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이노다커피에서 어머니 드릴 선물로 인스턴트 커피를 골랐습니다. 여행선물로 과자를 사오면 체중조절에 문제가 생긴다며 절대 사오지 말라 하셨지만, 지난 여행 때 사온 커피가 다 떨어지면 새로 사야하나 고민하시는 걸 봤기 때문에 선물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인스턴트 커피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색이 딱 오인전대네요. 그런 망상을 하며 가장 유명하다는 블루마운틴은 놔두고 진주 커피를 고릅니다. 빨간색이라 색도 예쁘거든요.

4200엔짜리 커피잔 세트를 놓고 잠시 고민하지만 집에서 잠자고 있는 다른 그릇들을 떠올리며 단호히 거부합니다.






그리고 다시 걷기. 이번에는 이년언덕을 따라 걸어가서 무슨 탑을 하나 보고 기온으로 향합니다. 야사카신사 앞으로 나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이번에는 잠시 헤매면서 구글 지도의 힘을 빌려 찾아갑니다. 그 때 이야기를 들었지만 다른 두 분도 살짝 길치랍니다. 아마도 방향치...?






목적지는 아주(?) 익숙한 아이스크림집입니다. 키의 취향일지도 모르지만 여기 아이스크림은 먹어보고 반한 적이 있어 한 번쯤 먹어봐야 한다 생각하고 일행을 끌고 왔습니다. 떡이 들어간 팥죽과 파르페, 갓 만든 아이스크림을 함께 주문합니다. 차를 함께 내오는 것도 좋네요. 가지차는 이날 일행들이 처음 마셔보았는데 구수한 그맛이 좋다 하더랍니다.






여기서 야츠하시도 처음 맛보았네요.






갓만든 아이스크림은 이번에 처음 먹었지만 또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굉장히 부드럽게 입에서 녹아내립니다. 한쪽은 깨, 한쪽은 콩.






팥죽은 단팥죽이라기 보다는 단팥국이나 팥탕이 아닐까 싶지만 그래도 뜨끈하고 달달한 맛이 피로 해갈에 도움을 줍니다. 차가운 것만 먹으면 안 될 것 같아 키가 시킨 메뉴였지만 일행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따끈한 음식이니까요.




다시 걸어서 기온 거리로 나갑니다. 그리고는 설렁 설렁 걸어서 밥상시장으로. 키는 교토 올 때마다 이 시장을 가기 때문에 이제는 대강 방향만 잡고 설렁 설렁 다녀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게 좋은 건가요. 시장길을 따라 죽 걸어가며 이것저것 설명합니다.


"저 채소절임은 된장이야? 아닌가?"

"겨 같은데"

"겨 맞아요. 보통 겨된장에 채소를 묻더라고요."


거기에 다양한 채소들도 있고 특히 겨울이라 무가 많아 이것저것 구경을 합니다. 지나가는데 SC가 키를 붙잡습니다. 디저트만 먹고 점심은 안 먹은 터라 뜨끈한 어묵을 보니 허기가 돌았나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한 번도 어묵을 안 먹었네요. 가게 메뉴판에 재료가 간단히 소개되어 있어 하나씩 고른 뒤에 키가 주문합니다. 당연히 총무인 키가 지불도 하고요. 옆에 자리가 있다는 안내에 따라 가게 옆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어묵을 베어뭅니다.





이런 가게였어요.






키가 고른 어묵은 고구마를 비롯한 채소가 들어간 어묵입니다. 짭짤 달달한 교토 특유의 맛에, 기름지기도 하고, 찜통에 올라 있던 거라 말랑말랑합니다. 밀가루가 적게 들어간 건지, 아니면 생선살만으로 만든 건지. 부드러운 어묵살 사이에 맛있게 폭 익은 채소들이! 정말 맛있더랍니다.




시장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빈즈테라고 부르는 작은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커피콩 100g을 사고는 어떻게 교토역으로 돌아갈까 의논합니다. 거기서 불쑥 SC가 말합니다.


"여기서 교토역 멀어요? 걸어가기 어렵나?"


키는 잠시 고민하다가 걸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 대답합니다.


"그럼 좀 걷죠."


넹. 그러죠. 가서 카페도 가고 숙소에서 쉬면 되겠지요.



교토를 좀 다녀보신 분이라면 이게 어느 정도 거리인지 감이 잘 안오실 겁니다. 설렁설렁 걸어서 교토역까지 한 시간 정도 걸렸더군요. 그러니까 굳이 표현하자면, 통인시장에서 종로3가까지 걷는 것과 비슷할 거라 봅니다. 아마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골목을 돌고 돌아 교토타워를 이정표 삼아 걷습니다. 그 와중 키는 동쪽에 있는 절 근처를 지나가면서 본 고양이들을 보고 식빵굽는 자태가 아름답다 생각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교토역에서 어디를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말차를 사용한 디저트를 먹자 싶어 교토 이세탄의 찻집에 갑니다. 이번에는 말차와 녹차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이 돌아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녹차는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말하는 센차이고, 말차는 녹차를 덩어리로 만들어 가공한 다음 맷돌 등에 갈아 만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내용을 정리해 집사답게 성심성의껏 대답합니다. 그리고 과정을 봐도 아무래도, 말차쪽이 고급이란 생각이 들죠. 특히 이 찻집에서 쓰는 것은 그램당 꽤 가격이 나가는 제품을 쓸걸요. 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몇 년 전에 구입해 서랍장 깊숙한 곳에서 잠자는 말차를 떠올립니다. 오래되었으니 그냥 마시는 것은 무리고, 이제는 과자에 써야 하나봅니다. 그 가격의 비싼 말차를 과자에 쓰다니 아까워라.


이번에는 영어 메뉴판이 나와서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하지만 팥죽 시킬 때 질문이 돌아옵니다. '경단을 흰색으로 하시겠어요, 쑥으로 하시겠어요?' 이런 것도 다 통역해서 의견을 모아 전달합니다. 가이드 겸 통역가.....





계절 한정이라는 봄 파르페. 옆에는 와라비모치도 함께 나왔습니다. 키는 북쪽의 유명 화과자집을 갈 생각이었으니 이거랑 비교해서 먹어봐도 괜찮겠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론만 말하면 못갔습니다. 못갔어요.






경단만 봐도 아이스크림집이 낫습니다. 거기의 경단은 말랑말랑한 것이 갓 만든 느낌인데, 이건 만들어서 두었던 것을 올린 것 같아요. 찻집의 재료가 좋을지 몰라도 아이스크림집이 갓 만든 느낌이라 더 마음에 듭니다.

위의 크림은 벚꽃 크림이라, 체리 크림이 나올 줄 알았는데 짭짤한 크림이라 신기해 하는 반응이 나옵니다. 키는 또 여기서 벚꽃 절임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벚꽃 소금 절임을 넣어 만든 크림일거라고요.






이건 말차와 팥죽 세트.






앞서 먹었던 아이스크림집의 것보다 이쪽이 조금 더 걸쭉합니다. 어느 쪽이 더 맛있다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같이 나온 다시마절임은 아이스크림집이 덜짜고 작아서 더 낫다는군요. 이쪽은 쑥 경단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옆의 말차. 이번 여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말차였습니다. 따로 마실 일은 없어서 그랬지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키는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그렇지만 한 모금 마시고는 '그냥 가루 녹차하고 똑같아요.'라는 답이 돌아오자 좌절합니다. 한 모금 마셔보지만 가루녹차하고는 색도 그렇고 맛도 꽤 다른 걸요. 하기야 요즘의 가루녹차가 아니라 예전의 가루녹차를 떠올려 비교한 것이지만, 키가 먹었던 가루녹차는 풋내가 나고 쓴 맛도 강합니다. 이건 그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네요. 가루녹차가 어린애 혹은 애송이라는 느낌이면 이건 그보다는 좀 더 성숙한 맛입니다.


뭐, 그러려니 생각해야지요.




또 다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안 그래도 저녁 안먹을 생각이라 두 분만 드시라 했더니 뜨끈한 국물이 필요하다 하시네요. 라멘. 그리하여 이날의 저녁은 교토역에 있는 라멘코지가 됩니다. 그리 되면 자연스럽게 교토역 야경 구경도 이날이 되지요.






라멘코지도 번역이 필요합니다. 어느 것이 돼지뼈 국물이 아니라 무난한 국물일지 찾습니다. 최종적으로 낙찰 본 것은 닭뼈를 썼다는 라멘집입니다. 후쿠시마쪽 라멘집이라는 것은 기억하는데 이름은 잊었네요. 아마 오른쪽 편에 있는 것 중 하나일 겁니다.



자판기에서 미리 메뉴를 골라 뽑아가면 티켓을 받아 안쪽에 주문하는 형태더랍니다. 돼지고기 차슈가 듬뿍 올라가는 라멘 세트와 기본 라멘, 그리고 교자를 시킵니다.







다만 피곤하다보니 여분 그릇 하나 더 가져다 주냐는 질문을 제대로 못 알아들었습니다. 키도 자주 실수 합니다 .가끔이 아니라 자주요.(...)






세트. 삶은 달걀과 덮밥이 함께 나옵니다. 고기! 게다가 국물은 소금으로 간 한 것인지 짭짤하면서도 매끈한 국물이더랍니다. 원래 저녁을 먹을 생각이 없었던 키도 젓가락이 자주 갑니다.






이건 기본 라멘.





이게 전체 모습. 만두도 무난했습니다. 바삭하고 촉촉하고 육즙이 흐르는 만두.






다 먹고 난 뒤 키는 일행을 끌고 야경을 봅니다. 낮에는 그냥 UFO 등대 같은 타워지만 밤이 되면 빛납니다.






그리고는 저 남쪽편의 유리에 비친 교토타워도 찍어봅니다. 자세히 보면 교토역 남쪽의 풍경 위에 옥상 정원의 조명과 타워가 둥둥 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키도 교토역은 몇 번 올라왔지만 이런 풍경은 처음입니다. 멋지긴 하네요. 일행이 있으니 이렇게 평소 못 보던 풍경도 보게됩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그날의 전리품을 찍어봅니다. 그리고 다시 밤의 티타임.






키가 준비한 센타로의 화과자, 그리고 교토역 지하 식품매장에서 구입한 과일 두 종. 거기에 기온에서 구입한 검은콩차. 티타임 준비 끝!





맛보기로 구입한 차과자도 꺼내 들어 진짜 티타임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키의 폭면, 이었으면 좋겠으나 오늘도 내부 소음은 계속 됩니다. 주욱.

(계속)




덧붙임.

확실히 일행이 있으니 평소 안가던 곳을 가게되더군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피곤한 것 빼고.

다음 날 아침, 키는 그리 상쾌하지 않은 상태로 눈을 떴습니다. 새벽 2시에 아이패드를 열고 시간 확인한 것은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키가 잠을 설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평소 안 먹던 저녁을 먹어 위가 차 있으니 깊은 잠을 자지 못한데다가 밤새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는 문제입니다. 잘만하면 도로 들리고, 들리면 신경쓰여서 잠이 덜오더군요. 안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평소보다 잠드는데 시간이 걸렸을 따름입니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방 안에서 들리는 소리인데 ... 키는 집사니까 거기까지만 생각합니다. 음, 키 본인도 혼자 자기 때문에 눈치를 못채는 것일뿐이지, 또 같은 증상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일정이 힘들어 다들 코를 골았다거나.



키가 호텔을 트윈룸에서 트리플로 바꾸면서 이 숙소를 추천한 이유는 아침밥이었습니다. 조식 평점이 자란기준으로 4.0을 넘기더군요. 어쩌다보니 일본 호텔 조식 1위(고베 피에나)랑 3위(삿포로 한큐)는 겪어 봤지만 여기도 4.0이 넘는다니 궁금합니다.


아침식사는 일본식과 뷔페식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일본식은 한 상차림으로 나오고 뷔페식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는 겁니다. 과일도 많고 디저트도 많고, 거기에 죽이랑 밥도 있어 뷔페에서도 일본식으로 가져다 먹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일본식보다는 서양식을 좋아하니 메뉴도 그렇네요. 소시지와 샐러드, 조림 약간, 그리고 달걀말이. 프렌치 토스트와 고기경단, 비단두부에 소스를 얹은 것, 그리고 또 스크램블 에그.

저편으로 보이는 오믈렛도 키가 들고 온 겁니다. 왼편의 후르츠 칵테일은 그냥 그랬지만 한 번쯤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유도 맛있고요. 저녁을 먹어 아주 맛있게 먹지는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키는 프렌치토스트를 하나 더 가져다 먹고 싶었지만 다들 식사가 끝난 데다 속이 부담 스러워 거기서 멈춥니다. 게다가 달걀을 많이 먹기도 했고요.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는 집에서도 만들 수 있습니다. 달걀과 우유 듬뿍, 설탕 약간, 소금 약간. 그리고 빵을 푹 담가두었다가 굽기만 하면 됩니다. 쉽지만 번거롭다며 만드는 일 없는 메뉴죠.



키의 성격 대로라면, 그리고 혼자 여행왔다면 7시 땡하자마자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즐기고 나서 올라가 8시에는 나갈 텐데 말입니다. 성격이 급한 겁니다. 집사는 일행분들을 6시 20분쯤 TV로 깨우고, 준비 다하고 기다린 뒤 조식권을 챙겨서 나왔습니다. 7시 10분이더군요. 아침을 먹고 올라가 양치하고 나니 8시가 넘습니다. 설렁설렁 내려와 8시 20분쯤 버스를 타고 동쪽산을 향합니다.







5가와 동쪽산 지역이 만나는 즈음, 오가 언덕이 있습니다. 그 정류장에서 내려 언덕을 설렁설렁 올라갑니다. 다 올라가니 이건 등산이구나 싶긴 합니다.






역광이라 사진이 어둡게 나왔는데, 왼편에 보이는 것이 입구의 전각입니다. 키는 전각을 보며 '저렇게 허세 부릴 일이 왜 있나' 싶습니다. 상체비만이고 다리는 빼빼마른 사람이 거들먹 거리는 것 같아 보여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치맛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처마 자락이 들린데다 안쪽은 흰색이랑 주색을 칠해서 그런가봐요.






