈는 굉장히 범위가 좁기 때문에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것이라고는 스윙 재즈 몇 종이나 빌리 할리데이의 White Christmas 정도가 한계네요.


잠시 딴 소리를 하자면..;
제가 처음으로 이것이 재즈다라고 인식하고 들은 것은 Take five가 처음입니다. 어디서 들었냐면, KTF의 CF 송이었거든요. 아마 대부분 다 기억하실겁니다.
중년 아저씨가 거래처를 방문하기 위해 승용차 뒷자석에 앉아 실려 갑니다. 잠시 정차하는 사이 바로 옆의 인도에 보호구를 착용한 청바지 입은 청년이 곱슬머리(파마머리?)를 휘날리며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스쳐 지나갑니다.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는 아저씨. 그리고 그 아저씨가 거래처 사장실에 들어가자 아까의 그 청년이 사장실 책상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앉아 서류를 보고 있습니다. 맨 마지막에는 안성기씨의 나레이션이 들어갔습니다. 내용이 편견을 깨라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배경음악이 David Brubeck Quartet의 Take Five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서태지의 Take Five는 아직 안 나왔을 때일겁니다.'ㅂ'; (아니 나왔던가..) 여튼 이 곡이 처음으로 제게 '재즈'로 각인되고 마음에 든다, 듣고 싶다고 생각한 첫 재즈 음악이었지요. 그 뒤에 조금 영역을 넓힐까 생각했는데 재즈의 영역은 너무 넓습니다. 그냥 카페에 들어가 가끔 듣는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지요.

그 다음에 또 재즈로 인식된 것은 『스윙 걸즈』. 이건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ㅁ- 스윙이 이거구나라는 걸 이 때 조금 알았습니다. 덧붙여 모 가수의 노래도 스윙을 주제로 한 것이라는 걸 이 때쯤 깨달았습니다. 제목이 스윙인걸 알았지만 스윙이 뭔지 제대로 몰랐으니까요.
 
그런 빈약한 재즈 청력(?)을 가진 저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을 읽으면 마구 당깁니다. 그것도 CD가 아니라 LP로. 재즈는 정말 LP로 듣는 것이 더 맛이 있을 것 같더라니까요. 그래서 첫비행님이 읽으시면 지금의 클래식 LP만으로도 버거우실텐데 이 책을 보고 나면 재즈의 영역까지 손을 뻗칠테고..; 무라카미가 그런 것처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LP판이라도, '이런 곳에서 불쌍하게 놓여있구나. 내가 데려가줄게'라면서 이중 구입하는 일도 생길 것 같고...;;
그래서 첫비행님께 추천하기가 무섭습니다.


무라카미의 글맛은 여전합니다. 삐닥한 것 같기도 하고 소심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솔직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전 소설보다는 수필을 좋아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설도 볼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외 몇 가지 짤막한 감상을 덧붙여봅니다.

- 앞서도 썼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쓴 소설을 번역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관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에 따라 다를텐데, 무라카미는 '의미와 맥락만 통하면 문장 하나하나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맥락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  22-23쪽에 실린 굴튀김 이론을 보고는 감탄했습니다. 저도 이런식으로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 옴진리교가 새 이름을 알레프라고 바꿨다고 합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제목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아... 왠지 읽고 싶지 않아.;;; 그러고 보니 옴진리교에 대한 이야기도 잡문으로 들어 있습니다. 옴진리교 같은 사이비 종교 단체가 발 붙일 수 있는 이유에 대한 것인데 나름 공감했습니다. 저야 종교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제가 소설을 쓰지 않았다면 아마도 어느 종교이건 간에 기대고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최근 주변에서 종교(개신교-_-)에 기대는 이유를 알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어서...; 이 이야기는 조금 더 다듬은 다음에 따로 써보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이영미 옮김. 비채, 2011, 14800원.

 
빙고님의 우동 한그릇...?에서 연결.

우동 한 그릇이 아니라 소바 한 그릇이라고 확인(?)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ㅂ' 몇 년 전부터 대강 짐작은 하고 있었지요. 그 사이에 해넘이 국수는 우동이 아니라 소바라고 하는 걸 여기저기서 많이 보았거든요. 다만 좀 둔하기 때문에 해넘이 소바를 먹는다는 글을 보고서도 우동 한 그릇이 아니라 소바 한 그릇이라는 건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해넘이 국수를 처음으로 접한 것은 세노 갓파의 책에서였으니 이것도 이미 90년대 후반쯤의 일이로군요.-ㅁ-;

여튼 저는 개인적으로 메밀국수 한 그릇이나 소바 한 그릇이 아니라 우동 한 그릇이라고 한 것은 로컬라이징(...)이라는 관점에서 탁월한 번역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체적으로 일본 원서 번역에 있어서는 직역에 가까운 것을 선호하지만 이 경우는 예외입니다. 의역, 혹은 지역에 맞는 번역이 필요했다고 보는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이 이렇게 뜰리가 없었으니까요.


아래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본 소바와 우동의 이야기입니다.

블로그에서도 몇 번 언급한 적 있지만 전 시골, 아니 변방도시, 아니 ... 하여간 도시 출신은 아닙니다. 도시에 온 것은 10대 중 후반 경으로, 도시라고 해봤자 강원도의 도시이기 때문에 서울이나 서울 주변, 혹은 부산 같은 대도시와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만화책을 사기 위해 고등학교 때는 서울까지 상경을 해야했으니까요. 만화책 뿐만 아니라 외국 음식에 대한 것도 접하는 것이 늦었습니다. 처음으로 홍차를 만난 것은 1998년 12월, 쿠켄 창간호의 부록이었던 립톤 티백을 통해서였으며 아주 맛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두 커피 같은 것도 마실 기회가 많이(거의) 없었지요.

