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 여기 오시는 분 중 이 이야기를 이해하실 수 있는 분은 한 손에 꼽힐듯?
하지만 M님은 이 이야기 이해 못하시면 안됩니다. 하하하하하하.
때는 1980년대. 본격적으로 도서관에도 정보화의 바람이 붑니다. 그리고 정보화를 위해 수 많은 펀드가 조성되고 그 중 한 펀드는 바티칸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리하여 미국의 몇몇 대학교 LIS가 힘을 합하여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ASV(Archivio Segreto Vaticano: 바티칸 아카이브)의 정보화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어쩌다보니 BAV(Biblioteca Apostolica Vaticana)의 작업도 같이 한 모양입니다.
엊그제 이 작업에 참여하신 분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읽은 것은 학술 논문쪽이라, 거기에 나오기는 디지털라이징 하면서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게 확장 작업 같은 것도 한 모양이더라.. 했더니 고개를 저으시는군요. 시간이 없어 짤막하게 들었지만 그 분이 언급하신 이 프로젝트 내용은 이랬습니다.
"주로 MARC 작업을 했는데 열심히 구축해서 OPAC이라든지 OCLC랑 연동하는 것도 생각했는데, 다 안됐어. MARC 구축한 것도 안 올린 것 같더라고."
...
어...
BAV가 MARC를 죽였습니다. 엉엉엉엉엉.;ㅂ;
참여한 사람들 힘빠지게 그 당시에는 그랬던 모양이군요.
근데 지금 글 쓰면서 확인해보니 OPAC(Online Public Access Catalogue)은 만들었나봅니다. (링크)
하기야 요즘 같은 시대에 안 만들 수 없지요. 바티칸의 주 수입원 중 하나가 관광(!)일테니 홍보를 위해서는 홈페이지도 만들고 온라인 목록도 만들고 해야죠. 그러니 지금은 MARC도 올라갔을 거라 생각합니다. 설마하니 그거 구축 안했을라고요.; 설마.;
하여간 저 이야기 들으면서, 이탈리아 남자 중 가장 smart한 것이 바티칸에 근무하는 사람들(카톨릭 고위 성직자)이라는 시오노 할머니의 말이 100% 맞지 않구나 싶었습니다. 하하; .. 적다보니 남자들에게를 다시 꺼내봐야겠네요. 가만있자. 나 이거 원서로 읽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원서 부제목도 간촐하지요? 천년왕국의 조사. 이번 이야기는 상당히 두껍습니다. 1권과 4권을 같이 놓고 비교하지는 않았는데 두께도 상당히 비슷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성이 다르고 분위기도 다릅니다. 무섭기로 말하자면 이번 권이 더 무섭습니다. 여러 의미로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까요.
1권은 첫 번째 이야기라 그런지 액션도 등장하고 이런 저런 궁리도 등장하고 히라가의 활약도 높습니다. 2권은 로베르토의 비중이 높고, 3권도 로베르토의 비중이 높지요. 4권은 로베르토보다는 히라가의 비중이 조금 더 높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를 풀어내거든요. 물론 로베르토가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중심 축이 주로 히라가입니다. 문서조사보다는 과학조사가 중심이 되면 히라가의 활약이, 문서조사가 중심이 되면 로베르토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ㅁ-/
이하는 내용이 상당히 들어 있는 관계로, 앞으로 보실 분들은 피해서 보시길 바랍니다. 제발 부탁인데 이거 번역 내주면 안되겠니.;ㅁ; (하지만 이런 종류의 소설을 번역할 때 어떤 번역자가 잘 어울릴까 곰곰이 생각하면... 으음;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는게 문제;;; 번역 장벽이 꽤 높습니다.)
카톨릭 내에도 파벌이 심하다는 건 1-3권까지도 익히 읽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곳, 특히 관료제에서의 상황은 어디나 비슷할테니까요. 인간 본성이 어디 가나요.-ㅁ-;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프란체스코회 소속인데, 그 외에 베네딕트나 예수회 등의 파벌도 상당히 크다는 군요.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는 그래도 제가 세계사 공부를 좀 해두었다는게 다행, 또 다행으로 느껴집니다. 배경지식이 있으니 이해하기가 훨씬 편하더군요. 덕분에 읽는(넘기는;) 속도도 상당히 빠르고요.