들어가는 곳의 나무는 매화인건지, 작은 봉우리가 몽글몽글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키는 사진 찍는 솜씨가 그리 없어 초점이 멀리 날아갔네요.






학구적인 분들이라 같이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옥하고는 꽤 달라요."

"단청이 아니니까. 여기는 주칠을 하는데, 왜 완전 빨강이 아니라 저런 주색을 쓰는 거지? 마를 쫓는 거라면 붉은 색이잖아요."

"게다가 한국과는 달리 층이 높아요."

"뭐, 황룡사 9층탑 같은 것도 층이 높긴 하죠."


같은 이야기들. 9시 전에 입장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적습니다. 500엔을 내고 입장료를 구입해 더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그 옆에서 MC가 키에게 묻습니다.

"왜 일본 절에는 불상이 안 보여?"

"어, 그러게요. 불상 본 기억이 없긴 한데. 하지만 나라 같은 곳에는 대불도 있으니까 아예 안 모시진 않을 거예요."


뭐, 지금 생각하니 산주산겐도에도 불상이 있지요. 그게 부처상인지 나한상인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위의 사진에 있는 것은 관음보살이고, 본당 안쪽에서는 불상이 안보입니다. 못 찾은 건지 없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더 걸어가 사진 촬영소에서 찰칵. 저기서 떨어져도 사망하진 않는다는데, 지금 보니 앞쪽의 나무를 다 정리해서 잘못 떨어지면 사망은 아니더라도 큰 부상은 입을 것 같습니다.





봄에 온다면, 더더욱 아름다운 풍경이겠지요. 그리고 저기에는 입추의 여지도 없을 정도로 사람이 바글바글할 테고요. 키는 그런 생각을 하며 일행을 안내해 아래로 내려갑니다.


다들 연애나 공부나 재력에는 관심이 없어 물줄기는 그냥 지나갑니다. 일행중 누군가 말합니다.


"내가 봤을 땐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것 같진 않아. 그러니 안 마실래"


그런 겁니다. 요행은 바라면 안돼요. 키 역시 위의 의견에 동의하며 지나갑니다.





이번엔 삼년언덕을 따라 내려가며 뒤돌아 사진을 찍습니다.







다른 건 좋은데 왜 저런 과자가 절 근처 매점에 있는지는. 사실 교토 시내에서도 한 번 더 봅니다. 하지만 저런 과자가 맛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으니 살포시 무시하고 갑니다.





노노혼처럼 꼬리를 흔드는 고양이들. 안쪽에 보이는 작은 것과 앞쪽에 보이는 큰 것이 있는데 다 태양열로 움직인답니다. 집사답게 키는 여기서도 통역을 맡습니다.


"이거 배터리 뭐 쓰는지 물어봐주세요."

"아, 솔라, 그러니까 태양열이래요. / 그리고 햇빛 말고 전구 불빛으로도 가능하다는데요?"

여러 차례에 걸친 대화를 빠짐없이 통역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은근히 피곤하네요.





고양이 부채도 멋지지만 개당 5천엔. 비쌉니다.






지나가다보니 이런 인형도 보이는데 폭소하며 찍고 나서 지금 생각하니, 하나쯤 살 걸 그랬다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집에 인형이 너무 많아 저런 달걀은 어디 놓을지 고민됩니다. 그러니 안 사는 것이 맞는 거예요. 키는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언덕이 끝날 즈음, 어디 들어가서 커피 마시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침에 커피는 마셨지만 호텔 커피는 카페인이 거의 없으니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침 가려고 했던 카페가 코 앞까지는 아니지만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이게 이년언덕이었나요. 삼년언덕의 연장선인가요. 하여간 이 사진에서도 저 멀리 목적지가 보입니다. 중간 기착지, 그러니까 세이브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이노다커피 지점입니다.






커피 마시러 들어가자며 안내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느라 잠시 시간을 지체합니다. 이전에 왔을 때는 개점 시간이 10시였던 걸로 기억한 키는 먼저 들어가 커피점이 영업하는지 확인하고 일행을 안내합니다.



다행히 이노다커피에서는 메뉴판 아래 메뉴가 영어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보고 대강 짐작은 하지만 자세한 설명은 또 일본어니까요. 비엔나커피에 올라가는 것이 아이스크림일까 크림일까 하면서 비엔나커피 두 잔을 주문합니다. 이노다커피에서 유명한 것은 밀크커피랑 진주인데 뭐, 그런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는 것이 낫지요.





비엔나커피 두 잔이 먼저, 진주가 나중에 나옵니다. 잔 정말 예쁩니다. 하나쯤 구입해가고 싶은데, 기억이 맞다면 4200엔이었을 겁니다.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용량이 작은데다 가격도 비쌉니다. 그러니 여행와서 작은 호사를 맛보는 것에 만족합니다. 그리고 저 커피잔보다 비싼 커피잔이 서랍 속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은 이미 키의 뇌리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비엔나커피의 크림이 생크림인지 아이스크림인지는 모르지만 두 분 입맛에는 크림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나봅니다. 아침부터 신나게 운동한 뒤라 그렇겠지요. 크림을 리필 받을 수 없냐고 하긴 했지만 그런 이야기까지 통역할 정도는 아닙니다. 집사니 적절히 들어 넘기는 내용도 있게 마련이지요.






다시 봐도 잔 참 괜찮은데,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하략)






이노다커피는 흡연칸과 금연칸이 한 공간안에 있습니다. 공간을 완전 분리하지 않고 한 곳에서 쓰도록 하고 있지요. 담배냄새가 나긴 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다시 업무와 관련된 심도 있는 대화를 한 시간 가량 나누고 그 다음 목적지인 기온을 향해 출발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MC와 SC에게 조금 많이 미안한 것이, 반쯤은 의도적으로 점심을 건너뛰었거든요. 디저트로 식사가 가능한 터라 점심 즈음 먹은 간식을 그냥 끼니로 삼아....

(계속)





덧붙임.

저는 삼시세끼 챙겨먹지만 그것이 꼭 밥이거나 끼니일 필요는 없습니다. 즉 빵이나 간식, 아이스크림 등으로도 한 끼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챙겨먹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불량한 집사가 아닐 수 없지요. 뭐, 일행들은 제게 모든 걸 맡겨놓은 상황이니 직접적으로 점심 안 먹어?라고 말하지는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ㅅ'

첫째날, 키의 원래 계획은 숙소에 짐을 맡긴 뒤에는 서북쪽의 남산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입국수속과 뒤이은 표사기, 하루카 탑승, 숙소 체크인까지 하고 나니 아무리 강철이라지만 키도 지칩니다. 그리하여 슬슬 일행을 꼬십니다. 남산은 더 멀고 시간이 오래걸리니, 거기 말고 앞서 여행 계획에서 미처 넣지 못한 여우네집을 가자고 한 거였죠.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여우네큰집이 옳은 해석이니 그리 부르겠습니다.


지쳐보여서 안쓰러웠는지, 아니면 더 좋다는 말에 혹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행들은 여우네큰집에 들렀다가 교토역으로 올라오는 것에 찬성했습니다. 그리하여 점심을 먹고 나서는 나라행 열차를 타고 여우네큰집이 있는 여우역에 내립니다. 아니, 쌀역인가.....





JR 역에서 내려 아주 조금만 걸어가면 이런 커다란 도리가 보입니다. 도리가 뭐냐, 이게 왜 신사마다 있냐, 신사와 절은 어떻게 다르냐고 내내 물으시는데 키는 가이드니까 열심히 대답합니다. 이모저모 아는 범위 안에서는 설명했지만 쉽지 않습니다. 일단 신사 앞에는 무조건 저런 입구-도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절 앞에는 없다고 말이지요. 일본에는 신사가 왜이리 많냐, 신사와 절의 역할이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은 대강 얼버무리고 넘어갑니다. 신사가 많은 건 일본에서 800만의 신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고, 역할은 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신관이나 주지승은 마을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로 맞는 이야기인지 키도 확신이 안섭니다. 음, 기왕이면 검색해서 찾아보셔도 될 건데요. 분명 와이파이 모뎀은 잘 작동하고 있을 테니까요.





이런 커다란 문이 있고 그 안에서 또 참배를 하는 모양인데, 어차피 여기는 등산을 오르기 위해 왔으니 키와 일행들은 슬쩍 지나칩니다.






이건 전체 지도입니다. 이전에는 조금만 오르고 말았는데, 이날은 조금 더 등산을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바글바글하니 많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요.







참배하는 곳 왼편 계단으로 올라가니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의 장소가 있습니다. 다 돌인데 이 분위기가 참 묘합니다. 한밤중에 올라오면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다고 키는 잠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저 빨간 도리이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키는 그 안을 들어가며 도리이를 왜 세우는지, 세운 사람들의 정보가 기둥 뒷면에 있다는 등의 설명을 합니다. 음, 물론 서비스는 언제나 요구되기 전에 제공하는 것이 옳습니다.



왜 그 뒤의 사진이 없는지는 모르지만 꼭대기까지 오르지는 않고 중간, 그러니까 세 번째 봉우리까지는 갔습니다. 거기서 도로 내려와 신사 옆의 상점가로 갑니다. 여기서 또 일행들에게 보여야 할 것이 있었거든요.



이 여우 센베 말입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선물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관심 없이 지나갑니다.(키무룩)


그 앞의 야츠하시 상점도 여기가 본점이라고 설명했지만 두 분 모두 딱딱한 센베를 좋아하지 않는지 그냥 지나갑니다. 센베를 좋아하는 키는 한 봉지 사고 싶었지만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구입을 못했습니다. 뭐, 괜찮아요. 사실 야츠하시보다는 한국에서 무게 달아 파는 그런 전병을 더 좋아하니까요. 대신 그걸 사면 체중 감량이 아주 곤란하기 때문에 가끔만 삽니다. 아주 가끔만.



쌀역에서 교토로 돌아가는 열차는 드물게 옵니다. 그래서 싸늘한 가운데 조금 오래 기다렸네요. 교토역으로 돌아가서는 일단 숙소에서 쉬자고 합의를 하고 올라갑니다. 오후 4시쯤이었나, 아니, 넘었을 겁니다. 들어가면서 로손에 들러 CD를 찾고, 호텔로 가서 프론트에서 열쇠를 받아 방에 올라갑니다. 짐들은 모두 얌전히 방에 올라갔네요.


트윈룸에 임시 침대를 하나 놓아서 침대가 총 셋. 그리고 키는 창가 자리를 쓰겠다고 고집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다른 두 침대는 가까이 붙어 있거든요. 거기에 원래 춥게 사는지라 창가 옆이라고 해도 그리 춥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지난 달 키의 자취방 가스비는 23000원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듣고는 너무 춥게 사는 것 아니냐 하셨지만 그럭저럭 괜찮은걸요. 물론 싸늘하긴 합니다.




창가에 놓인 침대는 좁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는 별 문제 안됩니다. 평소에도 그렇게 굴러다니는 성격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창가자리는 언제나 좋습니다.





키가 주문한 물건과 부탁받은 것들입니다. 상자는 크지만 사실 속 내용물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다른 분들이 잠시 쉬겠다며 침대에 누운 동안 키는 상자를 다 열어보고 물건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워낙 여기저기서 중구난방으로 도착했던 터라 당장은 확인하지 못하고 나중에 하겠다 생각하며 정리만 합니다. 캐리어에 담을 거라면 아무래도 상자 안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가장 큰 상자를 잘라 조립합니다. 그리하여 부피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모두 제일 큰 상자에 넣고 접어 원래 부피의 25%로 줄입니다. 뭐, CD나 DVD는 그렇게 못하죠.



그렇게 캐리어를 정리하는 사이 일행들은 단잠에 빠집니다. 새벽 일찍부터 움직였을 터라 그렇게 자게 두고 키도 휴식을 취합니다. 택배 정리하면서 나온 쓰레기는 다 분리수거 하지요. 그렇게 완료하고는 6시쯤 일행을 깨워 교토역 이세탄의 식품매장으로 갑니다.


교토역은 여러 번 왔으니 들어가서 기념품 살만한 곳을 소개하고, 또 식품매장 두 층을 함께 돌아봅니다. 저녁은 안 먹겠다는 말에 일행들이 저녁거리를 사들고 호텔에 가서 먹자고 하여 도시락과 푸딩을 구입합니다. 그리고 돌아올 때 편의점에 들러 간식도 삽니다.






그러고 보니 캐리어에 자리가 그리 많지 않아 저 컵라면은 이번에도 못샀네요. 푸딩은 무난했지만 사실 먹고 싶은 케이크는 따로 있었지만 결국 못 먹었습니다. 끼니를 더 중시하시는 분들이라 케이크 살까 할 때마다 먹을 배가 부족하다는 답이 돌아왔거든요. 혼자 먹을 수는 없으니 결국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먹은 케이크는 ... 마지막날에 나옵니다.



딸기도 샀는데 딸기보다는 파인애플을 더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맛있거나 향이 강하거나 하지 않더라고요. 저 규동 도시락은 구입하면서 양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저 도시락통이 함정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키높이 구두를 생각하면 됩니다. 젓가락을 넣었는데 의외로 깊지 않아서 양은 딱 여자 1인분이더라고요. 그러니 사진에 보이는 것과 과일까지 먹고 나면 저녁을 제대로 먹은 겁니다.



그 부분이 문제이긴 합니다. 키는 보통 10시에 잡니다. 아침에는 새벽같이 일어나지요. 아니, 새벽같이가 아니라 새벽에 일어납니다. 그 때문에 저녁을 늦게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아 잠을 설칩니다. 근데 옆에서 일행들이 먹고 있으면 식욕이 돌게 마련이지요. 조금씩 야금 야금 먹다보니, 결국 여행 다니는 내내 몸이 부어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로 조금 예민했던 데다 저녁도 먹고, 잠도 설쳤고, 아침에는 새벽에 깨고 이러니 안 피곤할 리가요. 여행 내내 힘들었던 것은 이런 이유가 큽니다.