본론으로 돌아가; 소바=메밀국수는 언제 처음으로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먹었다면 서울 큰집에서 명절 동안 머무르면서 사촌언니가 시골에서 자란 사촌동생들에게 맛있는 걸 먹여주기 위해 돌아다녔을 때거나, 그게 아니면 초등하교 6학년 때쯤, 읍내(...)에 생긴 '장터국수'라는 체인점에서 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 때까지 제 인식은 소바=메밀국수는 찬 음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따뜻한 메밀국수가 있다는 건 비교적 최근에야 알았고 그것도 나름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지금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소바는 광화문 '미진'에서 나오는 것처럼 장국에 찍어먹는 차가운 음식이지 않을까 합니다. 뜨끈한 국물에 말아 먹는 것은 아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의 제목을 소바라고 번역을 했다면 뜨끈한 국물에 말아먹는 것이 상상하기 어려웠을 거라 생각합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번역이 탁월했다고 하는 것은 또한 우동이라는 음식의 이미지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때 한창 우동을 가락국수로 순화하자는 운동이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한글 전용 운동의 일환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뭐, 우동이든 가락국수든 이미지는 간장 베이스의 짭짤하고 뜨끈한 국물에 파를 조금 얹고 그... 튀김 하고 남은 것 같은; 동글동글한 알갱이를 띄우고 뜨끈하게 데운 굵은 면발을 넣은 겁니다. 따뜻하지요. 온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짜장면 같은 중국식과 비슷하게 특별식이라는 생각도 조금은 있습니다. 외식할 때 한 그릇 먹는 그런 음식이란 말입니다. (이것은 사견일지도..^^;)

그렇기 때문에 힘들게 살아가는 세 모자가 특별한 날, 한 해를 마무리 하기 위해 뜨끈한 우동을 나눠 먹는다는 이미지가 먹혔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소바 혹은 메밀국수라고 번역되고 거기에 주석이 붙었다면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우동 한 그릇 책 뒤에 붙은 짧은 이야기-어느 과자집 이야기는 한국 이미지에 비춰서는 그리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음, 떡집이었다면 조금 달랐을까요. 한국에서는 오미야게-선물 문화는 거의 과일 상자 위주로 이루어졌고 한과 같은 건 이렇게 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게 아니었지요. 한과가 조명 받은 것도 90년대 후반 넘어서였다고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한 줄로 요약해봅니다.

정확한 번역은 아니지만 지역 사정에 맞는 의역이 있었기에 이 책이 더 읽힐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길게 길게 쓰는 것은 어제 다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때문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작품을 번역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래도 막힘없이 술술 읽히고 즐길 수 있다면, 그 번역은 번역의 의무를 다한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 내가 원작자로서 가지는 기본적인 관점입니다.

p.258

... 그래서 김난주씨라도 상관없는건가? (어?)




결론은 하늘로 날아갔군요.;




덧붙임.
그래도 요즘에는 일본에 대한 잡지식이 많이 늘다보니, 의역보다는 직역에 가까운 쪽을 선호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보았던 번역 중에서 제일 투덜거리는 건 『빨강머리 백설공주』입니다. 제목은 그냥 두더라도 주인공 이름을 백설이라 하지 말고 그냥 시라유키라고 적어주지.=ㅅ= 읽을 때마다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 기업 브랜드가 떠오른단 말입니다. 거기에 가끔은 백설기도...(....)


4권을 샀는데 그 중 한 권만 마음에 들고 나머지 세 권은 영 아닐 때는 가슴이 아픕니다. 내 돈...T-T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비율이 상당히 높아져서 아예 그러려니 생각하고 마음 접는 쪽이 좋지요. 어차피 이 책 대신 샀을 다른 책도 재미있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자아. 여기서 문제. 과연 저 네 권 중에서 어느 것이 마음에 들었을까요?



















『백귀야행』 20권은 아예 읽지도 않았습니다. 16권인가, 그 즈음부터 안 읽고 있는데 G가 모으고 있어서 구입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 고로 이것은 마음에 든 책이 아닙니다.


『골드러쉬21』은 표지를 보고 조금 낚인 감이 있는데 내용 자체는 평범 무난합니다. 표지 그림하고 속 그림 사이에 약간의 갭이 있지만 그건 꽤 많은 책들이 그런 고로 넘어가도 되고요.;
내용이 평범무난하다는 것은 전개에 대한 것이고,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배경을 하나 하나 뜯어보면 절대 평범하지 않습니다. 책 뒷표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서로 엇갈리는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거참, 일부러 평범하지 않게 배치했다는게 티가 팍팍 납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읽을만 했고요.


