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른 글에도 적은 적이 있지만, 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빵집'은 나폴레옹 본점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그렇습니다. 이사올 때만해도 집 근처에 동네빵집이 몇 개 남아 있었는데 그 몇 년 사이에 하나 둘 없어지더니 이제는 T뭐시기와 P뭐시기만 잔뜩 있습니다. 처음에야 좋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니 비슷비슷한 빵에 물려서 안가게 되더군요. 요즘 가는 동네빵집은 출근길에 있는 빵집입니다.

한데 집에서 좀 많이 멀긴 하지만 동네빵집이 있긴 합니다. 효자동-그러니까 통인시장 바로 옆에 있는 빵집이지요. 이전에 Aw랑 같이 가서 빵을 사보고는 상당히 마음에 들어 지금까지 세 번 갔습니다.(...) 세 번 밖에 안 갔으면서라고 하실지 몰라도, 여기 가기가 은근히 어렵습니다. 빵만 사러 가기에는 어중간하게 멀고, 그렇다고 주변에 돌아다니며 놀자니 제가 놀만한(...) 공간이 아니고요. 요즘엔 거의 홍대쪽을 돌아다니니 더 그렇지요. 집에서 편하게 나가 노는 것은 그냥 집 주변 돌아다니면 되고, 조금 멀리 나간다 하면 그냥 홍대를 가지, 효자동까지 가게 되지는 않습니다. 어중간한 거리가 문제라니까요. 게다가 버스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직동에서 내려 통인시장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니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은?
걷기.ㄱ-;
교통비를 무진장 아끼던 대학교 시절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종종 걸어다녔는데, 나이를 먹다보니 이젠 쉽지 않네요. 그래도 가끔 효자베이커리에 가고 싶은 마음이 체력을 이기면 가곤 합니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습니다.

혹시 모르니 교통카드 챙기고 돈 챙기고 해서 운동 나간 김에 멀리 나가겠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건 그 1시간 40분 뒤. 왕복 두 시간 각오하고 나갔는데 생각보다는 덜 걸렸습니다. 대신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되고 집에 와서 씻고 난 뒤에도 몸에서 열기가 안 빠지더군요. 더위 먹은 것이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가서 사온 것은 두 가지. 원래는 체크쿠키만 사오려고 했는데 사자-G는 양이라고 합니다-를 보니 또 들고 오고 싶더군요. 두 개 합하여 7천원. 이정도면 충분히 살만합니다. 계산하고 나오려 할 때 아주머니가 입 심심할 때 먹으라며 치즈빵 몇 개를 집어 주시네요.-ㅠ-


차라리 몰랐다면 마음 편했을 것을,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네빵집을 발견한터라, 호기심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는 자주 들락날락 할 겁니다. 아.. 그 때마다 이렇게 땡볕을 걸어 가야한다니 싱숭생숭하네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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