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어제의 글-토요일의 뜬금없는 잡담(http://esendial.tistory.com/7416)에 이어서. 오늘의 잡담은 주로 취미생활 정보입니다.



1.덕질이라고 하지 않고 취미생활이라 적은 것은 덕질과 취미생활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취미생활은 책과 관련된 모든 생활이고 여기에는 책 읽기, 돌려 읽기, 책에 대해 떠들기, 잡다한 책 정보를 종합하기, 책 내용 만들기, 물리적으로 책 제작하기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넓게는 모든 취미생활이 책에서 출발한다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2.정보 종합에 첨언. 어릴 적 롤모델은 소년소설의 주인공으로 백과사전적 지식을 자랑하는 꼬마탐정이었습니다. 그 뒤에 다른 인물로 바뀌었는데 그 바뀐 인물이 문제. 마이크로프트 홈즈입니다. 잠수함 설계도와 관련된 그 이야기에서 셜록은 자신의 친형을 두고 말합니다. 지금 책이 옆에 없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러 부서에서 올라온 정보를 종합해서 그게 어떤 여파를 미칠 수 있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대강 그런 이미지였다고 기억합니다. 각국이 어디에서 어떤 사건을 일으켰을 때, 그 사건이 특정 국가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지 분석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대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했던가요. 직위는 낮지만 대체할 수 없는 인물. 그게 제 업무적 이상형입니다. 왜 직위가 낮은 걸 선호하냐면 책임은 낮으니까요.(...) 아, 이 얄팍함.-_-;


3.그럼에도 실제로 그런 업무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만능, 직설적으로 말하면 잡일꾼. 업무평가는 직접 들어본 적이 없고 무서워서 못듣습니다. 다만 고등학교 친구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똑똑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푼수'라는 말이 일터에서도 적용됩니다. 덤벙거려서 업무 실수가 자주 발생하니까요. 심각한 것은 없고 소소한 쪽이라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


4.그래서 취미생활로 돌아와. 여러 활동은 하지만 완성도가 높은 편은 아닙니다. 3에도 나오듯 꼼꼼한 편은 아니라 그럴듯하게 보일 정도는 만듭니다.(...)


5.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너무 많아서, 그게 G4라는 한 우물 못파는 이유일 거란 분석도 있습니다. 동의합니다.


6.먹을 것을 좋아합니다. 쌀보다 밀가루, 밥보다 디저트. 이 때문에 여행가서 동행인과 끼니문제로 충돌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식이조절 시작한 뒤로 위가 줄었고, 한 해 한 해 지날 때마다 먹는 양도 줍니다. 그래서 디저트 먹는 걸로 끼니를 대신하는 일이 많고, 끼니를 꼭 챙겨야 하는 G는 그게 불만.

좋아하는 음식은 때마다 다릅니다. 대체적으로 달기만 한 것보다는 적당히 단 것을 선호하지만 그 적당히도 사람마다 다르니. 대체적으로 스콘과 티라미수는 자가제를, 파운드케이크는 베키아앤누보를 좋아합니다. 이건 안 바뀌더군요. 다른 케이크는 입맛이 바뀌는 때가 많아서 집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무스류의 물컹한 케이크보다는 구운과자류의 뻑뻑한 쪽을 선호하며 강한 치즈맛은 불호, 견과류와 말린 과일 선호인 듯합니다.


7.입맛이나 식생활이 괴이하다는 것도 생각하지만 동일 메뉴로 세끼 연속 먹어도 대체적으로 문제 없습니다. 짜거나 매운 것이 아니면 괜찮더군요. 물론 제가 만들어 먹는 것에 대한 것이 그렇고, 사먹는 것은 조금 다를 겁니다. 김밥 같은 거라면 세끼 연속은 괜찮습니다. 그 이상은 장담 못함. 실험해본 적이 없네요.


8.자취생활을 시작한 뒤에 식이생활 조절에 애로가 많습니다. 맛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먹을 걸 만드는데 시간을 많이 들이지 못합니다. 진득하게 뭔가를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가요. 아니, 단순노동 작업 좋아하는 걸 보면 그것도 아닌데.


