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이라기엔 조금 멉니다. 최근 사진은 지난 주말에야 옮겨 놓아서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건 2차로 올라오겠군요.





최근의 일상 점심.

게으름이 점점 더해지며 아침에도 못일어나고 잠을 선택하는 일이 증가했습니다. 아무래도 밤잠이 얕아 그런 모양입니다. 그렇다보니 생활패턴도 이렇게 바뀝니다.

기상, 뒹굴뒹굴, 일어나 씻고 준비, 출근.

운동, 운동 종료 후 진짜 출근.

그 뒤에 커피 내리고 아침 먹기.


주말은 유산소 운동을 건너 뛰니 아침으로 커피만 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주중에는 커피만으로는 어렵죠. 당분이 들어가야 하는데, 사무실에서 먹으니 냄새나는 것을 먹기는 꺼려집니다. 그러니 저렇게 식빵을 돌려가며 먹는 거죠. 냉동고에 넣어 두었다가 데워먹습니다.

사진의 빵은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My First 식빵, 리치몬드의 밤식빵. 식빵은 여러 종류를 돌려 먹습니다. 대체적으로 달지 않은 빵에 잼 발라 먹는 것이 제일입니다.'ㅠ'





무라카미 하루키의 사은품을 준다는 말에 홀려 덥석. 금액을 맞추다보니 『동천 만물수리점』 1권도 구입했습니다. 구입하고 나서 앞부분 읽고, 뒷부분 읽고, 이 책은 지금의 내가 읽지 못할 책이구나 싶어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완결권부터 보고 다른 부분도 읽을지 말지 고민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난 센다이 여행 선물 무더기. 커피 드립백인 다테의 향기와 스타벅스 VIA CHAI입니다. 생협 멤버들이 차근차근 오는 터라 일찍 도착한 저는 열심히 선물 조합을 만듭니다. 지퍼백을 준비해 하나씩 나눠 담아 놓고 오는 분들께 하나씩 드리면 좋거든요.





물론 음료 외에 과자도 있습니다. 사과 킷캣과 과일맛 포키. 즌다와 규탄은 다음 여행 때 사올 겁니다... 그럴 겁니다...






저 모임 날, 스벅에 갔더니 찬물에우린커피를 포함해 2만원 이상 구입하면 유리병을 준답니다. 고민하다가 어차피 점심도 안 먹었으니 겸해서 먹자며 딱 2만원을 맞춰 구입해 받았습니다. 뚜껑은 로즈골드로 받았지요. 검정도 있었습니다.






태공과 크기 비교하면 아시겠지만 이전에 받은 건 500ml 용량인가 그랬고, 이번은 작습니다. 300ml를 조금 넘기네요. 그 덕에 요즘에는 아예 사무실 커피를 여기에 내려서 뚜껑닫아 보관해둡니다. 물론 보온병에 넣는 것보다는 커피가 빨리 식지만, 낮에는 덥다보니 찬 우유를 그냥 붓는 일이 많아 커피가 식는 쪽이 낫습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보온병으로 도로 옮기겠지요.





그리고 8월의 또 책 지름. 『나는 이 집 아이』 출간 소식을 듣고 고민하다가 구입했습니다. 받아보고는 기겁한게, 제가 지금까지 구입한 로맨스판타지소설 중 가장 사양이 좋습니다. 하드커버에 화려한 표지, 그리고 무지막지한 두께까지. 세 권 합해 2200쪽 쯤 됩니다. 정확히는 2191쪽. 쪽수를 따지면 『검을 든 꽃』도 상당하지만 이 책의 판형이 더 큽니다. 그리고 아마도, 지질이 더 좋습니다. 종이가 더 두꺼워요. 검꽃은 무게 때문에 종이를 얇은 것으로 하지 않았나 싶군요. 아. 그리고 두 책의 표지 디자인은 같은 회사에서 했습니다.



그러나 내용, 그리고 취향으로 따지면 검꽃의 완승. 딱 잘라 말해 취향에 안 맞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그 소통 부재 문제인데, 판타지소설에서는 종종 등장인물들이 상대를 배려한다며 숨기거나 말하지 않고 사건을 일으킵니다. 거기서 또 오해와 반목이 시작되고요. 이 책이 그랬습니다.(먼산)






사은품으로 받은 보노보노컵과 유리컵. 저 유리컵은 컵에 반해서 책을 샀습니다. 하하하. 아마 저 책은 제 취향에 안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 컵에 홀려서...(하략)





보노보노컵은 생각보다 컸지만 고이 G에게 보냈습니다. 부디 G든 릴리든 잘 써주기를.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아차. 잊지말고 다음에는 스누피 컵도 챙겨가야지. 보노보노컵보다는 이전에 나온 스누피 머그가 더 작습니다. 아마 꼬마 손에는 둘다 무겁겠지만....;

센다이 공항도 나름 재미있습니다. 혼자 놀기에도 좋고요. 무엇보다 크기가 작지만 신기한 물건이 많고 사람이 적습니다. 국내선이 다 결항이었고 국제선은 지연출발이어서 사람이 몰리지 않았나봅니다.


다만 다음에도 센다이 공항을 이용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가능성이 낮아요. 아시아나와 ANA만 취항하고, 둘 다 안 탈 항공사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센다이공항 역에서 터미널로 들어가는 길에는 철도무스메가 있습니다. 지나가면서 슥 보고 말았음.






터미널이 큰 편은 아니지요. 운행 편수도 썩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국제선은 대만과 한국에서만 들어가나 싶고요. 설마 그럴까 싶어 공항 정보를 확인하니, 베이징과 상하이도 다닙니다. 날마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달은 수요일과 일요일만 있네요. 그러니 화-목 일정인 저와는 겹치지 않은 겁니다. 대만과 한국편은 항공편이 자주 있습니다.






사진상 보이는 지연 항공편 둘은 동일한 편입니다. 코드셰어라 ANA와 아시아나의 두 편으로 나옵니다. 거기에 에바 항공도 있는데, 이것도 ANA와 코드셰어가 아닌가 싶군요.





캐리어 부치기 전에 일단 짐 정리를 합니다. 두 시간 전에 열린다고 하니 그 때까지는 기다리지요. 일단 캐리어를 정리하고, 캐리어에 넣어 부칠 물건을 사러 가기로 합니다. 그러니까 된장 같은 것 말입니다. 정리하다가 비녀를 잠깐 찍어봅니다.





센다이 공항에서 발견한 괴식. 어. 이거 뭐죠. 제가 뭘 보고 있는 거죠. 타코푸딩..?

냉장제품이라 사들고 오는 것은 포기했지만 다음 여행 때는 도전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쇼핑 실패기.


센다이공항 출국장 들어가기 전에는 이런 저런 상품이 많습니다. 분명 이건 센다이 한정이니까 안쪽에서도 팔거라고 믿었는데, 아닙니다. 출국장 안쪽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후쿠오카 공항에서도 보았던 지역 특산 과일을 쓴 포키, 로이스 초콜릿 등입니다. 하기노츠키는 안쪽에서도 팔지만 위 사진의 과자들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뭐든 여행 선물은 보일 때 사야한다는 원칙은 여기서도 맞아 떨어집니다. 8% 세금 같은 것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보일 때 사세요.(눈물)


맨 왼쪽이 즌다 프리츠, 가운데가 즌다가 들어간 빵, 규탄맛 쟈가리코 등입니다. 안쪽에 없는 걸 알고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다음 여행을 짜기 시작합니다.





즌다말고 규탄 과자도 굉장히 많았는데 다 놓쳤습니다. 어흑.;ㅂ;

다음에는 트렁크에 바리바리 싸들고 올 겁니다!





그리고 여기도 다테. 파랑 곰돌이는 I love Miyagi, 다테 마사무네를 발바닥에 새겼네요. 하지만 예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즌다 곰돌이가 더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즌다 3형제와 무스비마루 상품도 많습니다. 무스비 마루는 이마의 초승달이 더 고급스러웠다면 샀을 건데, 그냥 노랑 펠트지를 잘라 붙인 정도라 내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저 손수건,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센다이 한정 코카콜라 병. 다테 마사무네가 있습니다. 아.. 그 옆에 규탄맛 음료나 즌다맛 음료는 뭐냐.



한 바퀴 돌고나서는 4층으로 올라옵니다. .. 아니 3층인가. 하여간 맨 위층. 카페들이 모여 있습니다. 점심을 일찍 먹었고, 밤 비행기니 저녁을 먹을까 하다가 카페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여기도 카자리가 있습니다. 파랑파랑한 이쪽 카자리가 색 조합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하기야 길가다 본 은행의 파랑 카자리도 마음에 들었지요.







그리고 이런 비행기도 있습니다. FA200 에어로스바루. 센다이공항은 자위대도 같이 쓴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가요. 훈련기로 사용했던 기종이랍니다.






이걸 보고 안심하고 내려갔더랬지요. 하지만 이쪽은 국내선입니다. 터미널의 왼편이 국내선, 오른편이 국제선이라, 국제선의 매점은 매우 작습니다.





밖에 비가 제법 오는군요. 비가 오지 않는다면 저 멀리까지 보일까요.







앞서 다테 가문의 문장 이야기 할 때도 올렸던 사진입니다. 드링크바 이용을 선택하고 각자 하나씩 먹을 것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전 파르페. 음. 파르페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의외로 괜찮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파르페를 시켰을 때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바나나와 과자의 조합. 그 아래 아이스크림까지.







B님은 프렌치토스트를 주문했습니다. 맛은 무난했던 모양입니다. 공항 치고는 꽤 괜찮았던 카페. 한국은 그럭저럭한 맛에 가격이 높아서 만족도가 낮은 편입니다.







6시 되기 전에 아래로 내려갑니다. 태풍으로 인한 지연 때문에 항공편 여럿이 같은 시간으로 밀렸습니다. 그렇다보니 사람이 북적북적. 내려와 부칠 짐의 엑스레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동안 카자리가 보여 또 찍어봅니다. 공항 천장에서 내렸으니 훨씬 길고 박력도 상당합니다.


다음에도 카자리 보려면 여름에 와야하는데, 센다이 항공편은 둘 다 이용하지 않을 생각인 항공사라 고민됩니다. 게다가 여름은 내키지 않아요. 간다면 겨울! 하지만 카자리는 여름!

딜레마에 빠집니다.



체크인하다가 전세버스 이용과 관련한 안내문이 있는 것을 봅니다. 승무원에게 문의하니, 시간이 늦어 공항리무진버스가 끊긴 사람들을 위해 전세버스를 운행한답니다. B님이나 저나 도착 시각이면 리무진버스가 끊기는 터라 당장 신청합니다.



그리고 출국장은 매우 작고 금방 통과했고, 면세점도 매우 작아서 살 것이 없었고, 하기노츠키를 제외하면 여행선물로 살만할 물건이 없었고, 하지만 하기노츠키는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 이 더위에는 사들고 가기 무서웠고. 흑흑흑. 그러니 여행선물은 보일 때 바로 사세요.(눈물)




예상했지만 출발도 조금 늦었습니다. 정시에 출발할리가 없지요. 그래도 무사히 출발해서 무사히 날아갑니다.




