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베이커리의 버터쿠키는 홍콩여행을 다녀오고도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 이전에 리뷰를 올렸으니 이번에는 사진만 올려봅니다.

그러니까 발단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 모든 지름의 원흉은 스트레스였지요. 12월 막판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갑자기 홍콩 제니 베이커리의 쿠키가 확 땡기는 겁니다. 근데 땡겨도 홍콩이면 살 수 없잖아요? 그런데 지난번에 비슷한 이유로 충동구매 욕구가 들었을 때 이미 찾아놨던 곳이 있습니다. 모 네이버 블로그에서 구매대행을 해주더군요. 가격은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대행해주는 곳이 있다니 덥석 물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블로그에 가격을 공지하면 상업적 블로그로 판단하고 제재를 받는다더군요.'ㅅ'

하여간 그런 이유로 G를 꼬드겨 같이 질렀습니다. 크리스마스 배송 대란을 넘어 12월 마지막 날에 도착했지요.



우체국 택배 박스. 저는 홍콩에서 바로 오는 줄 알았는데 한국 어드메를 거쳐서 들어오는 모양입니다.-ㅂ-;




속에서 나온 것은 펭귄 쿠키, 제니 베이커리의 버터 쿠키 4종류 작은 캔입니다. 거기에 태공 옆으로 지팡이 막대 사탕이 보이지요.




포장을 풀면 이렇습니다. 앞에 보이는 펭귄 쿠키는 기화병과의 제품이랍니다. 캔이 귀여워서 도저히 못참고 덥석 질렀습니다. 펭귄 귀여워요, 펭귄! 이 모든 펭귄 중독의 원인은 연말에 보았든 『스파이 펭귄』입니다.(...)




쿠키가 캔의 귀여운 펭귄만큼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새초롬한-어떻게 보면 중국 미인처럼 보입니다. 맛은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의 초코 + 버터쿠키. 맛은 조금 더 버터버터한 버터쿠키로 체크쿠키를 만들었다 하면 비슷할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어보았던 체크쿠키는 조금 단단한 편이어서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지요.




제니 베이커리의 쿠키는 아직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손을 대는 순간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 되어 한 통을 금방 비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일단 참을 수 있을 때까지는 참아볼 예정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고이 보관하면서 "난 스트레스 받을 때 바로 먹을 수 있는 쿠키 한 통을 가지고 있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최후의 보루?
어떤 의미에서는 쿠키 자체보다는 쿠키를 구입한다 + 최악의 순간에 먹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생각 때문에 구입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어디선가는 이걸 마약쿠키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인데 먹어보는 건 이번이 두 번째 입니다. 예전에 Sh님이 여행 선물로 들고 오셨다고 기억하거든요. 그 때는 몇 개 안 집어 먹고, 제대로 먹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손이 계속 가더군요. 최근 몸무게 상승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크흑....;ㅠ;



태공이랑 비교하면 캔의 크기는 짐작이 가실터인데, 편의점에서도 파는 데니시 캔쿠키보다는 작습니다. 하지만 빽빽이 들어찬 과자를 보면 양이 적다는 말은 안 나옵니다.




제니 베이커리에서 파는 쿠키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하나는 견과류나 말린 과일이 들어간 단단한 쿠키로 아망디에랑 비슷한 타입이라고 보시면 얼추 맞을 겁니다. 그건 8가지 종류를 섞어서 담아준다나요.
제가 D님께 부탁드린 건 4종류(4mix)로 버터링 쿠키랑 사브레 비슷한 쿠키를 포함해 4종의 쿠키가 들어 있습니다. 어찌나 잘 들고 오셨던지 깨지거나 부서진 것이 없더라고요.+ㅠ+




사진 왼쪽 하단은 커피맛 버터링 쿠키. 그 오른쪽은 커피맛 버터쿠키입니다. 사진 오른쪽 상단에는 버터링 쿠키, 그 왼쪽에는 사브레에 가까운 버터쿠키가 있습니다. 커피맛 버터쿠키는 버터쿠키보다는 조금 단단한 식감인데 저는 커피맛의 두 종류가 가장 좋았습니다. 버터쿠키나 버터링 쿠키는 조금 느끼하더군요. 하지만 이것도 중독되면 손이 한도 끝도 없이 갑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쿠키들은 단맛이 중심인데 여기 보이는 쿠키들은 몽창 짠맛 기반입니다. 정말로요. 버터를 가염버터로 썼나 싶을 정도로 짭짤한 맛이 돕니다. 해태 버터링쿠키를 떠올려도 이것보다는 덜 짭니다. 수입 버터링 쿠키도 대체적으로 단맛이 강하고 짠맛은 그리 강하지 않은데 싶은걸요. 근데 이건 짭짤합니다.

