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데니어. 「베이트릭스 포터의 집」. 갈라파고스, 2010, 15000원

제목에 낚여 산 감이 없지 않아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만족했습니다.'ㅂ'

베아트릭스 포터는 피터 래빗의 창조자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의 전개자로 더 기억하고 있습니다. 존 러스킨을 비롯한 당대의 유명인들에게 감화를 받아 자연보호와 중요 유산들, 공예들, 전통들의 계승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걸 실천한 사람이니까요. 보통 그렇게 감화를 받으면 받는 것으로 끝나기 마련인데, 피터 래빗 시리즈가 생각보다 잘 팔려서 그걸 통한 수익으로 가능했지요. 덕분에 지금의 레이크 디스트릭트-영국의 호수지방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엉망진창으로 파괴되지 않았을까요.

이 책에서는 베아트릭스 포터가 꿈꾸었던 '나의 집'을 이룬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글과 그림으로 남긴 '꿈의 집'을 어른이 되어 차근차근 꾸며 나가는데, 이건 피터 래빗의 작가로서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집이었던 모양입니다. 실제 살았던 집은 따로 있다더군요. 사후에는 그쪽 가구들을 가져와서 더 꾸몄던 모양입니다.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19세기 한국 고가구들을 사다가 한옥에 실제 사는 것처럼 꾸몄달까? 오래된 집을 한채 사서 여기저기 고쳐가며 방 하나하나를 완성해가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조각상 하나, 가구 하나도 그냥 들어온 것이 아니더군요. 친척에게서 받은 것이나 친구에게서 받은 것, 어디 경매에서 구한 것, 벼룩시장에서 찾은 것까지 다양합니다. 그 당시에도 고가구였고 빅토리안 시대의 가구들이었으니, 지금 수준에서 보면 영국 안티크지요.^^;

집을 꾸밀 때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에 대해 차근차근 나와 있는데다 베아트릭스 포터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보여줍니다. 피터 래빗의 출판과정과 그 판매 상황도 나오고 주변의 집을 어떻게 매입했는지도 보여주고요. 결혼 사정에 대해서도 조금 알고 있었는테 미스 포터를 보신 분이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년에는 피터 래빗 시리즈를 더 그리기 보다는 농부로 살아가는데 만족했나 봅니다. 특히 지역에 독특한 품종의 양이 있어서 그걸 되살려 내고 나중엔 출품까지 했다니까요.-ㅁ- 그 협회장에도 선출되었지만 취임식 전에 사망해서 공식 인정(?)은 못 받나봅니다.


하여간 사진이 풍부하기도 한데, 읽으면서 계속 떠오른 두 사람이 바로 타샤 튜더와 윌리엄 모리스입니다. 윌리엄 모리스는 같은 시대 사람이지만 타샤 튜더는 그보다 더 뒤의 사람이지요. 성이 튜더라 왠지 이쪽이 더 오래된 사람 같지만 말입니다.(튜~더스~) 이광주 씨의 「윌리엄 모리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하다」와도 비슷한 구성이기도 하고, 월북에서 나온 타샤 튜더 시리즈도 비슷한 느낌이니까요. 타샤 튜더 시리즈는 뭐랄까, 코스프레 + 다큐멘터리 느낌?; 인형 놀이의 느낌도 조금 받긴 합니다만...; 타샤 튜더는 지금 시대 사람이지만 혼자만 저 멀리 역사속 생활을 끄집어 내어 살았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현실감이 덜하다는 느낌입니다. 유명한 작가라서 용인된 것이지 보통의 할머니였다면 왠지, '세상에 이런 일이'같은 곳에 등장할 것 같은...ㄱ- 뭐, 시대를 100년 쯤 늦게 태어난거죠.;


