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세 마리는 한 집에 삽니다. 아빠곰 엄마곰 애기곰. 보고 있노라면 누가 엄마고 누가 아빠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외모도 보면 바로 알 정도로 다르게 해두셨더라고요. 실제 곰은 덜하겠지만 인간곰(?)은 그렇죠. 그리고 애기곰은 아빠를 빼닮았습니다. 이것도 아마 노리신 것 같아요..?

 

 

https://twitter.com/marananta/status/1634558578551054338?s=20

 

트위터에서 즐기는 Windstalker

“230311. 양은영 개인전 <곰세마리가 한 집에 있지> / 희수갤러리 (~03/22) #양은영 #곰세마리가한집에있지 #희수갤러리 인간미와 가족애가 느껴지던 작품들. 나도 충전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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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트위터 타임라인에 넘어 들어온 이 전시회. 사진에 찍힌 우는 아기곰과 달려가는 슈퍼곰을 보고는 관심을 가졌습니다. 매우 귀여운데다, 아크릴로 추정되는 저 배경색조가 매우 제 취향이었습니다. 더불어 전시회 장소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인사동 동편 초입이니 진짜 멀지 않지요.

 

 

인사동 가 보신 분이라면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2층에 있는 갤러리로 올라가려면 골목 안쪽으로 들어와 건물 옆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음. 나간김에 아름다운차박물관도 다녀올 걸 그랬나요. 아냐, 오늘 같은 날은 사람이 바글바글했을 겁니다. 게다가 나가면서 보조배터리를 안 챙긴 덕에 마음도 급했고요.

 

 

갤러리 뱅문객이 없어서 혼자서 신나게 구경하고, 사진 찍는 것도 허락받아서 신나게 찍었습니다. 다 찍어올까 하다가, 찾아보는 재미를 남겨두자며 일단 두었고요. 무엇보다 이 그림들도 실물이 더 멋집니다. 도록을 만든다고 해도 이 색들의 느낌은 못 따라올거예요.

 

 

 

그림들은 전시회 제목 그대로, 곰 세 마리가 한 집에서 생활하는 이야기입니다.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겠지요. 아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과 행복, 즐거움 등등이 그림 하나하나에 다 녹아 있는 걸요. 여러 그림들이 있었지만 저보다 앞서 온 방문객이 방명록을 겸하는 수첩에 적어놓은 걸 보고 속으로 웃었습니다. 그래요, 다들 공포영화가 참 재미있군요.

 

 

 

이 그림 제목이 공포영화입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그 공포영화. 아이가 있다면,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아이 키우기에 발가락이나마 담가봤다면 이 그림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해할겁니다.

 

 

 

그래도 이런 날들이 있으니까, 아이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아이와 함께 쉬는(뻗는) 그 시간이 있으니 버틸 수 있는 것이겠지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L을 두고, 종종 부장님과 수다 떨며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 때는 몰랐는데, 시간이 되고 돌이켜 보면 정말로 짧고 아쉽고 찰나같은 것 같다고요.

 

 

 

이 세상의 모든 양육자들에게, 이 그림을 바치며 마칩니다. 22일 수요일까지라 길지 않지만, 기회된다면 꼭! 꼭 가서 보세요. 정말로 한 점 사오고 싶었고, 기회가 된다면 .... 정말로 사고 싶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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