그 짠맛이 사람을 홀린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기 보이는 쿠키의 대부분은 제가 먹었습니다. G는 몇 개 손을 안 대더군요. 취향이 아니었나봅니다. 커피가 옆에 있으면 한통 먹는 것은 일도 아니겠다 싶은 정도로 쑥쑥 들어갑니다. 한 통만 주문한 것이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OTL

찾아보면 구매+배송대행 해주는 곳도 있는 모양인데 그렇게까지 해서 먹으면 안될 쿠키입니다. 그러니 이 맛은 고이 기억 속에 묻어 두었다가 나중에 홍콩 가시는 분이 있으면 도로 꺼내 들어서, 한 통만 부탁하는 정도로....;ㅠ;




덧붙이자면 첫 맛에는 그리 땡긴다 싶진 않습니다. 평소 간을 약하게 해서 먹으니 짠맛이 도드라졌거든요. 하지만 익숙해지면 그 뒤는 무섭습니다.ㄱ-;
보통 한 달에 한 번 있는 생협 모임에는 간식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때문에 간식 반입이 가능한 카페를 찾는데, 주로 스타벅스에서 모이게 되는군요. 스벅의 샌드위치랑 음료를 곁들여 여러 간식들을 그 자리에서 나눠먹기도 하고, 나눠 가져가기도 합니다. 주 목적은 책과 정보 교류, 부차적 목적이 간식인데 요즘은 주와 부가 바뀌는 느낌입니다. 아니, 요즘만 그런게 아니라 항상 그렇긴 해요. 하하하하하.-ㅁ-;



스벅 쌀콩빵은 늦게 가면 다 팔리고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미리 하나 사두었습니다. 커피는 그란데 사이즈로. 미리 자리를 잡고 앉아 미친듯이 번역을 합니다.


그러는 사이 한 두 분 오시기 시작하는데...


먼저오신 Sh님이 꺼낸 것. 겐지파이라고도 부르는 팔미에로 홍콩에서 들고오신겁니다. 개중에는 돼지고기가 들어간 신기한 버전도 있습니다. 하기야 장어파이도 있는데 뭐..-ㅂ-;




아무리봐도 누네띠네 같은데 설탕 아몬드를 올렸다 하면 얼추 맞습니다. 플로랑탱 + 파이 버전인 셈이지요. 아빠는 요리사에서는 이 플로랑탱으로 과자집을 만들던데, 이건 그러기엔 너무 강도가 약합니다.




그 주 목요일인가에 신세계 본점 지하매장 갔다가 발견하고 호기심에 사온 겁니다. 초콜릿으로 코팅한 터키시 딜라이트인데 이건 장미향입니다. 실제 먹어보면 초콜릿으로 코팅한 장미젤리에 가깝습니다. 의외로 부담없는 장미향이 나더군요. 달긴 달지만 진짜 터키시 딜라이트보다는 아마 덜 달겁니다. 하도 예전에 먹어보아 맛을 잊었군요..-ㅂ-;




오리역 어드메에 있다는 치즈케이크집. 개당 4500원으로 크기를 생각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맛을 보면 납득합니다. 치즈맛이 지이이인한게 상당히 괜찮더군요. 실제 크기는 태공이랑 비교하면 아실텐데 작은편입니다. 하지만 케이크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습니다. 치즈케이크를 아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 케이크라면 가끔 생각날 겁니다.-ㅠ-



이건 과자 뚜껑입니다. 무슨 과자냐 하면...




역시 홍콩에서 날아온 쿠키입니다.
먹으면서 생각했지만 홍콩 과자들은 상당히 기름집니다. 근데 원래 쿠키는 좀 기름져야 맛있게 느껴지잖아요. 기름지고 짭짤한 것이 입에 당기는 것처럼 이 과자도 그렇습니다.-ㅠ-
아삭아삭 부서지는게 술안주 같기도 하고요. 그게, 코코넛칩이랑 시리얼을 섞은 것도 있었거든요.




이 날 등장한 다른 간식중에 과일 젤리가 있었는데, 언젠가 한 번 올렸던 긴자의 과일젤리와 비슷합니다. 그 다운그레이드 버전 같은 맛이더라고요. 새콤새콤한게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그 통이 저렇게 길죽하게 생겼는데, Sh님이 태공을 집어 가시더니 저렇게 앉히시더군요.




어제 올린 낚시하는 태공은 여기서 탄생했습니다. 역시, 포인트는 접힌 옆구리살. 요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긔..; 그러니 운동합시다.;;
청계천 상류, 그러니까 종로2가쯤의 청계천 주위의 새 빌딩들이 뜨고 있다더니, FIKA도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일요일 약속이라 이날 아침 일찍 움직여 갔는데, 사람이 점점 많아지더니만 셈라도 금방 떨어지고 없더군요.



