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매우 격한 어조로 클램프전에 가지 말라는 글을 올렸지요.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생각해보아도, 안가는 게 낫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만약 간다면? 평일 휴가로 다녀오거나, 아니면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새벽부터 줄 서서 오픈런을 해야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관람은 둘째치고, 상품 구입이 불가능합니다.
여러 모로 이번 클램프전 방문은 실패담입니다. 그렇다고 다시 도전해서 재관람을 하겠다는 생각도 들지는 않습니다. 이런 미묘함의 발로는 전시품과 상품과 방문객의 경험이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도 아직 분노가 가시지 않은 상태이고, 그 분노가 정당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저도 의구심이 있는 터라 가능하면 차근히 적어보겠습니다.
1.발단. 클램프전에 상당히 기대했다는 점.
30주년 기념이기도 하거니와, 국립신미술관에서 준비하는 전시회이니 뭔가 다른 것이 나올 거라 기대했습니다. 그간의 클램프 작품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총집합을 시키거나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걸 만들어 낸 전시품이 있으리라 생각했지요. 충격적이거나 그게 아니라면 장대하거나. 그간 클램프의 작품은 매체 변주도 많았으니 그 연계가 있어도 좋고, 거기에 관련 상품들도 훨씬 다양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 기대감을 섞어서 클램프전 준비 과정은 블로그에 여러 번 올렸습니다.
트위터에 올라온 클램프전(CLAMP展) 관련 정보에서 시작된 글과, 클램프전 티켓 구매담, 그리고 클램프전의 상품 목록 확인 과정이었지요.
240110_국립신미술관, 7월 클램프 전시회 개최 예정
https://esendial.tistory.com/9718
240502_클램프전(CLAMP展), 티켓 구입 실패담
https://esendial.tistory.com/9854
240705_클램프전 상품 보다가 화낸 이야기
https://esendial.tistory.com/93580
상품 보면서는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전시회가 있고, 그 안에 특설샵이 있으니 당연히 구매 가능할거라 생각한 거지요. 앞선 전시회 경험 때문에 몇몇 상품은 품절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하나쯤은 구매 가능할거라 생각했던 겁니다. 하지만 아예 발을 들이지 못하고 돌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클램프전에 대한 분노의 30% 정도는 저기에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시회장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과, 전시회 자체의 문제에서 나옵니다.
2.전개
일단 타임라인부터 적어보도록 하지요
상품이 품절되기 전에 가는게 낫지 않을까, 가능한 빨리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여, 첫 주말을 여행 일자로 잡았습니다. 전시회는 7월 3일부터 시작했고, 3일부터 5일까지는 특별 입장권을 판매했습니다. 시간대 별로 나눠 입장을 두었다고 기억하고요. 어차피 평일에는 가지 못하니 첫 번째 토요일인 6일로 잡았습니다. 이것도 다른 사건들이 조금 있었지만, 다 해결되었으니 넘어갑니다. 개인적인 일정 문제로 이게 조금 꼬였거든요.
월요일에 출근해야하므로 일요일은 쉬게 두자고, 그래서 토요일 당일치기의 여행이 되었습니다. 만약 1박 2일이 되었다고 해도, 첫날 방문하고 둘째날 귀국하는 여정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니 방문 시간은 변하지 않았을 겁니다.
7월 6일 토요일, 아침 비행기로 도쿄에 갑니다. 하네다공항을 탈출한 시각은 오전 10시. 그리고 롯폰기 도착이 10시 50분, 국립신미술관 도착이 오전 11시입니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나란히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당연히 들어가 줄을 섰지요. 그 전날 보았던 트윗을 떠올리며, 그래도 금방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국립신미술관의 정문은 롯폰기역에 가깝습니다. 오른쪽의 롯폰기역, 미드타운 쪽에서 걸어 올라와 보니 줄이 좀 많이 길더군요. 그리고 나중에 기억을 더듬어 가며 정리하면 저렇습니다. 위의 사진에 찍힌 유리 건물은 The National Art Center로 적힌 건물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아래쪽으로, 후문 쪽으로 가는 언덕길, 그러니까 저 회색길에 사람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총 4개의 줄을 섰습니다. 그리고 건물 바로 옆에 붙어서 왔다갔다하는 두 줄. 건물 안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을 올라가기 위한 길고 긴 줄이 빙글 돌아 있었습니다.
4개의 줄의 맨 끝에 선 것이 오전 11시. 그리고 그 줄을 탈출해 두 줄짜리에 올라선 것이 오후 1시.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이 13시 11분, 1층을 빙글 돌아 에스컬레이터에 탑승해 2층으로 올라간 것이 14시 3분, 그리고 입장한 것이 14시 21분.
