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랜선고양이와 가상고양이만 바라보던 접니다만.. 제 성격이나 생활 습관 상 고양이 키우는 건 절대 무리라는 건 압니다. 그러니 남의 집 고양이만 바라보며 흐뭇해했는데..


이날 발견한 것은 홍대 카페 imi(이미)에서 데리고 있던 턱시도 고양이. 키우는 고양이는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확실히 물어보진 않았습니다. 다만 저렇게 방석과 펠트로 만든 집까지 있다니. 그러고서도 상자에 들어 앉아 있는 것이 참으로 고양이 답습니다.=ㅁ=



사진 찍어도 되냐고 여쭤본 뒤 신나게 카메라를 꺼내들었는데, 카메라를 꺼내니 고양님의 표정이 참. 말로 표현하면,

"하, 너도 또 사진이냐?"

"멋지게 포즈 잡아줄 테니 잘 찍어봐."

쯤. 그러나 제가 사진 타이밍을 놓친 터라 저런 사진 밖에 못 건졌습니다.





"사진 포즈까지 친히 잡아 줬는데 타이밍도 못 맞추고."



넵. 죄송합니다.ㅠ_ㅠ




덧붙이자면.

요즘 사무실 주변에서 검은 고양이를 종종 봅니다. 빈도는 매우 낮습니다. 올 초, 아직 새끼였던 녀석을 사무실 근처의 풀숲에서 종종 보았고 영역으로 삼은건가 싶었습니다. 그랬는데 얼마전에는 청소년묘를 넘어 거의 성묘가 된 녀석을 마주했습니다. 어릴 적은 눈색이 조금 흐릿했는데 최근에 만났을 때는 맑은 노랑의 멋진 색이더군요. 사무실에서 문 열어 놓고 일하다가 정면으로 마주쳐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게다가 그게 『고양이는 아홉 번을 산다』를 읽은 직후였단 말이죠. 노이랑 닮았습니다. 그러니까 일곱 번째 노이랑. 검은 털에 호박색 노랑 눈이니까요. 아오! >ㅅ<


그리고 그 얼마 뒤에 한 번 더 마주쳤습니다. 이 때는 실수하던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쳤지요. 건물 바깥의 창문 턱에 올라가려다가 균형을 잃고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 당황해 하는 것 같아 조용히 모른척하고 넘어갔습니다.



보고 있노라니 언제 간식이라도 조금 챙겨줄까 싶긴 하더라고요.=ㅁ= 그릇도 있는데 정말 밥 챙겨줄까..? 오늘 또 날 추운데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지난 주에 유행했던 빔냥이. 빔 이란 글자가 상당히 고양이와 비슷하다고 하더니만 이런 그림이 나왔습니다. 출처는 트위터, 아마도 임주연씨 였던 듯..? =ㅁ=





이 왜 고양이냐면, ㅂ은 고양이 얼굴과 뾰족한 귀, ㅁ은 몸통, ㅣ은 고양이 꼬리 같아 보여 그렇답니다. 일본인들이 그래서 빔이란 글자를 귀여워 한다던가요.



본론은 그게 아니고.'ㅂ'


탐라가 수근수근거려서 덩달아 이야기를 써봅니다. 고양이 파양 건으로 일이 커졌거든요. 으으음. 제가 자세히 아는 일은 아니라서 일단 입과 손은 다뭅니다. 하지만 대강 내용 읽어보니 어떤 건인지 짐작은...... (링크)


지방에 집 얻어서 자취 시작하자 친구님들이 그러시네요. 고양이부터 들일 거라고요. 웃고 넘어갔지만 속은 절대 아닐 거라고 선 긋고 있었습니다. 겉보기에 가장 큰 이유는 원룸이 애완동물금지인 겁니다. 그 다음으로 큰 이유는 제가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온다는 것이고요. 금요일에 올라와 월요일 새벽에 내려가니 집을 비우는 시간이 깁니다. 그러니 무리. 그 다음은 아마도 동물병원 문제?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겉보기 이유고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압니다.

한 생명을 책임질만한 인간이 아닙니다, 저. 전 제 목숨 하나 챙기기도 바쁘거든요.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저고, 그렇기 때문에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순위가 밀립니다.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는 안 주니 그냥 개인적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ㅂ';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는 문제에는 제가 고양이의 병원비를 부담할 정도로 여유자금이 없다는 것도 들어갑니다. 일단 들여 놓으면 책임질 수밖에 없고, 부모님은 키우는 걸 질색하시니 어떻게든 티가 날 수밖에 없으니 그 뒤의 후폭풍을 견디는 것도 싫고요. 여차저차해도 그런 것이 '귀찮고 싫어서' 그런 거죠.


....

하지만 전 아직도 믿슙니다. 음, 제가 지금까지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제가 낭만적인 인간이라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그리고 현실적인 성격이라 그런 낭만적 상황이 제게 닥칠 일이 손톱만큼도 없다는 걸 은연중에 깔고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묘연이 닿아 길거리에서 저를 집사로 택할 그런 고양이가 오시리라 맏습니다. .. 아마도. 그런 날을 위해 저는 미리 통장을 불려 놓겠습니다. 그러니 준비된 그날 찾아오실 그분을 위해 카샤카샤 붕붕 하나 쯤 마련해 놓겠습니다.(...)



빌헬름이라 지어 놓으면 좀 무섭긴 한데... 그런데.....=ㅁ=



#나만_고양이_없어

아침 손 풀기용 글. 스트레스가 치솟자 살이 찌고 지름예정 목록이 줄어갑니다. 대신 지름목록은 늘어만 가고요. 아아아. 이러면 안되는데.;ㅂ;


그래도 잊지말고 지름목록에 추가된 몇몇 품목을 올려봅니다.



아직 봉지를 뜯지 않고 고이 모셔둔 바스테트. 인형마다 얼굴이 다르다는 말에 고를 수 있냐고 부탁하여 그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걸로 골랐습니다.






가격은 2.8만. 그러나 이것도 마데지나. 중국제입니다. 중국제가 아니면 이 가격이 나올 수 없지요.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집트전 상품 중 가장 유명한 건 이 고양이 인형이지만 손에 감기는 느낌이 좋아 잠시 고민했던 숄도 그렇고 둘다 중국제입니다. 아니면 이 가격이 나올 수 없지요.(2)






뒷모습을 보면 꼬리에도 줄무늬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앉아 있는 모습도 디테일이 좋습니다. 크기야 태공이랑 같이 비교하면 될거고요.







풍뎅이. .. 아니 소똥구리였나요. 어. 하여간 이집트에서는 호신부로 사용하는 스카라베입니다. 게임이나 영화, 만화 등에서도 부적이나 주요 아이템으로 자주 등장하지요. 하지만 전 저 스카라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황금충. 에드거 앨런 포에서는 이게 보물찾기용 아이템이었지요.






눈매가 인형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어떻게 눌려 그런지에 따라 다르기도 한데 인상이 다르니까 고르면 좋습니다. 저야 사람이 많지 않을 때라서 꽤 고심하며 골랐습니다. 아침에 가니 한적해서 좋지만 토요일 아침에 소풍 비슷하게 나온 어린 학생들이 많더군요.





바스테트와 태공. 마네키네코 대신 두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고양이.



선착순 한정이었던 고양이 발자국 사인을 얻었습니다. 헷. 헤헤헤헤헷. 이제 읽어야지요!

그간의 사진을 한 번에 모아 털어봅니다.





시멘트 벽 위쪽 공간에 앉은 턱시도. 아직 두 달도 안되어 보이는데 어미를 잃은 모양입니다. 사무실 근처에서 종종 출몰하여 울고 있던데 요 며칠은 안 보이더군요. 무사히 잘 크고 있다면 좋겠지만 과연..?







핫케이크를 구웠을 때의 질감은 오뚜기가 더 좋습니다. 하지만 오뚜기는 먹고 나면 혀가 꺼끌하지요. CJ는 질감이 축축한데다 설탕이 어적어적 씹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느 쪽이건 찬장에 있는 쪽을 먹는데 이날은 CJ. 소화가 잘 안되더군요.






언제였더라. 펀샵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나서 신나게 받을 때의 사진일겁니다. 이건 펀샵 직배송이었고요.





정체는 드럼통 모양의 스테인리스컵. 스뎅이라 깨질 염려 안해도 되고 설거지도 간편합니다. 요즘 커피 내릴 때 포트 대신 이쪽을 쓰고 있고요. 아웃도어용 스프링 형태 드립퍼를 쓰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보온병은 입구가 좁아서 종종 커피가 샙니다. 이건 그보다 입구가 넓어 내리기에도 안정적이네요. 내리고 나서 바로 보온병으로 옮기면 온도도 유지됩니다. 번거롭지만 이 정도 번거로움은 용납할 수 있습니다. 설거지를 가능한 줄이려는 발버둥이지요.




가볍다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다만 전도율이 높다보니 뜨거운 음료를 담아 바로 마시기는 힘듭니다. 도자기는 입술 데일 걱정 안하는데 금속컵은 뜨거운 물 담아 마시기가 조금 무섭습니다. 가벼워서 음료를 가득 담아도 문제 없다는 건 좋네요.





올해 수확한 풋콩. 수확이 늦어서 이미 꼬투리가 노랗게 되었지만 내년에는 조금 일찍 심어서 조금 일찍 수확할 겁니다. 그리고 아예 7월에 심어 9월에 수확한다거나?





새로 구입한 맥주잔. 크리스탈이라 다루기가 무섭습니다. 용량이 상당해서 태공을 넣으니 쏙 들어가더군요.