「윌리엄 모리스, 세상의 모든 것을 디자인하다」와 타샤 튜더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천합니다.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빅토리아 시대의 고가구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볼만 하고요. 피터 래빗을 좋아하신다면 각각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도 보실 수 있으니 재미있을 겁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별도 감상을 올리지 않고 가볍게 넘어간 책들에 대한 언급입니다. 물론 아래에서 써 놓고 또 다시 써 놓는 바보짓도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냥 넘어가주세요.^^;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책 제목이 좀 긴데 미국의 어느 웹에서 예술가들이 시도한 '상황'에 대한 여러 반응을 모은 것입니다. 말이 어렵지만 웹 2.0이라는 상호소통형 블로그, 홈페이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미란다 줄라이와 해럴 플레처는 홈페이지에다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이라는 과제를 올립니다. 총 47가지였나요. 책을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서 홀랑 잊었지만-이라고 적고서 목차를 확인하니 총 63가지입니다-, 사람들이 그 과제를 보고 자신이 과제를 해결하여 올리는 겁니다. 당연히 올린 과제는 여러사람들이 볼 수 있고요. 트랙백 형식으로 했는지, 게시판에 올리는 형식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질 않았거든요. 왜냐면 대부분의 과제가 제 흥미를 벗어난 것이 많았습니다.

흥미로운 것 중에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찍기랑 전쟁을 겪은 사람과 인터뷰 해보기가 있습니다. 전쟁을 겪은 사람과의 인터뷰는 확실히 미국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겠지요. 한국에서라면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를 인터뷰하면 될테니 나이 있는 분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미국에서 전쟁을 겪은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파병입니다. 설마하니 남북전쟁을 겪은 사람이 아직도 살아 있다거나...? 그렇다면 기네스의 최 연장자 기록을 갈아치워야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난민, 혹은 망명을 선택해 들어온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기록도 꽤 재미있게 읽혔지요.

플래시를 터뜨린채 침대 아래 사진을 찍는 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 하나. 상당수의 사진에 고양이가 찍혀 있습니다. 으하하하하;
하지만 저는 침대 밑을 찍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저는 서랍 달린 침대를 쓰거든요.

한국편도 있긴 한데 그냥 가볍게 볼 정도. 음... 지금 생각하니 이 책을 보고 시큰둥했던 것은 이게 사진 100제나 소설 100제 등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ㅂ';



「허니문」은 데이지의 일생 때문에 다시 보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닮긴 닮았지만 일부분만입니다. 「허니문」이 이런 내용이었나 싶을 정도로 까맣게 내용을 잊고 있었고요. 그러고 보니 「허니문」은 「키친」과도 굉장히 닮았네요. 죽음의 극복이라.


요네하라 마리의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은 서가를 돌아다니다가 뽑아든 책입니다. 요네하라씨의 책은 한 권씩 뽑아보는 재미가 있더군요. 음식 견문록도 재미있었지만 다른 수필들도 유머와 위트가 넘칩니다. 이 책은 제목과 표지에서 유추할 수 있는대로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동물 암컷이나 동물 수컷이면 족해라는 내용입니다. 집에서 키우던 여러 개와 고양이가 어떻게 집에 흘러 들어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를 보여주는데 마치 고양이 생태학을 보는 느낌입니다. 개보다는 고양이에 대한 글이 많거든요. 고양이의 수가 개보다 많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 개는 1-1+1로 항상 한 마리지만 고양이는 두 마리 이상입니다. 책을 본지가 좀 지나서 최고 몇 마리까지 되었는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최고는 아마 .. 여섯마리? 데리고 있던 고양이중 한 마리가 출산해서 여섯마리까지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니, 여섯이 아니라 여덟마리가 되었던 건가..;
첫비행님은 아주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ㅅ+ 커피와 우유도 성격이 다르지만(개묘차) 여기 등장하는 고양이들도 다 성격이 다르더군요. 제멋대로 고양이들이 어떻게 사람을 녹이는지를 보고 있다가 뿜었습니다. 특히 고모님이 넘어가는 부분을 보면 책 붙들고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거리게 되니 말이죠.


명탐정 홈즈걸은 아예 제목을 홈즈걸 시리즈로 가나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처럼 홈즈걸의 책장, 사라진 원고지, 사인회 등으로 부제 비슷하게 붙이는게 훨씬 마음에 듭니다. 하여간 3권은 음....................; 역시 미묘. 이번 편의 메인 이야기인 사인회는 묘하게도 '범인'이 제 취향(...)이었고, 피해자가 그닥 취향이 아니라서 범인 편을 들게 되더랍니다.(먼산) 심한 짓을 했지만 그렇게 역으로 감정이입이 되니 끄응...;

염소씨가 잃어버린 물건- 이번 책의 가장 마지막 이야기는 본래의 분위기로 돌아온듯해서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이런 쪽이 좋아요.>ㅅ<

앞으로 한동안은 서점에 가면 일하시는 분들이 그냥 보이지는 않을겁니다.


