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월요일 고양이. 트위터에 종종 올라오는, 내일 월요일인데 잠이 안온다,는 이름의 고양이입니다.)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건 엊그제부터 올라온 여러 트윗이 오늘 제 탐라에 흘러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제가 재미있게 보았던 두 소설이 등장하면서 진짜 무릎꿇고 사죄드려야할 것 같은 심정에 정리해보려고요. 누구에게 사죄하냐면.... 혹시라도 그 때 제가 다른 작가님 연재 소설에 댓글 달면서 덩달아 상처 입으셨을 다른 작가님께요. 또 이런 이야기 적어두면 그 때 댓글 달았던 다른 작가님도 상처 입으실지 모르지만 하....... 그래요 이런 일 터지면 입 안여는 것이 최상일지 모릅니다. 그래도 정리는 해둬야겠네요.

 

표절과 클리셰는 다릅니다. 그 경계가 참으로 애매하지만 확실히 달라요. 장르문학은 장르의 법칙이 존재하고 클리셰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표절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이를 두고 표절이다, 클리셰다라고 싸움이 붙습니다. 둘 다 읽어보았다면 자기 나름의 기준대로 판단하겠지만, 그게 아닐 경우에는 정리된 의혹들을 보고서 각자 판단을 내릴겁니다. 이것은 표절이다, 그렇지 않다 클리셰다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장르의 법칙' 형태로 정리할 수 있다면 클리셰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도가 지나쳐서 많은 장면에서 유사성이 드러난다면 클리셰가 아니라 표절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선을 그은 이유는 법원에서의 판단은 많이 다르기 때문이고요. 법원은 이보다는 훨씬 세세한 부분을 따질겁니다. 아이디어는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아니다보니 법적으로는 표절이 안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이디어나 '썰'을 두고서 다른 사람이 창작했다 한들, 그게 법적으로는 표절이라고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태왕사신기 문제도 그런 맥락이었을 거예요.

 

 

https://twitter.com/Luharang/status/1618911161059278851?s=20&t=JHxGNZ3_2ZDT6jxFpfc31A

 

트위터에서 즐기는 루하랑

“2020년도 <첫새벽>과 울랄라훌랄라 작가님의 <B급 가이드> 유사성 합의에 관한 후속 입장문입니다. https://t.co/DJ5Ag2Eg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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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타임라인에 맨 처음 넘어온 글은 이쪽이었습니다. 2020년도에 있었다던데, 『첫새벽』과 『B급 가이드』간의 유사성 제기와 그 후의 경과와 다시 문제제기한 과정이 포스타입에 정리되어 올라왔습니다.

 

 

https://sisnael.postype.com/post/13856457

 

2020년도 <첫새벽>과 울랄라훌랄라 작가님의 <B급 가이드> 유사성 합의에 관한 후속 입장문

안녕하세요, 루하랑입니다. 긴 글에 앞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두 작품의 유사성을 다투기 위해 작성한 게 아닙니다. <첫새벽>과 <B급 가이드> 사이에는 유사성이 존재

sisnael.postype.com

포스타입은 이쪽이고요.

유사성을 제기하는 문제가 아니라, 유사성을 제기한 뒤 출판사인 블리뉴에 '해당 작품이 영향을 받았다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사건의 시작과 중간 과정, 그리고 최근의 이야기까지를 다룹니다. 후행작품인 『B급 가이드』가 최근에 웹툰으로 제작된다고 하여 선행작품 작가님이 다시 출판사쪽에 요청을 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후행작가의 포스타입 게시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hullalla.postype.com/post/13858148

 

울랄라훌랄라입니다.

안녕하세요. 울랄라훌랄라입니다. 한 해의 시작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이렇게 <B급가이드>와 <첫새벽>의 유사성 문제로 다시 글을 쓰게 되어 읽는 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두 작품의 유

hullalla.postype.com

 

후행작품의 제목이 익숙해서 확인해보니 2020년에 이미 구입한 작품이더군요. 선행작은 읽지 못했던 터라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뒀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유사성 관련 글이 더 올라온 모양입니다.

