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9일에 올렸던, 표절과 클리셰의 경계와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번 글 이후로 더 쓸 일이 있을라나요.

 

https://esendial.tistory.com/9366

 

230129_표절과 클리셰의 경계

(사진은 월요일 고양이. 트위터에 종종 올라오는, 내일 월요일인데 잠이 안온다,는 이름의 고양이입니다.)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엊그제부터 올라온 여러 트윗이 오늘 제 탐라에 흘러

esendial.tistory.com

 

 

어제 뜬금없이 BL소설 전문출판사 시크노블의 공지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쥐어 뜯었습니다.

 

https://twitter.com/chic_novel/status/1623188686862188545?s=20&t=RGQsdOIV2e4Q_pEIfvY0xw

 

트위터에서 즐기는 시크노블

“최근 이슈 관련하여 공지드립니다. https://t.co/ErKKFntbtU”

twitter.com

이쪽이 트위터 공지고,

 

https://blog.naver.com/lion6370/223009078066

 

최근 이슈 관련 공지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크노블입니다. 먼저 이번 이슈로 인해 독자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희...

blog.naver.com

이쪽이 해당 블로그의 공지문입니다. 혹시라도 사라질까봐 찍어서 올려보죠.

 

 

... 응? 으으으으으으응?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도 당황하며 볼 사과문인데,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이게 무슨 소리냐 싶어 확인하러 갈 그런 공지문입니다. 저 위의 출판사 트윗 아래에 다른 분이 달아 놓았지만, 정말 잘못쓴 사과문이지요. 사과문에 필요한 내용이 하나도 안 들어갔습니다. 주어 없음의 연속이예요.

 

그러니까 이거. 사과문에 들어가야 할 요소와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 요소를 읽고 다시 사과문을 보면 문제점이 명확히 보입니다. 아는 사람만 알고 넘어가라고 쓴 사과문으로 밖에 안 읽히지요. 물론 이걸 확대해석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행간을 읽을 필요도 없고, 사과문 쓰고 싶지 않지만 써야 하는 상황에서 나올 법한 사과문이라 생각하면 끝이지요.

 

그래서 출판사 트윗 아래에 지나가던 독자가 친절하게 내용 요약을 달았습니다.

 

https://twitter.com/mmmmnmnmmmn/status/1623201043436937217?s=20&t=RGQsdOIV2e4Q_pEIfvY0xw

 

넵. 이런 설명을 읽고 사과문을 보면 참..... 이전에 올렸던 글에 이어, 이번에도 출판사가 한 건 했나 싶더군요. 그리고 아마도 새벽 즈음에,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작가님 나름의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고 말입니다.

 

https://twitter.com/txt_aso/status/1623309352429043715?s=20&t=RGQsdOIV2e4Q_pEIfvY0xw

 

트위터에서 즐기는 김아소

“https://t.co/D8Ob380fwN 늦게나마, 제 나름대로 이 일의 마침표를 찍고자 합니다.”

twitter.com

 

이쪽이 트윗에 올라온 포스타입 쪽 공지글입니다.

 

https://hidden-token.postype.com/post/13946742

 

마침표.

...이외에 이 글의 제목을 무어라 달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많이 혼란하여, 글 또한 두서 없이 쓰였습니다. 미리 사과드립니다. 어떤 문장이든 마침표를 찍는 게 제 일인데, 제 의지만으

hidden-token.postype.com

 

출판사의 대응은 작가님의 메일을 받고 이루어진 모양입니다. 이미 그 때의 담당자는 없고 다른 직원이 받은 모양이나, 공지를 확인하고는 바로 현재 계약중인 다른 소설들의 계약파기를 요청하셨다고 합니다. 『베타 테스트 종료』를 포함한 다른 작품들 모두를요. 출간작 셋이 모두 시크노블이었는데, 출판사 대응을 보니 한숨만 나올 따름이고.....

 

시크노블 역시 믿고 보는 BL출판사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던건가요. 미흡한 대응과 그로 인한 후폭풍이 참.(먼산)

 

 

 

 

덧붙임.

