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올해의 소설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작년도 그랬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올해는 이 책이 올해의 소설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네부타는 마지막에 온다."라지요. 그러니 그 책 소개는 뒤에 가서 할 겁니다. 짧지 않은 이야기가 될 거예요. 후후후후후후.

 

 

 

 

박현수. 회귀한 칼잡이의 인생 역전 1~16.

현대, 회귀.

https://www.joara.com/book/1698244

 

회귀한 칼잡이의 인생 역전

부모를 잃고 암흑계에서 구르다 엘리스 호텔 공 회장의 칼이 되어 보필한 지 6년.그 고생의 대가가 이런 토사구팽이라고?나 구현태, 결코 그냥 죽지 않는다.그런데 진짜로,

www.joara.com

 

현대 배경의 소설이지만, 회귀소재를 썼습니다. 주제는 복수. 부모를 잃고 난 뒤 흘러들어가 호텔 운영하는 '회장'의 아래에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습니다. 그냥 폭력배가 아니라 손에 피를 듬뿍 묻힌 인물이지요. 그러다보니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회장에 이어, 곧 사장이 될거라 생각했지만 회장님이 국회의원 당선 확정된 그날, 집에서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그날 아침으로 회귀합니다.

회귀를 반복하면서 죽고, 또 죽고, 또 죽습니다. 끊임없는 죽음을 반복하면서 확인한 것은 자신의 죽음을 사주한 인간이 누구이고, 누가 뒷배인가라는 점. 그리고 확인하면서 이제는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회귀의 굴레를 탈출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라는 점을 말입니다.

 

흥미롭다면 흥미로운 전개이지만 판타지에서도 피를 과하게 보는 건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현대 배경의 이야기에서 피보는 이야기가 나오니 내려 놓게 되더라고요. 하하.;ㅂ; 이런 이야기 좋아하신다면 추천할만 합니다.

 

 

강원산. 회귀한 천재 마공사 1~16.

현대판타지, 회귀.

https://www.joara.com/book/1711345

 

회귀한 천재 마공사

게이트 폭주로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 가장 믿었던 친구이자 영웅에게 배신당한 한수호.죽음의 문턱에서 사람을 마음대로 개조할 수 있는 스킬을 얻고 정신을 잃는다.눈을 뜨고

www.joara.com

 

이쪽도 초반은 흥미로운데, 더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내려놨습니다.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에 믿었던 친구이자 영웅에게 배신당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힘으로 회귀를 하고, 회귀 시점은 가족들이 살해당하는 그 날입니다. 마공사인 부모님과 형, 그리고 동생까지. 누군지 알지 못하는 단체에게 가족 전체가 몰살당한 그 날로 회귀한 겁니다. 기왕이면 그 전날이 더 좋았을지도요..?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가족 일부나마 살려보려 노력하고, 그 대신 자신의 신변을 의탁하고 아카데미 진학을 준비합니다.

 

회귀한 덕에 다른 이들의 기연을 미리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주인공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인물의 등장ㅇㄹ 보여준다는 점, 그리고 가족들의 생사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 등이 조금 미묘..? 더 읽을까 하다가 내려놓았습니다. 아무래도 가족들이 겪은 참사가 참혹했거든요.

 

(+덧붙임)

조금 더 찍어 먹어보다가 내려 놓았습니다. 27화까지 11화 더 봤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불쾌감이 더합니다. 성희롱과, 성희롱을 의심하는 상황과, 사람을 물건처럼 주고 받는 분위기, 장애인의 혐오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묘사. 이런 묘사들은 주인공이 '그렇지 않음'을 강조하기 위해 설치된 장치입니다. 담주에는 리뷰에서 빼려고 추가해둡니다.

 

 

필리프 슈테르처. 제정신이라는 착각, 유영미 옮김.