아사히 블랙을 따르니 이런 모습. 이날은 제대로 따르지 못해서 거품이 성깁니다. 안주는 옆에 보이는 맛동산..=ㅠ=





어네스트바. 정직하게 견과류를 넣어 만들었다는데, 어차피 설탕과 당류를 넣어 굳힌 이상 정직해도 몸에는 썩 좋지 않겠지요. 날이 더워 그런지 끈적끈적했는데 그래도 맛은 괜찮더랍니다. 양이 부족하지만 정상적인(?) 상태일 때는 이 정도만해도 충분합니다.






퇴근길에 치즈냥이를 만났습니다. 몇 개월 전에도 이 근처에서 본 적 있지요. 울타리 관목 아래 앉아서 사람이 지나가건 말건 신경 안 쓰길래 발걸음을 멈추고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이놈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더라고요? 그리고 쭈그리고 앉은 제게 다가와 몸을 비빕니다. 무서운 놈..=ㅁ=! 그렇게 사람을 애교로 녹여서 집사를 구하는 거냐!

더 앉아 있다가는 홀랑 녹아서 데리고 갈 것 같아 눈물을 흩뿌리며 일어났습니다. 자취방은 애완동물 금지거든요. 하하하....;ㅂ;





이걸로 사진 다 털었다! ;ㅁ;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줄여서 국어청. 강남에 있는데 다들 여기에 이런 도서관이 있는 줄 모릅니다. 저도 몇 년 전에 가보고서야 여기 이런 도서관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강남 노른자위 땅-까지는 아니지만, 하여간 강남역에서 등산 몇 분하면 바로 갈 수 있습니다. 포인트는 등산. 정확히는 국기원 옆에 있어요.



그림이 상당히 많이 걸려 있던데 옆에 안내가 있어 들어다보니 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빌린 거랍니다. 오오. 이런 대여 서비스도 하는구나!

중요한 것은 책과 고양이와 도서관.




여기도 책과 고양이와 도서관.


고양이와 도서관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인게, 쥐 때문만은 아니고 몇 년 전에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도서관 고양이 듀이 때문입니다. 듀이에게 동생이 있었다면 갸는 커터라는 이름이었을거라 주장하는데, 하여간 그림이 참 예쁘더랍니다. 언제 시간 나면 두고두고 보고 싶을 정도로.

2층에 세미나실이 있던데 이것도 예약해서 쓸만하더군요.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떠드는 것만 허용되는데, 어느 정도로 소음 차폐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언제 기회될 때 신청해서 이용해보고 싶은데, 강남 갈 일이 별로 없더군요. 하하하하하...;
어렸을 때는 샴고양이가 참 싫었습니다. 레이디와 트럼프라는 디즈니 애니를 기억하는 분들이면 이유를 아시겠지요. 어린 마음에 그 애니메이션 (혹은 동화)를 보고는 샴고양이를 싫어했더랍니다. 레이디가 놀러갔던 어느 아주머니의 집에서 샴 고양이 세 마리는 높은 곳에서 레이디를 내려다보며 이래저래 괴롭힙니다.

샴고양이에 대해 다른 고양이보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것도 그래서일겁니다. 아마도..?;


그랬는데...
데...OTL



워크샵에 갔더니 펜션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데크라고 하던가요. 집을 둘러싼 나무바닥 쪽에서 혼자 쉬고 있더군요. 몸을 보니 청소년 고양이입니다. 고양이가 보이길래 사진이라도 찍을까 해서 다가갔는데!



고양이님께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몸을 내맡기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지거라고 명하셨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야아아.-ㅁ-;
낯선 사람인데도 다가가서 인사했더니 와서 몸을 들이대는데, 등을 쓰다듬고 턱을 긁었더니 배를 보여주시고, 배를 쓰다듬으니 발라당 누워서 이래저래 쓰다듬어 달라고 내미십니다.
잠깐 자리에서 일어날까 싶어 손을 뗐더니 이번에는 제 다리사이로 들어와서 부비적거리는데, 으아아아아;ㅂ;

그리하여 이날 샴고양이의 집사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기왕이면 샴...//////
(이봐...;...)



그래도 전 제 성격을 잘 알아요. 분명 멀리서 보고 수줍게 모시고 싶다 생각만 하고 시도는 못하겠지.ㄱ-;



빼먹고 안 올린 사진 한 장 추가./ㅅ/
카페 이름을 적었다가 내려 놓습니다. 아는 분은 아실 테고, 모르셔도 크게 문제는 안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하여간 취향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지만, 일단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영업부장 고양이는 좋았지만 그 귀여움으로도 넘을 수 없는 문제가 있었으니까요.



여럿이 같이 가서 동시에 여러 메뉴를 시켰습니다. 차 종류 메뉴를 추천한다길래 이전에 어디선가 리뷰를 보았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시켰더니 저렇게 내려 놓고 가네요. 사진 구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누가 시켰는지 안 묻고 그냥 가더랍니다. 하하하...

사진 앞쪽은 딸기 크림치즈 빙수입니다. 고운 얼음이라 그런지 굉장히 빨리 녹습니다. 게다가 그릇이 작아 푸짐해 보이지만 문제가 있으니, 그건 이 뒤에 나옵니다. 중요한 것은 저 홍차 맛이었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번에 처음 시켜 마셨는데, 메뉴판 설명에는 장미와 사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위타드 잉글리시로즈에 가까울지, 아니면 포숑의 애플티 같을지 궁금하더라고요. 게다가 이름도 멋지지 않습니까. 기대가 컸습니다.
조금 따라 놓은 홍차를 한 모금 마시는데 이상합니다. 향이 독특하네요. 게다가 끝 맛은 떫습니다. 쓰다고 해야하나 떫다고 해야하나 꺼끌하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잘못 우려 맛없는 홍차입니다. 게다가 사과향도 장미향도 안납니다. 맛도 안나요. 묘한 발효향 같은 것이 뒤에 오는데, 같이 계셨던 다른 분은 술맛이라 표현하시더군요. 저는 이걸 고추장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운 맛을 뺀 고추장향. 그렇다면 고추장향이 아니라 메줏가루향 같은 발효향, 그것도 술향에 가깝게 발효된 무언가의 냄새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줄 요약.
그날 제가 마신 홍차는 맛 없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홍차를 잘 시키지 않는 것은 맛있게 나오는 곳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아주 무난하고 평이하게 나오거나 시키지 않느니만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니까요. 이 경우는 후자였습니다. 단 한 번의 경험이지만 그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100%


롤케이크도 입에 안 맞았습니다. 크림은 맛있지만 답니다. 시트는 단단하고 달걀맛이 강합니다. 어렸을 때 먹었던 달걀빵과 서*우유아이스크림의 조합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크림이 입에서 녹아내리는 것은 상당히 부드럽고 끝맛도 좋지만 그 단맛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시트가 단단한 것도 달걀맛이 진하게 나는 것도 그렇고요.


그래서 이 카페는 한 번 경험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하렵니다.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제가 한창 중2병에 걸려 있던 어느 시절에 자주 다녔을 법한 것이었고, 카운터에 붙어 있는 어느 문구를 보고는 그에 대해 확신을 가졌습니다. 분위기에 대해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구나 싶더군요.

가끔 고양이가 보고 싶어질지는 모르지만 단골이 되어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기에 고이 마음을 접습니다. 하하하.
고양이 한 마리가 우짖는다.(먼산)

발정이라, 봄은 봄이로군요. 허허허. 혹시 몇 달 뒤면 새끼고양이를 목격할 수 있을지도? +ㅁ+



엊그제 조아라에서 선작한 모 소설은 선작한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 몇 편 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만 내가 이 소설 선작한 걸 잊고 있었던 이유가, 가장 최근 연재 편을 훑었기 때문에 new 표시가 사라져서였다. 그러니까 조아라에서 선작한 소설은 선호작 리스트에 들어가서 거기서 가장 최신 편을 읽어야만 new가 사라진다. 이 소설은 선작 후에 그렇게 들어가 최신 글을 본 덕분에 사라졌던 거고. 그래서 선작한 것을 잊었던 거고.

반대로 어제 선호작 등록한 『서울 박물지』는 맨 앞부터 차근히 읽고 있기 때문에 아직 new가 달려있다. 이 소설은 서평 추천을 보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 종류는 인간 군상 내에서의 연애 감정이 들어가는 걸 질색하는지라 고민 중이다. 게다가 소설을 보면 초기에는 각 장이 짧지만 최근 연재분은 장의 길이가 2-3배 정도 된다. 그래서 앞으로 볼지 말지 고민중이다. 무엇보다 여자주인공의 성격이나 상황 조건들을 훑었을 때 현재의 인간관계가 무사히 진행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보았다. 하하하하...;ㅂ; 누구 이거 보신 분 있으면 연애 라인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보았을 때는 맨 처음 등장한 A군은 사망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고, B군이 대신 들어갈 것 같긴 한데... 으으으음;
(물론 어디까지나 10편 남짓 읽고 100편까지의 내용을 추리하는 것이니 틀릴 가능성은 훨씬 높습니다. 그래도 두렵거든요.-ㅂ-)



아, 그래서 왜 부제가 슈뢰딩거냐면.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으로도 유명하지만 심리학적으로도 유명하다. 앞서 선작한 소설은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언급하는데, 그 때문에 카페 이름이 고양이 상자란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드는 설정이다.
(최신 글을 읽은 덕에 얻은 사전 지식이 내 역린을 건드렸다는 것은 넘어가고.)

그래서인지 아닌지, 카페에는 고양이도 한 마리 있다. 니체. 으어어어어;ㅂ; 니체! 고양이 이름으로 얼마나 완벽한가! (...) 동생 이름이 차라라면 꽤 재미있겠다 싶었다. 차라투스투라는 너무 길어.


