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대한 이론으로 이런 것이 있군요.

(생략)
"우리나라에는 동물이 인간에게 주술을 거는 일이 종종 있어. 특히 고양이가 위험해. 어떻게 주술을 거냐면, 자신의 털을 하나, 인간의 음식 접시에 넣는거야. 모르고 이것을 먹은 인간은 고양이에게 홀리는거야. 봐봐. 벨벳의 털이 부엌에 … 굉장하잖아?
(이하생략)

梨木香步(나시키 가호), 「春になったら매を摘みに」, 新潮文庫, 2006

이 글을 읽고 납득했습니다. 과연, 털이 짧든 길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고양이 털을 먹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이는 고양이들이 사람을 집사나 하녀로 만들기 위한 주술적인 작업이었던겁니다.
이른바, 고양이_음모론.XML
왜 확장자가 XML인지는 묻지 마세요.-ㅂ-; 저도 모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입니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잘 붙네요. 하네다 공항 제1빌딩 지하 1층에 서점이 있길래, 혹시 사카키 쓰카사의 「호텔 쥬시」가 있나 싶어 찾았더니 이건 없습니다. 오늘 검색해보니 이 책은 아직 문고로 안나왔더군요. 그냥 신데렐라 티쓰만이라도 사올걸 그랬나 싶지만 이미 나시키 가호를 집어 들었으니 눈 밖에 났더랍니다.
나온지는 꽤 된 책인데 2006년에 4쇄를 찍었습니다. 나시키 가호의 소설이 아니라 수필집이고요. 이전에 영국에서 하숙할 때의 여러 이야기들을 단편처럼 써서 모았습니다. 인용한 구절은 두 번째 이야기에 있었지요. 나이지리아에서 온 소녀가 하숙집에서 기르는 나이 많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저렇게 말했더랍니다. 그 뒤 이야기도 조금 더 있지만 그부분은 생략합니다. 중요한 것은 고양이 음모론이니까요.(...)


쓸 거리도 많고 여행 기록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고, 지름 목록에 대한 추가 정리도 필요하니 차근차근 하나씩 모아 올리겠습니다. 아마 여행 사진은 다 올라가진 않고 몇 가지 필요한 것만 추려 올리는 식으로 갈겁니다. 여행 관련해서 맨 처음으로 올라가는 글은 여행의 전말기랑 지름 목록이겠지요. 핫핫핫.

나시키 가호, <뒤뜰>, 이선희 옮김, 이레, 2008, 11800원
헬렌 한프, <채링크로스 84번지>, 이민아 옮김, 궁리, 2004, 8000원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책은 나중에 리뷰를 하고 나머지만 몰아서 한 번에 올립니다. 왠지 그렇게 가르고 싶더군요.



라고까지 쓰고 나서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목록에서 지웠더니 달랑 두 권 남았습니다. 어머나.; 나머지 책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는 겁니다. 할 수 없지요. 뒤뜰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아서 따로 리뷰를 쓰려고 빼둔 셈이 되었고 채링크로스는 상대적인 만족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족도가 떨어진 이유는 단 하나, 헬렌 한프가 주문한 도서 목록을 보고 있자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든요.

두리뭉실하게 설명하지 않고 좀더 자세하게 적겠습니다.

<뒤뜰>까지 읽고 났더니 나시키 가호의 책은 더 이상 손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리뷰를 좀더 보고 책을 골라야겠다 싶더군요. 제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집지기가 들려주는~>은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었는데 그 외의 이야기는 한 번 읽고 나면 가능한 빨리 반납을 하고 싶어집니다. <뒤뜰>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익숙한 전개와 소재, 모티브가 보이고 엔딩도 제가 원하는 타입의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뭔가 껄끄럽게 남는 느낌이네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테루미는 쌍둥이 남동생을 잃은 뒤엔 쓸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렸을 적에 종종 놀러갔던 폐가의 정원에 대한 비밀 이야기를 듣고는 기분 꿀꿀한 김에 놀러갔다가 이상한 세계에 떨어집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떠오르는 테마는 비밀의 화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무민(이쪽은 직접적으로 인용됩니다), 거기에 엉뚱하게도 강경옥의 <거울나라의 모험>(제목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도..)이 떠오릅니다. 매개체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군요. 하여간 미묘하게 입맛에 안 맞아서 한 번 읽고는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아마 다음에 나오는 나시키 가호 책은 무작정 달려들어 읽진 않을겁니다.


<채링크로스 84번지>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안소니 홉킨스 옹이 등장하는 옛날 영화로 말이지요. 사실 이 책을 접한 것은 몇 달 되지 않았습니다. 2004년에 나왔는데 그 동안은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스타벅스에 비치된 책을 보고는 흥미가 생겨서 빌려봐야지 하고는 또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번에 도서관에서 찾아 빌렸습니다. 두 달쯤 전인가에 이 영화가 궁금해서 DVD도 구입했거든요.-ㅁ-
편지글 모음집-서신집이라 중간중간 이야기가 끊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가면 편지의 시간 간격이 더 길어집니다. 하지만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편지가 오가면서 한 헌책애호가와 책을 구해주는 서점 사이의 유대관계는 변함 없어보입니다. 특히 책 앞부분의 연대는 굉장히 부럽습니다. 그런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책방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저는 끈끈한 인간관계에 조금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생각까지만 하고 실천은 하지 못할겁니다.;
책을 다 보았으니 영화도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대강 짐작이 갑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서점 내부 풍경도 나올 것이고 좋은 책들도 많이 등장할테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겁니다. 좀더 아껴두었다가 볼렵니다.