사회학, 정신의학, 신경정신과.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4944088&start=slayer

 

제정신이라는 착각

탈진실, 음모론, 정보 과잉, 극단의 시대, 당신이 보고 믿는 것이 정말로 진실인지 질문하는 책이다.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밝히는 인간 이성의 오류에 관하여.

www.aladin.co.kr

 

작년에 읽은 종이책의 상당수는 독서모임 도서였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고요. 취향이 아닐거라 생각하고 접근했지만 의외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서 내가 정말로 제정신인가 의심하게 되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평소 지구평평이들이나 음모론자, 이퀄리즘(-_-+) 등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은 왜 그런걸까 생각했다면 꼭 읽으세요. 읽다보면 거꾸로 '내가 믿는 것이 정말로 사실인가, 또는 내가 사실이라고, 팩트라고 여긴 것이 정말로 실증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것은 조현병입니다. 예전에는 정신분열증이라 불렸던 조현병은, 어떠한 증상을 갖고 있는 병증 전체를 지칭한다 하더라고요. 아주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허리 통증이 있으면 모두 **병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겁니다. 이상하죠. 그런 증상이 있는 병이 한 둘이 아닐 건데, 그와 관련된 뇌의 작용 기제 등을 정확하고 명확하게 밝히지 못해서 그냥 '이런 증상을 보이는 병증을 모두 통합하여 조현병이라 말하자'고 합의한 상황이라니까요. 원래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은 몇 종 없다고 하지만, 이 경우도, 조현병을 나타내는 특정 증세를 완화하는 약물을 처방하는 정도인 모양입니다.

 

진화론적 관점-진화생물학에서는 조현병이 왜 지금까지 남아 있는가에 대한 의심도 할 법 합니다. 조현병은 유전적 요인이 강한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진화의 특성상 이런 증상이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진즉 병을 갖고 있는 개체가 줄어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증상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가 현대까지 살아 남았고, 이런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도태되지 않았다면, 이들이 가진 어떤 특질이 인간의 생존에 어떤 도움이 되었다는 거니까요. 이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데.(하략) 그 이야기는 다음 책이랑 연결하고요.

 

여튼 자기 확신이나 확증편향 등의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서 정리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주말 사이에 본 그 '버섯을 먹은 사람'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버섯을 주사한 사람'에 대한 트윗도 보면서 더더욱 흥미로운 독서가 되었지요. -ㅁ-a

 

 

https://twitter.com/ShiftedHubble/status/1750868791221977097

 

X의 외젠님(@ShiftedHubble)

전 미국에 살던 약쟁이가 환각버섯 효과 빨리 보려고 정맥주사 했다가 포자 퍼져서 패혈증 걸리는 바람에 한 의사의 논문에 케이스스터디로 출품 된 게 제일 웃겼음

twitter.com

 

본 트윗 아래의 댓글 트윗 때문에 이 책이랑 연결된 겁니다. 버섯... 정신의학 케이스 스터디....

 

 

 

다나카 야스히로. 산괴 1: 산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 김수희 옮김.

민속학, 채록.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7694840&start=slayer

 

산괴 1

산에는 뭔가가 있다. 살아 있는 존재일까? 개체일까, 아니면 기체일까? 눈에 보이긴 할까?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 뭔가가 있다. 모든 이가 그 존재를 인정하지만 그것이 무엇

www.aladin.co.kr

 

『제정신이라는 착각』에 이어서 읽은 책이 이 책, 『산괴』입니다. 이쪽은 도서관에서 빌렸지요. 민속학 쪽일거라 생각하며 빌렸고,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학문적 배경을 갖고 수집한 이야기가 아니라, 자유저술가에 가까운 기자가 발품팔고 다니면서 수집한 이야기들을 모은 겁니다. 山怪, 산이나 그 주변에서 만나는 기이한 존재-더 정확히는 モノ(物, 모노)의 경험담을 채록했더군요. 구비문학이라기에는 개인의 경험담이고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단계도 짧은 편입니다. 이웃이 겪었다, 동료가 겪었다, 나는 겪지 않았지만 자식/부모가 겪었다는 내용이 많더라고요. 엽사를 포함해서 산에서 활동하는 이들이나 산촌에 거주했던 이들을 한 명씩 찾아가 물어물어 모은 내용입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민속학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구술사로서 수집하는 의미는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기록해 남긴다면 도움이 될 내용이니까요.

