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농촌진흥정, '감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https://www.nongsaro.go.kr/portal/ps/psv/psvr/psvre/curationDtl.ps?menuId=PS03352&srchCurationNo=1733&totalSearchYn=Y

 

 

 

단골 가게에 천혜향과 레드향이 들어와 있길래 둘을 놓고 고민하다 천혜향을 집어 들었습니다. 레드향이 6백원 비쌌거든요. 담기는 비슷하게 담아 두었는데 가격 차이가 나니 일단 집어 듭니다.

 

자취하면서는 과일 찾아 먹는 일도 드뭅니다. 본가에서 이것저것 갖다 먹을 때는 사과도 종종 먹었지만, 요즘에는 사과도 물려서 다른 과일을 찾게됩니다. 그렇다고 밀감-감귤은 사다두지 않는게, 높은 확률로 썩힙니다. 감귤은 양이 많고 한 번에 왕창 구입하게 되다보니 먹다가 잠시 두면 곰팡이가 피더라고요. 처분하는 것도 번거로우니 그냥 딱 먹을 만큼만 사다 먹습니다. 박스채로 사는 짓은 못하죠.

 

그러다가 고급 귤로 눈을 돌린 건, 감귤보다 더 맛있고, 개당 크기가 큰데다 보관하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몇 번 코스트코의 오렌지나 자몽을 한 상자 사볼까도 생각했지만 보관의 문제가 제일 마음에 걸리더군요. 게다가 자몽은 평소 복용하는 약-은 아니고, 가끔 챙겨먹는 약과 상성이 안 좋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자몽은 얌전히 멀리하고 있고요. 요즘은 안 먹고 있으니 가끔 자몽에이드 사다먹는 정도로 만족합니다.

 

오렌지는 잘못 구입하면 뻣뻣하고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과일을 만납니다. 있으면 인상 팍팍 쓰며 '이것은 섬유질 보급품이다'라고 되뇌이며 먹지요. 맛있는 오렌지를 만나기도 쉽지 않으니, 보관성이 감귤보다 낫다고 해도 한 상자 사다놓고 먹는 건 못합니다. 한 달 걸려도 다 먹기 어려울 걸요. 하루에 하나씩 까먹어도 겨우 30개인데, 코스트코에서 파는 오렌지 한 상자는 30개는 커녕 .. 지금 확인하니 72개네요. 약 17kg. 으아. 절대 혼자서 못 먹습니다.

자몽은 또 껍질이 두껍고 크지요. 오렌지나 자몽이나 둘다 칼로 껍질을 벗겨야 합니다. 가끔 오렌지는 손으로 껍질 벗기기를 시도할 때가 있지만, 별로 하고 싶지는 않네요. 손이 온통 오렌지기름으로 뒤범벅이 되니까요.

 

황금향은 지난 겨울에 카카오쇼핑-톡딜에 올라온 걸 보고 한 번 주문했다가 홀딱 반했습니다. 이야아아아아. 껍질 벗기기는 어렵지만 진짜 달더라고요. 껍질이 매우 얇은데다 찰싹 달라붙어 있어서 감귤처럼 이어 붙여 껍질까기가 어렵습니다. 조금씩 떼어가듯이 벗길 수밖에 없어요. 참 달고 맛있게 먹었지만 그 뒤 품절인걸 보면 시즌이 지났나봅니다. 라고 적고 저 위의 제철을 확인하니 그렇네요. 황금향은 그 때가 끝이었습니다.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아 그래서. 천혜향을 한 봉지 사와놓고는 묵직한 덩이 하나를 까먹고는 그 며칠 뒤 한 봉지를 더 쟁였습니다. 이야아아. 취향입니다, 이 맛. 황금향보다 껍질 까기는 쉬운편이며 껍질도 그보다는 두껍지만 밀감보다는 얇습니다. 그보다는 껍질 조직 자체가 밀감보다 치밀합니다. 쫀쫀하고 단단해요.'ㅂ'

그런 녀석이 맛은 왠지 자몽 느낌이 납니다. 달지 않고, 쓴맛과 신맛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근데 이 쌉쌀하고 달고 신맛이 제 취향을 직격합니다. 자몽과 닮은 것도 같은데, 과육은 왠지 예전에 청을 만들었다가 안먹고 폐기했던(..) 팔삭이 떠오르네요. 약간 뻣뻣하고 제 주장을 펼치는 듯한 아삭아삭한 과육. 알알이 살아 있는 과육입니다.