 

이쪽은 작가 체심님의 트윗이고,

 

https://twitter.com/caesimH/status/1619379340776714240?s=20&t=-SS3d9MbDepBT4YPKKrSVA

 

트위터에서 즐기는 체심

“어제 유사성 관련 입장문을 포털 검색 비허용한 건에 대해 출판사 담당자님으로부터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 받았습니다. 딱 일년 전 지금이 유사성 건으로 속 끓이던 때였네요. 시간이 참 빨라

twitter.com

 

그리고 포스타입 링크고요.

 

https://caesim.postype.com/post/13862660

 

블리뉴의 입장문 게시 건에 대해

안녕하세요. 체심입니다. 어제 블리뉴 측이 유사성 입장문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검색이 되지 않도록 막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오늘 블리뉴 측으로부터 해당 건에 대한 사과를 전달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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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에 언급된 두 작품 모두 모르는 작품입니다. 앞서 루하랑님의 글을 읽으면서도 출판사에 대한 분노를 감출 수 없었는데, 아마 한동안은 해당 출판사의 도서 구입을 안하게 될 것 같네요. 거기서 출간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서도. 하... 지금 찾아보고는 사야할 책이 있다는 걸 뒤늦게 확인했습니다.OTL

 

혹시나 대형 출판사의 레이블인가 싶어 확인했지만 재미로 엔터테인먼트 산하의 BL/GL 레이블로 소개되는군요.

 

 

그리고 그와 관련해 김아소 작가님의 트윗이 올라옵니다. 그 아래는 링크의 포스타입 글이고요.

 

https://twitter.com/txt_aso/status/1619610301422522369?s=20&t=-SS3d9MbDepBT4YPKKrSVA

 

트위터에서 즐기는 김아소

“안녕하세요. 선발작 <베타 테스트 종료>와 후발작품 간의 지나간 유사성 논란에 대해 저의 입장문을 재게시합니다. 그저 기록을 목적으로 작성된 시시한 글입니다. https://t.co/oTgSsGCF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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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idden-token.postype.com/post/13869985

 

지나간 유사성 논란에 대한 선발 작가의 아주 늦은 입장문.

안녕하세요, <베타 테스트 종료> 작가 김아소입니다. <베타 테스트 종료>는 2020년 1월 조아라에서 중반부까지 무료연재. 2020년 4월 리디북스에서 완결까지 유료연재. 10월 단행본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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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목적으로 작성했다고 하지만 단순히 기록만은 아닙니다. 그 당시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이니까요. 그래서 그 당시, 두 작품을 모두 조아라에서 접했던 제 입장에서는 조금 많이 마음의 가책이 드는 겁니다. 포스타입 글에서 언급되었던, '필명임을 알고 좋아하던 사람들의 댓글'중 하나는 제가 달았으니까요.

 

읽을 당시 두 작품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저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 선행이고 어느 쪽이 후행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최종 글이 올라온 시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호작으로 등록했던 작품은 습작되었어도 일부 정보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베타 테스트 종료는 2020년 4월 19일에 마지막 글이 올라왔고요. 총 52편이 등록되어 있다는데, 이중 최소 마지막편은 공지글이었을 겁니다.

 

 

 

돌아와서 말하기는 74편으로 완결. 완결편 올라온게 21년 4월 15일이었군요.

 

 

사실 두 작품을 읽었을 때는 상당히 닮아 있다고 생각했지만 표절이란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연재 분량에 대한 기억은 휘발되어서, 전자책 출간본과 종이책 출간본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포스타입 글에서 지적했던 여러 세부 유사성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다만 읽으면서도 양쪽이 닮았다는 생각은 많이 했지요. 기본 구조만 놓고 본다면 지금도 이건 일종의 클리셰인가 싶은 정도라고 보고요.

