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참 길지요. 영문명이 Takenaka Carpentry Tools Museum이라 다케나카 목공 도구 박물관이라고 해도 틀리진 않지만 여기서 말하는 Carpentry는 사전적 의미로 대목일에 가까울 겁니다. 집짓기 도구를 모아 놓은 곳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大木, 혹은 대목수. 가구쟁이라고 할 수 있는 소목小木과 대비되어 한옥 등의 목구조 건물을 만드는 목수를 가리킵니다. 원래 명칭은 竹中大工道具館. 홈페이지는 http://www.dougukan.jp/ 이고 한국어 페이지도 있습니다. 아마 한국과 협력해서 기획 전시를 한 것도 영향을 줬을 거예요.



여행을 간다, 고베로 간다. 그리 P에게 이야기를 하니 부탁을 하나 하시는군요. 2년 전 업무 목적으로 여행 겸 출장을 다녀올 때 들렀던 곳이 이 박물관인데, 여기 상설도록을 한 권 더 사다달라고 말입니다. 그 때 한 권 사왔는데 주변 사람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한 권 더 구해달라 하십니다.

...

이런 종류의 부탁에는 약합니다. 그리하여 당연히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문제는 여행 첫날의 눈 때문에 이동이 늦었고, 이 박물관은 9시 반부터 4시 반까지만 연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베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프로인도리브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간 것이 3시였지요. 음식을 시켜 먹고 조금 늘어져 있었더니 앞에서 G가 재촉합니다. 시간은 되니까 다녀오라고요. 하하하하. 참으로 좋은 친구를 두었습니다.(먼산)




근데 가라고 등을 떠밀 수밖에 없는게, 프로인도리브에서 상당히 가깝습니다. 산노미야역과 신고베 역 사이에 호텔 피에나 고베가 있고, 그보다 조금 북쪽에 프로인도리브가 있지요. 거기서 걸어가면 그리 멀지 않으니 편도 30분 잡고 가면 아슬아슬하게 박물관 문 닫기 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출발했는데 지도와 실제 걷는 것은 사뭇 다르다보니 하마터면 엉뚱한 곳에서 헤맬뻔했습니다. 저건 그냥 2차원 평면이지만 실제 걸어보면 언덕길입니다. 신고베역이 산 아래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데, 박물관도 주택가와 비슷한 조용한 거리에 위치해서 여기 있는게 맞나 그러며 올라갔거든요.





그러니 긴가민가 하며 올라가다가 돌담에서 저 안내판을 봤을 때의 희열은 말로 못합니다.


"으어어어어어! 내 길눈이 녹슬진 않았구나!'


다시 한 번 제게 길눈과 방향감각을 같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OTL





입구부터 특이하더군요. 박물관이라면 떠올리는 그런 이미지와는 조금 다릅니다. 갤러리에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인데, 지금 생각하니 덕수궁 서쪽 서울시립미술관 북쪽의 정동길을 걷다가 마주칠법한 그런 분위기..?





입장료가 있지만 전 관람이 목적이 아니니 일단 들어갑니다. 성인은 500엔이네요.





건물도 그렇지만 정원도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아늑합니다. 시간이 넉넉하게 있었다면 구경하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고 입장권을 구입하는 곳으로 보이는 카운터에 갑니다. 입장이 아니라 도록을 구입하러 왔다고 하니 카운터 뒤쪽편의 매대를 안내하더군요. 그리하여 도록과 기타 등등을 구입했습니다.





이것이 도록과 기타 등등.






가운데에 보이는 것이 상설 도록입니다. 상설 전시된 여러 목공 도구들을 소개한 책이고요. 왼쪽은 지금 현재 진행죽인 『근대건축 만들기의 도전』이라는 책입니다. 모노즈쿠리를 만들기로 번역하긴 했는데, 조금 말뜻이 다르긴 할 겁니다. 그리고 맨 오른쪽은 작은 상품 중에서 고민하다가 집어 들고 온 것.






포장 스티커도 재미있더군요. 이렇게 로고 인쇄가 되어 있거든요.






붕어톱입니다. .. 아니, 잉어톱인가. 하여간 최근에 P님께서 읽으신 어떤 책에서 이걸 한국의 대목 도구로 소개하기도 했고, 용도를 거목 둥치 베는 것으로 해서 굉장히 분노하셨더랬지요. 원래 용도가 큰 나무를 베어 반으로 켜는 것이랍니다. 생나무를 베는 용도가 아니라네요. 그게 생각나서 저 미니어처 열쇠고리를 사들고 왔습니다. 태공 손과 비교하면 아시겠지만 작지만 귀엽습니다. 가격은 800엔 정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들러보고 싶은데, 산노미야역에서는 꽤 멀다보니 신고베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럴려면 열차 비용이..;ㅂ;

단독으로 글 올리기는 애매한 사진들이 이래 저래 남았는데 잡담 올릴 때 쓸까 하다가 한 번에 몰아서 올리는 것이 낫겠다 싶어 올려봅니다.





인천공항 버거킹. 창가에 앉으면 아래쪽을 내려볼 수 있어 좋습니다. 저 건너편의 매장은 SM 면세점이라는데, 이거 SM엔터테인먼트 라인인가요?;





대한항공이라해도 비행시간이 짧으면 이런 것만 나옵니다. 머핀, 시나몬롤 같은 것, 요플레, 저 뒤로 보이는 파인애플. 커피는 카페인이 거의 없는 것 같은 맛입니다. 맛이야 그냥 커피 맛이지만 이날 커피 세 잔을 들이부었음에도 밤에 잘 잤거든요.






돌아올 때의 식단은 이랬습니다. 샌드위치와 파인애플인 전부인데 의외로 샌드위치가 괜찮았습니다. 빵은 잡곡빵이고 속에는 햄과 치즈였던가요. 거기에 옆의 채소는 피망을 익혀 절인 것에 가깝습니다. 하여간 그걸 빵 사이에 넣어 먹어도 또 괜찮더라고요.






숙소에서.

이날 저녁에 속을 더부룩하게 만든 주범인 럼레이즌이 보입니다. 나머지는 G의 몫. 이 중 남색 호로요이는 기간 한정으로 나온 칼피스맛이었는데, 한 모금 마시고는 그냥 칼피스를 마시지 왜 호로요이로 마셔야 하나는 의문에 들더군요. G는 귀국하는 날 공항 로손에서, 친구들의 추천상품이라던 복숭아 호로요이 두 캔을 사들고 갔습니다.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전 패스. 지금 베란다에 숨겨둔 맥주를 언제 마시느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골치 아파요.-ㅁ-;






G가 구입한 프로인도리브의 쿠키.







종이봉투에 담고 다시 비닐봉지에 담아 주더군요.





하나는 G의 친구인 Mi에게 줄 것이고, 하나는 제게 주는 선물이라던데 왼쪽이 친구 몫, 오른쪽이 제것입니다. 단번에 맞추니 재미없다는 표정을 하더군요. 하지만 쿠키를 좋아하는 제게는 믹스쿠키를 주는 것이 당연하니 겐지파이 혹은 팔미에는 친구 몫인게 뻔하잖아요.-ㅠ-;






산노미야 역에서 교토가는 열차를 기다리면서. 이건 한큐 열차입니다. 산노미야역은 JR과 한큐 플랫폼이 이어 붙어 있더군요. 마치 한국의 중앙버스정류장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랍니다.