 

다만.... 번역이 난관입니다. 전문 번역가가 아니라 일본문학 전공자가 번역한 쪽이라 한국어가 어색하거든요. 하지만 낯선 단어들이 많다보니 일본어 원서를 보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헤이케(平家)를 헤이케이라고 적은 부분은 매우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왜 이 책이 앞에 읽은 『제정신이라는 착각』하고 이어지냐면 말이죠. 그 증상이 살아남은 이유를, 증거를 모은 것과도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두 권을 연이어 읽은 분이라면 아마 이해할 거예요. 아. 이게 증례모음집..? 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조현병에서 자주 보이는 특정 증상들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고 예민한 특질과 이어집니다. 이런 특질은 보통 무속이랑 연결되고, 현대에서는 예능이나 예술계로 이어집니다. 『제정신이라는 착각』에서도 그런 특질을 언급했거든요. 그리고 『산괴』에 등장하는 여러 직업적 상황은 그런 예민하고 민감하여 주위의 상황을 민첩하게 받아들이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겠지요. 바꿔 말하면 앞서 읽은 책의 증거물로 뒤에 읽은 책이 등장한 셈입니다.

 

 

쿠로이하나. 회귀했으니 남편부터 갈아치우겠습니다 1~6.

BL, 오메가버스, 회귀, 복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2268089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2268089

 

www.aladin.co.kr

 

신작 나온 걸 보고 일단 장바구니에 담았다 결제했고, 마침 작가님이 조아라에 신작을 연재하는 텀이라 신작의 다음편이 없음을 아쉬워하며 신나게 읽었습니다. 익숙한 맛이고 아는 맛이라 더 맛있는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부터 해온 짝사랑이었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결혼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배우자가 원했던 대로, 이것저것 갖다주고 퍼주고 한 끝에 남은 건 죽음이었습니다. 건강이 악화된 것도 배우자가 데려온 의사 때문이고, 결국에는 그 의사에게 약물 실험 당한 끝에 죽어갔을 때, 남편은 대학 동창이자 친구인 다른 오메가와 웃고 있었지요.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애원도 들은 척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한이 맺혔던 건지, 정신 차렸을 때는 테니스 치다가 쓰러졌던 대학생 시절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교통사고로 죽은 형도 건재한 그 때. 모든 일이 시작되기 전의 그 때로군요. 그러니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19금 수위가 꽤 높지만 흐린눈(...)으로 넘어가면서 읽으면, 정석적인 오메가버스 회귀물입니다. 원래 이 작가님 이런 내용 잘쓰시죠. 그리고 이번에 새로 연재하는 신작도 같은 내용입니다. 아니, 같은 내용인데, 등장인물이나 주변 인물의 성격이 바뀌니 내용도 매번 바뀐다니까요. 그래서 매번 읽게 되지만..'ㅂ'a

주인공 장세하의 인생역전 복수극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훗훗훗. 꽉 닫힌 해피엔딩이니 걱정 안하고 보셔도 됩니다.

 

 

 

라임버들. 회귀했더니 S급 히든 가이드 1.

BL, 가이드버스, 회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1804627&start=slayer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1804627&start=slayer

 

www.aladin.co.kr

이쪽은 일단 1권만 보고, 더 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조아라에서 초반 연재되었던 기억이 있고요, 4권 들어가서 읽었더니 살짝 취향과는 비껴가는 부분이 있어 고민중인 겁니다.-ㅁ-a 회귀 전에는 불법 가이드 약물 제조자로서 끝까지 고생만 하다가 갔고, 회귀한 뒤에는 가이드 약물 제조하던 도중에 만났던 딱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습니다. 회귀 전에는 내내 고생만 하던 주인공이 회귀 후에 조금씩 '피어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고요. 언제 날잡고 다시 봐야지....