대기 시간만 3시간 21분이었습니다. 중간에 네 개의 줄을 지나 건물쪽의 낮은 계단을 오른 쪽에 한 모금 분량의 물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하죠. 몸의 상태 이상을 느끼는 사람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미술관 주변은 나무가 많은데다, 구름이 많은 날이었습니다. 직사광선 있는 날이었다면 열사병으로 사람이 쓰러졌을 겁니다. 바람이 불어서 그나마 나았지만, 밖에서 줄 서 있는 동안에 이미 탈진 상태였습니다.
제 몸 상태를 깨달은 건 한참 뒤였습니다. 전시회를 구경하다 말고 무조건 나가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럴만도 합니다. 아침에 기내식을 먹은 뒤로, 그리고 중간에 30ml 분량의 작은 컵으로 물 한 잔 마신 것 외에는 전혀 입에 댄 것이 없었으니까요. 넵. 더위 먹었습니다.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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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동안의 괴로운 기억은 블루스카이에 남겼고요..-_-
전시회장에서의 기억은 지금 거의 날아가고 없습니다. 아마도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게 어제의 일인데도 벌써 가물가물하네요.
일단 CLAMP 전시회는 각각의 이니셜을 딴 다섯 개의 공간과 두 개의 추가 공간으로 나누어 소개했습니다. 안내는 한국어도 있었더랍니다. 첫 번째 방인 Color는 채색 원화가 있어 사진촬영이 금지고, 그 뒤의 Love, Adventure, Magic, Phrase, Imagination, Dream은 흑백원고와 일부 컬러원고가 섞여 있습니다. 대부분은 흑백 원고입니다. 각 단어는 CLAMP의 이니셜에 맞춰 단어를 넣었다는데, 여러 작품들에서 꿈, 모험, 마법, 이야기를 상징하는 장면을 섞어서 게재했습니다.
문제는 이건데.... 다 알고 오지 않으면 이게 어디서 나온 장면인지를 모릅니다. 예습을 하고 와야 보이는 그런 장면인거죠. 게다가 언어의 장벽이 있는 셈... 오디오가이드는 800엔에 빌려주는데, 이게 있는게 낫나 싶긴 하더라고요.
일본어 청해가 가능하다면 후쿠야마 준-코드기어스의 를르슈 버전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_- 어떤 목소리였는지 지금은 궁금하지만, 그 때는 오디오가이드 빌리는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하하.
이하는 정신 있을 때 찍어온 사진들입니다. 사진이 많아서 접어둡니다.
수정하면서 보니 이 글에 첨부된 사진이 47장이라네요.
첫 번째 공간인 C는 사진 촬영 금지라서 넘어갔고, 거기는 줄이 매우 깁니다. 사람들이 벽에 찰싹 붙어서 아주 천천히 흘러가며 보고 있고요.
시력과 안경의 문제가 있어서 오래 못 보는 것도 있고, 클램프의 그림들은 희한하게 화집으로 나온 그림과 걸려 있는 그림이 일치한다고 느끼게 되더군요. 그래서 생각보다 감흥이 없었습니다. 다른 만화가들은 실물을 보고 차력쇼에 감탄한다거나, 인쇄가 담아내지 못하는 색감에 감탄한다거나 하지만, 클램프는 정말, 책이랑 원화랑 같다고 느낍니다.
감탄하는 건 만화적 작법입니다. 컷 분할, 배치 등등. 장면을, 이렇게 담아낼 수 있구나라는 감탄이요. 그래서 초반에는 다시 보는 만화에 감격했지만 조금 지나니 '집에도 (책으로) 있잖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감동이 반감됩니다.
아 그래. 책으로 있어.....
이것도 찾아보면 있을 거예요.
그렇지, 이런 분할이 좋았지.
이런 장면(Wish)도 참 예쁜데, 진득히 감상할 여유가 없습니다. 사람이 많아요.....
클램프 학원 탐정단도 의외로 원고가 꽤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신을 지키겠습니다."가 왜 사랑에 들어가 있는가 고민하자면, 이성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경애하는 마음도 사랑으로 보기 때문이겠지요. 스바루의 비애, 노코루가 받는 경애 모두 다 사랑이니까요.
그다음은 A. 모험입니다. 모험은 츠바사 크로니클의 이야기가 많아요.
라고 적었지만 이건 성전. 성전도 파트가 많습니다.
이번에 보고 깨달았지만 저는 성전 9~10권이 취향입니다. 마법기사 레이어스가 최애라고 생각했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몰아서 그림을 보고는 취향을 정정했습니다. 성전 완결편 부근, X 일부의 그림이 취향이더라고요. 도쿄바빌론도 일부만 취향에 들어갑니다.
