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인하.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https://novel.munpia.com/504596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서인하 -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하이 주얼리 업계의 심장인 파리에서 브랜드 CEO 자리에 오른 류성태. 업계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 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novel.munpia.com
현대 배경으로, 판타지나 회귀 등등 전혀 없이 순수하게 주인공의 성장담을 다룹니다. 이번 소설의 배경이 보석가공, 그러니까 쥬얼리 업계 쪽이라 흥미진진하게 또 새로운 지식을 얻으면서 즐겁게 읽고 있지요. 유료 연재 넘어가는 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서 아주 초반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소설 연재분이 올라오고, 갈등 구조 중 하나가 풀리면서 그 아래 달린 댓글을 두고 설왕 설래, 많은 말이 있었습니다. 화내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갈려 있고 저는 소설의 흐름이 타당하다고 보는 쪽이라 발단이 된 댓글에는 동의하지 않는 쪽입니다. 내용을 댓글로 달까 하다가 오늘 블로그 글을 아직 안 올렸기에 겸사겸사 덤으로 짧게 적어봅니다.-ㅁ-
-주인공에게는 다섯 살 위의 형이 있습니다.
-형은 아버지를 꼭 닮았습니다.
-아버지는 재능이 많았지만 돈 버는 재능은 없고, 자신의 능력치를 높게 보는 쪽이라 어머니를 매우 고생시켰습니다.
-주인공이 고등학교 진학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뒤로는 가족 셋이 함께 살았고요.
-주인공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파리로 건너가 엄청나게 고생하다가 본격적으로 주얼리 업계에서 일하면서 한국에 집을 살 생각을 합니다.
-주인공은 매달 300만원 씩 적금을 붓습니다. 이 돈을 매달 한국계좌로 보내 자동이체 하여 3년 동안 모았고, 비자 연장을 위해 한국에 들어갈 때마다 모든 현금을 환전하여 모아서, 한국 계좌에 2억 가까운 돈을 모읍니다.
-이 돈에 형이 사는 집의 월세 보증금, 어머니가 사는 집의 월세 보증금을 더하고, 형 이름으로 추가 대출을 받아 40평 대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합니다. 명의는 새 집 사면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하는 형의 명의로. 본인은 프랑스 생활을 계속 할테니 부모님을 모시는 입장인 형에게 부채감이 있었다고 합니다.
-4월에 이사갈 거라고 하더니만 6월로 미뤄졌다고 하고, 5월에 확인해보니 동생이 준 돈으로 주식을 했고 큰 마이너스 상태라고 뒤늦게 말합니다. 그리고는
1.돈을 빼라고 하는 동생의 말을 거부함
2.올해 안에 원금 회복 된다, 이거 내 돈도 같이 물려 있는데 형수가 알면 이혼당한다
그 다음 달에는 동생의 전화를 아예 안 받고 얼굴도 안 봅니다. 간신히 통화를 하자, 이번에는 내년이면 원금 회복이 될 거다 그러니 더는 그 돈 행방을 추궁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9년 간 연락이 없었습니다.
자아. 그리고 9년 만에 만난 형은 동생에게 6천만원을 줍니다. 원래 더 늦게 들어올 줄 알았다며, 그러면 자기가 더 대출받고 해서 1억 만들어 주려고 했는데 그렇게 못했다고 말하며.
그랬는데, 주인공이 어머니께 들은 정보는 이렇습니다.
1.그 사이 형네 집은 월세에서 전세로 옮김.
2.형수가 차린 가게가 꽤 잘 되고 있다고 함
3.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 필리핀으로 어학 캠프 다녀옴
4."진작에 네 돈부터 갚았어야 했는데, 애 키우면서 가장 노릇 해가며 그 돈을 만든다는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더라."
자아. 동생이 반격합니다.
1.채무자가 채권자의 돈을 빌려가서는 그 돈으로 사고 침. 그리고는 채권자에게 잘못, 실수 다함. 그럼에도 받아야하는 돈을 받으면서 채권자를 찜찜하게 만듦
2.외국 나가 고생하며 모은 돈 다 날리고 마음 고생도 심하게 하는 사이 본인은 번듯하게 살고 있음.
