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의 일입니다. 아침 간식으로 무엇을 먹을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순간 던킨 도너츠에 들어갔습니다. 우발적인 사고(...)였지만 베이글과 함께 신작 녹차 시리즈인 녹차 바바리안을 집었습니다. 겉에 묻은 녹색의 슈거파우더가 절 유혹하더군요. 사진 상으로는 예쁘게 찍히지 않았지만 니콘과 열악한 조명의 합작품입니다.

맛은 어땠는가.
가크란이 대학교 때 필수 교양과목으로 식품영양 관련 과목을 들었습니다. 그 때만해도 각 분야별로 필수 학점이 정해져 있어서 해당 분야의 과목을 듣지 않으면 졸업이 불가능했습니다. 상당히 유용한 제도였다 생각하는데-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특정 과목만 듣게되는 폐해는 줄일 수 있으니-2학년 때쯤인가 폐지되었다고 기억합니다. 하여간 그 과목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시판하는 녹차 관련 제품들의 상당수는 녹차로 색을 내지 않고 부추로 색을 낸다."

과연 그렇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던 것은 녹차가루의 무시무시한 가격을 생각할 때 싸게 파는 여러 녹차 제품들에서 녹차맛이 제대로 안나면서도 그렇게 색은 진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뒤로 하고, 저 던킨 도넛의 맛도 그랬다는거죠. 안의 바바리안 필링은 그냥 바바리안 크림입니다. 녹차 바바리안 크림이 아닙니다.(만약 그랬다면, 녹차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소량을 첨가했다는 것이 됩니다. 하지만 들어갔다면야 색이 상아색이 아닌 녹차색이 났을 건데 그냥 노랬습니다.) 빵도 약간 녹차색이 나긴 하지만 녹차 맛은 전혀 안납니다.


먹고 났더니 아름다운 차 박물관의 녹차 스콘과 녹차 빙수가 그리워졌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두 번 안 먹을겁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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