타샤 튜더의 책 두 권은 인형의 집을 보고는 마음이 동해서 찾아본 김에, 더 보게 된 책들입니다. 사진이 주로 등장하는 수필집이랄까. 훌훌 넘어가는 책들입니다. 하지만 그 중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몇 가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신문의 활용입니다. 정치인 사진이 크게 나온 신문은 사진이 있는 곳을 윗면으로 해서 새장에 깔아준답니다. 좋은 활용방법이더군요. 후후후.





이보다 더 보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집에서 좀 찾아봐야겠습니다. 읽고서도 기억 못하는 책이 도대체 뭐다냥?


미란다 줄라이. 「나를 더 사랑하는 법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앨리스, 2009. 18000원
요시모토 바나나. 「허니문」. 민음사, 2000. 9000원.
요네하라 마리.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마음산책, 2008. 12000원
오사키 고즈에. 「명탐정 홈즈걸 3」. 다산책방, 2010. 10000원
타샤 튜더. 「맘 먹은대로 살아요」, 「나는 지금 행복해요」. 종이나라, 2004, 2007.

타샤 튜더 할머니.
정원 가꾸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림하는 것도 대단하다 생각했지만 이 책 한 권으로 저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아마 K나 S가 봐도 동의할겁니다.


나온건 알고 있었지만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타샤튜더 책은 집에 다섯 권 있습니다-한 번 보고 사자 싶어서 도서관에 신청했습니다. 책을 받아 들고는 휘리릭 넘기다가 좌절했고, 다시 찬찬히 읽어가면서 또 좌절했습니다.

아놔. 할머니.
어째 할머니는 인형놀이도 손 대면 예술이래요? -_-;
전문 사진 작가가 찍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실린 사진 하나하나가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실제 살림집과 인형의 집이 헷갈릴 정도의 질입니다. 보고 있으면 '인형 놀이를 하려면 이정도로 해야하나'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자아. 본론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보지요.


타샤 튜더의 인형 새디어스(남)와 엠마(여)는 타샤가 직접 만들었습니다. 책에 실린 사진으로 추정하건데, 키는 30cm 전후로 보입니다. 생각보다 크지요. 사람과 비슷한 정도의 비율을 가지고 있으니 USD나 쁘띠 같은 작은 구체관절 인형과는 비율이 다릅니다.

1996년에, 타샤의 작품과 일상생활에 대한 전시회를 기획하면서 인형의 집을 만들게 됩니다. 인형의 집 자체는 71년도에, 집에 있는 붙박이 수납장에 방을 꾸미면서 시작되었지만 단독 건물(?)로 만든 것은 96년에 제작된 거지요. 그것도 그냥 지은 것이 아니라 집짓기를 담당하는 장인들이 타샤에게 의견을 물어가며 만들었답니다. 장인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만들었다는데 그래서인지 걸작입니다. 이건 사진을 직접 보면 아실겁니다.
크기도 크거니와, 재현도가 장난 아닙니다. 안에 들어간 소품은 타샤가 만든 것도 있지만 주변의 친구들이 만들어서 선물로 준 것도 있고, 강연의 대가로 받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부엌 소품 중에서 오븐은 실제로 불을 피워 쓸 수 있다는 군요. 아니, 다른 도기나 유리그릇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들이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보통은 아니니까요. 그 '타샤 튜더'와 함께 만들면서 노는 친구들입니다.(먼산)


인형놀이를 좋아하시는 분, 모형 만들기를 즐겨 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사실 저도 사고 싶긴 한데 사고 나면 인형놀이에 도로 빠질까봐 무서워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인형놀이에 빠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소품을 만들게 될까봐 무서운거지요. 일본 서적에서 본 여러 미니어처 책들도 봤지만 이걸 보면 ...(먼산) 아마도 이런 미니어처 소품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궁극적인 목표로 잡는 것은 이렇게 전시해놓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과, 자금과, 손재주가 있어야겠지요. 앞서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70세를 목표로 부단히 움직여보렵니다.-ㅁ-; 하다보면 언젠가는 완성할 수 있을거예요.;




덧붙임. 새디어스와 엠마의 집은 바비의 집이 아니라 미미의 집입니다.