야경이라고 하기도 애매합니다. 센다이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경로는 거의 직선에 가깝습니다. 실제로도 위도가 비슷할 겁니다. 그러기엔 올해 서울은 매우 더웠지요. 센다이도 더웠지만 태풍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선선했습니다.






아시아나 기내식.






출발할 때와 같습니다. 이걸 보면 아마도, 센다이공항에는 기내식 조리시설이 따로 없어서 그냥 인천공항에서 왕복 기내식을 싣고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채소와 닭고기. 맛은 무난합니다.



기절하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10시를 넘겼습니다. 입국장을 통과해 전세버스를 탑승하고, 그 안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버스에 탑승해서 기다리다가 출발, 그리고 종로에서 내려 다시 버스 갈아타고 집에 오니 오전 1시입니다.


이차저차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여행입니다. 졸졸 쫓아다니는 저를 구제해주신 B님께 감사를. 그리하여 다음 여행 때는 조공을 올리겠사옵니다.+ㅅ+

로열호스트에서 일어난 것이 대략 6시였을 겁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지라 우산을 챙겨들고 센다이역 방향으로 걷다가 마루젠으로 들어갑니다. B님은 찾을 책이 있었고, 저는 찾는 책은 없지만 찾아볼 주제는 있습니다. 그 주변 돌아다니다가 센다이 파르코 1층에 마루젠이 있는 것을 보았거든요. 마루젠은 매우 크기도 하거니와 책도 다양하게 많더군요. 찾는 책은 딱히 없지만 찾아볼 만한 책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책들. 열심히 보다가 딱 필이 오는 책이 있어서 구입의사를 그 분께 카톡으로 여쭤보니 두 권 사오라 하십니다. 한 권이 아닌 것은 아마도 다른 한 권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러려니 하고 두 권 챙깁니다.



건축 쪽을 살핀 것은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책 중 구입하지 못한 것이 몇 있어서 재고 확인을 위해 그랬습니다. 지난 번에 후쿠오카 준쿠도에 갔을 때는 신간만 한 권 있더군요. 찾던 책이 있어 덥석 들고 옵니다. 역시 작은 집에 대한 책이 제일 마음에 드는군요.







그리고 이런 물건을 두고 구입 여부를 매우,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고양이. 게다가 옆에는 공이 있어!

평소 사용하는 스타일의 가방이 아니라 G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괜찮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내려 놓습니다. 도시락가방으로 쓰기 좋은데 그 외에는 쓰임새가 영 안 좋습니다.




여러 책을 충동구매한 뒤에는 LOFT에 놀러갑니다. 펜이 괜찮은게 있나, 뭔가 재미있는 상품이 있나 여기저기 둘러보았지요. 코난 스탬프를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내려 놓고는 필요했던 것 하나만 집어 나옵니다. 그렇게 제한을 걸지 않으면 트렁크가 아슬아슬할 겁니다. 실제 귀국편의 트렁크는 23kg이었습니다.(먼산)


저야 저녁을 건너 뛰어도 되고 낮동안에 내내 먹은 덕에 그 시간까지도 소화가 안되었으나, 여행지에서의 저녁은 또 다릅니다. 숙소방향이 그쪽이니, 다시 파르코 방향으로 걷습니다. 파르코에서 역 반대방향으로 가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이런 가게가 있습니다.






가게이름은 夕焼け麦酒園입니다. 구글에서도 검색되고, 읽기는 '유우야케비루엔'인가봅니다. 몇 번 그 앞을 지나가다 눈여겨 본 것은 이 가게에 은하고원맥주의 생맥주가 있다는 안내를 봐서 그렇습니다. 병맥주를 맛있게 먹었던 터라 B님께 강력히 어필하여 가게에 들어갑니다. B님은 캔맥주가 그냥 그랬다 하시는군요.



구글지도도 첨부해봅니다.





아래쪽이 센다이 파르코, 센다이 역방향입니다.






가게는 상당히 작습니다. 안쪽에 바도 있지만, 출입구에는 느긋하게 즐 길 수 있도록 2인용의 높은 테이블도 있습니다. 테이블 아래에는 작은 바구니가 있어 가방도 내려 놓을 수 있고요. 자리를 잡고 앉아서는 바로 옆의 그림을 찍어봅니다.



메뉴판을 보면 대체적으로 술안주 중심입니다. 그리하여 고기찜과 가라아게 등의





은하고원맥주는 총 세 종이 있습니다. 뭐였는지는 잊었지만 하여간 셋. 그 중 하나는 스타우트였습니다. 다른 하나가 페일이었던 것까지는 어렴풋이 기억나는군요.

..그리하여 타베로그의 힘을 빌려 찾아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뭐지?), 스타우트라는군요.


말해 무엇합니까. 매우 맛있습니다. 원래 맥주는 가벼운 것보다 묵직한 것을 좋아합니다. 스타우트도 굉장히 좋아하지요. 배부른데도 홀랑홀랑 잘 넘어가는 그런 맛입니다. 바이센과 케르슈를 주문하신 B님은 바이센보다는 케르슈쪽이 더 취향이었다 하십니다.






가라아게. 레몬을 뿌려도 좋고,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쪽은 돼지고기 찜과 감자와 오이. 오이와 감자는 딸려 나온 것이었는데, 이 둘이 더 맛있었습니다. 아니, 고기가 맛 없는 것은 아닌데 이 둘이 제 입에 더 맞아 그런 거였습니다.





배부르다며 깨작이던 제가 마지막에 주문한 건 유자샤베트입니다. 술집가면 아이스크림이나 디저트 메뉴 시키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먼산) 술마시면 희한하게 단게 먹고 싶단 말이죠.


먹어보면 그대로 유자입니다. 입을 싸악 씻어내는 그런 맛. 유자청을 들이부어 만든 것인가 싶은 정도로 유자향이 확 올라옵니다.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지요.




둘째날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밤 늦게까지 먹고 마시다보니 뭘 챙길 정신 머리는 없고, 아침 일은 내일 생각하자며 홀랑 숙소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자기 전까지 태풍이 어디쯤 와있나 확인하는데, 매우 느립니다. 시속 15km라니. 자전거 수준 아닌가요. 이 속도라면 공항에서 태풍과 정면으로 만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항공기는 결항일 건데...



(다음편에 계속)

센다이역 근처까지 와서는 홀랑 내려 잠시 헤맵니다. 이전에 B님이 가셨다는 가게가, 상점가 아케이드에서 옆으로 빠져 나온 골목에 있었다 했거든요. 하지만 지금 있는 곳은 버스가 다니는 큰 길가. 그리고 구글은 위치를 어떻게 잡고 있는 건지, 엉뚱한 지도를 보여줄 뿐이고. 그리하여 잠시간 헤맵니다. 결국에는 구글 위치검색을 통해 그럭저럭 찾아가긴 했지만, 비가 적지 않게 내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는 집이었습니다.






이런 집. 도대체 뭐라 읽어야 하는 걸까요. 그리하여 다시 타베로그를 뒤져 검색해 찾아냅니다.  甘味処 彦いち. 아마 히코이치라고 읽지 않을까 추정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구글지도에서 검색하니 Hikoichi랍니다. 히코이치, 맞군요.


메뉴나 자세한 정보는 타베로그(링크)를 확인하시고, 위치정보는 위의 구글 정보를 확인하세요. 이렇게 덧붙이는 이유는 당연히, 헤맸기 때문입니다.(먼산)



들어가보니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찻집입니다. 찻집보다도 킷사텐이라고, 끽다점(喫茶店)이라는 한자가 더 잘 어울리는 집입니다. 안쪽에 앉아 대기하고 또 자리 잡고 앉을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했지만, 이런 집이야 말로 레트로, 고전적인 찻집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한국의 레트로 붐과는 궤가 다릅니다. 그쪽은 엉뚱한 쪽을 베끼고 있으니까요.



메뉴판을 받아들고도 한참 고민했습니다. 분명 점심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직후 즌다셰이크까지 먹어서 위장이 빵빵한데 과연 파르페를 먹을 수 있을까요. 옙. 이런 가게에 오면 파르페 하나쯤은 시켜야 합니다.





물론 즌다모치는 1인 1식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즌다, 풋콩=에다마메를 익혀 거칠게 갈아낸 것은 팥소를 거칠게 으깬 츠부앙과도 느낌이 다릅니다. 팥과 콩은 식감이 다르니, 콩을 익혀 거칠게 으깨면 더 뻑뻑하고 입안에 닿는 식감이 거칩니다. 거기에 즌다는 거피했고요. 츠부앙은 껍질이 남아 씹는 맛이 있지만 이쪽의 씹는 맛은 콩 자체의 식감입니다. 껍질의 질깃한 맛이 아니고요. 하기야 팥도 잘 삶으면 껍질 역시 부드럽게 씹힙니다만.






설명이 길었지만 솔직히 이 즌다모치는 맛있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즌다가 아니라 떡입니다. 찰떡 위에 즌다를 얹거나, 즌다 안에 찰떡을 넣거나, 하여간 찰떡을 즌다로 감싼 것이 즌다모치입니다. 그런데 이날의 떡은 차가웠습니다. 갓 쪄내거나 갓 찧어 말랑말랑하고 죽죽 늘어나는 그런 떡이 아닙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말랑하게 만든 떡 위에 즌다를 얹었더군요. 문제는 그 속의 냉기가 가시지 않았다는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떡이 맛없었습니다. 배도 부른 상태였으니 즌다모치 시도는 실패였습니다. 오히려 직접 즌다모치를 제작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하하하;



즌다모치를 시도했고 어떤 맛인지, 어떻게 만드는지 대강 짐작을 했으니 만족합니다.


<SYSTEM> 키르난은 즌다모치를 경험했습니다.






B님이 주문하신 말차. 주문했더니 작은 만주가 함께 나옵니다.





그리고 제가 주문한 것은 흑당파르페. 보통의 파르페라면 나오지 않을 것이 몇 보입니다. 신식파르페는 케이크나 푸딩이 들어가지요. 여기에는 크림과 경단, 그리고 팥앙금이 올라갑니다. 위에 올라간 노란색 장식은 아마도 레몬필이었던가요.


속에 아이스크림도 있고 한데 딱 예상한 그대로의 찻집파르페입니다. 으흐흐흐흐. 저 검은색 젤리는 커피젤리였을 겁니다.






꼬리가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벽시계. 고양이의 등짝도 그렇고 매우 멋집니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입해야하나 잠시 고민도 했...지만 둘 곳이 없네요.






비닐포장 카자리도 구경하며 드럭스토어 쇼핑도 마치고, 그리고는 일단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러 숙소에 들립니다. 사진 찍는 걸 홀랑 잊었지만, 숙소 1층의 로얄 호스트에서 호텔 체크인 당시 받았던 드링크 바 쿠폰을 이용해 자리를 잡고 홀랑홀랑 수다를 떨고요.


