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말해 수분을 너무 넣었습니다. 원래 넣어야 하는 것의 두 배 가까이 넣은 덕에 반죽이 질어서 제대로 반죽을 못 접었습니다. 그 덕에 실제로는 비스킷에 가까운 식감이 나왔고요.=ㅠ=





이번 스콘 제작은 G의 요청에서 시작되었습니다.(관련글: http://esendial.tistory.com/6696)


이걸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건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일단 함구. 하여간 클로티드 크림부터 제작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사실상 실패입니다. 원래대로 하면 아주 약한 불에 생크림을 올려 놓고 은근은근 데워가며 윗부분에 뜬 기름막을 걷어 가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제작은 생크림을 졸여서 수분을 날린 것. 그리하여 크림은 상당히 끈적하고 질긴 물건이 되었습니다. 기름진 그 맛이야 동일하지만 말입니다.=ㅠ=; 질감은 둘째치고 이거 버터보다 조금 덜 단단한 느낌이라 다음엔 이걸 굳혀서 스콘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생크림과 시간만 있으면 졸인 크림(...)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두꺼운 냄비 대신 압력밥솥을 쓰면 되니까요.(!)


클로티드 크림을 대신한 졸인 크림은 압력밥솥으로 만들었습니다. 압력밥솥에 돌렸다는 의미가 아니라 압력 밥솥을 냄비처럼 썼다는 의미입니다. 둘러보니 제일 바닥이 두꺼운 냄비가 그거더라고요. 실제 졸인 시간은 한 시간도 안되었다고 기억합니다. 집 가스렌지에서 가장 작은 화구를 가장 약한 불로 놓고 썼음에도 크림이 끓더라고요. 가끔 냄비를 흔들어 주긴 했습니다.=ㅠ=




왼쪽은 고베 호텔 피에나의 베리 세 종류 잼, 뚜껑 열어 놓은 것은 홋카이도 아리스팜의 라즈베리잼입니다.



스콘 레시피는 이전에 B님이 가르쳐 주신 영국 소재 수필집에서 메모했던 걸 따라했습니다. 거기 나오는 재료의 절반 분량으로 만들면 딱 저만큼이 나옵니다. 둘이서 먹기 충분하지요. 우유를 넣지 않았다면 딱 좋았을 것을 실수했다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는 거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재도전...-ㅠ-;


설탕을 거의 넣지 않았기 때문에 크림과 잼을 듬뿍 바르면 참 좋습니다. 이날은 수분이 많으니 비스킷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이것도 나쁘진 않네요. 이걸로 이날 정원사님이 올리신 케이크에 대한 생각은 멀리멀리 날아가고, 아주 흡족한 다과시간을 가졌습니다. 후후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