선로 저 끝에 보이는 것이 한큐 산노미야 역입니다. 플랫폼이 살짝 비스듬하게 연결되어 있어 서울의 버스정류장이 떠오른 것이겠지요.


아침 시간이라 어느 열차든 사람이 많지만, 교토가는 열차는 오사카를 지나니 사람이 확 줄더라고요. 요금은 1080엔. ICOCA HARUKA는 알뜰히 잘 썼습니다. 산조에서 교토역으로 오는 버스에서 추가 요금 40원 지불하는 것으로 탈탈 털었고 간사이공항에서 500원 환불 받았습니다.





니시키 시장에 도착한 것이 10시 전후. 아리쓰구는 문을 열었길래 들어가서 G가 쿠키틀 고르는 것을 구경하고 더 걸어가서는 지난번에도 들렀던 어묵집입니다.





그리고 지난번과 같은 채소어묵. 소스 때문에 단맛과 짠맛이 도드라지지만, 생선살을 듬뿍 넣은 건지 부들부들하고 촉촉한 건 변함없네요. G는 연근을 골랐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나씩 입에 밀어 넣고 끝까지 갔다가 도로 돌아와 이런 저런 쇼핑을 합니다.






시간을 확 건너뛰니 간사이공항.

간사이공항에 포켓몬 샵이 있더라고요. ... ... ... 사고 싶은 인형이 많아 돌아 나오기 아주 어렵더랍니다. G는 저 옆에 걸려 있던 피카츄 백팩을 보고는 고민하던데, 고민으로 끝나서 다행입니다. 안겨줄 동생도, 조카도 없습니다. 누구 하나라도 있었다면 핑계대고 배낭 샀을 겁니다.






가게 가기 직전에는 스타벅스에 들러 카페인을 공급했습니다. 왼쪽은 올 겨울 신상품으로 나온 음료인데 이름이 뭔지 잊었네요.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초콜라티 크럼블 코코 프라푸치노(チョコラティ クランブル ココ フラペチーノ)라는 길고 긴 이름입니다. 한 모금 마셨을 때 그냥 초콜릿맛이라는 것까지만 기억나고 나머지는 ... 하하하. 오른쪽은 카푸치노입니다. 라떼 시킬까 하다가 카푸치노로 방향을 돌렸지요.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기는 맨 뒷자석을 잡았습니다. 웹으로 좌석 선택을 하려고 보니, 두 자리는 대부분 가운데나 복도쪽 자리입니다. 항공기가 커서 3-4-3열이었는데, 마침 맨 뒷자리는 두 석인데다가 비어 있어서 덥석 잡았습니다. 체크인을 늦게하기도 해서 짐도 늦게 들어갔을 거고 덕분에 천천히 내렸지만 짐은 조금만 기다렸습니다. 인천공항 수화물 나오는 속도는 좀 느려요.






밤비행기는 아주 오랜만입니다. 그렇다보니 이런 야경도 P330으로는 처음 찍어보네요. 아니, 예전에 하코다테에서 찍은 것이 있으니 공항 야경으로 정정합니다.






항공기 타기 전에 G가 뭔가 사고 싶다며 끙끙대길래 남아 있던 잔돈을 다 털어서 건넸습니다. 매점 가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가 고른 것이 저 자가비입니다. 그러고 보니 전 자가비를 먹어본 기억이 없는 듯...? 쟈가포클은 먹어본 적 있지만 자가비는 오히려 먹은 기억이 없네요. 맛은 두 종류인데 왼쪽이 간장맛, 오른쪽이 시아와세버터입니다. 왼쪽이야 간장맛이고 오른쪽은 달콤한 버터맛. 그러니까 허니버터맛인거죠.





이런 소포장으로 다섯 개씩 들어 있는데 전 허니버터보다 간장맛이 취향이었습니다. 맥주 안주로 딱이지만 그냥 먹어도 맛있으니 사오지 않기를 잘했네요. 체중 감량에는 도움이 전혀 안됩니다. G랑 반반 나누었는데 일단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치워두었습니다. 봉인해제가 되는 건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난 뒤...(먼산)

G가 말했습니다.


교토 가면 카페도 들러보고 싶어.


그리고는 제게 준 링크가 타베로그의 오가와커피 산조점 링크였습니다. 왜냐하면 라떼 아트가 점포 소개 메인이었거든요. 이 다음에 이모저모 버럭하고 화내면서 다투기는 했는데 결과적으로 교토에서 가본 카페는 오가와커피뿐입니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더군요. 근처에 있는 엘리펀트 커피도 가보고 싶었는데 오가와커피를 목적지로 설정한 것은 여기가 털실집 아브릴과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행 때 G는 목적지를 아브릴 하나만 설정하고 갔습니다. 시간이 짧기도 하거니와, 제가 하도 뭐라 한 터라 아예 어디어디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군요. 미안하긴 했지만 정말 시간이 부족하더랍니다. 카페도 두 곳 정도 가볼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교토역으로 돌아가 요도바시 카메라 들렀다가 교토역 갈 생각하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스마트 커피나 이노다 커피도 패스. 이번에는 다른 때 안 가본 카페를 가자며 고른 곳이 여기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유는 이 사진 한 장으로 대신합니다.

아브릴이 왼쪽, 오가와 커피 산조점이 오른쪽입니다. 그냥 길따라 죽 걸어가면, 가모가와 가기 전 수로 지나서 바로 있습니다. 찾기 아주 쉬워요. 다만 간판이 크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두리번 거리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발견하기 전까지 G는 몰랐답니다. 하하하.




로드뷰-가 아니라 구글로 들여다보면 이렇습니다. 저 빨간 차양이 오가와 커피지요. .. 눈에 잘 안 띄긴 합니다만.


들어가니 몇 명이나 묻고는 흡연 여부를 묻습니다. 금연으로 해달라고 하니 1층으로 안내하네요. 다른 자리 대부분은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자리 잡고 앉아 있습니다. 혼자 오신 분도 많더군요. 스타벅스하고는 연령대가 아주 다릅니다.;



메뉴판으로 봐서는 라떼아트가 어떤 것에 가능한지 안나와 있길래 붙잡고 물었습니다. 예상대로 카페라떼말고 카푸치노에만 가능하다고 하네요. 카푸치노 두 잔, 그리고 말차 팬케이크 두 장을 주문합니다. 나중에 주문서 받아 보고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카푸치노 한 잔 값을 더 지불한 것 같은 기분이.-_-; 뭐, 계산서는 G가 들고 있으니 다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팬케이크와 세트 메뉴로 카푸치노를 주문하고, 팬케이크 한 장 더 추가. 그리고 카푸치노 한잔 추가.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카푸치노가 한 잔 더 추가 메뉴로 들어간 것 같더랍니다. 끄응. 여기서는 G가 계산을 담당해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보면서 알았습니다. .. 하지만 G에게는 말 안했죠. 하하하.;





그리하여 나온 카푸치노와 말차 팬케이크. 팬케이크는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살짝 폭신하면서 촉촉한 것이, 거기에 말차 맛이 진하게 납니다. 단팥이랑 같이 먹으면 딱 좋습니다. 위에 올라간 버터는 가염버터더군요.

팬케이크 접시 옆으로 보이는 것은 쿠로미쓰-흑밀입니다. 이것도 재미있는게, 집에서 몇 번 만들었던 쿠로미쓰와는 달리 굉장히 맛이 진합니다. 그러니까 흑설탕 특유의 쌉쌀하면서 복합적인 단맛이 강하게 나더군요. 그게 또 팬케이크랑 잘 어울리더랍니다.