그리고 그 수다 도중에 진도 3쯤 되는 지진도 경험합니다. 생각보다 길게 흔들려서 신기했습니다. 지금까지 겪었던 지진 중에서는 가장 강했네요.'ㅂ'




자. 이제 여행기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센다이의 먹거리하면 바로 떠올리는 것이 저 두 가지입니다. 규탄과 즌다. 규탄은 소혀를 가리키는데, 지금 사전 찾아보고 마구 웃고 있습니다. 규는 牛이고, 탄은 tangue의 タン이랍니다. 왜 이런 희한한 조어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센다이는 규탄으로 매우 유명합니다. 센다이의 음식점을 둘러봐도 규탄 요릿집이 매우 많습니다. 어느 상점가든 규탄집은 하나 이상씩 있습니다. 하나가 아니라 하나 이상이라는 겁니다.


이 성 꼭대기에도 꽤 유명한 규탄 체인점이 있습니다. 본점은 센다이 시내에 있고 이쪽은 아마도 분점인가본데, 센다이 사적을 구경하고 점심을 여기서 먹자고 하셨으니 여행객은 졸졸 따라갈 뿐입니다. 그리고 이 가게 이름이 다테노규탄. 왜 이 집을 골랐는지 아실 겁니다.


다테 마사무네는 패션 리더(...)이기도 했지만 식문화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졌답니다. 그러고 보니 분명 칠석축제도 다테 마사무네가 손댔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 그 축제를 열었다던가요..?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딸을 매우 사랑했고 아끼기도 했다고 하지요. 그 딸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아들에게 시집갔다가, 그 사위놈이 크게 사고를 쳐서 자진한 뒤 친정으로 돌아왔을 때 이에야스가 고개숙여 사과했다더군요. 자식 중 딸은 딱 둘이었는데, 작은 딸은 죽기 몇 년 전에야 보았으니 그 때까지는 내내 큰 딸이 외동딸이었던 겁니다. 친정에 돌아온 뒤로는 내내 시집보내지도 않고 끼고 살았다더군요. 아니, 결혼생활 파탄의 책임은 시댁에 있었으니까 결혼에 진저리 치고 행복한 독신생활을 영위했는지도 모르지요. 그거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본론으로 돌아와, 이에야스와는 내내 대립각을 세우다가 말년에는 그럭저럭 잠잠했던 모양이고, 마사무네도 그 말 위의 소년~으로 시작하는 시를 지을 정도니 자기 하고 싶은 것은 다 하고 살았나봅니다. 센다이로 이주하여 개간하고, 수십 만 석 수준인 센다이번을 백만석까지 끌어 올렸다니까요. 그러면서 식문화에 관심 가지고 막부에 음식 해다 주기도 하고-오해의 소지 있음-그러면서 삶을 즐겼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먹을 음식을 그날 바로 찍어 골랐다니, 이것이 아랫사람을 고생시키는 윗사람의 본보기라 할만합니다.(먼산)





그리고 이게 센다이성 옆의 상점가. 저기는 카자리가 더 화사하군요. 어차피 목표는 먹을 것이라, 기념품 가게에는 눈 안 돌리고 바로 먹으러 갑니다.



2층에 매장이 있어 1층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면 순번대로 올라갑니다. 1시 조금 넘은 시각에도 사람이 많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매장이 작습니다. 바 형태의 테이블에, 안쪽에서는 열심히 고기를 굽고 있더군요. 올라가기 전에 미리 메뉴를 결정했던 터라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주문합니다.





오늘의 첫 고기.







맥주는 작은 것으로 주문했습니다. 맥주는 배가 부르기 때문에 이럴 땐 작은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작아야 다음 음식을 다 먹을 수 있기도 하고요.







아차. 이건 가마보코입니다. 댓잎가마보코인데 센다이 특산 같더군요. 공항에서 파는 것도 보았습니다.

생선살의 비율이 높아 그런지 말랑말랑 쫀득쫀득합니다. 거기에 옆의 와사비가 상당히 세더군요. 듬뿍 올렸다가 찡하니 올라오는 바람에 코가 고생했습니다.






규탄정식 특상입니다. 보통의 규탄보다 두툼하게 썰어 나온 거라네요. 오른쪽의 국은 맑은 국인데, 딱 갈비탕 국물 느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죠. 소혓바닥도 고기니 고기맛입니다. 그러나 다릅니다. 살짝 질긴가 싶은 정도로 쫄깃쫄깃한데, 소금간이 환상적으로 잘맞다보니 제 입엔 약간 간간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맛있습니다. 게다가 구운 고기잖아요. 프라이팬이 아니라 석쇠인지 철판인지에 구운거잖아요. 불맛도 살짝 도는데 적절한 소금 간에, 술은 술술 들어가고 밥도 맛있고, 그걸로 부족하면 국물을 후루룩 더하면 고기도 밥도 술도 술술 넘어갑니다.


단적으로 말해, 근래 먹은 고기 중 가장 맛있습니다. 스튜를 먹을까도 조금 고민했는데 구이를 먹고 나니 이쪽 먹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기 자체의 맛을 보려면 구이가 최고입니다.






축제기간 중에 즈이호덴과 센다이성터에서 여러 행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분장해서 무대 행사 뛰는 팀이 와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는군요. 저녁에 라이트업행사도 한다고 하고, 그 준비로 초 넣을 대나무통 넣은 것도 보았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부슬부슬 오다보니 마음을 접었습니다.


지금보니 저 다테는 전국바사라의 그 다테로군요. 옆에 무스비마루의 다테버전이 있는 것도 참 귀엽습니다.




즌다셰이크는 여기서도 먹을 수 있다길래 들어가서 주문합니다. 규탄은 앞서 설명했으면서 즌다는 빼먹었네요. 사전에서 찾으면 즌다(ずんだ)는 진다(じんだ)의 항목으로 넘어가고, 제가 찾는 것은 진다의 세 번째 뜻이랍니다. 풋콩이나 꼬투리채 먹는 콩을 데려 으깬 것으로 팥소나 무침 거죽으로 사용하고요. 센다이에서는 즌다라고 부르며 즌다모치는 찰떡 위에 삶아 으깬 풋콩을 얹은 겁니다. 즌다셰이크는 그 으깬 풋콩으로 만든 셰이크고요.






B님이 큰 컵, 저는 작은 컵. 배가 불러서 큰 컵을 먹을 위장이 안남았습니다. 그리고 맛은,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의 맛. 하지만 콩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미친듯이 거부할 그런 맛입니다. 풋콩이라 적으면 헷갈리겠지만 맥주 안주로 먹는 에다마메를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이것도 대두의 일종인데 한국에서도 종자를 구할 수 있습니다. 심어는 봤지만 수확해본 적은 없군요. 하여간 푸른 대두를 7-8월 경에 수확해서 삶아 거칠게 으깬 것이 즌다입니다. 냉동 에다마메를 사다가 즌다를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아직 시도는 못해봤네요. 해볼까.






살짝 풋내가 돌지만 콩 특유의 달달한 맛이 도는데, 거칠게 간 것이다보니 앙금처럼 입 안이 꺼끌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흰앙금은 보통 동부콩으로 만들던가요. 그 단맛과는 또 다른 단맛입니다.



즌다모치를 먹기 전에 즌다셰이크로 입가심을 하고는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를 타러 갑니다.


다시말해 기념품 가게는 홀랑 건너 뛰었다는 이야기고. 여기에서 뭘 파는지는 확인 못했군요.




루푸루 버스는 같은 코스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빙글 돌아갑니다. 센다이역에서 출발, 도착하며 같은 길은 마지막 코스를 빼고는 안 갈겁니다. 산길도 한 방향으로 달리는데, 센다이성터를 지나서 가면 본격적으로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나옵니다. 거의가 공대인가봅니다. 식물원도 있더군요.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기차. 이거 증기기관차 아닌가요. 모델명도 슬쩍 봐뒀는데 홀랑 잊었습니다. 알파벳 한 자리와 숫자 두 자리의 조합이었던 것만 어렴풋이 기억하고요. 왜 이런 곳에 갖다 놓았는지는 모릅니다.







아오바산을 돌아내려와 시내로 진입하다 발견한 건물. 지난번에도 한 번 올린 곳입니다. 축제를 맞아 예전의 카자리 모습을 전시하는, 센다이 미디어테크도서관입니다. 도서관이라기보다는 기록관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지만 뭐. 요즘에는 그 둘을 결합하는 곳도 많이 나오니까요.




자아. 이제는 디저트를 먹으러 갑니다. 내내 먹는 이야기만 나오는 것 같은데 이틀째는 그랬습니다. 여행은 원래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니까요.


(다음편에 계속)



지난 글을 읽으신 모님이 절단신공이 날로 더해진다는 감상을 남기셔서 반박을 위해 전편을 다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슴깊이 죄책감(...)을 느끼고 다음편을 서둘러 연성합니다.



박물관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왜이런지. 분명 평일-그것도 수요일이고, 축제에 방학기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꽉꽉 들어찬 사람 때문에 다음 버스를 타거나 그냥 걸어 올라갈까 했는데 기사님이 괜찮다고, 타라 하시네요. 박물관에서 성터까지는 걸어서 대략 15분이랍니다. 나중에 보니 성터까지 걸어 올라오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그리고 여기도 또 계단. 계단을 오르고 올라 꼭대기에 도착하니 이런 것이 있습니다.






헐. 진짜로 터. 하지만 바닥은 흙바닥이 아닙니다.






고개를 들어 보니 꼭대기는 꼭대기로군요. 저 멀리 센다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보니 왼편은 산이 조금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평야입니다. 나중에 돌아와서야 202미터의 낮은 산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보면 높아보입니다.







한 눈에 시내가 들어오는데, 산이 높다고 착각할 수밖에 없잖아요. 물론 빌딩들이 저렇게 높게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여기가 높지는 않지요. 그래도 시야가 탁 트인 것이, 날씨만 좋다면 운동삼아 놀러오기 좋습니다.







성터이지만 굉장히 세세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가 가장 윗단, 가장 높으신 분이 앉는 그 자리인가봅니다.







주춧돌을 경계로 이런 안내까지 적어 두었으니, 누군가 와서 각각의 주춧돌에 소환진을 그리고 수인을 맺은 뒤 '레리~즈!☆"를 외치면 바닥에 숨어 있던 카드들이 소환되어 순식간에 옛 성이 완성....(거기까지)




그렇다면 왜 센다이성은 터만 남게 되었냐.

하면, 이 모든 것은 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군이 원흉입니다. 대체적으로 성은 군사적 요충지에 세워놓는 터라, 전쟁 당시에 센다이성도 공출당했답니다. 그러니까 아오바산 꼭대기의 센다이성은 전쟁당시 일본군 주둔지였습니다. 그러니 미군의 공습이 안 다녀갈리가요. 폭격을 맞아 초토화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니 저렇게 주춧돌만 남았지요. 아니, 주춧돌만이라도 남은 것이 다행인가요.






