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은 이글루스 귤곰님. 그동안의 여행길(링크)을 보니 저도 정리해볼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업무 시작도 안하고 저것부터 붙들고 있었습니다.-ㅁ- 이러만 아니되지만...;

하여간 여행 정보는 tag로 보았습니다. 각 여행기마다 7th, 8th 등등의 태그를 붙여 놓아서 그것만 누르면 편히 여행 내용을 훑을 수 있었거든요. 거기에 최근 여행들은 간략하게 글 한 둘로 정리하기도 했으니까요.훑어 보면서 마음에 드는 사진만 뽑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모자이크 처리할 사진이 단 한 장도 안나오더군요.(먼산) 인물 사진이 없습니다. 아까 점심 먹으면서 그림 관련한 이야기도 잠시 했는데, 예전에 제가 그린 그림을 보고 누군가가, '그림에 사람이 없다'고 지적을 했거든요. 정말로 그렇습니다. 크흑; 근데 사진에도 사람이 없어요.; 원래 그렇게 찍긴 하지만 뭐.;

전체 사진은 77장인데 다 올리진 않고 일부만 올립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말이지요.



7번째 여행부터가 이 블로그에 남아 있습니다. 1,2,3번은 카메라가 없었기 때문에 사진 자료가 없고, 4,5,6번은 이글루스에 올렸기 때문에 여기에는 사진 자료가 없습니다. 이글루스 백업을 이쪽에 옮긴다고 한 것이 꽤 오래되었는데 여즉 못했군요. 이것도 가능한 빨리 해야하는데.-_-; 아니, 이글루스를 떠난 것이 언제적 일인데 .. 싶은 걸요.

1번 여행은 2000년. G랑 함께 간 3박 4일 여행이었습니다. 이 때도 상당히 문제가 많았던 터라, 화보집 잔뜩 사들고 온 것 제외하면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2번 여행은 2002년이군요. 아니, 2003년. 겨울에 다녀왔는데 이 때의 기억도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그 때 도쿄에 있던 친구에게 민폐만 잔뜩 끼친터라.ㅠ_ㅠ

3번 여행은 2003년. 이 때도 민폐만 끼쳤... 게다가 사고 쳤....; 그게, 이 때 신주쿠 텐스미 가서 카드 긁었습니다.

4번 여행에서 받아 왔는데 3번 여행 직후에 홍대 텐스미가 생긴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하하하하. 제 지름 타이밍은 언제나 적절합니다. 데헷~♡

5번 여행과 6번 여행이 조금 헷갈리는데  한쪽은 2005년이었던가로 기억합니다. 이 때는 캄보디아. 다른 하나는 아마 도쿄였을 겁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군요.



그러면 7번 여행부터 나갑니다.


지금은 있는지 알 수 없는 지유가오카의 어느 카페. 일본에서 카레를 먹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을텐데 건더기는 드물고 굉장히 묽었습니다. 그럼에도 맛이 꽤 괜찮았지요.
옆에 있는 것은 한국에도 이미 들어와 있는 캐러멜 슈크림 케이크입니다. 이름을 찾아보니 생토노레 캐러멜이로군요. 패션파이브 외에도 몇 곳에서 파는 걸 보았습니다. 물론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에도 있다는 이야기지요.




지금도 구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고디바의 오렌지 블로섬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 때야 맛도 잘 모르고 먹었지만, 맛있는 초콜릿을 곁들이면 굉장한 상승효과가 나타납니다.-ㅠ- 근데 지금은 다시 구하기 쉽지 않긔.; 무엇보다 저 때는 엔화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최근에는 계속 비쌌잖아요.
그 옆에 보이는 것은 지금은 없어진 타마고야의 푸딩입니다. 굉장히 귀엽지요.

하여간 7번째 여행은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 남았습니다. 같이 간 친구들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일으킨 사건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당시 돌파티에서 SDC 렌을 주문했다가 한 달 넘게 질질 끌어서 환불 받았던 일이 있거든요. 그 뒤로는 그런 대행은 절대 맡기지 않았습니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보크스코리아쪽에서 구입할 걸 그랬다고 후회했지요.
뭐, 그렇다고는 해도, SDC 렌은 집에 들어왔다가는 방출되었을 것이 뻔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SD13 Boy의 저주에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저주는 점차 강화되어....; 첫 wish와 첫 구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방출했습니다. 그 사이 들어온 인형이 몇이었는지는 세고 싶지 않아요.(먼산)
그리고 거기에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는...(먼산2)


8번째 여행은 G와 함께 가서 엄청나게 싸우고 돌아왔습니다. 그랬는데도 학습능력이 없는 건지, 매번 여행 계획 짤 때마다 G를 꼬십니다. 그리고 G도 가끔 넘어요지요. G보다는 제가 시간이 편한지라 넘어오는 확률은 최근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재작년부터인가는 친구들과 여행 다니기 시작했거든요.'ㅂ' 그러니 이제는 제가 없어도 알아서 잘 다닙니다.;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세트. 긴자 프렝탕 백화점 1층의 안젤리나입니다. 맨날 적을 때마다 안젤리나인지 안젤리카인지 헷갈리는데 말이지요. (안젤리나가 맞다는 프리니님의 댓글로 수정합니다.+ㅅ+) 여긴 몽블랑이 유명합니다. 나중에 큰 버전도 먹어보았는데, 큰 것보다 작은 것이 더 맛있습니다. 딱 적당한 크기라서 그럴거예요. 그리고 같이 나온 저 캐러멜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습니다.
하지만 저게 이미 몇 년 전 사진이라 지금도 있는지는 모릅니다. 이 때가 첫 방문이었고 그 뒤에는 안 갔거든요.;



그 때 사온 천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많이 사오길 잘했다 생각하지만 뭐...;
그 옆은 몇 년 째 만들겠다고 벼르고만 있는 태피스트리. 이번엔 정말 도전할 겁니다! 정말로요!



키치죠지의 카렐차페크 카페, 니혼바시 미츠코시 백화점 지하의 포트넘앤메이슨 티룸. 둘다 괜찮았습니다. F&M 티룸은 한 번 더 가보는 것이 몇 년 째 목표인데 매번 다른 카페 가느라 건너 뛰는군요.


9번째 여행은 생협 여행이었습니다. 생협에서 곗돈 붓듯이 같이 적금 들어서 모아다가 같이 여행 짜서 갔지요.
생협 멤버랑 같이 여행 계획을 짜면 재미있는게 여행일정이 따로, 또 같이입니다. 그러니까 각자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여기 갈 거예요', '저기 갈 거예요'라고 짜다보면 내키는 곳으로 같이 모여서 움직입니다. 혼자 다니기도 하고 여럿이 같이 움직이기도 하고요. 재미있지요.+ㅅ+



생애 최고의 카페라떼라고 단언하는 긴자 폴 바셋의 카페라떼. 이 때만 좋았습니다.(...) 다른 폴 바셋 지점에서는 이 정도의 감동적인 맛을 못 느꼈거든요. 그 옆은 지유가오카의 AEN에서 먹은 제철채소세트. 채소가 참 맛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뛰어 넘는 채소를 만났으니, 홋카이도에서 먹은 채소요.; 그곳은 진짜 감동입니다.;


10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홍콩여행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기억에 남은 것은 딤섬뿐. 가족 여행은 반드시 패키지로 가야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훈대로 지난 가족 여행은 패키지로 갔는데, 확실히 훨씬 마음 편하더라고요.'ㅂ'
물론 마음이 편하다고 해도 고생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패키지는 패키지 나름의 문제가 있어요. 특히 '중국인같은한국인'의 행동에 동의할 수 없었거든요.



홍콩에서먹은 맛있는 식사는 부모님이 테이크아웃해서 사온 음식들이었습니다. 마지막날 점심으로 크리스탈 제이드의 딤섬을 먹었지만, 이게 가성비가 좋아요. 마음 편하고요.-ㅠ-



11번째 여행도 G와 같이. 하하하; 이 때는 밤도깨비로 갔는데, 이게 마지막 밤도깨비여행입니다. 물론 이 때 이후로 잠시 밤도깨비 상품이 없어지긴 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습니다. 나이 먹으니 밤도깨비는 못 가겠더군요.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은 맛있습니다. 물론 도쿄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중에서는요. 아이스크림의 최고봉은 뒤에 등장합니다. 그 옆은 신주쿠에 있는 와치필드 라비린스 점에서 먹은 티세트. 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그릇이!



하지만 이 때 여행의 최고봉은 바로 이 책들입니다. 활판인쇄로 찍은 책들.+ㅅ+



12번째 여행도 G와 함께. 허허허;
중간에 여행 계획을 하나 날렸고, 나중에 G의 친구한 명이 참가하고, 저는 밤도깨비 여행을 온 생협 멤버들이랑 함께 합류해 움직였습니다. 그러니까 12번째 여행은 조금 복잡하게 돌아가네요. G와 같이 여행 계획을 짰다가, 신종플루로 취소하고. 나중에 여행을 다시 잡고는 여행 전반부는 혼자서, 중반부는 G랑 함께, 후반부는 생협 멤버들과 함께 움직입니다.