『칼바니아 이야기』 13권은 읽고 나서 후회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몇 권 간 내내 느끼고 있던 건데, 공작들의 연애가 깊어질 수록, 타니아의 후계 문제(라고 순화함)가 부각될 수록 마음에 안 드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래서 어떻게 수습할건데? 그런 질문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더군요. 타니아의 후계는 지금 봐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뭐든 사건이 터져야할텐데, 그 어떤 사건이 터지든 간에 칼바니아 세계관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더군요.(먼산) 타니아의 배우자로 제일 좋아하는 인물은 누구씨인데, 그 사람이 배우자가 될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정말로요.;
12권, 13권에 이어지는 그 이야기는 점점 취향에서 벗어나 이상한 궤도를 달리는군요. 완결날 때까지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나은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TONO씨의 결말에 대해서는 『치키타 구구』 때 이미....(하략)
그래서 14권이 나오면 구입만 하고 봉인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남은 한 권, 『오란고교 호스트부』완결권인 18권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한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온몸에 닭살이 돋는 것을 감수하면서 굴러다니게 됩니다. 중간권은 홀랑 다 빼먹고 완결권만 사다 본 셈인데 결말도 만족스럽고, 특히 오오토리 쿄우야가 주인공인 특별편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그 배경지역을 가고 싶어지는데 간다면 아마 야들이 다닌 코스를 쫓아다니지 않을까란 망상도 했습니다.



위의 사진에는 없지만 얼마 전에 키릴님께 받은 『빨강머리 백설공주』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니, 상당히가 아니라 요즘에는 거의 이거랑 『오란고교 호스트부』만 붙잡고 있을 정도예요. 좀 심신이 피폐하긴 한데, 갱생(...)하기 위한 방법으로 붙잡고 있는게 이런 책이라니. 아아. 역시 기분 안 좋을 때는 달달한 로맨스가 좋은가봅니다.; 생각난 김에 이번 겨울에는 무협지도 좀 빌려다볼까요.(...)
『빨강머리 백설공주』도 시작은 단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림동화의 백설공주에서 빌려온 모티브에 설정을 살짝 틀어서 만든 것이라는데 이제는 아예 별개의 이야기로 나갑니다. 전형적인 Boy meets girl이더군요. 5권까지 나왔다는데, 3-4권의 전개를 보면 이야기가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아서 일단 완결을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그게,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는 느낌이라...; 원래 페이스대로라면 그리 오래 끌지 않고 5-6권 정도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긴 하거든요. 아, 하기야 지금까지의 전개를 보면 권 수가 더 필요한지도..?;


이번 신간에 『에도로 가자』가 있다니 있지 말고 사와야지요. 이거랑 『리니지』는 챙겨와야합니다.-ㅂ-
0. 잡담이 늘어가는 건 쓸 글거리가 별로 없어서임.'ㅅ' 최근에는 사진 찍은 것이 많이 없다보니.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외식과 놀러 나가는 것을 자제하다보니 찍은 사진이 없다. 아, 이 모든 것은 용돈 부족 때문. 하지만 엥겔계수가 절대 낮진 않다는게 맹점임.;


1. 오늘 아침에도 운동 못했다.;ㅁ; 비 오는 건 좋지만 그냥 밤이랑 낮에만 오면 안돼? 흑흑, 운동할 때 비오면 공친단 말이다.


2. 어제 빙고님 댁에서 성우덕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니,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먼저 『키다리 아저씨』부터 써야겠지.

그러니까 며칠 전, 인디고에서 아름다운 고전시리즈 10권으로 『키다리 아저씨』가 나온 것을 보았다. 어느 분 댁에서 『키다리 아저씨』를 언급하며 다시 읽어보니 굉장히 느낌이 다르더라라는 줄거리의 글을 보고는 궁금해서 집어들었거든. 근데 이 시리즈는 삽화를 죄다 다시그리다보니 내가 기대했던 주디의 편지 그림도 다 다시 그려두었더라. 그건 아쉬웠지.
그런데...
그 분의 말마따나 보면서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아 힘들었다. 독서는 대부분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하는데 내 양 옆, 그리고 정면에 있던 분께 심심한 사과를 드려야겠지. 입끝이 실룩실룩, 피식피식, 결국 어떤 부분에서는 못참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보니 키다리 아저씨™의 어장관리는 참으로 심오했다. 아니, 어장관리라고 적기엔 묘하지. 이건 어항관리? 아무리 생각해도 동그란 어항에 금붕어 한 마리 넣고 키우면서 가끔 밥주다가, 점점 금붕어가 예쁜 짓 하니까 옆에 다른 기생충(..)끼지 않게 관리하고 온갖 차단하는게 웃기잖아! 아래 내용은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접어두고..



아니, 그 외 기타 등등 많다니까요.
그리고 거의 끝에 가서야 두 사람의 나이차가 몇 살인지 나오는데 열 넷이랍니다. 그정도면 뭐....(먼산) 나쁘진 않군요. 아니, 괜찮습니다. 로체스터씨가 제인 에어를 만났을 때, 제인이 16세에 로체스터씨는 서른 다섯 즈음이라고 했던 것 같군요. 그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이렇게 보면 저비스는 열 다섯에 조카가 생긴셈입니다? 줄리아 아버지의 막냇동생이라던데 그렇게 생각해도 나이차이가 얼마 안나는군요.

그리하여 키다리 아저씨를 다 읽어가는데,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게 영상물로 머릿속에서 돌아가는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1*년 전에 보았던 일본판 『키다리 아저씨』 애니메이션입니다. 이거 DVD도 발매되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교보에서 박스 1은 품절입니다. 여튼 원작하고는 내용이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인디고의 『키다리 아저씨』 삽화는 아마 이쪽이 모델이 아닌가 싶게, 홍당무색(...) 머리칼의 아가씨입니다. 그건 둘째치고 묘하게 아저씨의 목소리가 착착 귀에 감기며 떠오르는 겁니다. 응? 싶어서 기억을 검색하고 G에게 확인했는데, 역시나 박기량씨. 아....;ㅂ; 그 감미로운(...)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절로 재생되니 아저씨에 대한 호감도가 100배 올라갑니다. 흑흑흑.