여튼 이번 권에서의 파벌 싸움은 프란체스코회 vs 예수회입니다. 예수회의 총장이 '모 국가에 있는 어느 교회에 죽었다가 부활한 사제가 있으니 성인으로 인정해달라'며 서류를 제출한데서 일이 시작됩니다. 아마도 국가 모델이 세르비아가 아닌가 싶은데, 종교분쟁이 아주 심한 나라라 하더이다. 그리하여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짐을 싸들고 이 나라에 갑니다. 교회는 산골짝에 있어서, 공항에서도 차를 타고 몇 시간을 가야하는 곳입니다. 그런 외진 곳에 있는 교회는 상당히 독특한 곳입니다. 그 교회의 사제는 안토니우스 14세(이하 14세). 유명한 성인인 성 안토니우스의 14대 째 환생이랍니다. 대대로 안토니우스의 환생자가 그 교회에 오면 교회에서 인증 과정을 거쳐서, 성 안토니우스의 환생을 중심으로 교회가 움직입니다. 3권에서도 그랬지만 이 사제가 없다고 교회가 안 돌아가진 않더군요. 여왕개미와 일개미의 관계인가. 조금은 섬뜩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 아니, 뭐든 관료제 사회는 비슷하지요. 머리가 없어도 아래는 잘 돌아갑니다.
자, 그런데...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도착하자마자 기적을 맞이합니다. 세 개의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는 가운데 14세의 손을 잡고 교회 앞의 거센 강물 위를 걸어서 건넙니다. 황망해 있는 두 사람은 이후에도 여러 기적을 맞이합니다. 14세를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의 병이 나았고, 그에 대한 진단기록도 철저히 남아 있습니다. 거기에 맨 앞에도 등장하듯, 히라가는 화학테러로 죽었다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지시를 받았다는 14세의 인도 하에 다시 깨어납니다. 정말로 죽었다니까요. 심장이 멎었으니 말입니다.
(그 때 로베르토가 눈물 뚝뚝 흘리는 장면은... 아....;ㅂ;....)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이하 생략)
이어서 감상 나갑니다. 감상쪽은 진짜 내용 폭로가 많습니다.
상당히 내용이 많았지만 속도는 빨랐습니다. 『바티칸 기적조사관』읽으면서 일본어 실력이 쑥쑥 느는 느낌입니다.; 책이 두껍다고 투덜댔는데 다 읽고서도 취향에 안 맞는다고 투덜댔습니다. 그도 그런게, 1-3권은 막판 뒤집기가 있습니다. 그랬는데 이번 권은, 막판 뒤집기를 하고서도 또 뒤집혔어요.;ㅁ; 해소가 덜 되었어요! ;ㅁ; 물론 1권이나 3권에서도 일말의 여지는 남아 있고 악은 완전히 뿌리뽑히지 않았지만, 4권은 히라가와 로베르토의 완패입니다. 다른 건 판정승 정도 되지만 이번은 완패가 맞아요. 그렇게 준비해놓고도 막판에 J에게 어퍼컷을 맞고 넉다운 당합니다. 젠장. 그러니 읽는 입장에서는 불연소라고 울부짖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게다가 히라가가 말했듯, 읽고 나면 내 기억 자체를 못 믿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내 기억이 맞는지, 이것이 진실인지 고민합니다. 이번 트릭은 1권에서도 살짝 나왔지만 1권보다 훨씬 차원이 높은 방식입니다. 게다가 무서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할지 모릅니다. 으어. 아마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이에 대한 트라우마를 평생 못 벗을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신부님들은 매 권마다 트라우마를 하나씩 안고 가네요. 1권은 덜하지만 2권에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고, 낙인 찍혔고. 3권에서는 도끼와 갈라설 수 있었지만 트라우마는 강화되었고. 4권에서는 '여긴 어디, 난 누구?'를 찍고 있었고.-_-;
2권부터 등장한 모씨는 4권에서의 활약도 무지막지합니다. 한데 아무리 봐도 이 캐릭터, 위험해. 어떻게 쓰냐에 따라 다른데 작가 습성을 보았을 때 보통 인물이 아닐 것 같단 말입니다. 이 캐릭터에 숨겨진 뭔가가 있다는데 한 표 겁니다. 그게 히라가랑 로베르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나쁜 쪽이라면 굉장히 화낼거예요.-_-+
그리고 J.
