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ion 5에서 푸딩을 잔뜩 사서 그날 카페쇼를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점심 전에 귀가하는 G편에 남는 것을 들려보내고 저는 4개만 따로 들고 있었지요. G는 종류별로 하나씩-커피, 단호박, 로열(기본)-, 저는 로열로 6개 들이 한 상자를 샀습니다. 상자포장은 6개 단위로만 가능한듯합니다. 낱개로 사면 은색의 단열봉투에 보냉제를 넣어 포장해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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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 5는 포장도 꽤 마음에 듭니다. Passion 5라고 휘갈겨 쓴 것이 하나의 문양이 된 봉투. 박스도 그렇습니다. 노란색 라벨이 붙은 것은 보이는대로 Roll Cake이며 그 옆에 보이는 녹색 라벨이 Pudding입니다. 그리고 앞에 푸딩용 긴 플라스틱 숟가락이 보이죠. 이것도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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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에 남아 있는 롤케이크, 그리고 푸딩 박스와 은색 푸딩 포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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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dding 박스는 이렇습니다. sweet-bravo!라고 되어 있는 흰색 마크는 젤라토와 소르베 먹을 때 나왔던 수저받침과 컵받침과도 동일한 모양입니다. 아이스크림 컵을 상징하는걸까요? sweet-bravo는 그 네 개의 분야 중 바움쿠헨과 롤케이크와 푸딩을 포함하는 디저트 부분인가봅니다. 그럼 샌드위치와 빵을 포함하는 부분이나 초콜릿 쪽도 이름이 따로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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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 손잡이 구멍 부분을 잡고 당기면 됩니다. 우유병의 모양으로 푸딩이 얌전히 들어 있군요. 푸딩병 위에는 부직포 봉투에 든 보냉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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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개가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아아. 아리따운 저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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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쇼가 끝나고 그 뒤, 커피빈에 들러서 생협분들과 푸딩을 하나씩 나눠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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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 5라는 이름은 투명 스티커입니다. 병 자체는 그냥 투명한, 방산시장에서도 종종본 약간 길쭉한 유리병입니다. 맨 아래에는 캬라멜 시럽이 깔려 있고 그 위는 커스터드 크림입니다. 생각해보면 아래쪽은 좀 굳어서 부서지는 느낌이고 윗부분은 진짜 커스터드 크림입니다. 어제도 먹었는데 주의해서 확인할걸 그랬군요. 층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이 푸딩을 먹으면서 감탄한 것은 바닐라빈입니다. 퍼 먹으면서 여기저기 바닐라빈이 보입니다. 이걸 먹으면서 처음으로, 바닐라빈도 톡톡 터지는 식감을 낸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전에도 바닐라빈이 든 슈크림은 먹어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바닐라 빈이 많이 든 디저트는 처음이고, 그 톡톡 터지는 느낌도 처음 알았습니다.
맛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요. 개당 2500원. 정말로 저렴한 가격이라고, 가격 대 성능비에서도 만족합니다. 일본에서 먹어본 다른 푸딩과 비교해도 한 손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자아. G는 이 푸딩을 먹고 선포했습니다.

"이제는 집에서 만들어봐야지. 병도 많잖아."

과연 가능할까요.;; 일단 1차 목표는 만만한(...) 초콜릿 푸딩이 될 듯합니다. 하지만 만들어 먹기 전에 입가심 용으로 P5 것을 몇 병 쟁여 놓고 시작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역시 정신없이 바쁩니다. 3월은 마의 계절이라, 3월 달력이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좌충우돌의 생활이 계속되거든요. 이렇게 바쁜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일처리에 능숙하지 못하고 마감이 완벽하지 못한 제 자신의 문제가 큽니다. 벌써 *년차인데도 이 모양이니, 좀더 자신을 가다듬어야 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실천이 제대로 안되니 문제인거죠.

신세타령은 이정도로 하고,


지난주초부터 준비하고 있던 밀크티 푸딩을 드디어 만들어 보았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파티 때 친구가 만들어준 우유푸딩을 먹고 만들기 어렵지 않겠다 했는데 첫비행님의 밀크티푸딩을 보고 결정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지난주에 판젤라틴을 사왔습니다. 방산시장에서는 장당 200원에 팔고 있습니다.
우유푸딩을 만들어본 친구 말로는 500ml 정도에 3장에서 3장 반 정도가 적당하다 했는데 3장만 사기엔 조금 미안해서 5장을 샀습니다. 생각해보니 여러 장 사두었다가 쟁여두어도 별 무리는 없겠더군요. 거기에 젤라틴 사러 시장에 또 나가야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고요.

