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종이책 권 수 늘리기에는 로맨스판타지가 제일 좋습니다. 아, 이번주에는 화산귀환도 있었군요. 사회과학서적 한 권은 한창 읽는 중이라 일단 뺐습니다. 그건 다음 주 기록에 포함될거예요. ...아마도.
새벽조각달. 오리엔탈 퍼퓸(Oriental Perfume) 1~4, 외전, 외전2.
BL.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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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미루고 있다가, 붙잡고 읽기 시작해 끝까지 보았습니다. 제목 그대로 조향사가 주인공인 이야기고요. 어릴 적의 학대 경험 때문에 타인과의 접촉을,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과의 접촉을 무서워 하는 유설희는 공방에 들어온 수업 요청을 거절하느라 애를 먹습니다. 성인 여성이 혜원이라는 이름으로 공방수업을 요청하는 터라 거절했지만 아주 끈질기게 요청이 들어왔거든요. 수강 받아달라와 받을 수 없다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중, 수강 당사자인 배우 해온이 찾아오면서 오해는 금방 풀립니다. 해온은 유명한 성인 남성 배우이고, 예약은 해온의 매니저가 했던 터였으며, 이름을 잘못 들었다는 건 초반부터 나옵니다. 오해였다 해도 수강생을 받을 생각이 없던 설희는 거절하려 했지만, 해온이 향수공방을 둘러보고는 설희가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보상으로 내걸자 수락합니다. 덕질하던 브랜드의 구하지 못한 한정 상품을 주겠다는데, 당연히 해야죠.
소설은 여러 상처가 있는 주인공을 만났다가, 둘이 서로 가까워지고 마음을 나누고 사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향과 관련한 내용이 많지 않고요. 초반에는 향과 관련한 이야기가 약간 등장하다가 중반 이후는 둘의 관계성에 중점을 두고 흘러갑니다. 배경 설정 자체가 동성결혼이 허용되는 시기인지라, 그와 관련된 갈등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 편히 볼 수 있었고요. 둘의 연애담을 보고 있노라면 음, 독자를 커다란 항아리에 넣고 솔솔솔 설탕을 뿌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 읽을 즈음엔 제가 유자차가 되어가고 있더라고요.
비가. 화산귀환 1,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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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 1 : 알라딘
“화산은 사라지지 않는다.” 천마와의 전쟁 끝에 숨을 거둔 후 100년 후 깨어난 청명. 망해 버린 화산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웃음과 피, 땀, 눈물이 가득한 대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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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파의 최강자, 매화검존으로 불린 청명은 마존과의 결전에서 그의 목을 베고 본인도 그 직후 숨을 거둡니다. 수많은 사형과 사제의 죽음 뒤에 홀로 맞은 죽음이어서 제대로 눈감지 못했던 걸까요. 정신을 차렸을 때 청명은 거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개방파의 소속이기는 하나 아직 매듭도 받지 못한 어린 거지였지요. 그리고 마도대전 자체가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으며, 화산파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몰락해 구파일방에 들어있지도 않는다는군요. 화산의 골칫거리였지만 화산에 뼈를 묻은 청명은 그 소식을 듣고 그 먼 섬서까지 달려갑니다. 피죽도 못먹은 것처럼 곯은 아이가 거기까지 가는게 가능했던 건, 회귀인지 아니면 시간을 넘어 깨어난건지 알 수 없는 그 몸으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화산의 무공을 익힐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티끌만한 내공이지만, 그 내공이라도 있어서 섬서의 화산파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거고요.
마도대전 후, 마교도들은 화산으로 쳐들어 와서 대규모의 전투를 벌인 모양입니다. 그 때 화산파의 중축이 모두 죽은 터라, 청명이 마존의 목을 벤 것도 알려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 때문에 공적은 가져가지 못하고, 거꾸로 마교에게 짓밟힌 거지요. 그 피해는 어마어마했습니다. 화산의 무공은 모두 실전되고, 아주 기초적인 부분만 남았습니다. 심지어 그 많던 화산의 자산도 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요. 그리하여 어린 청명은 이를 갈며 화산의 기틀을 잡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게다가 마존이 죽을 때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거든요. 아마 복선일거라 생각하는데..... 1권에서는 청명이 선배들을 휘어잡고, 장문인과 운자 항렬의 예쁨을 돈독히 받는 내용이 나옵니다. 왜 그런지는, 읽어보시죠.