개인적으로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검은색 고양이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고양이는 샴이라서 약간의 괴리감을 느꼈다. 어차피 이 고양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아니라 니체의 고양이지만.'ㅂ'


만약 나중에라도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면, 회색-그러니까 러시안 블루는 반드시 모리스 혹은 윌리엄이라는 이름을 주겠다고 생각했다. 윌리엄은 다른 고양이에게도 줄 수 있는데 절대 독일식으로 읽으면 안된다. 고양이든 그 누구에게든 이름은 참 중요한 것이니 독일식으로 읽었을 때 이상한 일이 집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분명 존재한다. 그게 검고 털 많고 배는 하얀 어떤 고양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양이에 대한 책을 쓰는 사람은 여럿 있는데, 그 중 가장 열렬하게 달려드는 것은 종이우산님의 책입니다. 정확히는 그 사진에 홀라당 반했어요.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치유되는 것이 사진만 봐도 저절로 너털 웃음이 흘러나옵니다.
음허허허허허허허허~ (...)

농담이 아니라, 이번에 나온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은 마지막의 사진이 압권이더군요. 앞부분의 사진도 절묘한 순간을 찍어 놓은데다 그 각각에 달린 설명 혹은 관련 글도 귀엽다 못해 포복절도 하게 만듭니다.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후르륵 넘겨 보고 싶은 책입니다.
물론 저는 서가의 압박에 못 이겨 구입을 포기했고, 나중에 이 책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선물해서라도 구입 만족감을 채우고 싶더랍니다. 아, 고양이 정말 귀여워요!

종이우산님은 이전에 이글루스에 있다 티스토리로 빠졌다고 알고 있는데,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들도 멋집니다.
http://rara1733.tistory.com/
아마 이미 알고 계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정말, 책은 사고 싶을 정도로 홀라당 반했습니다. 흑흑흑.


가장 압권은 집사들에게 복음을 내려주신 고냥마마님에 대한 복음서. 아니, 그게 아니라 해도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글들이 가득합니다. 촌철 살인, 절묘한 사진. 둘이 어울리니 흔히 말하는 아빠미소, 엄마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니 고양이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보시어요.-ㅂ-


종이우산.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북폴리오, 2013, 15000원


정말 사고 싶은 책인데...ㄱ-;;;
글을 따로 따로 올리기에는 짧은 내용의 사진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이상한 사진들이 잔뜩 있으니 기대는 크게 하지 마시어요.-ㅁ-;



교토 시조 준쿠도 근처에 있는 어느 만화전문 서점입니다. 교토에서는 취미생활 관련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려운데, 여기가 찾을 수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하나는 데라마치도리 어드메에 있습니다. 여기 들어가서 한참 돌면서 『XXX홀릭』 화집을 찾았는데 없더군요. 결국 데라마치도리에 있는 喜久屋(Kikuya)에서 구입했습니다.

등신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큰 저 피규어의 정체는 여기 오시는 분들이라면 거의 아실 거라 믿고...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운명의 세 여신입니다.'ㅅ'




종궤님.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우유당)』 때문에 찍어보았습니다. ...라고 쓰고 보니 저건 종궤는 아니로군요. 아, 그렇다면 『꽃보다도 꽃처럼』에서 저런 복식을 보고 홀렸던 건가. 하여간 가격이 참 근사합니다.




한 쌍으로 된 함입니다. 이것 역시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때문에 찍었습니다. 정말로 꼭 닮았네요.





눈이 좋으신 분이라면 철문 안쪽에 숨어 있는 고양이가 보일 겁니다. 정확히는 검은색 고양이의 그림자가.




꼬리는 확실히 보이는군요.
제 앞을 느긋하게 지나가서는 빌딩 안에 자리를 잡더군요.-ㅁ- 카메라를 주섬주섬 꺼내는 사이에 느긋하게 걸어가시시더니 결국 사진 찍을 포인트를 놓쳤습니다.




숙소에서 나와 교토역을 향해 걷는데 저 앞에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게다가 한 두 마리가 아니네요.




사진 왼쪽편. 꼬마가 보이시나요. 저 녀석이 상당히 발랄하더군요. 고양이 좋아하는 분들을 저런 고양이를 두고 똥꼬발랄하다고 표현하더랍니다.-ㅂ-;




엄마와 그 동료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꼬마. 삼색인걸로 보아서는 암컷입니다.
쟤가 수컷이라면 잡아다 아주 비싼값에 팔 수 있...(읍읍읍읍읍!)




나라로 가려다가 마음을 접고 이나리역에 내려, 교토역으로 돌아가려는 상항입니다. 뭔가 스산하더군요.




건너편 홈은 왜 찍었더라..-ㅁ-;

이날은 아마 나라 가려다가 도로 요지야 카페에 갔을 겁니다. 그러니 아래의 기온 사진이 있지요.




6월 중순인데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진짜 많더군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4-5명, 대개는 10명 이내에서 그룹을 지어 돌아다닙니다. 남녀 섞여 다니는 경우도 많고요. 버스를 타고 여기저기 명승지를 구경하던걸요. 그래서인지 요지야 카페에서도 수학여행온 학생들에게 무슨 특전 비슷한 걸 주더랍니다.
보면서 『그남자 그여자의 사정』이나 『너와 나』가 안 떠올랐다면 거짓말이고...




기온 키레노하나(きれのはな)의 1층에 전시된 여러 물품들입니다. 사실 2층이 볼 건 더 많지만 사진 촬영 여부를 아예 묻지 않았습니다. 저 혼자 둘러보고 있으니 조금 민망해서 말입니다. 그래도 1층에 있는 건 열심히 찍었습니다.




찌리멘 혹은 치리멘이라 부르는 톡톡한 질감의 천을 가지고 만드는 소품들입니다. 가격은 상당하지만, 돈과 공간만 있다면 한 세트 두고 싶더군요. 뭔들 안 그러겠습니까만..ㅠㅠ




달별로 바뀌는 것 같더군요.'ㅂ' 그렇지 않아도 2층에 가면 달별로 이름을 붙이고 그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들을 모아 꾸며 놓았습니다. 나중에 올리겠지만 G에게도 핸드폰 줄을 하나 사다주었습니다. 갤노트2 케이스에 구멍이 있어서 달 수 있다더군요. 다만 제가 사다준 것이 10월용이라 아직 달려면 멀었습니다. 할로윈 호박이 있어서 10월 것을 들고 왔거든요.-ㅂ-




수국이 보이시나요. 동그랗게 보이는 연보랏빛이 수국입니다. 6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요.

여기서 G 선물을 사고는 기온으로 이동합니다. 목표는 스마트 커피점. 찾아가는 도중에 고양이 카페를 발견해 찍습니다.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었지만 혼자 있으면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듭니다. 그래서 패스. 스마트 커피점에서 점심 먹을 생각이기도 했으니까요.




점심을 맛있게 먹고 돌아나오는 길...이 아니라, 아까 고양이 카페에서 조금 더 올라간 곳에 있었나요.; 하여간 데라마치 거리 근처에는 이런 절이나 신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 등장합니다. 이런 것이 여행의 재미지요.




데라마치도리를 따라 산조에서 시조로 걸어 내려오는 동안 이런 가게를 만납니다. 교토타워 지하에도 동대문종합상가 분위기를 풍기는 천가게가 있지만, 천 취향만 놓고 따지자면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퀼트나 소품 만들기에 좋을 아기자기한 천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집에 있는 천들을 생각하며 고이 지갑을 닫았습니다. 하하하.


이제 교토 여행 사진도 많이 남진 않았습니다. 이번 주 안에 끝낼 수 있겠군요.+ㅅ+
사진의 묘미 중 하나는 순간포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범고래가 점프하는 장면을 담아낸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저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사진기를 꺼내드는 것은 포기하고 눈으로 담아둡니다. 하지만 파인더를 잘 들여다보면, 그리고 많이 찍다보면 그런 순간포착의 기회를 만날 수 있겠지요.

이 책은 어쩌면 그런 순간포착의 사진들을 모아 놓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길고양이를 못 만나는 것은 아닌데, 가끔 눈이 마주쳐도 그것뿐이고 그런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엊그제도 운동하러 나갔다가, 작은 골목 옆을 지나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순간 돌아보니, 그 골목 입구에 삼색 고양이 한 마리가 새초롬하게 앉아 있다가 저랑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멈추니 이상해서 쳐다보았나봅니다. 더 쳐다보면 실례일 것 같아 조용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
그러니까 그런 순간을 포착하지는 못한다니까요.;ㅁ;


고양이 사진을 많이 찍는 분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분은 두 분. 한 분은 종이우산님, 다른 한 분이 고경원씨입니다. 고경원씨는 이글루스에서 활동하시는데, 닉을 쓰다가 나중에 책을 내면서 실명으로 바꾸셨더군요.
두 분의 사진은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둘다 순간포착 길고양이 사진을 찍는다는 점은 같지만 고경원씨의 사진은 약간 거리감을 두고 고양이들과 다큐멘터리를 찍는다 치면, 종이우산님의 사진은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길고양이의 스냅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입니다. 직접 보시면 조금 다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중, 밝은 이야기를 선호한다면 종이우산님의 책을, 그 속내와 어려움, 길에서 살아가는-그러니까 노숙묘(...)로 지내는 고단함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쪽이 나을 때는 고경원씨의 책을 추천합니다.
(왜 한 분은 님이고 한 분은 씨이냐 하면; 대개 본명에는 님보다는 씨를 붙이거든요.-ㅁ-; 닉에는 님을 붙이는 것이 습관이 들어 그렇습니다. 닉으로 썼다면 님이라고 붙였을 겁니다.)