 

다 먹기 아깝다고 아껴먹고 있었는데, 저 제철 날짜를 보니 레드향 한 봉지도 사와 볼까 싶습니다. 맛있을 때 잘 먹어야죠. 지나면 못 먹고 그 다음을 기약해야합니다. 그러니 생각난 김에 내일 사러 가고 싶은데 음.... 음...... 과연 내일 체력이 되려나.... 음....

 

 

덧붙임.

표에는 안나와 있지만 청견도 맛있습니다. 제주에서 재배하는 오렌지라고 하면 얼추 맞는데, 청견도 오렌지와 감귤을 접붙였다고 하더군요. 최근에는 재배 면적이 줄었다는데.

 

https://ffd.co.kr/sesonal-apr/?idx=25 

 

오순호 농부의 청견 : 농사펀드

상품소개청견은 현재 잘 익고 있습니다. 수확 및 출고 예정일은 22년 3월 15일 입니다. 예약구매 상품입니다. 날짜를 꼭 확인해주세요. 이번 명절에 배송되는 상품이 아닙니다.  📑 요약정보 

www.ffd.co.kr

예전에 사다먹었던 농사펀드의 청견이 맛있습니다. 쓰읍. 껍질도 오렌지 같지만, 청견의 껍질은 손으로 벗길 수 있는 수준입니다. 칼이 필수인 수입 오렌지와는 좀 다릅니다. 그리고 달고 맛있어요. 쓰읍..... 3월부터가 제철이니 슬슬 주문 준비해도 되겠네요.


뒤늦은 것도 아니고 철 늦은 딸기 리뷰입니다. 그도 그런게 킹스베리는 이미 철이 지나서 구할 수가 없습니다. 주문한 시기도 끝물이라, 농사펀드보다 늦게 올라온 락식에서도 킹스베리는 몇몇만 남아 있더랍니다.

제가 구매한 것은 킹스베리 중 대과. 특대가 아니라 그 아래 것이었습니다.


생과일인데다 무르기 쉬워서 포장은 진공포장 팩 비슷한 곳에 한다더군요. 꽉하지도 않고 약간 공기가 들어가는 포장인 모양인데, 주말 지나서 본가에 도착했기 때문에 저는 못봤습니다. 딸기다보니 도착하면 바로 뜯어서 먼저 드시라고 했거든요. 그리하여 총 9개 온 딸기를 부모님과 조카가 나눠 먹었답니다. G도 그날 먼저 먹어본 모양입니다. 사진을 보내왔는데 달걀보다야 당연히 크고 손에 잡힌 모습도 굉장히 컸습니다.

집에 가보니 제 몫으로 두 개 있더군요. 그 두 개가 사진에 있습니다. 받아보니 크긴 큰데 작은 딸기와 비교해서 보는 쪽이 더 확실할 것 같기도 하고요? 달걀보다 크다는 것도 중자 크기의 달걀보다 크다는 의미입니다. 특란과 비교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이것도 직접 비교는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맛 자체입니다.

딸기는 딸기인데 먹으면서 사과맛이 나는 것 같더랍니다. 정확히는 사과향입니다. 그 새콤달콤한 향이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쫄깃합니다. 과육이 단단한 편이네요. 다른 종의 딸기는 한 입 베어물었을 때 속에서부터 사르르 녹는 것 같은 단맛이었다면, 킹스베리는 단단합니다. G는 쫄깃하다고 표현하던데, 일반적인 딸기 과육보다 확실히 단단하고 쫄깃한 느낌이 있습니다. 게다가 신맛과 단맛의 균형이, 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새콤달콤한 터라 확실히 다릅니다.