... 쓰고 있다보니 편한 말투가 해요체로 돌변했다. 하하하하하하. 아... 박기량씨의 목소리를 요즘엔 제대로 애니메이션에서 들을 수 없어 슬프다.;ㅁ;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김양미 옮김.  인디고, 2011. 12800원

번역자가 그렇게 설정한 것인지, 이전에 읽었던 다른 『키다리 아저씨』보다 이쪽의 편지글 말투가 더 소녀같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더만. 삽화가 예쁘기도 하고 책이 작고 귀여워서, 인디고의 아름다운고전시리즈는 책 선물로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ㅂ'


표지를 보고 낚일까 말까 고민하다가 등을 돌렸는데, 그 며칠 뒤 다른 분께 빌려 읽어보고는 그 다음 주 홍대 간 김에 사왔습니다. 원래 단편이었던 이야기가 길어졌다고 하는데, 앞 이야기의 연결이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표지만 보고 살짝 낚였다가 함정카드 발동이라며 울부짖는 분도 있을법 합니다. 『키노의 여행』처럼 헷갈릴 여지가 약간 있기는 하지요.

순환 백마선의 모델은 멜버른의 전차라고 합니다. 배경은 가상 도시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호주가 아닐까 싶은 분위기가 납니다. 나라가 크다는 것이라든지, 농장이라든지 말입니다. 어느 오래된-물론 서울에 비하면 애송이-ㅁ--도시에는 백마선이라 불리는 순환 전차선이 있습니다. 보통 전차선하면 단선을 떠올리는데 이건 노선이 2호선처럼 원형인가보군요. 그런 백마선의 여러 차장 중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차장을 하고 있는 하나부사라는 청년이 있습니다. 아주 무뚝뚝하고 자기 일에만 열심인 차장인데, 그럼에도 은근히 인기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 차장이 왜 인기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앞부분과, 차장의 옛 이야기를 보여주는 뒷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완성도는 앞부분이 더 높지 않나 싶긴 하지만 양쪽다 마음에 든 건 마찬가지입니다.'ㅂ'
차장이 잘생겨서 그런것만은 아니랍.....;....


가장 닮은 만화를 고르자면 『ARIA』인데, 그쪽과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일상물에 가깝지만 성별편중적인 ARIA에 비해 이쪽은 딱히 성별이고 뭐고를 떠나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니까요. 조금은 쓸쓸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훈훈해지는 그런 책입니다. 꽤 괜찮은데 의외로 이야기가 없다 싶은게..OTL

같이 출간된 『군청 시네마』는 1960년대의 시골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해서, 세 소년들의 영화찍기 좌충우돌을 보여줍니다. 이것도 짜임새가 꽤 괜찮았어요. 다만 1권이라 뒷권을 마저 봐야-완결을 봐야;- 마음놓고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구입은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캐릭터들의 면면이 『도플갱어』의 주인공과 그 친구들을 보는 느낌이더군요. 하하하;


사진에 나온 다른 책 한 권-『가짜 이야기』는 이전에도 말했지만 하권 나올 때까지 봉인할겁니다.-ㅁ-; 상권 보고 나면 뒷권 기다리기가 힘들 것 같단 말이죠.
리뷰 적으면서 검색했더니 이 책이 두 번째 단행본입니다. 일본기준인데, 다른 책들은 한국에 번역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픽시 웍스』(원서 링크)가 첫 번째 단행본인 것 같고, 두 번째가 이 책(원서 링크), 세 번째는 『楠木統十郎の災難な日々』라는 책.(원서 링크) 세 번째 책은 부제가 파는 세계를 구한다로군요. 솔직히 삽화를 제외하고서도 제일 끌리는 것은 이 책입니다. 마녀와 여우에 낚였어요.-ㅁ-;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레베토리아 공군의 에이스인 클라우제 슈나우퍼에게 어느 날 명령이 떨어집니다. 열 여섯살 소녀의 보좌를 하라는군요. 군인은 그만두고 예비역으로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이 파일럿은 집안, 외모, 머리 등등 빠지는 곳이 거의 없는 이 꼬마 아가씨의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전쟁의 소용돌이에 더 휘말립니다. 이 이상 적다보면 내용 폭로가 될테니 이제부터는 짤막짤막한 감상을 적어봅니다.

관련 단어는 전쟁, 공군, 파일럿, 무기개발, 천재과학자, 라이벌, '전쟁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누님, 독일, 프랑스입니다. 이미 중간에 지나간 어떤 단어 때문에 번쩍하실 분이 많으시리라 보고.....-ㅁ-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면 오야리 야시토.