성터 옆에는 다테 마사무네의 기마상이 있습니다. 오오오. 멋집니다.


여기서 어제의 마지막 질문을 풀어보지요. 박물관에 있는 상반신은 다테 마사무네 기마상의 일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기마상은 복제품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전쟁이 끝난 뒤 공출당한 나머지 부분은 당연히 돌아오지 못했고, 여기 있는 기마상은 원 작가의 아들이 만든 것이라 합니다. 그걸 복제품이라 보기도 어렵고, 그냥 '원 기마상의 또 다른 버전, 또 하나의 원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아들이 만든 것이니 같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작가는 다른 셈이니까요.






이번엔 다른 쪽에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시야가 넓게 트인게 보기 좋군요. 하지만 사진 왼쪽은 역시 산맥이고. 구글지도로 보면 사진에서 대략 2시 방향 쯤이 바다 방향이 아닐까 합니다.



구글지도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센다이는 후쿠시마와 매우 가깝습니다. 도쿄와 후쿠시마보다도 가깝지요. 센다이에서 해산물을 안 먹은 것도 그 때문입니다.(먼산)






날씨도 흐리다보니 굉장히 사진이 기묘하게 나왔습니다. 산이 높다고 착각한데는 도시 옆에 있는 산 치고 산세가 매우 험난해 보인 것도 한 몫합니다. 가파른데다 나무들이 울창하더라고요.






어느 유신지사의 기념비. 왜 이런 것이 있는지 모르지만, 센다이 성터에는 일본군 기념비 같은 것도 있습니다. 폭격으로 사망한 일본군을 기리는 비겠지요. 하지만 그 일본군들이 여기 주둔 안했으면 성은 남았을 것 아냐! 라는 심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너희들이 그런 바보 같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이라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겠지요. 뭐, 그러려니 합니다.






아, 이게 그 일본군 기리는 것이었나. 근데 왜 독수리..?





자, 다음편은 먹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살짝 끊어 가지요. 드디어 규탄을 먹습니다.+ㅠ+

(다음편에 계속)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즈이호덴은 아오바야마, 혹은 아오바산이라 부르는 산 중턱에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는 이야기를 B님께 들었는데, 지금 확인하니 표고 202미터입니다. .. 음. 동네 뒷산 같군요. 하지만 저는 꽤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표고는 낮은 편인데 생각보다 가파른 구간이 많고 길도 꼬불꼬불하더군요. 게다가 센다이 성터에서 바라보는 시내 풍경이, 굉장히 높은 곳에 올라와 있다는 착각을 주더군요. 이건 나중에 사진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리니 이런 커다란 안내판이 있습니다. 현재의 위치는 빨강. 옆에는 해자 남은 모습이 보이고 그 왼쪽 편에 성이 보입니다. 하지만 속지마세요. 2차원에 펼쳐 놓았지만 성과 아래 해자부분은 매우 가파릅니다. 운동 겸 걸어갈 수도 있지만 비오는 습한 여름날에 걷기는 조금 많이 힘들지요.


현재 위치 오른편에 보이는 건물들은 미야기 국제센터랍니다. 세미나 등이 열리는 국제 센터인데, 바꿔 생각하면 숙소나 역에서 버스를 타고 꽤 멀리 이동해야 올 수 있는 곳입니다. 으으으음. 지방에서 세미나 할 때는 교통편 나쁘면 참 힘듭니다. 허허허.






이 안내판에도 다테 마사무네의 흔적이 보입니다. 다테의 옷에 있었다는 그 땡땡이 무늬. 그 색이 저기 저, '센다이성터' 안내 문 위에 열 개가 조로록 올라 있습니다. 그러니까 센다이는 마사무네를 건너 뛰면 재미가 없어요. 옆에 안내자가 있으니 저런 사소한 것도 다 보고 넘어갑니다. 오오오.=ㅁ=!







오른쪽은 차도이고, 센다이시박물관은 왼편. 그리고 저기도 다테 마사무네. 초승달이 살짝 언밸런스하게 붙은 투구를 몰라보면 안되지요.







박물관도 작지는 않습니다. 센다이도 따지고 보면 큰 도시입니다. 규모 자체는 중소도시지만 도호쿠대학교가 있고... 현청 소재지인가요, 아마?



다테 마사무네를 비롯한 박물관 관람은 상설전입니다. 이 때 안데스 유물전을 하고 있었는데 그 쪽은 제끼고, 상설전만 보기로 합니다. 입장료는 360엔.



1층의 로비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의자가 넓어서 좋군요.



상설전은 2층입니다.




음. 이게 센다이성 복원도인가요....?





아니로군요. 그 뒤에 현재의 위치와 비교한 사진이 있습니다. 옛 절터인가봅니다. 블럭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있으니 매우 넓군요.






다테 집안의 역대 당주들. 이걸 보면 다테 마사무네는 시조가 아니라 중시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뒤에도 폐번할 때까지 오랫동안 남았으니 정치력은 나쁘지 않았다 볼 수 있나요.

센다이 번주였던 다테 가문은 메이지 유신 당시 천황이 아니라 도쿠가와의 편을 들어 끝까지 항전했다가, 나중에 유신 후 작위를 내릴 때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훨씬 뒤에야 백작위를 받은 모양이더군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싸웠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듭니다. 그 때는 그렇게 싸우더니 마지막에는 막부의 편을 들었으니까요.


앞서 누누히 이야기 했지만 이러한 세부적인 역사 지식은 모두 B님이 주신 겁니다.T-T





이게 센다이성 복원도. 생각보다 규모가 매우 큽니다. .. 라고 적었지만 이제와 고백합니다. 일본 여행은 여러번 다녔지만 각 지역의 성을 올라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딱 잘라 말하지만 단 한 번도요. 그나마 성과 비슷한 것을 가본 건 도쿠가와의 성..? 지금의 황거가 옛 도쿠가와 가문의 에도 성 아니었나요. 그건 방어용 성채라고 보기 어렵고.

사적지 찾기를 돌 보기 하듯 하는지라 그렇습니다. 어릴 적에 절을 너무 많이 찾아다니면 등산이 싫다면서 안 가게 됩니다. 그런 겁니다.





이렇게 보면 아오바산도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성을 지을 때도 이차저차한 이야기가 많았던 모양이군요. 다른 자료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지만 다테 가문의 이전 근거지는 도쿄에서 먼 곳에 위치해 이에야스의 허락을 받아 센다이로 근거지를 옮겼답니다. 센다이번도 그렇게 개발된 곳인데, 막부는 그 당시 각 지역 무장, 정확히는 번주들을 누르는데 혈안이 되어 있어 방어용 성채를 만드는 걸 경계했답니다. 그러나 다테 마사무네는 아오바산 위에다가 성을 올리지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뭐라 하자 천수각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로 댑니다. 실제 센다이성에는 천수각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박물관 방문의 메인. 다테 마사무네의 갑옷입니다.






앞부분. 진짜 철저하게 막아 놓았더군요. 팔 부분은 사슬 갑옷, 그리고 얼굴도 감싸고. 머리는 인디아나 존스가 쓸 법한(...) 모자형 투구, 거기에 언밸런스하게 배치한 초승달 장식까지.



의외로 갈아 입기는 편하게 만든 모양입니다. 하기야 그 다테 마사무네가 불편하게 만들리가요. 이 때 B님은 옆에 있는 해설사 할아버지와 신나게 갑옷을 주제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다테 마사무네의 실제 키는 160 정도였던 모양입니다. 갑옷이 작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크지는 않았으니까요. 하여간 이 갑옷이랑 다스베이더의 투구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하자, 4편 개봉 전에 미국의 영화사에서 이 갑옷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 하여 사진을 찍어 보냈다고 설명을 하십니다. .. 헐. 정말로 이게 모티브였던 건가.


(지금 다스베이터 저금통의 뒤통수를 보고 투구 라인이 확실히 닮았다고 생각 중)






말년의 다테 마사무네입니다. 그 때는 이미 느긋하게 노후를 보내면서, 말위의 소년~으로 시작하는 싯구를 지었다고 하지요. 아주 거칠게 내용을 압축하면 '노~세 노~세 늙어서 노세.'쯤 됩니다. 나이 먹었으니 이제 느긋하게 삶을 즐겨 볼까라고도 해석이 된다더군요. 뭐, 마사무네가 무슨 생각으로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당시 쇼군인 도쿠가와 3대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다테 마사무네는 장수하여 막부 3대 쇼군까지 보았으니까요.





문양이 도쿠가와의 것입니다. 그러니 아마도 다테 가문에 시집온 도쿠가와 집안의 여성이 가져왔을 것이라고요. 도쿠가와에서 시집왔다면 아마도 번주의 부인이었겠지요.





설명도 찍어왔지만 읽기 싫어..OTL

보다는 사진을 줄여 놓았더니 글씨가 잘 안 보입니다. 하여간 옷칠 세공과 금박 입힌 것만 봐도 굉장히 고급이라는 건 알겠습니다.







같이 있었던 가마. 이건 성내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가마랍니다. 앞 뒤에서 한 명씩 짊어지고 이동하는 가마라는군요. 가마 자체의 무게도 엄청날 건데, 거기에 앞쪽에서 가마를 메는 사람은 가마로 얼굴을 돌리고, 뒤로 걸어야 했답니다. 높으신 분께 감히 엉덩이를 보일 수가 없다는 의미라는군요. 하하하하....






이건 센다이의 옛 지도입니다. 동쪽과 남쪽을 표시해뒀군요. 보면 네모 반듯한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교토도 그렇지만 센다이도 계획도시였다니까요.




이것 저것 많았지만 사진촬영이 안되는 것도 있어서 사진은 이정도였습니다. 둘러보고 나오니 저기에 기념품 가게가 있군요. 보러 갑니다.






그리고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빼면 박물관 상품이 없어! 다테가를 빼면 없어!

아니, 원래 그렇긴 합니다만, 커피 포장마저도 다테라니까요.



여기서 하나 더 짚고 넘어가자면, 사진 로고에도 박은 (I)Date는 伊達의 한자 음독을 다테로 보느냐, 이다테로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때까지는 다 다테로 읽었는데, 한창 때의 다테 마사무네가 슬쩍 로마 교황청에다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가톨릭 탄압을 하고 있다. 나에게 힘을 보태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답니다. 그 편지에는 자신의 이름을 Idate라고 적었다는 군요. 그 편지 원본이 바티칸 기록물관리실에서 발견된 모양입니다. 그리하여 이다테가 맞기는 하지만 대개 다테라고 부르는 거죠.

이 이야기도 B님이 들려주셨습니다.



위 이야기 때문에 커피 드립백 세트에도 다테의 모습과 범선 등등이 나란히 그려집니다. 다테 마사무네의 온갖 행적이 상품화되는 세상이라니. 하하하.







그렇습니다, 인형도 있습니다. 왼쪽의 다테 달마나 다테고양이달마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가운데의 저, 귀여운, 매우 귀여운 인형은 어쩔거야!