그래도 이날은 10시에 잠들었는데 고이 잠들지는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계속)




덧붙임. 질문을 하면 옆에서 제깍제깍 뭔가 답변이 나오니 딱히 검색하려고 핸드폰을 꺼낼 이유가 없지요. 하지만 오기 전에 미리 공부 좀 하고 오시지.;ㅂ; 아니면 아예 공부할 생각이 없었는데 대답을 잘하니 신기해서 더 질문이 나온 걸까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실제 여행을 가게 된 두 사람-각각 MC, SC로 지칭-은 교토여행이 처음입니다. 그러니 여행 코스는 상대적으로 편하게 짤 수 있지요. 업무 폭탄이 떨어져 여행을 못간 DB는 교토를 돌아본 적이 있어 주요 유적지는 갔다고 하지만 다른 둘은 그렇지 않으니 명승지를 골라 가면 됩니다. 사실 DB는 그래서 여행을 상대적으로 쉽게 포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미 가본 곳이고, 안 갔다고 해도 그 다음에 가도 된다는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키의 짐작일뿐이고 진짜 어떤지는 모릅니다. 추측이니까요.


어쨌건 키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주요코스를 이틀로 나눴습니다. 도착한 첫날은 일단 아라시야마. 점심 즈음 교토에 도착할 것으로 생각하면 아라시야마에 가서 두부를 먹고 구경하면 되겠다 싶습니다. 그러고 시간되면 교토역 둘러보고요.

이틀째는 동산에 있는 유명한, 자살희망자가 많기로 유명한 곳에 갔다가 그 아래 언덕 두 개를 지나 기온으로 나와, 유명한 시장에 가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설렁설렁 가는 거죠.

사흘째는 그보다 북쪽에 있는 유명한 은색 절을 갔다가 산책로를 걷고, 기독교계 대학교에 들렀다가 그 다음 일정을 결정하자 싶었습니다. 하여간 여행 일정은 대체적으로 느슨하게 잡고 다른 분들이 어디를 가고 싶어하는지 맞춰 가기로 했습니다.


네. 이번에도 집사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팝니다. 일정은 그 때 그 때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생각보다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그 때마다 대응을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그 당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혼자 다닐 때는 내킬 때 숙소 들어와 쉬고, 내킬 때 카페 들어가고 하면 되니까요.





빌린 모뎀을 들고 기다려 만나서, 셀프 체크인을 하고 제 가방만 수화물로 부칩니다. 다른 사람들은 기내용 가방을 가져왔더군요. 아침 일찍 출발하는 건데도 사람이 많습니다. 오전 6시. 아직 잠자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왜이리 북적북적한가요. 하여간 키는 정신 없는 분들을 이끌고 일단 롯데면세점에서 상품을 인도 받고 신라면세점에 들릅니다. SC님의 동생이 향수를 부탁했는데 그게 이 매장에만 있는 모양입니다. 그냥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이 편하지 않나 생각하지만 그런 것에 익숙한 분이 아니니까요. 눈이 좋다는 평을 가끔 듣는 키는 면세품 인도장에서 신라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견하고 건넵니다. 100달러 이상이라 그 자리에서 1만원 할인 받을 수 있어요.

이차저차 면세점에서 구입하는데 시간이 걸려 시계를 보니 탑승 시작 20분 전입니다. 빵집에 줄을 서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얻어먹습니다.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두 분이 집사를 긍휼히 여겨 사주는 것쯤은 얻어먹어도 됩니다. 맛은 딱 파리빵집맛이네요. 하지만 탑승 시작이 된 터라 서둘러 먹고 서둘러 마시고는 항공기에 탑승합니다.



항공기는 자리배치가 2-4-2입니다. 가운데 4에 셋이 나란히 앉습니다. 면세점 카탈로그가 굉장히 두껍네요. 살 것은 없지만 언젠가는 사고 싶다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것이랑 관계 없고요. 나중에 발렌타인 30년산은 한 병 사보고 싶습니다. 부모님 드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몫으로요. 술 마시지도 못하면서 괜히 그런 생각을 하며 키는 들뜹니다. 사실 키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여행 전, 공항에서는 살짝 들떠 있지 않나요. 음, 뭐라고 해야하나. runner's high나 sugar high처럼 살짝 머리가 도는 겁니다.




그 와중에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나 싶어서 찍은 사진. 하지만 키는 스타워즈의 팬이 아니니 그냥 사진으로 만족합니다.






마음이 급해 기내식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아주 차가운 샌드위치네요. 오른쪽의 T 얼굴에 가려진 부분에는 작게 자른 감자를 익혀 버무린 감자샐러드가 있습니다. 으깬 감자가 아니라 감자의 아삭거림이 살아 있습니다. 샌드위치는 오이와 토마토, 햄치즈였다고 기억합니다. 오렌지 주스는 단번에 들이켰지요. 물도 챙기고 커피도 마십니다.

그 와중에 키 옆에 있던 MC가 중얼거립니다. '이런, 또 샌드위치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샌드위치 안 먹을걸.'

파리빵집에서 산 것이 샌드위치였거든요.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라 잊고 있었는데 샌드위치가 이렇게 나올줄은 몰랐습니다. 기내식으로 간식빵이 나올 거라 말할 걸 그랬나요.(키무룩)



여행 가기 전에 M님이 팁을 주셨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녹색창구 2층에 외국인 전용창구가 따로 있다고요. 이코카하루카를 사려면 2층으로 가야한다고 합니다. 가방 들고 올라가기는 어려우니 아래에 캐리어를 두고 올라가라 이야기도 하셨지요.

일단 간사이공항 입국수속의 줄은 길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뛰어서 생각보다는 빨리 입국수속을 받습니다. 수화물은 얌전히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걸 끌고 입국 수속하고, 다시 또 열심히 뛰어서 녹색창구에 닿습니다. 11시 조금 전. 음, 하루카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만 있고 오래 기다려야 하니까 가능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하여 키는 두 분께 캐리어를 맡기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가 카드 세 장을 구입해 옵니다. 미리 물어서 키티를 받을지 일본 전통 그림으로 받을지 확인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지나 카드를 무사히 구입하고는 내려옵니다. 11시. 휴우. 11시 16분 열차는 놓치지 않겠네요.




자유석 칸도 사람이 많습니다. 일단 되는대로 자리에 앉아 기다립니다. 키는 와이파이 모뎀을 켜고 일행에게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가르쳐줍니다. 인천공항에서 미리 일러둔 덕분에 두 사람은 로밍 없이 와이파이를 사용하기로 합니다. 음, 근데 제대로 썼는지 모르겠어요. 핸드폰 설정을 바꿨으니 그랬을 거라 믿는 수밖에 없지요.

하여간 메일 보낼 때 와이파이 모뎀 들고 간다는 이야기도 썼지만 그게 뭐였는지 모른 모양입니다. 자동 로밍이 되느냐 물었으니 말입니다. 키는 기억을 더듬어 데이터가 문제고, 그건 와이파이만 사용하는 것으로 설정을 바꾸면 되고, 그러면 문자와 통화요금만 챙기면 된다고 가르쳐 줍니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여행 갈 때 키가 자기 핸드폰을 로밍해서 들고 간 것은 기억에 없습니다. 여행만 나가면 핸드폰을 꺼두니까요. 핸드폰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이코카하루카를 사겠다고 결심한 것은 하루카 왕복권에 이코카, 즉 한국의 티머니카드 같은 것을 주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찍어보니 카드에는 1500엔이 들어 있더군요. 여행 다니는 동안 버스 1일권도 안쓰고 카드를 유용하게 잘 썼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 다시 다루지요.



숙소에 체크인합니다. 숙소 사진은 미처 찍지 못했지만 교토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입니다. 뉴한큐, 혹은 신한큐. 도착 시각이 오후 1시 경이어서 일렀던 지라 아직 체크인은 안된다길래 짐을 맡깁니다. 그리고 아마존에서 주문해 호텔에 도착한 짐들도 확인합니다. 아마존 주문 중 날짜가 간당간당해서 키를 걱정하게 만들었던 것도 다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키는 도착해서 체크인할 때도 분리 주문되어 날아온 물건들이 어떤 건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어질어질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주문자는 셋, 주문품은 주문자에 따라 G1+J(1+1)+P(1+1+1+1)로 나뉘었거든요. 부탁받은 것이 하나 더 있었고, 각각을 수령지에 따라 나누면 M1+(G1+J1)+(J1+P1+P1+P1)입니다. P1 중 하나는 주문품이 여행 기간 중에 도착할 것 같지 않아서 취소해서 사라졌습니다. 키가 여행 전에 물품 주문 건으로 머리를 싸맸던 것도 저 복잡한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건 괜찮은데 P의 주문품은 총 15종에 네 곳에서 주문 확인 메일을 받았습니다. G는 두 곳, J는 두 곳. M님의 몫은 아예 따로 주문을 하셔서 저는 찾는 것만 했습니다.


하여간 호텔에서 받아야 했던 J1+P1×3은 전부 도착했습니다. 네 개의 택배 상자를 확인하고 짐을 맡긴 뒤, 잠시 쉬었다가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멀리 가지 말고 그냥 교토역 쪽에서 해결하자 싶어 교토역 앞 지하, 포루타로 갑니다.



나중에 MC가 언급한대로 교토역 지하의 포루타는 교토나 간사이 지역에서 먹을만한 음식을 편하게 모아 놓은 곳에 가깝습니다. 돌아다니며 괜찮은 것을 고르자고 합의했는데, 그 때까지 밀가루만 먹었으니 이번에는 밥을 먹자고 MC가 말합니다. 충실한 집사답게, 키는 지하의 음식점 안내 그림판을 보고 하나 하나 통역합니다. 여기는 함박스테이크, 여기는 라멘, 여기는 가격이 조금 비싸고요, 여기는 돈가스. 근데 여기 도요테가 있네요. 코요테가 아니라 도요테. 물론 실제 발음은 다르지만 오사카에서 유명한 그 가게말입니다. 키가 여기 괜찮을 것 같다고 함박스테이크와 밥이 나올 거라 추천하자 다른 곳은 적절한 대안이 안된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동합니다.





그러고 보면 포루타에서 밥을 먹은 것은 한 번 정도라 여기가 들어와 있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사람이 많아 기다리면서 음식 모형을 보고 각각을 설명하고 안내합니다. 이것이 집사의 자세! 세트메뉴와 단품이 어떻게 다른지도 설명합니다. 하지만 모시는 분들이 묻는 모든 것에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키도 도요테는 처음이니까요.



3명이라고 이야기하고 조금 기다리니 자리로 안내합니다. 10-15분? 그 정도 기다렸나봅니다. 자리 잡고 앉아 각각의 주문을 확인하고, MC와 SC가 도요테 정식을 고를 때 토마토찜함박을 선택합니다. 피곤해서 그런지 조금 스튜 같은 것이 먹고 싶었거든요. 직원을 불러 주문하는 것도, 그리고 빵과 밥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도 키의 몫입니다. 일행은 한자를 읽을 줄은 알지만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것은 키뿐입니다. 키의 일본어 수준이 얼마냐고 MC가 묻기도 했는데 솔직히 잘 모릅니다. 그냥 중간 정도라고 생각할뿐이지요.






일본어를 듣고 해석해서 대응하는 것은 총무이자 가이드인 키의 몫입니다. 공동비용도 모두 키가 사전에 환전해서 쥐고 있고, 각각의 개인비용만 들고 왔으니 문제 없습니다. 넉넉하게 엔화를 들고 가 혹시 더 필요하다면 환전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그 사이 엔화가 올라서 개인 환전을 해도 손해보는 일은 없었습니다. 950 고정 환율로 바꿔줬거든요. 그래봐야 MC만 두 번 환전했습니다.






런치 세트를 주문한 터라 토마토가 나옵니다. 이게 전채인데 구성이 참 재미있습니다. 바닥에는 참치를 넣은건가 싶은 마요네즈샐러드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껍질 벗긴 차가운 토마토를 앉히고 케찹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를 뿌립니다. 근데 이게 아주 맛있네요. 토마토가 찰진 것이, 입에서 차갑게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충분히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잠시 뒤 나온 도요테 함박. 구운 감자와 채소, 포일로 포장한 고기가 나옵니다. 내오는 직원이 뜨거우니 포일을 칼로 자르라는 것도 잊지 않고 번역해 알려줍니다. 그 뒤에도 내내 키는 음식점 통역을 맡았지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문도 도맡습니다. 들어갈 때 몇 사람인지, 들어가서 메뉴 결정한 것 직원 불러 전달하고, 음식 나오면 누구 음식인지 정리하고, 마지막의 계산까지. 아, 물론 계산 후에는 영수증 모아 수첩에 적어두었다가 정산용 엑셀파엘에 정리합니다. 뭐, 혼자 여행할 때도 하는 일이니 가이드가 되어서도 합니다. 총무 겸 집사니까 당연히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조금은 씁쓸합니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행복합니다. 다른 두 분은 밥을 시켰지만 키는 빵을 시킵니다. 나온 음식을 보고 다른 분은 '또 빵?'이냐며 놀라는데 키는 밀가루를 선호합니다. 그런 고로 빵을 무시하는 어느 혼자미식가™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토마토소스에 넣고 찐 함박 스테이크는 당연히 맛있습니다. 새콤한 토마토 소스, 그리고 한 면만 익힌 달걀프라이. 이 둘의 조합은 최고입니다! 참 맛있게 잘 먹었지요.




그리고는 여기서 느긋하게 수다를 떨다보니 두 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이제 슬슬 다음 장소로 이동할 시간이니 집사인 키는 두 분을 안내하여 교토역으로 들어갑니다.



(계속)




덧붙임.

읽어보시면서 대강 느끼시겠지만 키는 집사니까 당연히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즉, 동행인이 말하지 않아도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그게 사실은 포인트이자 문제죠.


이 제목이 무엇의 오마쥬인지 아시는 분은 나이가 좀 있으신 분입니다. 『Key the metal idol』이란 옛 애니메이션이 있었지요. 그리 행복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기억하는데 본 적이 없으니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여행을 마무리 지으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언가를 잡아채고 보니 저거더군요. 철의 집사, Kirnan. 하지만 다 쓰면 기니까 줄였습니다. 거기에 원래 집사는 butler보다는 steward가 맞겠지만 운율을 맞추다보니 그리 되었네요.