일찍 도착해 받아 먹을 수 있었던 셈라.-ㅠ- 어떻게 보면 뻑뻑한 빵에 우유 적셔 먹는 것과 다를바 없는데 그래도 맛있습니다. .. 솔직히 말하면 낱개로 파는 쿠키를 제외하고, FIKA에서 파는 메뉴 중에서 가장 저렴할겁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3시간 후.;
여행 다녀오신 분이 선물을 잔뜩 풀어 놓아 한 상 가득 내려 놓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먹은 것보다는 나눠서 싸들고 간 것이 많지요. 음료도 각각 주문했기 때문에 상이 가득찼습니다.-ㅁ-




가장 기대하고 있던 것이 이 파인애플 과자입니다. 대만의 펑리수가 더 유명한 것 같은데 홍콩에도 파인애플 케이크가 있긴 있더군요.




그 아래 보이는 검은 뚜껑의 병은 G가 파리에서 사들고 온 안젤리나의 마롱크림입니다.  그 바로 옆에 있는 건 페닌슐라만다린 오리엔탈의 장미잼입니다. 향이 너무 강렬해서 다들 맡고는 절레절레..; 참고로 이 모임에서 장미식품을 좋아하시는 분이 둘 계십니다. 그 두 분은 좋아하시더군요. 핫핫;




그리하여 여행 선물로 이런 물품을 받았습니다. 밀크티 두 종, 믹스 커피 하나, 얼그레이 티백, 과자 세 종.
...
사진 위쪽의 과자 두 종은 G랑 같이 먹겠다고 따로 서랍장에 넣어놓고는 여태까지 잊고 있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OTL




과자 이름이 鳳梨네요. 이름은 참으로 멋진데.




꺼내서 반으로 가르면 저렇습니다. 속에 뻑뻑한 파인애플 잼이 있는데, 대만에서 가져온 것과는 맛이 사뭇 다릅니다. 대만 펑리수가 더 맛있어요. 이건 겉의 케이크는 단단하고 약간 퍽퍽한 느낌에, 속도 뻑뻑합니다. 흑;ㅂ; 홍콩에서 온 것인데 이걸로 홍콩의 파인애플 케이크는 안 사와도 되게다는 교훈을..OTL


하지만 위의 사진에서 립톤 밀크티 믹스는 우유에 타서 먹은 G가 굉장히 맛있다고 극찬했으니 다음 일본 여행 때 찾아볼 수 있으면 사오렵니다.

그나저나 대만엔 언제쯤 갈 수 있을까..;
그렇게 이치모치에서 열심히 먹어 놓고는 청키면가도 가봐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 이치모치에서 청키면가까지 걸어갑니다. 그렇게 멀진 않습니다. 제 걸음이라면 걸어서 20분? 게다가 합정쪽에서 홍대로 가는 길은 대체적으로 내리막이거든요. 거꾸로 간다면 좀 힘들겠지요.;

5시 오픈 시간에 맞춰 가겠다고 갔는데, 인원이 많았음에도 오픈시간 거의 맞춰 가서 그런지 바로 들어가 앉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메뉴는 제각각입니다. 돌아가며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다 시켜보았지요.



하지만 문제는 이름을 기억 못한다는 것..-ㅁ-;
이게 완탕면이던가요..;




음, 스지 완탕면?;




제가 시킨 거였는데 완탕과 수교만 들어가 있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분들 것만 죽 찍었는데 새우가 들어간 만두는 완탕, 돼지고기 만두는 수교, 쇠고기는 스지인듯합니다. 이름이 헷갈리지만 뭐,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지요. 메뉴에 사진도 들어 있으니 헷갈릴 일도 별로 없고 말입니다.


이날 점심부터 시작해서 내내 먹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면은 피하고-게다가 면이 꼬들꼬들하다 해서 지레 겁먹었음; 전 푹 퍼진 면이 좋습니다-좋아하는 만두로 시켰습니다.
티이타님이 리뷰 올리시면서 홍콩의 향이 난다 하셨는데 과연. 독특한 향이 납니다. 국물에서도 한약재랄까, 거기에 고기냄새가 섞인 그런 달달한 향이 나네요. 국물은 조금 마시고는 제게는 간간하다 싶어 두 손 들었고 만두는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ㅠ- 완탕이나 수교나 탱탱한 식감이 좋았습니다. 달걀면도 먹어보았는데 컵라면 면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그보다 덜 느끼하고 더 얇지만 가장 비슷한 비유를 들자면 그렇습니다. 게다가 그릇이 작다고는 하지만 먹다보면 포만감이 꽤 들 것 같더군요.

사실 만두만 포장해와서 언젠가 집에서 만두파티를 열어보고 싶은데 포장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포장이 되든 안 되든 여기도 조만간 다시 갈겁니다. 사람 더 많아지기 전에 오픈 시간 맞춰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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