9.자취시작한 뒤로 가장 많이 진도 나간 취미생활은 엉뚱하게도 십자수. 올해는 손 안댔지만 작년과 재작년에 끈질기게 붙들고 있었던 덕에 묵힌 것의 배 이상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완성도는 10%가 안된다는 것이 함정. 이건 정말로 끝을 보고 싶습니다. 다 하고 나면 아마 한동안은 십자수 쳐다보고 싶지도 않을 겁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10.만드는 것을 좋아하지만 잘하지는 못합니다. 성격이 꼼꼼하지 못해 그런 것이고. 그럭저럭 완성도를 보인 것은 지도를 받아 만든 고전제본, 예술장정류. 퀼트는 그럭저럭 볼만하지만 자세히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그런 완성도.


11.화학류에는 손을 댄 적이 없습니다. 손대는 것은 책 만들기, 바느질류뿐. 뜨개질도 안합니다. 직조도 조금 손을 댔지만 하다보니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른 생각이 진하게 올라오고. 그래도 태피스트리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시작한 작품은 완성할 생각입니다. 쉽지는 않아 보이네요.


12.피규어 수집은 취미가 아닙니다. 이건 덕질생활의 연장선이라. 귀엽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데 그게 피규어로 갔을 뿐입니다. 스타트는 클램프의 기적이었고, 관련 상품을 몇 모았지만 대체적으로 작은 것이었습니다. 큰 피규어, 스케일 피규어는 그 때도 지금도 딱 하나뿐입니다. .. 정말로요. 세이버 릴리의 아발론 버전. 텐시노스미카에서 발견하고 즉시 구입했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그 외의 논스케일 피규어는 넨도로이드. 물론 몇몇 다른 것도 있긴 합니다. 고양이 피규어라든지.


13.사실상 스케일 피규어라 부를 수 있는 물건이 셋 있습니다. 사진은 찍어 올리지 않지만 지금도 서랍에 고이 잠들어 있습니다. 메이크업 보내야하는데라고 생각만 하고 여전히 있는 녀석들. 마음에 딱 드는 메이크업 수주샵이 없어 그렇다고 우겨봅니다.


14.소설도 취미의 영역입니다. 중2 때 처음으로 소설이란 걸 쓰기 시작해 그 당시의 소설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일기장에 써놨고 그게 지금까지 다 있기 때문에.-_- 지금의 소설 등장인물들이 구축된 건 실제로 그보다 한참 뒤의 일입니다. 대학교 때. 그 때 인물의 초안이 완성되었고, 가장 중요한 인물 셋은 이후 추가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초반의 커플링은 지금과 달랐습니다.


15.소설쓰기가 취미 영역인 것은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쓰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보고 싶고 읽고 싶은 이야기를 캐릭터들을 이용하여 구성한다고 보면 얼추 맞습니다. 그래서 취미생활. 구축된 이미지가 확연하기 때문에 이들을 그림 형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습니다.


16.잠시 딴 이야기지만. 책을 읽을 때는 등장인물의 일러스트표지보다는 디자인표지를 더 선호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표지 라인은 동아-시크노블의 표지와 뿔미디어-B&M의 표지. 로맨스소설은 마음에 드는 것이 드뭅니다. 범위를 넓힌다면 로크미디어쯤?


17.취향의 소설은 앞서도 밝힌 적이 있지만 잔잔한 이야기. 갈등구조가 격하지 않은 이야기를 선호합니다. 그리고 트라우마 코드가 몇 있으며 SM도 거의 못봅니다. 주인공들이 대등한 입장에서 서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등한 입장이라는 것은 지위가 같다는 것이 아니라 둘이 같은 눈높이에 있다는 것 정도..? 의외로 마이페어레이디 계통도 좋아합니다만, 결말이 해피엔딩이어야 합니다. 그 어떤 소설이건 결말이 행복하지 않으면 평가가 박합니다.


18.취향의 폭이 매우 좁기 때문에 ... 부터는 다음에 일단 여기서 끊지 않으면 저녁까지 완결 안 날 것 같군요.




0.쓰는 이유? 이렇게 해두면 저도 정리가 되기 때문입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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