이번 글도 뭔가 딱 잘라서 표절이다, 아니다 클리셰다 라고 말하지 않는 두루뭉술한 글이지요.-_-a 표절이라고 확정적으로 표현하는 트윗도 여럿 보이는데... 저는 판단을 안하는 쪽입니다. 일부러 미루고 중립기어 박느냐는 소리를 한다 해도 어쩔 수 없어요. 블리뉴의 사태와는 달리, 이쪽은 양쪽 작가의 의견이 대립하는 쪽입니다. 문제는 후발작품인 『돌아와서 말하기』의 앞부분이 연재 중반에 이미 수정되었고, 수정 전에는 저 역시 유사성이 있다고 보는 쪽이었지만 수정 후에는 가타부타 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표절로 논란이 된 부분을 수정한 작품을 재차 표절이라 할 수 있을까요. 애초에 먼저 출간되거나 연재된 작품이 후발 작품의 유사성을 보고 이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후발 작품이 반영하고 수정하거나 포기하거나 하는 쪽이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수정하고 난다면? 음, ... 참 어렵죠.

 

지금 제가 한창 다른 쪽, 보고서를 쓰고 있어 그럴지도 모릅니다. 보고서는 클리셰의 연속이니까요. 내용의 아주 약간만 바뀌지, 다른 부분은 유사한 글들의 연속입니다. 소설은 또 다르지요. 이에 대해서는 앞서 글로도 쓴 적이 있고요.

 

출판사가 사과문을 더 자세히, 혹은 김아소, 이레(2RE)의 두 작가님과 상의하에 잘 조율해서 썼다면 상황이 더 나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율이 안 되었던 모양인데, 두 작품 모두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만큼 여지는 더 있지 않았던가요. 사과문의 등장으로 인해 결국 진창에 수렁으로 빠져든 느낌입니다.

 

 

 

2023.02.14. 수정.

따로 글을 하나 더 쓸까 하다가 트윗이랑 블로그 공지문 하나만 추가할 거라 놔뒀습니다.

 

https://twitter.com/chic_novel/status/1625075444520464384

 

 

트윗 링크가 조금 이상하지만, 이건 트위터 자체의 문제라 일단 넘어가고. 아래가 블로그에 올라온 유사성 이슈 관련 사과문 내용입니다.

 

https://blog.naver.com/lion6370/223014490560

 

유사성 이슈 관련 사과문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시크노블입니다. 이번 <베타 테스트 종료>, <돌아와서 말하기> 이슈로 인해 불쾌...

blog.naver.com

 

상황을 설명하고, 유사성 이슈가 있음에도 보수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진행하면서 무리한 계약으로 선행 작가에게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이번 사과문은 상당히 잘 썼다고 생각하는데, 트윗 타래를 보면 반응은 여전히 격하군요. 작가와의 계약 파기로 인해 기존 출간 작품의 별점이 날아가니 그걸 이관 시켜 달라는 트윗을 보고는 조금 고개를 갸웃했습니다만.

 

 

https://twitter.com/txt_aso/status/1625081768717193223?s=20&t=fXFihz2VXI6zOC9E87R0-A

 

 

 

링크한 트윗은 캡쳐한 트윗의 맨 아래입니다. 계약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위약금을 물 필요 없이 즉시 해지가 가능했다는 것. BL소설의 계약이 계약금 없이 진행된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허허허허. 다른 케이스에서는 계약금 언급이 있었는데, 어쩌면 계약금이 아니라 저 선인세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웹소설이나 일반 소설에 대한 계약금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기분이 좀 다운되어 있는 건 이 표절과 클리셰의 경계선의 애매함을 다른 소설 때문에 또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 건으로 인해 예민해서 그런지, 여러 소설들을 읽으면서도 이건 여기서 본 이야기 아닌가, 저건 그쪽에서 나왔던 이야기 아닌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는군요. 마음편히 소설 읽기가 쉽지 않아.;ㅂ; 게다가 그 중 한 건은 최소, 문제가 될만한 내용이라 생각하는데, 아마도 덮이겠지요. 허허허허허허허허허. 넵,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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