..

내내 팬케이크라고 적었지만 팬케이크가 아니라 핫케이크일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제 카푸치노와 G의 카푸치노가 서로 다른 그림이더군요. 그런 배려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게다가 카푸치노 자체도 상당히 맛있더라고요.



왜 일부러 산조점까지 왔냐고 하면, 타베로그를 살펴보니 산조점을 제외하고는 갤러리에 드립커피만 나와 있더군요. 다른 지점도 이런 라떼아트를 하는지 모르지만, 갤러리에 올라오지 않은 걸 봐서는 모험할 필요가 없다 생각해서 일부러 여기로 왔습니다. 덕분에 당 충전도 하고 카페인 충전도 했으니 만족합니다.



평소 다니는 지역과는 거리고 조금 멀어서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맛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감정으로, 그러니까 여행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만족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을 떠올리며 다음엔 여기 가겠다고 생각하는 건 오랜만의 일입니다.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 다음에는 이것도 사고 싶다고. 근데 다음에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이번에는 지지난 여행에서 카드 결제 취소한 부분이 있어, 그걸로 이번 항공권을 얼추 막아 은행 잔고를 덜 건드리고 다녀올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다음 여행은 항공권과 엔화를 둘 다 챙겨야 하니 쉽지 않을 겁니다.


M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국민은행에서 2월말까지 환전 수수료를 감해주는 모양이니 조만간 10배 조금 안되는 수준으로 환전해서 엔화를 더 쟁여두면 생각보다 빨리 다녀올 수도 있겠네요. 다만 요즘 G4에 대해 압박을 받는 건지, 진행이 전혀 안되는 것에 대해 밤마다 가위에 눌리고 있습니다. 그걸 해결해야 겠지요. 다시 말해 이번 연말까지 G4 1단계를 해결하고 나면 그 퀘스트 보상으로 내년 초쯤 다녀올 생각입니다. 그럼 다음 여행에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1.여행지

고베보다는 교토. 교토보다는 도쿄나 삿포로가 더 끌립니다.


1.1 삿포로

체력이 된다면 삿포로에 가서 JR 패스를 쓰든, 아니면 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든 해보고 싶지만 말입니다. 이전 여행에서 하코다테 다녀온 것이 꽤 괜찮았거든요. 오타루는 관심이 덜하지만 대신 삿포로랑 하코다테의 숙소, 그리고 저 멀리 오비히로는 다녀오고 싶습니다. 코스 각이 안나오는 것이 단점이죠.


1.2 도쿄

시부야 비론(Viron)의 아침 뷔페. 잼을 잔뜩 늘어 놓고 먹고 싶은 만큼 먹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간다면 어디 안가고 느긋하게, 아마 숙소에서 뒹굴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ㅂ'


1.3 교토

교토야 뭐. 언제 가도 좋고. 최근에 교토를 하도 가서 잠시 다른 곳에 다녀오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긴 합니다.



2.쇼핑 혹은 할 일

쉬는 것. 먹는 것.


2.1 이노다 커피

이노다 커피의 드립백을 지지난 여행 때 사왔는데 D님이 이게 상당히 맛있다 하셔서..-ㅠ- 다음에 좀 더 사올까 고민중입니다. 다행히 도쿄는 마루노우치쪽 다이마루에, 삿포로 역시 다이마루에 이노다 커피 매장이 있습니다. 그러니 도쿄와 삿포로, 어디를 가든 구입 걱정은 없습니다.


2.2 케이크..?

근데 요즘 여행 갈 때마다 위 상태가 좋지 않아서 케이크를 먹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입맛이 쓰니 맛도 덜 느끼고요.


2.3 헤드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도로 내려 놓은 것이 헤드폰. Bose QC25는 여전히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만.... 안 그래도 이모저모 확인했는데 상황이 조금 복잡하네요.


2.3.1 마지막 날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확인했을 때 QC25의 가격은 37800엔이었습니다. 아마존과 동일한 가격입니다.요도바시 카메라에서 구입하면 소비세 8%의 면세 혜택을 받습니다. 그리고 5%는 포인트 적립을 해주고요. 8%를 빼면 34776엔, 이의 5% 적립은 1738엔입니다. 그럼 33038엔.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으니,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본 모델은 검정과 흰색 둘입니다. 올블랙이 없어요.


2.3.2 아마존 가격은 37800엔입니다. 포인트 적립은 1700엔 남짓 해주는 것 같은데... 데....




가끔 이렇게 세일을 하더군요. 여행 시점하고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그리고 아마존은 국내 배송인 경우에는 세금이 안 빠집니다. 해외 배송일 때는 7.8% 가량의 빠진다고 하는데, 해외배송으로 하면 해외 배송비에 관세가 붙습니다. 관세는 면세 범위인 150달러를 넘는 금액에 대해 20% 가량 붙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37800엔보다도 더 나가죠. 게다가 배송비도 붙는 걸요.


2.3.3 그리하여 고민만 하고 있다는 겁니다. 절실한 문제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통장 잔고를 위해서는 사지 않는 쪽이 훨씬 더 절실합니다?



2.4 술?

정확히는 발렌타인 17년산입니다만.


2.4.1 술은 동경하지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미각이 발달하지 못해 그런건지 이전에 위스키를 몇 번 얻어마실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 느꼈던 술맛은 『그 남자 그 여자』에서 아리마가 친부를 만났을 당시의 상황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나마 아리마는 미각이라도 좋았지, 저는 대부분의 위스키를 '소독약맛'이라고 인식하더군요. 피트향 때문에 그런 모양입니다.

그래도 술은 동경하니까 쟁여두고 싶은 마음은 아주 조금 있는데, 그런 제게 이런 것이 보였습니다.


2.4.2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이런 걸 사은품으로 두었더라고요.



(사진은 직원의 허락을 받고 찍었습니다. 원래는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하시던데, 사은품만 찍겠다고 하니 잠시 망설이다가 허락을...-ㅁ- 그리하여 감사히 찍었습니다.)


가운데 있는 것은 위스키 액세서리, 양쪽이 잔입니다. 잔도 굉장히 예쁜데, 저게 딱 18-19세기쯤에 썼을 법한 등피 같은 라인이라 더 홀렸습니다. 게다가 사자면 못살것도 아닌 가격! 이라지만 사실, 최소 두 병은 사야지 손에 넣을 수 있는 물건이지요.

자금 생각해도 못살 수준은 아닙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발렌타인 17년산을 끼워 다른 발렌타인을 한 병 더 구입하면 됩니다. 하지만 술도 잘 안 마시는 주제에 무슨 발렌타인인가요. 명품가방처럼 저것도 쟁여 놓으면 재산-이라는 망상은 아주 조금하지만, 술맛도 모르면서 이런 걸 사는 건 양심에 걸립니다. 게다가 술이 목적이 아니라 사은품이 목적이라니 이런 주객 전도가!


이번 기회가 아니면 못 구할 수도 있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고이 마음을 접어 나빌레라. 크흑.;ㅂ;




그러니 다음 여행은 얌전히 체력과 재력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렵니다. 음, 버핏은 아직 안해봤는데 올해부터 시작해볼까요...?