도전해볼만 했지만 문제는 이게 시즌이 끝나서 내년을 기약해야하는 거라.;ㅠ; 내년에 주문할 때는 대가 아니라 특대로 주문하겠습니다. 딸기철에 한 번 쯤 품종별로 주문해서 비교해 먹어보고 싶기도 하네요. 다음에도 부디 구할 수 있기를..!



일단은 배송상태 지적부터. 상자에는 아래 위로 얇은 스티로폼만 들어 있고, 사과들은 모두 다 스티로폼망을 벗은채 저 상태로 도착했습니다.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실제 먹어보니 문제더군요. 사과들이 멍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박스가 큰 상태에서 얇은 스티로폼으로는 사과 고정이 안되고, 그나마도 망이 벗겨지니 서로 부딪칠 때 멍이 듭니다. 세 개 까서 먹었는데 그 셋이 모두 멍든 곳이 한 곳 이상이더군요. 어흑.;ㅂ;



이전에 먹어본 적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도. 하지만 최근은 아닐 것이고 어릴 적 먹어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최근의 사과는 거의가 다 부사였고 비교적 최근부터 홍로를 만났습니다. 아오리는 그보다 전에 알았고 홍옥은 그 전부터 알았지만 아오리나 홍로는 딱 일정 철에만 나오다 보니 그 때를 놓치면 못봅니다.


시나노는 나오는 시기가 굉장히 늦더군요. 11월에 나오는 걸 보면 다른 사과들이 다 나온 뒤입니다. 부사도 늦게까지 나오지만 이건 저장했던 걸 출하하는 시기가 늦을뿐입니다. 시나노는 길게 보관하기 어려울 것 같더군요.


아주 솔직하게 말하면 썩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 신맛은 있지만 약간의 텁텁한 맛과 질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씹는맛아 있습니다. 아삭아삭한 사과는 아니라는 겁니다. 단맛보다는 신맛이 강하고, 특유의 풋맛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걸 구워먹으면 어떨까 싶군요. 오오. 진짜 설탕 넣고 조려볼까요. 그러면 맛이 사뭇 달라질 것 같습니다.


냉장고에 사과 여러 개가 있으니 주말에 들고가 시범적으로 조려볼 생각입니다. 파이 만들기는 번거로우니 아마 토스트에 올려 먹는 정도로 끝나겠지만 그것만해도 상당히 재미있겠네요. 이번 주말에 잊지 않고 해봐야지요.+ㅠ+



사과의 이름을 제대로 알고 먹기 시직한 건 비교적 최근 일입니다. 그 전에는 사과 종은 알았지만 시판 과일들은 그냥 사과, 귤, 배 정도로만 나오다보니 제대로 알고 먹은 건 아오리와 부사 정도였습니다. 그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홍옥을 찾기 시작했고 그 뒤에는 홍옥 대신 즙 많고 아삭한 홍로의 이름도 알았지요. 홍로도 생산 시기가 비교적 짧지만 홍옥보다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쉽습니다. 홍옥은 .. 정말 구하기 어렵죠. 신맛이 강하고 과육이 단단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래서 설탕 넣고 가열하면 맛있습니다. 쓰읍... 재배하기가 쉽지 않은 건지, 아니면 판로가 안 잡혀서 그런 건지 시장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그래도 먹는 사과는 거의 부사인게, 가장 보관이 용이해서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저장성이 좋으니 판매 기간도 길고, 사과 먹는다 그러면 다른 종류는 거의 찾아서 먹어야 하지만 부사는 있는 것 집어들면 쉽게 먹을 수 있다는 거죠.