삽화 느낌은 꽤 괜찮습니다. 러프 스케치 느낌에 가깝지만 그게 또 잘 어울립니다. 본문 삽화가 묘하게 데셍이 이상하지만 그런건 이미 창세기전-3 아님! 절대 아님!-에서도 눈 감고 넘어간 것이라 신경 안씁니다. 무엇보다 그 두 사람이 같이 있는게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얼굴 각도가 이상하다는 것은 이미 머리 저편으로 날렸습니다. 그런겁니다.
표지의 일러스트는 아래의 띠지 적에 모에도가 조금 낮지만 띠지를 벗기는 순간 모에도가 확 올라갑니다. 무릎위까지 올라오는 긴양말에 진한 남색 리본이 달린 것을 보고 역시 오야리....라고 생각했다니까요. 하지만 이 사람의 진가는 내부 컬러 일러스트에서 발휘됩니다. 여기서 잠시 G의 말을 인용하자면..
" 이 사람은 누워있는 여자애를 그리면 허리를 너무 길게 그리는데, 또 서 있는 사람은 다리가 길단 말이지."
어느 부분에 주목해야하는지는 패스.; 여튼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함부로 권두의 접힌 일러스트를 펼쳤다가는 상당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일러스트를 보면 주인공간의 나이차이가 열 살은 되어 보이는데 실은 다섯 살 밖에 안납니다. 한쪽이 노안, 한쪽이 동안이라 그렇고,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오래 살아남은 에이스이다보니 팍삭 늙은 것이 아닌가 추정합니다. 눈만 보면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은 모습이니까요. 그래도 인간관계의 경험부족은 꽤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노파심에 언급하자면, 추축국을 좋아하지 않으신다면 추천하기 망설여집니다. 특성상 그쪽 이야기가 떠오르는지라, 거부감이 있으시다면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이하는 내용폭로가 섞여 있으니 이 책을 보실 분들은 가능하면 손대지 않으시길 권장합니다. 이런 건 책을 읽으면서 파악하는 쪽이 더 재미있거든요.'ㅂ'


처음에는 공군 이야기인가 했더니 몇몇 등장인물이 더 나타나면서 전쟁소설로 바뀝니다.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남의 손을 빌린 전쟁의 비참함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현대사의 몇몇 내전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강대국의 이권 때문에 발생한 그런 내전들은, 강대국의 손을 빌렸지만 손만 빌린 거라 피폐해진 건 내전 장소였지요.(하아)

로리지온 누님연방이라는데,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전 연방군입니다.(웃음)

마지막에 사용한 무기는 역시 소녀취향..(이봐.;)

끝까지 다 보고 나면 할렘구축이 된 것 같이 느껴지지만 워낙 주인공이 둔해서 그럭저럭 보아 넘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나이차이를 생각하면 아무리 생각해도 노린 거네요. 하지만 삽화를 보면 오야리는 누님 파....?
(그 쪽이 나이차이가 덜 나보이니까. 삽화만 보면 클라우제가 더 많아보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노안인거야.


올해 읽은 라이트노벨 중에서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묵혔다가 다시 보았을 때도 같은 감상일지는 모르지요.  하지만 방출하지 않고 집에 두기로 한 것만으로도 대접받고 있는 셈이니까요.-ㅂ-



미나이 다이스케. 『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유경주 옮김. 대원씨아이, 2011, 7000원



0. 간식이 아니라 주식입니다.(...) 요즘의 문제있는 식생활을 여실히 보여주지요. 하하하하하;


1. 지난 주말에 명동에 새로 생긴 유니클로를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갔더라면 조금 상황이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일요일 점심 때-2시경에 갔거든요. 그랬더니 명동역 근처까지 사람들이 대규모로 줄 서 있는 것이 보이더랍니다. G는 거기에서 사은품으로 준다는 담요랑, 9900원이라는 히트택을 노리고 있었는데 인파를 보고는 질려서 그냥 영플라자 유니클로로 갔습니다. 새로 생긴 명동 중앙점 말고 다른 지점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더군요. 하지만 영플라자점은 평소와 그리 차이가 없었습니다. 아니,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이정도면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겠다는 정도였네요. 새로운 매장에서는 9900원이지만 다른 매장에서는 12900원. 11월 13일까지의 한정 행사였나봅니다.
여기서 옷 몇 점 집어들고 나니 45000원이 금방이군요.-ㅁ-;


2. 그러고 나서 롯데본점에 들어가 등산용으로 많이 입는 겉옷(점퍼)을 한 벌 삽니다. 올해 나온 상품이라는데 30% 해도 20만원을 훌쩍 넘는군요.ㄱ- 덕분에 이달에 모아 놓은 여유자금이 옷값에 다 나갔습니다. 흑, 아르바이트해서 (심정상;) 꼬깃꼬깃 모아놓은 돈이 이렇게 나가는 걸 보니 속이 쓰리네요.
덕분에 아이패드 지름신은 또 도망갔습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더니 이렇게 또...;


3. 하지만 아직 복병이 있지요. 크리스마스 자체 선물로 아이패드를 선택하면 ... (먼산)


4. 주말에 있었던 G와의 쓸데 없는 대화.;

G: 백화점에 남자친구랑 같이 쇼핑올 정도의 재력이라면 어느 정도 되어야하려나.
K: 글쎄.
G: 그보다, 돈이 있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걸 깨달았어.
K: 응?
G: 머리숱.
K: 아....;


5. 롯데보다는 신세계쪽의 디스플레이가 마음에 듭니다. 크리스마스 장식도 신세계쪽이 취향이네요. 양쪽의 분위기 차이는 일본 백화점으로 비유하자면 다카시마야 vs 미츠코시 쯤..?; 사실 롯데는 삿포로에서 처음 들어가본 도부 백화점을 쓰려고 했는데 그것보다는 롯데 분위기가 조금 더 고급이지요.
다만, 지하 식품매장만 놓고 보면 롯데 분위기가 더 고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리뉴얼 중인가본데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매장 문위기는 강남 신세계와 비슷해서 일본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과 닮았습니다.(...) 롯데 본점 식품매장을 돌아다니고 있자면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곳이 도쿄인지 서울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ㅂ-;