이틀간의 여행이었고, 이틀째는 교토로 아침 일찍 움직일 예정이어서 실질적인 고베 관광은 하루였습니다. 관광이라고 하기도 무엇한게, 목적 1은 숙소였고, 목적 2는 프로인도리브였으니까요. 그래도 그 유명한 모토마치 거리는 한 번 가봐야겠다 싶어서 숙소에 들렀다가 설렁설렁 걸어 나왔습니다. 숙소 출발한 것이 오후 5시 반, 1730이고 모토마치 상점가에 도착한 것이 6시 조금 넘어서였는데 이미 늦었더라고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 시각이었습니다. 허허허허. 고베 여행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T-T





산노미야에서 모토마치로 가는 도중 찍은 사진. 하와이의 커피점인 호놀룰루 커피가 고베 매장이 있더라고요. 저랑 G의 목적지는 모토마치에 있는 가게라 지나치고 넘어갑니다.



목적지 외관을 찍은 사진이 없군요. 이미 체력이 달려서 뻗기 일보 직전이라 그랬나봅니다. 목적지는 타베로그의 고베 스위츠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들어가는 그레고리 코레.(타베로그 링크) 철자가 Gregory Collet입니다. 프랑스식으로 읽은 건가요.

여기도 폐점시간이 7시라 6시 20분쯤 들어갔을 때 이미 손님이 하나도 없고 케이크 진열장에도 케이크가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아 있더군요. 원래 도전하려고 했던 딸기케이크도 없어서 다른 것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문제는 제가 먹은 케이크가 뭐였는지 까맣게 잊었다는 것. 지금 다시 홈페이지(링크)에서 확인하니 타르트 프레즈(タルト フレーズ, tarte fraise)네요. 신상품이었습니다. 구체적인 메뉴 내용을 해석하자면 아몬드를 듬뿍 사용해 사박사박한 타르트바닥과 국산(일본산) 딸기, 그리고 마스카포네를 넣은 우유맛 크림이라는군요.




이것이 전체 세팅. G는 이 당시 파르페를 시켰는데 아마도 파르페 아모니(パルフェ アルモニ, parfait harmonie)였을 겁니다. 주사위 모양의 무언가가 올라간 걸 모니 그렇네요. 전 음료로 밀크티를 골랐습니다. 이날 커피를 세 잔 정도 마셨던 데다 자기 직전이라 가능하면 커피를 피하고 싶었지요.





이게 타르트 프레즈. 딸기 타르트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다른 딸기 타르트와는 모양이 다르죠. 보통은 타르트 위에 크립을 올리고 거기에 딸기를 꽂는 형태인데 이건 딸기 위에 크림을 올린 것 같습니다. 근데 그게 또 신기한게, 속 안은 그냥 크림이 아닙니다.

이 때 상태가 좋지 않아서 단면 사진은 없는데, 속에 푸딩이랑 산딸기 혹은 라즈베리 종류의 잼이 들어가 있더군요. 푸딩 같은 탱글한 질감의 무언가, 그 속의 진한 딸기 맛 잼, 그리고 겉의 흰 크림은 가벼운 맛의 치즈를 농축한 것 같은 그런 진한 크림. 그리고 타르트는 바닥부분은 파이질감, 그 위는 아몬드가루를 넣은 시트입니다. 겉보기에는 그냥 딸기 타르트지만 하나하나 뜯어 생각하면 손이 진짜 많이 갑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터라 조금 남긴게 아쉬울 정도로. 딸기는 달다기보다는 약간 새콤하고 단단한 질감이었습니다.





파르페는 파르페맛. 아니, 이게 전부는 아니고 이것도 꽤 절묘합니다. 홈페이지의 메뉴 설명을 보면 '럼의 향기와 캐러멜의 향기가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루고 있'고 . '바닐라빈을 듬뿍 사용한 자가제 판나코타'가 들어 있다는데... 여기 오기 직전에 숙소에서 하겐다즈의 럼레이즌을 먹고 왔는데, 그게 느끼하고 진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쪽은 젤라토 질감이 강합니다. 가볍게 사르르 녹아 내리는데 또 럼향이 나고요. 럼레이즌을 괜히 먹었다는 생각이 팍팍 들더랍니다. 판나코타는 우유푸딩 같은 부드러운 질감보다는 젤리에 가깝게 탱글탱글한 식감을 줍니다. 기억이 맞다면 아랫부분에는 설탕 코팅된 시리얼이 들어 있던데, 그것도 씹는 맛을 주고요. 아이스크림이랑 섞어먹으니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중요한 건 제가 시켰던 홍차입니다. 밀크티라 우유저그가 함께 나왔는데, 그냥 마시면 살짝 떫은 맛의 홍차입니다. 아마도 아삼 같은데, 거기에 우유를 조금 넣어 다시 마시니, 어어어억.;ㅠ; 왜이리 맛있는 건가요! 밀크티가 떫은 맛을 적절히 잡으니 우유와 홍차의 균형이 참 좋습니다. 그냥 홍차에 우유 조금 부었을 뿐인데 왜이리 맛있는 거죠. 덕분에 커피가 아니어도 참 행복했습니다. 포트가 아니라 홍찻잔에 그냥 나왔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정도야 뭐.....


입이 쓰다보니 초콜릿 메뉴는 도전할 생각을 못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아마 딸기 케이크를 시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때도 음료는 밀크티. 음, 언제쯤 다시 가볼 수 있을까요.

이번 여행의 동행인인 G는 저랑 여행을 가장 자주 다닌 인물입니다. 매번 여행을 같이 가면서 맨 끝은 ' 저 놈하고 두 번 다시 안가!'라고 포효하는데서 끝맺는데, 지난번 여행에서 하도 시달리다보니 만만한 것이 G라, 같이 가자고 꼬신 거죠. 털실 구입을 위해 통역사가 필요했던 G와 마음 편한 동행자가 필요했던 저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겁니다. 목표는 다르지만 목적은 일치. 그러면 갈만 하죠.


하지만 그런 생각은 여행 당일 아침에 공항에서부터 한숨과 함께 갈려 나가는데. 혼자 있을 때면 끝의 끝까지 고민하다가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서 커피를 마셨을 텐데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은 G는 투덜거리기만 할 뿐 밀어 붙이지는 않더군요. 불평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보내며 시작한 터라 이번 여행이 쉽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뭐, 생각만 그랬지 실제로는 그럭저럭 평타는 쳤습니다. 이정도면 다음 여행도 같이 갈만하다 생각했으니까요.


G의 특성은 주요 주변인물인 앤디도 이미 파악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If you do not feed G, he bite you.


쉽게 말해, 먹을 걸 안 주면 물립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기내식을 포함해 부실한 음식을 먹고 피곤한 일정을 소화한 G는 점심 식사로 프로인도리브에 가기 전까지 내내 저를 물고 놓지 않더군요. 왕!





배고픈 G를 달래기 위해 온 프로인도리브. 여기까지의 여정도 다난했습니다. 그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접어 둘 터이니 읽어보실 분들은 열어보세요. 특히 사노님은 참조하시어요.-ㅁ-



프로인도리브의 런치는 오후 2시까지입니다. 원래는 아슬아슬하게 런치 먹겠다 싶었는데 12시 10분에 착륙한 순간 이미 그 꿈은 버렸죠. 하하하하하.

