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토스트 맛있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전에 읽은 책,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배웠습니다. 맨 처음 한 번 읽고 나서는 구입하고, 그러고 나서도 끊임없이 돌려보는 책이지요. 이젠 슬슬 원서로 볼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끊어지지 않는 실」에서 주인공 아라이의 친구인 사와다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카페에서 만드는 모든 메뉴는 사와다의 손을 거치지요.(아마도) 그리고 거기서 살짝 공개한 프렌치 토스트를 맛있게 만드는 비법은 그겁니다. 재우기. 잠을 자게 한다가 아니라 담가서 푹 배이게 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달걀이나 우유나 설탕이나 소금이나 원하는 대로 적절히 넣습니다. 여기저기서 얻은 비법들에서 보니 달걀 한 개에 대략 우유 한 큰술 정도, 거기에 소금은 조금만 넣습니다. 「이기적 식탁」에서 본 걸로 기억하는데 소금을 많이 넣으면 질겨진다나요. 저는 잼을 발라 먹을 생각이라 설탕을 넣지 않았는데 살짝 넣어도 괜찮을겁니다. 부칠 때 프라이팬에 달라붙을 수 있다는 것이 조금 걸리지만요.

어쨌껀 사와다의 비법은 적절한 비율의 달걀물을 만들면 담갔다가 잠시 두고는 굽는게 아니라, 아예 냉장고에 넣고 하룻밤 놔두는 것입니다. 물론 냉장고 냄새가 밸 수 있으니 접시에 답고 랩으로 덮어 꽁꽁 싸서 넣습니다. 하룻밤 두면 달걀물은 빵 속까지 푹 배어 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렌치 토스트도 그겁니다. 속까지 달걀물이 푹 배어 사르르 녹는 그 맛.

사실 그 맛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아예 빵푸딩을 만드는 방법도 있지요. 요즘엔 글래스락이나 파이렉스가 있으니, 유리 그릇에다가 빵을 넣고, 빵이 잠길 정도로 푸딩액을 붓습니다. 푸딩액은 프렌치 토스트의 달걀물보다는 우유가 많이 들어가니 느낌이 꽤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촉촉하게 젖은 빵을 좋아하신다면 그렇게 만들어보세요. 레이크 에덴의 한나 스웬슨이 만드는 살구빵푸딩은, 빵을 깔고 버터를 발라 설탕과 작게 자른 살구를 뿌리고 그 위에 빵-버터-살구 순으로 올린 걸 반복한 뒤 푸딩물을 붓는 방법으로 만듭니다. 말린 살구가 아니라 다른 말린 과일을 써도 되겠지요. 럼에 불린 건포도를 넣는다든지, 작게 자른 플럼을 넣는다든지 말입니다.


언젠가 프렌치 토스트를 해먹을 생각으로 바게트를 사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냉동실에 넣고 한동안 잊혀졌더랬지요. 냉동실을 치워야겠다는 생각에 꺼내서 만들기는 했는데, 전날 준비했다면 좋았을 것을, 귀찮아서 당일 오전에 준비했더니 속까지 배지는 않았습니다. 아쉽지요.
다음에 만들 때는 꼭 속까지 달걀물이 밴 프렌치 토스트를 만들어보겠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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