양광도 이번 도전이 처음이었습니다. 락식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가격이 높아 한참 고민하다가, 끝물 사과 할인판매 하는 것을 보고 도전했습니다. 개당 2천원 가까이 되는 것이 할인된다 해도 그리 싼 것은 아니지만 도착한 사과를 보고 만족했습니다. 예쁩니다. 진짜로요. 그러니까 마트에서 봉지에 담아 파는 그런 사과가 아니라 어디 선물로 보낼 그런 사과가 한 상자 왔습니다. 오오오. 이런 사과는 제 손으로 처음 사봅니다! 거의 바구니나 봉지 사과였는데!



부모님은 맛이 그저 그랬다 하셨지만 약간의 실망감을 감추고 먹어봤습니다. 음. 아니, 맛있는데요. 물론 드라마틱하게, 번개 맞은 것 같은 그런 충격받을 만한 맛은 아니지만 맛있습니다. 물이 꽤 많고 시고 단맛의 균형이 좋습니다. 부사는 단맛이 강하지만 이건 신맛이 좀 돕니다. 아마 부모님 입맛에 덜 맞았던 것도 그 신맛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퍼석하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퍼석한게 아니라 물이 많아 살짝 그렇게 느껴지는 겁니다. 허벅거리는 그런 맛 없이, 준수한 사과입니다. 쓰읍.


덕분에 내년에는 양광 말고도 다른 사과도 도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다른 용돈을 줄이고 아껴서 이런 데 쓰는 거죠 뭐. 지금 자취방 냉장고에 모셔둔 양광이 있으니 괜히 더 신납니다. 훗훗훗.




그래도 아직 시나노 골드를 구입할 정도의 담력은 못 키웠습니다. 그럴려면 저금통에 돈을 더 모아야...


직장 동료가 친하게 지내는 사람 중에 과수원하는 분이 있다는데, 거기 배를 주문하기 전에 혹시 같이 살 사람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사내 메신저에 말입니다. 그리하여 덥석 사겠다고 받아 놓고 보니, 배가 5kg 짜리랍니다. 뭐, 집까지 어떻게든 들고 갈 수 있을 거라 낙천적으로 생각했는데 결국 동료 차를 얻어타고 온 덕에 더 편하게 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 그 짧은 시간 동안 저거 들고 가면서 왜 샀지 후회를 했는데,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도 부모님께 이런 걸 무겁게 왜 들고 왔냐고 핀잔을 들었는데, 하나 까서 먹어보고는 고이 그런 말을 집어 넣었습니다.


올해는 배가 작다길래 엊그제 어머니가 구입한 오쿠로 감기약 만들 때 넣으면 되겠다 생각했더니만 분에 넘칩니다. 물이 많고 아삭거리는데다 굉장히 달아요. 물론 개 중에도 복불복이 있어 맛이 덜한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답니다. 진짜 오랜만에 맛있는 배를 먹었다 싶더라고요.


그리하여 그 과수원 전화번호를 달라고 부탁했는데 ... ... ... 여즉 안 주는 걸 보니 잊은 모양입니다. 다시 달라고 졸라서 배 한 상자 더 주문할까봐요. 저걸로 배숙 만들어볼까도 생각했는데 배가 너무 다니까 배숙 만드는 것도 아까울 지경이더군요.

이전에 한 번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며 올린 적이 있는데 글을 못 찾겠네요. 하여간 이전 한국일보 자리 건너편, 현재 트윈트리타워 건너편이자 종로문화원 근처에는 과실수가 몇 그루 있습니다. 꽃을 보면서 무슨 나무인가 궁금했는데 열매가 열리니 대강 알겠습니다.



이건 종로문화원 옆 텃밭에 있는 나무인데 사과 같더군요.





이쪽은 화단의 과실수인데,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이거 진딧물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으어어억. 열매뿐만 아니라 나무 자체에도 상당히 많이 붙었습니다.





