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어느 날의 아침메뉴. 주말 아침은 평소보다 더 먹게 됩니다. 냉동실에서 발굴한 악토버의 빵을 같이 구웠는데, 전 이런 시큼한 빵은 안 좋아한다는 걸 다시 깨달았습니다. 하하하; 전 밀떡에 가까운 빵이더라도 좋으니 신것보다는 담백한쪽이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커피도 신 맛보다는 쓴 맛을 선호하지요.
왼쪽 아래의 주스는 자몽주스입니다. 요즘 아침마다 반잔씩 마시고 있다보니 떨어지지 않게 채워 놓는 것도 나름 일이더군요. 가끔 G가 마시기도 하지만 뭐, 자주 마시는 건 아니니 괜찮습니다. 우유보다 비싼 주스라서 조금 예민해지거든요. 하하하;


1. T님의 육아일기를 보고 있으면 정말 어머니께 죄송합니다.OTL 토끼는 얌전한 편이라 생각하는데 자타공인 최악의 아기였던 저는....(눈물)
저 돌 즈음에 보고 고등학교 이후에 뵌 여러 친척 + 어머니 친구분들이 깜짝깜짝 놀라는 걸 떠올리면 그 때마다 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속으로는 피눈물이 나지만요.; 게다가 뭔 일 있을 때마다 이 말썽쟁이 꼬맹이를 보아야했던 손위사촌들에게도 참으로 미안합니다. 흑흑흑;


2. 아마존으로 주문한 트리니티 블러드는 D님의 정보 덕분에 오늘 네픽으로 주문 전환했습니다. D님께 들으니 초회한정상품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확답은 안나온 모양입니다. '소개 전단지 그대로입니다'라고 했다는군요. 그래도 121200원이면 아마존 예약금보다는 훨씬 싸기 때문에 카드로 전체 금액을 다 긁었습니다. 어제 엔화 환율이 일시적으로 떨어져서 왜 그러나 했더니 일본 금융당국이 뛰어 들었네요. 그래봐야 밑빠진 독에 물 붓기 같지만 말입니다. 12월이 되면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으니 전체 금액 결제해도 괜찮겠다 싶어서 했습니다. 카드 대금은 조만간 나올 명절 보너스로 막아야지요.(...)


3. 지난 주에 근처를 지나가며 확인하니 청계천 2가에 자리잡고 있던 다문화 반대 할아버지들이 안 보이더군요. 아무래도 신고가 들어간 모양입니다.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원하는 말을 할 수 있다고 해도 할 말 안 할 말 따로 있습니다.-_-


4. 대학로 주변은 가로수도 큼직하고 멋집니다. 특히 이화사거리에서 혜화사거리로 이어지는 곳의 플라타너스는 굵기도 하거니와 키도 커서 나무 그늘도 큽니다. 참 멋지다 생각했는데 이화사거리 쪽의 나무 일곱 그루 정도가 밑둥이 잘렸습니다. 이유는 홍대 대학로 건물 주변의 버스 정류장 등 정리 때문인 듯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무가 사라지고 그루터기만 남아서 속으로만 화를 냈는데 며칠이 지나니 보도를 정리하여 버스가 설 곳을 만들더랍니다. 건물도 거의 완공단계인데, 보도 정리 때문에 그 굵은 나무들을 썩둑 베어내니 마음이 좋지 않네요. 과연 그 건물 주변 녹지 정리는 어떻게 하려나.


5. 어쩌면 조만간, 겨울부터는 걷기 운동 코스를 바꿔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원남사거리에서 창덕궁으로 넘어가는 보도를 임시로 폐쇄한답니다. 그 시점이 언제였는지 까먹었...; 아니, 어제 보기로는 2012년 2월부터 그랬던 것 같은데 올해가 2012년 2월이잖아?; 새로운 보도는 2013년 2월이라는데 몇 개월 안남았지요?;
그 주변 도로 정비가 꽤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지금 종묘 쪽을 파 들어가서 거기에 도로를 만드는 모양인데, 그 때문에 창덕궁 앞에서 원남사거리 쪽으로 난 인도는 막혀 있습니다.



