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를 보고 나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리하여 그 전에 출간된 소설 『저택섬』을 주문한다 해놓고는, 월별 교보 구입 제한 금액을 넘기는 바람에 8월 되어서야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바보)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주문했다 생각했는데 정작 받아보니 책이 빠져 있더군요.; 구입 금액 맞추면서 책을 뺐던 모양입니다.

그래놓고 몇 주 되지 않아 바로 신간이 나왔네요.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고양이가 소재라니 홀랑 넘어갑니다. 벼르고 있다가 이것도 바로 주문해서 지난 주말에 맛있게 읽었습니다. (그 뒤에 역접이 들어갑니다;)


『저택섬』은 배경이 현대가 아닙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현재가 아닙니다. 스마트폰 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는 때를 배경으로 합니다. 당연히 핸드폰이란 것도 없고요. 그런 때에 섬에 들어갔다가 폭풍우로 갇힙니다. 그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는데, 마침 그 안에 탐정과 형사가 있었단 말입니다. 원래는 다른 사건의 해결을 위해 저택에 초대받은 것이었는데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면서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풉니다.

대부분의 형사+탐정물이 그렇듯이 탐정이 조금 더 똑똑합니다. 사건 발생 → 미해결 → 사건 발생 → 둘다 해결이라는 점에서 『저택섬』이나 『완전범죄 고양이』나 구조는 비슷합니다. 탐정과 형사가 함께 뛴다는 것도 비슷하고요. 트릭의 구조 혹은 실마리가 '***'이라는 점도 유사합니다. 하지만 양쪽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개그에 가깝게 웃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저택섬』이 조금 더 진지하게 느껴지는 것은 등장인물 때문에 그럴겁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전 『완전범죄 고양이』에 등장하는 탐정은 취향이 아니었습니다.OTL 전 이런 사람이 싫어요. 어흑.;ㅂ; 능력이 없는 건 아닌데, 사람이 가벼워 보이고 좀 무능력해보이는 타입의 탐정이거든요. 그래서 앞의 100쪽 남짓은 휙휙 넘겨가며 보는 바람에 20분도 안되어 독파했습니다. 책 자체가 두껍지만 분량이 많지 않아서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만에 볼 수 있긴 했지요. 그래도 탐정이 엉뚱한 짓 벌이는 부분은 마음에 들지 않아 휙 뛰어 넘었습니다.
그랬는데, 뒷부분의 해결부분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탐정 할만하더라고요. 이런 능력이 있으면 진작에 좀 발휘해보지! 하기야 그 전의 이런 저런 작은 사고로 수집한 정보가 해결의 밑바탕이 된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ㅂ;

트릭만 두고보자면 『저택섬』이 조금 더 마음에 듭니다. 스케일이 크거든요. 유명 건축가가 만든 집이라는 점에서는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과도 비슷한데 스케일이 다릅니다.; 트릭을 보시면 아실거예요. 미처 생각도 못한, 상상을 초월한 트릭이란 말이죠.'ㅂ';
생각도 못했다는 점에서는 『완전범죄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끝까지 읽고 나면 완전범죄에 고양이가 몇 마리나 필요한지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니, 이 범죄에 필요한 고양이가 몇 마리 였는지 셀 수 있습니다. 그게 또 재미라니까요.


가볍고 유쾌하게 보기에 좋은 추리소설입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이 『수수께끼』포함해서 딱 세 권만 나와 있다는게 아쉽네요.




덧붙임.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범죄 고양이』를 보고 나서 도쿄여행에 대한 충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링크)

덧붙임 2.
『저택섬』은 티이타님께 추천. 왜냐하면..(이하생략)


히가시가와 도쿠야. 『저택섬』.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000원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권일영 옮김, 폴라북스, 2011,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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