여행 개요를 적은 걸 보니 솔로잉 → 파티 → 일정변경 → 취소 및 일정변경 → 파티 2 → 파티 3 → 파티 2
이렇더군요. 하하하;
이 때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던 데다가 여행에 시큰둥해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진은 꽤 많네요. 이 때 에노시마와 가마쿠라를 다녀왔습니다.


지유가오카에서 먹은 초콜릭서. 저게 왜 엘릭서인지 이 때 마셔보고 깨달았습니다. 저거 한 잔으로 기력(스테미너)이 완전히 충전되더군요. 그 옆은 지유가오카의 와치필드 매장입니다. 참 귀여워요.>ㅅ<



이 여행에서의 최고봉은 역시 기타야마 커피점.
이 때 흥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지금까지 마셨던 그 어떤 커피보다 맛있습니다.




오차노미즈역에서. 이런 분위기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에노시마의 고양이와 가마쿠라 하치만구의 도리.



13번째 여행은 여름. 그것도 8월 초였습니다. 혼자서 다녔고, 온종일 걸어다니다가 뻗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야나카의 마네키네코, 하치만구의 흰 연꽃. 연꽃은 정말로 멋집니다. 수련은 대개 눈 높이 보다 낮은 곳에서 피지만, 연꽃은 다릅니다.



호쿠사이사보에서 먹은 세트, 그리고 그 옆은 진보쵸의 마루카. 마루카는 싸고 맛있는 우동집입니다.-ㅠ-




간사이에서는 안파는 요지야의 파르페. 왜 안 파니! ;ㅁ; 그 옆은 구치나시 .. 가 아니라 카푸치노입니다.




이 때는 참 많이 폭주했군요. 이건 피에르 에르메와 라뒤레의 마카롱. 그 옆은 야나카에서 사온 센베.



14번째 여행은 추석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본에 있던 S랑 교토에서 만나 함께 돌아다녔지요. 첫 간사이 방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줄창 간사이만 갔구나...ㄱ-; 비용이 싸다보니 간사이쪽만 가게 되더라고요. 정확히는 간사이 중에서도 교토.;


텐시노사토는 이 때 처음 갔습니다. 두 번 갈 생각은 없음. 아니, 왕자 세실이 보고 싶다면야 여기 갈 수 밖에 없지요.;




교토의 고찰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찍어 올렸을테니 다른 걸로 올립니다. 이노다 커피 기요미즈데라점이었나, 하여간 교토 특유의 정원이 보이는 지점입니다. 거기서 S랑 같이 먹은 세트. 아침 먹고 나와서 브런치를...(...)
그 옆은 유명하다는 바늘집입니다.+ㅆ+ 비밀의 정원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지요. 상점가의 작은 골목을 따라 들어갔더니 저런 정원과 저런 집이!



정지용, 윤동주 시비. 도시샤 대학에 있습니다.



철학의 길을 걷다 만난 고양이와 입을 홀라당 제게 먹힌 요지야 여인네. 근데 맛차 라떼 정말 맛있습니다.;ㅠ;



그래서 15번째 여행도 교토. G와 함께 갔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시타딘에 묵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엌이 있거든요.-ㅂ-; 조식을 따로 챙겨먹는 것보다 시장에서 이것저것 사다 먹는 것을 좋아해서 부엌이 있는 쪽이 좋더군요. 하지만 시타딘은 숙박비가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ㅠ_ㅠ
하지만 이 때 여행의 제일 큰 목적은... 은...;



일단 최근 먹었던 센베 중 가장 귀여운(...) 여우 센베, 그리고 간사이 여행을 가면 대개 점심으로 챙겨먹는 호라이 만두.



여행은 흑심을 타고. 간사이 여행을 가서 가나자와를 찍고 바로 내려온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음하하하!


16번째 여행은 홋카이도 여행. 이 때는 Kiril님이 여행 계획을 잘 세워주신 덕분에 편히 갔습니다. 자연경관 보기에는 홋카이도가 참 좋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고, 이 뒤에 본 소여사의 홋카이도 찬양서 때문에 다음에도 또 가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겨울에 한 번 가보고 싶은데 될려나 모르겠네요. 올 하반기에는 지금 프로젝트에 참여하냐 마느냐가 걸려 있는지라.;



더워보입니다. 그래도 참, 저렇게 늘어지게 자고 싶군요. (아사히카와 동물원)




푸른 연못. 공포소설의 배경이 되어야 할 것 같군요. 하하하;
"저 아래는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자의 유골이 잠들어 있어..."

믿으시면 곤란합니다.




최고의 아이스크림 두 곳. 메론 아이스크림은 정말 메론맛입니다. 정말로요.-ㅠ-




그간 여행에서 먹었던 채소 중 가장 맛있습니다. 이에로(옐로우)의 수프 카레.
카스테라는 치토세 공항에서 먹었던 홋카이도 우유 카스테라. 우유도 맛있고 카스테라도 맛있습니다.
우유푸딩은 그야말로 우유 그 자체.


17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두 번째 가족 여행. 하와이였는데 블로그에는 글은 올렸지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간이 좀 지났으니 공개해도 되겠지요.-ㅁ-;



숙소 근처에 하겐다즈가 있어 행복했습니다./ㅅ/
그리고 저 함선 참 좋더라고요. 하지만 저게 진주만 메모리얼관이라는 걸 생각하면 조금.... 그래도 밀덕이 아닌 저도 눈이 휙휙 돌아갔으니, 저런 모형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반하실 겁니다.




불량식품 같아 보이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ㅅ+




마우이섬은 나중에 다시 가보고 싶더군요. 간다면 스킨스쿠버도 해보고 싶고요. 하지만 언제 갈 수 있을라나.;


18번째 여행은 G랑 같이 교토. 그것도 7월 말의 교토였는데,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때 이상 저온현상에서 막 벗어나던 때라, 상대적으로 선선한 편이었거든요. 오히려 지금의 서울이 더 더울 정도입니다. 막판 이틀 정도는 덥긴 했지만 그래도 요즘 날씨 정도였기 때문에 7월의 교토가 무진장 덥다는 것은 체험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요즘 날씨 같은 정도라면 교토가 덥다해도 한국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아니, 생각해보면 서울이 더 더웠다니까요.




고베의 라미. 맛있습니다.-ㅠ-




나라의 대불푸딩, 교토 기온 키나나의 파르페.-ㅠ- 기온 키나나는 다음 여행 때도 꼭 찾아갈겁니다.




여행 전에 취미서적과 DVD는 이미 구입해두었고, 여행 동안에는 열심히 먹었습니다. 꿈의 궁전 피콜로가 떠오르는 모습의 마르브란슈. 마르브란슈에서 먹은 세트였는데 이름은 잊었습니다.-ㅠ-;



케이분샤와 골목길 연가의 배경인 나가야.



으음; 여기까지 정리한 것만으로도 상당하군요. 하하하.;ㅂ; 도대체 여기 들어간 비용이 얼마냐 하시면 .... 외면하렵니다. 대신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하고요.

여행 글 마지막이지만 분류는 책으로 넣습니다.
이번 여행의 최대 수확이라고 자타 공인을 받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같이 여행간 G도 저를 보고 '제일 잘한 일이 일본어 배운 것과 예술장정 배운 거네'라고 할 만큼 재미있는 이야기였지요.

고서라고 하면 옛 책을 말하지만 저는 19세기에 출판된 이 책들도 오래되긴 했으니 고서로 부르겠습니다. 사실 정확하게 고서를 나눈다는 것도 무리라고 보니..'ㅂ';
진보초에서 구입한 책 네 권은 다 공방에 넣어두고 왔기 때문에 사진은 그 다음 공방에 간 날, 햇빛 아래서 찍었습니다.


맨 왼쪽은 파스칼의 팡세, 가운데와 맨 오른 쪽 두 권은 빅토르 위고의 책입니다. 공방에서 다음 과정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빅토르 위고의 책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 일부러 진보쵸까지 갔던 겁니다.
한국에서 출판된 빅토르 위고의 책은 많지 않습니다. 애들용 책을 다시 제본하기엔 너무 시간과 노력이 아깝고, 제대로 나온 책 중에서는 제 취향의 책이 없습니다. 사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책을 제본하고 싶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몽테 크리스토 백작은 본드 제본입니다. 도저히 그걸 실제본으로 만들 생각이 안나더군요. 쳇. 그렇게 다섯 권짜리 시리즈로 낼 거면 기왕이면 실제본으로 해주지.-_-+ 개인적으로 민음사와 한길사 책에 대해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모 출판사 회장님이 아무리 책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그런 배려가 엿보이지 않는걸요? 거기에 다른 쪽은 괜찮은 책을 잘 뽑아 내면서도 다 본드 제본으로 내고 있으니... 차라리 일본 소설은 실제본이 종종 보이니 낫지만 영미 추리소설계는 희망이 안보입니다. 행복한 책읽기 책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다른 큰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아요.