...
덕분에 고양이에 대한 로망이 더 생깁니다. 저도 고양이를 기르면 그 분처럼 될 수 있을까요.(...) 아니, 애초에 맨 앞의 그 장면부터가 함정이었다니! 미처 생각도 못했습니다. 진짜 여러 모로 깔았군요.;
그리고 그 서재.
으으으. 언젠가 그런 서재 가지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본의 땅콩집도 다시 읽고 리뷰 올리면서 한 번 서재에 대한 꿈을 키워보지요.
5권은 직접 사와서 보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책상 위에 다른 책들도 가득한지라-시오노 나나미 두 권, 온다 리쿠가 참여한 책이 한 권, 토레스 시바모토가 삽화를 그린 소설이 한 권-있는 책부터 보고 그 다음에 볼래요. 그리고 이 핑계를 대고 조만간 일본에 가야죠. 근데 갈 시간이 없어! 연휴에는 항공권이 비싸단 말입니다! ;ㅂ; 그렇다고 연휴 아닌 때 휴가 내면 제 업무가 없다 한들 눈치 보여서 안됩니다.(엉엉엉)
여튼 5권은 그 다음의 별미로 남겨두고 언제 먹을까(?) 즐겁게 기다릴래요. 4권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드디어 바티칸 기적조사관 3권(아마존 링크)을 다 읽었습니다. 1편의 감상은 따로 적지 않았는데 대강은 여기(링크)에 적어 두었고. 1-2권의 합동 감상은 여기(링크) 적었습니다.
제목을 적다보니 闇の黄金을 어둠의 황금으로 할지, 어두운 황금으로 할지 고민되네요. 끄응; 한국어 실력을 더 키워야겠습니다. 실제로는 더 적합한 단어가 있을텐데 말입니다. 어둠의 황금이라 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합니다.
이번 권을 읽고서는 아예 시리즈 전체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다음 일본여행 때 맞춰 구입할 생각인데 서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라나 싶네요. 안되면 아마존에서 미리 주문해서 받아야겠지요. 뭐, 그 쪽이 편할 것 가기도 한데, 사전 주문을 하면 카드로 긁어야하고 직접 사면 엔화로 사니까요.
잠시 딴 소리 하자면 엔화가 조~금 내려가는 것 같아서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쉬게 될지 어떨지 아직은 알 수 없으니 조금 더 두고 봐야지요. 제 마지노는 1450이거든요. 아직 거기까지 닿지는 않았습니다.
3편의 배경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입니다. 아주 작은 산골마을인데, 그 안의 오래된 성당에서 기적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뿔피리 소리가 들리고 그에 맞춰 유서깊은 예수상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다 무지개가 나타납니다. 이런 복합적인 현상을 두고 마을 사람들과 신부들이 기적으로 인정해달라며 청원을 해옵니다. 여기에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당첨되어 둘이 다시 파트너를 이뤄 내려갑니다. 내려간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산골마을이고 내려오는 전승을 보았을 때는 알프스쪽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다가 보인다니까 .... 도대체 위치가 어디인거야?; 가장 가까운 경찰서 이야기가 있었으니 찾아보면 대강 나오겠지요.
이하는 내용 폭로니까 볼 예정이신 분은 본편을 읽은 후에 열어보세요.
이번 권에서 대 활약하는 것은 로베르토입니다. 2권에 이어 이번에도 로베르토가 열심히 활약하는군요. 한데 이 로베르토의 설정을 곰곰이 따져보면 1권과 상당히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히라가 요제프 코우는 과학쪽의 천재입니다. 베를린 대학 열 다섯에 입학해 열 일곱에 화학 박사를 땁니다.
그리고 이어 물리와 생물학 박사도 스물 전에 땁니다. 그 직후에 연구의 길을 걷지 않고 갑자기 방향을 틀어 바티칸 소속 성도의
좌(聖徒の座)에 들어왔다는군요. 성도의 좌는 바티칸 내의 연구기관이라 해도 크게 다르진 않은데 이 안에 모인 사람들은 대개 두 종류랍니다.
