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6권과 17권의 표지. 16권은 역 오망성을 배경으로 세이시로가 붉은 벚꽃 문양을 새긴 검은 음양사 복을 입고 있으며, 17권은 스바루가 흰 음양사복을 입고 있다.

 

위의 사진은 X 16권과 17권의 표지입니다. 안 사길 잘했어...

 

 

 

이 이야기의 발단. 트위터의 어느 분이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도쿄바빌론을 보고 난 뒤 감상기를 올렸습니다.

 

https://twitter.com/deung_c/status/1743645626829615500

 

X의 창수님(@deung_c)

동경바빌론 본 만화

twitter.com

 

도쿄바빌론을 아무런 생각 없이 보았다가, 그 뒤에 엑스와 츠바사와 xxx홀릭까지 다 보셨더라고요. 클램프 월드의 무서움. 게다가 이 작품은 매우 초기 작품이라 클램프 인 원더랜드 시리즈에도 꼬박꼬박 들어갑니다. 만약 수집하게 된다면 손대야 하는 작품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는 셈이지요.

 

 

분석 내용에도 상당히 공감하기도 하지만, 저도 적어 놓은 글들이 워낙 많은 터라 블로그를 검색해 다시 확인했습니다만, 하마터면 읽다가 키보드를 던질 뻔했습니다. 아아. 과거의 나는 왜이리 글을 못썼는가. 지금도 못쓰지만 과거는 더 심각했군요. 그래도 이런 저런 기록을 많이 남긴 것은 잘했습니다. 덕분에 미래의 제가 제 기억들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아래의 내용은 도쿄바빌론과 그 이후 작품들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나중에라도 읽으실 분들은 안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도쿄바빌론은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읽는 쪽이 훨씬 재미있으니까요. 예전에, '읽은 기억을 청소하고 다시 읽었으면 하는 작품'으로 도쿄 바빌론을 꼽은 적이 있지요. 도쿄바빌론, 스타워즈 456,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는 모르고 읽어야 합니다. 셋 다 보신 분들은 뭘 몰라야 하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본게 한참 전의 일이라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다시 읽을 용기는 없습니다. 내용이 밝고 희망찬 흐름이 아니라 그렇지요. 다시 읽으면 침몰할 겁니다. 그리고 냉소적이며 비관적인 대사들에 공감하다가도, 반전 인물의 행동에 책상을 뒤엎을 지도 모르고요. 모른다고 하는 건 책상이 조금 많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뒤집기에는 너무 무거운 책상...

 

자. 이제는 본격적으로 떠들어볼까요.

 

 

더보기

도쿄바빌론에서 막판에 서로 다른 길을 걷기로 한 스메라기 스바루와 사쿠라즈카 세이시로는 X에서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서로 천룡과 지룡으로 나뉘어 갈라져서는 싸우지요. 스바루 대신 한 눈을 잃은 세이시로는 남은 한 눈을 스바루에게 줍니다. 그래서 X의 마지막 연재분에 이를 때, 후마가 이끄는 쪽은 세이시로가 죽었음에도 스바루가 그 자리를 대신해서 채우지요. 그 때문에 카무이 쪽은 패배에 가깝습니다. 실제 마지막 장면도 후마와 카무이의 대결에서 카무이가 밀리는 걸로 보입니다.

 

All about Clamp에 실린 것으로 봤고, 그 뒤에 추가된 패러디 페이지에서는 이들 둘이 xxx홀릭의 유코 씨네 가게로 소환됩니다. 스바루와 세이시로가 아니라 카무이와 후마죠. 카무이가 간절하게 소원을 빌었기 때문에 유코에게로 흘러들어온 것이라는 설정이더군요. 그렇게 따지면 스바루의 소원도 간절했을 것인데, 스바루는 이미 유코와는 같은 업계 인물로 그럭저럭 아는 사이라 불가능했나봅니다. 게다가 유코는 대가를 받고 소원을 들어주는데, 스바루의 소원은 대가가 어마어마할 테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지금 다시 도쿄 바빌론과 X를 읽는다면 어릴 적 읽었을 때와는 다른 마음으로 읽을 겁니다. 냉소적인 반응에 훨씬 공감하고, 30년 전과 변한 것이 없거나 더 심각해졌다는 생각을 할 것이며, 카무이의 편이 아니라 후마의 편을 들어 기후변화를 생각할 겁니다. 이미 두 명의 제물이 기후온난화-더 정확히는 기후변화의 제물이 되어 사망했고, 그럼에도 트럼프나 현 대통령 같은 인간들이 있으며, 그레타 툰베리가 애를 쓴다 한 들 쉽지 않은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냉소적인 시각의 작품이 도쿄바빌론과 X였습니다. 절망편이 도쿄바빌론이고, X는 결말 내기를 포기한 작품이라고요. X는 연재 속도가 1999년이라는 시간을 따라잡지 못한 것도 있지만, 지금이라면 다른 의미로 결말을 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모르죠, 또. 올해 전시회에서 뭔가 새로운 소식이 등장할지도요. ... 라고 적고 보니 나 블로그에 전시회 한다는 글 안 썼구나! ;ㅂ;

 

여튼 지구의 입장에서 인간이란 곪은 상처에 붙은 미생물일거라 생각하거든요. 인간을 미생물의 위치에 놓고 거시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이 비슷한 이야기를 이미 한 번 쓴 적 있군요. 예전에 도쿄바빌론 애니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 때 올렸던 글입니다. 물론 얼마 가지 않아서 애니메이션화는 표절과 기타 등등으로 무너졌지만요.

 

https://esendial.tistory.com/8598

 

헬가님의 생신입니다 + 스바루, 기타 등등

오늘은 헬가님의 생신날입니다. 그리하여 경험치파편 모아 놓았다가, 지난주부터 대기중이었던 암속성 헬가와 불속성 헬가를 마저 만렙으로 만들어두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오벨리스크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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