과일에 검은색 점 같이 보이는게..(하략)




그렇지 않아도 나무에 무당벌레가 있길래 진딧물이 있나 했더니 상당히 많더랍니다.




이건 그 옆의 다른 과실수.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네요. 다음주에 다시 찍어 올리겠습니다. 하여간 과실수는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사과, 하나는 복숭아. 양쪽이 나무도 다르고요, 사과쪽의 본 줄기가 더 낭창낭창 가늘고 색이 진하게 갈색이고, 잎 색도 더 진하며, 약간 주름이 진 듯한 잎사귀입니다.

복숭아는 본줄기가 회색이고 잎은 색이 옅습니다. 그리고 매끈하고요. 무엇보다 열매가 다릅니다. 사과야 매끈한 껍질이지만 복숭아는 털이 부숭부숭하게 나 있고 향이 달아 그런지 나무나 열매에 벌레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무당벌레도 있고요. 그런걸 보면 농약은 안 주나봅니다.'ㅂ' 주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겠지요.




종로문화원 옆 텃밭의 딸기는 뱀딸기 수준으로 작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양분이 부족해서 그럴 것 같기도 하고요. 저거 원래는 양딸기 맞을겁니다.




열무로 추정되는 채소와 다른 잎채소도 쑥쑥 자랍니다.





그리고 가까이서 찍은 사과 열매. 제법 사과 맞지요? 꽃사과도 아니라 진짜 사과인가봅니다. 꽃사과는 꽃이 훨씬 작다고 기억하거든요. 이건 꽃도 꽤 컸습니다.



복숭아와 사과나무를 비교분석(...)하고 싶으시다면 종로에 가세요. 흐흐흐흐/ㅅ/


아마도 맛있는 무화과를 먹지 못해서 그럴겁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무화과는 건조 무화과(술안주용), 제과제빵용 무화과, 반건조무화과가 전부였거든요.

아버지가 무화과 맛을 궁금하다 하셨다더니 어머니가 어느 날 무화과 한 팩을 사오셨습니다. 아마도 동네 마트에서 사오셨나봅니다. 한 팩 다섯 개에 5천원인가. 꽤 비싸게 주고 사오셨더라고요. 그래서 그 며칠 뒤 저녁에 아버지랑 마주 앉아 무화과를 먹었습니다.
제가 먹은 것은 왼쪽에 있는 작은 무화과 1/4조각.
...
거기까지가 한계였습니다. 더 못 먹겠더군요.
잘 익은 무화과는 맛있다던데, 저건 과육이 아직 단단한 감이 있던데다 풋내가 강하게 납니다. 단맛이라도 나면 모를까, 그런 맛 없이 약간의 단맛과 씹는 맛과 그걸 뒤엎는 풋내. 크흑...;ㅂ;


그리하여 맛있는 무화과 먹는 것은 나중에 무화과 산지가서 도전하겠다고 속으로만 생각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생각난 김에 삐~개월 묵은 반건조무화과도 꺼내야겠네요. 근데 이거 뭐에 쓰지...;
어, 솔직히. 이 책을 보면서는 정말 감탄했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식물학 용어, 학명, 영어명을 한국어로 상당히 깔끔하게 풀어냈거든요. 상당히라고 표현한 것은 제가 식물학 및 농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게 정확하게 번역된 것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이렇게까지 찾을 수 있다니, 누군지 몰라도 엄청나게 공을 들였구나 싶지요.

...