G는 그래서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더군요. 고양이의 사진을 담고는 있지만 어둡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여과없이 볼 필요는 있습니다. 길에 있는 고양이들이 항상 행복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니까요.
아마 B님이나 C님이면 꽤 좋아하실듯.
표지 사진은 정말 순간포착이 환상적이라 생각합니다. 본문에도 나와 있지만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밀크티가 보고 싶었지만, 어느 해 눈이 많이 온 뒤로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는 말에 사진만으로 만족합니다. 정말 털 색이 밀크티인데..;ㅁ;



고경원.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서울 숲에서 거문도까지 길고양이와 함께한 10년』. 앨리스, 2013, 15000원.


앞서 올렸던 어떤 책과 이 책의 가격이 동일하군요. 끄응.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으렵니다.


고경원씨의 책은 첫 책(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부터 다 보았는데 벌써 그 책이 10년인가요. ...;ㅁ;


생각해보면 옛날 옛적 보았던 한국 동화책들의 삽화는 애들 취향보다는 어른 취향이었습니다. 어디더라, 계몽사에서 나온 30권인가 하는 동화 전집은 우울한 이야기들이 많아 대부분은 한 번 보고 말았습니다. 부모님은 '외국 동화나 외국 민화를 보는 것보다는 한국 전통의 것을 읽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셨는지 제게 한국 동화를 읽으라 많이 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별 차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한국 동화는 꺼리게 되었으니까요. 지금 한국 소설을 읽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겁니다. 판타지는 예외...; 판타지나 무협은 한국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담아내지는 않으니까요.

그 당시 읽었던 소설 중에는 지금 생각하면 이게 동화인가 싶은 물건도 있습니다. 대강의 내용을 적어보자면,

"시골에서 살고 있는 꼬마가, 어느 대학생 형(거기서는 언니;)을 만나 친하게 지낸다. 나중에 억지로 졸라 서울에 올라갔는데, 그 둘이 만난 곳은 최루탄이 난무하는 시위장... 꼬마는 '언니!'를 부르짖으며 달려간다'

는 것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저런 내용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분위기도 그렇고 삽화도 그래서 손을 안댔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80년대의 시위 장면을 다룬 것이겠지요. 농활 혹은 야학을 위해 시골에 내려온 대학생 청년과, 순수한 시골 아이의 형제애. 그러나 청년은 시위에 휘말려 있는 그런 상황인거죠. 제일 기억에 남은 것이 저 '언니'라는 부르짖음이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 당시는 형이라는 말 외에 언니라는 호칭을 남자 간에도 많이 썼다니까요. 여자가 손위 여자형제 혹은 손위의 여자를 부르는 호칭만 언니가 아니라 남자도 같은 상황에서 썼다는 겁니다. 언니라고 하면 당연히 여자만 쓰는 단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는 것이 신선했지요.


각설하고.

그 어렸을 적 보았던 삽화와 비슷한 그림을 보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은 출근 안하고 교보문고에 다녀왔거든요. 교보까지 걸어가는 도중, 공평빌딩 앞 횡단보도 근처에서 저런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농협 옆 건물이었을겁니다.




저 쿨시크한 고양이의 눈매가 참으로 멋집니다.
왜 장황하게 옛 기억을 들췄냐면, 저 그림체가 그 당시 보았던 동화의 삽화들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렇게 쿨시크하지는 않았어요. 아, 저기에 왕관 하나 씌워드리고 어깨에 망토 둘러드리고 싶은 이 기분.


하지만 전시회는 오늘까지인 걸로 압니다..(먼산) 갈 시간이 안되는군요. 크흑.;
말하자면 이 책은 프로젝트 보고서입니다. 결과 보고서가 아니라 진행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옛날 옛날, 센다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섬이 하나 있었습니다. 인구 100명 남짓의 작은 어촌이었지요. 그 섬은 주로 굴양식을 하고 있지만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섬에는 고양이들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바다에 나갔다 돌아오는 날이면 여러 잡어들을 고양이들에게 던져주었고, 고양이들은 그 물고기들을 얻어먹으며 포동포동 살이 쪘습니다. 다른 섬들과 다를 바 없던 그 섬은 그 때문인지 고양이 섬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어부들에게 물고기 받아 먹는 것에 익숙한 섬고양이들은 사람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다가갔고, 낯선 사람들에게도 스스럼 없이 다가와 몸을 비볐습니다. 붙임성이 늘어난 거죠.
몇몇 고양이 블로거들이 이 섬을 고양이섬이라 소개한 뒤에, 여러 관광객들이 고양이들을 보러 섬에 다녀갔습니다. 그리고 이 섬은 고양이 섬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섬의 이름은 다시로지마입니다.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앞바다에 있다는 군요. 이 책을 쓸 당시에는 선로가 미처 복구되지 않아 가는 방법이 조금 더 복잡했던 모양입니다. 하여간 도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도쿄에서 센다이까지는 신칸센으로 2시간 안 걸리니 그리 멀지 않지만, 센다이에서 보통 열차로 갈아타고 이동한 다음 페리로 섬에 들어가야 합니다. 근데 그 페리가 하루에 세 대 밖에 없다는군요. 그리고 이 당시에는 보통열차를 이용할 수가 없어서 다른 곳에서 내려 버스로 이동해 페리를 탔다고 합니다. 복잡하지요.

고양이 섬이 쓰나미 이후의 재건 프로젝트 모델이 된 건 꽤 특이한 사항 때문입니다.
쓰나미에 대한 복구보다 후쿠시마의 원전(-_-++)이 더 주목을 받자 재건 지원비도 그랬습니다. 쓰나미에 굴 양식장의 기반 시설이 모두 망가져서, 그 때문에 이 작은 섬이 입은 피해는 9800만엔이었답니다. 10억원이 넘는 돈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피해 상황이지 복구에는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요.
하지만 고령자가 대부분이고, 쓰나미 이후에 이미 사람들도 떠나가서 60명으로 인구가 줄어든 작은 섬에 지원이 오려면 한참 멀었잖아요?
그래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1인 1구좌, 고양이섬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것을 기획합니다. 자세한 것은 책에 나오니 찾아보시면 될테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훨씬 빨리 모금을 완료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고양이섬 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한 '보상'이 굴이라는 겁니다. 그것도 4년 뒤에 보내주겠다고 했다고요. 비용모금할 때도 아예 굴 양식 기반 사업들을 일으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네요. 즉, 고양이들에게 뭔가를 해주겠다는 모금이 아니라 고양이섬을 살리겠다는 것이 목표였다는 겁니다. 물론 지원한 사람들도 그에 동의했고요. 고양이섬이 살아나야 고양이들도 살 수 있을테니까요. 물고기를 얻어먹는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고기잡으러 나가지 않으면 먹이를 더이상 얻을 수 없을 겁니다. 그건 산에 있는 여러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쪽에 사는 고양이들은 주로 사료를 먹는다지만, 섬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그 사료도 댈 수 없을테니까요.


대체적으로 이야기는 그런 프로젝트 이전의 이야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프로젝트 모금 성공 후에 벌어지는 마을 사람들의 갈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말 보고서 수준이긴 하지만 고양이들의 흑백 사진이 많습니다. 고양이들의 분위기만 본다면 딱, 미코노스섬의 고양이들 같아요. 그리스의 고양이는 사람의 손을 그리 무서워하지 않지요. 그런 분위기가 이 책의 사진에서도 묻어 납니다. 이 고양이섬의 고양이들이 더 살갑지만 말입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가보고 싶네요. 가기가 쉽지 않지만 나중에 재건이 된다면 멀더라도 가보고 싶습니다.


이시마루 가즈미. 『고양이 섬의 기적: 쓰나미가 휩쓸고 간 외딴 섬마을 고양이 이야기』, 오지은 옮김, 고경원 해설. 문학동네, 2013, 1만원.


이 책을 삼으로써 고양이섬에 도움이 된다면 저도 덥석 물고 싶습니다.+ㅅ+

학산문화사에서 나온 고양이 관련 여러 책 중 하나입니다. 학산에서 몇 년 전부터 만화책이나 라이트노벨과 관련 없는 책을 내기 시작했지요. 아무래도 사업(?) 다각화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데 이 책은 2012년에 나온 걸 보니 지금도 쭉 계속되고 있나봅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입니다. 일본의 시타마치쪽, 그러니까 골목가게들 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집을 소개합니다. 입소문을 듣고 나가는 모양인데, 나이가 많은 터줏대감 고양이들인데다 가게의 명물이 되어 있으니 소문이 안 날 수 없지요. 귀엽다거나 예쁘다거나 하기 보다는 관록이 보이는 고양이들입니다. 가볍게 한 번쯤 훑어 볼만 하지요. 굉장히 얇은데다 읽기 편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먼산) 뭐, 요즘 책 값이 많이 비싼데다 올 컬러니까 그러려니 하지요.



...

업무모드로 돌아가야하는지라 이정도만 쓰고 넘어갑니다.-ㅂ-;;



우메츠 유키코. 『우리는 점장 고양이』, 김시내 번역, 학산문화사, 2012, 12000원.