이 장면은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찍었습니다. 저 두 사람은 묶어서 폐기처분 해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근데 왜 이건 사랑이 아니라 모험으로 분류되는거지.
공작이 등장하는 그 장면, 이 장면의 앞에 나오는 장면은 없었...다고 기억합니다. 나중에 도록 오면 다시 확인해야겠네요. 아. 후반부 전시에 낼려고 뺐는지도 모르지요. 상반기 전시와 하반기 전시는 전시 그림이 바뀐다고 합니다.
국립신미술관은 천장이 높습니다. 그래서 알폰스 무하의 슬라브 에픽 전 때 넋 놓고 보았던 기억이 있네요. 다만 이번에는 그런 공간의 활용이 좀 애매합니다. 상단에 큰 그림이 있긴 하지만, 아래의 작은 그림들과 조금 따로 노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엑스는 이 때쯤의 그림을 제일 좋아합니다. 후마가 초반보다 많이 날티(..)나지만 그림은 참 예쁩니다.
천룡과 지룡.
이 때 인류를 죽이고 지구를 살렸어야.........
그리고 클램프의 작품을 통틀어 가장 지독한 악인. 이보다 더 한 인간은 없다는 표본인 벚꽃무덤놈.
그러나 잊지맙시다. 아마도 사쿠라즈카모리가 좌파의 극단적 아나키스트일 것 같고, 스메라기는 대대로 황가를 지킨 극우라는 점을요.OTL 백년의 애정도 날릴 것 같은 그 말. "스메라기 스바루는 자민당 찍었을 거예요."
마법기사 레이어스.
만화로서의 완성도는 낮다.....라고 왜 생각했는지 몰라도, 뇌리에 그렇게 박혀 있습니다.;
하지만 걸출한 악역, 자카드가 있지요. 레이어스의 반전은 정말 대단합니다.
사쿠라는 전 권 다 구입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설정이 너무도 취향에 안 맞습니다. 혐오적 관계성이 드러나는 부분이 몇 있어서 패스.
츠바사 크로니클도 몇몇 에피소드는 굉장히 좋아하지만, 만....
마법 공간은 저 안쪽의 검은 공간이 메인입니다. 음악과 함께, 그림이 움직이는 영상이 세 종류였나, 상영됩니다. 영상촬영은 안되고, 사진은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직원이 영상촬영 안된다고 계속 공지합니다.
하지만 왜, 더블엑스를 상영하지 않는 거냐! 왜! 비주얼로 승부할 거면 클램프의 여러 애니메이션 작품의 오프닝을 돌려 놓는 것만으로도 컨텐츠가 풍부했을 거라고요. 아마도 섭외가 안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데. 전시가 재미없었던 이유중 하나가 그겁니다. 대부분이 원고 전시고 장면 전시라서요. 그러니 이쯤되면 슬슬 건성으로 그림을 둘러보게 됩니다.
이 때부터는 슬슬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기억이 거의 끊겨 있어요.
이 구절 상자는 뭐냐면, 스티커를 하나씩 뽑을 수 있는 상자입니다. 클램프 작품의 여러 명 대사들을 적은 스티커고요.
이렇게 붙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참여형 전시로 만들기 위해 구상한 공간이겠지요.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성전, 건달파왕의 대사로군요. "그날 나는 내 운명을 정했습니다. 제 의지로!" 아마도 반전의 그 시점에서 나온 대사가 아닐까 하는데요. 잘 떼어서, 잘 벽면에 붙이고 왔습니다.
근데 이거... 전시 나흘째에 이정도면 막판에는 몇 겹이나 될 것 같은데요. 통째로 거울방이 될 것 같은 분위기?
여기도 천장이 높지요. 나중에 저 위까지 다 빽빽하게 붙지 않을까요.
여기가 Imagination이었을 겁니다. 클램프의 역사, 연대를 보여주는 그림. 오. 이렇게 보니 재미있네요.
제 취향은 여기 어드메쯤. 이 이후는 손 안 댔을 겁니다.
G가 클램프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창룡전 삽화이지만, 여기에는 없었습니다. 이 벽 맞은 편에 콜라보레이션에서도 못 본 것 같은데... 스쳐 봤지만 있었다면 기억했을 거거든요. 하지만 이상한 그림들(...)만 보이길래 아예 건너 뛰었습니다. 나중에 도록에서 확인하죠.
이건 집에도 있고. 흠. 이게 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길래 속으로 뿌듯했습니다.(...)