메뉴판을 받아들고 음식을 주문하자 저렇게 1인당 하나씩 과자가 담긴 작은 컵을 내줍니다. 컵은 샷잔 정도 크기.;





그리고 잠시 뒤, 음식 먹을 도구와 접시를 내줍니다. 도구는 나이프와 포크, 젓가락이 함께 나오더군요.






커피용 설탕은 앵무새설탕입니다. 하나쯤 챙겨올걸 그랬나요. 원래 커피에는 설탕 안 넣어 먹지만 밀크티에는 가끔 넣어 먹으니.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오늘의 수프입니다. 샌드위치 두 종과 수프 하나, 카페오레를 주문했는데 전채 개념이라 그런지 수프가 나오더군요. 오늘(화요일)의 수프는 콘수프입니다. 스위트콘으로 만든 달큰한 수프가 입맛을 확 돋웁니다. 그 직전까지 절 물어뜯던 G는 수프를 한 숟가락 먹고 나서는 화사하게 웃으며 무는 걸 멈췄습니다.(크흡)






G가 주문한 것은 달걀과 소시지. 제가 주문한 것은 기본 샌드위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 ... 뭐더라. BLT는 아니고 하여간 굉장히 기본적인 샌드위치입니다. 햄과 고기와 달걀, 상추가 들어간 샌드위치입니다. 거기에 마요네즈로 버무린 파스타 샐러드가 함께 나옵니다.






달걀과 소시지는 빵을 두 종 선택할 수 있답니다. 어떤 것이 있냐 물으니 샘플을 가져다 주는군요. 거기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두 종 골랐습니다. G가 좋아하는 것은 단빵이나 뭐가 들어간 빵보다는 아무것도 안 들어간 빵. 나온 것을 보면 아침식사 메뉴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약간 간간하게 느껴졌지만 이날 이모저모 피곤해서 입맛이 썼을 겁니다. 여행 기간 내내 그러긴 했지만 주요 원인은 위의 소화력이 떨어졌다는 것, 그리하여 입맛도 상대적으로 안 좋았다는 것이겠지요. 여행 직전부터 다녀온 다음날까지 감기기운이 있어 내내 긴장했습니다. 그런 고로 여행 기간 중의 입맛은 ... 으으음. 여행은 역시 돈과 시간과 체력(건강)의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뒤늦게 나온 카페오레는 받아보고는 맛 없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가격이 얼마더라. 영수증을 통째로 G가 가지고 있어서 확인은 못했는데 500엔 전후일겁니다.

카페라떼는 에스프레소가 베이스고 카페오레는 드립커피가 베이스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쪽은 카페오레인데 진하지 않고 적절하게 쌉쌀한 맛이 나는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탕을 넣어서 마셔도 괜찮겠다 생각했지만 뜨끈한 음료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요.




다만 지난 번 여행 때도 그랬고 이번 여행 때도, 고베는 비였습니다. 비 예보도 없었고 강수확률도 30%였는데, 산노미야역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날이 흐리다 싶더니만 비가 내렸습니다. 코트가 홀랑 젖었지만 또 금방 마르더군요.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덕분에 고베는 왠지 비. 그런 이미지로 자리잡네요.



고베에 있는 호텔 피에나는 조식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호텔 조식을 두고도 순위를 매기는 모양인데 이번에도 1등을 한 덕에 3년 연속 1등이라던가요. 2등이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3등은 이전에 방문한 삿포로의 교한 호텔입니다. 솔직히 취향으로 따지자면 하코다테의 헤이세이 시오사이칸이 더 취향이었지만 평가기준은 또 다를 테니까요.


둘이 가다보니 접시를 잔뜩 들고 와도 문제 없습니다. 이것저것 나누어 먹는 것도 가능하고요. 종류 가짓수가 뷔페처럼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 중 몇 가지, 특히 고기요리는 레스토랑 메뉴로 손색이 없는 것이라 그 점을 높이 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케이크도 그렇더군요. 디저트 뷔페로 내도 될 정도입니다.





앞쪽은 닭고기 요리였는데, 아래에 양배추가 깔려 있습니다. 그 위에 껍질 있는 상태로 요리한 닭고기. 이건 G에게 그대로 넘겼던 지라 맛은 못봤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키슈. 양파 등의 채소와 햄이 들어갔는데 맛 없을리 없죠. 게다가 저 키슈의 바닥도 매우 훌륭합니다.





사진 중앙에 오는 것을 찍으려 한 거군요. 라따뛰유랑 돼지고기 파테였나. 파테는 아니고 그 비슷한 종류였다고 기억합니다.'ㅠ';





엡, 고기가 뭐더라.; 로스트비프였다고 기억합니다. 같이 나온 푸실리. 이쪽은 카레카레 후추후추하더군요.





이거 참 좋더군요. 포토푀. 짭짤하면서도 뜨근하고, 채소도 맛있고 고기도 맛있고. 여기 소시지도 있었는데 떠오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이건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요. 소금간이랑 후추 등의 향신료만 잘 맞추면, 그리고 좋은 재료를 쓰면 조금이라도 따라할 수 있지 않나요. 하하하하.;ㅠ;






잼은 호텔 1층 로비의 Patry에서 파는 잼을 그대로 내놓습니다. 피에나는 밀키쉬잼(밀크잼)으로도 유명하죠. 종류가 많으니 그날마다 다른데 여기 나온 잼 중 없는 것도 있더군요. 잼접시 하단 맨 오른쪽은 마말레드인데 껍질부분을 잘게 다져서 만들었습니다. 씹는맛이 참 좋아요. 문제는 저건 품절이라 그런지 없었다는 것. 있다면 한 병 사올까 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보면 마말레드 옆이 네 종류 베리를 섞어 만든 4베리잼, 밀키시잼 라이트, 콩가루와 검은깨를 넣은 밀키쉬잼, 밀키쉬 소금의 순입니다. 그냥 퍼먹어도 맛있는 잼이라 사오지 않았습니다. 사오면 안되죠.(먼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인 프렌치토스트야 당연히 맛있습니다. 맛없을리 없죠. 식빵은 무난. 구워먹었다면 더 맛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람이 하도 많아서 그냥 들고 왔습니다. 아예 전날 저녁부터 안내문을 붙였더군요. 사람이 많아서 '한 시간 뒤에 와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6시 반부터 시작인 조식을 6시 33분에 내려갔더니 딱 4테이블 남았더라고요. 이미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이쪽은 디저트. 차는 다양항 홍차랑 커피가 나와 있고 원하는 대로 우려 마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디저트가 있는데, 케이크 종류가 다양해 그 중 치즈시폰, 그 뒤의 포레노아, 과일타르트, 딸기 무스를 들고 왔습니다. 다 맛있어요. 딸기 무스는 입가심 겸 들고 왔는데 먹어보니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딸기 크림이더군요. 이런 직설적인 딸기 크림은 만나보기 힘들죠. 보통은 거기에 젤라틴 같이 미끄덩한 식감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이건 그냥 딸기 크림.-ㅠ-


포레노아도 괜찮았습니다. 초콜릿맛이 진한데다 시트는 촉촉하고 진한 초콜릿빵, 그 사이의 가나슈크림과 체리.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네요. 시폰은 식감이 괜찮았지만 치즈향은 취향이 아니라 패스. 과일타르트도 그냥 무난한 맛입니다.





G의 접시입니다. 엉망으로 찍었지만 일단 중요한 건 오른쪽의 채소주스. 음, 당근이 메인이었는지 아니면 채소를 섞어 낸 주스였는지 잊었습니다.