잡담은 이정도로 하고 다음 사진.;;



파스칼의 팡세입니다.


사실 뜯어 만들기가 조금 아깝기도 하지만....



거기에 번역서도 안 읽은 팡세를 프랑스 원서로 보고 있으니 감개 무량이지요. 누군가의 상저여던 모양입니다. 장서인 오른쪽의 한자 알아보기가 쉽지 않네요. 하지만 저렇게 장서인을 직접 만들어 찍을 정도라면 꽤 사랑받았던 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당연히 실제본이고 프랑스어 책입니다. 그런데 오래된 책이라 가장자리의 황변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장자리 여백이 거의 없어서 이걸 어떻게 저리해야하나 싶긴 하군요.=_=

아. 가장 중요한 가격! 200엔입니다. 0하나 빠진 것 아니고, 세 자리 맞습니다. 가격 물어보고 되려 제가 당황했습니다. 오래된 책이고 낡아서 그런 가격이 매겨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점 밖에 나와 있는 상자에서 찾아 집고 가격을 물었는데 200엔이라 해서 말이죠.



이번의 최대 수확물인 빅토르 위고 책. 사실 무슨 소설(이 아니라 운문이지만;)인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런게 책 자체의 내용보다는 실제본 책인가에만 주목을 했으니까요. 작가분께 많이 죄송하지만 전 빅토르 위고의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요.;ㅅ;



속은 이렇습니다. 나중에 공방에서 잠깐 듣고 깨달았지만 이 책들은 예술제본으로 다시 만들어질 것을 어느 정도로 염두에 두고 출판된 책이라 합니다. 표지가 다른 책보다 약한 편이거든요. 그래야 뜯고 다시 가죽 제본을 할 때 편하니까요.


책 등은 많이 상해있습니다. 그래도 책 만드는 데는 문제 없습니다. 근데 보고 있자니 사람의 손이 많이 탄-누군가 많이 읽은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저 갈라진 선 하나하나가 종이 묶음(대수) 위치니 말입니다.

아, 그리고 이 책에서 빼먹은 사진이 하나 있군요. 이 책은 인쇄본이 아니라 활자본입니다. 책을 펴 보면 종이에 활자를 눌러 찍은 올록볼록한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활자본을 만져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요. 와아....;;;



이쪽은 그렇게 예술제본으로 만든 책입니다. 책등 부분은 가죽이 아니라 천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마블지가 붙은 것을 보면 민소매 제본으로 만든 책입니다. 역시 빅토르 위고지요.


<발라드>라는 제목의 책이고 1845년 책입니다. 이 책은 뜯지 않고 놔두는 것이 낫지 않냐는 공방 분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일단 제 손에 들어온 이상 .... 음훗훗훗훗.............



약간 물에 젖은 듯한 자국이 남아 있지요. 오래된 책이니 폰트(라고 해야하나 활자라고 해야하나;)의 느낌도 다릅니다. 이런 옛 글자들도 좋아요.


옛날 책을 보면 이런 글씨를 다시 복원해서 폰트로 써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 지금 모 책을 재 편집해야하는 상황이라 폰트나 출판 편집에 관심이 많아져서요. 아는 분께 윤명조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긴 들었는데 아직 출력해보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직접 편집해보고 출력해서 봐야겠습니다. 후훗.



자아. 이제 슬슬 천 자르러갑니다. 위키 주머니 만들 천은 골랐으니 잘라야죠.>ㅅ<

일본 여행 이야기도 이제 슬슬 끝나갑니다. 여행 이야기는 거의 끝났고 남은 것은 진보쵸에서 구입해온 책정도인가봅니다. 뒤지면 더 나올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은 그정도네요.

인천공항 지하의 장식물. 요즘 장식은 일반 전구가 아니라 전기 절감 효과가 좋다는 LED를 쓰는 바람에 빛이 차가워보입니다. 따뜻해 보이는 노란 전구를 좋아하지만 그건 열도 많이 발생하고 전기도 많이 잡아먹지요.



하네다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장 사랑했던 모리나가 자판기입니다. 모리나가 제품만 넣어둔 건데 다른 건 다 빼고 중간의 빨강과 흰색의 통이 딸기 우유입니다.



바로 이겁니다. 모리나가 딸기 우유는 일본갈 때마다 꼭 챙겨 마십니다. 지금까지 마셨던 그 어떤 딸기 우유보다 더 좋습니다. 아우!>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하네다 공항에서 밤 새려면 반드시 물 잔뜩, 음료 잔뜩, 간식 잔뜩 챙겨야겠더군요. 소풍가는 기분으로 잔뜩 챙겨두어야지 버틸 수 있습니다. 9시쯤부터 자리잡고 앉아서 새벽까지 기다리는데 환기도 잘 안되고 공기도 안 좋고 건조하고 몸도 지치고 하니 간식을 계속 찾게 됩니다. 그래서 자판기 음료도 상당수가 품절되더라고요.

소프트 뱅크 렌탈폰입니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카드 결재까지 마무리 지었습니다. 본인 명의의 카드가 있어야 폰 사전 결재를 할 수 있는데 이번에 할 때는 제 이름으로 폰 두 개를 결재했습니다. 같이 가는 건데 따로따로 하면 번거롭지요. 뭐, 제가 비용을 댄다는 의미도 있긴 있었습니다.;



토요일 저녁의 폭주 글 때 구입했다고 썼던 립톤 밀크티와 스타벅스 생 모리츠 화이트 초콜릿 모카입니다. 생 모리츠는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인상적인 시음기를 보고는 궁금해하던 차에 편의점에서 보고 구입했습니다. 불쌍한 립톤 밀크티는 생 모리츠에 밀려 도매급으로 넘어간 기분이 드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일본에서 먹어본 음료 중에서 가장 괴상한 물건이 저 생 모리츠입니다. 한 모금 마시고는 G에게 넘겼고, G도 한 모금 마시고는 고이 내려 놓았습니다. 가격이 얼마건 간에 상관 없습니다. 더 마셨다가는 입맛에 위중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염려되는 바, 남은 음료는 세면대에게 줬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한정인지 뭔지로 기억하는 저 립톤의 고급 밀크티도 빛을 못봤습니다. 뭐, 이것도 상당히 달았기 때문에 제 입맛에는 아니었지만... 포숑 밀크티도 봤지만 딱히 마실 생각은 안 들더군요.



맥도날드는 일본 여행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전에 들어갔던 패스트푸드점은 롯데리아였지요. 돌아다니다가 G가 갑자기 치즈버거가 먹고 싶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한국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딱 기본의 치즈버거라 합니다. 빵과 치즈와 햄. 그 기본의 맛이라 더 괜찮았답니다. (저는 안 먹어서..'ㅂ';)
아, 제가 시킨 것은 옆의 맥 플러리입니다. 이건 킷캣이 들어간 건데 한국에는 이 맛이 없을거예요. 아이스크림도 맛있고 킷캣이 씹히는 느낌도 좋아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ㅠ<



신주쿠 파크 호텔 옆에 있는 시애틀 베스트 커피의 우유 거품이 이번에는 좀 많이 삭았는데, 그래도 부드러운 거품은 정말 맛있습니다. 이 우유거품에 반해서 여길 찾는다니까요.



하지만 이날은 커피를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이 짐을 정리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하하하..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선물을 구입한 뒤의 모습이군요. 저 선물들 중 캐리어에 넣고 부쳐야 하는 것은 다 빼고 나머지는 쇼핑백 큰 것에 나눠 정리했습니다.



히죽히죽히죽히죽..........
하네다 공항에서 발견한 모야시몬 뽑기입니다. 하지만 이게 왜 하네다 공항에 들어와 있는 가를 나중에 알고는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1월 14일인가 15일까지 우에노에 있는 과학관에서 모야시몬 세균전을 했답니다.;ㅂ; 진작에 알았다면 일요일에 다녀왔을거예요.



오리제를 가장 뽑고 싶었는데 하나도 안 나오더군요.



하네다 공항에서의 저녁입니다. G가 시킨 카레 우동입니다.


이건 제가 시킨 자루 우동. 맛은 그럭 저럭 괜찮았습니다.-ㅠ- 보고 있자니 야마다야의 탱탱한 우동 면발이 떠오릅니다.