그런데 번역자 이름을 보고 시쳇말로, 뿜었습니다. 평범한 표현으로는 기겁했으며, 고상한 표현으로는 매우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는 분이었거든요. 이글루스의 프님이십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번역자 이름을 확인하고 머릿속에 저 초성이 절로 터져 나오면서 크크크크 웃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 문어와 구어가 일치하는 언어 생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저 때는 미친듯이 속으로 웃었습니다. 아, 프님. 이런 책도 번역하셨군요. 고생많으셨습니다.T^T

읽다보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일들을 크게 종으로 나누어 놓고, 그 종에 해당하는 옛날 식물학 서적에서 나온 삽화를 함께 실어 놓았습니다. 그 그림도 굉장히 예쁩니다. 책 자체도 예쁘고, 실린 그림도 예쁘고, 편집도 시원시원하니 보기 좋고, 책의 만듦새도 좋습니다. 아마 두 군데쯤 오타인지 띄어쓰기 실수인지가 있었던 것 같지만 넘어갑니다. 하여간 웃음이 나오는 건 책 자체가 유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일의 유래, 과일의 역사, 과일의 야사(野史)를 함께 보여주는데 그 뒷이야기들이 굉장히 웃깁니다. 어떤 의미로 웃기냐 하면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보는 것 같습니다. 과일과 관련한 미신 같은 것도 함께 등장하거든요. 엉뚱하게 사용하는 모습이나 엉뚱하게 오해받는 모습을 보며 비웃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도 안 그런다고는 말 못하지..;

물론 유머만 담은 것은 아닙니다. 블랙 올리브 절임은 녹색 올리브를 염색-정확히는 화학처리-해서 만든 것이라든지,


다만 대황은 영어명인 루바브를 같이 기재했다면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대황이라는 이름을 듣고 먼저 떠올린 것이 대마라..ㄱ-; 대마랑 순간 헷갈려서 대마가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30초쯤 고민하고서야 대황이 루바브라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리고 브레드프루트도 조금..? 이건 제 문제이긴 한데, 저는 빵나무로 번역한 쪽을 먼저 알고 있었거든요. 이건 어렸을 적 읽은 웅진세계전래동화 때문입니다. 하와이편에서 그렇게 빵나무를 강조한터라, 저도 빵나무로 자연스럽게 인식해서 그렇습니다.

노아와 가족붕괴는 그 ....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가 성경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노아의 방주가 다시 땅에 도착한 다음, 노아의 딸들은 인간의 번창에 대해 고민했던 모양입니다. 그리하여 노아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다음 동침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어쨌건 와인은 취할 정도로 마시면 안된다는 이야기겠지요. 하하하;

파파야에 불임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떠오른 것은 「그린 파파야 향기」입니다. 그 왜, 영화말입니다. 영화를 본 적은 없고, 그 내용만 대강 알고 있는데 그린 파파야에 불임효능이 있다니까 영화 제목이 그냥 들리지 않는군요.;

하지만 이 책에서 무엇보다 가장 웃겼던 것은 111쪽에 나옵니다. 사과에 대한 설명중에 이런게 있군요.

(중략)
사과에 함유된 다량의 펙틴은, 다른 과일로 젤리를 만들 때 사과를 같이 쓰는 이유이며(펙틴은 과즙이 굳는 것을 돕는다), 또한 인체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뭔가 이상해. 말이 안돼. 제가 가지고 있는 화학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됩니다?


그보다 훨씬 뒤쪽 페이지에는 옛날 옛적에, 불법 핵 선적물을 탐지하던 시절에는 경고등이 작동하면 바나나화물인지 아닌지 확인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대량의 바나나 화물은 핵 선적물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하여간 책도 잘 만들었고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식물이랑 과일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시어요. 일단 T님께는 책 들이밀어봅니다. 후후후후~



마이크 다턴. 『세밀화로 보는 과일의 역사』, 정은지 옮김. 오브제, 2013, 13000원.

옆 사무실에 갔다가 친하게 지내는 분께 포도 다섯 알을 받았습니다.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며 다섯 알을 따서 제 손에 넣어주시는데 고이 들고와 컵에 담아 놓았습니다. 다른 업무로 나가는 길에 문득 포도를 받아 들었던 손 냄새를 맡으니 달콤한 포도의 향기가 납니다. 평소에는 먼지 냄새 종이 냄새에 가끔은 커피 향이 나기도 하지만 포도 향도 참 좋군요.