멀리서 찍으면 이런데, 저는 서양식으로 먹어도 괜찮지만 G는 밥을 항상 챙기더군요. 오른쪽의 밥그릇에는 밥과 명란, 생선구이를 함께 담았습니다. 어떤 생선인지는 미처 못봤지만 연어는 아니고 뼈가 가는 편인 흰살 생선이더군요. 명란은 짜지 않았다고 하는데 먹을 기회는 없었습니다.


잼은 따로 잼접시를 쓰지 않고 접시에 그냥 담았습니다. 라따뛰유랑 같이 있는 것은 호텔에서 직접 담갔다는 다양한 채소 피클. 그리고 토마토가 들어간 무슨 찜이 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햄이랑 샐러드용 채소도 많이 집었는데 양껏 담았다 싶더니만 역시 다 먹지 못하고 채소는 조금 남겼습니다.






이건 두 번째 접시. 처음에 들고 올 때 오믈렛(스크램블에그)이 없어서 두 번째에 담아왔습니다. 그리고 프렌치 토스트랑 메이플 시럽에, 견과류가 들어간 잡곡빵도 함께 가져왔지요. 달걀요리 뒤쪽으로 보이는 것은 감자그라탕입니다. 이것도 맛있어요.



그러고 보니 제 음료를 안 찍었네요. 우유 반 잔이랑 아삼을 우려 우유를 부은 밀크티. 이 두 가지로 아침 음료를 대신했습니다. 전날 커피를 상당히 많이 마셨던 지라 이날은 조금 자제를. 그래서 저녁 때 피곤했는지도 모릅니다. 아침에 카페인을 덜 부은 여파...(...)



호텔 조식은 하루의 시작이니 맛있으면 더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지요. 훗훗훗. 게다가 혼자가 아니라 둘이니 마음 놓고 나눠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여행 때도 G를 슬슬 꼬셔서..(야!)

고베의 피에나 호텔은 일본 호텔 조식 3년 연속 1위에 빛나는 - 이라고 쓰면 무슨 광고 문구 같은데, 그보다 방이 상당히 넓은 것이 마음에 들어 이번에도 도전했습니다. 트윈룸이지만 이건 로열 트윈이라 다른 방보다 넓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일본에서 묵어본 숙소 중 가장 방이 넓더군요. 평일 가격이라 조식 포함해서 16400엔이지만 주말이나 다른 날에는 얄짤없습니다. 비싸요.




입구. 들어오면 왼편에 캐리어를 올려 놓을 수 있는 가구가 있습니다. 그 아래 실내화도. 1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입니다. 오래된 숙소라 그런지 전자키가 아니라 열쇠이며, 방 전체의 시설을 켰다 끄는 것은 스위치로 조작합니다. 카드형 방키를 넣거나 빼서 작동시키는 시스템은 최신식인가보군요.

캐리어 거치대 옆은 옷장입니다. 그리고 그 옷장 맞은 편은..






화장실과 욕실이 있습니다. 오른쪽이 화장실, 그 안쪽이 욕실. 욕실은 또 세면실과 샤워 및 욕조실로 나뉩니다. 저 안쪽 문이 샤워 및 욕조실입니다.




세면실. 여러 욕실용품도 여기 있습니다. 세면대 오른쪽에 보이는 갈색 주머니는 드라이기. 왼쪽 아래의 바구니에는 수건이, 오른편에는 족욕기가 있습니다.






오른쪽은 욕조, 왼쪽은 샤워실. 욕조도 작지 않습니다. 남자 둘은 무리지만 여자 둘은 넉넉히 들어가는 정도고요.






샴푸, 바디샴푸, 트리트먼트가 있습니다. 샤워실이 따로 있기 때문에 아예 작은 의자랑 바가지도 놓아 두었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오더라도 불편함 없이 씻을 수 있는 넓이입니다. ... 솔직히 말하면 제 자취방 화장실보다 더 넓습니다. 하하하.






이쪽이 본 공간입니다. 침대 두개, 화장대.




왼쪽편에는 TV, 그리고 웰컴푸드 대신 웰컴 생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포트랑 찻잔, 유리컵. 아예 얼음통도 있더라고요. 온더락으로 쓰라는 건지 유리컵이 냉장고 위 선반에 한 쌍 더 있더랍니다. 쓸 일은 없었지만.=ㅁ=




다른 사진 하나는 G가 찍혀서 뺍니다. 사진 왼편으로 3인 쇼파, 1인 쇼파 둘이 있는 탁자가 있습니다. 느긋하게 뒹굴기 좋은 공간이죠. 저 정도면 저 스트레칭 하는데도 별 문제 없는 정도입니다.


아무리 할인 가격이라지만 이 정도 크기에, 조식 뷔페 포함해서 이 가격이면 감격할만 하죠. 자, 어느 분 옆구리를 찔러야 반응이 돌아올..(탕!)

주의사항.


혹시 인천공항에서 롯데면세점 이용하실 분들은 되도록이면 인터넷면세점 이용하세요. 이번에 가보고 제대로 체득했는데, 화장품과 주류 등을 제외하고 가방이나 액세서리, 전자제품 등의 고가품은 전부 신라면세점입니다. G에게 인천공항 롯데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 이래저래 둘러보았지만 고가품이라 할만한 건 술 외엔 없더군요. 화장품은 사야하는 것이 없어서 지금 당장 쓸 필요는 없는 건데. 보고 있노라니 이러다가 올해 안에 쓰지 않으면 저 면세점 포인트 자체가 홀랑 날아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하여간 대부분의 매장은 신라면세점이 차지하고 있지만 G가 가진 신라면세점 관련 쿠폰은 신세계상품권이라, 면세점이 아니어도 쓸 수 있습니다. 롯데면세점 포인트는 인천공항에서만 쓸 수 있는 그 포인트가 문제더군요.(먼산)



공항에 일찍 들어와서는 커피를 마시겠다고 들어와 보니 스타벅스가 없습니다. 스타벅스 카드를 가지고 있는 고로 마음 편히 마시겠다 했는데, 망할! 다른 매장들은 있지만 커피가 땡기는 곳은 아닙니다. 그리하여 투덜대며 어디로 들어가나 고민하는데 여기저기 눈에 들어오는 매장들은 다 SPC. 인천공항 출국장 안은 SPC가 상당수 점령했군요.





HO HO MORNING. 이 매장의 정체는 왼쪽편을 보시면 금방 아실 겁니다. 삼립호빵 팝업스토어입니다. 사먹을까 고민하다가 내려 놓았지요.






배스킨라빈스는 이런 상품을 팔던데, 머그컵의 생김새가 상당히 취향이라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생김새는 취향이지만 모양새는 취향이 아닙니다. 체리 주빌레 색은 나쁘지 않은데 커피 담아 마시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요.

그리고 이 매장 옆에는 던킨이 있습니다. 파리크라상은 그보다 아래쪽에 있었고요. 음, 그러니까 22번 게이트를 찾아 들어가는 도중에 파리크라상을 만났고, 조금 지나 오른편으로 호호모닝이 있었고, 조금 더 올라가니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가 있었습니다.





어디를 갈까 한참을 헤매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며 들어간 곳이 여기입니다. LAGRILIA. 라그릴리아.






카페라떼 작은 것 한 잔과 250ml 생수 한 병 구입했는데 6300원. 이야아. 역시 공항 가격이군요. 물이 900원이었으니 라떼는 5400원일겁니다. 아마도.