아이스크림 자판기에서 꺼낸 쿠키 모나카. 한국에서라면 와플에 해당하겠지요? 근데 이거 롯데입니다.ㄱ- 쳇. 롯데는 이제 싫어요. 제2 롯데월드 따위는 저 멀리 마리아나 해구에 던져 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 저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뽑은 자판기입니다. 하네다 공항 맨 윗층의 전망대에 있었지요. 개당 가격이 130엔이던가요?



위에 있던 딸기 우유는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날 마셨고 이것은 떠나기 전에 마신 것. 옆의 캐러멜 넛츠는 한정 음료라기에 낚여서 마셨습니다. 캐러멜 맛이 강하게 나던걸요. 꽤 달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단, 견과류를 싫어하신다면 피하세요.^^;



하네다 공항 자판기에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가격은 상당했는데 붕어빵입니다. 두 개 들어 있더군요. 냉동제품을 데워서 가져오는 거라 어떤 맛이 날까 호기심에 꺼냈습니다. 아마 안에서 해동해서 데운 다음 내놓는 것 같은데 고르게 데워지지 않아서 차가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자판기를 100% 신용할 수는 없다는 거죠.



진짜 붕어빵일까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겉부분은 카스테라(라기보다는 팬케이크)고 속은 단팥입니다. 달달한 것이 땡기던 차에 하나 먹고 났더니 그제야 머리가 제대로 돌아갔습니다. 하하;


코코아 우유입니다. 가나산 카카오 100%라는데 여기엔 뒷 이야기가 살짝 있습니다.
케이스가 붉은색에 가깝고, 아래 그림의 카카오를 흘낏 보고는 딸기로 착각한 K모씨가, '으헉! 딸기 초코 우유라니 괴식이다!'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_-a 그게 해소된 건 한참 뒤에, 괴식이라 궁금하니 한 번 마셔보고 싶다고 G에게 말한 뒤였습니다. G랑 대화한 다음에야 저게 딸기 초코 우유가 아니라 그냥 코코아 우유라는 것을 깨닫고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흑흑흑... 이번 여행에서의 바보짓 3위 안에 드는 일이었지요.


이것도 자판기에서 뽑았습니다. 가토 레이즌이라는 이름인데 모양만 보면 마루세이의 건포도 버터크림 샌드랑 비슷하더군요.

6개 달랑 들어 있는 것이 200엔 넘었으니 꽤 비쌌지만,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커피보다는 홍차와 잘 어울리겠던데요. 이걸 먹고 있자니 극찬을 받고 있는 버터샌드가 먹어보고 싶어집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마루세이의 버터샌드는 그렇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는걸까요.-ㅠ-


여행 관련 글은 이것으로 대강 마무리 짓습니다. 쓰고 있자니 다시 일본에 가고 싶습니다. 아우~.

올빼미(혹은 반딧불, 혹은 밤도깨비) 여행으로 다녀오면 아침식사는 두 번 하게 됩니다. 토요일 아침과 일요일 아침을 먹게 되는데 토요일 아침은 G의 희망을 받아 들여 하네다 공항에 있는 수프스톡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는 크루통-아직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말고는 아침에 여는 수프 전문점이 없고, G는 그 크루통도 가본 적이 없으니 수프스톡이란 수프 전문점이 있다는 이야기에 눈을 빛낸 것도 당연합니다. 저나 G나 신기한 음식점에는 약하니까요.

수프스톡에서 아침을 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의 생협 여행에서도 다녀왔으니 분위기가 어떤지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 일부러 찾아갈만한 가게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가보지 않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직접 가보고 맛보고 다음에 안 가는 것이 낫지요.

하네다 공항의 수프스톡은 지하 2층에 있습니다. 모노레일 탑승구 쪽이 아니라 계단을 내려가 케이큐선 개찰구 근처에 스타벅스와 마주보며 있습니다. 오픈 시간은 7시. 저희는 핸드폰을 찾아서 수프스톡에 내려왔지요.
어떤 세트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저는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작은 수프만 하나 먹겠다고 했고 G는 수프 작은 것에 빵만 있어도 된다 해서 수프스톡 세트를 시켰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수프 컵 두 개에 빵 하나입니다. 모닝롤과는 조금 다른 타입으로 질긴 질감의 빵인데 수프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저 용량 자체가 스타벅스 톨 사이즈 정도로 꽤 작습니다. 성인 남자에게는 어림도 없는-딱 전채 정도의 양인겁니다.
저 때 저는 위가 별로 좋지 않았고 몸도 지쳐서 신경이 바짝 서 있었는데 고구마 포타쥬를 한 입 먹는 순간 속이 가라 앉는 느낌이 들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묽었지만 한 입 떠 넣는 순간 달콤한 고구마 수프가 몸에 확 퍼지는 느낌이었지요. G가 시켰던 것은 비프 스트로가노프라고 이름은 거창하지만 그냥 돼지고기가 들어가고 약간 매콤한 토마토 수프입니다. 이것도 그냥 저냥 괜찮았습니다. 위가 좋지 않을 때면 몰라도 허기진 사람에게는 불에 기름 들이 붓는 것처럼 허기를 일깨우는 수준이겠지만 밤새 시달려서 힘들었던 저희에겐 괜찮았습니다. 뭐, 어차피 가볍게 먹어야 그 다음의 스타벅스 메뉴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많이 시키는 것을 피하기도 했지만요. 훗훗.


일요일 아침은 호텔 조식이었습니다. 신주쿠 파크 호텔의 조식은 일식이나 양식으로 나오는데 예전에 갔을 때 꽤 맛있게 먹어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닙니다.

원래는 호텔 1층에 자리 잡은 이자카야 계통의 음식점인데 그래서인지 이런 그림이 벽에 걸려 있습니다. 걸려 있다고 하면 조금 이상하긴 하네요. 뒤 쪽에서 조명이 있는 걸로 유추하면 종이가 아닌 다른 곳에 출력해서 걸어 둔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여간 저 생선이 정말 맛있게 보입니다. 몸이 길쭉한 걸 보면 꽁치일까요? 창꼬치?


메뉴는 이런 식으로 걸려 있습니다. 옆 자리와는 테이블을 공유하고 사이에 저런 가림막만 있습니다. 아래는 뚫려 있고요.


가운데의 양념통 바로 뒤쪽은 옆 테이블입니다. 핫핫;;


탁자 한 쪽에는 사기잔과 차가 담긴 보온병이 있습니다. 제 입맛에는 너무 우려져 쓰더군요. 역시 다음에 호텔을 잡는다면 꼭 방안에 전기포트가 있는 호텔로 할겁니다. 물 먹는 하마인 제겐 내키는 대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좋아요.



음식이 나오길 기다려 잠시 음료수바에 가서 커피를 가져왔는데 그 사이 일식이 등장합니다.



일식은 이렇게 나옵니다. 밥, 버섯과 미역이 들어간 된장국, 생선 한 조각, 두부, 절임종류의 반찬들, 그리고 가장 왼쪽 위에 있는 낫토.



이전에는 이것보다 먹음직하게 나왔다고 기억하는데, 두꺼운 빵을 쓴 샌드위치, 샐러드, 물에 데친 것으로 보이는 소시지 두 개, 삶은 달걀입니다.


이러다 보니 하마마츠쵸 치산의 뷔페식 메뉴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일식도 가능하게 흰 죽에 매실절임과 된장국도 있었고 양식 메뉴도 많고 과일도 가져다 먹을 수 있었던 메뉴 말입니다. 저는 아침이 맛있는 호텔이 좋습니다. 그런 점에서 신주쿠 파크 호텔은 제 기대를 많이 저버렸습니다. 흑흑흑... 위치가 좋다고 하지만-덕분에 토요일 저녁은 신나게 백화점 지하 음식 매장을 돌아다니며 골랐지만;-다음에는 위치를 포기하고 조식을 택할 겁니다.


언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벌써 다음 여행 계획을 짜고 있군요. 이런....;

아직도 일본 이야기. 글거리가 밀려 있지만 밀린 글을 한 번에 쓴다는 건 또 내키지 않아서 하루 하나 꼴로 꼬박꼬박 올리고 있네요. 이것 쓰고 나면 일본 소설 세 권 리뷰도 올릴 생각입니다. 언제 올라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밀려 있는 글거리 중 가능한 빨리 올리려고 하는 것도 올려야죠. 맥도날드 커피, 티스토리 달력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다른 글들을 제치고 올라올겁니다.(아마도)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진보쵸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수확도 진보쵸였습니다. 두 번째 수확이야 우에노에서 잔뜩 사들고 온 홍차지만 하여간 이번 여행은 진보쵸에서 고서를 찾기 위해 간 여행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어쨌건 성공적으로 쇼핑을 마친 뒤에는 입이 귀밑에 걸려 점심을 먹지도 않고 계속 돌아다녔고, 전날부터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팔팔한 기운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진보쵸 관련 정보는  http://go-jimbou.info/를 참조했습니다. 이전에 이글루스 밸리에서 보고는 저장해두었다가 이번 여행에서 유용하게 써먹었지요. 여러 레스토랑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소개된 레스토랑을 가보고 정보의 빙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묘하더라고요.



go-진보쵸에 올라와 있는 레스토랑 '마키아벨리의 식탁' 입구입니다. 찾아보면 정보는 나올테니 따로 정보를 올리진 않겠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이탈리아 음식들이 있다고 하고 이름도 그래서 찍어 놓고는 다녀왔습니다.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진보쵸 관광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든 저 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간판 찾기가 쉽지 않으니 차라리 빌딩을 목표로 삼아 움직이는 것이 낫습니다.