빨강이 제가 평소 다니는 운동 길이고 녹색은 현재는 폐쇄한 보도입니다. 파랑길은 종묘와 창경궁을 오가는 육교가 있던 자리고요. 종묘쪽으로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현재 육교도 끊겨 있습니다. 도로 확장 공사 전에는 종묘와 창경궁을 오갈 수 있었어요. 공사가 내년 쯤 끝난다니까 그 때라면 가능할 듯합니다.

하여간 저 길은 굉장히 좁은데다 상습 정체구간입니다. 고가도로가 없어진 뒤 더 심해진 것 같은데, 확장공사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겁니다.

문제는 저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죠. 창덕궁에서 창경궁까지는 걸어가는 것이 편하기도 하고요. 여기도 아름드리 플라타너스가 가로수라서 그늘도 적당하고 걷기 좋습니다. 여름에는 나뭇잎 사이로 햇살 비치는 것을 보며 넋 놓고 걸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좋은 길이니 잠시라도 보도 폐쇄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운동 나가면 다시 종로구청의 관련 공지판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겠네요. 막아 놓으면 불편하단 말이닷.;ㅂ;

어제의 산책 코스. 다음 지도에서 미리 찾아보고 갔는데도 살짝 헤맸습니다. 헤맨 부분은 삼익아파트 근처였지요.

1. 산책의 목표는 딱 하나였습니다. 대흥역에서 홍대입구로 가는 직선 코스를 찾는다.
그리고 그 목표는 상위목표를 두고 있었는데, 커피구입과 꽃보다도 꽃처럼 8권의 구입이었습니다. 꽃꽃 8이랑 맛의 달인 104(...)의 리뷰는 다음 글에 다루지요.


2. 커피를 사러 갔습니다. 가서 주문해놓고 홀랑홀랑 가계부를 쓰고 있는데 주인아저씨가 제가 쓰는 펜을 유심히 보시더니 물으십니다.

"혹시 만년필인가요?"

넵. 만년필입니다. 평소 들고 다니는 펜이 딱 세 자루인데, 파랑과 검정볼펜 한 자루씩, 거기에 만년필을 한 자루 가지고 다닙니다. 그리하여 커피가 볶아지는 동안 아저씨와 둘이서 이런 저런 만년필 이야기를 했더랬지요. 그리고 돌아 나올 때는 커피 값도 깎아주셨습니다. 만세! >ㅅ<


2-1. 제가 만년필을 처음으로 받은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좀 빠르지 않았나 싶지만 중학생쯤 되면 만년필 써도 되지 않겠냐며 아는 분이 선물로 주셨지요. 물론 관리가 제대로 안되어서 못쓰게 되었습니다.; 잉크를 담아 놓고 방치하다보니 그리 되더군요.-_-; 게다가 쓰던 잉크는 빠이롯트 제도용 잉크였을 것인데...;

2-2. 필압이 높은 편이라 펜보다는 연필, 볼펜을 선호합니다. 일기도 항상 볼펜으로 쓰고요. 펜으로 쓰면 오히려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볼펜이 좋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필기 도구는 연필입니다. 샤프도 아니고 연필. 사각사각 쓰는 느낌이 상당히 좋지요. 빈 종이 한 장 두고 슥슥 써나가는 느낌은 그 무엇에 비할바도 없습니다. 그런 때는 글씨를 상당히 크게 쓰는데...