소설은 장문인인 사형이 머리를 쥐어 뜯는 말썽꾸러기 청명이, 한참 흐른 시간 뒤에도 돈독이 올라 자신의 재산을 잘 챙기고는 도사 답지 않은 행보를 보이면서도 또 사람을 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화산파의 막내인 셈인 청명의 행보에, 그 윗 항렬들조차도 마구 휘둘리고요. 이미 1천화 이상 연재된 소설의 1권만 본 거라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키아르네. 착하게 살려고 했습니다만 1~5.
판타지,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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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려고 했습니다만 5 : 알라딘
결혼할 뻔한 남자의 형은 찾아와서 돈을 갚으라고 협박하고 심지어 도움 1도 안 되는 아버지 그리고 조만간 사라질 가게와 망해 가는 영지. 어제까지 탕비실 커피 하나 훔치기 등 소확행을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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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판타지의 상당수는 기존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걸 변혁하려는 움직임을 주제로 합니다. 키아르네의 소설도 그렇지요. 『신데렐라를 곱게 키웠습니다』는 남성에게 종속되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개선하여, 원래대로라면 신데렐라가 되어야 했을 막내딸을 당당하게 키워내는 모습을 그립니다.
이번 소설은 그보다는 사회구조가 낫습니다. 남녀 가리지 않고 장자에게 우선적으로 작위 계승권리를 주는 문제를 지적하거든요. 바꿔 말하면 여성이라도 작위 계승이 가능합니다. 이 구조에서 지적되는 문제는 능력입니다. 태생적, 선천적 능력의 계승으로 권리를 받았지만, 그 능력이 소실되었을 때, 혹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력자임에도 치워지지 않는다는 문제로 판을 뒤엎지요. 물론 그것만은 아니고.... 고.(먼산) 권선징악임은 믿고 그대로 가시면 됩니다.
베이킹이 취미던 평범한 회사원인 나는 어느 날 신의 면담으로 자신이 판타지 세계 속 에버딘 어셔와 몸이 바뀌게 되었음을 통보받습니다. 에버딘은 착하게 살았지만 죽었고, 그 보상으로 저쪽 세계에서 죽은 이와 몸이 바뀌게 되었다나요. 기억을 제대로 받지 못한 터라 에버딘이 왜 험악한 분위기의 골목에서 혼자 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살림공간과 상업공간이 1, 2층으로 나뉜 건물에서 빙의자는 에버딘의 몸으로 빵집을 엽니다. 베이킹 취미 덕에 이것저것 만들 수 있는 빵이 많아서 다행이었지요. 그 와중에, 해당 지역을 구매한 공작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에버딘 어셔가 '내 남동생과 결혼하기 싫어 자살시도를 한 여성'이라 알려줍니다. 이 때문에 결혼이 파토났으니 지참금으로 받아간 돈을 돌려줘야 하나, 지참금을 들고 간 아버지는 소식이 끊겼습니다. 수도의 집을 비우고 어디로 사라진 모양이고요. 그리하여 '에버딘'은 빵집을 잘 운영하고 골목 상권을 끌어 올려 그 지참금을 갚아야 합니다.
에버딘 어셔의 이야기는 어셔 남작가의 작위 문제, 승계 문제, 그리고 왕위 계승과 공작가의 결혼에 얽힌 문제까지 이어집니다. 다섯 권에 얽힌 긴 이야기는 읽다보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성도 작위 계승이 가능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거꾸로 계승받을 작위 없는 놈들이 구혼자라고 기웃거리고, 장자가 우선권을 갖다보니 그 아래는 능력이 있어도 알아서 살아야 하고. 하기야 맏이가 여성인데 능력 없다는 케이스는 ...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예전에는 남성 중심으로 승계가 되다가 비교적 최근에 바뀌었다고도 하니까요.
외전이 얼마 없어서 아쉬웠지만 결말까지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한얼23. 나 혼자 히든 농장 1~21.
현대판타지.
https://www.joara.com/book/1814848
나 혼자 히든농장
서기 2050년.계속되는 전쟁과 온갖 질병, 그리고 이상 기후.멸망 앞에서 인류의 문명과 기술은 변화 앞에서 무기력할 뿐.망해 버린 세상, 나 혼자만 농장을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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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세계에서는 제대로 된 음식이 생산되지 않습니다. 하나 먹으면 하룻동안 포만감이 이어지지만, 진짜 음식맛은 느낄 수 없는 시대지요.