동행자들이 혹시 보게 될지 몰라 이하의 모든 여행기는 가게와 일정을 적절히 돌려씁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댓글 주시면 덧글로 달아놓겠습니다. 어차피 유명한 가게들이니 묻지 않으시고 적절히 검색하셔도 나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글에서 Metal Butler인 Ki, 키가 됩니다. 모쪼록 즐기옵소서.





여행의 발단은 1년 전이었습니다. 1년 전, 예전 직장 동료들과 모인 자리에서 여행 같이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모임의 막내인 키가 총무를 맡아 적금을 들기로 하고, 장소 등은 이후에 결정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막상 장소 결정할 때가 되자 키는 저도 모르게 자주 다녔던 간사이, 그 중 교토를 장소로 잡습니다. 3박 4일의 일정으로 하고, 아침 비행기로 출국, 귀국을 하기도 하면 실제 쓰는 것은 약 3일이지요. 평소 잘 짜는 코스로 해서 잡아 들이밀자 다들 바쁜 일이 있던 터라 결정권은 맡기겠다고 하여 키가 전체 여행 계획도 맡습니다. 이것이 무덤으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였다는 것을 몰랐던 겁니다. 아니, 그 때는 그게 터널일지 무덤일지도 몰랐지요. 원래 다 그런 겁니다.



교토 3박 4일. 그리고 항공권도 미리 골라 놓습니다. 처음에 가기로 한 인원에서 한 명 줄어 항공권 예약은 넷만 합니다. 넷이 되어도 그 중 키가 막내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입금 금액과 적금 금액에 대한 알림 메일을 보내고, 만기가 될 때쯤 항공권을 예약합니다. 하지만 예약하면 뭐하나요. 여권정보가 모이지 않았는 걸요. 그래서 서둘러 연락을 취해 여권 정보를 모으지만, 여권을 찍어 메일로 보내면 될 걸 그렇지 않아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 저런 일들을 다 뒤로하고 간신히 항공권 예약을 했는데, 출발을 한 달 하고 얼마 남긴 시점에서 한 명이 사정이 생겼다며 취소를 합니다. 다행은 아닙니다. 항공권 취소시 3만원이 아니라 그 몇 배되는 수수료를 물어야 했거든요. 수수료를 제외하고 보낸 뒤에도 트윈 두 실을 잡았던 걸 트리플 하나로 다시 수정합니다. 트윈 두 실 예약할 때도 취소한 그 분-DB라고 해두죠-이 숙소가 더 저렴한 곳을 찾는다거나, 대욕장이 있는 곳을 찾는 통에 조금 골치가 아팠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날 아침 비행기라 9시까지 공항에 가야하고, 하루카의 배차 시간이나 아침에 타고 가는 것을 감안하면 절대로 교토역 앞에 있는 숙소여야 합니다.

그 숙소 예약도 마지막 날은 조식을 안 먹으니 조식 먹는 걸로 이틀, 안 먹는 것으로 하루. 이렇게 예약을 따로따로 합니다. 당연히 앞서 예약한 트윈도 그랬습니다. 키 스스로가 고생을 자처한 것이니 뭐라 하나요. 매번 예약할 때마다 호텔 사진과 가격 정보를 비교해서 보내고 허락을 구합니다.


솔직히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메일을 매번 받고 읽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보의 홍수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말입니다...


"솔직히 말해 메일 다 안 봤다? 여행 오기 전날 몰아서 한 번에 다 봤어."

"나도 그래요. 마지막에 출력해서 다 훑어 봤지."


란 말을 들으면 허탈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고맙다는 말을 저렇게 돌려 하는 건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은 기운 빠집니다. 하지만 기운 내라고 보낸 것도 아니고, 키 스스로가 자처한 거니까요. 그러면서 키는 점점 집사로 거듭납니다. 이걸 성장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개인 환전 엔화는 알아서라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물어오는 분-MC라고 해두죠-이 있네요. 아침 6시에 인천공항에서 보자고 했더니 메일 보내고 한참 뒤에 전화해서는 '인천공항 철도는 5시 40분 출발인데?'라고 하시네요. 키는 집사니까 충실하게 그 분이 타는 정류장을 물어보고는 언제 버스가 지나가는지 확인해서 메일 주겠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답변 메일에서는 몇 번 버스인지, 버스 정류장이 어딘지, 차고지에서 첫 차가 몇 시에 가는지 알려줍니다. 그리고 키는 답장으로 '최고!'라는 답변을 받고는 헤벌쭉 웃습니다.




그리고 키의 고행은 시작됩니다.(먼산)






덧붙임.

여행기는 위의 글처럼 기술합니다. 마지막 날의 일정에는 어머니가 파악한 '네가 이 여행에서 탈력한 이유'가 등장할 겁니다. 그 이유를 들으니 이해가 되더군요.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러면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9시까지 공항에 가면 되겠다 싶어 쇼핑할 겸 일찍 0715 하루카를 타려했는데 말입니다.... 차량 트러블로 운행준지. 이야아아아!


덕분에 0749 하루카는 만석에 입석이군요.


오늘도 무사히. 안 가려던 아라시야마를 두부 요리 때문에 가는건 내키지 않지만, 막내는 따라갈뿐입니다. 혹자는 이걸 시다바리라고 하죠.


그 분ㅡㄹ이 이 블로그의 정체를 아시년 안되는데 말입니다. 저, 해우소가 필요하다니까요?

그리고 오늘도 무사히. 오늘은 저녁 안 먹으렵니다. 아침에 부었어요.ㅠ

귀가 아픈 것이.... 오늘은 감기약 먹고 자렵니다. 오사카는 덥더니 교토는 추워요. 구름이 있어 서늘한....


커피 잔뜩 들이붓고, 또 행사 협조 다녀오겠습니다. 크흡.;ㅂ;



점심 전에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요.ㅠ_ㅠ


아이허브에서 콩과 기타 등등을 구입할 때 같이 구입했던 Chocolove의 초콜릿입니다. 나와있듯이 아몬드와 바닷소금 다크초콜릿이고, 55% 다크 초콜릿이었지요.


실제를 사진으로 찍은 것은 없는데, 당연하지만 밀크초콜릿보다 더 쓴맛이 강합니다. 짭짤한 맛도 감돌긴 하지만 주역은 역시 아몬드랑 초콜릿이지요. 문제는 그 부분이었는데.... 의외로 초콜릿과 재료들이 따로 놉니다. 아몬드 따로, 쌉쌀한 초콜릿 따로, 소금맛 따로. 이 셋이 어우러져 함께 입에서 놀아야 하는데 왜 제각각일까요. 초콜릿의 쓴맛과 아몬드 맛, 소금맛이 따로 노는 느낌이라 입에 안 맞았습니다. 오히려 그게 다행이었던 게, 이 초콜릿 하나 먹는데 사흘 이상 걸렸습니다. 네 번 나눠먹었을 겁니다. 만약 이게 로이스의 아몬드초콜릿이었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하나 홀랑 다 먹었을 걸요.


체중조절하는 입장에서는 적절한 초콜릿일지 모르지만 제가 먹기 위해 구입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하하.;




관련글: 화요일의 잡담: 연말연시에는 주문하지 맙시다



아버지가 부탁하셨던 물품 15가지(...)는 한 번에 주문했지만 총 4곳에서 준비중이었다. 아마존 직접 배송을 제외하면 다른 세 곳에서 나눠 주문했던 것이다. 아마존은 A로 놓고 나머지는 각각 BCD로 치환한다.


A: 물품 하나가 미발송되었다. 다른 물품은 이미 1월 1일에 도착했으나 하나는 미발송 상태로 계속 대기중. 이쪽은 아주 간편하게 그냥 취소버튼을 눌러 주문을 취소했다.


B: 어제 주문 확정 메일을 보내고 저녁 때쯤 발송 메일이 날아왔다. 아슬아슬하게 9일 도착 예정.


C: 오늘 메일을 보내와, '우리가 12월 30일부터 1월 3일까지 쉬었다. 4일인 오늘 주문을 확인하고 물품 확보중인데 주중에 물량이 들어올 것 같다. 들어오는 대로 발송하겠다. 시간이 걸려 미안하다. 취소하려면 연락해라.'라고 하여 취소하였다. 이게 1월 7일부터 11일 사이에 도착할 것이라 했던 물건.


D: C를 처리하고 나니 아무런 메일이 없는 이쪽이 걱정되더라. 그리하여 취소 요청을 했다. 그랬는데, 방금 전 메일이 날아왔다. 발송. 그리고 확인해보니 도착 예정일 10일. ... ... ... 체크아웃하면서 호텔쪽에, '물건 미수령이니 그냥 반송처리 해달라'고 말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다만 출발지가 오사카고 도착지가 교토라는 점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오늘이 화요일이니.... 부탁이건데 토요일까지만 도착하자. 하하하.;ㅂ;




나아가고 있던 코끝의 포진이 도로 복귀할 것 같은 생각도 드는데. 크리스마스도 지났으니 루돌프코는 이제 그만하자. 하하하;ㅂ;



1월 6일부터 10일까지 교토로 여행을 갑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부탁할 것 없냐 물은 뒤 여러 물품을 부탁받았습니다. 이런 것이 대리 쇼핑의 즐거움이지요. 하지만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라.....


12월 30일에 아마존 주문을 했습니다. 수령지는 교토역 앞 로손과 숙소였지요. 연말연시에는 쉬는 가게들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30일에 한 것은 나름의 계산이 있었던 겁니다. 31일까지 일하는 곳은 빠르면 4일에는 도착할 것이고, 늦어도 그 주 안에는 도착할 것이라 본거죠. 너무 빨리오면 수령일이 당겨지거나 호텔에서 오래 보관해야 하는 일이 생기니까요.

그랬는데...

데......


다른 건 괜찮았습니다. J군이 부탁한 DVD 한 장은 주문했지만 제가 주문하기 전에 바로 품절이 되었는지 주문 자체가 취소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주문을 넣었는데 다행히 여행 기간 중에 도착할 모양입니다. 문제는 아버지의 주문분인데, 물품의 특성상 아마존 보유가 아니라 마켓에서 내놓는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이래저래 맞춰 주문을 넣었더니, 마켓 중 두 곳은 제대로 발송했지만 한 곳은 30일부터 3일까지 쉬었다며 이번 주 중에 물건이 도착하면 발송하겠다는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아마존에 고이 메일을 보내 취소 요청을 보냈고요. 한 곳은 아예 집하중이라는 상황만 보여주고 업체로부터 메일도 안옵니다. 어제 메일 온 곳은 오늘 발송한 모양이고요.

아마존이 직접 배송하는 것은 괜찮은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주문 물품 중 하나가 미발송이래요. 이야아아. 해당 물품만 취소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제게 날아온 카드 결제 문자가 조금 많이 꼬였습니다. 물건 찾는 데도 골치 아프겠네요.


오늘 퇴근하면 잊지 말고 주문 된 것과 아닌 것을 나눠서 체크해야겠습니다. 그냥 PDF로 들고 가려고 했더니 헷갈려서 안되겠어요. 흑흑흑.


카페뮤제오에서 할인하는 것을 보고 구입하나 마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은 덥석 구입한 안캅포트. 크리스마스 주말이 지나고 며칠 뒤에 도착했습니다. 아예 전용 상자에 담겨 왔더군요.





그리고 그 포트는 생각보다 작았습니다. 제가 떠올렸던 크기는 무인양품에서 나온 티포트인데 그보다는 살짝 작은 느낌이네요. 거기에 색은 푸른빛이 도는 흰색입니다.






태공의 전용 목욕탕으로 삼아도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의 알맞은 크기네요. 1인용 밀크티 끓여 담아 놓으면 딱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쓸 날은 며칠일런지. 있는 포트도 잘 안 쓰면서 말입니다. 그보다 설거지가 번거로우니 밀크티는 그냥 머그에 담아 마시는 것이 제일이지요.


사무실로 배송받은 터라 집에 들고 가진 않을 겁니다. 과연 언제쯤 제대로 써볼 수 있을라나요.


엊그제 다친 왼손 엄지손가락은 상처가 대강 아물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상처 위에 바로 붙인 종이테이프가 너덜거려 다른 것으로 갈겠다며 떼다가 상처가 도로 찢어졌네요. 하하하하하하. 이런 바보가. 하하하하하하하.

그리하여 도로 묵입니다.-_-;

(그리하여 사진은 생선묵...?)



연말연시가 엮여 미리 주문할까 했던 아마존 장바구니를 12월 30일에 털었는데, 아직도 발송안된 물품이 여럿입니다. 젠장. 귀국은 10일이니 최소 9일까지는 도착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게 또 애매한게, 1월 1일에 이미 도착한 물건도 있고, 7일에서 11일까지 도착할거라는 물건도 있고 6일에서 10일까지 도착할 거라는 물건도 있습니다. 오늘이 4일. 아슬아슬하긴 한데 내일까지 두고 보고, 아예 발송일 자체가 뜨지 않은 물품은 삭제하렵니다. 흑흑흑.


그리고 이렇게 속태우는 아마존 주문품 중 제 물건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게 더 열받는 이유죠. 배송 문제가 생긴 것은 모두, 모오오오오오오두 아버지의 주문품입니다. 하하하하하하. 근데 사다 드리겠다고 한 것이 저라서 아무말 못하고 뒤처리 중이라니까요.

『아이고, 폐하!』는 조아라 연재작입니다. 지금은 본편이 모두 삭제되어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부분이랑 공지글만 남아 있는데, 블로그에 기록한 조아라 독서기를 보면 2014년 말부터 2015년 5월까지 연재되었던 모양입니다. 완결 후 얼마되지 않아 출간예고와 함께 습작되었지요. 그래서 이제나 저제나 책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작가님 블로그를 안 보던 사이 12월에 이미 출간되었더랍니다. 진작에 알았다면 예약부터 걸어 놓았을 것을요. 크리스마스 즈음에 크리스마스 외전과 함께 이벤트 공지가 올라온 것을 보고 냅다 주문한 다음 음흉한 속내를 감추고 책을 읽었습니다. 뭐, 이차저차 일이 바빴던 데다 아껴 보느라 실제 읽은 것은 2015년이 아니라 2016년입니다. 읽기 시작한 겻은 12월 30일이지만 다 읽은 건 오늘 아침 출근길이었으니까요.