 

둘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수와 공의 성격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베타 테스트 종료』는 『돌아와서 말하기』와는 작품의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성질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전혀 다릅니다. 『베타 테스트 종료』는 정진정명 SF입니다. 결말부의, 그 부분 확인하고는 뒤통수 맞았다며 끙끙대었던 기억이 아련하군요. 솔직히 이 작가님은 글이 참 좋은데, 제게는 셉니다.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제게, 『별의 괴도』는 쓰라린 상처였습니다.OTL 본편은 참 달달하지 않은 아이돌 이야기였는데 외전은 아예 바닥에서 시작하는 느낌이었으니까요. 아오...;ㅂ; 그거 지금도 내용 떠올리면 눈물부터 나...;ㅂ;

 

 

헛소리를 주절거리고 있지만. 여튼.

 

지금은 오메가버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해서 저런 회귀물이 자주 등장하지만 저 작품 이전에도 그랬나? 싶으면 .. 찾아보긴 해야겠네요. 하여간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내용으로 나온 두 작품이었지만 그 유사성 논란 공지 뒤에 저런 이야기가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정리하면 그렇네요.

-두 작품 간의 유사성이 나타났을 때의 처리 방법. 체심님은 유사성을 인정받고 후행작품은 출간계약 취소하고 해당 내용을 공지하여 마무리. 김아소님과 2RE님의 건에서는 유사 문제가 일어난 부분을 모두 들어내고 수정하여 출간. 그리고 루하랑님과 울랄라훌랄라님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에 가깝고요.

 

-클리셰는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틀을 어떻게 채우고 그 안을 어떻게 장식하고, 안의 문장을 어떻게 넣을지는 작가가 결정하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클리셰라도 작가에 따라 서로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에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풀어 내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아이디어가 작품의 핵심이나 맥락, 혹은 어떤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클리셰와 아이디어를 따로 보아야 하는 이유도 그럴 겁니다. 남의 아이디어를 가져다가 작품을 만들었다면 그에 대해서는 인정하거나, 인용하거나, 명시하거나 하는 일이 필요할 겁니다. 이건 표절을 인정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먼저 그런 내용을 창작하고 구성한 이에대한 예우입니다. 이런 예우가 없다면 창작세계는 오히려 쪼그라들겁니다.

 

-어쩌면 저런 소리를 하는 것도, 현재의 제 베이스가 연구자이자 독자에 가깝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창작자는 아니거든요. (제가 만들었던 이야기는 제게나 재미있지, 다른 이들에게는 지나치게 중구난방이고 이야기를 알기 어려운 그런 이야기니까요.(먼산))

 

하여간 간만에 이런 이야기가 올라와서 참, 마음이 스산했습니다. 허허허..... 작가님들의 상처가 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덧붙임.

중간에 들어간 구매 인증 사진들은 쿠션 맞습니다. 맞고요.... 2RE님쪽은? 구매 인증 하기 번거로울 정도입니다. 엄, 『돌아와서 말하기』는 전자책 종이책 모두 구매하고 엽서도 고이 받았습니다. 그 전작도 아마, 거의 다 구매했을 겁니다. 김아소님 책은 저 셋만 소장했지요. 아 물론 『별의 궤도』는 소장본도 있습니다.'ㅂ'a 하..... (먼산2)

 

 

덧붙임 2.

출판사 블리뉴의 대처가 매우 아쉽네요. 지금이라도 제대로 대응해 주면 안되겠니..? 나 사야할 책도 많단 말이다!

 

 

(20230305 추가)

2월 9일에 이어 적은 글입니다.

https://esendial.tistory.com/9375

 

230209_표절과 클리셰의 경계, 이어서(0214 수정)

지난 1월 29일에 올렸던, 표절과 클리셰의 경계와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번 글 이후로 더 쓸 일이 있을라나요. https://esendial.tistory.com/9366 230129_표절과 클리셰의 경계 (사진은 월요일 고양이. 트위

esendial.tistory.com

 

그리고 3월 3일에 이어 적은 글.

https://esendial.tistory.com/9395

 

230303_표절과 클리셰의 경계, 이번에 또 이어서

아래의 캡쳐들이 썸네일로 뜨는 걸 막기 위해 올려두는 대표사진. 이젠 짤림방지사진이 아니라 대표사진이군요. 즈라한 멋지다. 이럴 때는 트랙백 기능이 아쉽군요. 트랙백이 있었다면 앞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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