점심 시간임에도 들어가니 한산합니다. 저 외에는 커플만 와서 음식을 시켜 먹고 있었는데 서빙하시는 분들의 나이는 지긋하시고 분위기는 경양식이라고 해야하나요? 본격적인 양식은 아니고 그렇다고 해도 꽤 오래전부터 있었을 것 같은 오래된 식당 분위기입니다. 그 분위기에 맞게 제가 나갈 때쯤에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이 네 분 정도 들어와 자리를 잡으시더군요. 아저씨라고는 하지만 아저씨라기보다는 할아버지에 가까운, 진보쵸에 책 찾으러 느긋하게 놀러 왔다가 식사하러 들어온 것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주문을 하면 미리 포크와 숟가락이 담긴 바구니를 가져다 줍니다. 그리고 파마산 치즈와 타바스코 소스도 나오고요. 만드는데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그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그 동안 영수증을 보며 수첩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조명이 붉어서 붉게 나왔지만 버섯이 들어간 토마토 소스의 치즈 스파게티입니다. 면을 건져내서 바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소스를 얹은 듯한 분위기입니다. 바닥에 물기가 있었거든요. 치즈가 하나도 보이지 않길래 지뢰를 밟았나 했더니 또 그건 아닙니다. 먹다보면 어느 새 소스 사이에 녹아 있는 치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따로 얹은 것이 아니라 소스 마무리를 하면서 치즈를 살짝 섞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것도 나쁘진 않군요.


하지만 이 스파게티 한 접시의 가격이 890엔입니다. 얼마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 수첩을 뒤져보니 그렇군요. 어허허. 원화 환산을 하는 것은 비매너입니다.(..) 그냥 10배 계산해서 생각하자고요.







식당을 나와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커피집.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이런 커피집도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진보쵸도 옛 분위기는 아닐 것 같은게 상당히 정비되어 있어서 깔끔하거든요. 물론 팡세를 산 서점에서 받은 진보쵸 지도를 보면 서점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관광객인 제가 기대하던 그런 분위기는 아닙니다. 하기야 제가 기대하던 분위기는 아주 좁은 골목과 쌓여 있는 책들과 나이 지긋한 서점 주인이었습니다. 거리를 돌아다녀 보기만 해서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순 없지요.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에 가봐야 느낄 수 있을 것 아닙니까.


카페 문이 꽤 독특합니다. 이런 곳도 좋습니다.


서점 바깥에 잔뜩 쌓여 있는 책들. 하지만 제가 찾는 타입의 책은 없습니다.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이미 쇼핑을 마친 뒤라 흡족하게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훗훗훗..



길은 왕복 4차선. 저렇게 작은 가게들과 그리 높지 않은 빌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종로도 조금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종로 1가 주변을 보면 또 그런 생각은 안듭니다. 게다가 재개발에 들어가면 거기에 남는 것은 오래된 가게가 아니라 주상복합건물뿐. 그런 곳을 누가 돌아다니고 싶겠습니까? 저 같은 관광객에게 쇼핑몰은 돌아다니는 재미가 없습니다. 이야기가 없거든요.
(그렇다고는 해도 그릇 구경은 좋습니다.; 그래서 백화점엔 종종 갑니다.)



우키요에도 구경하러 갈까 하다가 말았는데, 이 가게에서 우키요에 엽서를 팔고 있길래 덥석 집었습니다. 장당 100엔이라니 싸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걸로는 모종의 작업을 진행할테니 올 한 해는 무척 바쁘겠네요.



진보쵸에서 들고온 책들은 올 한 해 作 분류를 바쁘게 할지도 모릅니다. 일거리는 잔뜩 들고 왔지만 언제 제대로 작업에 들어갈 진 알 수 없군요. 어쨌건 올 한 해도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렵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몸 부피부터 줄이고...; 그 다음엔 수첩 제작 준비 들어가고....;

다카시마야에 타마고야가 있었다면 일본에서 푸딩 먹기는 아주 간단하게 끝났을 겁니다. 하지만 타마고야가 사라진 이상, 다른 집의 푸딩이 제 입맛에 딱 맞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고 거기에 일본에서 푸딩 유행이 끝난건지 지하 식품매장을 열심히 돌아다녀도 맛있어 보이는 푸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세탄 지하에서 아주 다양한 종류의 푸딩을 파는 가게가 있긴 했는데 그냥 손 떼고 퇴각했습니다. 여행 다닐 때 눈에 들어오는 먹거리는 그 때 집지 않으면 영원히 못 만날 가능성도 있으니 아마 그 푸딩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확신이 안섭니다.

어쨌거나.
하네다 공항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니던 와중-아주 옛날에 들었던 피에르 마르콜리니의 매장을 찾는 것도 목적 중 하나였지만 없었습니다. 철수했나봅니다;-눈에 띄는 선물용 과자가 있었습니다. 도쿄 바나나와 같은 곳에서 나왔나본데 도쿄 타마고란 것이 있더라고요? 이름은 여러 차례 들었으니 맛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최소 단위가 5개 구입 세트입니다. 짐이 많으니 남겨서 들고 오는 것은 질색인데 그렇다고 둘이서 5개를 나눠 먹는 것은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 옆에 있는 다른 간식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름하여 고마타마고. 달걀 모양의 검은색 푸딩이랍니다. G가 그걸 보더니 맛이 궁금하다며 하나를 덥석 집어 드는군요. 한 손에 덜렁 덜렁 들고 앉아 먹을 곳을 찾아 움직이다가 자리를 발견했습니다. 테이블이 비어 있더군요. 룰루랄라 자리를 향해 가던 도중 파스텔 매장을 발견합니다. 파스텔 푸딩은 먹어본지도 오래되었고 여기는 딱 기본의 맛을 내니까라며 G를 먼저 자리잡으라고 보내 놓고 하나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그 테이블을 내놓은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구입합니다. 테이블 바로 앞의 매장은 키하치였거든요. 아이스크림 선데를 구입해 왔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군요. 맛있다는 이야기는 2003년부터 들은 것 같은데 왜 이제야 먹게 되었는지도 참 신기합니다.-ㅁ-;0


푸딩을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 끝에 만난 간식들입니다.
하늘색 로고의 투명 뚜껑이 파스텔, 그 옆의 독특한 상자가 도쿄 타마고와 같은 집 식구인 고마 타마고. 앞 쪽이 딸기 아이스크림 썬데입니다.



아래는 콘 플레이크를 깔고 딸기를 직접 갈아 만든 퓨레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섞고 맨 위엔 딸기로 장식했습니다. 초콜릿 바나나 선데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G가 선데는 당연히 딸기라고 해서 주문했습니다. 사실 딸기가 제철이 아니라 조금 걱정하긴 했지요.



하지만 걱정할 필요 따위는 없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은 훗카이도산 우유를 쓴다고 했나요. 우유맛 그대로인 아이스크림은 입에서 사르륵 녹으며 천상의 길로 안내를 하고 더이상 다른 아이스크림은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새콤한 딸기 퓨레와 함께 행복을 만끽하며 선데를 먹습니다. 키하치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하도 그러길래 실망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겁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키하치의 아이스크림이 이정도라면 훗카이도의 다른 아이스크림은 또 어떨지 기대됩니다.


고마 타마고 푸딩. G가 이걸 산 이유는 케이스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뚜껑을 열면 저렇게 접힌 숟가락이 나옵니다. 숟가락을 들고 푸딩을 먹을 준비를 마칩니다. 그리고 저 탱글탱글한 표면으로 숟가락을 찔러 넣고 한 숟갈 떠서 먹으면..



응? 아래에 검은 소스가 있습니다? (이상 G의 반응;)
그러니까 아래 쿠로고마=검은깨 소스가 깔려 있고 그 위에 파스텔 푸딩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달걀 푸딩이 있습니다. 문제는 저 검은깨 소스 입니다. G는 검은 색 음식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검은 콩도 좋아하지 않고 팥도 좋아하지 않고 검은 깨는 물론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럴 진대 검은깨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며 입안을 약간 까끌까끌하게 만드는, 달콤한 검은 깨 소스는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G에게 검은 깨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짭짤한 깨고물을 만들어 인절미 고물로 먹는 것이겠지요. 그런 고로 검은 깨 푸딩은 한 숟갈 먹고 아래의 검은 깨 소스를 보는 순간 두 손을 들었습니다.