같은 시기에 빌린 기네스 펠트로의 스페인 스타일은 패스. 도서관에서 덥석 빌렸는데 그다지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리오 바탈리는 『앗 뜨거워!』에 등장하는 그 요리사이기도 합니다. 메인 셰프들은 성격이 참 안 좋은가보다라고 이 사람과 고든 램지를 보고 생각했징...'ㅂ';;;
서로 다른 책입니다. -ㅁ-/ 어제 막 끝낸 책 한 권을 포함해 세 권의 이야기지요. 여기에 요즘 반납된 『왕과 정령』을 돌려가며 신나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리뷰할 책들은 보고 나서 감상 쓰기를 미루고 있던 책이라... 셋다 입에 착 달라 붙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나쁘진 않게 보았습니다.'ㅂ'

제목에 적은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고양이의 활말한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그에 대해 글을 쓴 것은 이 책이 처음은 아닙니다. 집에 있는 책 중에서도 『일곱 마리 고양이가 주는 삼의 지혜』가 있으니까요. 『도서관 고양이 듀이』도 그런 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은 고양이를 키우면서 비교적 성공한 작가가 되어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에 대한 글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제게는 그리 읽혔고요. 다만 이 사람이 의지한 곳이 상당 부분 호머라는 이름의 고양이였다는데는 동의합니다. 호머 덕분에 도전할 용기를 얻은 건 맞긴 맞아요. 가족도 있었고 애인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호머가 여타 고양이와 다른 것은 맹묘이기 때문입니다. 어미 잃은 길고양이였는데, 눈 부분에 피부병이 심하게 번져 안구 적출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게 이미 태어나서 한 달 되기 전의 일이었다네요. 눈을 제대로 뜨기 전에 눈이 안 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 선천적 장묘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닙니다. 문제는 이 고양이를 주워온 커플들도 거부했고 다른 사람들도 다 거부하여, 이미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작가에게 온 거였지요. 이 때는 작가도 아니었고 그냥 플로리다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답니다. 그러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앞이 안 보이는데도 신나게 뛰어노는 이 고양이 덕분에 용기를 얻어 뉴옥으로 이사하고, 글을 쓰고, 여러 번의 도전 끝에 작가가 됩니다.
가장 관심 깊게 읽었던 부분은 엉뚱하지만 그라운드 제로의 이야기입니다. 911 테러 당시 뉴욕에 있었다는군요. 눈 앞에서 건물이 폭발하고 무너지는 것을 본 사람입니다. 그 부분과 그 뒤의 이야기가 훨씬 감동깊게 다가왔습니다.

추천 대상은 빙고님이랑 첫비행님. 음, 근데 빙고님께는 안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판타지 소설입니다.(먼산)
솔직히 이런 이야기는 질색하기 때문에 끝까지 읽긴 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산타 아줌마』라는 아이러니. 이거 절판되었으니 중고로 구해야하는데 계속 미루다가 잊었습니다. 흑흑흑.
소설 구조 자체만 보면 독특합니다. 이미 『신참자』에서도 한 번 써먹은 방법인데, 처음에 이야기 하나를 올려 놓고 그 옆에 다른 이야기를 놓고, 놓고, 놓고. 그렇게 하다보면 각 이야기의 어느 부분에서 이야기가 겹치며, 맨 마지막에 하나로 아우릅니다. 『신참자』는 선형 구조로 달리는 듯하더니 그게 점점 덩치를 키워 최종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느낌인데, 이 책은 서로 다른 시간대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가로 세로 겹쳐 놓은 것 같습니다. 『신참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가형사가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것이 핵심을 이루기 때문에 그걸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분위기가 제법 달라요. 하지만 판타지라는 점은 부정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 취향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느낌과도 닮았네요.
하지만 기본은 감동을 주기 위한 소설이니 그런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도전해보세요. 음, 이 책은 아이쭈님이 좋아하시려나..?

『진기한 야채의 역사』는 사실 야채 때문에 내내 걸렸습니다. 야채보다는 채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채밭, 야채 등등이 등장할 때마다 심기가 불편해서 앞부분은 힘들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 자체가 조금 두루뭉실한 이야기라서요. 기왕이면 본격적으로 써주지.
기본은 영국의 정원 이야기입니다. 영국 정원의 역사, 혹은 유럽 채마밭의 역사라고 봐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19세기 후반에 비해 현대는 동일 채소의 품종 수가 확 줄었다는 것. 종자 다양성이 줄었어요. 19세기 후반에는 이런 저런 종류의 완두콩이 씨앗 목록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10%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좀 다양한 품종을 개발해야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요즘은 개인 육종가도 줄어든 것 같아.-ㅁ-; 한국에서도 그냥 씨앗은 주는대로 쓰거나 사다 쓰지요. 옛날 씨앗을 모아 쓰는 곳은 없으려나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캐드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아주 짧지만 캐드펠 수사님이 등장하십니다. 우오오오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책에 대한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어요! (....)

이건 아마 티이타님 취향에 맞으실겁니다.'ㅂ'


그웬 쿠퍼.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호란 옮김. 달, 2010, 12000원.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윤옥 옮김. 현대문학, 2012, 14800원.
빌 로스. 『진기한 야채의 역사』, 김소정 옮김. 눈과마음, 2005, 15000원.

다니는 공방은 홍대 후문에 있습니다. 거기가 아마 후문이 맞을거예요. 홍대 사회교육관이 있는 상수역 방면 근처니까요. 그 위쪽에 있는 건물은 기숙사 같은데 진짜 그런지는 모릅니다.
하여간 교육관 뒷문으로 드나들다보니 몇 주 전부터 검은 고양이 한 마리랑 마주칩니다. 어느 날은 뒷문 옆에 있는 벤치 아래에서 식빵을 굽고 있었고, 어느 날은 뒷문에서 나오다가 저랑 마주치는 바람에 후다닥 도망을 갔고. 그리고 어느 날은 주차장에서 은근은근 맛있게 식빵을 굽고 있었습니다. 돌아나오다가 그냥 나오기 너무 아쉬워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검은 고양이인데 사진으로는 안 보이지만 흰 양말을 신었습니다. 그리고 턱 아래쪽도 살짝 희끗한듯 합니다. 털은 굉장히 짧고 덩치가 있는 것을 보아하니 나이가 꽤 있어 보입니다. 중년고양이 같네요.




"뭘 봐?"
"너. /ㅅ/"


가끔 저렇게 쳐다보는 고양이를 보면 말을 걸고 싶단 말입니다. 후후후훗.
이 날은 공방 끝나고 설렁설렁 김진환제과점까지 걸어갔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다면 곰보빵 하나랑 식빵 한 봉지를 사들고 집에 가려 했지요. 하지만 막상 가보니 줄이 상당히 길어서 그대로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하하하.

홍대쪽에서 김진환 제과점으로 가려면 산울림 소극장 길 건너편 골목으로 걸어내려갑니다. 강릉교동짬뽕이 있는 골목입니다. 거기서 갈비집을 지나 신촌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바로 갈 수 있거든요. 거기서 신촌역까지 어떻게 가느냐는 주변 골목 어디를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른데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니 넘어갑니다.
하여간 산울림 소극장 맞은편 골목으로 걸어 내려가는 도중, 문 열린 카페에 새초롬이 고양이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치즈태비, 그것도 장모종에 가깝지 않나 싶네요.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종류는 확실히 인식하고 있진 않습니다. 보통은 색이랑 털길이로 나누곤 하죠.



카페 앞에서 골목을 내다보며 앉아 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ㅅ<




그러나 줌해서 찍은 사진을 보니 '뭘 봐'라는군요. 아니; 너 보고 있었어.;;;


아침 잡담을 적으려고 봤더니 따로따로 글을 올려야하는 사진들이 여럿 보여서 말입니다.-ㅁ-; 그쪽부터 먼저 올리고 차근 차근 잡담을 적어보지요.

달마다 플래티넘 기준을 맞추기 위해 10만원 이상 도서 구입을 하는데, 12월은 둘째 주가 다 지나가도록 책 구입 건이 얼마 없었지요. 그런 내용의 글을 올리고 난 직후, 교보를 들락날락하면서 저런 잡지들을 왕창 구입해왔습니다. 이날은 한꺼번에 세 권을 들고 왔군요. '고양이는 신기해'라는 표제의 『크로와상』, 시판 빵과 커피를 주제로 비교 평가해놓은 어느 잡지 한 권, 표지 사진에 홀딱 반해서 내용을 훑어보고는 세 번 내려 놓았다가 결국 구입한 『천연생활』. 그리고 이 뒤에도 두 권 정도 더 구입했던 걸로 기억합니다.-ㅁ-; 그쪽은 미처 사진을 안 찍어 놓았네요. 고양이 특집은 아직 보지 않았지만 다른 두 권은 꽤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앞서 구입한 『남자 식당』이나 그 뒤에 구입한 닭고기 특집의 『레터스 클럽』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몇몇은 방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서가 포화로 못 견디겠네요. 하하하;

아직 2만 얼마 정도 부족하니 오늘 내일 추가로 책을 더 구입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구입하는 책도 아마 몇몇 분들에게는 옆구리 퍽퍽 찔릴 내용의 책일듯..(빙고님은 광화문 교보에서 보셨지요.;)


0.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운동 나가면서 카메라를 챙겼습니다. 눈이 왔을테니 뭔가 사진 찍을 것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과연! 사뿐사뿐한 고양이 발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주쯤의 일인데, 운동을 다녀오면서 멍하니 담장 옆을 지나가는데 말입니다. 뭔가가 오른쪽에서 튀어 오르더군요. 그 자리에 서서 정말로 '으헉!'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젖소무늬 고양이 한 마리가 담장을 넘어 뛰어 내렸더라고요. 야도 놀랐는지 저랑 몇 번이나 눈을 마주쳤습니다. 집으로 들어오면서 계속 헛웃음이 나면서 그 녀석, 사람 놀라게 하다니 정말! ... 이러고 혼자 중얼거렸다니까요.


