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종이책 두 권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웹소설 수량이 적습니다. 역시 종이책, 전자책, 웹소설(연재소설)의 총 수량은 비슷하게 유지되나봅니다.
체레네. 앓느니 죽자 1~8.
BL, SF, 게임,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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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이 없다고 한탄하며 전자책 구입목록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발견했습니다. 예전에 구입해놓고 미루다가 뒤로 밀린 소설이지요. 그리하여 뭐든 일단 읽어보자고 집어 들었습니다. 작가님의 예전 소설도 게임(하는)소설이었고, 이번 소설도 그렇습니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현실 세계의 비중이 확연히 낮습니다.
운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없다의 표본인 테오는 어느 날 게임 속에서 우연히 캐릭터 한 명을 구해줍니다. 마차를 타고 가던 도중에 웬 놈들이 시시덕 거리며 숲에 버리고 왔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찜찜한 마음이 들어 쫓아가 확인했거든요. 가보니 거기에는 블레인이라는 유저가 버려져 있었습니다. 테오가 숲에서 구해준 뒤에 블레인은 은인의 뒤를 졸졸 쫓아다닙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블레인이 GOD BLESS YOU에서 유래된 건지 어떤지, 어마어마한 운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뒤에는 대하는 마음이 조금 달라집니다. 뭘 뽑아도 망하는 테오지만 블레인과 붙어 있으면 확연히 운이 좋아집니다. 활을 쓰다가 근딜로 전환하는 테오에게는 매우 유용한 존재지요. 거기에 아기오리처럼 테오를 졸졸 쫓아다니는 블레인은 또 나름의 비밀이 있으니....
로 시작하는 게임소설입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여, 아예 의식 자체를 가상의 데이터로 옮긴 4세대까지 존재하는 세계고요. 2세대는 시설 등에 거주하면서 월세를 지불하고 캡슐을 통해 통해 가상현실세계로 들어갑니다. 배경이 되는 게임은 가상현실세계 속 게임이지만, 사람들은 아예 게임 속에서 재화를 획득하고 이걸 환전하여 지내며 거의 내내 게임 속에 머뭅니다. 아예 거주하는 집도 있으니까요.
게임 속 이야기만 놓고 보면 규모가 큰 판타지소설입니다. 그러나 게임이다보니 그 안에서 사건을 일으켜도 심각하게 제지를 받거나 하지 않고요. 게임이니까요. 게임이고 놀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NPC와 몬스터가 존재하고, AI가 게임 속에서 활동하는 터라 흥미로운 사건들도 많이 발생합니다. 게임 속 이야기가 길다보니 BL 연애담은 상대적으로 짧고, 어떤 부분에서는 늘어진다는 생각도 조금 들긴 하고요.
게임이라지만 살생을 썩 즐기는 편은 아니라 밀렵꾼은 정말로 이해가 안되더랍니다.재독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도 밀렵하는 놈들 관련 에피소드가 커요.
유키 하루오. 교수상회, 김은모 옮김.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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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알라딘의 신간 목록을 탈탈 텁니다. 최소 한 번인거고, 많을 때는 한 주에 한 번 정도는 합니다. 그 때 장바구니 담아뒀다가 구입한 책이지요. 『방주』는 취향이 아니었지만 상당히 인상깊게 읽은 소설이라 작가의 데뷔작도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소개글이 흥미롭더라고요. 교수가 죽었고, 누가 죽였나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들이 도둑을 탐정으로 초빙했다는 설명이었으니까요. 내용도 딱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레트로라고 칭하려 했지만, 레트로보다는 훨씬 앞입니다. 혹시 싶은 생각에 검색해보니, 그렇네요. 다이쇼로망1912~1926)의 딱 그 시기. 책 속에서도 그 시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그런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일부러 역자도 영길리와 같이 외국을 지칭하는 여러 단어를 한문 음차로 옮겼습니다. 원서도 가타카나가 아니라 한자어로 표기했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 거기에 세계대전이 끝나고 막 세계 호황이 시작되려던 시절, 아직 블랙먼데이까지는 멀었던 그 때의 시점이라, '이게 다이쇼지' 싶더라고요. 그리고 이 때 한국은? (하략)
고전 추리소설의 구조와 닮아 있고, 홈즈와 왓슨 혹은 뒤팽과 친구라는 설정도 그대로 따라갑니다. 탐정이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교우관계가 얇다거나 하는 것도 그렇고요. 결말은 .... 씁쓸하지만 이해할만 합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고요. B님은 꽤 맞을 것 같지만서도..'ㅂ'a
벤라. 제발 이혼해 주세요! 1.