파스텔 푸딩. 아래는 캐러멜 소스가, 위는 커스터드 푸딩이 있는 딱 푸딩 맛의 푸딩입니다. 푸딩맛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그 맛 그대로입니다. 부족한 푸딩수치를 채워주었지요.-ㅠ- 그리고 검은 깨 푸딩에 케이스만 보고 속았던-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G는 고마가 뭔지 전혀 몰랐습니다. 일어를 모르면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요;-G는 이 푸딩을 먹으며 입을 달랬습니다.

저야 검은깨 푸딩도 나쁘지 않았고 파스텔 푸딩도 좋았고 키하치의 아이스크림 선데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말은 해도 검은깨 푸딩이나 도쿄타마고나 앞으로 사와서 먹을 일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고소한 맛도 있고 검은 깨도 들어가 있지만 부모님께 선물로 사오기에는 지나치게 답니다. 신기한 것을 가져온다고 하면 또 괜찮겠네요.






뜬금없는 소리지만 이제 폭탄을 투하할까 말까만 결정하면 됩니다.'ㅂ' 투하여부는 이번 주 내로 판가름 나겠네요. 훗.

오하기가 맞는 이름인지 모르지만, 찹쌀떡이 아니라 쌀알이 살아 있는 화과자를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란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 써봅니다. 혹시 틀렸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세요.(먼산)

지난번 일본 여행 때 빨강 봉투에 담겨 둘둘 말려 있던 것은 신주쿠 다카시마야 지하에서 만난 오하기였습니다. 다이후쿠와 오하기 등 떡에 가까운 화과자를 놓고 팔고 있었는데 한 번씩 다 먹어보고 싶었던 것이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두 종을 골랐습니다. 다이후쿠나 밤다이후쿠는 다른 곳에서도 먹어볼 수 있지만 오하기 두 종류는 처음 보는 것이기도 했고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눈에 보일 때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 샀을 때는 적당히 시간 났을 때 도쿄에서 먹을 생각이었지만 어쩌다보니 쇼핑백에 넣어두었다가 까맣게 잊고 집에서야 발견했습니다. 그런 고로 이것은 12월 29일의 사진입니다. 그날 아침에 물건들 바리바리 꺼내서 사진 다 찍고 한숨 돌리면서 밀크티를 한 잔 끓여 오하기와 함께 놓아 보았습니다.


보고 있자니 올해의 새로운 목표로 티매트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위타드...............T-T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T-T(사진 오른쪽의 접시가 위타드 접시입니다)



한 쪽은 콩고물이 묻어 이고 다른 한 쪽은 겉에 팥앙금을 붙였습니다. 앞쪽에 있는 팥앙금은 누드김밥처럼 속에는 떡이 있고 안에는 팥앙금을 붙인 것일테고, 뒤쪽은 그냥 콩고물만 묻혔을거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왠걸!
먹어보니 다릅니다.; 그냥 다이후쿠처럼 찹쌀떡일거라 생각했는데 맨 앞에 쓴 것처럼 찹쌀이 알알이 살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찹쌀밥으로 만든 화과자인겁니다. 이런 것은 저도 처음 봤습니다. 도묘지였나, 그 비슷한 것을 살 때 잠시 본적이 있지만 그 때 한 번 보고는 기억 저 편으로 날아갔거든요.
팥앙금 속에는 찰진 찹쌀밥이 들어 있습니다. 밥 자체는 거의 간이 되어 있지 않다고 기억하는데 팥앙금이 달다보니 그 정도가 딱 좋습니다. 거기에 콩고물이 묻은 쪽은 속에 또 팥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콩고물도 고소하니 맛있는데 거기에 쫀득하게 씹히는 찹쌀밥에다 속의 달콤한 팥앙금까지! 밀크티가 아니라 녹차였다면 더 잘 어울렸겠지요.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먹고 있는 것을요.

다음 여행 때는 양과자 말고 화과자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팥을 원체 좋아하니 팥만 잔뜩 먹어도 좋습니다. 속이 달아지면 그 때는 말차로 진화(?)하면 되니까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신주쿠에는 도쿄 내에 딱 하나 있는 와치필드 다얀 카페가 있습니다. 다얀 빵집은 도쿄 외곽쪽에 있다고 알고 있고, 또다른 카페는 와치필드 박물관에 있을겁니다. 거긴 날 따뜻할 때가야 호수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니 그 때 가겠다고 해놓았으니 아마 한동안은 못 갈겁니다. .. 그래봐야 다음 일본 여행을 언제쯤에 할건지 자체가 미지수이니 말입니다.;

와치필드 신주쿠점은 원래 Myload쪽에 있었습니다. 미로드라고 읽나요. 전 G랑 항상 마이로드라고 읽었는데, 하여간 거기 모자이크 거리 쪽에 매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그 거리가 완전 리모델링 들어가면서 스튜디오 알타 근처, 미즈호 은행 옆 골목에 와치필드 라비린스점으로 자리잡은지도 몇 년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가게지만 1층에는 소품이, 2층에는 옷이, 3층에는 카페가 있는 충실한 지점입니다. 지금까지 몇 번 가보았지만 카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갈 생각은 있었지만 장소가 좁다는 것과 오픈 시간이 12시라는 점이 맞물려 못 갔습니다. 이번 여행은 여길 다녀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을 거둔거로군요.(..)


계단을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면 이런 문이 보입니다. Dayan cafe. 런치 메뉴도 있지만 12시가 조금 더 지난 시점에서 런치가 끝났습니다. 그날 그날 준비된 음식만 제공하고 떨어지면 그냥 끝입니다. 그건 디저트도 마찬가지 같더군요.



3층까지 올라가는 도중에는 이런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아래 왼쪽에서 두 번째 그림을 보고 있자니 다얀, 너 참 거만하구나.-_-;



꽤 옛날 일러스트부터 최근 일러스트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다얀도 일러스트집이 따로 나왔다면 덥석 집을텐데, 다얀은 화집이 따로 없고 동화책 하나 하나에 다 다른 삽화가 들어가 있습니다. 진짜 수집을 하지 않으면 모를 삽화들이 많습니다. 이야기와도 연결되어 있으니 이야기를 모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그림도 많고요. 환율만 떨어지면 다시 수집할텐데 환율이 도와주질 않네요. 아니, 바꿔 말하면 환율 덕분에 지름신이 안 오십니다.



내부는 굉장히 좁습니다. 벽쪽에 2인 테이블이 두 개인가 세 개 정도, 반대쪽 벽에는 바가 있어서 세 명 정도 앉을 수 있고 창가쪽에도 바 테이블이 있어 셋이 앉을 수 있습니다. 자리가 좁다보니 가방은 의자 아래에 있는 가죽 선반(?)에 올려야 합니다.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깥을 찍어봅니다.



그리고 메뉴판.



다얀은 그린 것이 아니라 가죽으로 만들어 붙인겁니다. 그것도 앞치마와 모자는 위에 따로 붙인 것이고요. 당연히 비매품입니다. 흑..
메뉴판에는 사진과 함께 메뉴를 설명했습니다. 케이크도 많고 디저트도 많지만 역시 선착순이라 재고가 있는지 확인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주문을 하면 물수건과 티슈, 포크가 든 통을 가져다 줍니다. 그냥 바구니에 천을 덧대고 리본을 묶은 것뿐인데도 소품이 참 귀엽습니다.



제가 주문한 밀크티가 나왔습니다. 오오. 다얀의 서커스 시리즈 포트와 잔이 함께 나옵니다. 잔 받침이 차가워서 실망했는데 정작 잔은 데워 나왔군요. 만져 보기 전까지는 몰랐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여행 수첩입니다. 지금 또 세 개 제작 준비중입니다.(...)



다얀과 서커스. 와치필드의 유일한 서커스단인 마조리 노엘 이야기인가봅니다. 마시와 다얀이 티컵에 함께 들어가 있군요.



잔도 같은 무늬입니다. 찻숟가락은 그냥 금속제입니다.



그리고 우유통. 우유는 차가운 우유 그대로입니다.



홍차는 티백을 쓰더군요. 티부티크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잠시 뒤의 모습입니다.
G가 시킨 티라미수, 제가 시킨 시폰케이크와 밀크티. 밀크티와 시폰 케이크는 케이크 세트로 들어간 모양입니다.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 가격이 조금 할인되어 있었습니다. 케이크가 담긴 접시는 앞서 <다얀> 분류에 올린 문고판 책 중에서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그림이예요.