1. 8개월 넘게 준비했던 여행입니다. 아니, 1월에 여행 다녀오고 나서부터 다시 1월 여행을 짜기 시작했으니 8개월도 훨씬 넘었군요. 그걸 한 순간의 변덕으로 휙 날린 셈이니 속이 쓰립니다. 하지만 왜 여행을 취소했는지는 저랑 G만 아니까요. 더 정확한 속내는 뭐..(먼산) 일종의 자기학대라고 생각합니다만, 계획 날린 건 저면서도 저도 갈피를 못 잡고 있으니. 댈만한 이유가 너무 많은 것도 그렇군요.
항공권이나 숙소나 둘다 취소했으니 가지 않는 건 확실합니다. 이러다 1월 내내 잠수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2. 7-8년 전쯤에 사자성어로 알아보는 뭐시기~라는게 유행했습니다. 정확하게 언제쯤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7-8년 전쯤이라고 어중간하게 떠오르긴 합니다. 아니, 그보다 뒤일지도 모르지요. 여튼 그 해 겨울에 사자성어를 두 개 골라 떠올리면 그 중 하나는 자신의 인생관, 다른 하나는 연애관이라고 하더군요.

그 때 저는 易地思之(역지사지)와 一石二鳥(일석이조)를 떠올렸습니다. 앞쪽이 인생관, 뒤쪽이 연애관이었을거예요. 연애관(결혼관)이 일석이조라니, 틀리진 않았다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기억을 더듬는 글이 아련한 느낌인 건 그 때 이 질문을 던졌던 분은 더이상 안계시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문득 길을 가다가 이 기억이 포로록 떠오르더군요.

생각난 김에 내년의 사자성어는 뭐가 될까 떠올렸는데,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晝耕夜讀(주경야독)이라든지 螢雪之公(형설지공) 같은 것 밖에 없군요.ㄱ- 거기에 體力强化(체력강화)랑 財政確充(재정확충)까지 들어가서 세 개. 뒤의 두 개는 사자성어가 아닌 것 같지만 넘어갑니다.
내년의 큰 목표는 저 세 가지입니다. 체중감량이 아니라 체력강화인 것은, 체중증가이면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체력강화를 하면 자연히 체중감량건도 해결이 됩니다. 요즘 정말 그렇더군요. 살이 찌면 몸이 게을러지고 피곤합니다. 그런고로 음식 조절을 잘 해야...-ㅂ-;


잃어버린 제 넋을 찾습니다.-_-;






(사진은 홍대 골목길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고양이. 엄마를 찾아 부르고 있던데, 손을 대면 엄마가 안 데리고 갈까봐 놔뒀습니다. 같이 있던 G는 내내 눈에 밟히는 것 같더군요.'ㅅ')
14000원이면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덥석 집어 오고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데 보는 내내 실실 웃다가 못 견디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주 행복해지는 책이거든요.


종이우산님이 처음엔 이글루스에서 활동하셨기에 몇 번 사진을 보고는 홀딱 반했습니다. 지금은 티스토리에서 활동하시는데(http://rara1733.tistory.com/) 즐겨찾기에 진즉 등록해둘걸 그랬습니다. 오늘(6일)의 첫번째 화면에는 저처럼 카페인을 들이키는 고양이가 등장하는군요.

이 책은 길고양이에 대해 보살펴야 한다거나 하는 주장을 강하게 말하진 않습니다. 강한 주장을 담았다기 보다는 읽다보면 절로 감화되어 나도 고양이를 사랑하고 말겠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물론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야 미친듯이 웃으며 헤벌레 하고 있다가 나도 한 마리 모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체를 혐오하거나 하지 않으면 무난하게 볼 책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동물 사진집이라 보셔도 무방합니다. 고양이가 많으니 고양이 사진집이라 하는게 맞겠지만요.

사진과 사진에 대한 짧은 설명 혹은 상황 설정이 달려 있고 중간중간 2-3쪽 정도로 짤막한 글을 담았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도 공부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사진이 나옵니다. 이정도로 사진을 내려면 도대체 얼마나 찍어야 할까요. 순간포착, 포토제닉상을 뽑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사진 아래쪽에 달린 짤막한 글귀들이 전부인데 끝부분에 가서는 이분 나이대가 어디쯤 되겠다 대강 짐작이 가는 부분도 있더랍니다. 쾌걸조로 주제가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성체를 남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거 예전에 일요일 아침마다 ㅅㅂㅅ에서 방송했던 쾌걸조로잖아요.;


여튼 아침 출근하면서 읽기 시작해서 손을 놓지 못하고 죽 읽게 만든 책. 보는 내내 사람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 책이라 당장 글을 써야겠더랍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모님들은 필수 구입. 저도 한 권 사서 다시 제본할까란 생각이 듭니다. Happy Cat. 다시 제본해서 표지를 만들면 그 책엔 저렇게 제목을 달고 싶군요.+ㅅ+



종이우산(이정훈), 「행복한 길고양이」. 북폴리오, 2010. 14000원



덧붙임.
고양이에게 보내는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은 저도 합니다. 무엇보다 도둑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으니까요. 아직 부모님 세대에서는 도둑고양이겠지만 저는 길고양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덧붙임2.
저는 제 삶 하나도 버겁다고 생각했기에 반려동물을 들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조금씩 생각이 바뀌네요. 뭐, 로맨틱한 성정 그대로, 제 반려묘는 언젠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칠 수 있을거라고 아주 낙천적으로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래서 결혼도 못하는 거로군요.-ㅅ-; 한눈에 반할 상대를 원하다니, 흥!

1. 지난번의 프렌치 토스트 식빵은 파리바게트의 쫄깃한 이탈리안이었지요.
이번에 구운 것은 나무와 벽돌에서 파는 자이언트 식빵입니다. 원래는 4칸-그러니까 이탈리안 식빵의 두 배 크기-이 아닐까 싶은데 이탈리안 식빵보다 조금 크긴 하지만 가격이 5천원입니다. 상당히 비싸지요. 망설이다가 집어 들었는데 들어보면서 알았습니다. 우와. 무겁네요. 식빵이 이렇게 무거운 것은 처음입니다. 같은 부피의 다른 빵보다 확실히 무게가 나가더라고요.

이탈리안 식빵이라면 반으로 나눠 먹지만 자이언트 식빵은 넷으로 나눠 한 끼 분량을 해결합니다.'ㅠ' 상당히 찰지고 쫄깃한 것이, 다른 식빵처럼 적당히 씹어 넘겼다가는 소화가 안 될 지경입니다.(실제로도 그랬고;;;)


나무와 벽돌 광화문점은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폐점 공지가 붙어 잇는 걸 본 건 오래 전인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제야 쓰네요. 그 주변 지역 재개발 때문에 문을 닫는 모양이었습니다. 더 플레이스인가 플레이트인가도 계약만료되면 없어지지 않을까 싶고요.
재개발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라, 이런 가게들이 하나 둘 없어진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오래 있던 가게들은 찾아가는 맛도 쏠쏠히 있는데, 새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잖아요. 오래된 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는데 말입니다.



2. 고양이 탐정 쇼타로 1권을 보면 교토의 유명한 간식 가게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 컨셉으로 취재를 하러 나왔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인데, 무기테모치로 유명하다는 나카무라켄(中村軒)은 1883년에 처음 생겼다고 합니다. 얇고 동그랗게 만든 찰떡에 팥소를 넣고 반으로 접은 모양인가본데, 1883년에 생긴 이 가게가 교토에서는 (역사로는) 돋보이지 않는답니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가게들이 많아서라네요. 하하하. 한국에서는 1900년 이전에 생긴 저런 가게가 있을까요. 전란을 겪은 지역과, 천황이 있었기에 전란을 피할 수 있었던 도시의 차이라고 생각해도 좀 아쉽군요.
(끄응. 일본의 왕에 대해 쓸 때마다 고민되네요. 일왕이라 쓰기에도 미묘하고, 천황이라 쓰기는 또 내키지 않고.-ㅁ-)

하지만 전 무기테모치보다는 후타바의 마메모치가 좋아요.-ㅠ- 다른 것보다 콩떡!



아, 그리고 이전부터 적는다고 하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쇼타로는 페르시안 고양이의 혼혈로 추정됩니다. 종종 그런 언급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털이 온통 까맣고, 발 일부만 하얗다나요. 하는 짓을 봐도 그렇고 사람 말도 알아 듣고 사고도 잘치고 그렇다보니 읽는 내내 머릿속을 돌아다닌 것은 빌헬름이었다능.;ㅂ;
하지만 일본 성인 여성이 안고 다닐 정도라면 아마 빌헬름보다는 작고 가벼울 것으로 추정됩니다. ... 아, 빌헬름도 털 부피 때문에 그렇지 실제로는 무게가 많이 안 나가려나요. 원래 주인도 여성이고 했으니...;
「망고가 있던 자리」는 청소년 소설쯤 됩니다. 주인공은 중학교에 다니는 미아. 망고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여자아이입니다. 부모님과 언니,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으며 집안 분위기는 자유롭습니다. 언니가 하는 몇몇 행동만 봐도 대강 집 분위기가 짐작이 가는군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되어 들어온 오렌지 털빛(한국식으로는 노랑태비)의 고양이가 망고란 이름을 얻은 것은 그 털색 때문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실은 비밀이 있습니다. 미아는 평범하지 않거든요. 공감각(synensthesia)인 이거든요. 단어가 어렵지만 간단합니다. 미아는 시각과 청각이 연결되어 있어서 청각적 자극을 받으면 그걸 시각과 동시에 받아들입니다. 그 자세한 설명은 책을 읽다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이해하실겁니다.
이 이야기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 틀리다고 생각한 소녀가 그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름이고, 자신이 고립되어 있지도 않음을 깨닫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소중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제목에서 느껴지겠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넘어가지요. 작가 본인은 공감각인이 아니라는데 읽다보면 미아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책을 보고 있는 동안에는 세상이 화려해보이는 느낌이더군요. 미아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눈 앞은 한 폭의 움직이는 그림이 될 것 같으니, 미아의 시점에서는 로빈 윌리엄스가 등장한 모 영화가 진짜 천국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묘사는 고양이 망고의 움직임에 대한 겁니다. 노란색의 잔상이 남는다고 하니 달팽이도 아니고 말이죠. 하지만 실제 보고 싶습니다. ... 나중에 뇌를 어떻게 자극하면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할 수 있을까요.;




「라블레의 아이들」은 먹는 것이 주제입니다. 표지에 보면 왜 제목이 「라블레의 아이들」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 속에는 먹을 것들이 풍성하다.(중략) 역사를 뒤돌아보면 수 많은 예술가들이 음식을 탐하는 먹보들이었다. 그건 단순히 식욕의 차원을 넘어 그들이 선천적으로 품고 있던 세상에 대한 탐욕스러운 호기심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중략)그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라블레의 아이들인 것이다. 이 책은 과거에 쓰여진 책을 읽는 것과 미지의 요리가 눈앞에 있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기쁨이라고 여기는 한 평론가에 의해 쓰여진 실험보고서이다.