BL, 오메가버스,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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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가 아니라 1권만 사놓고 들여다본 책입니다. 매우 가난한 유현은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주점의 사장인 성준이 위험에 처한 걸 구하며 습득한 반지를 이용해 약혼자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간절하게 돈이 필요했고, 성준이 다치면서 가게가 휴업하는 바람에 아르바이트를 새로 구해야할 상황이었으며, 주변에서 들이대는 사람을 막기 위한 가짜 약혼반지라는 걸 알고 있었고, 성준이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다는 여러 조건이 얽혀 가능한 거짓말이었지요.
그러나 프롤로그를 보면 호랑이굴에 들어간 토끼의 모양새입니다. 거짓말을 해서 성준의 집에 들어갔고, 약혼자로 대접을 받지만 성준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약혼자이니 그 다음 단계는.... 는.... (하략)
성준의 직업이 조직폭력배로 유추되는 터라 2권과 3권 구입 여부는 조금 고민중입니다. 요즘 조폭공이 많이 나오지만 이쪽은 취향이 거의 안 맞아서 손이 안갑니다. 그래도 궁금하니 다음 권 사볼까....
쿠로이하나. 시한부 오메가로 빙의했습니다 1~6.
BL, 오메가버스, 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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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재작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 터라 연어처럼 되짚어 가며 읽었습니다. 작가님이 오메가버스의 빙의 혹은 회귀 소재를 거의 매번 쓰시지만 그게 맛이 다 다른게 재미있어요.+ㅅ+
연못맨. 내 전생은 최강검신 1~2.
현대판타지, 환생.
https://www.joara.com/book/1744044
2화에서 탈출했지만 탈출 사유는 적어야지요.
능력치가 바닥인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전생이 위인전도 따로 나올 정도의 대단한 인물이었다는 걸 깨닫는 것이 1화입니다. 교장이 모든 성적이 F인 주인공을 쫓아내기 위해 판을 짜는 모습이나, 아카데미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학생 한 명을 직접 찾아가는 교사의 모습이나, 보면서 이 학교가 왜이리 주먹구구로 돌아가냐 싶어서 바로 던졌습니다. 교장이 성적 나쁜 학생 한 명을 쫓아내는 일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조건을 걸고 그 대신 수업에 안 들어가도 되도록 프리패스를 내어주며, 그 상황을 교사-강사들에게 안내하지 않는 건 행정 마비죠. 학교 행정이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면 그냥 안 봅니다. 아무래도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 만든 장치로 보이지만 장면을 보이기 위한 장치를 만드는 건 그 뒤에도 계속 나올테니까요.
바나바다. 은퇴한 전설은 조용히 살고 싶다 22~151(완).
현대판타지, 힐링.
https://www.joara.com/book/1746316
22화부터 완결인 151화까지 단번에 달렸습니다. 다른 내용 없이, 매우 힘센 주인공이 이제는 영물들이 많이 몰려오는 지역에 자리를 잡고, 여러 영물을 먹여 살리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하네요. 동물도 아주 다양하게 종류별로 있고요. 동물 이야기 좋아하신다면 보세요. 힐링됩니다. 하... 홍이 귀여워요. 백설이도 귀엽지만, 하여간 나오는 동물들이 다 귀엽습니다.
김장인. 깡패말고 음악할겁니다 1~11.
현대, 빙의, 음악.
https://www.joara.com/book/1748421
11화까지 보다가 뛰쳐나왔습니다. 뒷세계에서 일하다가 이제 건실한 기업의 부회장이 되었지만 모든 걸 내려 놓고 쉬기로 합니다. 그래서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은퇴하려 하는데, 그걸 못마땅하게 생각한 부하의 손에 죽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신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의 몸이었습니다.
혼수상태로 오랫동안 누워 있었다는 그 아들은 원래 음악 천재였답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게 이렇게 이어지나 싶고요. 음악 이야기가 나오는 건 좋지만 음악을 묘사하는 장면 등이 그리 매끄럽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읽고 나니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다른 음악소설을 읽으러 가야겠다 싶었으니까요.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 형사 부스지마, 김윤수 옮김.
