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파머, <전갈의 아이>, 비룡소, 2004
사이먼 베킷, <사체의 증언>, 대교베텔스만, 2006

2006년 마지막 책과 2007년 첫 번째 책.
제목이 둘다 무시무시하지만 흡입력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양쪽 모두 읽는 동안 책에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았으니까요.

두 권 모두 책을 골라들면서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어떨지 몰라서 뒷부분의 내용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끝 부분은 알고 읽은 셈이니 부담은 덜했지요. 물론 약간만.; 제가 골라 읽은 부분이 전체적인 내용이 마무리 되는 부분이라 주인공의 성장기인 전갈의 아이나 추리소설 형식인 사체의 증언에서는 그리 큰 내용을 차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대강 범인이 밝혀지고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있으니 안심하고 봤지요. 보는 내내 엔딩을 알았음에도 마음을 졸이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전갈의 아이는 주제가 클론입니다. 주인공과 등장인물 소개를 읽으면 알겠지만 배경이 근미래입니다. 복제인간이 존재하고 그런 유전학 기술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한 세계인 것이지요. 주인공인 마트는 ... 뭐랄까, 마피아의 보스보다 더 암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알라크란(전갈이란 뜻입니다)의 여덟 번째 클론입니다. 모체는 암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천대를 받습니다. 본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의 클로닝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알라크란은 그런 것을 다 무시합니다. 그에게 자신의 클론인간은 도너이니까요. 하지만 마트는 자신이 도너라는 사실을 아주 나중에야 확실하게 깨닫습니다.

비룡소에서 나온 책이니 만큼 성장 소설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감안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암울(혹은 진지)한 책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클론을 다룬 책들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것이로군요. 월광천녀는 이런저런 문제가 많으니 말입니다.;(애들에게 읽히기엔 너무 탐미주의적이랄까요?;;;)


사체의 증언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법의학 계통의 책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폐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의 폐쇄성, 그리고 집단행동. 아주 작은 마을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여러 증거가 모두 그 마을사람 중 하나가 범인이라는 것을 지목하고 있었을 때, 고여서 새로운 물이 거의 흘러들어오지 않는-새로운 물이 들어오면 30년 정도는 묵혀야 조금 섞일까 말까하는-마을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아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서울 정도로요. CSI나 스카페타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아, 배경은 영국입니다.



신비의 섬은 3권이나 되니 읽는데 좀 시간이 걸리겠군요. 그나저나 이것도 곱게 읽히지 않는데.. 필터를 끄는 방법이 없을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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