하나는 원래 연구직에 있다가 성직의 길로 들어선 사람, 하나는 성직에 있다가 바티칸의 지원을 받아 공부를 해서 연구의 길을 걷게 된
사람입니다. 히라가는 전자의 대표적인 예고 로베르토는 후자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히라가는 모태신앙을 가지고
있었고 부모님도 카톨릭계 봉사단체에서 봉사를 하다 만났답니다. 하나뿐인 동생 료타가 골육종에 걸려 있어서 1권에서 열심히 일해
치료 지원을 받게 되었는데 료타는 어머니와 함께 있습니다.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다는군요.
로베르토 니콜라스는 히라가와는 달리 조실부모하고 친척의 손에 잠시 맡겨졌다가 카톨릭계 보육시설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로마대학을
들어가 언어학과 민속학을 전공하고 역시 박사학위를 땄습니다. 히라가보다는 세 살인가 많다고 하니 여기까지만 보면 로베르토보다 히라가가 더 천재
같고, 1권에서 묘사된 것을 봐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2-3권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아무래도 처음 설정하고 조금 바뀐 것이 아닌가
싶군요.
그도 그런게 1권에서는 로베르토가 잘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오긴하지만 3권처럼 그렇게 처절하게(...)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3권
초반부에서 히라가가 로베르토랑 의논할 일이 있어 퇴근하며 로베르토를 기다리는 장면의 묘사가 .... 뭐랄까, 사람을 참으로
홀립니다. 히라가의 눈으로 로베르토를 묘사하는 건데, 히라가가 천연계-다시 말해 천연기념물-츠다 마사미의 표현으로는 슈퍼 노멀-로 세상사에 무덤덤한 타입인걸 감안하면 그게 더 절실히 들리거든요. 2권의 언급을 보면 어머니를 빼닮았다는데, 갈색 머리칼에
푸른눈, 항상 스마일인 남자랍니다. 으음; 여튼 이 작가, 고대 그리스 스타일을 참 좋아하는군요. 북구계 외모는 종종 묘사하지만
왠지 내용진행상 찬밥이야.-ㅁ-/
본론으로 돌아가 로베르토는 고서 및 고문서 해독이 전공입니다. 이탈리아어는 기본에 영어는 당연하고 프랑스어, 라틴어, 그리스어가
가능하고 고대 히브리어도 읽을 수 있습니다. 말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여튼 그렇군요. 뭐, 히라가는 영어가 안되지만 독어와
이탈리아어는 합니다. 당연히 라틴어도 합니다. 언어를 많이 아는 것이 딱히 천재라고는 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1권과 3권에서의
괴리는 거기서 연유합니다.
1권에서 암호로 씌여진 것 같다던 일기를 해독하는데 로베르토는 하루 넘게 소비합니다. 하지만 3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쉬운 암호라고는
하지만 동화책 비슷한 책 두 권을 읽는데 한나절 정도가 걸렸나봅니다. 물론 식사시간 등의 시간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문제는 이
동화책이 그냥 동화책이 아니라, 그리스어인데다 전치식 암호를 썼답니다. 그러니까 lotus라는 단어를 orxzv(맞나;;)라고
치환하는 겁니다. 알파벳을 세 자리씩 뒤의 것을 가져다 쓴 것이지요. 근데 저거 그리스어였어요. 책을 펼쳐 들고는 훗하고 웃으며
이정도는 그냥 읽을 수 있어라며 머릿속으로 줄줄줄 읽어냅니다.
이보셈.; 아무리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해도 이건 좀.;
1권에서의 로베르토 활약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2-3권에서 하는 건 이게 인간인지 컴퓨터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허허허. 아마도 2권에서 고행을 겪으면서 성장했는지도 모르지요. 아니면 히라가보다 로베르토가 못났나라는 평가를 받고 순식간에 설정을 덧붙였을수도. 2-3권의 활약을 보면 메리 왓슨앨런 튜링의 청출어람 수제자라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언어학과 민속학과 그 외 방대한 교양을 바탕으로 하여 암호를 해석하는 천재거든요.
3권은 시종일관 어두웠던 1-2권에 비해 상당히 밝고 가볍습니다. 물론 4권에서는 다시 암울해지는 모양인데, 3권 막판에 예상했던
인물이 등장하고 거기서 등장하는 로베르토의 속 마음을 보니 미친듯이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2권에서도 나오지만 로베르토에게
히라가는 굉장한 존재로군요. 그리고 3권의 결론은 역시 312쪽에 있었습니다. 아아. 그 마지막 문단이 결론인거예요. 그 부분을
떠올리면 자음 남발하면서 사무실 안을 굴러다니며 마구 웃고 싶어!