추리소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8340070
이 책은 어제 분노를 곁들여 글을 올렸지요. 책 자체는 읽기 쉽습니다. 부스지마라는 전직 형사 겸 현직 작가 겸 형사 기능지도원이 탐정으로 등장하는 연작소설집입니다. 총 다섯 편의 소설이 실려 있고 구조는 거의 같습니다. 관내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피해자나 용의자 모두가 출판 관련자입니다. 그렇다보니 업계를 잘 아는 부스지마에게 조언을 구하러 갔다가 부스지마가 거의 사건을 해결하게 되지요. 맨 마지막 이야기는 부스지마도 용의선상에 오릅니다. 다섯 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피해자와 용의자는 거의 대부분이 공감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심지어 마지막의 가해자도 그렇고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이야기의 범인은 .... 정말 마음에 안 들고 그에 대한 반응도 여어어어엉 이라서..... 읽다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독설은 여러 모로 사람을 독으로 죽여대는 수준에 이르니, 이누카이가 왜 부스지마를 피하는지 아주 절절하게 이해가 됩니다. 재미는 있지만, 나카야마 시치리는 책에 깔고 있는 그 분위기가 매우 저랑 안 맞는 터라 더더욱 분노했습니다. 관련된 이야기는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의 감상문으로 대신합니다.
https://esendial.tistory.com/8303
백목련. 베이비 니키(My little Baby Nikki) 1~3.
BL, 현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9511691
그래서 기분 전환 겸 읽기 시작한 책이 베이비 니키입니다. .. 아닌가.; 어느 쪽을 먼저 읽었지?;
이 소설은 조아라에서 봤나 아닌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전전작은 확실히 조아라 연재입니다. 『백 엔드』라고, 가이드버스 소설입니다. .. 만 왜 독서록에 안써뒀지...? 구입도 다 했고 2023년에 외전도 구입했는데...?
연재작 읽을 당시에도 생각했지만, 글 분위기가 차분하면서도 서늘한 우울함이 감돕니다. 이번 소설은 하드보일드 특유의 분위기에 BL을 섞은, 눈 오기 직전의 흐린 하늘의 서늘함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뉴욕 경찰 클리포드 스털링은 믿고 따르던 허드슨 경감이 기름 탱크 폭발 사고로 사망하고 용의자로 잡혀온 니키 핸드릭스를 취조합니다. 니키는 자신이 허드슨 경감을 죽였다고 말하고 사건 담당자인 옆팀 팀장 또한 그렇게 말하지만, 이제 겨우 열넷인 이 꼬마는 아무리봐도 범인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거짓말탐지기의 결과를 놓고 한 심문에서 자신이 총 쏜 인물이 아님을 실토하지요. 그 과정에서 스털링은 자신의 아버지와 얽힌 옛 사건의 실마리를 얻어낸 뒤,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집에 들입니다.
할머니와 살던 니키는 할렘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순진하기도 하고 약삭빠른 모습도 보입니다. 니키의 아버지는 일찌감치 집을 나갔고, 어머니는 죽었습니다. 이복형은 어린 동생을 뜯어먹기에 바쁘고 학교에서는 괴롭힘의 대상입니다. 여러 불행을 모아 놓은 것 같은 이 꼬마는 그럼에도 밝고 명랑합니다. 가짜 아빠와 가짜아들로 지내는 그 잠시 동안은 벨 에포크와도 같은, 순간적인 찬란함이 감돕니다.
요약하면 이 소설은 자신의 목적 때문에 어린 아이를 데려온 클리포드 스털링과, 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손을 내밀어 잡아준 이에게 각인된 꼬마 니키 핸드릭스의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L.... 그리고 클리포드의 하드보일도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보통의 하드보일드라면 클리포드는 그대로 죽거나 복수 후에 처연하고도 슬픈 얼굴로 한 마리 늑대가 되어 뉴욕 뒷골목을 걸어갔겠지만, 여기에는 니키가 있습니다. 그렇게 둘리가 없죠. 결말은 따뜻한 남쪽 나라(아님)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웹소설
바나바다. 은퇴한 전설은 조용히 살고 싶다 1~151(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4.04.16. 기준)(22~151)
연못맨. 내 전생은 최강검신 1~327(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4.04.25. 기준)(1~2)
김장인. 깡패말고 음악할겁니다 1~234(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4.04.27. 기준)(1~11)
2.전자책
체레네. 앓느니 죽자 1~8. 문라이트북스, 세트 24000원.
파밀. 제가 당신 전처입니다만 오전. 블리뉴, 2024, 2400원.
벤라. 제발 이혼해 주세요! 1. 블리뉴, 2023, 3700원.
쿠로이하나. 시한부 오메가로 빙의했습니다 1~6. 인앤아웃, 2022, 세트 25000원.
백목련. 베이비 니키(My little Baby Nikki) 1~3. 민트BL, 2023, 세트 1만원.
3.종이책
유키 하루오. 교수상회, 김은모 옮김. 블루홀식스, 2024, 18800원.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 형사 부스지마, 김윤수 옮김. 북로드, 2018, 1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