(알아들으시는 분 있겠지요.-ㅁ-)

적당한 접시가 없어 마카롱을 위키 위에 올렸습니다. 어쩌다보니 크기 비교용이..-ㅠ-;



근데 바닐라와 피스타치오의 맛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듯. 아니, 그래도 둘다 괜찮습니다. 하나 먹기만 해도 단 맛에 질려 간식을 덜 찾게 되거든요.; 초콜릿은 넘어가고 다음에는 딸기맛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 오늘 아침은 아이스크림. 그것도 어제 저녁에 반쯤 먹고 냉동실에 모셔둔 아이스크림입니다. 한동안은 아이스크림 안 찾겠지요. 이게 가능했던 것은 어젯밤 어머니가 안 들어오셨기 때문입니다. 할머니 병실에서 주무신다는군요. 아침에 피곤하실텐데 잘 들어오시려나 모르겠습니다.

- 할아버지는 팔까지 움직이실 수 있답니다. 걱정했던 대장 검사결과도 수술 가능 판정이 나와서 조만간 수술하실 모양이고요. 손자로서 할 말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재산 정리가 제대로 될 때까지는 건강히 계셔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lllOTL

- 어제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다섯 가지」란 책을 보았는데 이 책에 대한 감상은 나중에 따로 올리겠습니다. 하여간 그 중에서 몇 가지는 해당사항이 없더군요.; 어쨌건 여기에도 재산정리를 제대로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고개를 끄덕였더랍니다. 집에 재산이 없다고 할 수록 정확하게 해야한다는 말이 있던데, 재산이 많으면 대개 그 전에 미리 다 정리를 해두게 마련이거든요. 재산이 없다고 해도 그 작은 재산 때문에 다투게 되고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미루고 있던 유언장쓰기도 제대로 해야....; 801은 이제 거의 없지만 걸리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 그 걸리는 것 중 하나가 꼬맹이지요. 어,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퍼스트 아나이스의 유혹에 빠져 있습니다. 아나운서 의자는 그 전부터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예전에는 남자아이가 더 좋았는데 지금은 여자아이 쪽이 좋습니다. 사실 퍼스트 아나이스에 눈독 들이는 것도 드레스 입히는, 제대로 된 인형 놀이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 때문에 그렇습니다. MSD는 작고 SD13 BOY는 너무 크지요. 드레스 입혔을 때 폼 나는 것은 SD 정도일까. 13이 붙으면 그것도 큽니다. 하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대리만족으로 끝날 가능성이..(먼산)

- 사실 인형놀이를 조금 더 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는데 엊그네 「타샤 튜더 인형의 집」을 보고는 두 손 들었습니다. 아니, 이 할머니는 어찌 된게 인형놀이를 해도 예술작이 나오는거야! 사진을 보고 있자면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실물인지, 인형놀이용 미니어쳐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허풍이 아니라 진짜로요. 아, 물론 인형이 크긴 합니다. 보통 생각하는 마론 인형보다도 크고, USD보다도 큽니다. USD와 MSD의 중간쯤? 할머니가 자그마하니 감이 안 잡히긴 하는데 사진으로 보아 30cm 전후라고 추정합니다. 근데 저 드레스도 장난 아니고...;
그거 보고서 인형놀이의 로망이 확 일어났다가 차갑게 식었습니다. 저렇게 놀려면 .... 음.; 더 연마해야합니다. 괜찮아요. 할머니도 여든 넘어서까지 인형놀이 했으니 저는 아직 반백년이나 남았습니다. 그 사이에 목공 1랭, 방직 1랭, 천옷 1랭에 배접 1랭까지 찍어서 마스터 따면 됩니다. 뭐, 기술 하나당 넉넉 잡아 10년 해도 40년 밖에 안 걸려요.(..)

- 그런 의미에서 손을 좀 단련시킬겸 프라모델에 손 댈까 고민중입니다. 첫 작품은 당근 ㅍㅅㅅ의 미라쥬 나이트. 미라쥬 나이트에게 외사랑을 간직한 것이 어언 10년 전이니 충분하지요. 토요일에 보크스 쇼룸에 다녀와야겠습니다.(..)

