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여행기에서 이어집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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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4_첫 날의 마구잡이 사진들_1

여행기는 10개도 되지 않을 겁니다. 체력 저하도 그렇거니와, 이번에는 P330을 꺼내 들었다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 혼재되어 있다보니 분산되었거든요. 주제에 따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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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기의 마지막 사진이 이거였지요. 이 사진과 그 앞 사진 사이에는 꽤 많은 여정이 있었습니다.

 

일단 숙소에다가 가방을 던져 놓고 정리한 다음, 노트북도 내려 놓고 가볍게 움직입니다. 그 때까지 제 가방에는 노트북과 아이패드가 함께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다음 여행에는 아이패드가 아니라 아이패드 프로가 함께 할 가능성이....;

 

이 시점에서 가장 급한 것은 카페인이었습니다.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고요.

그야, 아침에 라운지에서 마신 머신용 카페라떼 한 잔이 카페인의 전부였으니까요. 예전에는 기내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실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안하는 모양입니다. 오가는 항공기의 기류가 좀 안좋아서 뜨거운 음료 마시기도 미묘하긴 했지만요. 그래서 숙소에 짐을 두고는 가장 먼저 긴자 식스로 갑니다. 아직도 비가 추적추적 오고 있으니 가서 우산을 사거나 할 생각도 있었고, 6층에 있다는 츠타야와 스타벅스를 가볼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츠타야 옆에 있는 스벅이 리저브 점이라서 드립 커피도 마실 수 있거든요.

 

 

다들 에스컬레이터 앞의 이 사진을 올리더군요. 가장 찍기 쉬워 그럴겁니다.

 

앞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는 츠타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서점으로서, 혹은 서점을 포함한 지식배양의 토양으로서 자신을 자랑하는 츠타야를 경멸하는 쪽입니다.(먼산) 경멸이라는 강한 단어까지 골라쓴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9329088 

 

지적자본론

‘츠타야서점’을 기획해 성공시킨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 철학은 기업(비즈니스 업계)뿐 아니라 혁신과 참신한 기획을 구상하는 사람들

www.aladin.co.kr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을 읽고, 다카야시립도서관을 보고 그 도서관으로서의 철학과 운영방침을 보고, 다시 돌아와 츠타야서점의 모습을 보고 나면 이게 허영인가 싶거든요. 겉은 보기 좋고 멀쩡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텅 비어 있는 느낌입니다.

 

이 부분은 몇 번 지적한 적 있기도 하고 앞서 여러 번 글을 올리긴 했는데, 지금처럼 뇌가 텅 빈 상태에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군요. 다만, 제가 이상형으로 삼는 서점은 구 버전의 교보문고와 하카다역의 마루젠입니다. 도서관의 형태에 익숙해서 그런지 대형 주제 아래 세부 주제가 있고, 그 아래 다시 일정 규칙과 함께 주제가 나뉜 도서들을 보는 쪽이 좋습니다. 노란 불빛 아래에서 그윽한 분위기로 책을 보는 것보다는 환한 조명 아래서 내가 원하는 책을 찾고 한 번에 모아 보는 쪽이 훨씬 취향입니다. 팔릴 것 같은 책들과 다른 상품들을 묶어 놓는 건 서점이라기 보다는 편집샵, 안테나샵이지요. 그게 지금의 독자들에게 유용하다고 주장한다면, 글쎄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독자들이 아니라, 쇼핑을 하려는 이들에게 유용한 것이지요. 일본의 서점은 도서관의 연장선이라고도 가끔 생각하는 터라 더 그렇습니다. 제가 서점에 바라는 건 주제에 따른 브라우징이 가능한 공간일 것-이란 점이거든요. 내가 원하는 책이 있을 때, 유사한 주제의 책을 서로 비교하며 보고 함께 확인하여 내게 맞는 책을 직접 고를 수 있을 것. 그리고 그런 정보를 서점직원이 제공할 수 있을 것.

음. 츠타야에게는 무리일까요.

 

하여간. 긴자 식스의 츠타야는 책을 파는 서점이 맞긴 합니다. 하지만 미묘하죠.

 

여기가 아코메야라고 주장해도 그냥 넘어갈 것 같은 모습. 귀엽긴 했습니다. 여행 선물용으로도 나름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그 다음 날 찍은 사진이긴 합니다만. 이날 아버지가 부탁한 다른 도서를 찾으려고 했다가 실패한 현장입니다. 책이 다 전시된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조명도 책 읽기에는 영 좋지 않지요. 읽기는 커녕, 고르기 위해 훑어볼 때도 눈이 좀 피로할 것 같은 조명입니다.

