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신사동 가로수길의 커피빈. 초콜릿 케이크 계통을 시켰는데 초콜릿 스펀지라고 해야하는 맛이 나서 당황했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원래 이름은 뭐더라, 저게? 카페라떼는 괜찮았습니다.


1. 포트 깨먹은 이야기를 안 쓴 것 같군요. 지난 화요일에 유리포트를 하나 깼습니다. 집에서 커피와 홍차 서버로 사용하고 있던 칼리타의 둥근 유리포트였지요. 세트로 있는 둥근 유리 드립퍼도 안쓰긴 했지만 포트를 깨먹다니. 꽤 난감한 상황입니다. 비알레티 브리카 상단 부분과 부딪히면서 깨졌으니 뭐라 말도 못하고. 그래서 대학교 때 구입하고 까맣게 존재를 잊고 있던 제나 글래스의 유리포트를 꺼냈습니다. 그 리뷰는 나중에 올리죠.


2. 핸드폰 번호를 안 바꾸고 있게 하던 그 언니에게서 드디어 연락이 왔습니다. 010 번호가 아닌 옛 번호를 쓴 것이 몇 년인지 기억도 안나는군요. 대학교 2학년인가 3학년 때쯤 만든 번호인데 꽤 오래 쓰긴 했군요. 그래도 아직 10년은 안되었습니다.
스팸문자가 날아오고 광고전화가 걸려오고 하는데도 이 번호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었던 건, 대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언니의 연결을 끊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학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 유학을 갔거든요. 원래 미학을 전공하고 싶어 했지만 미학과가 있는 학교에는 못가고, 졸업 당시에 3개 전공 학사학위를 받으면서 평점은 학부 수석졸업과 동점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낸 사람입니다. 대단하지요.
아직도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며 날아온 문자에 바로 답문을 보내고 그래서 연락이 되었는데, 지금 교육대학원에 다니고 있답니다.OTL 학부 때는 교육학 쪽은 건드리지 않았으니 교육대학원 다니는 것도 만만치 않을텐데, 아니 그보다는 철학과 국문학 전공하고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온 언니가 왜 교육대학원이냐라는 절규가 먼저 터져나오는데, 사정은 다음주 쯤 만나서 들어야 겠습니다.
이글루스 밸리에 올라온 여기는 대한민국 2라고 느낀 일이 이것이었지요. 인문학의 현실은 공무원 아니면 교사입니까. 암울합니다.
...
하기야 자기 취미생활 즐기고 놀며 놀며 편하게 돈 벌려면(...) 철밥통만한게 있나요. 남말할 처지도 아니고.;


3. 25년(..26년인가) 지기는 확실히 다릅니다. 2번 이야기에 대한 하소연을 하고 싶은 생각에 붙들고 혹시 ***라고 기억해?라고 물었더니 바로 대답이 나오네요. 가끔 속을 뒤집어 준다는 것이 문제지만 그것빼면 편하죠.


4. 메모용으로 들고 다니는 연필을 3개째 분실했습니다. 어디에선가 떨어뜨렸을테니 찾는 것은 힘들겠지요. 그래서 어제는 종류를 바꿔 Faber Castel이 아닌 Stabilo를 샀습니다. 4백원이군요. 필기감이 어떤지는 써봐야 알겠습니다. 필기구는 3종류 이내에서만 사용하다보니 이상하게 고급(?)을 찾게 되는군요. 다이어리는 워터맨 만년필(...), 일기장용 볼펜은 파커 보급형, 낙서장용 연필은 Stabilo. 고급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쓰기 편한게 좋습니다.
작년에 받다 만(...) 생일선물을 빌미로, 동생에게서 포트를 뜯었습니다. 아주 바람직한 언니의 자세.(퍽!) 작년에 받기로한 생일 선물이 클램프 뉴타입이었는데, 시기가 늦어서 파스텔만 구하고 플래티넘은 구하지 못했지요. 보통은 3만원 정도 선에서 선물을 받는데 비해, 작년에는 정말 받고 싶은 것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동생은 책과 음식 선물은 무조건 생일 선물 목록에서 뺍니다;-그 두 가지를 했습니다. 그러다 파스텔만 구했으니 이번에 억지를 부려도 먹혔던 겁니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가능한 저렴한 수준에서 구해보려 했습니다. 일단 폴리엠과 카리타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했지요. 카리타는 일제 커피서버, 폴리엠은 이번에 깬 포트구입처입니다. 카리타 쪽이 좀더 튼튼할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1미터 높이의 세면대에서 타일 바닥으로 낙하했을 경우 살아 남을 가능성은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란 생각에 싼 폴리엠으로 결정했습니다. 상수역 근처에 폴리엠 매장이 있고, 마침 홍대 갈 일이 있었기 때문에 가서 구입했습니다. 세일중이던 이 제품으로요.

컵 네 개와 유리포트-컵도 유리와 플라스틱으로 제작-세트가 7천원입니다.-ㅅ- 깨뜨려도 부담이 덜하다는 생각에 한참 고심하다 질렀습니다. 오프 매장에 예전에 구입한 Customer Cup도 있더군요. 그런 줄 알았으면 쇼핑몰에서 배송비 고민하며 지르지 말고 여기서 지르는 거였는데 말입니다.

