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만 보아도 대강의 내용 추론은 가능합니다. 물론 그 뒤를 보면 완벽하게 이해가 되겠지만, 주워들은 것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조합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BBC 셜록의 19세기 버전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쾌재와 걱정이 동시에 들었지만 훌륭히 잘 이야기를 꺼내듭니다. 맨 앞부분에는 베이커가 221B의 방이 어떤 구조인지, 21세기의 셜록네 방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고 맨 뒤에는 각 배우들을 인터뷰하는 영상이 나옵니다. 앞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뒷부분은 솔직히 상영시간을 쓸데 없이 늘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런 건 DVD나 블루레이에 수록될 Special feature에 해당하는 거지 극장에 걸어둘 정도는 아닙니다. 팬들에게는 좋지만 팬이 아니라 셜록 홈즈를 보러온 사람들에게는 불만이 많겠지요.


할리우드에서 나온 로다쥬의 셜록 홈즈보다는 이쪽이 훨씬 더 제 취향입니다. 몸으로 신나게 뛰어다니는 셜록은 제 취향에 안 맞아요. 권투는 하지만 체술 자체에는 약해서 누구씨에게 밀린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며 셜록은 이래야지! 라는 생각을 잠시. 게다가 그 전에 셜록 상태가 안 좋기는 했잖아요.


보는 내내 셜록 홈즈는 영국산이 최고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도 그런게 분명 어느 각도에서는 굉장히 못생기고 안 생긴 얼굴인데 어느 부분에서는 원서의 삽화 그 자체를 옮긴 것 같은 셜록 홈즈가 있잖아요. 인터뷰에서 그랬듯이 파마머리보다는 빗어 넘긴 모습이 컴버배치에게 잘 어울립니다. 게다가 왓슨은 콧수염을 기르니 위화감이 들지만 그 이유에 대해 투덜거리는 것도 재미있고요. 자신의 소설에 대해 소심하게 신경쓰는 모습이나, 소설에 대한 평가를 박하게 주는 주변 인물들이나 매우 즐겁게 보았습니다. 게다가 19세기와 21세기의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아서 울프가, 혹은 모 소설의 런던 후작님이 떠오릅니다. 자리에 앉아서 문제는 다 해결하지만 움직이길 싫어해서 증명은 네가 하라면서 던져주는 모습이죠.



다만 범행 동기는 조금 걸립니다. 그도 그런게 이거 자칫하면 화약고에 뇌관 던지는 것 같은 기분이라. 영국이라면 웃으면서 넘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한국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에서 BBC 셜록은 여성팬이 더 많지요. 제가 들어간 관은 여성 60, 남성 40 정도의 비율이었다고 기억하지만 그래도 팬덤은 여성 강세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런 소재. 허허허. 후폭풍이 있을까 무섭습니다만........ 의외로 무난하게 지나갈지도 모르지요.



그나저나 블루레이를 어디까지 샀는지 가물가물한데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ㅁ=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