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커피에서 다시 홍차모드로 돌아섰습니다. 카페인 문제가 크죠. 최근 커피 카페인에 반응해서 밤잠을 푹 못자는 상황이 된 뒤로 커피 카페인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거기에 갑자기 아이스티가 마시고 싶어져서 조그만 티포트에 홍차를 우려 적당히 마시고 있습니다. 아, 물론 하도 오랫동안 홍차를 우리지 않아서 맛은 ... 추천 못할 정도입니다. 아하하. 밖에 나가서 이런 홍차 마시면 당장에 뛰쳐 나올겁니다. 돈 주고 마시는 것이 아니고 적당히 찬 음료가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거니 놔두는 거죠.


어느 분이 보시면 아주 반기실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접시에 눈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팬케이크를 예쁘게 담아 올릴만한 접시 말입니다. 이글루스의 모님이 튀김 사진을 올렸는데 저는 튀김보다 그 옆에 있던 브렘블리 헷지 접시에 눈이 휙 돌아갔더란 거죠. 하하하. 하지만 브렘블리 헷지는 예쁘기는 하지만 그림이 너무 화려해서 살짝 취향에 벗어나고-그래봐야 몇 년 지나면 또 마음이 바뀔지 모릅니다-환율 문제로 눈감고 있습니다. 지금 노리고 있는 것은 비밀. 이건 이후에 구하게 되면 따로 글 올리겠습니다. 앤틱이나 고가의 접시는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G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대마법사나 솔로부대 외에도 또 하나의 라인이 있더군요. 그러니까 솔로로 2*년을 보내면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한다나요. 후후후. 그렇다면 저도 승천한지 몇 년차쯤 되겠네요.
로맨스 소설을 보면 종종 결혼을 하기 싫어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너희들은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인 이상 연애하고 결혼하게 될거야라고. 전 로맨스 소설 주인공도 뭐도 아니니 안될겁니다. 훗. 후후훗.
(애초에 할 생각이 없다는 것도 있지만..;)

로맨스 소설은 볼 때 재미있긴 한데, 밀고 당기는 좋아하는 부분만 보고 나서 끝내니 보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일본소설과 읽는 속도는 비슷한셈인데 무게는 로맨스 소설이 훨씬 더 나가지요. 그래서 도서관에 책 반납할 때는 어깨와 팔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OTL 말은 이리하지만 브리저튼 시리즈 남은 것을 빌려다 볼 생각이니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도 만만치 않을겁니다.

그날도 원래는 시폰만 들고 올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예측불허. 그런 고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제게도 닥쳤습니다. 눈 앞에 놓인 저 먹음직, 아니 때깔좋은 몽블랑을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지요. 진지하게 고민하였지만 카드는 제게 긁어달라 유혹했고 저는 그 유혹에 따랐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은 몽블랑이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는 것도 다 잊고, 안젤리카의 몽블랑이 상당히 맛있었지만 먹은지 오래되어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있던 겁니다. 밤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밤이 나올 계절이 아니라는 것도 유혹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간증하는 듯한 분위기....-ㅅ-)

이날은 G와 퇴근길에 만나 같이 퇴근하기로 하였습니다. 제 볼일이 먼저 끝나 G의 퇴근시간이 되기 전에 G의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그리하여 그 회사의 카페에서 부푼 마음으로 케이크를 열어 사진을 찍었습니다.(어?)

(거기 전망이 정말 멋지더군요. 빌딩 주인에 로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좌케이크우시폰. 케이크 케이스는 제일 작은 것이 저것인가봅니다. 광택나는 반짝반짝한 빨강에 검은색 스티커를 붙여 고정했습니다.




고정은 이리 했더군요. 케이크가 움직이지 않도록 두꺼운 종이로 된 보호대를 씌웠지만 몽블랑의 특성상 케이크는 망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은 조금 아쉽지만 덜렁 덜렁 들고다닌 제 탓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검은색은 아이스팩을 넣은 부직포 주머니입니다.)




위의 풀은 무엇인지 몰라 과감히 버렸습니다. 허브라면 덥석 입에 넣었겠지만 보통의 허브와는 모양새가 다르군요.
저 아리따운 자태는 모자에 깃털을 단 로빈훗의 자태와도 같...(중략)




꺼냈습니다.
아쉽게도 앞의 면발은 뭉개졌지만 그렇다 하여도 저 자태는 변하지 않습니다. 밤크림을 짜서 컵 위를 덮고 그 위엔 가볍게 거품을 낸 생크림이 올라갑니다. 그 위에는 속껍질째 조린 밤조림이 살포시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저의 충동구매심을 자극한 것은 주황색의 곰탱이입니다. 레몬빛 꿀단지에 매달린 주황색 곰. 푸(Pooh)고는 말할 수 없지만 못지 않게 깜직합니다.



수, 숨이 넘어갈 것 같아요!