그래서 제목을 그리 붙인 것이지요. 먹을 것을 좋아하는 저이니만큼 책 소개를 보고는 덥석 집어 들었더랍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먹을 것 이야기가 맛있게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책이 본격적인 보고 + 분석서에 가까웠거든요.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오스 야스지로의 카레 전골',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돼지고기 요리', '이사도라 던컨의 캐비아 포식' 같은 제목을 보시면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감이 오려나요.

몇 가지 음식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메이지 천황 무쓰히토의 대 오찬회에 나오는 아이스크림 말입니다. 아래는 말차 아이스크림, 위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 후지산 모양으로 대강 다듬은 디저트입니다. 이 디저트 이름을 후지야마라고 적었는데 그냥 후지산이라고 하는 쪽이 더 알아보기 쉬웠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몇몇 번역에서 걸리긴 했는데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안 들더군요. 게다가 맛차라고 쓰고는 괄호 안에다가 대강 설명을 적었는데 이것도 그냥 말차라고 한자어 독음을 쓰는 쪽이 낫지 않을까요. 어쨌건 말차 아이스크림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조합이라 맛있어 보이지만 이 오찬회에 참석한 인물 중 이토 히로부미가 있습니다. 왠지 먹다가 소화불량에 걸릴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 외에 시부사와 다쓰히코의 반대로 된 일장기 식빵. 이건 일장기 식빵을 떠올리면 됩니다. 식빵 한 가운데 동그랗게 딸기잼을 올리면 일장기 식빵이지요. 반대로 된 일장기 식빵은 가운데를 동그랗게 비우고 나머지는 다 딸기잼을 바르면 됩니다. 그리고 가운데는 흰색을 더하기 위해 연유를 붓습니다.(...) 음, 쓰고 있는데도 혈당치가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무진장 달겠지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그늘에 대하여」(원제 음예예찬. 눌와)를 읽고 다니자키 준이치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이 책을 통해 홀랑 날아갔습니다. 이런 사람이었군요.(먼산)




웬디 매스, 「망고가 있던 자리」, 궁리, 2007, 9800원
요모타 이누히코, 「라블레의 아이들: 천재들의 식탁」, 양경미, 빨간머리, 2009, 14500원

그에 대한 이론으로 이런 것이 있군요.

(생략)
"우리나라에는 동물이 인간에게 주술을 거는 일이 종종 있어. 특히 고양이가 위험해. 어떻게 주술을 거냐면, 자신의 털을 하나, 인간의 음식 접시에 넣는거야. 모르고 이것을 먹은 인간은 고양이에게 홀리는거야. 봐봐. 벨벳의 털이 부엌에 … 굉장하잖아?
(이하생략)

梨木香步(나시키 가호), 「春になったら매を摘みに」, 新潮文庫, 2006

이 글을 읽고 납득했습니다. 과연, 털이 짧든 길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고양이 털을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는 고양이들이 사람을 집사나 하녀로 만들기 위한 주술적인 작업이었던겁니다.
이른바, 고양이_음모론.XML
왜 확장자가 XML인지는 묻지 마세요.-ㅂ-; 저도 모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입니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잘 붙네요. 하네다 공항 제1빌딩 지하 1층에 서점이 있길래, 혹시 사카키 쓰카사의 「호텔 쥬시」가 있나 싶어 찾았더니 이건 없습니다. 오늘 검색해보니 이 책은 아직 문고로 안나왔더군요. 그냥 신데렐라 티쓰만이라도 사올걸 그랬나 싶지만 이미 나시키 가호를 집어 들었으니 눈 밖에 났더랍니다.
나온지는 꽤 된 책인데 2006년에 4쇄를 찍었습니다. 나시키 가호의 소설이 아니라 수필집이고요. 이전에 영국에서 하숙할 때의 여러 이야기들을 단편처럼 써서 모았습니다. 인용한 구절은 두 번째 이야기에 있었지요. 나이지리아에서 온 소녀가 하숙집에서 기르는 나이 많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저렇게 말했더랍니다. 그 뒤 이야기도 조금 더 있지만 그부분은 생략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양이 음모론이니까요.(...)


쓸 거리도 많고 여행 기록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고, 지름 목록에 대한 추가 정리도 필요하니 차근차근 하나씩 모아 올리겠습니다. 아마 여행 사진은 다 올라가진 않고 몇 가지 필요한 것만 추려 올리는 식으로 갈겁니다. 여행 관련해서 맨 처음으로 올라가는 글은 여행의 전말기랑 지름 목록이겠지요. 핫핫핫.
첫비행님의 이글루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마을 나고에서 트랙백합니다.'ㅂ'

모종의 이유로 잡담을 써보려고 임시저장글을 살폈는데 꽤 오래 묵힌 글이 하나 보여서 이것부터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속이 있어 글 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쓸 수 있겠지요.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마을 나고>에 대한 글을 첫비행님 이글루에서 보고는 그 즉시 책 구입을 신청했더랍니다. 신간 구입을 그렇게 서둘렀던 것은 교보에서 주문하면 선착순으로 핸드폰 줄을 준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야 핸드폰 줄을 좋아하지 않지만-게다가 핸드폰에 줄을 달 수 있는 곳이 없지만 그래도 G가 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구입하고 봅니다.


앞표지는 새초롬한 노랑둥이 한 마리. 노랑태비(줄무늬) 고양이입니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해서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지만 저 자태가 참으로 귀엽습니다.




하지만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선착순 상품이었던 고양이 핸드폰 줄입니다. 보니 시판 제품이고 중국산이네요. 하지만 눈이 댕그라니 나름 귀엽습니다. 눈이 큰 고양이라면 전 역시 다얀을 지지하지만 이쪽도 몇 번 보다보면 익숙해지겠지요. 그러고 보니 지탄은 생각보다 눈이 작다...?; 그래서 지탄이 카리스마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소년만화에서 활발하고 피가 끓는 타입의 성격을 가진 주인공은 눈이 댕그라니 크고, 그 옆에서 조력하는 분위기 있고 알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조연은 눈이 작고 키 크고 못 하는 것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다얀과 지탄은 역시 한 쌍의 바퀴벌레입니다. 어. 게다가 조연의 여동생이랑 사귀...(거기까지만)

링크한 글에도 나오지만 이 책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나고 고양이 시리즈 피규어입니다. 이전에 보크스 하비샵에서 보았는데 그 때는 피규어에 본격적으로 손대기 전이라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본격적으로 피규어에 손 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해서는 더 잘 구입하는 편이지요.




사실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이 사진입니다.
옛날 옛적, 보크스 하비샵에 놀러갔던 G가 제게 선물로 사다준 겁니다. 가끔 그럴 때 있지요. 어디 놀러 갔을 때 선물로 뭔가 작은 것을 사다주는 경우. 저는 주로 먹을 것을 사다주는데 이 때 G는 피규어를 사왔습니다. 아마 친구들이랑 같이 가서는 귀엽다를 연발하다가 덥석 집어 들고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책 전체를 다 읽지 않아서 제가 가지고 있는 피규어가 어느 고양이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회색 태비는 우편물 뭉치가 같이 들어 있으니 우체국 고양이 같네요. 다른 한 마리는 또 누굴까...


어쩌다보니 집에 피규어가 여럿 있게 되었는데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결국 방치중입니다. 게다가 가려져 있긴 하지만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곳이라, 온도 조절이 제대로 안되지요. 베란다거든요. 기왕이면 전시를 하고 싶지만 경험상 피규어 같은 것은 전시하면 먼지 관리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독립하면 신나게 꺼내 장식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역으로 피규어의 지름신이 강림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듭니다. 하지만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벅찹니다.