 

 

 

건축 관련 분야만 모아 찍었는데, 모아 놓은 책은 재미있어 보이지만 음, 다양한 책을 갖춘 서점이라기 보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편집샵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서점 주인의 취향을 보는 독립서점이 커진 모습이라고 해야하나. 긴자점이라 그런지 일부러 일본문화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모아놓고, 일본 전통 문구라든지도 모아뒀지만 미묘하죠. 매상이 나올까 싶은 정도입니다.

그래도 엊그제 트위터에서 다이칸야마 츠타야는 매상이 꽤 높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기사를 어디서 봤더라...? 이거 찾느라고 검색하다가 긴자 식스의 츠타야나 다이칸야마의 츠타야를 칭찬하며 개성적인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서점이라고 하는 글도 봤습니다. 음. 저랑은 서점에 대한 관점이 많이 다른 분....'ㅂ'a

 

 

 

 

아 그래서. 커피 마신 이야기는 해야지요.

스벅 리저브점에 왔음에도 살 것이 없다고 G는 통탄했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고요. 딱 이거다 싶은 물건이 눈에 안 들어오니 그냥 커피만 주문하고 맙니다. 대신 한국에는 없고 일본에는 있는 스벅 상품, 오리가미라고 이름붙인 드립백은 삽니다. 도쿄블렌드는 특히 도쿄에만 팔거라서요. 다른 국가에는 갈 일이 거의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뭐.

 

스벅 매장은 일반매장과 리저브매장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정확히는 리저브의 바 부분은 주문과 함께 자리를 잡기 때문에, 이날은 조금 기다렸다가 입장했습니다. 오후 2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는데 사람이 많았습니다.

 

 

주문한 커피가 뭐였는지는 옆의 카드가 알려줍니다. 더불어 수첩에도 적어뒀네요. G는 온두라스를 푸어오버로, 저는 수마트라를 사이폰으로. G는 아이스를, 저는 따뜻한 걸 주문했습니다. 옆의 케이크는 딸기모찌케이크. 아마도 중간의 시트가 찹쌀가루 들어간 제품이 아닐까 하는데, 잘 안잘리더라고요.-ㅠ- 그래도 커피가 있으니 행복합니다. 하.-ㅠ-

 

잠시 커피를 마시면서 쉬다가 실시간 일기예보에 비가 잦아든 걸로 보여서 우산은 안사기로 하고 도로 나갑니다. 목적지는 애플 스토어였지요.

 

 

이번 여행을 가기 한참 전부터 G는 제게 같이 핸드폰을 바꾸자고 제의를 해왔습니다. 왜 이런 제의를 했냐면, G의 현재 핸드폰과 L의 아이패드가 모두 다 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G의 핸드폰은 XR이었고, 이토야 근처에 있었던 애플스토어 긴자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이번에는 애플스토어 위치가 바뀐 것 같던데 말입니다. 하여간 XR이 기지국 전파를 잘 잡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서 SE2를 새로 구입하고는 남는 기기인 XR은 G에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G의 핸드폰이 추락하면서 자연스레 제가 쓰던 XR로 교체했지요. L의 아이패드도 비슷한 경로로 넘어갔습니다. 제가 아이패드를 떨구면서 가장자리가 깨졌고, 전체를 감싸는 케이스를 구입해서 넣으면 L도 쓸 수 있겠다 싶어서 넘겼습니다. 어... 그 둘의 가격이 꽤 크긴 하지만 뭐... (먼산)

 

그런 연유로 G는 얼마전부터 핸드폰을 사주겠다고 말했고요, 저는 대부분의 게임을 아이패드로 돌리고 있는 터라 핸드폰의 성능에는 크게 불만이 없습니다. 다만 몇 번 떨어뜨린게 문제인지, 핸드폰은 다치지 않았지만 일반전화 수신이 ... 아니, 이런 이야기까지 할 필요는 없지요.OTL

이전부터 실물 핸드폰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한터라, G랑 같이 긴자의 애플스토어를 찾아갔습니다.

 

 

위치는 이쯤입니다. 긴자역보다는 신바시에 가까운가요. 아니, 긴자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긴자의 메인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나오니까요. 그리고 긴자다 보니 이런 가게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가게 말입니다. 파텍 필립......

 

https://twitter.com/esendial/status/1615102884663930880?s=20&t=XU2jNiyurU5dk4t1CHtggQ

 

트위터에서 즐기는 Kirnan

“G: (파텍 필립을 두고) 저게 뭔데? K: 음... 음... 그러니까 BL광공소설이나 웹소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표현되는 시계 브랜드. G: 아, 그럼 태그호이어 같은? K: 그건 여기 비교하면 (일반적인)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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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걸어가며 사진 찍고는 G랑 이런 헛소리를 잠시 나눴지요.