(밤조림 만드는 법은 리틀 포레스트 1권에 있습니다. 올 가을엔 한 번 만들어 볼까 생각중인데 평소처럼 생각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훗)




이정도로 썼으면 이제 슬슬 본래 말투로 돌아가야죠.
저렇게 고이 잘 모셨던 허니 몽블랑(7천원)은 그 이틀 뒤엔 저런 모습이었습니다. 금요일에 구입하고 그 다음날 먹었는데, 출근하면서 가방을 흔들었던 것이 문제였던지 저렇게 크림들이 다 으깨졌습니다. 아깝다 생각하며 컵에 달라 붙은 밤크림을 긁어먹었는데 굳어서 그런지 조금 뻑뻑합니다. 아주 부드럽게 녹아내리지는 않습니다. 진하게 달라붙는 느낌이예요.

먹으면서 저 케이크의 단면도를 그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 맨 아래에는 파이가 들어가 있습니다. 타르트가 아니라 파이. 겹겹이 파이결이 살아 있는데 바삭하고 부드럽게 부서지진 않고 적당히 단단한 파이입니다. 저는 이런 파이도 좋더군요. 그리고 속은 스폰지와 커스터드 크림이 번갈아 들어 있습니다. 밤크림도 끝까지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고요. 그리 달지 않기도 하거니와 단 맛이 설탕 단 맛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꿀맛입니다. 밤크림을 조금 긁어 입에 넣었을 때부터 이건 꿀이다라고 외치고 있었으니, 진짜 꿀입니다. 게다가 역시 아주 달지 않은 커스터드 크림, 스폰지의 비율 등이 꽤 취향이었습니다. 밤크림은 뻑뻑하지만 아래 커스터드 크림이 있으니 거슬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밤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이리 잘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더 사다 먹고 싶다는 심정을 자금 난조로 꾹꾹 누르고 있으니, 번거로움신이 보우하사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번거로움신과 게으름신과 체력난조신과 기력딸려신이 동시 강림하시면 그 어떤 케이크라도 견뎌낼 수가 없겠지요. 게다가 월급날이 꽤 남았음에도 통장잔고신은 저 멀리 계시니, 아무리 지름신과 먹자신이 오셔도 소용이 없습니다.


몽블랑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순수한 밤크림을 원하신다면 커스터드가 들어간 허니 몽블랑은 사도가 될 수도 있지요. 그러니 그런 점을 감안하셔서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컵은 잘 씻어서 제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습니다.)
이번의 다얀 이야기는 가벼운 것으로 하겠습니다.'ㅂ'

당연한 이야기지만 와치필드에서 다얀의 이야기가 하나 늘 때마다 일러스트(삽화)도 늘어납니다. 다얀과 관련된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에 대한 삽화를 그리고, 그 삽화가 들어간 상품도 함께 출시가 됩니다. 올 여름에 나온 이야기인 파리에서의 고양이 회의와 관련된 다얀의 모험은 관련 상품이 주로 버스카드 케이스와 지갑 등으로 나왔습니다. 유리컵도 두 종인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작년에 다얀의 시간 여행(;) 완결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그 뒷 이야기와 관련된 삽화가 등장하고 상품이 등장했습니다.
아쉽게도 와치필드에서는 지난 상품은 목록에 남겨두지 않고 삭제하는 모양이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옛날 상품들의 사진들도 저장해둘 걸 그랬나 싶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은 접시는 2007년 초에 갔을 때 산 것입니다. 이야기는 2006년 말에 나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다얀 상품은 한 두 계절 동안만 판매하고 절판을 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병아리는 아닐 것 같고, 아마 숲에서 만난 아기새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접시의 지름은 12cm 정도. 꽤 작습니다. 차나 커피를 마실 때 옆에 초콜릿이나 쿠키 한 두 개를 놓으면 딱 맞는 크기입니다. 아니면 홍차 티백을 올린다던가 말입니다. 간장 종지로 쓰기엔 아깝습니다.^-^; 가끔 잼을 올리기도 하는데 접시가 오목하진 않아서 꿀이나 메이플 시럽을 담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티백이나 쿠키 정도가 좋군요.


이런 크기의 접시는 와치필드 상품으로는 처음보았습니다. 접시야 해마다 나오는 기념 접시(애니버서리 플레이트)가 있긴 한데 최근 몇 년간은 본 기억이 없습니다. 특히 와치필드 가게에서는 못 본 것 같군요. 와치필드 매장에 가면 주로 버스카드나 컵을 살펴보기에 기념 접시는 자세히 찾아보지 않았거든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접시도 잘 찾아봐야겠습니다.




덧붙임.
지금 와치필드 일본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보고 있는데 지름신이 귀 옆에서 속삭이고 계십니다. "질러라!"


토요일 아침에 드디어 생일 선물로 받은 그릇을 꺼냈습니다. 그리하여 막걸리를 콸콸콸 따라서..... 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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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하니 술 잘 안 마시는 제가 아침부터 속버리게 막걸리를 마실 일이 없지 않습니까.
로열 밀크티입니다. 따라놓고 보니 이거 영락없는 막걸리로군요. 사진 찍다보니 그런 느낌이 더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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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막걸리 마시듯, 꼴깍꼴깍 넘겨가며 그릇 가장자리에 묻는 음료도 잘 닦아 가며 맛있게 마셨습니다. 우후후~ 다음엔 뭘 담아 먹을까요.