堤人形이라는데, 약 300년 전의 도공이 만든 인형이랍니다. 교토 후시미의 기법을 바탕으로 탄생했다는데, 그 당시의 작품이 남아 있지 않아서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다는 군요. 그래도 그 명맥은 그대로 이어지나봅니다. 가운데의 삼각김밥 닮은 인형은 아예 따로 이름이 있더군요. 무스비마루(むすび丸)라고, 보이는 그대로 다테 마사무네와 삼각김밥의 혼종입니다.(...) 귀여워 어쩔 수 없다며 덥석 물었는데, 다 수제품이라 그런지 얼굴이 각가 다르다고 합니다. 구입하겠다고 할 때 얼굴을 확인시켜주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저 무스비마루는 센다이공항에서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박물관의 상품이 모두 겹치는 것은 아니니, 보일 때 미리미리 구입해두는 것은 잊지맙시다.






이것도 이름을 보고는 폭소하지 않을 수 없었던 커피 드립백입니다. 아놔. 이다테나 카오리라니, 이거 뭐야!


아래 깔린 봉투는 유일하게 구입한 엽서입니다. 다테 마사무네의 갑옷이지요.




쇼핑도 마쳤으니 슬슬 성으로 올라갑니다. 성에 가기 전에 찍은 사진 하나 더. 비가 오는 바람에 가까이서 찍지는 못했습니다.

1층 로비의 쉼터에서 보이는 정원에는 이런 상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다테 마사무네의 기마상의 일부. 원본의 일부인 셈입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온갖 군수물자를 끌고 가면서 이 청동기마상도 가져가려 했답니다. 그나마 남겨 놓은 것이 여기까지고, 나머지 몸통과 말 부분은 공출했답니다. 굉장히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이 달랑 이것만 남았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유명한 기마상은 복제품인 것인가?



그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앞서 이야기에서 계속.


스타벅스를 나와서는 루푸루 버스를 타러 갑니다. 일단 1일권을 사야하는데, 매표소 자체도 버스 승강장에 있더군요. 13번인가, 하여간 가장 끝의 승강장입니다. 구조를 보니 교토가 떠오르더군요. 다른 곳에서는 거의 전철을 이용하지만 교토만큼은 버스 이용이라 먼저 떠오른 걸겁니다.





1일권 가격은 성인 620엔. 한 번 탈 때 220엔인가 그럴 겁니다. 그러니 세 번만 타도 본전 이상은 되지요. 종일권이 있으면 눈치 볼 필요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어 좋습니다.






에, 이 사진은 왜 찍었나. 하여간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관광객 말고도 사람이 많은게, 그 근방에 사는 사람들도 이용하지만 산 자체에 도호쿠대학 캠퍼스가 있습니다. 이공계는 그쪽에 몰아 넣은 모양이더군요. 캠퍼스가 매우 넓습니다. 이공계 체육관이 따로 있는 걸 보고 놀랐고, 그 옆에는 아마도 국제규격이 아닐까 싶은 크기의 축구장도 있었습니다.





이날이 칠석 축제 마지막 날이었지요. 이건 어느 은행 로비였습니다. 상점가의 카자리보다 더 손이 많이 간 모양입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색조합도 굉장히 취향이었고요. 역시 파랑...







자아. 즈이호덴 앞에서 내립시다. 여기서부터는 등산코스이니 다테 마사무네 참배를 위해서는 최소한 운동화를 신고오는 것이 좋습니다. 체력이 된다면 산길을 따라 걸어다니는 것도 가능하지만 짐이 많으면 얌전히 버스를 이용합시다. 이날은 비가 와서 바닥이 미끄럽기도 했고, 낮도 꽤 더웠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나무가 빽빽합니다. 삼나무라는군요. 그 때야 몰랐지만, 돌아와서 트위터를 보다가 삼나무가 꽃가루를 뿜는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니 절대 봄에는 오지 맙시다.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던 사람도 알레르기 체질로 만들 정도로, 정말 포자 뿜듯이 꽃가루가 폭발하더군요. 문자 그대로의 광경이었습니다.


하기야 한국도 소나무 꽃가루가 제철에는 한창 날릴 텐데 소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가 없는 걸까요.






열심히 산을 오르다보면 이런 곳이 나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즈이호덴, 마사무네의 상을 모신 곳은 아니고, 여긴 절입니다. 하지만 걸어 놓은 이름이 참 인상 깊습니다. 마사무네야마.;





그렇지 않아도 양 옆에는 다테 가문의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그것도 금박이군요.







..절...이 맞겠지요? 아마도?;


저보다는 전통건축을 잘 아시는 아버지께 여쭤봐야겠습니다.




즈이호덴은 더 위에 있답니다. 서봉전. 한국어로 적어놓고 보니 이름 참 희한하군요.








저기도 뭔가 있는 것 같지만 올라가는 것만해도 힘듭니다. 흠흠.







그리고 올라가다 목격. 곰을 목격했다는 정보가 있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는군요. 시내 바로 옆의 산인데도 곰?






이런 산 속이라면 있을 법도 합니다. 하여간 돌계단을 따라 죽 올라갑니다.


그리고 사진찍는 것을 잊었지만, 저 사진 끄트머리 쯤에서 드디어 즈이호덴이 나옵니다. 저런 가파른 계단을 세 번쯤 만나면 됩니다. 올라갔다 온 지금이야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초행길에는 길게 느껴집니다. 절대로 운동화 신고가세요.



입장료는 450엔입니다. 기록한 걸 보고 있노라니 10시에 루푸루 버스 탑승, 15분쯤 하차, 30분쯤 즈이호덴 입장했다고 하니 15분쯤 걸어 올라간다 생각하면 얼추 맞습니다.





그리고 매표소 옆에는 이런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저 책갈피는 다테가문의 문장을 그려 놓은 옷칠 나무였다고 기억합니다. 왼쪽은 손거울이고요. 구경만 하고 나왔지만 저 책갈피는 센다이 시내 돌아다니면서 두 어번 쯤 더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이 있는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건 다테가문뿐만 아니라 전국무장들의 집안 문양을 모은 겁니다. 여기에는 다테문장이 없는데, 그건 따로 빠진 모양이더군요. 결번도 여럿 있는 걸 보면 어딘가에는 이걸 다 모아 놓은 곳이 있을까요.

일단 센다이 돌아다닐 때, 이 열쇠고리는 여기서만 보았습니다. 이것만 찍어 놓고 열쇠고리 사진은 안 찍은게, 상품 자체는 퀄리티가 그리 높은게 아니라 그렇습니다. 그냥 기념품으로 무난한 정도..?






사진 찍어 놓고도 이 사진을 왜 찍었는지 잊어서 한참 들여다 보았는데, 지금 기억났습니다.



날림이지만 들은 기억대로 대강 적어보자면. 마사무네의 출생 당시도 그렇고, 출생 후에 천연두에 걸려 한쪽 눈을 잃은 것도 있고 해서 그 아버지가 슬쩍 소문을 풀어 놓은 것이 있답니다. 그 당시의 유명한 승려로, 사망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선승의 환생이라는 소문을요.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는 아버지가 내놓은 소문을 알뜰하게 써먹습니다. 비밀리에 사람을 풀어 그 선승의 무덤을 확인해두고는 죽기 전 자신의 무덤 자리를 정해둡니다. 그리고 거기를 팠더니 그 자리에서 선승의 유골이 나오고, 그래서 사람들은 다테 마사무네가 그 선승의 환생이라는 말을 더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 루머는 이렇게 만들고 재생산하는 겁니다.(먼산)


하여간 저 나무는 그 유골이 나왔던 자리랍니다.







저 사진을 찍은 자리에서 뒤로 돌면 저렇게 가파른 계단이 보입니다. 입구의 좌우로 뻗은 길이 아까 올라온 계단길이고요. 문을 들어서면 양옆으로 석등이 놓여 있는데, 가신들의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자. 여기가 즈이호덴입니다. 도호쿠대지진 때 지진으로 망가졌지만 다시 복구한 곳.







그리고 입구를 들어서면 이렇게 칠석 소원 종이가 나부낍니다. 대나무에 매단 소원 종이라.








그리고 입구의 문 양 옆은 회랑..은 아니고. 하여간 공간에 이렇게 카자리를 달았습니다. 여기는 모양새가 시내에서 본 것과 사뭇 다릅니다. 위에 있던 원통 혹은 구 모양의 머리 부분이 없습니다. 그냥 종이 술을 내려단 모양새고요. 그러고 보니 위키백과에서 센다이칠석축제를 확인할 때 카자리의 종류가 여럿이란 걸 봤습니다. 학을 매단 것이 분명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문양도 양쪽에 쌍으로 놓았습니다. 입구를 들어서서 오른쪽은 파랑계통, 왼쪽은 빨강계통. 저 세로줄 문양과 구요 문양이 기하학적 문양 중에는 가장 많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그것 말고는 아까 금박으로 보았던 다테 가문 문장이 많고요.






다시 입구로 돌아와, 양옆은 모래 혹은 자갈 정원이었을 겁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가레산스이계통이었나 싶은. 그리고 저 안쪽, 사람들이 참배하는 곳에 다테 마사무네의 상이 있습니다.






와아. 굉장히 화려합니다. 하기야 최근에 복원 완료했을 것이니 단청이 저렇게 화사한 색인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 당시의 색을 재현했다면... 으으으음. 분명 다테는 사당의 저 색 하나하나를 다 지정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패션리더였으니 그 쯤이야 했겠지요.






게다가 나무는 검정, 거기에 금칠, 화사한 색. 으윽. 눈을 둘 곳이 없어요!








그리고 금박칠은 거기만 한 것이 아니죠. 교토에서도 절은 몇 보았지만, 아니, 사당이 처음이라 그런가 이렇게 화사하고 반짝반짝한 곳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의 상.


여기서도 가이드인 B님의 설명이 뒤따릅니다. 생전 그리고 사후에도 다테 마사무네의 상은 여럿 만들어진 모양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다 온전한 눈을 가지고 있고 사후에 만든 상 하나만, 마사무네의 부인이 생전의 모습대로 만들라고 지시하여 애꾸라던가요. 이건 두 눈이 다 온전한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이것도 반짝반짝합니다. 안쪽에는 조명이 없어 어두워 보이지만 그래도 저거 금상....(먼산)







안쪽 사진을 찍고 나오면서 다시 사진을 한 번 찍어봅니다. 어떻게든 올라오는 과정에서 내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군요.







그러고 보니 입구의 문도 검정과 금색의 조합입니다. 교토만 보아서 일본 전통이란 고즈넉하고 단아한 느낌인가 했는데 아닙니다. 그것도 취향 문제인가보네요.




즈이호덴을 둘러보았으니 다음에는 버스를 타고 박물관으로 이동합니다. 걸어서 갈 수 있지만 대략 15분. 이런 날씨에는 그냥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버스는 도쿄의 지하철이나 교토의 버스처럼 칼 같이 시간을 지키지는 않습니다. 예정보다 많이 늦으니 정시에 도착하지 않아도 일단 기다리세요.



