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여행이라면 여행이었지요. 여름부터 하반기에는 아예 여행을 미뤘던 터라, 12월의 여행을 갑작스레 잡은 것도 어느 정도는 안 갔으니 이번에 갈거야! 라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랬는데, 정작 여행 당일에는 반쯤 뻗어 있었습니다. 업무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주말을 투자해서 가는 거라 새벽부터 출발해 일요일도 못쉬는 거라는 생각이 있어서요. 괜히 여행을 잡았나란 부담과 함께 시작하는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좋았으니, 그 부분은 넘어가자고요.

스벅 커피로 카페인을 보급하면서 정신을 차립니다. 중간중간 로오히 전투를 돌리면서 8시에 출발하는 항공기의 탑승을 기다리지요. 7시 20분부터 탑승 시작이라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몇 분 늦었을 겁니다. 항공기는 정시 출발했지요.
다만 좌석을 앞으로 잡아뒀더니 항공기 탑승이 제일 늦었습니다. 캐리어 세 개를 부치지 않고 들고 타는 터라 넣을 공간이 괜찮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괜찮았습니다. 캐리어 하나는 제가 들고 갔고, 두 개는 G와 L이 각각 들었습니다. 둘의 짐은 캐리어 하나에 들어갔지만 다른 빈 캐리어에는 면세점 수령품이 통째로 들어갔습니다. 부탁받은 물건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곧 여행이 있으니 따로 면세 쇼핑은 하지 않았습니다.-ㅁ-a
좌석을 찾아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가운데의 세 자리를 잡았습니다. 보통은 창가자리를 잡는데, 앞자리를 잡으려고 보니 가운데가 비어 있더라고요. 거기에 일행이 셋이니 그냥 바깥 안봐도 된다고 가운데에 나란히 앉자고 합의를 했습니다. 그랬는데? 와? 좌석이 왜이리 넓지?

좌석을 보고 놀란게, 일단 앞 자리와의 간격이 넓습니다. 게다가 별도 조명이 있고. 뭔가 영화관 같은 느낌? 최근 10년 간 영화관은 한 번만 갔지만 일단 그렇게 우겨 봅니다.

앞 자리하고 멀리 떨어진게 참 좋았습니다. 다리가 아프지 않아요. 이건 귀국편이 매우 좁았기 때문에 더더욱 체감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서 상당히 피곤했기 때문에, 느긋하게 수첩에 기록하고 정리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여행 다녀온 직후에도 올렸지만, 금요일에 서울 올라가면서 읽기 시작한 『고양이의 참배』가 쉽게 끝나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여행길 동료로 삼았습니다. 덕분에 전자책은 여행 막판에나 읽었고, 여행 도중의 독서는 내내 도미지로(미시마야 시리즈의 두 번째 주인공, 『고양이의 참배』 진 주인공)와 함께 했습니다.
제가 내내 책 붙들고 읽는 걸 보더니 L이 조금 놀랐나봅니다. L의 독서에 제가 조금이나마 일조 했을까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일찍 움직여서 배가 고팠기 때문에 기내식은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항공은 그 기대를 걷어찼습니다. 하.

옆에 있는 음료는 맥주 아니고 사과주스입니다. 두근두근 열어보지요.

...? 응? 술안주? 응? 으응? 이게 전부라고요?
네. 전부였습니다.
김포에서 하네다로 날아가는 동안의 기내식이 저게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상당히 매웠거든요. 어헉.;ㅂ; 먹기야 맛있게 먹었지만 끼니 아니고 그야말로 간식이었습니다. 어르신들에게는 이게 뭐야 수준일듯.
아침 일찍 이동할 때 오전 8시의 일본항공을 타면 시간이 굉장히 절약됩니다. 이날은 평소보다 많이 일찍 도착했다더니,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서 게이트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9시 29분에 하네다 공항 착륙. ... 많이 빨랐군요. 그리고 앞 좌석이다보니 바로 빠지고, 열심히 걸어서, 10시 08분에 입국 수속을 종료합니다. 어?;
08:00 김포공항 에서 출발
09:29 하네다 공항 도착
10:08 1층 입국장 나옴
물론, 항공기 착륙하자마자 바로 와이파이 모뎀을 켰고요, 잊고 있다가 뒤늦게 Visit Japan의 QR을 준비했고요, 사진 촬영과 지문 찍기도 빨리 처리했고요. 그리고 짐을 부치지 않았으니 바로 세관 통과해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 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여기서 벌었던 시간은 리무진 버스를 타고 신주쿠 이동하면서 홀랑 까먹었습니다. 리무진 버스 타고 이동하면 대략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도쿄타워 보고 시내 일주하는 건 좋지만 모노레일과 야마노테선 조합보다는 시간이 늦습니다. 대신 캐리어 끌고 계단 오르락 내리락 하지는 않으니까요. .. 아마도?;; 리무진 버스 내린 다음, 오다큐선 타기 위해 움직일 때는 캐리어를 들고 움직여야 했으니까요.
11:30? 신주쿠역 도착
신주쿠역에서는 구글맵을 켜고 고토쿠지를 목적지로 삼아서 움직입니다. 고토쿠지 가는 길에 갤러리가 있는 터라, 일단 유명한 곳을 붙잡고 움직였고요. 음, 신주쿠역에서 고토쿠지까지는 21분이 걸렸습니다. 원래 리무진버스를 타고 움직이면서 신주쿠역에서 캐리어를 넣고 이동하려 했지만, 코인로커가 가득 찼더군요. 캐리어 3개를 넣을 공간은 찾지 못했으니 일단 들고 움직이기로 합니다.

다행히 고토쿠지역에서 나와 보니 코인로커가 있습니다. 다행히 비어 있어서, 대형 칸 하나와 작은 칸 하나에 기내용 캐리어 셋을 집어 넣습니다. 결제는 스이카로. 후. 무사히 처리했다!
갤러리 방문기는 그 다음에 올리겠습니다.'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