그릇 선물을 받았습니다라고 하기 보다는, 사실 그릇 선물을 친구들에게서 받아냈습니다가 옳은 표현일겁니다. 하하하;

친구들 사이에서의 생일 선물은, 당사자가 사고 싶은 것을 고르면 거기에 구입비용을 보태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제 올해 선물은 지난 주말에 인사동 갔다가 덜컥 구입한 이 그릇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했다가 아니라 되었다고 수동태를 쓰는 것은 굉장히 갑작스럽게, 원래 구입할 생각은 있었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것이라 말이죠.

지지난호였나. 행복이가득한집을 보다가 칠기그릇에 홀랑 넋이 나갔습니다. 발우라든지, 밥그릇 용으로 나온 나무그릇들의 요염한 라인에 혼이 빠진 것이지요. 가격대라도 알아보자고 인사동 쌈지길의 그릇가게 두 군데를 들렀습니다. 하지만 한군데는 안쪽이 아주 화려한 색으로 코팅되어 음식을 담았을 때 그리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았고 다른 한 곳은 무형문화재의 작품이라 다양한 형태가 나오지 않는데다 가격대도 비쌌습니다.
그렇게 일단 물러났다가 지난 토요일에 친구들과 함께 가본 것이지요. 가게를 지키고 계신 분은 좀 놀라십니다. 20대의 아가씨들이 칠기니 방짜유기니 갖고 싶다 쓰고 싶다 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러다 3합발우세트 중 가장 작은 그릇을 덥석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제 올해 생일선물이 되었고요.

한참 시간을 걸려 아저씨가 포장해준 상자는 이렇습니다.

이렇게 둘둘 싸인 포장을 풀고 나면 드디어 그릇 등장입니다.

밥그릇같기도, 국그릇같기도 한 약간은 넓은 그릇입니다. 사발로도 쓰고 찻그릇, 차사발 등으로도 쓸 수 있겠지요.

안쪽이 좀 진한 편입니다. 겉은 이렇게 붉은기가 많이 돕니다. 옻칠을 여러 겹 할 수록 색은 점점 더 진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래 쓰면 안쪽의 옻칠도 색이 좀 엷어진다 하시더군요.

크기비교를 위한 야호메이컵의 쇼.
대강 이정도입니다. 용량으로 따지면 아마, 300ml? 정확히 재보지를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밤이 듬뿍 들어간 단팥죽을 붓고 그 위에 집에서 만든 플레인요구르트를 뿌린다든지, 갓 만든 따끈따끈한 호박죽을 담아 먹는다든지 하면 잘 어울릴겁니다. 친구들을 그릇을 보면서, "이제 나무숟가락도 구해야하는 것 아냐?"라며 놀렸지만 티스푼이라면 집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큰 나무숟가락을 구할 때까지는 플라스틱 숟가락이 대신 해주겠지요.



잘 쓰겠습니다! >ㅅ<
AFT는 한 달에 한 번정도 꼬박 꼬박 홈페이지를 방문해 새로 나온 그릇들을 확인합니다.
아주 취향인 것은 아닌데, 가끔 사람을 홀리는 그릇들이 나오거든요. 거기에 일정 기간만 그릇을 생산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니, 있는게 아니라 많습니다.
3-4월 즈음에 나왔다고 기억하는 아스파라거스 그림의 파스타 접시도 마음에 들었는데 반년도 되지 않아 호록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엊그제.;
웹서핑을 하다가 간만에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신상품들이 나와 있군요. 그 중 홀딱 반한 것은 요 아래의 그릇입니다.



실제 보면 아마 상당히 다르겠지만(여러 번 겪어봤던지라) 그래도 저 초콜릿색 그릇에 짜짜로니를 담아 먹으면 근사할 것이라는 망상이 드는군요. 아니면 크림소스 파스타라든지, 리조토라든지. 까르보나라도 좋아요!
바닥에 통팥앙금을 깔고 그 위에 초콜릿 무스를 듬뿍 얹은 다음 거기에 생크림과 집에서 만든 요거트를 뿌리고 바질을 하나 얹어도 근사하겠네요.

망상은 거기까지. 다른 그릇을 볼까요.




실제 보고 나서 질러야 하는게, AFT 그릇들은 실제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의 느낌이 상당히 다릅니다. 3월에 올라와서 저를 시험에 들게 하였던 수프 그릇 시리즈가 있었는데, 홍대 근처의 일본소품 수입점에서 실제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그대로 돌아섰던 경험이 있습니다. 실제 보고 나서 구입할 가능성도 낮지만 구입하기엔 너무도 비싼 그대라는 것이 참....;

그래도 나무 스푼은 조만간 칠기 제품으로 찾아볼 생각입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니 토요일에 운동겸 인사동 나가서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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