시폰케이크는 크림과 냉동 딸기들, 블루베리 잼이 함께 나옵니다.


티라미수 위엔 다얀의 앞발자국이 찍혀 있습니다. 코코아 가루는 내오기 직전에 뿌린듯하고요. 코코아 가루의 젖은 상태를 보면 그렇지요?


선명한 고양이 발자국! 지탄이나 바닐라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은 여기가 '다얀 카페'이기 때문입니다.



타테시나 일기의 표지와 같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 사진의 본 목적은 염장용.)

먹는 데 바빠서 미처 밀크티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맛있었습니다. 차는 2잔 반 정도 나왔고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아마 아쌈이었던 듯?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실론일지도 모릅니다. 하도 오랫동안 홍차를 마시지 않았더니 입맛이 둔해졌습니다. 하여간 우유도 듬뿍 넣어서 홀짝이며 폭신하면서도 쫄깃한 시폰케이크를 먹고 있자니 정말로 행복합니다. 티라미수는 시트 부분이 적고 크림이 많이 달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시간이 맞는다면 한 번쯤 가볼만한 카페네요. 품절된 다얀 식기를 만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게다가 한국 와치필드에는 접시류는 안 들어오더라고요.;ㅅ; 여행 다녀온 직후에 가봤는데 포트는 들어와 있지만 접시는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갈 때는 더 멋진 그림의 다얀이 제 지갑을 노리고 있겠지요.

사진에는 없지만 돌아나오면서 다얀 쿠키도 하나 사왔습니다. 이건 다음에 글 올리겠습니다.

토요일 저녁은 이세탄과 다카시마야 지하 식품매장을 돌아다니다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5시부터 이세탄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뱅글뱅글 돌다가 이것 저것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Sunkus에 들러 또 간식을 구입하고, 피곤해하는 G는 먼저 보내고 다시 다카시마야에 들러 푸딩 사러 갔다가 엉뚱한 걸 사오고, 마지막으로 호텔 앞 ampm에 들러 간단한 먹거리를 또 샀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징하군요.

이날의 구입 목록과 가격은 이렇습니다.

* 이세탄 백화점
 - 히레가스샌드 + 새우크림크로켓 1개: 556엔
 - 샐러드 두 종 각각 100g 씩: 973엔

* Sunkus
 - 컵라면, 음료 두 종(나중에 포스팅;) 515엔

* 다카시마야
 - 기무라야 초코코로네: 178엔
 - 유부초밥, 명란주먹밥 각각 1개씩: 278엔

* ampm
 - 산토리 맥주, 하겐다즈 잉글리시 밀크티 + 럼레이즌, 우유 모나카 아이스크림, 맥주안주, 1069엔


도합 3569엔입니다. 이중 Sunkus의 음료 두 종은 다음날 아침에 먹었고 나머지는 다 그날 먹었습니다.-ㅁ-;



신주쿠 파크 호텔의 최대 단점은 방안에 물 끓이는 기구가 없다는 겁니다. 급탕실이 따로 있어서 거기서 뜨거운 물이나 차를 가져오면 됩니다. 얼음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물을 마시고 싶으면 바로 나가야 하니 아쉽지요. 뜨거운 물 마시는 것이 습관인 제게는 치명적인 단점이라...
앞에 보이는 종이컵이 차입니다. 그리고 그 왼쪽이 삼각김밥이랑 유부초밥. 그 뒤는 돈가스 샌드위치, 그 옆에 크로켓이 보이고요. 오른쪽에는 컵라면이 보이지요. 와아. 진짜 맛있는 컵라면이더군요. 더 사올걸 그랬나 싶지만 들고 올 공간이 없었습니다.-ㅂ-; 가운데에 있는 것은 키하치의 과일 롤케이크입니다. 이건 G가 자기 돈으로 구입한 거라 위의 목록에는 못적었습니다.


두말할 필요가 있나요. 가운데도 구운 명란젓이 들어 있고 위에는 장식처럼 명란젓이 올라 있는데 아주 짜지도 않은게 간도 딱 좋고 맛있었습니다. 유부초밥도 그랬고요.


포장지를 보니 마이센이네요. 마이센의 히레가스 샌드위치. 우왕! >ㅠ<



같이 구입한 크림새우크로켓.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꽤 괜찮았을겁니다. 이날 먹은 음식이 워낙 많다보니 맛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것도 몇 가지 있네요.


기무라야 초코코로네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이상하게 기무라야 팥빵보다도 전 초코코로네가 좋습니다. 팥앙금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말이지요.


이세탄에서 사온 구운 채소 샐러드입니다. 별다른 양념없이 그냥 채소들을 허브 넣은 올리브 유를 골고루 묻혀 오븐에 구웠나봅니다. 연근도 당근도 브로컬리도 고구마도 다 맛있습니다. 밀가루 위주의 식사가 많다보니 아삭하게 구운 채소들이 좋았습니다.



G가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고른 연어 샐러드. 새콤한 소스입니다. 오렌지 소스인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저는 연어보다 같이 있는 다른 채소랑 레몬 껍질이 더 좋았습니다. 아흐~ 생각만 해도 십니다.



술향이 듬뿍 나는 럼레이즌. 건포도가 들어 있어 G는 거의 밀크티를 먹었습니다. 밀크티는 영국식이라기 보다는 인도식 차이의 맛에 가깝다 싶습니다. 진하고 달달했거든요. 다른 종류의 아이스크림도 있었지만 미처 구입 못했습니다. 가토쇼콜라랑 티라미수 맛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흑.


G가 그렇게 먹고 싶어하던 롤케이크. 크림이 듬뿍 들어간 과일 롤케이크입니다. 케이크 시트도 부드럽고 크림도 우유맛이 나는 것이 또 언제 이런 케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요.;ㅂ;


이날 체력이 달리기도 했지만 느긋하게 저녁 먹는 것은 오랫만의 일이라 양껏 사다 놓고 천천히 하나 하나 먹었습니다. 웬만한 맛집 들어가 먹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좋아요. 산토리 맥주도 맛있었고 거기에 짭짤한 맥주안주 가져다 놓고 홀짝 홀짝.
이래 놓고 이날은 9시에 뻗어서 5시까지 내처 잤답니다. 으하~. 그러면서 앞으로 올빼미는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가기 전에는 비용 문제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가고 나서는 체력이 딸린다고 생각하고. 결국엔 체력을 기르는 수 밖에는 없겠지요.

자아. 다음 여행은 언제가 될까요. 먹고 싶은 것들 목록을 차근차근 작성하면서 다시 여행 계획세우러 돌아갑니다.

도쿄에 가서 가장 먼저 들어간 곳이 스타벅스인 이유는 딱 하나. 벤티사이즈 텀블러를 구하러 갔던 겁니다. 신주쿠 역 주변에는 스타벅스가 꽤 여럿 있는데 그 중 벤티 텀블러를 파는 곳은 NOVA 건너편에 있는 지점 하나입니다. 다른 곳은 새로 나온 텀블러만 있고 벤티 사이즈는 없더군요.



스타벅스에 들어가면 항상 시키는 것은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입니다. 평소에는 캐러멜 카푸치노도 함께 시키는데 G가 새로 나온 라벤더 얼그레이 차이 티 라떼가 무슨 맛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이번엔 빠졌습니다. 나온 것을 확인해보니 컵에 라벤더 향이 나는 얼그레이 티백이 들어 있던데요. 향이 약하다고 G가 오래 담궈 두더니 이번엔 역으로 너무 진해졌다고 해서 마시다가 말았습니다.

앞에 있는 케이크는 자하토르테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원조 자하토르테는 절대 이런 맛이 아니겠지요. 이건 그냥 뻑뻑한 느낌의 초콜릿 시트 윗면에 잼을 바르고 거기에 초콜릿 코팅을 하면 끝. 코팅한 초콜릿이 굉장히 답니다. 진짜 자하토르테를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이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고 보니 도쿄에는 데멜 지점도 있는데 한 번도 못가봤습니다. 이세탄에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왜 안먹었을까요.;ㅂ;



말차 프라푸치노야 두말할 나위 없이 맛있지요. 그래서 한국(집 앞) 스타벅스와의 차이를 분석해보았습니다.

1. 집 앞에서보다 얼음이 곱고 균일하게 잘 갈려 있다. 따라서 빨대로 마실 때 얼음 덩어리가 빨대 구멍을 막는 일이 없다. 균일한 입자라서 입안에 들어왔을 때의 느낌이 좋다.
2. 단 맛은 비슷하다.
3. 크림이 더 부드럽다. 휘핑기계는 같아 보이나 일본쪽의 크림이 제대로 각이 잡히지 않는 것은 질소 충전의 문제 때문인지, 크림의 차이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먹을 때 보면 이쪽이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집 앞 스타벅스는 더 단단한 느낌이다.(식물성 휘핑크림과 유지방 100% 휘핑크림의 차이인지는 밝혀내기 어렵더군요. 사전에 비교해서 먹어봤더라면 알 수 있었을지도?)