좀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로베르토의 이미지를 딱 한마디로 압축하면 조각상인데 히라가의 외모를 딱 한 마디로 요약하면 큰눈이 될
겁니다. 큰 눈으로 올려다본다는 장면이 은근 많거든요. 당연히 로베르토가 히라가보다 키가 크지요. 이건 나이 문제가 아니라
인종 문제일겁니다. 하지만 로베르토가 히라가에 대해 묘사하는 걸 봐서도, 히라가의 외모도 상당한 수준인가봅니다. 무엇보다
외모에 상당히 민감할 것이라 생각하는 줄리아 사제의 눈에 들었으니까요.-ㅁ-;
역시 3권을 보다가 떠오른 것. 2-3권에 이어 등장하는 모 캐릭터에 대한 의문입니다. 뭐랄까, 지나치게 적합한데 적합하게
등장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퇴마록의 백호와 비슷한 포지션일텐데 하는 짓을 봐서는 야가 리브™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물론 작가가 어떤 쪽을 선호하느냐의 차이이긴 할텐데, 다른 작품을 읽어본 것이 없어 확정은 못짓겠네요. 여튼 그게
조력자냐, 아니면 함정이냐가 궁금합니다. 일단 관련 책자가 더 있는지 찾아봐야지요.
거기에 덧붙여 3권을 읽다가 생긴 망상.
갈 뭐시기의 최종 보스를 물리친 로베르토와 히라가는 악마의 품에서 아기를 구하는데 성공합니다.
아버지를 꼭 닮은 외모의 천사같은 꼬마. 비슷한 짐을 짊어지고 있던 로베르토는 이 아기 역시 자신처럼 클 수 있도록 키우기로
결심하고 바티칸으로 데려옵니다. 그리고 아기는 히라가와 로베르토의 성격을 빼닮은 멋진 소년으로 자라납........(읍읍읍읍읍)
망상도 지나치게 폭주하면 안되는거죠. 흠.
그리고 3권에 등장하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쿠비키리라고 읽어낼 수 있었던 공은 니시오 이신에게 돌립니다.(...)
아마존에서 책 검색하다보니 벌써 5권이 나왔네요. 근데 이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성체 남발을 안 할 수 없군요. 벌써 내용 소개 보고 낚였습니다. 표지보고 설마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는군요. 으학! 여행가면 나온 부분까지 왕창! 사올겁니다.+ㅁ+
두 권 모두 빙고님께 빌려 보았습니다.
이제 3권 볼 차례인데 아직은 시간이 걸리겠네요. 그리고 아마존에서 검색하다보니 만화책도 한 권 있습니다. 다만, 소설의 표지는 트리니티 블러드의 삽화가인 토레스가 담당했는데 만화쪽은 다른 사람입니다. 표지를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그 갭이 은근히 큽니다.; 소설 표지 이미지를 보고 움직이고 있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저런 모습이 아닌데 싶어서 말입니다.
기본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티칸의 여러 기관 중에는 각지에서 카톨릭(천주교)와 관련한 기적들을 조사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히라가와 로베르토는 신부이자 연구자로써 그런 기적들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러 다닙니다. 1권의 앞부분에는 프롤로그로 이들이 조사하게 되는 사건과 관련이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부분이 제게는 진입장벽으로 다가오더군요. 그 부분을 지나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일하는 기관의 건물을 설명하는 장면은 참으로 멋집니다. 진짜 제가 그 안쪽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더군요. 읽고 나면 로마 여행에 대한 지름신이 소환되어 통장을 털게 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동양-정확히는 일본계 신부인 히라가, 이탈리아인인 로베르토는 나이차이는 나지만 사이좋은 친구입니다. 물론 BL 요소가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런 상상을 일으키고 싶지 않더군요. 신부라는 직업 때문만은 아니고, 의지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친구인 두 사람을 오해(...)하고 싶지 않다는 순수한 감정에서 입니다. 딱히 BL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이 두 사람은 이렇게 남아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미궁시리즈의 쿄와 잇페를 보면서 드는 생각과 비슷하군요.;
각권의 내용은 발설하면 재미가 반감되니 일단 접어두기로 하고, 1권의 배경은 남학생 기숙학교로 제목이 '黒の学院(검은 학원)', 2권의 배경은 열대에 가까운 아프리카의 나라로 제목은 'サタンの裁き(사탄의 심판)'입니다. 아래 접어 놓은 곳은 아주 내용 작정하고 쓸 예정이니 읽으실 분은 보지 마시어요.-ㅁ-;
1권은 기숙학교를 가지고 있는 어느 커다란 성당에서, 수녀 중 한 명이 처녀로써 수태를 했다 하며 알려오는 바람에 자세한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히라가와 로베르토가 함께 파견됩니다.