정동주,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세계>, 상상의숲, 2008, 22000원
박재은, <밥시: 글도 맛있는 요리사 박재은의 행복 조리법>, 지안, 2008, 11000원
아카가와 지로, <세자매 탐정단: 유치하고 무서운 연애 살인사건>, 이선희 옮김, 이레, 2005, 8천원
안도 미키에, <해질녘의 매그놀리아>, 현정수 옮김, 문학동네, 2008, 8500원
클레오 코일, <커피하우스 살인사건>, 김지숙 옮김, 해문, 9800원
츠지무라 미즈키, <얼음고래>, 이윤정 옮김, 손안의책, 2008, 12800원
나시키 가호, <늪지가 있는 숲을 지나>, 김현정 옮김, 손안의책, 2008, 12800원



이 책들 말고도 더 있을텐데 도서관 홈페이지 접속이 안되는군요. -ㅁ-; 빌린 책 목록을 봐야 나머지는 기억날 듯합니다.


주말에는 굴러다니느라 글이 없기도 했지만, 간만에 저녁 때 굴러다니며 책을 붙들고 있었던 것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터넷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글에 시달렸더니 글쓰기가 싫더라고요? 요즘은 일기도 잘 안씁니다. 잠시 손이 쉬는 거죠.

<얼음고래>와 <늪지가 있는 숲을 지나>는 앞서 짧게 감상을 썼으니 간단히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얼음고래>의 최종 감상은 겐지.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시지 않겠지만 다 읽고 나면 과연이라고 생각할겁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은 손안의책에서 나온 것으로 다 읽었는데-그 외엔 없습니다;-읽고 난 다음의 독서 행보는 거의 비슷합니다. 끝부분만 다시 살펴보지 앞부분은 볼 생각을 전혀 못합니다. 묘하죠. <얼음고래>도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한 번 다 읽고 나서는 뒷부분만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끝부분이 마음에 드는 작가라고 해야겠지요? 엔딩이 마음에 든 것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 소재가 취향이라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울 생각입니다. 그리고 집안에서 모종의 움직임도 있고 해서요.
<늪지~>는 끝까지 한 번 다 읽었지만 두 번 손대지는 않을겁니다. 재미는 있었는데 저와는 잘 안 맞습니다. 나시키 가호의 책도 <집지기~>로 맨 처음 만나고 나서 <서쪽 마녀~>로 작가 이름을 인식하고는 출판된 것은 찾아 읽고 있는데요 <집지기~>는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고 나서도 몇 번이고 다시 넘겨 보았지만 <서쪽 마녀~>는 아닙니다. <엔젤>은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가 G의 평이 안 좋아서 그대로 반납했고, <늪지~>도 한 번 보고 나자 다시 손댈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내용 구성은 <집지기~>와 닮아 있지만 구성만 닮았고 결말부가 취향이 아닙니다. 읽어보시면 아마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ㅂ';
둘다 일본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하지만 가벼운 일본 소설과는 거리가 있으니 그 점은 감안하시고, <얼음고래>는 청소년 소설의 느낌도 나니 감안하고 읽으세요.

<해질녘의 매그놀리아>는 그야말로 청소년 소설입니다. 그래서 제 입맛에는 그닥 맞지 않았습니다. ... 끝.
이렇게만 넘어가면 또 안 보실 분들이 있겠지요.; 볼만 했지만 취향은 아닙니다. 입맛에 맞지 않았다는 것은 그거고요. 10대 초반의 어린이들 특유의 파워게임이 그대로 녹아난 소설이라 읽으면서 불편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도 맨 마지막 이야기만은 마음에 들었지요. 그 분위기 때문에 그럴겁니다.

<세자매 탐정단>은 옛날 일본 추리소설 그대로의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취향에 맞지 않았고...; 또 유치하다는 느낌일까요. 최근 얼룩고양이 홈즈의 책도 빌려다 보고 있는데 아카가와 지로의 추리소설은 저랑은 잘 안 맞습니다. 주인공들이 흐느적거리는 면이 그렇군요.-ㅁ-;

<한국 다완의 문양 그 향기로운 상징세계>는 문양 때문에 빌렸는데 엉뚱하게 찻잔에 불타오르게 만든 무서운 책입니다. 하지만 글의 방향성이 또 맞지 않았습니다. 방향성이라고 하니 거창한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랬다는 겁니다. 다완의 문양을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찻그릇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동다완이란 용어도 새로 만들고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그런 주장에는 알레르기가 나는 제겐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진만큼은 멋지니 다기 사진으로 눈호강하는 겸해서 넘겨보시면 좋습니다. 사서 보기에는 가격이 상당히 걸리지만 책의 전체적인 편집이나 디자인 등이 그럴만한 가격이다 싶네요. .. 그래도 몇 년전에는 이 정도 책이면 15000원 선이었을텐데 물가 상승을 체감하는 순간입니다.