부제일지 대등서명-전공 나오는군요-_--일지 영문제목이 'once upon a time, oh your majesty'입니다.

옛날 옛날에 아르비타라는 제국이 있었고, 그 제국에는 빵집 그랑그랑을 운영하는 작은 마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황궁에 빵 배달하러 간 마녀는 시종장에게 덥석 붙들려 '유일한 황족!'이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황족이 모두 다 죽고 죽어 한 명도 남지 않아 황제가 될 사람은 마녀뿐이라는군요. 그럴리 없다며 항의하고는 자신을 대변할 대마녀 프리 후에게 연락했지만 확인만 받았을뿐입니다. 그리하여 평범하게,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빵집을 운영하며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던 작은 마녀는 순식간에 제국을 경영해야할 처지에 놓입니다.



총 두 권인 이 책은 외전을 제외하면 크게 두 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1권과 2권으로 정확하게 나뉘지는 않지만 읽는 도중에 반으로 나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쪽은 주인공인 마녀 시스티나 노르의 황제 적응기이고 뒷부분은 시스티나가 자리를 잡은 뒤, 자신감을 찾고 운명을 찾고 가족을 만드는 이야기라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황제 적응기 쪽이 더 흥미로웠지만 그렇다고 뒷부분이 재미없는 것도 아닙니다. 본편은 시스티나의 결혼식으로 마무리짓지만 그 뒤에는 시스티나의 주변 인물과 관련된 후일담과,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와, 국정을 떠나 잠시 여행을 갔을 때의 짧은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외전도 쏠쏠하게 재미있지만 조금 더 길었으면하는 욕심도 생기더군요. 조연들도 하나 같이 매력적인 인물이라 마음만 먹으면 『끝없는 이야기』처럼 이야기를 꺼낼 만합니다. 물론 그럴려면 절대 책 두 권으로 끝나지 않겠지요. 솔직히 전 재상인 고문이나 현 재상, 벤토아 전 공작의 아카데미 러브라인 등등도 궁금하지만 거기까지는 안나옵니다.

다시 앞 이야기로 돌아가 황제로 자리를 잡기까지 시스티나가 겪는 일은 암살 위협, 외교전, 전쟁은 아니지만 분쟁, 유력 집안 내의 이혼 조정, 공작가의 후계 지정 등입니다. 그 1년 동안 겪는 일이 이런데, 그 뒤에는 없는 예산을 쥐어짜 빈민구제비용을 확보하고, 황제가 된 가장 큰 이유에 얽힌 문제를 풀어내며, 운명을 찾고, 또 결혼을 합니다. 앞 이야기가 1권에 해당하고 순서는 조금 다르지만 그 뒤의 일이 2권입니다. 외전은 에필로그 뒤에 더 많이 실렸습니다. 2권은 외전 분량이 20%를 넘네요. 절대 적은 분량은 아니지만 보고 나면 순식간에 빵 봉지를 비워 놓고 한 조각만 더-를 외치는 심정으로 책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더 먹으면 책 분량이 너무 두껍지요. 1권도 거의 500쪽, 2권도 거의 500쪽입니다. 거의라고 하더라도 496쪽씩이니 아주 조금 부족한 수준이지요. 그럼에도 그 두꺼운 분량을 순식간에 홀랑 다 읽어내립니다. 아쉽네요. 바닥이 드러난 아이스크림통을 들여다보는 기분입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둥근보름달(양효진)님 소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주인공이 시스티나입니다. 작고 귀엽다는 점은 다른 주인공들과도 닮았지만 상당히 현실적인 인물인데다 바르게 자랐다는 느낌이 폴폴 나거든요.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남을 잘 파악하며, 빵집 주인으로 일한 기간이 길어 정보 수집에도 능하고, 그에 따라 남을 잘 부립니다. 마녀지만 먼치킨처럼 아주 강한 마녀는 아니고 생활마법에는 강하지만 그 외에는 약한 보통의 마녀입니다. 그래서 더 황제로서 훌륭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할아버지인 라킨 대제가 태종이라 치면 시스티나는 세종이나 성종처럼 내란을 잠재우고 내부적 위기를 다독여 넘기는 인물일지 모르겠네요. 로맨스판타지소설에 역사까지 끌고 들어오는 것은 희한해 보이지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주요 이야기가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이야기라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여간 보는 내내 행복했지만 장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워 또 불행했습니다. 리뷰 내려 놓자 마자 또 빵만드는 장면 찾아보러 가야겠네요.



양효진. 『아이고, 폐하!』 1-2. 가하, 2015, 각 12000원.



그러고 보니 다음에 읽을 책은 『영국과자도감』인데.... 데........ 이러다가 또 1월부터 티라미수나 스콘 만든다고 날뛰는 것 아닌가 몰라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출발한 넨도로이드 치노는 지난 월요일에 도착했습니다. 아니, 화요일인지도 모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언제 도착했는지 기억 안나네요. 본가로 주소를 넣은지라 바로 수령한 것이 아니었거든요. 31일에 귀경하니 책상 위에 상자가 얌전히 놓여있더랍니다. 왼편으로 슬쩍 보이는 건 이번에 구입한 『아이고, 폐하!』 1-2권입니다. 아껴가며 보고 있는데 장 줄어드는 것이 아쉽네요.






이번에는 단단히 포장해서 그런지 상자가 상하지 않고 왔습니다. 앞서 온 무네치카는 상자가 살짝 찌그러졌지요. 어차피 재판매 하기 전에 한 번쯤은 뜯을 것이니 상해도 문제 없습니다. 개봉을 언제 하느냐가 더 문제지요.

EMS 상자를 여는데 바닥에 뭔가 보여 집어 들어보니....





.... 굿스마일 온라인샵 주문 한정 상품. 카푸치노입니다. 생각보다 아주 많이 작네요. 하지만 넨도로이드 커피잔 크기가 맞습니다. 커피잔의 크기는 옆의 눈과 비교하시면 됩니다.





원근감 생각할 필요 없이 치노 왼손 위쪽으로 보이는 하얀색이 커피잔입니다. 저것과 같은 크기로 보시면 되고요. 하여간 언젠가 뜯어서 세팅할 예정인데, 머리에는 어떻게 할아버지를 올리는지 확인해봐야겠네요. 나~중에.


오른쪽에 보이는 김치 같아 보이는 것은 실은 단백질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연어고요. G가 크리스마스 전주에 사다놓은 연어를 나눠줬거든요. 본가에 두고 간 덕에 저 혼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집에서 연어 먹는 것은 저랑 G뿐이거든요.

연어는 한 입 크기로 썰어서 레몬이랑 조림간장을 넣고 대충 버무립니다. 제대로 즐기려면 그냥 연어만 먹는 것도 좋지만 간장맛이 배면 기름진 맛이랑 잘 어울려 좋습니다. 오히려 구워 먹는 것보다 더 마음에 드네요. 찍은 날짜를 보니 26일이었나봅니다. 체중감량 문제만 아니면, 그리고 코스트코에서 사는 것만 아니면 당장 가서 한 팩 더 구하고 싶은데........



신년의 할 일로 미뤄두었던 일을 오늘 하나 해치웠습니다.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을 하고 왔지요. 지난 11월에 하러 갔더니 예산이 이미 종료되어서 내년에 와달라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는 경우 그 검사하는 비용이 상당히 들어간답니다. 그러니까 성분 분석 검사를 말하는 것 같더군요. 하여간 이야기를 듣고 기증 신청을 하고 피를 뽑고 나왔습니다. 10년 넘게 있다가 연락 받은 사람들도 있다니까 등록하고 잊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연락이 오겠지요.'ㅂ'

다만 부모님이 뭐라 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편물 수령은 직장으로 돌렸습니다. 인터넷 검색하다가 흉흉한 기사를 읽었더니 괜히 걱정이 되어서..; 요즘에는 척추에서 바로 추출하는 것도 아니고, 혈장 성분 헌혈하듯 뽑는 것이라니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을거라 봅니다. 뭐, 기증할 일이 있을까가 더 궁금하지만요.

만약을 대비해 그동안 우유랑 단백질 섭취를 부지런히 해야겠습니다. 철분 수치가 떨어지면 안되니까요.-ㅠ-


1기만 보아도 대강의 내용 추론은 가능합니다. 물론 그 뒤를 보면 완벽하게 이해가 되겠지만, 주워들은 것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조합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BBC 셜록의 19세기 버전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쾌재와 걱정이 동시에 들었지만 훌륭히 잘 이야기를 꺼내듭니다. 맨 앞부분에는 베이커가 221B의 방이 어떤 구조인지, 21세기의 셜록네 방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고 맨 뒤에는 각 배우들을 인터뷰하는 영상이 나옵니다. 앞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뒷부분은 솔직히 상영시간을 쓸데 없이 늘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런 건 DVD나 블루레이에 수록될 Special feature에 해당하는 거지 극장에 걸어둘 정도는 아닙니다. 팬들에게는 좋지만 팬이 아니라 셜록 홈즈를 보러온 사람들에게는 불만이 많겠지요.


할리우드에서 나온 로다쥬의 셜록 홈즈보다는 이쪽이 훨씬 더 제 취향입니다. 몸으로 신나게 뛰어다니는 셜록은 제 취향에 안 맞아요. 권투는 하지만 체술 자체에는 약해서 누구씨에게 밀린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며 셜록은 이래야지! 라는 생각을 잠시. 게다가 그 전에 셜록 상태가 안 좋기는 했잖아요.


보는 내내 셜록 홈즈는 영국산이 최고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도 그런게 분명 어느 각도에서는 굉장히 못생기고 안 생긴 얼굴인데 어느 부분에서는 원서의 삽화 그 자체를 옮긴 것 같은 셜록 홈즈가 있잖아요. 인터뷰에서 그랬듯이 파마머리보다는 빗어 넘긴 모습이 컴버배치에게 잘 어울립니다. 게다가 왓슨은 콧수염을 기르니 위화감이 들지만 그 이유에 대해 투덜거리는 것도 재미있고요. 자신의 소설에 대해 소심하게 신경쓰는 모습이나, 소설에 대한 평가를 박하게 주는 주변 인물들이나 매우 즐겁게 보았습니다. 게다가 19세기와 21세기의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아서 울프가, 혹은 모 소설의 런던 후작님이 떠오릅니다. 자리에 앉아서 문제는 다 해결하지만 움직이길 싫어해서 증명은 네가 하라면서 던져주는 모습이죠.



다만 범행 동기는 조금 걸립니다. 그도 그런게 이거 자칫하면 화약고에 뇌관 던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 영국이라면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한국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에서 BBC 셜록은 여성팬이 더 많지요. 제가 들어간 관은 여성 60, 남성 40 정도의 비율이었다고 기억하지만 그래도 팬덤은 여성 강세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런 소재. 허허허. 후폭풍이 있을까 무섭습니다만........ 의외로 무난하게 지나갈지도 모르지요.



그나저나 블루레이를 어디까지 샀는지 가물가물한데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ㅁ=


고이 차단했습니다.

마, 만세! 간신히 100권 돌파했네요. 전자책이 일부 들어가 있고 안 들어간 것도 있고, 조아라 선작 목록과 겹치는 것도 있지만 넘어갑니다. 리뷰 안 적은 책들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번에는 만화는 리뷰 쓴 것만 추가했습니다. 읽은 수가 많지 않아서 안 적어도 되겠더라고요. 리뷰에 안 적은 것은 『빨강머리 백설공주』, 『문샤인』, 『G. Defend』 정도입니다. 아, 『101번째 아리스』도 있군요. 그 외에 더 있던가? 의외로 올해는 라이트노벨도 많이 안봤습니다. 조아라로 거의 때운 모양...;


일단 저자순 목록부터 올려봅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굵은 글씨는 기억에 남는 책입니다.



이걸 간단히 주제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건 도서관 분류도 아니고 서점 분류도 아니고, 제가 이 책을 읽기 전 후의 감상에 따라 크게 나눈 겁니다.


생각보다 소설이 적고 인문, 사회과학 분야가 많아서 다행입니다. 올해도 그렇게 읽어야 하는데 말이죠. 다른 분야의 책이 많은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소설류는 거의 조아라에서 충족하고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은 주로 '하루에 다 못 읽고 며칠 걸려 읽을 약간 무거운 책'이기 때문입니다. 위에 안 적었지만 그 사이 『고독한 시월의 밤』 같은 책도 보았습니다. 그렇게 중간 중간 안 적은 책도 있으니 더 보았다고 주장하렵니다. 게다가 전자책도 몇 권 더 있고요.


그리고 적어보는 올해의 책. 이건 꼭 추천하고 싶다는 것만 골라 남겨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가 꽤 많네요.


음식 및 식문화
고현철. 『매일 먹는 식빵, 어떻게 먹어야 맛있지?』, 용동희 옮김. 그린쿡, 2015, 12000원.

리뷰에도 구입한다고 적어놓고, 장바구니에 담아둔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제야 떠올렸습니다. 하여간 식빵 맛있게 먹기 위한 책으로는 참 좋았습니다. 사진도 잘 나와서 따라하기도 쉽더라고요.


후쿠다 가즈야. 『나홀로 미식수업』, 박현미 옮김. 흐름출판, 2015, 13000원.

빵으로 간단히 때우는 식생활을 비난하는 저자 앞에 식빵 책을 추천하니 기분이 묘합니다. 하지만 한 번쯤 생각하고 돌아볼만한 책이라 추천. 하지만 만약 이 책이 작년에 읽은 책이 아니라 올해 읽은 책이었다면 2016년 결산 마지막 책으로는 못 올랐을 겁니다.



주생활 및 자기관리

카림 라시드. 『나를 디자인하라』, 이종인, 미메시스, 2015, 12800원.

이모저모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준 책. 시간내서 체크리스트만 다시 한 번 뽑아볼까 싶기도 합니다.


이현지. 『처음 살림』. 나는북, 2015, 14800원.