(다음 편에 계속)

잠시 쉬어가는 이야기. 센다이의 다테 흔적들을 여럿 찍은 사진들이 있군요. 추려 올려봅니다.


실제 센다이의 역사를 찾아보면, 센다이는 다테 마사무네가 근거지를 옮기며 새로 구축한 계획도시입니다. 도시가 굉장히 반듯반듯하게 그어 놓았더군요. 옛 지도를 봐도 그렇고 현재 지도도 그대로 올라갔으니 비슷합니다. 거기에 최근 몇 년 간 『전국 바사라』를 통한 다테 마사무네의 입지 구축(...)도 있었으니, 관광객들에게는 그냥 전국무장일 뿐인데 어디를 가든 다테 마사무네가 따라 붙습니다. 일본의 도시를 그렇게 많이 다닌 것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교토, 기껏해야 도쿄, 기껏해야 하카다, 삿포로 정도입니다. 일부러 역사유적을 찾아 다닌 것도 아니니 눈에 그런 것이 잘 들어올리 만무하지만 센다이는 눈을 돌리는 그 어떤 곳에도 다테가 존재합니다. 정말로요.






첫날 저녁을 먹고 잠깐 들어갔던 돈키호테. 거기의 종업원 외 출입금지 구역에는 이런 것이 있습니다. 누가 봐도 저건 다테 마사무네.






버스 정류장에도 다테문이 있습니다. 다테 가문의 문장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이 월계관 비슷하게 보이는 저 문장과 구요문이라 불리는 동그라미 문장입니다.






그리고 지나가다 본 이런 한정 초콜릿. 센다이 다테 쇼콜라. 하하하하.

왼쪽 상단이 구요(九曜), 다른 쪽은 竪三引両랍니다. 引両가 가로 또는 세로줄을 가리키나 본데, 이쪽은 가로 세 줄이군요. 이것도 다테 집안 문양이고요. 저 색도 분명 하오리의 땡땡이 무늬에서 유래했을 거고. 아니, 하오리가 아니라 한텐이었나. 박물관에서 보았는데 말입니다.






참새는 다테가의 문양에 들어갑니다. 주요 문양 둘다 참새가 들어가서, 다테 카페의 문양이 참새인 것도 그래서입니다.





사진상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창문처럼 보이는 저 거울 위에도 다테 가의 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 보이는 것은 그 중 셋이고요. 이게 어디냐면, 센다이 공항 4층인가에 있는 전망대 카페입니다. 이 곳은 나중에 다시 올리겠지만 분위기도 좋고 사람이 적어 노닥거리기 좋더군요. 하기야 여행 마지막 날인 이날 취소된 항공편이 여럿이라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카페에까지 다테의 마수(!)가 뻗어 있는 겁니다. 물론 그것만이 아닌 것은 마지막 날의 기록을 보시면 압니다.






숙소에 도착한 박스들.


호텔로 물건을 받으면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예약자는 B님. 저는 동행인입니다. 자란 예약 당시 제 이름이 들어가지 않았고, 아마존에서 들어갈 택배는 제 이름으로 도착했습니다. B님이 호텔에 '택배를 받아 줄 수 있는가?'라는 메일을 보내면서 제 이름도 함께 적었다고 하던데, 이 택배들은 따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으음. 자주 발생하는 일이니까요. 이번이 두 번째던가요. 도쿄 여행 갔을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그 때는 셀러가 아마존이 아니라 아마존에 입점한 다른 업체여서 택배가 '아마존 택배'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더군요. 보통 예약자 이름의 택배가 도착하면 확인해서 숙소에 미리 올려주는데 이 때는 없어서 매우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보관소에서 나왔지요.(먼산)


위의 큰 상자는 아버지의 주문품입니다. 태공이 누워 있는 것이 제 몫인데, B님이 들어보고 마구 웃으시더군요. 제가 프라이팬을 주문했다고 하여 그런가 생각했는데 이렇게 무거울 줄은 몰랐답니다.






태공은 솜이니 프라이팬에 구워봤자 못 먹습니다. 19cm 프라이팬으로 뚜껑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시즈닝. 이거 본가에서 해가는 것이 편할 것인데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해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의 숙소 사진은 미처 못 찍었습니다. 그게, 사진 찍기도 애매한 매우 작은 방이었습니다. 보통의 싱글룸에다 엑스트라베드를 넣은 방이었거든요.(먼산) 그래서 축제기간임에도 상당히 숙소는 저렴한 편이었지만 다음에 간다면 아마도 역에서 더 가까운 곳으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조식불포함이고, 아침보다는 밖에 나가서 먹을 점심과 저녁을 더 챙겨서 그렇습니다. 그리하여 편의점에서 그 다음날의 아침을 미리 챙겨왔습니다. 편의점에 가서 기웃거리다가 집어온 것이 카페오레와 코페빵. 코페빵은 소설 제목으로도 본적이 있어 매우 궁금했는데 B님이 보고 바로 알려주시더군요. 버터잼빵이라고. 음. 그렇군요.





코페빵도 잼에 따라 종류가 조금 달랐는데 제가 고른 건 딸기잼입니다. 아래쪽에 버터...는 아니고 버터 유사품을 바른 걸로 보이지만, 거기에 잼도 듬뿍 들었으니 맛은 좋았습니다. 다음에 좋은 버터와 잼 조합으로 해보고 싶습니다. 식빵보다는 모닝빵이 더 잘 어울리겠네요.



둘째날 아침은 느지막히 준비합니다. 이날의 메인인 아오바야마(아오바산, 靑葉山)은 관광버스 루푸루(rouple) 버스 1일권으로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버스는 오전 9시부터 운행입니다. 그러니 계속 태풍의 상황을 확인하며 설렁설렁 준비해 나갑니다.

날씨 때문에 각오하고 선글라스와 양산 겸 우산을 들고 갔는데 선글라스는 내내 가방에서 못나오고 우산은 손에서 떠나질 못했습니다.




비는 3일 내내 오다말다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14호 태풍과 칠석축제의 합작입니다. 그래도 이 아침은 비가 안내렸군요. 길을 가다가 교토와 판이하게 다른 커버식물을 보고 찍어보았습니다. 이거 아무래도 향나무 계통 같은데.





색도 그렇고 잎사귀 모양도 그렇고요.






히노키(편백나무)가 아닐까 하시던데 히노키과 맞답니다. 주니페르스 블루 스타. 그라운드 커버로 사용된다는 원예품종이라는데 한국에서는 쓰는 걸 보지 못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보다는 키가 큰데, 다듬는 걸 다른 방식으로 했다기 보다는 종이 조금 차이난다고 봐야겠지요. 하여간 식생마저도 다릅니다.






가는 길에 잠시 스타벅스에 들립니다. 스벅의 신상품도 체크하지만 역시. 스타벅스의 지역 머그는 바뀌기 전이 훨씬 좋았습니다. 북극곰이 그려진 홋카이도 머그도 그렇고, 다테님이 그려진 센다이 머그도 그렇고. 그 때가 훨씬 쓰기 좋고 예뻤습니다. 지금은 인상이 매우 흐리고요.


왼쪽은 키슈, 오른쪽은 말차코코아크런치타르트입니다.






제가 시킨 쪽은 오른쪽. 이거, 이름 그대로의 맛입니다. 아래는 진한 초콜릿타르트, 그 위에 뻑뻑한 말차 시트, 그 위에 말차 무스가 올라가고 말차가루를 뿌린 뒤 초코크런치를 올린 겁니다. .. 이름에 코코아가 아니라 카카오가 들어갔던가. 하여간 진한 초콜릿맛도 그렇고, 아래의 타르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진하고 묵직한 말차 타르트입니다. 커피와 잘 어울리더군요.





스타벅스 커피맛은 무난 무난.







센다이 역 주변에는 스타벅스가 상당히 많고, 이건 파르코 1층에 있는 매장이었을 겁니다. 센다이 역 개찰구를 나오면 2층이고, 거기서 지상보도를 통해 여기저기로 이동 가능합니다. 파르코도 보도가 이어졌고요. 전날 방문한 로프트도 보도를 통해 역으로 갈 수 있습니다. 보도로 가면 지상으로 다닐 때와는 달리 횡단보도를 신경쓸 필요가 없지요.



스타벅스에서 잠시 트위터(...)를 하며 놀다가 설렁설렁 버스 타러 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여행 수첩을 뒤지다가, 첫날 저녁의 음식점 이름을 안 적어 두었다는 걸 깨닫고 구글과 타베로그를 한참 뒤져 찾아냈습니다. 방문 당시에는 규슈 쪽 토종닭(地鷄, 지도리) 전문점이었다고 기억했는데 본 농장이 미야자키에 있는 모양입니다.

가게 이름은 宮崎県日南市 塚田農場. 타베로그에서 찾으니 센다이에는 매장이 둘 있는데, 제가 간 곳이 어디에 있는지 헷갈립니다. 仙台名掛丁점이 아닐까 생각하는 건 상점 아케이드를 걷다가 큰 길의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보고 2층으로 올라간 기억이 있어 그렇습니다.'ㅂ'

쓰카다농장은 후쿠오카와 미야자키, 홋카이도에 각각 있는 모양입니다.(홈페이지 링크) 그러니까 밥집말고 농장 말입니다. 농장 홈페이지를 보면 한정 메뉴와 인기메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요.



메뉴판을 받아들고 감탄했습니다. 이자카야에 가깝지만 밥메뉴도 좋습니다. 원래 저녁을 안 먹지만 메뉴판을 받아드니 술을 안 시킬 수 없고, 메뉴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먹고 죽자는 마음가짐으로 메뉴를 주문합니다.




술은 츄하이였는데, 섞은 것이 뭐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유자는 아니었고, 아마 여름귤이나 그 비슷한 종류였을 겁니다. 레몬보다 더 시큼시큼하던데, 아니나 달라. 위를 좀 훑더군요.


왼쪽의 스테인리스그릇은 차갑게 담근 채소입니다. 원하는 걸로 두 종 주던데 찍어 먹는 장이 관건이었습니다. 고기된장(니쿠미소)이 있는 걸 알았으면 무로 주문할 걸 그랬다고 일행이 후회하더군요.





접시에 살짝 덜어 놓은 그겁니다. 태공 발치에 놓인 팔각뚜껑의 단지에 저 된장이 들어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볶은 고추창과 비슷한데 고추장이 아니라 된장이니 더 맛있습니다. 그리 짜지 않고, 쌈장과 비슷하지만 고기가 들었으니 더 맛있지요. 따로 구하실 필요 없이 센다이 공항에서 팝니다. 공항에서 미소와 니쿠미소 둘다 구할 수 있습니다. 단, 출국장 안쪽 말고 밖에서 미리 구입하셔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맨 마지막에 한 번 더 다루지요.


오이도 맛있고 파프리카도 맛있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저 고기된장이고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 아니, 저거 사다 놓으면 채소 굉장히 열심히 먹을 것 같지만 아껴먹다가 고이 폐기할 것이란 걸 제가 가장 잘 압니다. 하하하하.