<밥시>는 G의 지적을 듣고서야 알았습니다. 책 지은이가 자기 동생이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던데 이름이 굉장히 낯선겁니다. 글 분위기를 봐서는 굉장히 유명한 것 같은데 이름이 낯설어서 이상하다, 언더 계통인가 했더니 G가 처음 몇 장 읽고는 바로 그럽니다. "싸이 누나네?" lllOTL 그랬구나.; 싸이 본명이 이랬구나 싶더군요.
글 분량을 봐서는 신문 등에 연재하던 칼럼을 묶은 것 같은데 그래서 맛있겠다 싶으면 글이 뚝 잘리는 느낌입니다. 비슷한 책인 <행복한 밥상>에서는 꽤 걸죽한 입담을 풀어 놓았는데 거기에 비한다면 이 책은 글맛이 약합니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걸요. 종류가 다르고 대상이 다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먹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걸리는 부분은 하나 더 있습니다. 음... 지나친 여성성의 강조? 그러니까 글쓴이 본인이 저랑 파장이 잘 안 맞는겁니다.-ㅁ-; 읽다보시면 자연스레 호불호가 갈릴 책이 아닐까 합니다.

<커피하우스 살인사건>은 책 검색을 하다 찾은 것 같지요, 아마. 배경이 뉴욕의 커피전문점이다보니 커피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커피 레시피도 나오고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고요. 그래서 상당히 취향이었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번역이 문제입니다. 읽다가 몇몇 부분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책을 부여잡고 있었거든요. 스팀우유라고 하면 (저는;) 잘 알아들을텐데 묘한 단어로 썼습니다. 그리고 대박은 카페 모치아토. 으허허. 마끼아또를 철자 그대로 읽은 모양입니다.;ㅁ;
그런 커피 용어들의 몇몇 번역 오류를 뺀다면 꽤 재미있는 책입니다. 두 번째 책인 <카푸치노 살인사건>도 꽤 재미있겠다 싶은걸요. 그쪽 내용 소개를 조금 읽었기 때문에 내용 폭로가 될 수도 있는 몇몇 이야기는 뺍니다. 대신 읽고 있다보면 부드러운 우유거품을 올린 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이 땡긴다는 것-카푸치노든 마끼아또든 카페라떼든-만 이야기하지요. 그래도 전 그냥 넘어갔지만..
맨 뒤에 나오는 호두 치즈케이크는 나중에라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네요. 들어가는 설탕과 버터의 양이 무지막지하다는 것만 빼면 먹음직해보입니다.


어제부터 손에 잡고 있는 책은 상당히 두꺼워서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몇몇 단편은 읽어본 적이 있던 거라 쉽게 넘어가는군요. <매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이것도 열심히 읽고 리뷰 올리겠습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얼음 고래>를 방금 막 다 읽었습니다.



훗.



후후후후후후훗.




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후훗.



묘하다니까요. 점심시간에 틈이 날 때 잠깐 읽겠다고 들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새 손에서 끝났습니다. 그 동안의 업무는 날아갔...던 것은 아니고 그래도 해야하는 업무는 챙겨서 하긴 했군요. 완전히 넋이 나간 것은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어쩌다보니 나시키 가호의 <늪지가 있는 숲을 지나>를 바로 이 앞에 읽었는데 말이죠. 두 책 모두 손안의책입니다. 나시키 가호는 <집지기가 들려주는~>이 첫 책이었고, <늪지~>는 그 다음입니다. 환상문학 계통의 일본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할만한데 뒤로 갈 수록 이야기가 묘해집니다. 처음 시작부분은 백귀야행과 비슷한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던 것이 이야기가 점차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에 엔딩은 .......(먼산)
<얼음 고래는> 엔딩 직전부터 정신이 휙 날아가더니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 답게 반전을 아주 잘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어허허허. 그리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어요. 물론 복선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런 복선인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뒤통수에 도끼를 맞은 느낌을 진하게 받고는 헛웃음만 들이키고 있는 겁니다. <밤과 노는 아이들>이나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는 피가 난무하지만 이쪽은 상당히 얌전합니다. 그래도 교보문고의 책 내용 소개는 절대 믿지 마세요. 그런 얌전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가능하면 내용 폭로를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이렇게 얼버무리고는 있지만.... 그리고 글이 마구 중구난방이 되고 있지만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구입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고요. <늪지~>는 구입 목록에서 빠져 있지만 <얼음 고래>는 구입 예정이랍니다. 특히 소재가 제 취향과도 맞아 떨어져서요.

집에 잠자고 있는 ***를 깨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슬 포근해져가니 다시 나가서 잡아 보렵니다. <얼음 고래> 덕분에 의욕이 솟구치는군요.


(주말 일정을 생각하면 또 의욕이 확 꺾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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