그리고 나중에 영수증 정리하면서 알았는데 여기도 SPC입니다.





라그릴리아를 나와 가장 끝에 있는 22번 게이트까지 가는데 이런 가게가 보이네요. 건강한줄은 김밥집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왼편은,





고래사어묵. 이야아아아. 여기까지 진출했군요! ... 설마 여기도 SPC 라인인건 아니겠지요?;



CJ는 뭐하냐는 이야기가 나올법 한데, CJ는 밖을 잡았습니다. 인천공항 로비 쪽은 CJ 라인이 많았다는 기억이. 비비고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밖에서 밥 먹는 일은 드무니 말입니다. 이날 출국 전에 먹은 것은 라그릴리아의 커피랑, G가 요청한 버거킹의 와퍼. 버거킹은 4층에 있습니다. 여기가 3층이니 한 층만 더 올라가면 되고요. 눈에 잘 띄지 않더군요. 진작 알았다면 라그릴리아까지 갈 필요 없이 버거킹에서 간편하게 해결했을 텐데 말입니다.

뭐, 다음 번에는 그렇게 하죠.'ㅂ';


인천공항에서 G를 기다리며. 태공 아래 깔린 것은 노트북입니다. 여행갈 때마다 노트북을 짊어지고 가는데.... 이러다가 G4 끝나면 기념으로 LG 그램을 살지도 몰라요. 하하하하.;

(그 사이 서피스가 나오면 징지하게 고민을...)



이런 요약글은 줄거리보다는 개요가 맞지요. 줄거리는 전체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이야기고 개요는 기본 골자, 뼈대를 말하는 것이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음,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걸 보니 한국어 공부가 더 필요합니다.


아래 내용이 상당히 기니, 중요 내용만 참고하시려면 맨 아래의 상자만 보셔도 됩니다.'ㅅ'



앞서도 간략히 설명했지만 이번 여행은 앞서 여행에서 못다한 것들을 풀겠다며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00% 만족하지는 못했습니다. 체력이 딸려서 막판에는 상당히 힘들었거든요. 1박 2일이다보니 마음이 급해서 급하게 움직였던 것도 있고, 원하던 것을 다 못 먹은 것도 있었습니다. 하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량이 제한이 있다보니, 거기에 최근 체중 중가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제한을 둔 것도 있어서 마음껏 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하고 싶었던 것은 달성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1.목적

1.1 이번 여행의 목적은 복수혈... 아니, 복수전전. 피는 안 흘렸지만 돈은 흘렸습니다.(훌쩍)


1.2 1박 2일로 잡은 것은 그 이상 쓸 자금의 여유와 휴가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며, 특히 동행자인 G의 휴가를 고려하여 이틀로 하였습니다.


1.3 처음부터 목적지는 두 곳이었습니다. 하나는 고베, 하나는 교토. 고베는 숙소이고 교토는 또다른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G의 목적이었고요.

작년 말, 여행가기 한 달 하고도 조금 더 전부터 G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당시 저는 앞 여행의 계획을 짜느라 머리를 굴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G도 자극을 받은 모양이더군요. 도쿄에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나, 1박을 할 경우 비용이 얼마나 드나 이모저모 고민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답변은 제가 했습니다.(눈물) 당일치기로 다녀올 경우 G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가, 그리고 1박을 하면 돈이 얼마나 드나 확인하는 작업을 말입니다. 결론만 말하면 당일치기로 움직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컸습니다. 아침 첫 비행기로 갔다가 저녁 비행기로 간다고 해도 G의 목표지역까지 왕복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무엇보다 뒤에 나올 G의 여행 목적과 목표를 생각하면 G 혼자 가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2.목표

2.1 위의 목적 때문에 여행 다녀온 당일, G에게 고베 생각있냐고 물었을 때 G가 덥석 물었던 것은 당연합니다. G의 일본 여행 목적은 단 하나, 뜨개질 실을 구입하는 것이고 목표는 아브릴(Avril)이라는 털실집입니다. 이 털실집은 교토 산조에 본점이 있으며 도쿄 키치죠지에 분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G는 도쿄를 갈까 고민했던 것이고, 고베로 꼬셨을 때도 흔쾌히 넘어왔습니다.


2.2 초기 목표를 고베로 설정한 것은 숙소 때문이었습니다. 고베 피에나 호텔. 거기 숙소와 조식을 다시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제 첫 번째 목표가 되었지요.


2.3 또 다른 목표는 피에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프로인도리브. 수요일에 쉬기 때문에 고베 일정은 필연적으로 화요일에 잡혔습니다. 교토에 먼저 갔다가 고베 가는 방법도 있지만, 교토에서도 시간을 상당히 써야 하니 첫날에 교토 다녀오면 프로인도리브까지 가기에는 시간부담이 큽니다. 그리하여 화요일 고베 수요일 교토라는 일정이 확정되었습니다.


3.항공

3.1 1박 2일이고 이틀째도 빡빡하게 써야 하므로 귀국편은 저녁 비행기가 좋습니다. 아무리 빨라도 오후 5시, 17시 이후의 항공편이 좋지요. 하지만 저가항공사는 여기서 모두 탈락합니다.


3.2 저가항공사는 한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간사이공항 귀국편이 됩니다. 즉, 아침에 빨리 출발하면 할수록 귀국편도 빠릅니다. 그러니 저녁 비행기를 타려면 전일본공수, 일본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를 타야합니다. 검색하다보니 에라모르겠다, 대한항공으로 가자 싶더군요.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가격차이가 얼마 나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일리지를 대한항공으로 모으는 것도 이유 중 하나고요.


3.3 그리하여 이번 여행의 항공기는 9시 ICN 출발, 18시 KIX 출발의 대한항공이 됩니다.



이모저모 여행 가기 전부터 G와 상당히 다투었지만, 그래도 G니까요. 몇 년 지기인지 세고 싶지 않을 정도로 긴 시간 알아 왔으니 싸워도 금방 풀립니다. 대강 맞춰줘도 됩니다. 상대적이지만 여행 동행자로 꽤 괜찮습니다. 서로의 속내를 다 알고, 취향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간단 요약.


★ 여행 목적

K: 여행 불완전 연소의 해소

G: 털실 구입


★ 여행 목표

K: Bakery Book 7권, 고베 피에나 호텔, 니시키 시장의 군밤, QC25의 확인

G: 아브릴 방문. 먹기, 쇼핑, 음반매장 방문.


자아. 그리고 K는 몇 가지 부탁을 받습니다. M님의 부탁은 결과적으로 실패. B님의 부탁은 성공. 그리고 P의 부탁도 성공. 이 중 제일 골치 아팠던 것은 P의 부탁이었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무사히 해결했고, P는 아직 그 사실을 모릅니다. 다음주에 뵐 때 말씀 드릴거예요.-ㅁ-


지난 여행 때는 공항으로 가는 하루카 한 대가 운행을 하지 않아서 낑겨 갔지요. 한 대 운행 정지인데다 안전사고도 발생해서 굉장히 시간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둘러 움직여 공항에도 일찍 갔는데 말입니다, 일찍 간다고 일찍 도착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제주공항에서 그 난리를 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지난 화요일에는 인천공항에 눈이 내렸습니다. 그리하여 9시에 출발하는 항공기에 어떤 일이 발생하였나면,


1.9시 출발 항공기. 근데 짐이 덜실렸다며 약 10분 가량 지연.