유형건은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홀로 남은 동생, 재건을 돌보기 위해 제대했습니다. 제대 후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수도 있었지만, 폴루션이라는 신종 병을 앓는 동생을 돌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야 했지요. 아직 어린 동생은 돌봄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동생의 병이 악화되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에는 반쯤 포기하고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농장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가는 길은 멀기도 하거니와 지역도 다릅니다. 세상이 멸망한 뒤에는 모든 지역이 어둠에 덮였고, 자연도 훼손되었거든요. 하지만 할아버지가 보내왔던 엽서에는 푸른 하늘이 찍혀 있습니다. 멸망 후인데도 말입니다.
마지막 희망을 걸고, 공장을 그만두며 받은 퇴직금과, 군의 연금 등등을 모두 일시금으로 받아옵니다. 그리고는 이동수단과 공기청정장치 등을 구매하여 멀리 여행을 떠납니다.
도착한 농장은 예상하시겠지만, 푸른 하늘과 맑은 시냇물이 있어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자랑합니다. 할아버지가 남긴 종자들을 사용해 심으려는 도중 시스템이 개입하고, 농장을 관리하는 스킬도 생깁니다. 시스템 사용이 능숙하지 않아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요. 그렇게, 농장에 살아 있던 작은 강아지와 재건과 형건은 멸망한 세계 속에서 어쩌면 유일한 청정구역일 형제농장에서 힐링라이프를 즐깁니다.
는 좋은데; 종자 관리나 옥수수 삶는 등등의 디테일을 보다가 조용히 내려 놓았습니다. 제대로 된 음식이 없던 세계라 그런지, 멧돼지를 그냥 구워서 맛있게 먹더라고요. 후추나 소금 등등 없이도요.
차우렌즈. 귀신 찍는 PD님 1~48.
현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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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찍는 PD님
시청률 바닥을 치는 케이블 방송국 RBS.최승현 PD는 RBS에서도 계속 실패를 거듭하던 연출가였다.그런 그가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고향의 풍경을 전하는 [풍경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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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도 일단 48화까지는 읽었지만 내려 놓았습니다.
종합편성채널방송국 RBS의 PD인 최승현은 예전에 진행하던 프로그램, '괴담이즘'이 사건으로 폐지된 이후, 세 개의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에 실패하고는 '풍경이 좋다'라는 잔잔한 제목의 파일럿 프로그램 제작에 들어갑니다. 이미 위에도 찍힌 상태라 이번에는 실패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원래 잘하던 것이 괴담 찍는 것이고, 본인은 괴이한 장소나 사건에 얽힌 곳에서는 악취를 맡는 데다 카메라를 잡는 동료 태정은 외할머니가 무속인이시기에 그런 쪽을 잘 느낍니다. 잘 찍는 것을 찍자고 태정을 설득해서 풍경 속 유령이 잡힌 영상을 넣어 편집하고, 해당 영상의 장면을 슬며시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올려 입소문을 냅니다. 두 번의 영상에 두 번 모두 찍힌 괴이한 존재들의 내용을 담아내고, 제보하자 그 뒤에는 아예 괴담과 사건 해결 쪽으로 프로그램 방향을 틉니다.
괴담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지만, 귀신 이야기 등등은 한국의 귀신보다는 일본 공포를 보는 느낌이 좀 듭니다. 그래도 원한이 있는 존재가 원한을 풀어달라며 찾아왔다가 그 귀기(?)를 이기지 못한 사람이 사망한 사건은 그럭저럭 한국풍.... 48화 즈음에서 나온 유령선이나, 사이비종교 관련은 괴담을 위한 괴담으로 흘러나는 느낌입니다. 취향에 따라 갈릴거예요. 거기에 흐름이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요. 괴담을 만들기 위한 웹소설이란 느낌이..'ㅂ'a
1.웹소설
한얼23. 나 혼자 히든 농장 1~45. 조아라 프리미엄. (2025.06.01. 기준)(1~21)
차우렌즈. 귀신 찍는 PD님 1~351(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5.05.30. 기준)(1~48)
자경(蔗境). 이상적 연출생활백서 1~329. 문피아 유료연재. (2025.05.18. 기준)(162~229)
도베모. 엑스트라 카타르시스 1~53. 조아라 무료연재. (2025.05.31. 기준)
다엘. 능력없다고 쫓겨난 내가 사실은 S급 헌터? 1~76. 조아라 무료연재. (2025.06.01. 기준)
2.전자책
새벽조각달. 오리엔탈 퍼퓸(Oriental Perfume) 1~4, 외전, 외전2. 카멜리아, 2025, 세트 20900원.
3.종이책
비가. 화산귀환 1, 러프미디어, 2024, 13000원.
키아르네. 착하게 살려고 했습니다만 1~5. 피오렛, 2022, 각권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