-ㅠ-




그러나 정작 저는 포도를 좋아하지 않아서..(먼산) 머루포도나 거봉, 청포도는 씹는 맛이 있어 좋아 하지만 보통 많이 먹는 포도는 포도잼으로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집에 들고 가 과일 먹을 때 같이 먹어야겠네요.

새로 연 마트에서 개점 할인행사를 하면서 파인애플을 아주 싸게 팔았더랍니다. 덕분에 집에 파인애플이 그득했던 적이 있지요. 지금이야 다 먹고 거의 안남았고 남은 것도 샐러드 드레싱 용이라 건들지 못합니다. 어흑. 파인애플은 그냥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데 말입니다.

그냥 파인애플을 먹어 버릇하니 통조림 파인애플 먹을 생각이 안들더랍니다. 너무 달아서 그런건가. 조만간 과일 절임도 만들어야 하는데 ... 아. 생각날 때 럼좀 구해봐야겠네요. 코스트코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카디에 담그기엔 그대가 너무 비싼데다 도수가 높아서 무리고.; 다른 적당한 종류가 없을까요.-ㅁ-
(그래봐야 모종의 이유로 케이크를 만들기도 쉽지 않겠지만..)

올 초 여행 때 훗카이도 판매전에서 구입한 아리스팜의 카시스잼도 잘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달달한 딸기잼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다음에는 딸기잼도 있으면 구해볼까요. 아니, 마말레드가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기분이 좀 우울할 때는 헤죽 웃고 있는 다얀의 얼굴만 봐도 기운이 납니다. 으샤으샤! 더위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열심히 일해야죱.>ㅅ<
수박을 먹는데, 수박이 너무 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기가 지나치달까요. 여름 과일 중에서는 수박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요 며칠 마음껏 먹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그런 생각이 든겁니다. 먹고 나서도 왠지 찝찝하고 말입니다. 과일의 단맛이 아니라 설탕을 부어 길러, 몸에 설탕을 축적하고 있는 과일을 먹는 느낌입니다. 다시 말하면 수박 먹기가 설탕 퍼먹기처럼 느껴졌다고 할까요.
이런 이유에서 문득, 칠레산 포도가 차라리 나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먼산) 포도는 껍질채 먹는 포도나, 거봉 아니면 머루 포도처럼 과육이 많은 것을 선호하니 예전에는 잘 안 먹었지만 최근의 수입산 포도는 잘 먹습니다. 국산 포도 농가에는 좀 미안하지만 싸니까요.;ㅂ; 하기야 포도 가격 생각하면 예전의 머루 포도나 거봉과 비슷한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포도철이 아니라 올해는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네요.

묘하게 견과류가 땡깁니다.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아이스크림도 자모카아몬드퍼지라든지 피스타치오 아몬드 같은 아몬드가 들어간 종류입니다. 지금 아름다운 차 박물관의 빙수가 떠오르는 것도 같이 들어가는 견과류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아몬드를 한봉지 사다가 집에서 팥빙수 만들 때 넣어먹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요구르트에 섞어 먹거나요. 아몬드도 유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이 올랐을 건데 얼마나 할지 모르겠네요.

스트레스 지수가 좀 올라가고 있다는 건 제과욕구지수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요즘 제과욕구지수가 올라가고 있는 것을 보니 스트레스를 받았나봅니다. 만들고 싶은 건 초코칩이 듬뿍 들어간 쿠키, 단호박 스콘, 바나나 스콘, 와플, 팬케이크입니다.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은 쿠키이긴 하나 정말 만들게 될지 어떨지는 게으름신만이 아십니다. 아, 방산시장에서 초콜릿 더 사다 놓아야 하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초콜릿도 운비 상승으로 가격이 오른다 했거든요. 가격 오르기 전에 탄자니아 초콜릿 사두려고 했는데 늦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 가나~.