히라가는 희귀병에 걸린 동생 료타의 치료비 지원을 바티칸에 신청한 상황에서 '이 건을 잘 해결해야 치료비 지원이 된다'는 말을 듣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듭니다.(...) 어차피 히라가나 로베르토나 둘다 신부이고, 직업은 기적조사관인 셈이니 본인 직업의식이기도 하지만 1-2권을 읽다보면 둘다 만만치 않은 광(狂)입니다. 히라가는 '기적'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조사에 매달리는 과학자, 로베르토는 고서광. 그런 면모가 1권, 2권에서 잘 드러납니다. 1권에서는 히라가의 모습을, 2권에서는 로베르토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빙고님도 말씀하셨지만 나치스를 트릭으로 가져온 것은 조금 걸렸고, 거기에 처녀임신 트릭은 의외로 쉽게 알았습니다. 이미 다른 책에서 그 비슷한 트릭을 쓴 적이 있거든요. 그 때문에 대강 짐작은 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 몇몇이 아무것도 아닌 지나가는 인물 취급 당한 것은 참 아쉽습니다. 세바스찬이라던가 세바스찬이라던가 세바스찬이라던가. 거기서 그냥 끝내는 바람에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 하나가 그대로 사라졌다... 흑흑흑.
2권은 가상의 국가가 배경입니다.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아프리카 국가인데, 굉장히 오래된 수도원이 하나 있지요. 국교가 카톨릭에 가까울 정도로 신실한 사람들이 있지만 초원 지대 쪽에는 아직 아프리카 토착 신앙에 매달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수도에서 한참 더 간 곳에 위치한 한 수도원에는 예언자라 불리는 신부(수사?)가 있었습니다. 독특한 그림을 그리고 예언시를 썼는데 그것들이 척척 들이 맞아서 관련 책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지요. 이 사람이 죽은 뒤에도 몇 년 간이나 그 시신이 썩지 않아서 성인 인증을 위해 바티칸에 신청을 했더랍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파견되었지요.
2권의 트릭이나 상황은 우연이 겹친 것이 많아 아쉽긴 한데 그래도 마무리는 나쁘지 않습니다. 3권과 그 뒤의 이야기에 대한 여운을 남겼는데, 그걸 봐서는 아마 시리즈가 10권 안으로 끝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군요.; 설마하니 적들을 다 물리치고 났더니 새로운 적이 또 등장한다던가?
그나저나 애초부터 그런 외모에 성격이 천사같은 인물에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고 있는 걸 보았음에도 로베르토가 싫어하는 걸 보니 뭔가 있다 싶었는데 역시나. 히라가 신부님도 고생이군요. 앞으로가 험난해보입니다
그리하여 결론은?
재미있긴 하나, 이건 아마 한국에 번역되어 나오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나오더라도 만만치 않을듯. 이건 번역할 때 천주교 성경 두고 일일이 비교하면서 번역해야할 부분이 여럿 있거든요. 신자가 아닌 저는 기도문은 폴짝 건너뛰고 읽었는데 읽으면서도 좀 아쉽더랍니다. 제가 배경지식이 더 있었다면 마음껏 보았을텐데요. 사제와 신부와 수사에 대한 차이라든지, 수녀님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그리고 그 후폭풍으로 천주교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ㅅ-; 세례 받을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교리공부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공부해보고 싶더군요. 다만 개신교는 여전히 반사. 전 개신교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덧붙여서 표지만 토레스고 내부 삽화는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좋아요./// 표지의 이미지가 등장인물하고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