어, 솔직히 말하면 지금 Fate-세이버 릴리를 지를까 말까 고민을 조금 하고 있습니다. 으하하.;ㅂ;


(포카치아의 티라미수. 녹아 있을 때는 또 어떤 맛일까요.-ㅠ-)


어제의 일입니다.
일주일하고 조금 더 전에 구입했던 시폰케이크의 끝은 참담했습니다. 절반은 맛있게 잘 먹었지만, 나머지 반은 G의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가 잠시 방치되어 곰팡이가 피었거든요. 시폰케이크에 눈독 들이고 있던 아버지가 곰팡이가 피든 말든 먹겠다고 하셔서 그거 치우느라 꽤 고생했습니다.(먼산)
그래서 금요일에 또 얼그레이 시폰케이크를 사러 Passion5에 다녀왔지요. 갔다가 엉뚱한 것에 홀렸다는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다루기로 하고..-ㅁ-;

Passion5에서 한남동쪽으로 나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건물 바로 옆, 주차장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가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거기로 내려가서 골목을 따라 걸어가면 한남대교를 넘어와 옛 단국대 앞을 지나는 큰 길로 나올 수 있습니다. 나오는 길이 딱 양쪽 육교의 중간이라는 것이 아쉽지만 그 길을 따라 걸으면 한남동쪽 버스 정류장에서 P5까지는 5분 남짓입니다. 빙글 돌아가는 것보다 훨씬 가깝죠.
어제도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골목이 끝나가고 큰 길과 만나는 지점에 거의 다가왔을 때, 그 끝부분은 오르막입니다. 찻길과 인도를 구분하기 위한 낮은 펜스가 있어서 인도 쪽으로 걸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뭔가 곁눈에 잡힌 것이 있었습니다. 휙 고개를 돌려보니 고양이가 있습니다. 어머나. 어머나. 게다가 이 녀석 아직 새끼고양이입니다. 곁에 어미가 없긴 한데 울진 않고요. 대략 2-3개월? 그쯤 되어 보입니다. 여러 색이 섞인 털이긴 한데 이런 털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진한 고동색인데 거기에 귤색 털이 무늬로 확연히 구분되지는 않게 섞여 있습니다. 가지각색 털가죽? 그런 느낌일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그 녀석. 참 묘합니다. 처음에 어미고양이를 부르는 것처럼 한 번 울더니, 제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마주봅니다. 하지만 역시 무서운 건지 슬금 슬금 뒤로 물러나, 플레이트-그 뒤쪽은 공사장인지 함석판 같은 물결무늬 판으로 벽을 둘러쳤습니다-안쪽으로 몸을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얼굴만 빼곰이 내밀어 저를 바라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그 눈인데, 밝은 노랑색입니다. 눈을 어디서 많이 봤다 싶었더니 곰곰이 생각하는 사이에 팍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어허허허허허허허허허. 저녀석 다 커서 기립하고 가죽 장화를 신고 허리에 칼을 둘러차고 나서, 손에 모자를 들면 딱 어울립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아니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목소리를 맡은 슈렉의 장화신은고양이 말입니다. 눈이 딱 그렇습니다. 서로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왠일인지 반데라스가 아니라 포로리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나 때릴거야?"

하여간 새끼고양이의 눈에 홀딱 반했더랍니다. 지금 쓰면서도 피실피실 웃고 있다지요.



조앤 플루크의 레이크 에덴 시리즈를 또 읽다가 모이셰(Moiche라는 철자더군요) 이야기가 등장하는 바람에 생각나 끄적였습니다.-ㅂ-;
생협 모임 때 나온 독특한 물건 중 하나가 하나토유메 응모자 전원 선물(흔히 전프레로 불리는;) 상품인 냥코선생입니다. 냥코 센세. 본래 모습은 저게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저 귀여운 고양이 모습을 하게 된 녀석이지요. 성격만 따지면 굉장히 나쁘고, 왠지 이미지는 치키타 구구의 누군가를 떠오르게 합니다만?;



이렇게 귀여운 모습으로 나오면 방심하지 않을 수 없지요.;ㅂ;



게다가 저 귀여운 발! 통통한 배!



발라당 뒤집어 보면 분홍색 발바닥도 보입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ㅂ; 홀딱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저 자태!



포동포동한 엉덩이까지 보게 되면 넘어갑니다.ㅠ_ㅠ

듀시스님이 꺼내 놓은 순간부터 다들 넘어가서 카메라를 들이 댔는데 당연히 지금은 못 구할 물품입니다. 그게 오히려 다행이고요. 구할 수 있었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 ... 가 아니라 통장을 털어서라도 야후 옥션을 뛰었을 겁니다. 아뇨; 지금도 절대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엔화 환율이 엄청나잖아요.
하여간 보는 것만으로도 배실배실 웃게 만드는 굉장한 인형입니다. 기분 나쁠 때 특유의 효과를 발휘하겠지요?
지난 일요일에 당일치기로 남쪽에 다녀왔습니다. 정확히 일주일만에 올리는 후기로군요. 하하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충망을 걷고 찍어도 좋았을 건데 번거롭다 생각해서 그냥 찍었습니다. 언덕 위의 하얀 찻집에서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입니다.(웃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생각해보니 남해바다는 이번에 처음으로 보았나봅니다. 서해나 동해는 이전에도 보았는데 남해는 정말 기억에 없습니다. ... 라고 써놓고 보니 아주 어렸을 때 충무공 현충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럼 그 때 남해도 보았겠지만 저는 기억에 없습니다. 패스. ... 그러고 보니 마산이나 진해쪽의 바다도 동해가 아니라 남해겠군요? 하지만 역시 기억에 없으니 패스.
그러니 제 기억에 남는 남해바다는 이번이 처음인 것입니다.
죽방림도 실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바다 위에 대나무 발을 세운 것 같은 구조물이 죽방림이더군요. 죽방림 멸치가 유명하긴 하지만 생각보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서 국내에서 유통되는 죽방림의 상당수는 가짜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훗훗. 쇠고기 유통을 못 믿는 것도 이래서라니까요.-_- 미국도 안 믿지만 한국 사람을 더 못 믿는겁니다. 슬퍼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점심으로 먹었던 메밀국수.>ㅠ< 장국에 찍어먹는 타입이 아니라 아예 말아 나오는데요, 국물이 독특합니다. 신맛이 꽤 강한데 식초 음료를 마시는 느낌이랄까요? 강렬한 신맛이지만 그 맛이 입맛을 당깁니다. 원래 국물은 잘 안 마시는데 어느 새 홀짝 홀짝 마시고 있더군요. 국물 자체도 가츠오부시가 아니라 멸치가 아닐까 합니다. 뭐, 이런 것을 구분할 정도는 아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식은 커피와 메밀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걸 할까 하다가 카페인이 없는 메밀차를 선택했습니다. 몇년 전부터 유행하는 중국제 차 우리는 포트-윗부분에 차와 물을 넣고 나서 막대기를 누르면 찻물만 아래로 떨어지는 타입-에 메밀이 나와서 뜨거운 물을 부어 계속 우려가며 마셨습니다. 집에 있는 메밀차보다 달큰한 맛이 나는데 설탕의 맛이 아니라 엿기름의 감칠맛 나고 은은한 단맛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점심을 먹고 다시 첫비행님 댁으로 돌아가 다과를 즐겼습니다. 앞에 보이는 음료는 깔루아 밀크. 맛있습니다! >ㅠ< 이거, 깔루아 한 병 사다가 아작낼까 무서울 정도로 말입니다.; 알콜향이 나는 카페라떼는 이런 느낌이로군요.
오븐 시운전으로 처음 만들어보셨다는 시나몬 사브레나 아몬드 비스코티나 다 맛있었습니다. 계속 집어 먹으면서 먹어도 되는 걸까 망설이기도 했지요. 다이어트는 고이 머릿속에 접어 두었다 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되는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려가는 길에 Passion 5에 들러서 사들고간 바움쿠헨. Passion 5도 가격이 꽤 올랐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그 가격 대에서는 만족할만한 맛을 내니 불만은 없습니다.
말차 바움쿠헨인데 말차향도 은은하게 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바깥의 설탕 코팅은 없는 쪽이 낫지 않나 싶던걸요. 너무 달달합니다.


그리고 보너스 컷!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바라기를 하고 있는 우유! >ㅅ<
다음엔 시간 되면 우유랑 종~~~~일 놀고 싶더라니까요.ㅠ_ㅠ

미약한 허리통증, 감기기운이 있는지 판별 불가능, 양쪽 귀의 이상, 체력 및 기력 저하, 간헐적 두통, 속쓰림.
하지만 전체적으로 몸은 가벼운 편이고 그럭저럭 버틸만 합니다. 문제는 역시 목요일과 금요일. 과연 무사히 버틸 수 있을까...;
(자세한 설명은 토요일 이후에나; )

문득 생각나서 주절주절.

고양이를 꽤 좋아하지만 얼마 전에 읽은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 토스카나 편을 보고는 뜨악했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는 사랑스럽지만 떼거지가 되면 그것도 공포물의 단골 소재가 되지요. 알프레드 히치콕의 <새>가 거기서 예시로 나왔는데, 저도 그 영화를 굉장히 무섭게 보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연상이 되었습니다. 흠흠.-_-;;

그러니까 읍내까지는 깊은 산길을 10km 가까이 달려야 하는 시골 민박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완전히 동떨어진 곳에 있으니 주변 몇 km 내에는 인가도 없습니다. 비수기라서 손님도 거의 없지만 다행히 옆 민박 집에 두 가족이 머물고 있군요. 안심을 하고는 체크인을 합니다. 그러나 그 가족들이 그날 오후에 다른 곳으로 떠날 줄은 미처 몰랐던 겁니다.
다시 말하면 주변 몇 km내 인가도 없고, 주인도 없는 집에 저자 혼자 남은겁니다. 산속은 적막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철저히 보여주듯이 아무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집에서 나는 소리 외에는 새소리마저 들리지 않습니다.(야행성 새들이 없었나봅니다) 그 때 고양이 몇 마리가 살갑게 다가와 먹이를 조릅니다. 살아 있는 생물이 있다는 것이 반가워서 약간의 먹을 것을 줍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저녁. 일정에 따라 관광을 하고 민박에 들어오니 주인집 아주머니가 있습니다.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아주머니는 프론트를 닫고 나갑니다. 그리고 본 고양이들. 굉장한 수의 고양이들이 집 앞마당에 모인겁니다. 사람이 있으니 먹을 것을 조르고, 어떻게든 방안에 들어가려고 용을 씁니다. 간신히 혼자 방에 들어와 있는데 해는 지고, 사람은 없고, 고양이들은 바깥에서 밥 달라고 울고.
이 부분을 읽은 뒤로는 고양이에 대한 애정도가 조금 줄어들었습니다.(먼산)



들개가 밥달라고 와서 왕왕 난리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공포지요? 이 쪽도 마찬가지로 무섭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