3.과거 이야기로 돌아가, 다섯 살 차이나는 형은 재수하는 통에, 주인공은 고3 때 과외도 못 받음
4.자라면서 입은 옷 등등도 모두 형에게 물려받은 것. 형은 매번 등록금 마련했지만, 주인공은 장학금 받으면서 알바했음
그리고 댓글로 이런 내용이 달립니다.



맨 마지막 댓글에서 범죄자 마인드란 단어가 튀어 나온 건, 그 앞서 다른 사람이 저 사람의 댓글을 보고 단 다른 댓글 때문에 나온 겁니다.
중간에 다른 댓글에서도 지적했지만, 형을 용서해주면 절대로 안 될 것 같은 걸요. 형수와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은 것도, 소설 속에서 언급된 대로 어머니를 돌보는 사람이 형수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큰 아들을 못 버리겠지요. 그래도 어머니가 직접적으로 "형을 용서해라."라는 말을 안한 모양이니 그것만으로도 좋은 어머니이십니다. 너무 후한 평가 아니냐고 하실 분들..... (아련) K-드라마보다 더 지독한게 현실입니다. 그런 거예요.
하여간 형수와의 연락을 꾸준히-라고는 하지만 몇 년에 한 번 꼴로 하는 것도 어머니를 돌보는 쪽이 형수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형과 형수는 어머니에게는 그럭저럭 하는 모양입니다. 저런 형을 데리고 살아주는 것도 대단하지요. 만약 형이 이혼 당하면 형의 돌봄 업무(..)는 어머니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형수에게 잘하는 것도 무의식적으로는 그런 맥락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형이 진짜로, 동생에게 용서를 받고자 했다면 사고를 쳤던 걸 감출 수 없었던 그 때 5월의 통화에서, 동생의 말을 들어서 주식 정리를 했거나 최소한 각서 혹은 차용증을 써줬어야 합니다. 내가 동생에게 갚아야 할 돈이 1억 8천 4백만원 있으며, 이 돈을 지금 당장 갚지는 못하겠지만, 월 몇 십 만원이라도, 아니면 연간 적금을 들어서 몇 백, 몇 천이라도 꾸준히 변제하겠다고. 각서가 아니라 구두 약속이라도, 사과를 하고 돈을 변제했다면 이렇게 틀어지지는 않았겠지요.
그 왜.-_- 월스트리트의 바이블이라고 예전에 몇 번 소개되었던 『바빌론 사람들의 부자되는 방법』에서도 그런 언급이 있지요. 본인에게 빚이 있고 그게 금액이 크다면, 그래서 빚쟁이들이 찾아온 상황이고 소득이 많지 않아서 생활비 정도 수준이라면. 자신의 전체 수입을 10으로 나누고, 그 중 8로 생활비를 쓰고 1은 채무 변제를 하며, 1은 저축을 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통해 들은 형의 생활상황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 아니었지요. 예비 고등학생을 필리핀 단기 어학연수(어학캠프) 보낸다고 할 정도면 돈 없는 거 아닙니다. 형수도 그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을 거예요. 남편이 주식으로 날린 돈, 혹은 거기서 조금 남은 돈이 있다면 그건 본인 집 자금으로 쓰고 있는 거고, 시동생이 맡긴 돈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거나 아니면 남편이 그냥 알아서 썼거나, 그랬을 거라고. 모를 수가 없지요.... 경제 공동체일테니까요. 그런 채무적 감정이 있으니 몇 년에 한 번이라도 연락하고, 시어머니 칠순 잔치 때 시동생에게 와달라고 전화하고 그런 거겠지요. 여러 모로 형수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형과 형의 가족 문제를 어떻게 끌고 갈지 궁금하지만 그건 작가님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하지만 저 댓글의 이야기는 동의하지 못하는 고로 블로그에 끄적여 남겨봅니다. 주인공이, 동생이 저런 형과 연을 끊은 것은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어릴 적의 기억까지 꺼내 파묘한 상황에서 둘이 화해할 가능성은 낮지요. ..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