 

 

 

 

글술술. 몰락 공작가의 마법천재 1~7.

판타지, 회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1610471&start=slayer

 

[전자책] [세트] 몰락 공작가의 마법천재 (총7권/완결)

대대로 낮은 지능으로 망해버린 마이온 공작가.BR 머리가 나쁜 게 유전이 아니라 저주 때문이었다고?

www.aladin.co.kr

 

그래서, 왜 다른 소설들이 밀렸냐 하면 『몰락 공작가의 마법천재』를 두 번 읽었기 때문입니다. 1권부터 7권까지 재독했고요. 하하하하. 연재소설 분량으로는 175편입니다. 아, 진짜, 왜 몰랐지... 싶은 소설. 작년 10월 23일에 조아라에 완결까지 올라왔더라고요. 시작은 10월 12일인거 보면, 완결 뒤에 올라온 모양입니다.

 

발단은 알라딘 신간이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새로운 전자책 나온거 없나 싶어서 알라딘 신간 목록을 뒤졌거든요. 보통 전자책 신간 목록 중 판타지/무협이나 BL의 카테고리를 최신순으로 정렬해놓고 이전에 장바구니에 담았던 소설까지를 찾아가며 훑어 갑니다. 그 중에 흥미가는 소설이 있으면 조아라에 올라왔는지 보고 앞부분 내용 확인한 다음에 계속 읽거나, 아니거나 하고요. 10화 이하로 읽은 소설은 이런 방식으로 내용만 확인한 소설들입니다.

 

그렇게 확인하던 중에, 저자 이름이 매우 낯익은 소설이 하나 등장합니다. 일단 조아라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보니 이 소설만 달랑 하나 있고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7화까지 읽어내려가는데, 막히는 부분 없이 매우 마음에 듭니다. 근데 이상해요.저자명이 글술술이고 매우 익숙한 이름이에요. 익숙하다 생각하는 걸 넘어, 피크민 블룸에도 사용했던 이름입니다.

첨언하면, 피크민들에게 부여하는 이름은 웹소설 작가와 SF작가들입니다. 일본여행 때 주워온 피크민에게는 추리소설가 이름을 붙이기도 했고요. 좋아하는 웹소설의 작가명을 붙이는 터라 피크민에게 붙인 이름이라면 좋아하는 작가라는 역추론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검색했다가 기겁합니다. 헉. 이 작가, 『천재 배우의 아우라』 작가였어요! 다시 조아라에서 검색했더니 『천재 배우의 아우라』 가 검색 안됩니다. 놀라서 예전에 블로그에 기록해뒀던 소설 링크로 가보니, 습작처리 되었더라고요. 구입해서 읽은 소설은 습작처리 되어도 구매목록에서 확인해 읽을 수 있습니다. 검색이 안될 뿐이고요. 그러니 조아라에서 확인이 불가능했죠.

 

이 소설은 그 즉시 장바구니에 담아 바로 결제하고는 읽기 시작했습니다. 크흑.... 크흑.;ㅂ; 이런 명작을 뒤늦게 알다니, 크흑.;ㅂ; 그래서 문피아에 발찍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문피아는 돈 써주기 싫다! 저기 운영하는 꼬라지 보면 들어가기 싫다!

 

 

본론으로 돌아가.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몰락 공작가 출신이고, 회귀해서 마법 천재로 거듭나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보면 굉장히 클리셰죠. 하지만 같은 클리셰, 같은 키워드를 어떤 작가가 어떤 인물 조형으로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여줍니다. 대개 공작가의 마법 천재는 회귀하기 전에는 어떤 사연으로 둔재였다가, 회귀한 뒤에는 자신의 천재성을 꽃피웁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마법 천재로서의 길을 걷습니다. 그 와중에 돈도 벌고 적도 무찌르고 하지요. 그러면서 세계를 구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그런 구조를 따라갑니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의 키워드를 추가합니다. 저주.

