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에 포함이 되니 과일이라고 우겨도 될까요. 강낭콩이나 팥도 좋아하지만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가장 즐겁게 사다 먹는 것은 밤입니다. 본가에 있을 때보다 지금 훨씬 더 자주 사다먹으니까요. 냉장고를 혼자 관리할 수 있게 되어 그렇기도 합니다. 냉장고를 제 마음 대로 쓸 수 있으니 원하는 식재료를 잔뜩 들이는 것도 가능하거든요. 물론 그렇게는 못합니다. 잔뜩 들이면 혼자서 다 못 먹으니까요. 오래 보관 가능한 식재료가 아니면 잔뜩 들여봐야 소용 없습니다.

 

올해 첫 간식이나 첫 끼니 차림은 저랬습니다. 어차피 떡국은 본가 가면 얻어 먹을 것이니 천천히 먹어도 되고, 꼭 중요하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신나게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겠다며, 엊그제 주문한 언니네텃밭의 부여알밤을 꺼냈습니다. 원래도 밤을 좋아하는데 이즈음 되면 슬슬 밤 저장 기한의 한계가 오다보니 상태가 안 좋습니다. 12월까지 행복하게 주문했던 카카오메이커스의 공주밤도 재주문대기중이지만 분위기봐서는 다시 안 들어올 것 같군요. 내년 아니고 이번 해 가을을 기다려야 하나봅니다. 그랬는데 엊그제 스카이라인에서 언니네텃밭에서 판다는 알밤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오옷, 밤이다!

 

 

냉장고에 상자채 넣었다가 오늘 꺼내보니 알밤이 매끈매끈 토실토실합니다. 엊그제 하나로마트에서 밤 샀다가 몇 개 까먹어보고 그대로 분리수거했던 기억이 아련한데, 이 밤은 예쁘기도 하거니와 맛있습니다. 달아요. 품종은 대보더라고요. 옥광보다는 대보쪽이 입에 더 잘 맞습니다. 지금 상태 봐서는 아마 품절되기 전에 한 번 정도는 더 주문하지 않을까 싶고요. 2kg에 배송비 포함해서 3만원 가량이지만 유기농밤이니 이해합니다. 맛있는 밤을 안정적으로 먹을 수 있으니 그게 더 좋지요.

 

한 번 더 삶아 먹을 분량이 남았으니 이번 주말에 추가로 더 삶을 겁니다. 쓰읍. 한동안 신나게 밤 까먹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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