이글루스에 조선일보 관련 글이 종종 보이는데, 저는 그 변화를 무게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집 앞에서 신문을 들고 올 때 보면 최근 일주일 사이에 무게가 확 줄었거든요. 두께도 확 줄었습니다. 그리고 기사도 많이 빈약해졌달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가 목요일마다 오는 주말++인데 이게 8면으로 줄었습니다. 하기야 슬슬 기사거리가 떨어질 때도 되었다 싶었는데-대체적으로 이런 신설 섹션은 몇 개월 이내에 기사거리가 떨어집니다; 그 때쯤 사라지더군요-몇 주 전부터 4면이 줄어든 겁니다. 광고가 덜 실린 문제도 있었을테지만 광고가 덜 실리면서 면수가 줄자 몇몇 칼럼을 없앤개 아닌가 합니다. 여행 정보가 튼실해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제는 정보도 빈약하군요.'ㅅ'


유재현(글), 김주형(그림),<달콤한 열대>, 월간말, 2004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해 집어 들고 온 책입니다. 읽은지는 꽤 되었지만 글 쓰는 것을 잊고 있다가 이제야 올립니다.

제목과 표지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열대 과일에 대한 책입니다. 소설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과일을 소개한 책입니다. 그러니 분류도 수필이나 기행이 아니라 과일쪽으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먹거리의 옛 기억에 대한 글이나 옛날에 먹었던 과일에 대한 책들은 가끔 보았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열대 과일만 다룬 책은 처음입니다. 2004년에 나왔는데 이제야 보았다니 조금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과일은 한 번씩 다 이름을 들었고 먹어본 적도 있습니다. 도전 못한 것이 몇 있긴 하던데요.
두리안. 이것은 냄새도 못 맡았고 먹어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도전해볼 용기도 안납니다. 망고스틴. 먹어보았고 동남아시아에 또 갈일이 있다면 사다 먹고 싶은 과일 중 하나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ㅠ- 바나나나 망고도 먹었지요. 바나나는 요즘엔 너무 달아서, 망고는 씨가 뼈 수준이라 좋아하지 않습니다. 파인애플은 좋아하지만 생 파인애플을 먹을 기회는 그리 많지 않지요. 파파야는 먹어본 적이 없지만 솔직히 먹고 싶은 생각도 안듭니다. 그저 이미지는 그린 파파야 향기. 잭프루트나 빵과일도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야자는 물만 한 번 마셔보았지만 그 미묘한 맛은 좀.... 하지만 코코넛 과육이 있다면 당장에 카야잼을 만들겁니다. 용과는 먹어보았는데 무미의 키위 느낌입니다. 이전에도 한 번 올린 적이 있었지요. 검은 씨가 톡톡 터지는 것은 재미있지만 무미에 가까운 맛이라...

바나나의 플렌테이션 재배에 대한 것도 재미있었고, 파파야의 GMO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뭐니뭐니해도 람부탄, 롱간, 리치, 랑삿, 롱콧이라는 비슷한 다섯 가지 열대 과일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습니다. 지금까지 양귀비가 좋아했던 과일이 리치(여지)라고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롱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흔히 뷔페나 중국집에서 볼 수 있는 과일 디저트 중에 겉부분이 약간 굵은 털이 달린 것이 람부탄(털은 녹색이고 표피는 붉습니다) , 배 껍질과 비슷한 색으로 얇게 잘 벗겨지는 것이 롱간, 리치는 씨가 표피가 붉으며 우툴두툴하고, 씨나 과육이 타원형입니다. 랑삿과 롱콧은 마늘처럼 쪼개진 과육을 가지고 있어서 확연히 구분이 됩니다.'ㅂ'


하여간 그림도 꽤 괜찮고-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의 금속 질감 색을 좋아하지 않아서..;ㅂ;-단순한 과일 이야기를 넘어서 그에 얽힌 본인의 여행 이야기와 역사적 이야기를 동시에 담고 있어서 읽기 좋습니다. 무엇보다 과일, 특히 열대 과일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