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가 친하게 지내는 사람 중에 과수원하는 분이 있다는데, 거기 배를 주문하기 전에 혹시 같이 살 사람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사내 메신저에 말입니다. 그리하여 덥석 사겠다고 받아 놓고 보니, 배가 5kg 짜리랍니다. 뭐, 집까지 어떻게든 들고 갈 수 있을 거라 낙천적으로 생각했는데 결국 동료 차를 얻어타고 온 덕에 더 편하게 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 그 짧은 시간 동안 저거 들고 가면서 왜 샀지 후회를 했는데,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도 부모님께 이런 걸 무겁게 왜 들고 왔냐고 핀잔을 들었는데, 하나 까서 먹어보고는 고이 그런 말을 집어 넣었습니다.


올해는 배가 작다길래 엊그제 어머니가 구입한 오쿠로 감기약 만들 때 넣으면 되겠다 생각했더니만 분에 넘칩니다. 물이 많고 아삭거리는데다 굉장히 달아요. 물론 개 중에도 복불복이 있어 맛이 덜한 것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답니다. 진짜 오랜만에 맛있는 배를 먹었다 싶더라고요.


그리하여 그 과수원 전화번호를 달라고 부탁했는데 ... ... ... 여즉 안 주는 걸 보니 잊은 모양입니다. 다시 달라고 졸라서 배 한 상자 더 주문할까봐요. 저걸로 배숙 만들어볼까도 생각했는데 배가 너무 다니까 배숙 만드는 것도 아까울 지경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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