마지막 방의 일러스트. 이게 아마도 Dream에 있었을 겁니다. 유일한, 새로 그린 삽화입니다. 나머지는 기존 작품들이고요. 성전과 사쿠라라. 도쿄바빌론이 아니라 성전인가? 했지만, 연대표를 보면 성전이 첫 연재작인 모양입니다. 그러니 성전이 맨 앞에. 그리고 사쿠라는 클리어카드편이 최근까지도 연재되었고, 여러모로 쌍벽을 이룰 작품이기도 하고요.
자야. 그리고 그 다음에 분노가 폭발합니다.
3.절정. 상품점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줄 서 있을 때 보았던 이 상품 목록. 이미 몇몇은 품절이 붙어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얼마간 물건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재입장 불가능함 고지 받으면서 나와서 상품 사러 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뭔가 외치는 직원이 있습니다. 스쳐 지나가려다가 이상해서, 그리고 줄이 이상해서, 그리고 거기에 정리권 560번이라고 붙은게, 직원이 손이 들고 있던 종이의 숫자와 괴리가 느껴져서 확인합니다. 정리권 1160인가, 그랬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상점에 들어가 있는 사람의 정리권이 560번. 하?
직원을 붙들고 물었습니다. 정리권 지금 받으면 몇 시간 정도 걸릴 것 같냐고. 두 시간이랍니다. 제가 탈출한 시각이 15시. 기다리면 17시 경에 상점에 들어가서 줄을 설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슨 소리냐하면, 상점에 입장하는 줄이 굉장히 길었습니다. 그 공간에 세 겹인지 네 겹인지로 줄 선 것이 보입니다. 다시 말해, 그 줄 맨 뒤에 들어가는데까지 두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항공기는 오후 8시 출발입니다.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공항 수속 시간을 생각하면 17시에 그 끝에 붙는 건 무리입니다. 18시에 상점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고, 계산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데, 무리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물건이 품절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나요. 정리권이 1100장을 넘기는데?
포기하고 내려오면서 분노가 들끓기 시작합니다. 수분부족, 더위, 거기에 긴장한 탓에 완전히 굳은 위까지 그리하여 분노를 폭발시킨 겁니다. 전시회 오지마세요. 클램프전 가지 마세요. 보았던 여러 원고들이 모두 머릿 속에서 휘발되고, 내가 상품을 못 얻을 거였으면 뭐하러 여기왔냐는 분노에까지 이르릅니다.
4.결말. 도록도 못샀지만 알라딘이 팝니다.
상점에 가지 못했으니 도록도 못샀습니다. 도록을 보면서 기억을 복기하려는 계획도 날아가나 했지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확인해보니 알라딘에서 팝니다. 시로와 쿠로, 두 버전 모두 말입니다. 아마 표지만 다르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일단 둘 다 사볼까요. 저는 쿠로 가지고, G에게 시로를 주면 되니까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0560864
그리고 다시 한 번 곰씹으며 말합니다. 가지 마세요.
0.그래도 혹시 가고 싶으시다면.
가능하면 평일 오픈런을 추천합니다. 그러니까 10시부터 시작하는 전시회에, 아침 7시부터 가서 줄서서 기다려서 1착으로 보고 물건을 사는 겁니다. 아니면 티켓을 두 장 준비하여 물건부터 쓸어 담고, 구매 후 재입장하는 미친짓을 시도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저는 용기가 없습니다..... 평일 오픈런 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들지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게다가 오픈런을 해도 물건이 있으리란 보장이 없지요. 클램프여.. 차라리 온라인판매를 하는게 낫지 않겠니?
밖에서 줄 서는 시간 동안의 탈진이 심각합니다. 게다가 어제는 그래도 34도에서 끝났고 구름이 많았지만, 땡볕이라면, 그리고 8월의 도쿄는 모든 사람들이 말하듯 죽음의 날씨입니다. 저도 물을 제외하고 양산, 부채, 손수건을 들고 있었지만 힘들었습니다. 접이식 의자를 들고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언덕이라 쉽지 않더라고요. 앉아 있어도 지치는 날씨입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릅니다. 어제 땀에 절어서 생각하기를 내 몸이 염전이구나(...), 했으니 혹시 가실 분들은 만반의 준비를 해두세요. 그리고 백팩도 무겁습니다. 가볍게 들고 갔음에도 무거웠습니다.
도쿄역에 클램프전 팝업스토어가 있다는 트윗을 봤습니다. 어디에 있을지 대강 짐작은 됩니다. 애니메이션하고 관련 상품들을 모아 놓는 상점 쪽에 있지 않을까 싶고요. 다만 토요일에는 사람이 몰릴 거라 아예 포기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거기 가지 않은 폭주는 엉뚱한 곳에서 터뜨렸는데, 그 이야기는 다른 글에 적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