2.짐을 다 싣고 났는데도 출발하지 않음. 30분 경에 전체 방송. 제설 작업으로 인해 항공기의 이륙이 밀렸으며, 그 때문에 항공기는 10시경 이동할 거라는 방송.

3.10시가 되자 정확하게 이동하기 시작. 근데 꼬불꼬불 돌아가더니, 대한항공 항공기 둘이 나란히 서 있는 그 옆으로 들어감. 그리고는 방송. "동체 제설작업 시작. 20분 소요예정."

4.그리하여 실제 이륙은 10시 45분 경이었습니다. 원래 항공기는 11시 간사이 공항 도착 예정이었고요.


인천공항만 난리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항공기는 간사이공항에서 도로 돌아올 항공편이었지요. 12시 10분 경 도착했는데 간사이 공항 안내방송으로 항공기가 12시 50분에 출발한다고 나오더이다. 귀국하는 사람들도 밀리는 겁닏.




그나마 저희는 나았습니다. 대한항공이었으니까요. 저가항공사의 항공기들도 제설작업을 해야했을 텐데 장비가 있나요. 없다면 수동으로 제설작업 하는 건가요. 김포에서 8시 출발하는 항공기 탔으면 별 문제없이 도착했을 텐데 그걸 못잡은 것이 조금 아쉽더랍니다. .. 덧붙여 귀국편은 30분 지연되었습니다. 하루카 타고 공항 오는 도중에 메일을 확인했지만 어차피 일찍 갈 예정이었던 터라..(먼산)



그리하여 다음 여행은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 갈 생각입니다. 흑.;ㅂ;


앞서 적었듯이 지난 1월 초의 여행은 불완전 연소였습니다. 여행 다니는 내내도 피곤한 것은 둘째치고 기대나 설렘은 별로 없더군요. 여행 간 첫날, 공항에서야 살짝 high 상태였지만 교토 들어간 이후에는 피로가 내내 따라 붙었습니다. 격무 뒤에 출국한 데다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이 쌓여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상황은 이런 걸 부릅니다.



revenge.

복수혈... 아니, 복수錢전.

불완전 연소한 CO에 O를 투입하여 완전 연소를 도모함.



어느 쪽이건 간에 간단하게 말하면 '또' 가는 겁니다.




인천공항을 등지고 나오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카톡을 날립니다.


님 고베 생각 있어?


답변이 돌아옵니다.


니옙


그날 저녁까지 고민하고는 바로 정리합니다. 저 카톡을 주고 받은 다음 날 숙소 예약을 하고, 그 다음날 항공권 결제를 합니다. 그리고 여행 일정 조정은 그 뒤로 계속 하여 지난 화요일과 수요일에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사실 어제 하루 쉰 셈인데도 몸 상태는 오락가락, 그리고 이제 겨우 2시임에도 졸리네요. 이건 식곤증이 아니라 높은 확률로 피곤, 피로. 당장 다음주에는 몸 쓰는 업무가 기다리고 있는데 조금 걱정됩니다. 감기 걸리진 않겠지요...? 하하하.




그리하여 1박 2일의 짧은 일정 동안 다녀온 고베-교토 이야기가 차근 차근 올라갑니다. 사진은 그리 많지 않으니 훨씬 짧은 이야기를 다룰 겁니다.'ㅂ'


센타로(仙太郞)의 이 화과자를 안 것은 어느 교토 출신 작가의 책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교토 토박이가 소개하는 교토의 오래된 과자를 소개한 책이었는데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예쁘기도 했고, 본점이 시조 가와라마치에서 멀지 않아서 가보겠다 생각을 했지요. 그리하여 구입했던 것이 어언 3년 가까이 전의 일입니다.(http://esendial.tistory.com/4589)


그 뒤에 G에게도 하나 사다줘야 했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번 여행 때 기온 다이마루에서 발견하고 덥석 구입했습니다. 그랬는데 교토역 이세탄에도 들어와 있더라고요. 하하하. 여행 둘째날인가 구입한 것은 일행들과 하나씩 나눠 먹고 나머지는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 구입한 것은 G에게 건네고, 먼저 개봉했던 것은 제가 먹었습니다. 이름 한자를 뭐라 읽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우바타마라고 읽는 모양입니다.





미처 포크를 챙겨오지 못해 이날은 숟가락으로 퍼먹었는데 의외로 괜찮습니다. 속은 촉촉한 팥앙금이고 겉은 양갱이니, 숟가락으로 떠먹는 것도 상당히 우아합니다.(...) 그리하여 행복하게 티타임을 즐겼지요.






이쪽의 주인공은 가운데 찍힌 슈톨렌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 가장 오른쪽에 있는 작은 포장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이것도 교토 기온 시조쪽에 있는 화과자 가게인 칸에이도에서 구입한 겁니다. 예전에는 여기서 검은콩양갱을 구입한 적이 있지요.(http://esendial.tistory.com/2754) 양갱을 포함해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과자를 파는 곳이라 나이 지긋한 분들 선물로 좋습니다. 이번에 여기서 검은콩차를 사왔는데, 거기서 마신 것은 굉장히 맛있었지만 집에서 우려 마시니 그 맛이 덜하더군요.;ㅠ; 그래도 카페인 없이 꽤 맛있는 콩차를 마실 수 있어 좋아하는데, 굳이 거기까지 가서 사올 필요 없이 검은콩 뻥튀기(...)를 우려 마셔도 되겠다 싶습니다.


하여간 거기서 시식하라며 내온 검은콩차에, 양갱을 먹어보고는 그 자리에서 홀랑 반해 사들고 왔습니다. 아니, 이건 양갱이 아니라 .... 그냥 화과자에 가깝네요. 이건 이름을 뭐라 읽는지 모르지만-이라 쓰고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니 다이나곤세이초(dainagonseichou)라고 앍나 봅니다. 한자로는 大納言淸澄. 이름 한자 한 번 참 멋집니다.(http://www.kaneido.com/product_6.html)





겉보기도 신기한데 맛도 신기합니다. 속의 팥은 단맛이 없이 모양 잘 살게 잘 삶았습니다. 그런 팥을, 우뭇가사리를 넣어 굳힙니다. 그리고 그걸 또 그냥 설탕이 아니라 고급설탕(사탕)을 써서 코팅합니다. 맛 자체도 그렇지만 식감이 아주 중요한 화과자더군요. 포크로 자르면 겉의 사탕 코팅이 슬쩍 부서집니다. 하지만 가볍게 부서지진 않습니다. 입에 넣으면 겉의 사탕은 아작아작 씹히고, 속의 팥은 달지 않게 고급스러운 맛을 더하며, 한천=우뭇가사리를 써서 투명하게 만든 묵은 탱글탱글하게 입안에서 부서집니다. 언젠가 『맛의 달인』에서 잇몸까지 맛있게 자극한다는 식감을 강조한 화과자가 등장한 적 있는데.... 어떤 느낌인지 조금 체험했습니다. 아니, 그런 구구절절한 설명은 필요 없고, 겉의 사탕은 달지만 씹는 맛을 주며, 속의 팥이 달지 않기 때문에 그 밸런스를 절묘하게 잡아줍니다. 딱 하나, 티타임에 곁들이면 순식간에 행복함이 더합니다....



수량이 부족해 네코동 패키지(...)에는 빠졌는데 그건 그 다음 기회로..... 아마 내년 1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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