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0원이면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 덥석 집어 오고 싶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데 보는 내내 실실 웃다가 못 견디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주 행복해지는 책이거든요.


종이우산님이 처음엔 이글루스에서 활동하셨기에 몇 번 사진을 보고는 홀딱 반했습니다. 지금은 티스토리에서 활동하시는데(http://rara1733.tistory.com/) 즐겨찾기에 진즉 등록해둘걸 그랬습니다. 오늘(6일)의 첫번째 화면에는 저처럼 카페인을 들이키는 고양이가 등장하는군요.

이 책은 길고양이에 대해 보살펴야 한다거나 하는 주장을 강하게 말하진 않습니다. 강한 주장을 담았다기 보다는 읽다보면 절로 감화되어 나도 고양이를 사랑하고 말겠어!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물론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야 미친듯이 웃으며 헤벌레 하고 있다가 나도 한 마리 모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체를 혐오하거나 하지 않으면 무난하게 볼 책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동물 사진집이라 보셔도 무방합니다. 고양이가 많으니 고양이 사진집이라 하는게 맞겠지만요.

사진과 사진에 대한 짧은 설명 혹은 상황 설정이 달려 있고 중간중간 2-3쪽 정도로 짤막한 글을 담았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도 공부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사진이 나옵니다. 이정도로 사진을 내려면 도대체 얼마나 찍어야 할까요. 순간포착, 포토제닉상을 뽑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사진 아래쪽에 달린 짤막한 글귀들이 전부인데 끝부분에 가서는 이분 나이대가 어디쯤 되겠다 대강 짐작이 가는 부분도 있더랍니다. 쾌걸조로 주제가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성체를 남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거 예전에 일요일 아침마다 ㅅㅂㅅ에서 방송했던 쾌걸조로잖아요.;


여튼 아침 출근하면서 읽기 시작해서 손을 놓지 못하고 죽 읽게 만든 책. 보는 내내 사람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 책이라 당장 글을 써야겠더랍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모님들은 필수 구입. 저도 한 권 사서 다시 제본할까란 생각이 듭니다. Happy Cat. 다시 제본해서 표지를 만들면 그 책엔 저렇게 제목을 달고 싶군요.+ㅅ+



종이우산(이정훈), 「행복한 길고양이」. 북폴리오, 2010. 14000원



덧붙임.
고양이에게 보내는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은 저도 합니다. 무엇보다 도둑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게 느껴졌으니까요. 아직 부모님 세대에서는 도둑고양이겠지만 저는 길고양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덧붙임2.
저는 제 삶 하나도 버겁다고 생각했기에 반려동물을 들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조금씩 생각이 바뀌네요. 뭐, 로맨틱한 성정 그대로, 제 반려묘는 언젠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칠 수 있을거라고 아주 낙천적으로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래서 결혼도 못하는 거로군요.-ㅅ-; 한눈에 반할 상대를 원하다니, 흥!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