G: (파텍 필립을 두고) 저게 뭔데?
K: 음... 음... 그러니까 BL광공소설이나 웹소에서 가장 비싼 시계로 표현되는 시계 브랜드.
G: 아, 그럼 태그호이어 같은? K: 그건 여기 비교하면 (일반적인) 스포츠웨어 수준이고.

덧붙이자면 태그호이어도 긴자에 매장이 있습니다. 저 큰 도로 따라 걸어다니다가 보았거든요.

 

재벌빙의/회귀물 중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그러나 지금 다시 읽으라면 못 읽을 『재벌가 망나니』에서도 등장했지요. 파텍 필립을 통째로 구입하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 소설 다시 못 읽게 된 원흉이 푸틴인데. 주인공이 푸틴이랑 손잡고는 (하략)

 

여튼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내가 키운 S급들』에서 언급된 시계도 파텍 필립 아니었던가요. 『이달의 정원』에 나온 시계는 작가님 오피셜로는 까르띠에였습니다.

 

 

 

애플스토어에서는 G의 핸드폰만 보았습니다. 보고 확인했는데, XR과 아이폰14, 아이폰SE2의 RED는 모두 색이 다릅니다. 취향은 XR쪽에 가깝더라고요. 이번 14였나 14맥스였나의 빨강은 빨강이라기보다는 빛 바랜 다홍에 가깝습니다. 빨!강!의 느낌이 아니더라고요.

원래도 핸드폰 바꿀 생각은 없었던 터라 저는 그냥 아이패드 프로로 눈을 돌렸는데.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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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가격이 173만원에서 시작하는 걸 보고 정신을 잃을뻔 했습니다. 아니! 이전에는 가격이 이정도로 비싸진 않았다구! 아니! 근데! 아니!

 

사려면 적금을 들어서 구입해야하는군요.OTL 173만원짜리 게임 기계라, 과연......

 

 

가격은 그 뒤에 알아봤으니 애플 스토어 둘러본 다음에는 이토야까지 갑니다. 거리 상으로 보면 효율적이진 않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면, 한창 피크민 블룸을 하고 있었거든요. 메인 거리를 걸어가면서 주요 건물들에 있는 꽃들을 신나게 흔들어 꽃잎을 수확하며 지나갑니다.

 

 

일본은 진짜 꽃밭이었어요.'ㅂ'

 

 

 

 

이토야에서는 특별히 찍은 사진이 없습니다. 테누구이(길다란 천) 구경 조금 하다가, G가 사고 싶어하던 빠이롯트의 펜 몇 자루를 사다가, 근처에 있는 무인양품으로 넘어갔습니다.

 

 

 

무지 호텔은 같은 블럭에 있는 걸로 잡힙니다. 그보다는 무지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상층이 무지 호텔인가 싶더라고요. 아마도?

 

무지에는 수저랑 작은 접시를 사러갔습니다.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서 음식을 사오면 먹기 편하게, 아예 젓가락하고 티스푼, 포크 등을 사오려 했지요. 최근의 일본여행 때는 거의 무지에 가서 커트러리를 사오는 일이 많습니다. 돌아올 때는 어차피 짐을 부치니까 포크를 넣어와도 문제 없고요.

 

 

 

하. 드디어 어제의 마지막 사진을 붙일 수 있습니다. 가운데의 알루미늄 페트병들은 무지 플래그샵에서 본 신상품들입니다. 하지만 이중 맛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는게 함정이라면 함정이죠. 오른쪽의 갈색병은 메론소다였고, 딱 메론소다입니다. 색은 예쁘지만 마실 생각은 그닥 나지 않는 색소맛 첨가물향의 메론소다. 밀크티는 G말로는 매우 맹했다고 하고요. 그 뒤의 차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이라길래 진한 맛을 기대했는데 향신료가 들어간 맹한 밀크티. 복숭아소다는 딱 생각하던 그대로의 맛이었지요.

 

그 옆으로 보이는 포장들은 미츠코시 지하 식품매장에서 가져왔습니다. 사진으로는 안보이지만 로스트비프 초밥, 소고기가 들어간 양념찰밥, 연어알 주먹밥, 탕수육 등등.

 

엇. 이제 슬슬 마무리 해야겠네요. 저녁 식사가 일정 마지막은 아니었으니, 그 이야기는 다음편으로 넘깁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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