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일리무중, 아니 일리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쓰는 쪽이 더 가깝습니다. 내일무중(來日霧中). 써놓고 보니 정말 이 말 마음에 드네요.-_-; 손전등 하나만 달랑 들고 안개 속을 헤매는 기분이라...

토요일에 대대적인 삽질이 있었습니다. 앞서도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렇습니다.
지난 12월 초의 사건 때문에 자리 이동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아침에, 제가 신청한 자리로는 보낼 수 없으니 그 자리에 눌러 있든지 다른 자리를 골라봐란 전화를 받고는 머리를 굴렸습니다. 결재권자 B가 남을래라고 묻길래 단칼에 NO를 외쳤지만, 주변에서 하도 붙잡길래 눈 딱감고 주저앉는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B나 저나 말 때문에 상처를 입었지요. 하지만 퇴근할 때 쯤엔 눌러 앉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리 알고 퇴근했습니다.
퇴근하는 도중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 위쪽에서, 주저앉는 것은 불가능하니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면서 정확하게 자리를 짚어주더군요. 아침에 연락 받았을 때, 혹시 다른 자리라도 생각해둔 곳 있냐고 그쪽에 물었을 땐 미적지근하게 대답해두고는 몇 시간 만에 상황을 확 뒤집어 저를 꽂아버린겁니다.

아마 12월의 앞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대강 어떤 이야기인지 감이 오실지도?
거기에 학교 다시 다니는 것 때문에도 골치 아프고 말입니다.





올해는 잘 헤쳐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더 큰 목표라면 더 잘해내는 것이겠지만 작은 목표는 그렇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지는 3월 첫 월요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군요.

요 며칠 정말 갈피를 못잡고 있습니다.

발단이 된 일은 지지난 토요일-19일에 일어났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아는 분을 뵈었다가, 작은 충고를 하나 들었거든요. 대학원 공부를 생각중이다, 본 전공 쪽으로 가려한다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이쪽 계통으로 계속 나가지 말고 차라리 나중에라도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하라고 충고를 하시더군요. 저보다 훨씬 나이 많고 연륜있고, 완전히 같은 업종(동종업계)은 아니지만 같은 계통의 일을 하십니다. 제 일바닥에 대해서도 꽤 알고 계시죠. 딱 이럴 때 그 바닥이 그 바닥이란 말이 필요한겁니다.
어쨌건 그 분이 말하시고 싶은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토끼굴을 파되, 하나만 파지 말고 다른 굴도 파두어 여차할 때 비상구가 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겠지요. 저도 절감하고 있는 일입니다. 토끼굴은 일단 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여럿 있는-운영이 얼마나 가능한지가 문제지만-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대학원을 가고 싶은 것은 공부를 더 하고 싶다가 30%가량, 학위를 따고 싶다가 30%가량, 나머지 40% 가량이 유학 + 결혼 압박에 대한 핑계 + 허영입니다. 사실 몇 천 만원 더 들여서 석사, 박사 공부를 하는 것이 괜찮을까 싶기도 하고, 비용 대비 만족(효용도)가 얼마나 나올까 싶고. 그야말로, 가다가 중지곳하면 아니감만 못하리~라는 생각이 둥실 떠다니는걸요. 게다가 원래 하려던 같은 전공 공부가 아닌 다른 쪽 공부를 하려면 어디가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러니 갈피를 못잡고 머리를 붙잡고 고민만 하는 겁니다. 하아.


일단 주변 여러 사람들을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낫겠지요. 최악이 될지, 최선이 될지는 모르지만 휴직, 혹은 퇴직을 하고 밖으로 날라버리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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