2-3. 지금 쓰는 만년필은 아버지께 받은 것입니다. 아버지가 3년이었나 4년간 근무했던 회사를 떠날 때, 회사 사람들이 선물로 만년필을 주었답니다. 아버지는 쓰실 일이 없다며 제게 주셨고 저는 감사히 받아 쓰고 있지요. 그리고 그걸 핑계 삼아 교보에 가서 전용 잉크를 사오기도 했습니다. 만년필은 가능하면 같은 회사의 잉크를 쓰는 것이 좋다고 어디선가 봐서 그렇지요. 그 당시 만년필에 대한 로망이 살짝 생긴 것은 오사키 요시오의 단편 소설을 읽고 나서 였습니다. 주인공이 만년필을 모아 전용 케이스에 보관하며 독특한 색의 잉크를 담기도 하고 열심히 관리하는 모습이 꽤 멋져 보였거든요. 그 때 마침 만년필을 받았으니 저도 특이한 색의 잉크를 쓰고 싶었습니다.
아, 독특한 색의 잉크에 대한 로망은 엘러리 퀸의 「중간지대」 때문이기도 하군요. 잊고 있었습니다.

2-4. 그리하여 교보에서 잉크를 사게 되었는데 갈색이 좋았지만 그건 안 들어왔더군요. 그래서 무난한 남색을 골랐습니다. 훗훗훗.


3. 커피를 사들고 홀랑홀랑 걸어갑니다. 일단 신촌로터리 방면으로 걸어 가다가 철길을 따라 걷습니다. 철길은 지금은 열심히 개발중이라 막아두었지만 여튼 홍대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옛 철로를 따라 걷는 것이지요. 이게 경의선 철로였던가요. 하여간 열심히 따라 걷습니다.

3-1. 기억해두었던대로 삼익아파트가 보이자 아파트를 끼고 걷습니다. 주택가의 골목길은 아무리 가로등을 밝혀 놓아도 스산하군요. 가방 속에 뭐 들은 것 없나를 생각하며 걷는데 눈 앞에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오른편, 차들이 나란히 노면주차되어 있는데 어느 차의 본네트 위에 고양이가 한 마리 앉아 있습니다. 헉. 크군요, 큽니다. 상당히 큽니다. 고양이의 보은에 등장하는 부타보다는 날씬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몸집이 큰 고양이가 차 위에 올라 앉아 열심히 몸단장을 합니다. 으아. 사진으로 찍고 싶지만 제대로 찍을 수 없을테고 또 도망 갈 것 같고.
근데 저 무게가 올라 앉으면 차가 망가지지 않을까.;

3-2. 그 골목이 막다른 골목이어서 조금 헤매다가 다시 신촌병원 옆으로 나오는 길을 찾아 걷습니다. 그 길을 나왔더니 대로가 등장하면서 창천삼거리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호오. 언덕배기에 있는 아파트 옆길을 따라 걸어가면 왠지 산울림소극장과 맞닿은 삼거리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쪽으로 나가면 커피프린스 앞을 지나 홍대입구역으로 그대로 빠집니다. 언덕 하나만 넘으면!


4. 그리하여 홍대입구까지 무사히 걸어갔다는 이야기입니다.'ㅂ'
가는 길에 케이크집과 크로켓(고로께)집을 하나씩 찾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찾아가야겠네요.
1. LCD 모니터 찾기가 번거롭다는 생각에 그냥 19인치를 23만원 주고 샀다니까 주변에서 들 끓고 있습니다. 20만원이면 23인치까지도 산다는데, 그 말을 들은 제가 하고 싶은 말. 사는 건 접니다. 돈 더 주고 샀을지 모르지만 LG에 평가 나쁘지 않은데다 19인치면 충분하다고 보았고 그 이상의 번거로움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적정 가격 이상의 비용은 제 귀찮음에 대한 비용입니다. -ㅅ-
까칠하게 대하는 것은 저 반응이,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미쳤냐?라고 들렸기 때문인 겁니다. 이봐, 네 녀석이 나한테 그런 소리할 상황이나 되냐? .. 물론 나한테 한 말이 아니라 G한테 했지만. 결제한 것은 나니까 결과적으로 나한테 하는 말인거잖아.