첫 주문의 멘치가스입니다. 닭고기가 아니지만 어느 것이든 고기는 맛있습니다. 하단에 보이는 것은 소스고요.






반으로 갈라, 개인 점시에 놓고 소스를 뿌립니다. 크흑. 고기된장 발라도 맛있어요!






이건 뭐였더라. 홈페이지의 메뉴를 확인하니 地鶏炭火たれ焼. 그러니까 토종닭 숯불양념구이쯤. 맛없을 수 없는 메뉴에 술이 술술 들어갑니다. 쓰읍.

다만 가격을 보고도 대강 짐작했지만 대체적으로 양이 적습니다. 그야말로 술안주고요. 술을 안 마셔도 즐길 수 있지만 양이 적으니 양 채우려면 한 두 접시로는 안됩니다.


그러니 추가 주문 들어갑니다.





메뉴판의 사진을 보고 이건 꼭 시켜야 한다 생각했던 오야코동. 닭고기도 쫀득하니 맛있지만 저 노른자가 맛을 휘어잡습니다. 색도 진하지만 맛도 매우 진하여 전체를 부드럽게 잡아줍니다. 대단하더군요.

마지막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그다음으로 주문한 것이 만두입니다. スープ溢れる丸餃子. 국물이 들어 있다길래 기대했는데 옆의 간장을 넣지 않아도 그 자체로 간간합니다. 이것도 맛없을리 없는 메뉴. 술안주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매우 맛있습니다.




평소 저녁을 안 먹으니 위장이 슬슬 무겁습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디저트를 먹어야지요. 농장 달걀을 썼다는 푸딩을 시킵니다. 1인 1푸딩으로 주문했는데, 꼭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하나를 둘이 나눠먹으면 분명 하나 더 주문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냥 푸딩이 아니라 위는 또 크렘브륄레처럼 설탕과 토치질을 했습니다. 저 단단한 설탕 코팅을 숟가락으로 깨서 아래의 푸딩과 섞어 먹으면 됩니다.

...

이 푸딩을 먹고 돌아올 때까지 푸딩에는 손도 안댔습니다. 이 푸딩맛을 본 이상, 다른 푸딩으로 입을 버리면 안됩니다. 달걀 노른자를 듬뿍 넣었는지 아주 진한 크림맛에 질감도 뻑뻑한 쪽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오독오독 씹히는 설탕과자는 씹는 맛을 추가하지요.





여행지에서는 위장 보호를 위해 숟가락을 도중에 멈추는 일도 많은데, 이 푸딩은 위장 빈 곳이 없어 하나를 더 먹지 못함을 슬퍼하며 멈췄습니다.

여러 음식을 시켜보았는데, 그 어떤 걸 주문해도 만족도가 보통 이상입니다. 게다가 예상보다 총액도 많지 않았습니다. 세부 가격은 홈페이지의 메뉴판을 확인하시면 됩니다.(링크)



센다이 외에도 여러 곳에 매장이 있으니 다른 곳 여행할 때도 시간 되면 방문하고 싶네요. 일단은 G 옆구리부터 찔러볼까요.



센다이 공항은 센다이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1시간까지는 아니고 대략 40분 남짓 걸립니다. 그렇게 보면 하네다공항과 비슷하지 않나 싶은데, 도쿄가 워낙 크다보니 모노레일 타고도 다시 이동해야하고, 그렇다보니 심리적 거리는 이쪽이 훨씬 가깝습니다. 물론 가깝다고 해도 후쿠오카 공항처럼 전철 세 정거장 수준은 아닙니다. 공항까지 가는 열차는 단 하나이니, 이 열차를 타고 가면 됩니다.



그 이후에 B님이 찾아본 정보를 보면 열차 외에 공항에 접근할 방법은 자가용 외엔 없습니다. 버스가 없다더군요. 귀국날의 기상상황에 따라 열차가 멈출 수 있어서 일찌감치 센다이 시내를 벗어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택시로 이동하면 상당한 비용이 들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출국장 나오는데도 시간이 얼마 안 걸렸습니다. 후쿠오카보다도 당연히 작고요. 나중에 보니 국제선은 타이페이와 서울 정도가 아닌가 싶더군요. 대부분 국내선입니다. 여행 기간 동안 결항된 항공기도 거의 국내선이었고요. 아참, 삿포로까지 가는 항공기도 있더랍니다.

출국장을 나와서 세관을 통과할 때 여행 목적을 물었는데, 목적지가 어디냐 하여 B님이 센다이의 산 이름을 댑니다. 왜 그런 데를..?이란 반응이더니 다테 마사무네 이름이 나오니 바로 웃으며 대꾸하는데 그 반응, 어디서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코믹콘이나 코미케나 그런 방문 목적을 댔을 때의 반응과 유사하군요. 하기야 다테 마사무네를 좋아하는 팬들이 좀 많나요. 전국바사라의 다른 버전인 학원 바사라가 곧 방영 예정이라는데, 시작하면 또 많은 사람들이 센다이를 방문하겠지요. 진짜 그럴 겁니다.


예상보다 세관 통과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행 일정을 묻고 여행 목적을 물은 뒤, 거기에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확인하더군요. 금붙이 들고 온 것이 없냐고 묻기도 하고. 그래도 무사히 잘 통과를 했습니다.






하여간 센다이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편은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스이카를 충전해서 탑니다. 둘째날은 루푸루(rouple) 버스 1일권을 사용했고, 따라서 스이카는 센다이 공항 왕복과 역에서의 코인로커 사용에만 썼습니다. 공항에서 센다이 역까지는 편도로 700엔이 조금 안됩니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올 때 느끼는 그런 외곽도시로의 철도 분위기를 풀풀 풍기더니 센다이역은 꽤 번화합니다. 그리고 개찰구를 나오자마자 미친듯이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B님이 스테인드글라스 이야기 하시던데 정말 이런 것일 줄은 몰랐습니다.





왼쪽 상단. 모를 수 없지요. 투구에 달린 초승달. 패션리더이자 식문화개발자로 아랫사람들을 미친듯이 갈아넣었다는 그 분. 다테 마사무네는 센다이 역에서 친히 여행객들을 맞이하십니다.


그리고 다테 마사무네에서 비롯된 다테가의 여러 문양들은 여행 내내 쫓아다닙니다. 눈이 가는 곳마다 다테가의 문장인 구요가 보이고, 다테가 남긴 옷에서 유래했다는 그 땡땡이 무늬-오해의 소지 있음-가 보이더랍니다.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도 다테문이 있습니다.


이틀째의 등산기행에서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니 그 이야기는 일단 접지요.



문제는 날씨였습니다.

태풍 13호와 함께한 여행이다보니 이날도 내내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군요. 이 때 태풍은 도쿄로 접근중이었습니다. 그 영향인가 했지만 사실 그것만도 아닌게, 센다이의 칠석축제 마지막 날이 수요일, 여행 둘째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칠석축제-仙台七夕(せんだいたなばた)-는 반드시 비가 온다더군요. 그럴만 합니다. 칠석의 유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지요. 그러니 이번 여행에서 비가 따라다닌 것은 칠석축제와 태풍의 연합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우겨봅니다.


그래서 왜 날씨가 문제였냐면, 비오는데 트렁크를 끌고 숙소까지 걸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날의 숙소는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였고 역에서는 걸어서 8분 넘게 걸립니다. 초행길이면 더 걸리지요. 트렁크는 일단 호텔에 두고 나오는데, 또 호텔에 미리 부쳐 둔 아마존 주문품의 일부가 보이지 않아서 프론트에 문의하는 등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하하하. 사소한 이야기니 이건 넘어갈 수 있지만 다음 여행 때는 이 숙소가 아니라 센다이 역 근처로 잡을 생각입니다. 리치몬드 호텔 센다이 쪽은 번화가랑은 떨어져 있습니다.



점심먹은지도 시간이 꽤 지났으니 이번에는 저녁을 먹어야지요. 저녁 먹을 곳을 찾아 센다이역 근처의 상점가, 아케이드를 걷기로 합니다. 그리고 거기가 칠석축제의 메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내 이런 칠석 장식물을 봅니다. 검색해보니 이걸 飾り, 카자리라고 부른답니다. 길을 걸어가며 보다 알았는데, 카자리는 점포당 최소 하나 만드는 모양입니다. 매장이 큰 곳이라면 이 다섯 개 세트를 만드는 것 같고요. 색도 다양하고 디자인은 점포끼리 맞추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아래의 술 부분은 화지(和紙: わし, 일본 전통종이)를 이어 만듭니다. 아래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대강 규모가 상상되시려나요. 저 천장이 2층보다 높은, 대략 3층 높이고 사람 키보다 높은 정도에 닿도록 만드니 크기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이게 이어진 상점가들에 모두 다 붙어 있습니다. 아니, 상점가뿐만 아니라 어디든 다 있더군요.


자세한 설명은 위키백과를 참조하라 하고 싶지만 이거, 한국어 페이지가 없습니다.(링크) 크흑. 여튼 7종류의 카자리가 있고 각각이 상징하는 것이 있는 모양입니다.






저 공 같은 것은 털실이 아니라, 카네이션 등의 종이 조화를 만들 때 쓰는 얇은 종이입니다. 그 종이를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었는데 말이죠.







이런 건 단조로운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이쪽은 또 맨 윗부분-머리에 무늬를 넣었네요.





저렇게 줄에 매달아 올리고, 그 다음날은 더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이쪽은 머리부분에 모자이크를 넣었고.





여긴 돈키호테 앞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쪽은 다 돈키호테에서 만든 모양입니다. 아래 술에도 돈키호테라고 박았네요.






이쪽은 JAL.





게임센터 쪽에서 만든 걸까요. 이것도 모양이 매우 독특합니다. 게다가 다섯 개 세트지요.







포켓몬스터 일당들.






이쪽은 굉장히 화사합니다. 다들 핸드폰 들고 여기저기 찍느라 정신 없습니다. 아니, 찍지 못한 것이 훨씬 많았고요.





"이거 아이마스인가요?"

"아닐걸요. 눈을 보니 러브라이브계인 것 같은데, 그것도 파생작이 너무 많아서."


그러니 제보 받습니다.






이건 그 다음날, 다른 상점가의 카자리입니다. 이쪽은 아케이드에 지붕을 씌운 것이 아니라, 가운데가 열려 있습니다. 대나무 모양 구조물을 놓고 걸었는데, 거기에 비닐을 씌웠더군요. 비에 젖으면 바로 망가지는 가자리라 그럴 겁니다.






센다이 미디어테크도서관이었나. 루푸루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았습니다. 여기를 보니 옛 카자리를 수집해 걸어 놓았습니다. 아마도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의 모양이 아닌가 싶은게, 아래의 술이 매우 낡았고 종이도 새것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 달력 종이 같은 것을 대강 걸어 놓은 모양새라서요. 아마 올해의 카자리 중 몇도 여기 수집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카자리는 축제 마지막날 이런 모양새가 됩니다. 하하하. 안쪽 틀은 아마도 플라스틱. 거기에 종이니까 분리수거는 쉬울 겁니다.