 

마이온 가는 1천년 동안 이어진 제국의 공작가입니다. 그러나, 몰락한 공작가입니다. 어느 때부터 마이온 가에는 둔재만 태어났고, 어리석은 이들만 태어나는 집안이라는 의미로 '덜마이온'이라는 멸칭으로 불립니다. 지금은 자작가에게도 밀리는 공작가 집안이고, 여기에 마법사가 한 명 태어납니다. 그 마법사는 집안에서는 천재라 불렸지만, 아카데미에서는 둔재로 불립니다. 책을 읽으면 읽는 동안 그 앞 페이지의 내용을 잊는 그런 둔재. 그런 둔재는 천재적인 마법사인 스승을 만나 그 아래서 다양한 내용을 배워나갑니다. 스승이 쏟아 붓는 마정석과 여러 기연에도 불구하고 아덴 마이온은 둔재로 남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스승님이 밝혀냅니다. 저주에 걸려 그러하다고요.

 

그 이상의 이야기를 미리 밝히면 재미가 없지요. 이 이야기는 저주와, 그 저주를 걸었던 이들의 이야기와, 저주를 벗어내고 한 발짝씩 걸어가는 아덴의 가족과, 그리고 누군가의 질투가 아닌 선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끔 블로그에도 적었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질투와 선망을 다른 결로 설명하면서, 선망을 "임포텐스가 임포텐스 아닌 이에게 품는 감정"으로 설명합니다. 고자가 고자 아닌 이에게 품는 감정이라고요. 그만큼 더 지독하고 더 무서울 수 있는 거죠. 이 때 예시로 들었던 것이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의 이아고였습니다. 이아고가 오셀로나, 다른 부관에게 품었던 감정이 이런 거라고요.

 

왜 그 이야기를 하는지는 보시면 알 겁니다. 그리고 이 결말은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과도 이어집니다. 결말의 해답이 말하는 건 그랬거든요. 여성 등장인물이 많지만 직접적으로 연애 감정에 가까운 건 아무래도 ... 음. 그렇죠. 더 이야기 하면 안되겠지요. 하지만 노맨스에 가까운 소설이란 걸 미리 밝혀둡니다. 노맨스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로맨스...?

 

결론. 이 책은 올해의 책으로 잡아도 될 법합니다. 큰 일이다... 이 책 전자책으로 샀지만 웹소설로도 또 결제해 읽을 것 같아요.

 

 

전기양. 플레이버 오브 러브 1~3.

BL, 현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0054264&start=slayer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0054264&start=slayer

 

www.aladin.co.kr

 

이 소설은 1권을 찍어먹다가 3권을 읽고는 고이 내려놓았습니다. 저랑은 취향 안 맞는 걸로...'ㅂ'a 하지만 외전의 굴뚝 청소 이야기는 재미있었어요.

요즘의 저는 매우 편식쟁이라 판타지와 같이 차별이 덜한 세계가 좋습니다. 성소수자라는 것을 들킬까 두려워하는 이야기는 손이 안갑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그런 걸거예요.

 

 

1.웹소설
박현수. 회귀한 칼잡이의 인생 역전 1~198(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3.08.23. 기준)(1~16)
강원산. 회귀한 천재 마공사 1~375(완). 조아라 프리미엄. (2023.10.06. 기준)(1~16)

2.전자책
쿠로이하나. 회귀했으니 남편부터 갈아치우겠습니다 1~6. 인앤아웃, 2024. 세트 21000원.
라임버들. 회귀했더니 S급 히든 가이드 1~4, 외전. 시크노블, 2024, 세트 16200원.
글술술. 몰락 공작가의 마법천재 1~7. 문피아, 2024, 세트 19200원.
전기양. 플레이버 오브 러브 1~3. 더클북컴퍼니, 2023, 11400원.

3.종이책
필리프 슈테르처. 제정신이라는 착각, 유영미 옮김. 김영사, 2023, 18800원.
다나카 야스히로. 산괴 1: 산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 김수희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22, 17800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