2. 어쨌건 모니터가 없어서 G방의 컴퓨터를 쓰지 못하는 관계로 이번주는 사진 포스팅이 거의 없을 겁니다. 대신 독서 포스팅은 상당히 올라갈 것인게...;

3. 모 도서관에서 NT 노벨을 포함, 대량의 문고들을 보고는 기겁했습니다. 신청한 것 누구야! 내 대신 신청해줘서 고마워!
...
도서관은 충분히 이용해줘야 제맛입니다.-ㅅ-
덕분에 주말에는 '문학소녀'를 읽고 있었지요. 현재 대출중인 3-4권을 예약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건 일러스트에 반해서 빌려 읽었는데 내용도 무난합니다.

4. 대학로에서 홍대 정도는 가뿐하게 걸어갈만하군요. 하지마 대학로에서 영등포구청역은 좀 무린가 싶습니다. 양평 코스트코에 갈까 말까 하는데 왠지 걷고 싶거든요.'ㅂ'; 그냥 홍대까지만으로 참을까요. 아니면 선유도 공원까지만으로...
아, 대학로에서 홍대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립니다. 2시간을 살짝 넘을겁니다. 정확한 시간을 재지 않은데다 중간에 교보에 들러 마우스를 사기도 했거든요. 백업용 DVD도 함께 구입했습니다.

5. 아침에 출근하는데 지하철 안에서 누군가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이어폰 밖으로 소리가 새고 있는 것 같은데 살펴보니 제 1미터 쯤 옆에 있는 남자입니다.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는데 저도 모르게 그 음악을 따라가고 있는 겁니다. 이상하다, 무슨 노래지 싶었는데 따라가다보니 저거, 마크로스 프론티어 25화의 듀엣 메들리였어! 동영상에서 음원만 추출했나봅니다. 셰릴과 란카의 듀엣곡. 生っ~으로 시작하는, 그러니까 LED 녹색불이랑 분홍불로 변해서 알토를 호위하는 형태로 마구 날아가는 그 장면의 노래 말입니다. 으허허허허허;;;
저도 음원만 따서 RQ에 집어넣어볼까요.

6. 갑자기 K800으로 마비노기가 어느 수준까지 돌아갈까 궁금해졌습니다. 이유는 지름신 강림.-_-;;;

7. 저도 유가환급금 나온답니다. 하지만 11월 말이래..;

8. 그러고 보니 연말정산도 슬슬 생각해야하나요? 서류 준비까지 두 달 남짓 남았습니다.
하우석, <걷는 인간 죽어도 안 걷는 인간>, 거름, 2004

모두 같으면서 다른 이야기지만 체력을 위해, 건강을 위해, 체중감량을 위해 걷기를 시작한지 한 달이 더 지났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5월 말부터였다고 기억하는데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은 7월 초에서나 느꼈습니다. 운동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으니 저처럼 성급한 사람은 쉽게 지칠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만큼 습관을 확실하게 다진다면 꾸준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걷기 운동입니다.

6월 말, 효과가 나타나지 않음을 원망하며 투덜거리다가 손에 잡힌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귀가 팔랑팔랑 덤보 같기도 하니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비오는 날도 우산을 들고 운동 나갈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실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고, 대신 비가 올까말까 하는 우중충한 날씨에도 나가는 확률이 좀더 높아졌습니다.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말입니다. 다행히 그렇게 우산을 들고 운동을 나간 경우 우산을 쓰게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운이 좋았다고 할까요.

이 책은 그만큼 강력한 걷기 예찬입니다. (모 책을 떠올리실 분들도..)
걷기라는 운동이 몸에 끼치는 영향, 습관에 끼치는 영향, 생활에 끼치는 영향 등 한 사람의 전반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주는지 저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걷기를 시작하고 싶지만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 분, 걷기 운동을 지속하고 있지만 운동 효과가 없는 듯해서 그만둘까 망설이는 분들에게 좋은 책입니다. 쐐기를 박아주니까요.
G에게 권해주고 싶지만.... 권해도 읽지 않을 것이 뻔하니 책만 내려다 보고 한숨을 푹~ 내쉬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하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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