아기자기한 신혼 살림집을 엿보는 느낌입니다. 그릇과 도구 모아 놓은 것을 보고 호시탐탐 노리기도 했는데. 비슷한 종류의 책을 여럿 보았지만 이 책이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블루베리』, 조은정 번역. 대원씨아이, 2011년, 12000원.

이 책 덕분에 올해 키울 작물(...)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걸 언제쯤 구입할지는 몰라도..;



만화
신큐 치에. 『와카코와 술 2』, 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5, 8천원.
야마자키 코레. 『마법사의 신부』1-2, 이슬 옮김. 학산문화사, 2014-2015, 5천원.
하쓰 아키코. 『곳간이 있는 집』. 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5, 8천원.
하쓰 아키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15』, 한나리 옮김. 시공사, 2015, 5천원.

『와카코와 술』은 3권도 보았을 겁니다. 안 적었네요. 『마법사의 신부)는 3권이 안나오는 ... 이라고 쓰고 검색했더니만 이번 주에 나왔습니다. 이런. 그런 줄 알았다면 오늘 홍대 다녀올 걸 그랬네요. 『3월의 라이온』 11권도 나왔으니 G에게 건네주며 겸사겸사 다녀오면 되었을 텐데.

하쓰 아키코의 신간은 언제 나오든 환영입니다. :)

(라고 적은 것이 어제. 결국 이 글 쓰고 나서 홍대 다녀왔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올리지요.)



추리소설, 공포소설 및 소설
모리 히로시.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홍성민 옮김. 작은씨앗, 2013, 12500원.

80-90년대에 아직 컴퓨터 공학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았을 시기의 이야기. 그런 분위기를 맛보는 것도 좋지만 연구라는 것에 매진하는 학자의 모습도 좋습니다. 결말에서 맥이 빠졌지만 그 앞의 분위기가 상당히 매혹적이었으니까요.


미쓰다 신조. 『노조키메』, 현정수 옮김. 북로드, 2014, 13800원.
미쓰다 신조.『백사당』,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2014, 각 14500원, 13800원.
미쓰다 신조.『사관장』, 김은모 옮김. 한스미디어, 2014, 각 14500원, 13800원.
미쓰다 신조. 『괴담의 집』, 현정수 옮김. 북로드, 2015, 13800원.

미쓰다 신조도 몽창 다 괴담 시리즈...=ㅁ= 공포소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올해의 책으로 꼽아봅니다.


미야베 미유키. 『맏물 이야기』, 김소연 옮김. 2015, 14000원.

미미여사의 『괴수전』은 구입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이달 중에 구입 넣을 예정이고요.


보석젤리. 『5월의 눈(Eyes of May)』. (개인출판), 2015.

인물 설정이나 관계 설정이 굉장히 시원시원합니다. 그리고 능력 있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범위 안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편집이나 오타는 불만이 많지만 그런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소설입니다.


서지현. 『아콰터파나 4-6』, 메르헨미디어, 2015, 각 3천원.

두말하면 잔소리. 현재 조아라에서 연재중인 『파나티크』를 제외하면 조아라에서 건진 가장 취향에 맞는 소설입니다. 읽으면서 종종 『19세기 자장가』를 떠올리기도 하지요. 하여간 완결이 아쉬울 작품입니다.


후지키 린. 『바티칸 기적 조사관 1: 검은학교』, 김혜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5, 9800원.
藤木稟.『
大年神が彷徨う島 探偵・朱雀十五の事件簿』. 角川書店, 2014, 778엔.

후지키 린의 소설 둘. 이 둘도 손에 꼽을만 합니다.



인문학 및 사회과학
모타니 고스케, NHK히로시마 취재팀.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김영주 옮김. 동아시아, 2015, 15000원.
빌프리트 봄머트. 『빵과 벽돌: 미래 도시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 김희상 옮김. 알마, 2015, 16000원.

지역경제, 자급자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들. 요즘 이런 책을 많이 보는 군요. 인류 멸망이 머지 않아서 그런가.(...)



과학
빌리 우드워드. 『미친 연구 위대한 발견: 세상을 구한 사이언스 히어로즈』, 김소정 옮김. 푸른역사, 2011, 25000원.
크리스 임피.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강환 옮김. 시공사, 2013, 19000원.
스반테 페보.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 네안데르탈인에서 데니소바인까지』, 김명주 옮김. 부키, 2015,18000원.

과학 분야는 세 권 모두 매우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세 권 모두 다시 보게 될지는 미지수네요. 구입한다 한들 다시 손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건축
中村好文. 『中村好文 小屋から家へ』. TOTO出版, 2013, 2376엔.
허은순. 『우리 집 어떻게 지을까?』. 디자인하우스, 2015, 16000원.
아래쪽은 집짓는 과정을 건축주의 입장에서 굉장히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흥미있게 보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큰 집을 짓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 하나하나가 재미있더군요. 집짓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살고 싶은 집은』과 함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취향으로만 따지면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아래는 건축 실제라고 하면 위는 건축 후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여주지요. 보고 있노라면 내 집은 어떻게 짓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중 올해의 책을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中村好文 小屋から家へ』. 여기에 체크리스트 때문에 다시 볼 『나를 디자인하라』를 추가하고 싶네요. .. 적고 보니 저도 의외.....; 아무래도 앞으로 제가 갈 길의 앞을 밝히는 책이라 그런가봅니다.:)



설명은 포스터로 대신합니다. 데헷! >ㅁ< 조조로 예매했으니 이제 곧 나가야죠.

한줄 감상: 재미는 있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그런 식생활로는 안돼!'라고 훈계하는 책.


보충하자면 이 사람의 미식론과 식문화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한 번쯤 자신의 식생활과 식문화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니 볼만합니다.



작가가 추천하는 식생활은 그야말로 고급. 미식의 극의를 향해 달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카이바라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프랑스 요리 풀코스를 좋아하고, 가이세키도 즐기며, 유명 음식점을 방문해 여기가 좋다, 여기는 어때서 싫다라고 즐기는 풍류가라는 느낌입니다. 간단히 말해 서민의 식생활에서 바라보면 저거 뭐야 싶은 사람. 다른 것보다 '라멘집에 줄서가면서 먹는 사람은 이해가 안된다'라든지 '점심을 빵으로 먹는 건 말도 안된다'고 하는 말 때문에 제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죽 끝까지 읽어보니 이 사람의 식생활 철학은 이해하지만 동감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책인거죠.


포스트잇을 붙여 가며 적을 부분을 찾았는데 이번에도 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도 많아서 일부는 그냥 메모하지 않고 넘어가는데 매번 종이 포스트잇을 쓰니 재활용이 어려운데 차라리 비닐로 된 것을 쓸까요. 이것도 매번 고민되네요.



p.17

나한테는 라멘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만큼 맛있다고 반박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자신만의 음식 취향이 없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앞부분은 무리 지어 먹기를 다룹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이 간다는 이유만으로 유명한 라멘집에 줄을 선다'는 문장이 있는데.. 도대체 이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이 뭘까요. 앞부분의 무리지어 먹기와 위의 인용을 묶어 보면 ⓐ 다른 사람이 간다는 이유로 유명한 라멘집에 가는 것은 단순히 무리지어 다니기를 좋아하며 먹는 것에 지나치 않는다라는 의미인데, 인용문의 뒷 부분을 보면 ⓑ 라멘이 줄서서 먹을만큼 맛있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건 자신 만의 음식 취향이 없는 것이다라고 해석하게 됩니다. 작가가 지나친 일반화를 한 것일까요.

그 다음에 이어지는 내용은 고급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기인데, 이 사람도 고독한 방랑식객인가 싶습니다. 하지만 『고독한 미식가』와는 다릅니다. 그 아저씨는 혼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라멘이든 대중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으니까요.


젊었던 시절에 프렌치 식당에 다니면서 술과 담배를 즐겼답니다. 하지만 담배도 그냥 담배가 아니라, 주석 달린 것을 보니 쿠바산 고급 시가. 뒤에도 자주 나오지만 프랑스 음식의 예찬자입니다. 시나리오가 있고 '드라마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음식'은 프렌치라나요.


거기에 맛있는 오야코동을 위해 길게 줄서는 행위나, 3800엔의 저렴한 이탤리언을 위해 석 달을 기다리는 것은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합니다.(p.68-69) 더치페이도 식사에서의 '정치와 경제 문제를 은폐하는 행위'라고 하고요. '세련된 식사 자리에서는 (돈을 내는 것이) 자신의 교양을 드러내는, 자신을 위한 투자와도 같은 것'이랍니다.

근데 이 사람이 말하는 더치페이가 단순한 1/n인건지, 아니면 각자가 먹은 음식값을 각자가 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다니는 모임에서는 자신이 음식을 시키고 그 음식값을 지불하니까요. 물론 모든 모임에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모임에서는 돌아가며 내기도 하고, 저도 저보다 훨씬 어리고 아직 돈을 벌지 못하는 사람과 만날 때는 내기도 합니다. 매번 더치페이를 하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결정합니다. 근데 모든 더치페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묘하네요. 이건 일본의 문화 아래서 발생하는건가요. 아니면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 경험을 겪지 못한 것일까요. 동료들에게 밥 같이 먹자는 소리 들으면 이래 저래 미꾸라지처럼 도망치기 때문에 회식 경험이 적어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식과 미각을 이야기하는 6장에서는 입맛이 상대적이라고 말하며 다나카 가쿠에이의 일화를 듭니다. 장어덮밥을 좋아했는데 먹을 때는 덮밥 위에 간장을 한 번 더 부어서 먹었다는군요.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간간하게 양념된 고기가 찰랑찰랑 잠길 정도로 간장을 듬뿍 뿌려' 먹었답니다. 듣기만 해도 물키고 싶네요.



미각이 변한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어렸을 적 먹은 요리가 그리울 때도 있지만 그건 추억이 있기 때문이고, 미각이나 취향은 자라면서 바뀝니다. 경험상, 이것도 훈련이더라고요. 다만 어렸을 때부터 훈련하면 더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은 합니다.

왜이리 이 사람은 라멘을 미워하는지. 라멘의 세계가 깊은 것은 인정하지만 편협한 미각이라 하는군요.(p.123) 138쪽에서도 라멘줄을 비난하는데 이건 조금 더 원색적이네요.



자신의 기호에 의식적이 되라(p.133)고 하는 것은 동감하지만 점심식사를 빵으로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처럼 빵을 즐기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물론 그 기저에는 간편하고 빠르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지만 전 빵이 좋습니다. 프랑스 식으로 느긋하고 우아하게 식사를 차려 먹는 것은 제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요. 특히 업무 중에는. 여행 다닐 때라면 즐겁게 점심 식사를 즐깁니다. 그 때도 빵. 그래서 이 장 맨 뒷부분에서

'내가 빵을 좋아한 건 착각이었다, 부끄러운 일이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당신은 자신의 기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취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p.148)

라는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9장. 쾌락과 건강은 같이 갈 수 없다고 하는데 이건 부분적으로 동의하고 동의하지 않습니다. 건강을 위한 절제는 일탈, 즉 잠시간의 쾌락으로 또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 아니면 아예 마음 가짐을 바꿔 절제하는 삶 자체를 쾌락으로 보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릇 이야기할 때는 조금 공감했습니다.(12장 미식과 식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좋은 그릇을 즐기면서 식사를 하는 쾌락은 집에서만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바로 마이센이나 로열코펜하겐 같은 식기를 세트로 사려드는 분이 계시겠지요. 하지만 그건 집사와 가정부를 고용하고 난 후에나 할 일입니다. 일상에서 그런 식기를 전부 구비해 놓을 수는 없습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말했나요? 하지만 손님용 그릇을 사기 전에 우선 자신을 충족시켜줄 그릇을 사야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고가일지라도 매일 사용하는 물건은 자신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p.217-218)


여기서는 잠시 반성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그릇은 코렐의 대접(우동그릇)과 사은품으로 받은 머그. 그리고 접시는 꽤 좋아하는 선물받은 접시지요.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그릇은 일상으로 쓰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밥그릇부터 바꾸는 것을 생각해야겠네요. 안 그래도 가져다 놓은 나무 그릇이 있으니 그걸 쓰는 쪽이 낫겠습니다.

무엇보다 일상적으로 쓰는 그릇이고, 그 그릇이 저 자신을 대접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좋은 그릇을 묵힐 것이 아니라 스스로 써야 하는 것이 맞지요.

이 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릇을 고급으로 맞춰 쓰는 음식점이 드물다는 겁니다. 식기는 일본풍으로 맞춰쓰라고 하는데, 다만 좋은 식기는 보관하지 말고 계속해서 써가면서 감각을 키우랍니다. 확실히 그렇죠. 하지만 그 뒤에 좋은 그릇을 사기 위해서는 요리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나, 그릇을 사기 위해 교토의 도매상에 가서 직접 산 이야기는 저와는 거리가 멉니다. 통일된 감각을 가지고 취향에 맞게 그릇을 사들인다는 것은 좋지만, 그런 이야기는 우유당의 렌에게 듣는 골동품 수업 같은 느낌이..;




이렇게 일일이 투덜거리면서 읽다보니 지쳐서 뒤는 그냥 읽어 내려갔습니다. 진보쵸의 키친난카이는 가보고 싶네요. 카레돈가스......-ㅠ- 그나마 여기 소개된 가게 중에서 가볼 수 있는 것은 이노다 커피 정도?;



맨 뒤에 실린 파리에서 음식점 순례한 이야기는 고이 넘어갑니다. 읽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워요.



후쿠다 가즈야. 『나홀로 미식수업』, 박현미 옮김. 흐름출판, 2015, 13000원.


번역은 대체적으로 무난합니다. 걸리는 부분 없이 읽었는데, Dean&Deluca를 두고 딘 앤드 데루카라고 한 것만 체크했네요. 음식용어도 많고, 프렌치 용어도 많아 번역이 쉽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덧붙임. 여기까지가 2015년 독서목록(書計). 『아이고, 폐하!』는 2016년으로 넘어갑니다.:)

이 목록은 제 선호작 목록에 올라 있는 소설의 보완 목록입니다. 전체 목록이 아니라 보완 목록인 것은 몇몇은 BL 소설의 베드신을 위한 노블레스 소설인 경우도 있고, 일부는 습작으로 돌아가서 그렇기도 하고요. 삭제된 소설도 있으니. 하여간 최근등록일이 2015년으로 등록된 소설의 목록이라 봐도 얼추 맞습니다. 순서는 저자명. 먼저 키워드 없는 버전, 그 다음은 내용 키워드를 간략하게 넣은 버전으로 올려 봅니다. 분량이 많으니 접어두지요.





