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홀랑 까먹은 위치스테이블의 빵. 왼쪽이 레즌(건포도), 오른쪽이 올리브 치아바타입니다. 전 레즌이 훨씬 좋아요. 짠빵보다는 단빵, 그리고 단빵도 건포도가 들어간 덜단빵이 취향이구나 싶습니다.




슬슬 전지가 다 되어 쓰러지기 직전인가 싶은데, 그 원인은 퇴근하고 돌아와 간식을 찾다가 나가는 것이 귀찮다며 라면 두 개를 끓였기 때문입니다. 드레싱라면과 짜파게티를 끓였는데 드레싱 라면을 다 먹고 짜파게티를 먹으니 짜파게티가 아무맛도 안납니다. 그만큼 드레싱라면의 오리엔탈드레싱이 간간한가봅니다. 먹을 때는 신맛이 강한편이라 생각하며 먹었는데 그게 짜파게티의 짠맛을 덮을 정도라니...;



하여간 찬장에는 라면을 채워 넣으면 안됩니다. 이런 때 간식을 찾는다니까요.




요즘은 귀찮다면서 아침 먹을 카레나 스튜도 끓이지 않기 때문에 아침은 거의 빵입니다. 그러다보니 저녁 때쯤 되면 기력이 떨어져 먹을 것을 더 찾게 되더군요. 오늘은 상태가 안 좋았던데다 아침 운동 조금하고 풀뽑기 운동을 하고, 청소기도 돌렸더니 더더욱 기력이 떨어져서 폭주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폭주는 좋지 않아요. 그리하여 내일은 시장에 나가 토마토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어머니가 만드시는 것 같은 토마토주스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으면 사과가 없는 동안 버티겠지요. 내일 좋은 토마토를 구할 수 있기를!


다음 과일은 괜찮은 과일이 들어오는 자취방 근처 마트에 사과가 들어올 때까지 참겠습니다. 다른 마트에서는 과일이 어떨지 몰라 못 사겠더라고요. 다른 곳에서 맹한 사과를 만난 뒤로는 더더욱 못갑니다. 게다가 다른 곳은 애매하게 멀어서 과일 들고 움직이기도 힘들어요.



4시반에 일어나서 움직이면 지금 이 시간까지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은가봅니다.=ㅁ=



그날도 날이 뜨거웠습니다. 뜨거운 날, 아인슈패너를 판다는 카페를 찾아 멀리 걸었습니다. 갔더니 줄이 엄청 길더라고요. 마시면서 조금 느긋하게 있을 생각이었는데 줄의 길이를 보니 아무래도 자리잡기는 어렵겠다 싶습니다.


일단 카페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리는 잡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할까 의논하다가 테이크아웃이 되면 주문하기로 하고 넘어갑니다. 아인슈패너 한 잔에 5천원. 다른 때라면 따뜻한 음료를 마시지만 이날은 도저히 못 마시겠더랍니다. 게다가 날이 더우니 위의 크림 층이 금방 녹을 것 같더군요. 그리하여 아이스로 주문합니다.


15~20분 정도 걸린다길래 다른 먹을 곳을 찾아 이리저리 검색했습니다. 다음 갈 장소를 결정했을 즈음 음료가 나옵니다. 만드는 과정을 슬쩍 들여다 보았는데 커피는 유리단지에 담아서 얼음 넣은 컵에 부었고 그 위에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한 크림을 올리더랍니다. 만드는 법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더위에도 지쳤으니까요.


그랬는데.

그랬는데....

사진 찍는 사이 먼저 마신 일행들이 맛있다네요. 미심쩍은 얼굴로 한 모금 마셨습니다. .. 음, 이건 내가 만들 수 있는 맛이 아냐.


크림은 입에서 부드럽게 녹습니다. 생크림을 단단하게 거품낸 것이 아니라 굉장히 부드럽게 거품내서 올렸습니다. 그리고 설탕을 넣어 달달한데 느끼하지도 않아요. 단맛도 그냥 단맛이 아니라 부드럽게 감도는 단맛. 뭘로 단 맛을 낸걸까요. 당분이 들어가니 정신이 조금씩 돌아옵니다. 그 와중에 차가운 커피가 입에 들어오는데, 진합니다. 진해요. 하지만 쓰지 않습니다. 진하지만 쓰지 않고 묵직하지만 무겁지 않은 커피가 들어오니 단맛이 정리됩니다.


요약하면 아주 잘만든 더치 커피 또는 드립커피 식힌 것에 적당하게 단맛을 더하고 거품낸 크림을 올리니 가장 단순한 재료로 가장 맛있는 음료가 된 겁니다. 재료는 커피와 물과 크림과 당. 마시고 나니 집에서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더위에 가능할까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도전해보고 싶은 경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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