6. 롯데백화점에 헤드폰 청음코너가 있어서 G의 아이폰을 연결해 들어보았습니다.
제일 처음 들어본 건 오디오 테크니카의 13만원 조금 넘는 헤드폰.(ATH WS70인가...;) 호오. 저음대가 강조된게 은근히 제 취향입니다. 그 옆에 있던 헤드폰은 그냥 무난무난 하더군요. 그리하여 재미 들린 김에 이런 저런 헤드폰을 다 끼워 듣는데, 젠하이저의 50만원짜리가 있길래 안 예쁘다는 G의 불평은 무시하고 끼워 듣습니다. 그냥 무난한가 싶었는데 밴드 반주가 들어가는 순간 음악이 다르게 들립니다. 아..... 둘이서 입 벌리고 넋을 놓았지요.
문제는 그 다음인데; 그 뒤로는 10만원 초반대의 그 어떤 헤드폰을 끼워도 소리가 안 좋게 들리니다. 줌레드니 뭐니 하는 패션헤드폰은 들어보고 즉시 밀리는군요.
역시 비싼 것은 다릅니다.(먼산)


7. 제목에 써놓고 보니 마녀와 여우하면 어린왕자 같은 분위기가 떠오르네요. 하지만 전혀 아닙니다. 제대로 된 제목은 『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지난주의 글에 언급한 라이트 노벨입니다. 지금 앞부분만 조금 읽었는데 그 부분 읽으면서 폭소했습니다.
- 일단 표지보고 설마했는데 오야리 야시토 삽화 맞습니다. 속의 컬러 일러스트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서 열었다가는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캐나다에서는 이 책을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습니다. 오야리 야시토 그림인걸요.(...) 근데 아무리 봐도 여우는 삽화가 더 나이들어 보여...;
- 작은 마녀는 귀족 출신의 천재 아가씨(10대), 하늘을 나는 여우는 그보다 10살은 많을거라 생각하는 공군 에이스 파일럿.
- 앞부분만 아주 조금 읽었는데 그부분만 봐서는 첫비행님, 빙고님, 키릴님이 저격 대상입니다.(어?) 특히 앞의 두 분은 묘사부분을 꼭 읽어보시고 어느 전투기가 모델인지 가르쳐 주시면 감사....(탕탕탕!)

시작은 마음에 들었는데 앞으로가 문제로군요. 핫핫. 다 읽고 나서의 감상이 어느 쪽으로 튈지 저도 궁금합니다.

듀시스님께 드리는 글입니다.-ㅁ-;


계몽사에서 나온 전집은 총 세 종류였습니다. 하나가 어린이 세계의 명작, 다른 하나가 어린이 세계의 동화입니다. 그랬는데, 제가 구한 고단샤판 세계의 메르헨은 이중 '어린이 세계의 명작'입니다. 흔히 녹색책으로 불리지요. 다시 말해 제가 가진 중에는 그 당나귀 가죽의 삽화가 없었습니다.ㅠ_ㅠ
그리하여 구글링은 해본 결과, 이런 글이 뜹니다.(링크) DreamTime™님의 글에 의하면 이게 fratelli fabbri라는 이탈리아 출판사 책이라네요. 그리하여 구글에서 다시 검색을 합니다. 그러다 이미지를 통해 이베이에 올라온 이런 글을 찾습니다.(링크) 좀더 시리즈를 자세히 보려면 이쪽 링크가 낫겠네요. 역시 이베이인데, 이쪽의 사진을 살짝 퍼옵니다.


 
제목은  Vecchie fiabe sonore fratelli fabbri editori complete di dis... 라고 뜹니다. 책 표지를 보니 시리즈 제목이 Fiabe Sonore 같군요. 이걸로 다시 구글링을 합니다. 아아아, 구글신을 경배하라! ;ㅁ;
검색결과 링크 중 이미지만 보시면 바로 아실겁니다.(링크)
이 현란한 검색 결과..T-T
그리고 다시 이탈리아 이베이에서 검색을 합니다.(링크) 이야아. 결과가 확 뜨네요.


세 난장이. 의붓딸을 미워한 새어머니는 딸에게 종이옷을 입혀 한 겨울에 딸기를 구해오라 내보냅니다.



이건 신데렐라. 옷이 환상이었지요.


그리고 이탈리아 위키에 전체 목록이 있는 듯합니다.(Fiabe sonore 항목)
이탈리아어라 해석이 어렵지만 일단 1966년에 나왔다는군요.