자아, 이 중에서 좋았던 소설들을 뽑아봅니다. 그러니까 취향적인 문제입니다. 대부분은 키워드로 적고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은 굵은 글씨로 표시합니다. 엑셀파일에 올렸더니 200개를 가뿐히 넘어가는데, 그 상황에서 고이 창을 닫았습니다. 260을 돌파하면 어쩌자는 거냐! 그러니 올해의 책이 부실하죠.




이번에는 정리하는데 질려서 여기까지만 정리하고 접습니다. 내용 메모까지 하기에는 체력이 딸립니다. 하하하하. 자세한 정보는 제목으로 검색하시면 달마다 대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 있으니 참고하시길...(읍읍읍)


이러다가 1월 중에 보강 수정할지도 모릅니다. .. 적고 보니 가능성이 높군요.

원래는 12월 목록은 건너 뛰고 2015년 조아라 소설 목록으로 가려 했더니, 작년에도 12월 목록 올린 후에 2015년 목록을 올렸네요. 준수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선호작 목록 10쪽부터 시작합니다.



1.금빛영혼.『황성의 요리사』.(96, 완)
BL, 판타지.
『황성의 요리사』도 전자책 출간이 되었답니다. 구입한다고 하던 걸, 그 때 교보에서 검색이 안되어서 그대로 잊었던 모양입니다. 장바구니 담아 놓아야죠.



2.j인오.『하이얀 꽃이 피는 계절』.(11)
BL, 판타지, 회귀.
으으음....... 12월 2일 이후로 연재편이 없습니다.



3.Th쓰.『사랑해요 반나바스』.(68)
BL, 판타지.
이쪽도 연재가 더딥니다.ㅠ_ㅠ 월간 연재라도 기다리는 맛이 있지만...



4.전자오렌지.『셀프킹메이커』.(12)
BL, 판타지, 차원이동, 빙의.
굶어 죽었는데, 정신차려보니 판타지 세계의 뚱뚱한 왕에게 빙의했습니다. 그것도 아끼는 후궁은 따로 두고, 남자황후는 홀대하는 그런 왕이라네요. 황후에게 대부분의 업무를 맡겼다는데 아무래도 이것은 아닌 것 같아 다이어트와 황후와의 관계 계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중입니다. 소재 자체는 많이 보던 것인데 이걸 어떻게 풀어내느냐는 것이 관건이지요. 다만 4일 이후로 안 올라오는 것을 보면..(먼산)


5.레뮤제.『낙원의 행방』.(47)
판타지, 로맨스.
민폐형 차원이동 아가씨는 예상한 대로 함정에 잘 빠졌습니다. 그 다음은 황제도 함께 빠지기를 기다리는 것인데, 사이다가 머지 않았고 로맨스도 이제 곧이다 싶어 기다리는 중입니다.



6.솜꼬리토끼.『꼬리 달린 왕자님』.(41)
BL, 판타지.
무난한 결말을 냈는데, 결말이 너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가란 의견에 그 부분을 날리셨습니다. 뒷편을 다시 수정해서 올린다고 한 것이 10일. 그 뒤로 글이 안 올라오니, 이전 결말로 기억하렵니다.


7.비님.『사랑같은 소리』.(43)
BL, 판타지, 회귀.
회귀를 소재로 한 소설은 상당히 많은데, 그게 갈리는 기점은 회귀 후에 어떤 패턴을 보이느냐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회귀한 뒤에 가장 긍정적으로, 그리고 가장 씩씩하게 성격이 바뀐 인물이라 보는데, 그 덕에 딱 하나를 제외하고는 이전과는 거의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그 하나는 회귀 전에 배우자였던 인물을 대하는 모습이죠. 아무래도 회귀하기 전에 잘못한 것이 있었던 터라...; 그래도 이번 생에서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러니 (B) 로맨스 진도 좀 빼주세요.ㅠ_ㅠ



8.피아니시모.『되돌아온 시간』.(81, 완)
BL, 아이돌, 연예계.
1부에 해당하는 『되돌아온 시간』은 완결이 났습니다. 출간 계약 때문에 본편은 삭제된 상황이고요.'ㅅ'



9.레몬블랙티.『실루엣 레이디』.(19)
판타지.
음... 편 수 모으는 중입니다.


10.초라한.『바닐라 행진곡』.(16)
BL, TS?, 육아.
정신 차려보니 자신은 아이가 있는 남자인데 뭔가 위화감이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아직 어린 아기가 딸린 남자가 되었는데 아무래도 여자였던 자신이 이 사람의 몸에 들어온 것 같다는 상황이군요. 아직 판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아서 관조중이고, 현실 배경이라 머릿속에 기억이 펼쳐진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육아 중심으로 갈 거라고 하긴 했는데 초반에 아기의 성장 발달에 조금 오류가...; 그리고 뒷편이 안올라옵니다.;


11.에스페란.『상냥한 용의 나날』.(30)
BL, 판타지.
용을 노리던 마왕과, 다른 용을 노리던 천족이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는 함정을 파서 납치를 하는데...=ㅁ= 왜 납치 후 뒷편이 안올라오는 걸까요.;


12.유린달.『반짝반짝 나의 별』.(26)
판타지, 로맨스?
성장에 가깝다보니 로맨스가 나오려면 멀었죠. 하여간 다른 작품 때문에 잠시 연재를 쉬신답니다.ㅠ_ㅠ


13.시로야차.『TWO TOP』.(65, 완)
BL, 뮤지컬.
완결!
뮤지컬 소재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앞서 연재되었던 『뮤지컬 좋아해?』는 작가님이 잠수 중이시니 언제 올라올지 모르고요. 하여간 예상했던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14.옛이야기들.『만렙으로 사는 법』.(144, 완)
BL, 게임, 판타지.
막판에 등장인물들의 몰살로 인해 읽던 독자들도 함께 멘탈이 바스라졌는데, 무난한 결말로 이어졌습니다. 완결까지 가기 직전에 있던 편들은 읽으면서 조마조마했지요.:)


15.Friedrich.『레사드의 이슬』.(117)
판타지, 로맨스.
개인지 주문하고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16.대딩의삶.『그냥 닥치고 뛰어라』.(143)
판타지.
모으고는 있는데 이거 다시 볼 수 있을까요...?;


17.l단자l.『악녀의 정의』.(46)
빙의, 판타지, 로맨스.
왜 황태자가 여주인공을 홀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버지의 입에서 나옵니다. 남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황자를 황태자로 삼으면 안된다고 반대했더니 황태자가 미운털 박아놓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미운털 박았다는 것 자체가 그 말을 입증하는 거죠. 하지만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다가 슬슬 황태자가 관심 주는 모습도 보이니까요.


18.비오는새벽길.『해피엔딩을 위하여』.(56)
판타지, 회귀.
회귀를 한 번만 반복한 것도 아니고 여러 번 반복한데다 누군가 회귀에 간섭한 인물이 있다는 건데. 그게 누군지가 중요하군요.


19.그러타.『Stay with me.』.(63)
BL, 빙의, 연예계.
일단 선작은 했는데 아직 시원하게 해결되는 모습은 아니라 그 편이 올라올 때까지 전편 읽는 건 미루고 있습니다.



20.카리오페.『도화살』.(60, 완)
BL, 판타지, 빙의.
자기가 쓴 소설 속의 등장인물로 들어갔다가 엉뚱하게 주인공과 엮였습니다. 그러니 TS라고 해도 틀리진 않는데. 『시린 겨울』도 1월 중 완결편까지 한 번에 올라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긴 합니다. 다른 작품인 『커플 브레이커』는 개인지 신청하고 기다리는 중이고요.


21.거룩한몽상.『레무리안』.(199)
판타지.
22.리쥬아.『아나타카(Anatka)』.(37)
판타지.
어... 양쪽 모두 모으는 중입니다.


23.겨털깎기힘들다.『아론샤 비망록』.(21)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속에 들어왔는데, 그걸 떠올린 것은 주인공인 황자를 구해준 뒤의 일입니다. 어쨌건 아카데미 들어가서 황자나 원래의 여주인공과 계속 부딪히는 중이네요.


24.헨칸.『루시온』.(78)
BL, 판타지.
왜 여신님이 루를 두고 동생이라고 하고, 왜 그리 괴롭히나 했더니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네요. 그리고 결말은 예상했던 대로 모두가 행복한 쪽으로 끝맺습니다.'ㅂ'


25.짬밥5년.『연애고자들이 사랑에 빠질 때』.(23)
BL, 판타지.
연애 경험이 전무한 황제와 시종장이 연애를 시작하는 이야기. 한 줄로 요약하면 그렇지만 그렇게 되는 과정이 꽤 웃깁니다. 둘다 연애 경험이 없고 결혼하라는 압박만 주구장창 받는지라, 남의 연애에 산통깨는 일에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황제가 조금씩 마음을 자각(?)하고 둘이 연애하는 것이.... 가볍게 읽을만 합니다.


26.장난기기능.『완벽한 병신들』.(55)
BL, 아이돌, 연예계.
가장 최근에 올라온 글은 『세컨드 런』이랑 『되돌아온 시간』과의 크로스 외전...=ㅁ=;


27.nigudal.『에이미의 우울』.(50)
판타지, 편지.
음.. 가끔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제 G4가 끝나는 것이 먼저일까요, 레슬리의 학술원 졸업이 먼저일까요? (아마도 후자)


28.반주먹솜.『서바이벌 레이디 ~버프 없이 살아남기』.(19)
판타지, 로맨스? 빙의.
소설 속 여주인공에 빙의했다는 상황. 중요한 것은 최근에 나온 이야기인데, 왜 이벨린에게 빙의했는지에 대한 겁니다. 이벨린의 가족인척 했던 인물들이 단체로 물먹었으면 좋겠네요. 허허허허허허. 그런 아버지에 그런 새어머니라니.


29.Winterbaum.『Chirpy, on the Wolf Lake [장미정원 시리즈 2편]』.(17, 완)
BL, 알파×오메가, 할리킹.
할리킹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귀여운 아기새에게 늑대가 쥐어 잡혀사는 이야기입니다. 결론만 보면 그래요. 무엇보다 자작님(장인어른)이 무서워서. 장미정원 시리즈라고 하는데 전자책으로 출간된 『장미정원의 주인』과는 관계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쪽은 BL이니까요. 가볍고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30.바람하늘지기.『눈을 사랑한 검은용』.(442)
판타지, 로맨스.
전자책으로는 아직 나오진 않은 것 같습니다. 크흑.;ㅂ; 구입할 준비는 다 되어 있는데!


31.해맑.『로맨스는 없다』.(71)
판타지, 로맨스, 복수.
연재가 느린 편이지만 꽤......? 중간 부분은 통째로 빼먹고 맨 뒤만 보았습니다.-ㅁ-; 앞부분에서 벌어진 여러 논란 때문에 묵혔다가 보려고 했는데 글 쓰다가 궁금해서 가장 최신편(미리보기가 풀려 있음)을 들여다 보았고요. 이제 곧 판이 벌어지겠네요.


32.사과봉지.『[Re]회귀(回歸)』.(33)
BL, 회귀, 판타지.
느릿느릿한 전개였지만 다시 한 번 읽어보니 그렇게 느린 전개는 아닙니다. 전체 3부라고 했던가요. 이제 1부의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네요. 회귀한 삶의 목적을 잡고 결심하는 것이 1부. 그래도 오래 걸렸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최근에 올라온 회귀 전 장례식 모습을 보니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 회귀한 본인 외의 다른 인물들 역시 삶이 바뀌었다는 걸 절감했습니다.


33.가네프.『The Invisible ~보이지 않는~』.(12)
BL, 판타지.
다작하시면서 그 중 내키는 작품부터 완결 내시나봅니다...(먼산) 이쪽은 연재가 느린 쪽이네요.


34.nEliyA.『당신을 사랑합니다』.(25)
판타지, 로맨스.
일단 이야기가 풀리면 그 때 보려고 했는데, 그 풀리는 부분까지 가기가 쉽지 않네요.;


35.반하빈.『관음』.(43, 완)
BL,판타지.
43편이지만 분량으로 따지면 웬만한 소설 100편 분량을 넘깁니다. 개인지 주문은 했고요, 도착하기를 기다릴 따름...


36.까망소금.『스텔라를 위하여』.(25)
판타지, 회귀.
남주인공이 회귀하는 경우는 드문편이지요. 연재 속도가 느리다는 게 단점입니다.ㅠ_ㅠ


37.이해을.『기억 잃은 시간』.(38)
로맨스, 판타지.
아직 로맨스는 약합니다. 황태자가 있고 악녀가 있다는 것은 상당히 흔한 설정입니다. 다만, 악녀가 황태자의 연인을 괴롭히다가 그걸 보다 못한 황태자가 악녀의 암살시도를 한다는 건 흔치 않습니다. 게다가 그 악녀가, 나름의 집안 사정이 있고 독약에 당해 깨어난 뒤에는 기억을 모두 잃고 다섯 살이 되었다고 하는 건 더더욱. 게다가 그런 악녀를 돌봐주는 것이 황태자의 오른팔에 해당하는 인물이라는 것도..=ㅁ= 데이비드가 참 안쓰럽습니다. 아리아나는 더더욱.ㅠ_ㅠ


38.포도맛스무디.『[RM] Real Singer』.(6)
BL, 연예계, 음악.
리메이크는 좋은데 연재 속도가 느립니다.ㅠ_ㅠ


39.맥리르.『얼음성의 주인』.(34, 완)
판타지, 로맨스.
이전에 올라온 글이 다시 올라와서 뭔가 했더니만 수정판을 다시 올린 겁니다. 약간은 짭짤하지만 끝맛은 달달한 로맨스 판타지.