<타샤의 특별한 날>을 읽고 있다가 문득....;

2월의 행사로 소개된 워싱턴의 탄생일에는 연극을 한답니다.

(중략)
저녁엔 아이들이 준비한 연극을 보았지. 무슨 연극이냐고?
미국의 첫 대통령이 어렸을 때, 아버지가 아끼는 체리나무를 그만 도끼로 베어버렸어.
(이하생략)

응? 체리나무? 난 벚나무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3초 경과 후.





lllOTL




이 책 번역 좀 많이 마음에 안듭니다. 이전의 타샤 튜더 시리즈에서도 꽤 거슬렸는데 이번에는 나무즙이 딱 걸렸습니다. 3월은 나무즙을 받기에 좋은 계절이랍니다. 보통은 나무즙이 아니라 수액이란 단어를 쓰지 않나요? 아이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라고 해도 이런걸 풀어서 쓸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요.

걸리긴 해도 내용은 마음에 드니 일단 계속 읽겠습니다.
마스터님이 살짝 찔러주셔서 알았습니다. 타샤 튜더가 지난 18일 자택에서 향년 92세로 별세했답니다. 기사가 23일자로 뜬 것을 보니 소식이 굉장히 늦었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자세한 것은 뉴스 검색을 해보시면..)


분명 타샤 할망은 하나님의 정원에 어떤 튤립을 심어야 잘 어울릴지 고심하고 있을 겁니다. 천수를 누리고 갔으니 아쉽지는 않아요. 다만 그 집을 누가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인지가 걱정입니다. 가족들이 관리한다 한들, 쓰지 않으면 기구나 기계나 다 녹슬 것인데, 박물관처럼 혹은 체험관처럼 두어도 그리 될겁니다.

사진집 구매여부를 두고 다시 고민을 해야겠습니다. 흑..


타샤 튜더, <타샤의 식탁>, 월북, 2007


지난주 화요일. G가 제게 물었습니다.

"이번 북데이 때는 어떤 책 살까?"

미야베 미유키의 <나는 지갑이다>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그쪽으로 요청했더니 수요일 점심 때 전화가 왔습니다.

"타샤 튜더 책 나왔어. 살까?"
"살까?"
"이게 더 비싸."

맨 마지막 한 마디에 타샤 튜더 신간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나는 지갑이다>는 1만원, <타샤의 식탁>은 1만 2천원입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책 정보를 교보에서 검색해보니 평가가 별 하나입니다. 요리책이라고 그렇게 두었더군요. 몰랐던 사람들은 책 소개를 보고는 수필집이겠거니 생각해서 집었을 겁니다. 내용은 전부 다, 타샤가 집에서 자주 만드는 요리법들에 대한 겁니다. 레시피에 얽힌 짧은 이야기, 그리고 재료, 만드는 방법 순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 외의 이야기는 전혀 없습니다. 사진도 없고, 그림도 이 책을 위해 그렸다기 보다는 다른 곳에 실렸던 그림을 편집해 넣은게 아닐까 합니다. 출판사의 편집술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별 하나까지는 아니지만 저도 이 책은 평가점을 낮게 주고 싶습니다. 타샤 튜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 덜하겠지만 이 책을 진짜 "요리책"으로 보고 요리를 해보기 위해 산 사람들에게는, 정말 불친절한 튜더씨이기 때문입니다. 쿠켄도 보고, 행복이 가득한 집도 보고, 요리책이나 블로그에 올라온 요리법들도 여러 차례 봐와서 알지만 이 책에 실린 요리법은 고수의 요리법입니다.

그러니까...;

P. 57 <흰빵>

(중략)
소스팬에 우유, 버터, 설탕이나 꿀 소금을 함께 넣은 데운다. 이것을 아주 큰 그릇에 담고 물을 2컵 넣은 다음 밀가루를 1컵 가량 더 넣는다.
미지근한 물 1/4컵에 설탕이나 꿀을 조금 넣고 이스트를 녹인다. 5분쯤 시간이 지나 이스트에 거품이 생기면 우유와 밀가루를 섞어 놓은 그릇에 붓는다.
반죽을 제대로 만들려면, 만들어진 반죽에 밀가루를 충분히 넣어 10분간 치대야 한다. 기름을 잘 바른 그릇에 반죽을 넣고 한 번 뒤집은 후 따뜻한 행주로 덮어, 따뜻한 곳에 1시간 가량 놔둬서 반죽이 두 배가 되게 한다. 반죽이 부풀면, 구멍을 내서 다시 부풀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중략)