01. Il gatto dagli stivali

02. Biancaneve

03. Aladino e la lampada meravigliosa

04. Hänsel e Gretel

05. La bella addormentata nel bosco

06. Il soldatino di piombo

07. Il lupo e i sette capretti

08. Il leone e il falegname

09. I cigni selvatici

10. Biancarosa e Rosella

11. La Principessa incantata

12. Pollicino


13. La piccola guardiana d’oche

14. Il pifferaio magico

15. Abu Kir e Abu Sir

16. Il brutto anatroccolo

17. I sette corvi

18. Cenerentola

19. Il libriccino magico

20. Barbablù

21. La casa nella foresta

22. Abdallah di terra e Abdallah di mare

23. Gli abiti nuovi del Granduca

24. I tre musicanti

25. La pastorella e lo spazzacamino

26. I tre capelli dell’orco

27. Cigno, appiccica!

28. L’uccello d’oro

29. Pollicina

30. I tre cani

31. L’acqua della vita

32. Vardiello

33. I fiori della piccola Ida

34. Il tesoro dei tre fratelli

35. Il pesciolino d’oro

36. Alì Babà e i quaranta ladroni

37. La bella e la bestia

38. Il principe Ahmed e la fata Parì-Banù

39. Il capraio e la figlia del re

40. Cappuccetto rosso

41. Il nano Tremotino

42. I tre cedri

43. Il califfo cicogna

44. L’usignolo

45. Pelle d’asino

46. Fata Piumetta

47. L’acciarino magico

48. Giacomino e il fagiolo

49. Il principe Kamar e la principessa Budur

50. Il serpe bianco

51. Cinque in un baccello

52. Raperonzolo

53. Lo sceicco cieco

54. I musicanti di Brema

55. I tre nanetti del bosco

56. Giannetto fortunato

57. Il Principe rospo

58. Sette in un colpo

59. Re Mentone

60. I tre porcellini


출판사에서 구축한 것으로 보이는 홈페이지가 있어 들어가보았는데..(링크)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등장하는 요정들이로군요. 거기서 다시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이런 페이지가 나옵니다.(링크) 여기는 페이지 중간에 오디오북으로 구축된 위의 시리즈가 죽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30번인 Pelle d'asino가 당나귀 가죽이네요. 하지만 이게 맞는 건지는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한국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여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하지만 손에 닿기에는 좀 많이 머네요.;
 
피터 윔지경은 제가 좋아하는 탐정 수위 안에 듭니다. 하지만 이번 권으로 그 순위는 추락할 것으로 보이니, 역시 미스 마플이나 캐드펠 수사님이나 브라운 신부님을 상위권으로 밀어야 하는 건가요. 엘러리 퀸은 그렇게 해도 순위가 떨어지지 않는데 왜! ;ㅁ;


동서미스테리북스에서 나온 『의혹』에 실린 어느 단편에 피터 윔지경의 결혼 후 이야기가 잠깐 등장합니다. 그래서 윔지경이 퀸과 마찬가지로 기혼남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맹독』은 피터 윔지경이 어느 아가씨에게 홀라당 반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내리 담고 있습니다.
플롯은 아주 단순합니다.
피터 윔지경은 우연히 피고석에 앉아 있는 어느 아가씨를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그 아가씨는, 그 때의 분위기를 살려 말하자면 빅토리아 시대의 꽉 막힌 시대를 벗어나 이제 본격적으로 여권 신장을 부르짖던 그 때에 맞춰 어느 남자와 동거를 했습니다. 뭐, 결혼하기를 원했었는데 남자가 거절했다던가요. 이 남자도 그리 좋은 남자는 아니었지요. 그러다가 몇년 뒤에 남자가 아가씨랑 결혼할 결심을 하고 청혼을 했을 때, 버럭 화를 내고는 남자와 헤어집니다. 그리고 이 남자는 아가씨에게 미련이 남아 몇 번이고 주변을 서성이지요.
그랬는데 어느 날 이 남자가 죽습니다. 위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다가 죽습니다. 남자의 죽음에 대해 또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무덤은 다시 파헤쳐져 검시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남자의 몸에서는 치사량의 비소가 검출됩니다. 그 날 이 남자가 먹은 것을 곰곰이 따져보니 아가씨와 같이 커피를 마셨단 말이죠. 그리고 이 남자가 아가씨를 귀찮고 번거롭게 한데다가 이날도 싸움이 났다는 것은 주변을 조사해보니 금방 나옵니다. 아가씨는 곧 독살 혐의로 재판장에 오릅니다.

이 아가씨에게 홀라당 반한 윔지경은 당장에 찾아가서 프로포즈(...)를 하고는 '제가 꺼내줄게요!'라고 호언장담을 합니다. 그 뒤는 피터경의 좌충우돌. 그리고 파커의 좌충우돌로 이어집니다. 마무리는 공작님의 경악.


커플염장은 이제 그만. 아... ... 물론 가상의 인물이란 건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홀라당 반해서 이렇게 바보짓을 하는 걸 보면 한숨이 푹푹 나옵니다. 그러니 차라리 전작에서 못난 남자에게 반해 하마터면 가족과 척을 질뻔한 메리 폴리가 귀여워 보일 지경이예요.
앞권인 『증인이 너무 많다』랑 이어지는 이야기라 괜찮긴 한데, 그래도 사이에 몇 권 쯤 빠진 모양입니다. 여튼 피터 윔지경 시리즈가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워 해야하는겁니다.

트릭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생각이 미치지 않았던 부분에서 퐁하고 등장하더군요.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이 책보다는 전작이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이번 소설에서는 윔지경이 자책하는 장면이 더 많이 등장해서 그런가봅니다.


여튼.
제일 마음에 안드는 것은 책의 판형과 편집입니다. 아무리봐도 이 책은 이렇게 크게 만들 필요가 없어요. 종이 낭비고 책값 낭비입니다. 아니, 작게 만들어서 이 가격을 매겨도 살 사람은 산다고 생각합니다. 도로시 세이어즈의 책을 볼 사람은 알아서 살텐데, 왜 이리 크게 만들었을까요. 신국판이라지만 맨 처음 책인 『시체는 누구』가 문고판형으로 작은 하드커버로 나온 걸 보면 다음 책도 그렇게 귀엽게 만들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에 파묻혀 발견되지 않을까봐 그랬나요. 멋있게 만들긴 했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작게 편집했다가 그걸 도로 확대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 작게 만들어도 좋았다고요.;ㅁ;
뭐, 이건 제가 작은 책을 선호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드커버라는 것은 마음에 드는데 이렇게 커다란 책을 뜯어서 다시 제본하려고 생각하니 훨씬 아쉽습니다. 작게 도로 내주진 않으려나요.ㅠ_ㅠ
거두절미하고 시작하자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북스피어에서 내는 미야베 월드 제2막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중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것만 모았습니다. 시리즈 첫 번째는 『외딴집』으로 2007년. 교보 링크를 따라가서 본 원작은 2005년에 출간되었네요. 그 다음이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2008/1991), 『괴이』(2008/2003, 문고), 『흔들리는 바위』(2008/1993), 『메롱』(2009/2002),『얼간이』(2010/2000), 『하루살이』(2011/2004), 『미인』(2011/) 순으로 나왔습니다. 미인의 원제는 몰라서 못찾았는데 빙고님이 이전에 이야기 하셨던 대로 출간 순서도 다르고 출판사도 다릅니다. 그걸 북스피어에서 모아서 시리즈로 내고 있지요. 책 내용과 디자인, 시리즈로서의 소장성을 생각하면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 하지만 집에는 한 권도 안 남아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죠.; 그도 그런게 미야베 미유키 책 중에서는 현재 화차 한 권만 남아 있거든요. 나머지는 전부 읽고 바로 방출했습니다. 이 중 몇 권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했지만 절반 정도는 구입한 걸로 기억합니다. 『메롱』부터는 확실히 구입한 걸로 기억하고요.