40.ㅡ뮤제ㅡ.『마른 가지의 라가』.(122)
판타지.
마라가를 손 못대고 있는 건 중간이 너무 길어져서....; 읽을 용기가 안나기 때문입니다. 흑흑흑.


41.十一月.『하프스틸』.(84, 완)
BL, 판타지.
가끔 습작이 풀리는데 연말연시 특집 습작해제인가봅니다.


42.diot.『LOCK』.(161, 완)
BL, 현대물.
본편보다 외전이 더 긴 이야기..? 1월 2일까지만 한시적 습작 해제입니다.


43.쿠키즈맘.『닥스의 딸』.(35)
판타지.
로맨스는 ... 어디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결말이 짐작도 안됩니다. 함정이 너무 많아서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가짜인지 짐작도 안되어요.;


44.피아니시모.『이어지는 시간』.(26)
BL, 아이돌.
1부는 회귀였지만 지금은 연애가 중심입니다. 그래서 아예 분리한 것으로 보이고요. 솔직히 말하면 초반에는 다공일수 분위기라 특정 인물 한 명을 밀고 있었는데, 1부 후반부터 2부 초반까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가서 그쪽을 밀었다가 초반 라인으로 돌아간 덕에 마음이 떴습니다. 허허허.


45.꿈갈피.『두 번째 공주』.(27)
판타지, 로맨스.
최근에 나오는 건 언니-첫째 공주와 사랑의 도피를 실행한 그 마법사가, 원래는 두 번째 공주인 에디스의 친구 비슷한 것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읽고 있노라면 슬며시 혈압이 상승하는군요.


46.그린리나.『천사의 문양』.(108)
BL, 판타지.
둘이 언제쯤 이어지는 건가요...?


47.온푸나무.『까마귀의 죽음을 위하여』.(66)
판타지, 로맨스?
모아두는 중인데... 데....



48.TWG.『Don't Look Back In Anger』.(83, 완)
BL.
개인적으로 이북을 제작해서 파일을 푼다고 하시는군요. 그 때문에 잠시 습작을 열어두신 모양입니다. 최근 글에 이북 구입방법이 간략하게 있고 1월 4일까지만 공개한 뒤에 1월 28일 즈음에 한 번 더 연다 하셨으니 구입하려는 분들은 빨리 연락해보심이..'ㅂ';


49.시리얼B.『세컨드 런』.(67)
BL, 빙의, 아이돌, 연예계.
이쪽도 커플..-ㅁ-;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할 모양입니다만 주변에 보는 눈들이 워낙 많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긴 하네요.


50.바니캣.『블루 레몬에이드』.(127, 완)
BL, 현대.
본편은 완결되었고 외전 연재중입니다. 개인지 판매도 아마 종료되었을 거예요.


51.마서련.『나를 인형이라 부르지 마세요.』.(166)
BL, 판타지, 차원이동.
52.여우사초.『엘가의 아틀리에』.(73)
판타지.
둘 다 모으는 중인데 손 댈 가능성은...(먼산)


53.시야Siya.『시그리드』.(26)
회귀, 판타지.
황태자를 둘러싼 계승 문제가 뭔가 비밀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최근 글의 공지 내용 아래 첨부된 회귀 전의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고요.


54.마요비뚜.『이사벨라의 비밀』.(41)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 진행이 아직은 더딥니다...?


55.정오찬.『백조 아가씨』.(58)
판타지, 로맨스.
외모는 양날의 검입니다. 정말로. 외모를 위해 저주를 건 대상이... 허허허허허허...


56.공든탑.『이그레트』.(100)
판타지.
1부 완료. 1부의 내용은 이그레트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부와 3부가 어떤 내용이 될지는 모르지만 프리드와의 싸움도 둘 중 한쪽의 큰 축이 되겠네요. 하여간 지금 분위기는 중간보스를 해치웠다 쯤...? 3황자가 안쓰럽더군요.


57.사람풍경.『아이덴의 비밀』.(67, 완)
판타지, 차원이동, 로맨스.
원제는 『평범한 그녀』. 다른 사이트에서 수정본 연재를 알리고 사라지셨습니다.... 해당 사이트는 가네푸님의 다른 소설이 연재된다고 한 곳인듯..?


58.은소로.『교룡의 주인』.(52)
판타지, 로맨스, 동양풍.
용이 쫓아옵니다. 용과 싸우기 전에 이쪽도 용이 되어야 할 텐데...... 과연?;


59.이희미.『바람났어』.(65, 완)
BL.
본편완결. 외전도 완결되었습니다. 나머지는 개인지에 들어갈 외전이라는군요. 중요한 건 전자책에 들어갈 외전인데... 올해 중에 전자책으로도 나올 모양입니다. 이 이야기가 전체 이야기의 1부에 해당된다더군요. 근데 적다보니 12월에 ㅅㄴ작한 모양이네요.;
소개글을 보고 취향이 아닐 것 같아 피하다가 보았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배우로 유명한 어느 연예인의 연인인데 매번 스캔들 일으키고 여자들 차 타고 오고 하는데 진력이 나서 화난 김에 바람피러 나갑니다. 그리고 바람 피는데 동참하겠다는 사람을 만나는데. 처음에는 그런 가벼운 소설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초반에는 단순히 배우의 기둥서방 비슷한 존재로 보았는데 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부터 시작해... 하여간 개인지 주문 해놓고 도착을 기다립니다. 구정 이후에 오지 않을까 싶네요.


60.치율.『Monochrome Rumor』.(21)
BL?, 아이돌, 연예계.
아직 BL 분위기가 안나는 터라. 그러니까 사채업자가 아이돌과 차사고가 나서 사망했는데, 양쪽이 사망하는 와중 아이돌이 울면서 여동생을 부탁한다 하는 바람에 사채업자가 아이돌의 몸에 들어갑니다. 사망 판정을 받은 아이돌이 도로 살아나는 사태였지요. 정작 들어가서 보니 아이돌은 아이돌인데, 접촉기피증에 결벽증이 있고 사람과의 벽을 쌓은 상태라 같은 그룹 멤버들이나 다른 동료들과도 사이가 안 좋았지요. 여동생은 병원에 입원이고 불치병에 가까워서 입원비가 많이 들었고, 그 때문의 모종의... (하략)


61.diot.『神의 연애사』.(181)
BL, 판타지?
마지막 4부 연재중입니다. 4부.... 근데 처음 1부에 해당하는 부분이 원래는 본편이었고 나머지는 스핀오프식 외전이었을거예요. 그게 길어져서 1부, 2부, 3부가 되었던 것이지..;



62.펩시.『창백한 손의 희극』.(99)
BL, 현대.
제시카와 쟝의 결혼식 준비중. 그 와중에 범인 잡기도 무사히 끝났나봅니다. 분위기만으로 범인을 잡는다는 것이 가능한가 싶었는데, 일단 다음편의 공판 이야기가 나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63.앨피어스.『기묘한 결혼생활』.(35)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라고 우겨봅니다. 이번 편에 국서의 외사촌으로 욕심많은 이웃나라 왕이 등장했는데 사망플래그를 여러모로 찍었더군요. 안녕. 넌 나쁜 왕이었어.


64.이청cheong.『도서관에는 마녀가 필요하다』.(59)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도 있죠. 저스틴과의 로맨스. 일단 마녀님은 아니라고 박박 우기지만 그래도 로맨스 맞습니다. 도서관에는 마녀가 필요하나 이 경우는 그냥 마녀가 아니라 힘세고 오래가는(!) 마녀님입니다. 귀족을 등에 업은 기사단에게 핍박받는 도서관에는 마녀가 필요하며, 그 마녀가 도서관에 숨어 있을 수수께끼를 푼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죠.


65.박예그리나.『내숭의 정석』.(114)
판타지, 로맨스.
초반에는 단순하게 시골 귀족의 딸이 중앙 공작가의 예비 며느리로 낙점되어 들어간다는 이야기였으나, 차츰 이야기가 커지네요. 공자를 휘어잡고, 예비 시부모를 휘어잡고, 시누이들을 휘어잡고, 시할머님의 예쁨을 받고. 거기에 다른 귀족들에게는 '잘 들였다'라든지 '부럽다'라든지의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으니. 미리보기로 편 수가 아주 조금씩 풀린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66.비사영.『천공도서관』.(428)
67.크스겔.『그래위스 판의 작은 공주』.(381)
판타지.
음... 아직까지 선호작 삭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하나요..?


68.Yun혜.『불청객』.(90, 완)
판타지, 로맨스.
판타지로 보는 것은 현실 세계이기는 하나 약간의 허구를 섞었기 때문입니다. 12월 막판에 마구 달리셔서 1월 1일 새벽에 완결편까지 다 올리셨습니다. 그리하여 기다리던 해피엔딩. 정말로 행복하고 따스한 결말이네요. 읽으면서 종종 1차 대전 후의 벨 에포크 배경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정말 행복했어요./ㅅ/


69.303행성.『칼과 드레스』.(92)
판타지, 로맨스.
마왕...ㅠ_ㅠ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니, 그것도 세 번씩이나! 게다가 마지막은 남자였다니! (....)


70.푸은.『올빼미의 집』.(10)
판타지, 로맨스?
말못하는 이와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은 육체적 장애가 있거나 정신적 장애가 있거나 비밀이 있거나. 소개글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미네르바에게 청혼한 사람은 아마, 그 중 세 번째일 것 같더군요. 반응작에 가깝게 그 때 그 때 써서 올리시는 것 같은데 의외로 괜찮습니다. 폭풍의 언덕까지는 아니고, 하여간 약간은 스산한, 어떻게 보면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에밀리 시리즈에 나오는, 그런 바닷가의 집이 등장해서인지 분위기도 살풋 가라앉은 것 같더군요.


71.lee리.『영국 비밀 보안국의 비밀』.(86)
BL.
선작만 하고 아직 못보았습니다..


72.설이수.『한입에 꿀꺽!』.(99)
판타지, 로맨스, 복수.
미카엘이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닌 것 같아보이네요. 피의 계약을 할 것 같이 보이는데. 한동안 묵혔다가 볼렵니다.


73.거지담요.『용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제언』.(56)
BL, 차원이동, 판타지.
묵히는 중입니다.;


74.윤진이.『차 한잔 하실래요?』.(129)
판타지, 로맨스.
오랜만에 술이 아니라 차마시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허허허허허. 완결은 150편 내외라니까 머지 않았네요.


75.파탈림.『골든 클라임』.(84)
BL, 현대? 알파×오메가
장애물 조슈아를 넘어섰더니 이번에는 조슈아네 집안을 흔들기 위해 도움을 청했던 형-이고르가 나타났습니다. 최근 연재분 마지막 장면이......; 허허허허;


76.Install-T.『파나티크』.(112)
BL, 판타지, 회귀.
엄... 어어어어엄. 알로로의 상실에 대한 멘탈 회복과 동시에 도로 붕괴. 홀수일마다 연재분이 올라오니 다음편에서의 반응을 관찰하겠습니다.(훌쩍) 취향으로 따지면 올해의 소설이네요.


77.키아르네.『뮈엘라의 수사관』.(309)
판타지, 로맨스.
이것도 몰아서 봐야하는데.. 이러다가는 아마 완결 후에 책으로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78.Apusana.『저택과 마녀와 고양이』.(161)
판타지, 로맨스.
이제는 저택과 마녀보다는 고양이의 비중이 높군요. 후후후후후.


79.카리오페.『커플 브레이커』.(58)
BL, 판타지.
개인지 신청중. 저는 구입했습니다.:)


80.미셸써니.『Black eyes』.(91)
판타지, 로맨스.
1부 완결 후에는 간혹가다 몰아서 봅니다.; 최근편은 안보았네요.


81.초매아.『리헨슈비타, 신의 앞에서』.(35)
BL, 회귀, 판타지.
2부 연재중입니다. 1부는 출간하게 되어 삭제되었고요. 근데 2부도 만만치 않게 길어질 분위기라..;


82.포인트겟터.『극한직업! 주사위를 굴려라』.(279)
라이트노벨, 판타지.
1장만 보고 나머지는 묵히는데....;


83.서하장.『달콤한 세잎클로버』.(5)
BL,판타지.
리메이크가 아니라 리스타트버전이랍니다. 재 연재.:)


84.가막가막새.『폭력의 잔재』.(52)
BL, 현대.
가볍고 발랄하게 갈거라는 공지대로 진짜 큰 장애물 없이 술술 넘어갑니다. 은호 참 귀여워요! 형 못지 않은 멋진 남자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뭐, 문호가 가정 문제상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은호는 형과 형수...가 아니라 쭈니의 사랑을 받고 클 테니까요. 완결이 머지 않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ㅠ_ㅠ



이하는 습작란에서 건져 좋은 글.


85..『레리시아 스노이 R』.(52, 완)

판타지, 회귀, 로맨스.

여자 둘, 남자 셋.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 했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서 재미있었습니다. 중반에 회귀 후 어찌 해야할 지 몰라 고민하던 상황을 보았을 때는 답답하기도 했는데, 마음을 자각한 뒤에는 꽤 빠른 속도로 전개가 되더군요. 외전 부분에서 슬쩍 그 뒤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자아. 이제 2015년의 조아라 결산을 하러 갑니다. 과연 6시 전에 끝낼 수 있을 것인가! =ㅁ=!

이미 뉴스에 나온 내용이니 트윗에서는 한참 전에 돌았겠지만....




다음 로드뷰입니다.

울릉도 옆 죽도를 산책하면 개가 보인다는 뉴스를 보고는 잽싸게 들어갔는데, 어디에서 개가 나올까 싶어 일단 해안가 도로를 뒤졌더니 나옵니다. TV에 나온 사진도 햇살이 반짝반짝한 등대(?) 혹은 건물 같은 쪽이길래 해안가를 나왔더니 보이네요. 2010년 10월의 촬영분이니 지금은 훨씬 커졌겠지요? 아직 청소년 리트리버로 보이니 말입니다.


B님을 위해 드립니다. 새해 아침에 멍멍이로 힐링하시어요.+ㅅ+ 로드뷰로 돌려보시면 여기저기 멍멍이가 출몰하시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름이 뭘까...+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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