이런 식입니다. 케이크 레시피도 거의가, 버터를 크림화 한다, 재료를 넣고 섞는다, 식으로 나와 있습니다. 초보자들은 실패하기 딱 좋은 책이지요. 초보자들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일단 사진이 있거나, 크림화를 할 때 "마요네즈 정도로 크림화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예시가 있거나, "5분간 휘핑한다"는 식으로 시간 지정이 되어 있는게 낫습니다.
거기에 따뜻한 곳에 1시간 가량 놔둬서 발효를 시킨다는 저 빵. 1시간 두었는데 발효가 안되어요! 라든지, 40분 만에(가능성은 낮지만;) 반죽이 두 배가 되었다거나, 따뜻한 곳이라 생각해 두었는데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 발효가 안되었다거나 하는 일도 초보자들에게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버터 크림화하는 것도 여기에 달걀을 바로 부어서 섞으면 분리가 될 수 있다거나-그래도 머핀 맛은 크게 차이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밀가루를 넣으면 뭉쳐지거든요;-실온의 버터를 써야한다거나-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버터를 크림화 하려면 한참 휘저어야 합니다-하는 설명도 많지 않고...


경험이 많고, 기존 레시피를 변형해서 내 레시피로 만들 수 있다는 분들에게는 괜찮겠지만,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재료도 상당히 있는데다 불친절한 레시피이니 초보자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레시피만 죽 나열되어 있으니 지루하고요. 삽화가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다양하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각 음식마다 만들었을 때 몇 인분인지 정확하게 나와 있는 것은 좋군요.
02로 시작되는 전화번호가 걸려오면 대개는 스팸 전화입니다. 2년 전만해도 모 결혼정보회사에서 전화가 걸려오곤 했지만 나이가 나이이다보니 이제는 걸려오는 전화도 없군요. 가끔 카드회사에서 전화가 오곤 하지만 그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종류의 전화들은 반갑지 않기 때문에 차갑게 응대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죄송합니다, 지금 업무가 바빠서요."

라며 말입니다.

그러나 이 전화만큼은 반갑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무섭다고 해야할지 난감합니다. 바로 교보 일서란에서 걸려오는 전화지요.

"고객님이 주문하신 책이 도착했습니다."

라는 말이 흘러 나오면 지갑에 들어 있는 카드를 떠올리고, 지금까지의 카드 결재 내역과, 이번 달의 책 구입 내역을 떠올리며 애써 통장 잔고를 외면합니다.
이건 어제의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하하하...

이런 것이 어제 도착했단 말입니다. 으흐흐흐흑.
가격은 무려 45000원. 물론 회원 할인을 받고 나니 그보다는 싸졌지만 그래도 4만원은 넘었습니다. 그랬던 것을 최근에 질렀던 책들로 인한 포인트로 왕창 깎아서 23000원만 결재했습니다. 아아. 다행이군요. 통장 잔고는 지금 최악의 상황을 달리고 있습니다. 월급날은 2주 남았고요.

DVD와 애장본이 들어가 있다길래 궁금했는데 애장본이라고 말하기도 참 미안한 세트입니다. DVD에서 캡쳐를 한 것이 분명한 찌글찌글한 사진들을 타샤의 짧은 글-수필이라고 할까요. 그러기엔 좀 많이 짧지만-을 곁들였습니다. 보통 DVD가 3500엔 내외란 것을 감안하면 이 얄팍한 애장본-DVD 케이스 두께와 동일합니다-이 1천엔 가량인겁니다. 으음. 이건 좀 아닌걸요.

영상을 돌려보고 싶어서 DVD-ROM에 넣었더니 코드 전환인 네 번 남았다는 문구가 뜹니다. 코드 프리가 필요하군요. 아니면 동생 방 컴퓨터에 DVD-ROM을 장착하는 것도 한 방법일겁니다. 거실에서는 코드 3만 띄우고 이쪽에서는 코드 2만 띄우고. 하하하. 그러는 것보다는 차라리 플스2를 지르는 것이 나을까요? 플스 2는 무조건 코드 2만 돌리게 될 거란 생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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