그리하여 일요일 아침, 눈 비비고 일어나 잠도 덜 깬 상태에서 비몽사몽간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날 마비노기를 하다가 평소 취침시간을 2시간이나 넘겼다고는.....;)


재료는 아주 간단합니다.
홍차, 우유(400-500ml 정도. 그냥 적당히 부었기 때문에 얼마인지는 저도 정확히 모릅니다. 하지만 1000ml 우유 반 통 정도 썼습니다.), 거기에 판젤라틴 3장. 그리고 사진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설탕이 필요합니다.


먼저 포트에(원래는 냄비에 바로 우려내지만 우유를 데울 예정이었던 관계로 그냥 유리 포트...도 아니고 커피 드립용 칼리타 포트를 썼습니다) 홍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홍차가 잠길정도로만 붓습니다. 가능하면 진하게 우리는 것이 목표라 홍차 3 작은술에 뜨거운 물은 100ml가 안될 정도로 부었습니다.
사용한 홍차는 맨 위의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트와이닝의 얼그레이입니다. 집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홍차이기도 하고, 밀크티를 우려도 크게 무리가 없는 홍차라서 썼습니다. 차마 레이디 그레이로는 밀크티를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홍차를 우리는 동안 옆에서는 우유를 데웁니다. 동시에 일을 진행하는 쪽이 효율적이지요. 잘못하면 우유가 끓어 넘칠 수 있지만, 홍차 우리는 시간(3분 이상)을 감안하여 적당히 불 조절을 합니다. 끓이지는 않고 끓기 직전까지, 김이 막 올라오는 정도로 데웁니다.
(885씨의 문제로 인하여 우유가 우유색으로 안 찍힌 것은 이해를...)


우유는 알아서 데워지게(물론 끓어 넘치지 않게 불은 제일 작게 두었습니다) 놔두고 옆에서 미지근한 물에 젤라틴을 불립니다. 지나치게 물 온도가 높을 경우 젤라틴이 녹을 수 있으니 손을 넣어서 미지근한 정도면 충분합니다.


우유는 데워서 다른 그릇에 옮겨두고(손잡이 달린 작은 냄비가 하나 였다는 것이 삽질의 주요 원인입니다) 냄비는 깨끗하게 씻어서 우린 홍차를 담고 데웁니다.
냄비가 두 개 있다면 한 쪽에서는 처음부터 홍차를 우리고, 다른 쪽에서는 우유를 우리는 쪽이 편리합니다. 또는 우유를 전자렌지에 데우는 방법도 쓸 수 있지요. 굳이 냄비를 써서 가스불로 데우는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홍찻물이 끓는 기미를 보이면 우유를 붓습니다.
그리고 취향에 따라 설탕을 넣습니다. 저는 한 큰술 반 정도를 넣었습니다. 음식은 차가워지면 덜 달게 느껴지니 조금 달다 싶게 설탕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설탕을 적게 넣으면 맹맹해질 수 있으니 주의합시다.
(찬 음식이 왜 덜 달게 느껴지는 가에 대해서는 3월호 Newton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 맛을 감지하는 미각세포가 높은 온도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이라 하더군요.)

홍차가 끓기 전에 옆에서는 포트와 거름망을 준비합니다.

홍차를 듬뿍 넣은 덕에 색이 진하게 우러났으니 오랜 시간을 두고 끓이지는 않았습니다. 집에서 밀크티를 만들 때는 끓도록 놔두지만 이번엔 그냥 끓기 직전에 불에서 내려 걸렀습니다. 밀크티진액(...)이 떨어지도록 잠시 기다렸다가 홍차를 치웁니다.

그리고 여기에 불린 젤라틴을 넣습니다. 불에서 막 내린 상태라서 젤라틴도 잘 녹는군요. 완전히 녹았는지 저어주면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준비한 컵에 넣으면 완성.
푸딩컵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런게 없어서 나뭇잎 유리컵에 나눠 넣었습니다.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냉장고도 무리를 할 것이고 옆에 있는 음식물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테니 잠시 식혔다가 냉장고에 넣습니다. 다행히 어제는 날이 추워서 베란다에 잠시 놓았더니 알아서 잘 식더군요. 그 뒤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습니다. 그냥 넣으면 푸딩 윗부분이 마릅니다.



그리고 시식..............을 하려 했지만 일요일 오후에 약속이 있어 나갔다가 늦게 귀가하는 바람에 미처 맛을 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출근하기 직전 한 숟갈 먹어봤는데 진한 홍차향과 달달한 우유맛이 딱입니다. 대신 제 입맛에는 조금 덜 굳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은 두 장의 젤라틴으로 실험할 때는 젤라틴 양을 좀더 줄여서 해봐야겠습니다. 다른 분의 레시피에서는 연유가 들어간다 하니 그 쪽도 해보려고 생각중이고요. 연유가 비싸긴 하지만 우유에는 이쪽이 더 잘 어울릴 겁니다.


간식이 먹고 싶거나 뭔가 만들고 싶을 때 도전할만한 음식으로는 딱입니다. 다음번엔 코코넛밀크도 넣어가면서 실험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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