포트의 용량은 대형 마트에서 파는 비슷한 유형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차피 홍차 서버 역할을 기대한 것이고 그 이상은 바라지 않았으니 쓰기는 나쁘지 않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카리타.; 집에 카리타 서버가 두 개 있는데도-그중 하나는 손잡이가 부서져 제대로 못쓴다지만;-왜 이리 욕심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아. 저 컵들은 뭐에 써먹을까나~ (집에 두면 어머니의 잔소리가 늘을건데; )
예전에 올렸던 물새 포트-본명은 custmer cup-를 구입한 뒤 꽤 시간이 지난 다음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 친구들에게 발렌타인 데이 선물을 보내려다가 시기를 놓쳐 설 선물도 아니고 화이트 데이 선물도 아닌, 그 어정쩡한 시기에 보낸 선물을 위해, 물새 포트를 대량으로 구입했던 때의 이야기로군요.

그 때 구입 여부를 고민하다가 결국은 질러버린 유리 포트가 하나 있습니다.

이겁니다.
차 거름망이 딸린 유리 포트. 재질은 스테인리스와 유리입니다.

그 당시엔 남아 있었던 저 초콜릿색 야호메이 머그랑 같이 찍어봤습니다. 크기가 별로 차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보면 의외로 큽니다. 용량은 아마 500ml 이상?

분해하면 이렇습니다. 포트의 기본 모양은 물새 포트와 닮아 있습니다. 물을 가득 채워본 적은 없지만 따를 때 끝 부분에서 방울져 떨어지지는 않으니 쓰기 편리합니다. 거기에 거름망을 떼고도 쓸 수 있습니다. 대신 거름망을 떼면 뚜껑이 꽉 닫히지 않아서, 뚜껑을 닫다가 포트 속으로 다이빙 시키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 점에 주의만 하면 쓰는데는 문제 없습니다. 거기에 거름망이 워낙 촘촘해서 포숑의 애플티라해도 깔끔하게 잘 걸러내겠더군요.
저야 홍차를 우려내서 담아두니 거름망은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가끔 반차를 마실 때는 쓰곤 합니다. 꽃차 마실 때도 편리할겁니다. 해본 적이 없으니 뭐라 말은 못합니다..;

보기보다 가볍다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대신 그만큼 잘 식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뭐, 홍차 연습할 때 우린 홍차를 잠시 담아두는 용도로만 쓰고 있으니 제대로 활용은 못하는 셈이지요. 7800원이라는 싼 가격에 앞 뒤 안 가리고 질렀지만 커피를 담아두는데도 꽤 좋을거란 생각입니다. 시간날 때 이 포트를 위한 옷도 만들어줘야지요. 어떤 천을 쓸까나~.

어느 날, 웹서핑을 하다가 심심하다는 이유로 디자인*우스 쇼핑몰에 들어갔습니다. 이쪽은 행복이 가득한 집을 구독하면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몇몇 상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왔던 터라 잘 알고 있었지요. 대개의 상품이 고가다라는 점도 말입니다.
그럴진대 Customer cup이라는 이름의 컵을 가장한 유리포트는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취향이었단거죠. 유리제품임에도 가격이 2900원. 홀랑 반해서 친구 몫 두 개, 제 몫 하나, 가크란 몫 하나, 이렇게 네 개를 주문했습니다. 아쉽게도 무료배송은 3만원 이상만 가능하더군요. 대신 배송비도 2700원입니다. 조금 싸지요.

하얀색의 종이 박스에 덜렁 담겨온 유리포트. 하지만 제품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런 것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옆에 있었던 커피잔과 같이 놓고 비교를 해봤습니다. 크기가 비슷하군요.

마침 홍차를 우리고 있었기에 홍차를 담아봤습니다. 용량이 크지 않아서 한 포트를 다 담는 것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원래가 1인분 정도의 차를 간단하게 우려 마실 수 있는 포트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머그컵을 쓴다면 딱 한 잔 정도의 분량이 나옵니다. 거기에 저렇게 찰랑찰랑 담아놓았더니 물이 샙니다. 가득 담지 말고 포트 손잡이 윗부분 정도의 높이까지 담아야 따를 때 편합니다.

홍차 색이 정말 에쁘게 비치..........................ㄹ 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는 제 모습도 나왔군요.

색이 어떨지, 흰 종이를 대고 찍었습니다. 딱 취향의 유리컵!


그리하야, 원래 계획했던 홍차 우릴 때 서버 포트로는 쓰지 못하고 그냥 뜨거운 물을 담아 조금씩 식혀두는 정도라만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알품는 물떼새 같은 모습이라 그 귀여움에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니까요. 무게도 유리제품이라 적당히 있는 편입니다. 여기에 국화차를 우려도 참 좋겠지만 스트레이너를 쓰는 것이 귀찮으니 그건 나중으로 미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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