시리즈로 묶자면 『외딴집』은 별도, 『혼조 후카가와』랑 『괴이』도 낱권, 『메롱』도 별개, 『얼간이』와 『하루살이』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흔들리는 바위』랑 『미인』이 또 이어집니다. 『미인』 뒤쪽의 역자 후기를 보니 이 책 이후에 한참 동안 뒷권이 안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다행이네요, 나왔다면 아마 또 염장당했을 겁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 하지요.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자면 편하게 읽히는 것은 『혼조 후카가와』와 『괴이』입니다. 공포물이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무난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메롱』은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었고 『외딴집』은 입맛이 씁니다. 『얼간이』와 『하루살이』는 조금 얼간이 같아 보이는 무사와 그의 처조카인 미소년이 세트인데, 출판사도 광고는 그리했지만 두 사람이 제대로 콤비를 이루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냥 시대물 본다고 생각하시고 셜록 홈즈나 에르큘 포와로처럼 콤비 활약은 기대하지 않으시는게 좋아요. 다만 『흔들리는 바위』와 『미인』에 이어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제대로 콤비플레이가 이어집니다. 남녀 콤비인데, 남자쪽(우쿄노스케)이 두뇌파, 여자쪽(오하쓰)이 행동파입니다. 이렇게 쓰면 『Q.E.D.』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하기야 양쪽다 경찰(말하자면;)에 줄을 대고 있는데 오하쓰가 더 긴밀합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접도록 하지요.

남녀커플인 만큼 애정노선도 조금은 있습니다. 『흔들리는 바위』는 상대적으로 재미가 덜했는데 『미인』은 꽤 괜찮았습니다. G에게 먼저 읽으라고 줬더니 한밤중에 보다가 무서워서 혼났다나요. 그러니 읽으시는 분들도 조금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밤중에 다른 사람 다 자고 있는데 방에서 불켜고 본다면 무섭긴 하겠지만 전 그리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공포물에는 제가 더 약합니다.(...) 역시 TPO의 문제인가요.;

『미인』의 주제를 조금 있어보이게 써보면 가족간의 갈등과 봉합, 그리고 미의 기준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후자쪽일텐데, 예쁘지 않아도 예뻐보이는 사람이 있고, 절대적인 기준으로 미인이라도 아름답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게 상당한 주제지요. 사실 그보다 더 진한 소재가 있긴 한데.... 그건 내용 폭로이므로 살짝 접어둡니다.


이렇게 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면 대체적으로 분위기는 둘도 나옵니다. 괴이처럼 이상한 것을 인정하느냐, 아니면 이상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느냐. 『외딴집』이나 『혼조 후카가와』, 『얼간이』,『하루살이』는 과학적인 입장에서 접근합니다. 그렇다보니 이상한 것에 대한 언급이 적거나 과학적으로 밝히려고 하지요. 그에 반해 『메롱』,『흔들리는 바위』나 『미인』은 아예 이상한 것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미인』은 특히 더 그렇네요. 내용에서도 가미가쿠시가 실제 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거든요. 어떤지는 직접 읽어보시면 알겁니다.

『미인』을 읽으면서 세 군데쯤 진하게 염장당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과 그 전의 70% 부분에서는 ....T-T
아.. 지난 주말부터 커플염장을 진하게 당하다보니 정말 죽겠네요. 어흑. 지금은 그 커플염장 4단 콤보 중 3단인 『맹독』을 보고 있습니다. 이것도 끝나고 나면 다시 원서 읽기로 돌아가야겠네요. 이번에 읽을 책은 요리책이니 설마 커플염장은 당하지 않겠지요.;



미야베 미유키. 『미인』, 이규원 옮김. 북스피어, 2011, 14000원


참참.
번역에 대해서 한 마디 더. 다른 부분은 특이한 점이 없었는데 딱 한 부분이 걸렸습니다. 등장인물 중 어느 두 사람의 관계가 친척관계라 하는데, '숙모가 그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면서 두 사람이 사촌이라고 하더군요.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데, 숙모는 작은어머니-다시 말해 숙부=작은아버지의 아내입니다. 숙모가 그 집안에 시집가서 사촌지간이 되었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이모나 고모라면 이해가 가는데 말입니다. 혹시 피가 섞이지는 않은 사촌지간이라거나? 숙부가 돌아가신 뒤 숙모가 재가를 했다든지.. 등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으니 머리가 아프네요. 원서에는 뭐라 나와 있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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