하여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축제기간을 맞춰가는 것도 좋겠지만, 여름의 더위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태풍이 관건이로군요. 비오는 동안은 구경하기도 어려우니 그렇고요. 끄응. 축제는 좋지만 다음에 간다면 여름은 피하고 싶습니다.



여행의 발단은 B님이었습니다.



지도를 보면 센다이는 도쿄와 매우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후쿠시마와도 매우 가깝습니다. 동일본대지진 또는 도호쿠대지진이라 불리는 그 지진 재해 당시 센다이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행 동안에도 나온 이야기지만, 센다이공항에 있던 자위대 전투기 세 대도 지진해일에 쓸려 나갔으니까요. 그 정도 파도가 몰려왔으니 센다이 공항도 통째로 잠기고, 지진 때문에 여기저기 피해도 많이 입었습니다.


B님은 역덕이자 밀덕이며 가장 좋아하는 전국시대 무장이 다테 마사무네입니다. 흔히 독안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초승달 문양을 단 투구로도 유명합니다.




이 사진은 실제 다테 마사무네와 관계가 없...지는 않습니다. 다테 마사무네를 모델로 한 모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넨도로이드로 만든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Let's Party!"의 그 분입니다.



하여간 레키죠(歷女)로서 센다이 여행도 다녀오셨더랬는데 그러고 나서 지진이 크게 나며 마사무네를 모신 사당이 무너졌지요. 공항도 폐쇄되었고, 후쿠시마 원전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센다이 여행은 꿈꿀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몇 년이었지요. 그리고 올 봄쯤 한탄 하시며 센다이와 즌다모치를 외치셨습니다. 그리고 역덕도 아니고 전국시대는 기본 역사 지식과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읽은 것이 전부였던 저는 혹했습니다. 아니, 가이드가 따라가는 역사여행이잖아요!


"같이 갈까요?"

"헐, 가요?"

"가죠."


그리하여 센다이 여행 파티 결성.-ㅁ-/



한국에서 센다이에 가는 직항은 크게 둘입니다. ANA와 아시아나. 그리고 이 자리에서 밝히자면, 항공기 예약 후 아시아나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 자식들.-_-+ 그리하여 아시아나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이를 갈고 예약을 유지했습니다.



도호쿠의 중심지라고는 해도 센다이가 그리 클 것이라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규슈의 후쿠오카보다는 작지 않을까 생각했고요. 그렇다보니 쇼핑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가보고서 알았지만 지갑 털리기 매우 훌륭한 도시입니다. 단단히 준비하고 가세요.

하여간 그 때문에 센다이에 대한 사전 조사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일행이 있고 핸드폰 로밍을 해가니 그냥 닥치면 된다는 심정으로 갔지요. 무엇보다 후쿠오카를 생각하면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숙소 반경 안에 웬만한 것이 다 있을 것이란 생각이 있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지만 하여간 센다이 역을 중심으로 다 모여 있으니 쇼핑 걱정은 덜 해도 됩니다.


이런 이야기는 다 뒤로 미루고.

그리하여 여행 코스는 B님이 짜고 저는 쫓아가기만 합니다. 흠흠흠. 이전에 다녀온 다테 기행을 거의 그대로 밟는 순이었지요.



아시아나 항공기는 오후 3시 인천공항 출발, 오후 6시 10분 센다이 공항 출발입니다.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항공기 가격이 제일 저렴하니 화요일 출발, 목요일 귀국하는 편으로 잡았습니다. 그러니 화요일 오후 3시에 가서 목요일 오후 6시 10분에 돌아오는 겁니다. 그러나 앞서 올렸던 여행기 대로, 이번 여행은 태풍이 동행했습니다. 여행 출발하기 전부터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던 13호 태풍은 7일에 도쿄 근처까지 와서는 미적미적 열도를 따라 올라와 9일에는 센다이 앞바다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태풍의 영향으로 3일간 비가 내내 쫓아 다녔습니다. 뭐, 한국에서 출발할 때까지는 괜찮았다니까요.



오후 3시 항공기니 이번에는 리무진이 아니라 철도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서울역까지 이동해서 공항철도 탑승. 그러나 검단까지만 운행하는 열차를 탄 덕에 잠시 혼선이 있었습니다. 뭐, 그래도 문제 없이 갔으니까요. 트렁크도 다 부치고 출발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음. 게다가 점심 즈음 출국장에 들어가니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평소에는 새벽같이 출발한 터라 사람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이날은 없더군요.

점심을 안에서 먹을까 밖에서 먹을까 하다가 안에 들어갑니다. 출국장 통과해서 4층 올라가 밥부터 시킵니다.





참 희한합니다. 외식 나오면 왜 돈가스가 먹고 싶은거죠.-ㅠ- 우동과 돈가스가 함께 나오면서 1만원. 인천공항인데다 가격 생각하면 매우 훌륭합니다. 양도 제게는 적당했고요. 그리고 이 때부터 온갖 잡다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이 텐션은 여행 마지막날까지 내내 이어지고요.


식사하면서 오갔던 것은 영주권과 시민권, 그리고 동반자법과 동성결혼 허용 문제. 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언급되었습니다. 그 문제는 저도 생각 못했는데 의외의 헛점을 찔린 셈이라서요. 혈연관계까 아닌 남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동반자로 본다는 것, 그리고 법적 배우자가 된다는 것에는 맹점이 따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현재의 법을 뜯어 고치기 전에, 그리고 한국이라는 특수 상황-_-을 생각하면 동반자법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오간 여행...'ㅂ'a






공항의 풍경.

휴가철을 맞아 면세품 인도장이 매우 붐빈다는 이야기에 사전 쇼핑은 얌전히 포기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것저것 따져보니 환율이 올라 그런가 면세품 가격이 인터넷 쇼핑가보다 싸지 않더군요.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쪽이라 그냥 필요할 때 하나 둘 구입하기로 합니다. 정 안되면 겨울에 짧게 다녀와도 되니까요. 물론 이건 그 때까지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태공도 함께.






게이트에 자리를 잡으니 이런 기둥들이 보입니다. 기둥 중에는 전원 모양의 그림이 달리기도 해서 USB를 비롯해 콘센트가 있다는 걸 알립니다. 이건 단순한 광고기둥이지만 그냥 단순하진 않고, 신화 20주년 기념 광고입니다. 여기서 이야기는 또 갑자기 아이돌들의 육성으로 넘어갑니다. 그러니까 신화와 HOT의 관계나 SES, 보아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아시아나라서 조금 걱정은 했는데, 연결편의 문제로 딱 30분 지연되었습니다. 탑승 시각이 지연되어 늦겠다 생각했더니만 항공기가 매우 작았습니다. 왼쪽에 셋, 오른쪽에 셋. 3-3이니 매우 작지요. 그런 작은 항공기는 오랜만에 타봅니다. 게다가 항공기에 탑승한 사람들도 다국적이더군요. 베트남 축구단으로 보이는데, 그 가족들도 함께 방문하는 모양입니다. 아기들도 여럿 있었지요.






좌석은 비상구 앞쪽으로 받았습니다. 다리를 펼 수 있는데다 3이 아니라 2좌석. 화장실도 바로 앞이라 편하군요.






자아. 이전부터 말 많았던 기내식입니다. 기내식을 이렇게 둘로 나눠 내오는데, 위쪽의 종이상자는 차갑게, 아래쪽은 뜨겁게 데워 나옵니다.





생수와 키위젤리와 빵. 그리고 버터와 설탕과 프림 등등이 있습니다. 데운 것은 닭고기와 채소와 밥이고요.




총 항공시간은 2시간 남짓입니다. 탑승은 3시 갓 넘겨서 완료되었지만 활주로가 매우 붐벼서 순번 기다리는데 대략 30분이 걸렸습니다. 그러고도 활주하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니 센다이 공항에는 50분 정도 지연 도착합니다. 센다이까지는 거의 직선에 가까운 코스를 밟아서 오히려 도쿄보다 짧게 걸린 듯합니다. 돌아올 때도 크게 차이 안나더군요. 도쿄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조금 짧은 정도의 비행시간입니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는 부슬부슬 비가 오가는, 정확히는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습니다. 아마도 태풍의 영향이겠지요.



(다음편에 계속.)



간만에 인천공항철도를 타고 나간 이야기.


센다이에 잠시 다테님을 뵈러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다테 마사무네 관련 기행이었고 먹을 것은 덤이었으나, 여행을 다녀온 지금은 다음 센다이 여행을 짜고 있습니다. 의외로 센다이가 마음에 들었고 긴 비행시간만 아니면 후쿠오카보다 좋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았고, 항공기가 아시아나였음에도 여행 평점을 높게 주는 건 역시 먹을 것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미련도 남아 있어 다음 여행은 센다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JR 패스를 끊어서, 도쿄에서 출발해 센다이에서 1박하고 홋카이도에서 아웃하는 것도 고려중이고요. 이 조건은 M님께 의뢰하는 것이 좋겠군요. 아마 잘 뽑아 주실...(읍읍읍)



센다이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이)다테 마사무네

다테 마사무네의 다테 마사무네에 의한, 다테 마사무네를 위한 동네

정말로 다테를 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에 갈 때는 다테 가의 역사를 더 공부하고 근대사까지 뽑아 본 다음에 구경하고 싶더군요. 이번에는 가이드님이 계셔서 맨몸으로 갔지만, 한 번 가보았으니 다음에는 D90도 챙겨다가 천천히 구경하고 싶습니다.


2.작다

센다이는 매우 작습니다. 하카다보다도 작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서 놀기에 2박 3일이면 충분하고, 재 방문할 때도 그 정도면 됩니다. 그 안에 5끼를 채울 수 있다면야. 하여간 쇼핑가가 센다이 역을 중심으로 포진해 있어서 돌아다니기도 좋습니다. 작기 때문에 물품도 잘 팔리는 것을 모아 놓아 오히려 쇼핑하기 좋더군요.


3.맛있다

중요. 가장 중요. 별표 다섯 개로도 부족합니다. 물론 홋카이도도 맛있지만 센다이는 고기와 맥주가 맛있습니다. 매우, 아주, 정말로. 이와테현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은하고원맥주도 있더군요. 그것도 생맥주로 있어 덥석 마셨습니다. 그 외에 규탄집에서 마셨던 지역맥주 다테 마사무네(...)도 매우 맛있었습니다. 고기도 맛있고 디저트도 맛있으니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규탄과 맥주 때문에라도 재방문 의사가 매우 높습니다.

다음 여행을 센다이로 잡는 것은 그 때문이고요.




자. 다음 글부터 차근차근 여행을 짚어 갑니다. 이번 여행은 태풍보다 강한 여행운을 느꼈던 고로 13호 태풍의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야후에서 내내 체크하던 13호 태풍의 경로. 여행은 8월 7일 출발, 9일 귀환의 일정이었습니다.(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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