그래도 달긴 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도 스타벅스에 갔습니다. 호텔(신주쿠 프린스) 옆에 있는 시애틀 베스트는 일요일 아침은 오픈시간이 늦는지 안 열었고, 크리스피는 사람 장벽이 엄청나서 포기했습니다. 하기야 크리스피는 그 전에 가서 설탕 단 맛에 뒤통수를 가격 당했으니 또 갈 필요는 없지요. 일요일 아침 9시 반에도 줄 서서 크리스피 박스를 사가는 사람들이 참 신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요즘 보기 힘든 모습이지요?



쿠키 접시 위에서 흐느적대는 태공망. 음료는 타조차이티라떼와 카페라떼입니다. 앞 왼쪽 접시는 시나몬롤, 그 오른쪽은 쿠키입니다. 쿠키는 개당 210원이었지요. 환율 생각하면 지는겁니다?

카페라떼는 제가 지금까지 한국 내, 일본 내 스타벅스 다니면서 마셔본 것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 없었습니다. 맹탕. 그래도 엊그제 올린 모 지점의 캐러멜 카페라떼보다는 조금 낫지만 맛 없어서 절반 이상 남겼습니다. 괜히 중간 사이즈로 시켰다고 후회했습니다. 시나몬롤도 그럭저럭인데 쿠키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오른쪽은 초콜릿 정크 쿠키, 왼쪽은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 이름이 쿠키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콜릿 정크 쿠키는 한국에서도 보기 쉽고 생각한 그대로의 맛입니다. 하지만 초콜릿 마시멜로 쿠키는 처음 봤습니다. 쿠키를 만들면서 속에 마시멜로 하나를 넣어 구운 겁니다. 그러니 칼로리는 ... (거기까지;) 쿠키를 쪼개면 사이에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마시멜로가 들어 있으니 약간 쌉쌀한 느낌의 초콜릿 쿠키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도 안 달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아메리카노랑 함께 한다면 맛있겠네요. 일본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마셔보질 않아서 맛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일본에서는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으니 마시고 싶다면 쿠키를 사오고 커피도 다른 곳에서 사와서 집이나 공원 어드메에서 홀짝여야겠지요. 겨울에는 좀 추우니 어렵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12월 마지막 주말은 포근했습니다. 최고 온도가 12도까지 올라가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괜찮았습니다. 걸어다니면 덥고 그늘에 들어가면 싸늘하고 해서 감기 걸리기 좋은 환경을 조성했지만 말입니다. 지금 감기 걸려 있는 것은 그것보다는 공항에서 환기 안된 공기에 오래 노출되어 있었던 탓이 크지만...


한 줄 요약. 말차 프라푸치노와 쿠키만 맛있었습니다.-ㅠ-

이번 여행에서 G는 양의 여행을, 저는 望의 여행을 찍었습니다. 이전에 G가 양을 데리고 다니며 사진 찍는 걸 봤더니 저도 손이 근질근질 하더라고요. 그래서 뭘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가장 가볍고 부피도 작은 흐느적인형을 가져갔습니다.'ㅂ'





※ 주의. 이 글에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 여행기를 보고 나면 완전판을 지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1월 중으로 책 네 권을 더 지를겁니다.





Q. 하지만 오늘 다섯 권 질렀는데 또 지르면 자금은?

A. 설 보너스를 목 빠져라 기다려야겠지요.


모노레일을 타고 가다가 저 멀리에 보이는 이상한 산을 발견했습니다. 흰 눈이 쌓여 있는데, 아무리봐도 슈거파우더를 뿌린 초콜릿 케이크 같단 말입니다. 여기서 보일 저렇게 높은 산이라면 후지산 밖에 없다고 멋대로 결론을 내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ㅂ'

사진에 로고를 박고 나서야 Kirnan at Tokyo, Japan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려면 어떤가요.
이번 여행은 음식 위주의 사진이 많기 때문에 아마 한동안은 음식 염장도가 수직 상승할 겁니다. 주의하세요.
아침에 일출을 보려고 마음 먹고는 일찌감치 운동을 다녀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해가 안 보입니다? 어머나. 그 사이 남중고도가 낮아지면서 집에서는 일출이 보이지 않게 되었군요.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야 아침 식사 때 일출을 보면서 흐뭇해하던 것이 몇 개월 전이고 요즘에는 아예 출근해서 거의 도착할 때쯤에야 일출을 보았으니까요. 아주 조금 아쉽습니다. 어차피 구정을 지내니 설날은 구정부터라고 생각하지만 구정에는 차례 준비 때문에 일출을 볼 시간이 없으니까요.

오늘은 K와 B네 집들이가 있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어?; 벌써 9번째 도쿄여행인가요. 일본 다른 곳은 안가고 줄기차게 도쿄만 가고 있으니 쓰는 저도 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번 갈 때마다 다음엔 꼭 다른 곳도 가보겠다 하지만 시간과 자금의 문제 때문에 도쿄만 찍고 휙 돌아오는 일정으로 잡게 됩니다.

제 여행은 뒷 이야기보다 앞 이야기가 많습니다.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일거예요. 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 중 종종 보였던 손바닥 보다 작은 크기의 작은 수첩-다이어리와 같은 천으로 만든-은 여행 준비를 위한 끄적임 수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첩을 만들었을 당시에 세웠던 계획과 실제 여행을 보면 한숨이 나올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여행 계획은 아마 2년쯤 전에 세웠을 겁니다. 2년 동안 돈을 열심히 모아서 한 달 동안 장기로 일본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나의 도쿄놀이가 나오기 전부터 세운 계획이었습니다. 그 때의 참고도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였으니까요. 유럽쪽은 언어 문제로 어려우니까 그냥 도쿄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장기 체류자로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금이 허락하면 교토를 잠시 다녀온다거나 하는 일도 해보고 싶었고요. 블로그 여기저기를 뒤져보면 그럴 생각으로 검색해둔 여러 일본의 장기체류용 숙소가 있습니다. 숙박 예산은 20만엔 전후로 잡고 있었고 생활 예산과 항공권 합해 대략 300만원 정도 잡고 있었습니다. 물론 환율은 8-9배가량입니다. 지금 환율이 아니죠.

그랬던 것이 자금을 모으는 것이 어려워지고 한 달간의 휴가를 내는 것이 절대 무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난 다음에 열흘 정도의 장기 체류로 바꿨습니다. 뭔가 아쉬워지니 이번엔 G를 끌어들였지요. 일본에 놀러가자고 꼬셨는데, G가 참여하게 되자 체류기간이 확 줄었습니다. G가 쓸 수 있는 휴가기간이 저보다 훨씬 적었으니까요. 투덜대면서 G의 요청대로 후쿠부쿠로(복주머니: 일본의 정초에 발매하는 무작위 상품꾸러미)를 구할 수 있는 연말 연초로 여행계획을 잡았습니다. 연말 연초에 가면 G가 딱 하루(1월 2일)만 휴가를 내면 갈 수 있으니까요. 저는 31일에 조금 일찍 출발하고, G는 조금 늦게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리만브라더스의 환상적인 말 실수 연속 콤보로 인해 엔화 환율 크리티컬을 맞고는 계획을 올빼미 여행으로 바꿨다가 끝내는 날렸습니다. G와의 계획은 5월쯤에 잡았고 환율은 여름부터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지요. 정말 눈물이 나더이다....;

그러다가 11월에, 올빼미 상품이 없어질 것 같다는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다시 G를 꼬셨습니다. 원래는 혼자갈 계획이었지만 진짜 올빼미 상품이 없어지면 G가 일본 쉽게 갈 일도 없겠다 싶어 꼬신겁니다. '숙박비와 식비는 내가 낼 게'라고 살랑살랑 꼬시니까 홀랑홀랑 넘어오는군요. 그리하여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ㅂ'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 중에서 이렇게 일정이 없었던 여행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원래 목표로 했던 것을 아주 훌륭하게 달성했기 때문에 미련은 남지 않습니다. 그 목표는 다음주에 사진 찍어서 따로 올리겠습니다.; 사진을 안 찍었다는 걸 어제야 깨달았지만 지금 공방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찍을 틈이 안나는군요.


자아. 이제 조금씩 여행 기록이 올라갑니다.
어쨌건 지난 주말은 책(진보쵸, 기노쿠니야)과 홍차(카와치야)와 커피(스타벅스-_-)가 충만했습니다. 물론 지름신도 충만했고요. 지금 체력이 바닥이라 제발 감기만 오지마라고 간절히 빌고 있습니다.

하루 휴가 얻은 김에 오늘은 도서관에도 다녀와야겠군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